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부터 책에 관한 정보를 검색할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김형경'의 '좋은 이별'이다. 인생에 있어서 이별이란 삶의 한 단면이기도 할터이고, 살아오면서 가슴이 저리도록 아픈 이별의 경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졌고, 역시 나도 그런 경험이 있기에 호기심이 갔다. 그리고, 작가의 '사람풍경'을 참 감명깊게 읽었기에 기대가 많이 되는 책이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2001년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부터 2009년 '좋은 이별'까지(...) 한가지 주제를 잡아 한 번은 소설로, 한 번은 에세이로 그것을 풀어내곤 했다. 인간 마음을 개괄적으로 이해하고 파고드는 길로 안내하는 책은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과 '사람풍경'이다.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근간이 되는 성과 사랑, 관계 맺기의 문제를 다룬 책은 '성에'와 '천 개의 공감'이다. 상실과 애도 문제만을 본격 주제로 삼은 책은 '꽃피는 고래'와 '좋은 이별'이다." (p7) 이렇게 친절하게 작가의 책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주는 것이었다. '와 ~~ 얼마나 친절한 안내인가?' 책을 읽기도 전에 그 부분을 읽게 되자 나는 또 하나의 무거운(?) 숙제를 안은 기분이 들었다. 여기에 명기된 책들을 조만간 또 찾아서 읽어야 하니까.... 그래도 이런 친절한 안내가 반갑기만 했다.


"'좋은 이별'은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은 애도라는 개념이 언제 탄생하여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사례 중심으로,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어지는 세 장에서는 애도 심리의 실제와 그에 따르는 실천법들이 소개된다. 2장은 소중한 대상을 잃은 후에도 열정이 여전히 상대를 향해 흘러가고 있는 상태, 3장은 상대로부터 열정을 회수해 왔으나 그것을 잘못 사용하는 단계. 4장은 열정을 비로소 치유와 변화를 위해 사용하는 단계를 다루고 있다." (p6) - 이것도 친절하신 작가님의 안내이다.
(책의 목차)
1장 사랑의 다른 이름, 좋은 이별
2장 돌아오지 못한 마음, 사랑은 그 자리에
3장 거두어온 마음을 어디에 둘까
4장 이제 나는 행복을 노래하련다
책에서도 언급되는 것처럼, 우리들은 이별을 숨겨야 할 일, 수치스러운 일, 피해야 할 일, 심지어는 패배의 상징처럼 생각했던 것이다. 서정주 시인의 '신부'라는 시에서 처럼 첫날 밤에 신랑에게 퇴짜를 맞고도 그 이유조차 모른채 수십년을 기다리다 '초록 재, 다홍 재로 내려 앉는 것이 이별이라는 정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이별에 따른 상처가 너무 커서 그 상실감을 이기지 못하고 안타깝게도 생의 다른 길을 선택하여 우리들을 놀라게 한 유명인들도 얼마나 많았던가....
여기에서 '이별'이란 사람과의 이별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 뒤늦게라도 잘 슬퍼하고 떠나보내야 할 이별의 대상은 부모, 형제,연인만이 아니다, 프로이트가 이미 말했듯이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에 대신 들어선 어떤 추상적인 것'에 대해서도 애도해야 한다. 오늘날에는 그 추상적인 것의 범주가 한층 넓어지고 있다." (p37~38) 그러니까, 인간관계에서 맺어졌다가 떠나는 이별 모두와 직장, 직위, 명예, 돈, 목표, 시험,애완동물, 사물 들까지를 모두 통틀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것들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을 올바르게 치유하지 않았을 때에 겪게 되는 심리적 박탈감에서 오는 정신적 상태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많은 파장을 가져오는 것이다. 작가는 '좋은 풍경'에서 이런 상황들을 자신의 주변 이야기와 책들의 내용과 함께, 그 책에서의 설정이 왜 그랬는지까지를 분석하고 해석해준다.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히틀러'의 도발적인 행동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풀어준다. 그런데, 뜻밖의 인물로는 미국의 전  대통령 '부시'의 이별에 따른 상실감을 잘 치유하지 않았기에 나타난 정치적 행동은 처음 접하는 사실이었다.
그밖에도 작가는 우리들이 잘 아는 책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좋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그 내용은 시일 수도 있고, 소설일 수도 있고, 여러 장르의 책들의 내용이 소개된다. 학창시절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아래서'나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숫꾼'의 주인공들의 행동이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 서툴렀기때문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별'후의 상실에서 비롯된 행동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런 작품들을 읽는다면 전과는 다른 해석이 가능해 질 수 있고, 좀더 작품속에 빠져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많은 책들이 소개되는데, 나의 독서량이 너무 빈약함을 여기에서 느낄 수 있었다. 듣고보고 못한 책들의 내용에 잠깐 들었던 생각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내내 어색하게 느껴졌던 단어가 '애도'이다. 죽음으로부터 오는 단어라는 생각이 머리깊숙이 박혀있어서 연인과의 이별에 까지 '애도기간'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에 머리속이 혼란스럽기도 했다. 이별의 상실감으로 자신만의 생활속으로 숨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은둔형 외톨이'이다. 이런 외톨이들은 자신의 집이나, 회사, 아니면 그외의 최소한의 공간에서만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공간을 '자폐공간'이라고 한다. 어쩌면 지나치게 책속에 파묻힌 사람들도 이런 '자폐공간'이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독서를 통한 애도 기능은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중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널리 행해지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한다. 나도 작가의 이 말에 동감을 한다. 독서는 편안하지 않은 현실을 피해 숨어드는 내밀한 자폐공간인 것이다. 또하나의 상실의 극복 방안으로 '떠나 보낸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감정과 상실의 현장을 회피하는 방법 중에 한결 진전된 애도 방식이다. 여행이나 유학 등을 말하는 것이다.
나의 대학시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것도 아침 식사를 잘 마치시고 직장에 출근하셔서 업무가 시작되기 직전에.... 마침 오후 강의밖에 없었던 나와 엄마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아버지의 직장에 갔다. 거리가 걸어서도 15분 정도밖에 안되는 곳이었다. 심근경색이었고,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구급차가 왔지만,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 인생에서 가장 처음 맛본 이별의 상실감.... 저녁어스름이면 꼭 아버지가 대문으로 들어오실 것만 같은 환상에 사로잡혔었다. 그런데, 엄마의 상실감은 너무도 컸었나보다, 서울에서 경기도의 모란공원묘원까지 차를 바꿔타시면서 1주일에 한 번씩 꼭 가셨으니까.... 아침에 나서면, 저녁에야 돌아오실 수 있는 거리를... 엄마가 하시던 말씀이 지금도 생각난다. 겉잡을 수 없는 슬픔에 버스를 몇번씩 갈아타고 아버지가 계신 고갯길을 힘들게 오르시면 그토록 쏟아지던 눈물조차 나오지 않으셨다는 말씀이 기억난다. 그때 나도 이별의 아픔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았지만, 엄마의 그 큰 이별의 상실감을 깨닫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나란히 함께 계셔서 가끔씩 엄마가 좋아하시던 보랏빛 꽃다발을 놓아드리지만 내게 좀더 일찍 엄마의 이별의 상실감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좋은 이별'에는 이별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제시된다. 그렇지만 나는 마음이 아프다면 이 세상이 떠나갈 정도로 '펑펑' 울기를 권하고 싶다. 
"울음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가장 위대한 용기, 고통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용기가 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간혹 어떤 이들은 겸연쩍은 얼굴로 자기가 울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죽음의 수용소에서 '  (p212) 작가도 이 책에서 울음을 울 수 있다는 것은 성숙한 마음에서 나온다고 했다. 내곁을 떠나간 것들에 대한 아쉬움에 홀로 그들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마음아파하다가 우울증에 걸리고, 그것이 중증 울음증까지 된다면 그건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작가도 어떤 이별을 떠나 보내지 못하고 힘들어서 심리치료를 받도 정신분석에 관한 서적을 섭렵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작가의 경험과 정신 치료와 분석에 관한 지식이 참 방대하다는 것을 '좋은 풍경'을 읽으면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쉽게 써진 책이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쓴 책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트'파의 학설과 '융'의 학설도 책의 구석구석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책의 꼭지마다 詩의 한구절이나 책의 제목, 작품속의 한구절이 내용에 맞게 '꼭지'의 제목으로 쓰여졌는데, 그 제목조차 아름답다.
각 꼭지가 끝나면 Recipe가 있어서 꼭지에서 소개했던 내용을 정리하면서 실천 방안을 제시한다. 책을 다 읽은 후에 어떤 이별에 당면하게 되었을때에 Recipe부분만 읽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후의 나의 느낌은 작가의 말처럼 이별이란 우리의 삶에서 연속되는 한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이별의 치유가 올바르지 못했을 경우에 그 후유증은 오래가고 때론 평생을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상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삶의 지혜일 것이다. 2차세계대전때의 그토록 비참했던 유태인 강제수용소에서도 그들은 삶의 환희를 느낄 수 있었다. 언제 가스실로 향할 지 모르는 상황속에서 힘든 노동을 마치고 그들은 소설의 한 구절 구절을 서로 꿰어 맞추면서 시간을 보냈고, 이런 구절 구절이 모여서 긴 원작 소설이 그대로 재현되는 기적과 같은 일을 만들기도 했고, 크리스마스때는 자신의 악기들을 모아, 성탄 축하곡을 완성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들처럼 큰 상실을 가진 사람들은 없었을텐데도 말이다.




작가는 심리치료를 받을 정도의 극한 상황까지 갔기에 이별에 대해서 큰 상실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이별'을 너무 과장되게 생각하고 너무 큰 의미를 받아들인 감도 없지않아 있다. '이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한번쯤은 세상이 떠나갈 정도로 펑펑 울고는 세월따라 퇴색해지도록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방법이 아닐까하는 좁은 의견을 말하고 싶다. 물론, 헤아날 수 없는 깊은 상실감을 받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생을 사랑과 감사의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이별'역시 스쳐가는 한순간일 것이다.
" 저 모퉁이를 돌다가 무슨 일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이야." (p141) - 바로 이것이 인생이라는 마음을 갖고 살아간다면 좀더 '이별'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좋은 이별'을 발표한 후에 작가는 대학 등을 비롯하여 많은 곳에서 강의를 하면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강의를 들은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이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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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소년들에게 꿈을 말하다
윤태익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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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아이버리그 학생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
☆ 미국 MBA 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 전 세계 명사들에게 기부 바람을 몰고 온 아이콘
이것은 모두 '세계적인 투자가'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떠오른 '워런 버핏'을 수식하는 문장들이다. 워런 버핏이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우리들이 본받을 만한 멘토이다. 청소년의 롤모델인 것이다.
이와같이 워런 버핏이 많은 사람들로 사랑을 받고 존경을 받는 이유는 투자가로서 '모으는 손'이 아닌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나누는 손'을 가졌기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인생은 '다른 사람은 쫓는 메아리'로 살아간 것이 아니라, 자기의 원칙에 따라 어릴 적부터 꿈과 미래에 갖고 거기에 투자하면서 살아왔기때문일 것이다. 흔히, 그를 생각할 때에 '성공'에 대해서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성공'이 아닌 '성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자신의 인생관을 '스노우볼(snowball)에 비유한다. '손이 쥐면 금방 녹아 버릴 것 같던 소년이 조금씩 성장해서 빛나는 커다란 스노볼이 되는 과정을 그의 인생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워런 버핏, 소년들에게 꿈을 말하다'는 워런 버핏의 어릴적의 이야기에서 부터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면서 그의 인생에서 독자들이 꿈과 미래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워런 버핏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소개해 줄 지은이는 '세상에 꿈과 용기, 희망을 전해주는 경영학 박사'인 윤태익 님이다.
저자는 '워런 버핏의 일생은 작고 소심한 한 소년이 끈기와 노력을 통해 위대한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 드라마이며, 평범한 아이를 대단하게 만든 것은 어린 시절 품은 꿈과 그꿈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때문이었음을 이야기한다.이 책에서 우리는 '워런 버핏'의 삶에서 가장 빛났던 '열정과 도전'을 읽게 된다.
책의 구성은 여는 이야기, part1~6, 워런 버핏 연대기, 맺음 이야기 로 이루어져 있다.
(part1) 날마다 나를 위한 꿈을 만난다.

 
  역시 존경받는 인물에게는 좋은 부모님의 역할이 있었다. 워런 버핏은 어머니와는 각별한 관계가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그의 성장에 무척 많은 역할을 했다. '버핏'가의 자녀들은 열살기념 여행을 떠난다. 워런 버핏은 그 여행의 목적지로 소심치않고 세계적 금융의 메카인 '월스트리트'를 결정한다. 그곳에서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사를 방문하고 증권거래소를 찾아 간다. 그것이 아마도 버핏의 삶에 중요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아버지가 주식이 바닥일 때에 주식중개소를 차렸기때문에 어린 나이이기는 하지만 아버지를 통해 위기와 역경을 어떻게 이겨나가는가를 배울 수 있었다. 6살의 어린나이에 껌을 파는 일을 한 것이나 병뚜껑모으기, 우표모으기, 숫자를 좋아해서 수와 관련된 확률과 통계까지를 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졌다. 그의 목표는 '날마다 나를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이라는 확실한 목표까지 결정할 수 있는 어린이였다. 11살에 주식투자를 한다. 여기에서 워런 버핏이 나중에 강의때마다 인용하는 '스노우볼'이론이 나온다. 주식투자가 자신의 작은 눈송이들을 크게 키워줄 훌륭한 눈밭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대문이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 특히 아버지의 열린 마음의 영향이라고 본다. 워런 버핏은 아버지를 친구처럼, 때로는 인생의 스승처럼 생각하면서 성장한다.

(part2)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신문배달을 하면서 '나는 세계최고의 ~~ 이다.'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아버지가 하원의원에 당선되어 워싱턴 생활을 하게 되는데, 학교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가출과 낙제, 심지어는 도둑질까지 하는 방황의 시기이다. 워런 버핏에게 이런 시기가 있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명석한 두뇌를 가졌지만 친구를 사귀지 못하여 소위 '왕따'가 되는 일까지 있었다. 그렇지만 신문배달만은 흥미롭고 많은 돈을 벌게 되는 시기이다. 그의 10살때의 목표였던 35살에 백만장자가 되겠다는 꿈은 서서히 옅어져 간다. 그러나 부모님의 따뜻한 응원과 믿음으로 안정을 찾게 된다. 위인전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주변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그들의 행동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상기하게 된다. 진실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된다.그당시 워런 버핏의 멘토가 되었던 카네기의 원칙을 '버핏의 원칙'으로 바꾸어서 실천해나가는 기질도 발휘한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시에는 16/350등을 할 정도가 된다. 이런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작은 눈송이가 큰 눈덩이가 되듯 작은 생활습관부터 하나 하나씩 바꾸면 생활방식 전체를 바꿀 수 있을 거라는 믿음에서이다.
(part3) 인생이란 우리가 선택한 친구에 의해 만들어진다.

 
와튼스쿨 졸업후에 자신있게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응시하지만 낙방을 한다. 이유는 하버드대는 장차 미국 경영계를 짊어질 '지도자형'의 학생을 원하는데, 워런 버핏은 주식분야 최고의 '실무자'가 될 재목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기때문이다. 큰 기대를 가졌던 아버지는 워런에게 '실패하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실패를 내일의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씀을 하신다. 그렇지만 오히려 워런은 평소 존경했던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가 교수로 있는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어 자신의 꿈을 더욱 크게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최초로 주식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사람이기에 그에게서 주식의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워런은 누구앞에서 말을 하는 것을 두려워했기때문에 자신의 진심어린 마음을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면 화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화술학원까지 다닌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수전과의 사랑을 얻어내게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또한, 그레이엄이 워런에게 지식의 원천을 제공하는 '영혼의 스승'이라면, 워런에게 문한한 신뢰와 우정을 선물하는 '영혼의 친구'인 찰스밍거를 사귀게 된다. 이 시기는 워런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존경할만한 스승과 평생 믿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평생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아내를 얻는 인생의 가장 귀중한 때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 바로 '사랑'임을 알게 된다.
(part4) 자신을 믿는 사람은 어떤 세상도 두렵지 않다.
 
26세에 투자회사'버핏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다. '나로 인해 주변사람들이 기뻐하고 그들로부터 사랑받는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거라는 생각에서 시작한 회사이다. 그후 부실기업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회장직에 올라가면서 처음에 7.5달러이던 주식이 2천달러, 나중에는 1만 8천달러까지 올라간다. 그런 과정에서 워런을 따라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생기는가하면, 세계부자 2위에서 40위로 떨어지자 '투자의 귀재,위런의 능력이 바닥을 드러냈다.', '워런의 버크셔 해서 웨이가 심하게 비틀거리다가 넘어졌다. '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그에 관한 소문들이 떠돈다. 그렇지만 워런은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오직 자신을 믿고 소신을 지켜나간다. 그 결과 2007년에는 주식가격이 14만달러에 이르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선정된다. 그가 '내 영혼이 버크셔 해서 웨이에 녹아 있다'고 할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회사 운영을 해 온 결과이다.
(part5) 나의 가치는 내가 품은 이상이 결정한다.

 
워런은 사람들 시선보다 자신의 마음이 끌리는 대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대로 행동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중소기업사장이 그를 방문한다고 해도 그는 공항까지 마중을 나간다. 손님의 지위를 막론하고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에 대해선 언제난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 그에게 전화를 했을때에 비서대신 직접 전화를 받는 경우가 있어서 혹은 당황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부자가 점심은 항상 햄버거와 자신이 좋아하는 콜라를 먹는다. 행사장에서 주는 공짜 선물에 진심으로 기뻐한다. 항상, 허름한 스웨터는 팔꿈치가 나른나른하고 구두는 비가 오면 물이 샌다. 집은 50년전에 3천만원에 구입한 집이다, 중고차를 손수 운전한다. 특권의식과 위계질서를 싫어한다. 부시대통령의 유산세 페지에 반대하였으며, 자신의 재산의 80%인 우리돈 42조를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자선단체가 아닌 빌게이츠가 운영하는 빌 앤 멜리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했다. 워런의 세계적인 액수의 기부에 세상은 놀라고 그를 본받아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었다고 한다. 자신과는 20여년 차이가 나는 빌게이츠와의 만남이, 그리고 부인인 수전여사의 자선 활동이 이런 결정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웬만한 부자들은 기부를 할 때에 자신의 이름으로 된 단체를 만들지만 그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기부하면서도 단 한 자의 이름도 남기지 않은 것이다. 워런은 자신의 근검, 절약 정신에 대해서 절약은 돈버는 또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자식들 역시 워런의 재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우리들의 부자들과 비교했을때에는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그래서 워런이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part6) 성공의 기준은 삶의 온도로 판단해야 한다.

 
5장에서 나온 내용중에 '내면 점수판'이라는 것이 있다. 워런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별로 의식하고 살지 않았다. 자신을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워런이 말하는 '내면의 점수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내면의 점수판'은 언제 어디서나 떳떳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며 양심대로 행동하는 마음의 중심추가 되는 것이다. 이 점수판을 가슴속에 심어준 사람믕 바로 아버지였다. 워런이 보기에 아버지는 살아 생전 100% 내면의 점수판을 갖고 있었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 온 것이다. 지금의 워런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의 씨앗을 심어주기 위해서 대학생들과의 대화의 기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것은 좀더 젊었을 때 자신의 교훈을 듣고 그들이 활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지혜를 갖기를 원하는 마음에서이다.



워런 버핏이 소년들에게 전하는 가장 핵심적인 말은 "무엇을 꿈으로 삼아야 할지 걱정 마, 즐겁고 신나는 일이 바로 네 꿈이야!' 이말로 함축 될 수 있을 것이다.
워런은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를 권한다. 만약에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경우에 회사에 가는 도중에 가기가 싫어서 배가 아프다면 그런 일은 하지 말라고 한다. 우리 부모들은 무조건 시류에 따라서 어떤 직업이 좋다더라, 어떤 목표를 가져라 하면서 자식들의 생각과는 무관한 주문을 하고 그를 실현하게 만드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그렇지만 워런 버핏의 아버지는 언제나 워런에게는 자신의 꿈을 실현시키는데 따뜻한 응원과 믿음을 주시면서 친구처럼, 인생의 스승처럼 행동하셨다. 워런 버핏의 실패까지도 오늘의 실패를 내일의 새로운 기회로 삼으라고 말씀하셨다. 평범했던 한 소년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까지 어릴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충분히 존경받을 수 있는 인물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 그 분야의 최고가 되기 위한 노력을 워런 버핏은 보여준다. 또한, 그를 더욱 빛나게 한 바탕에는 정직과 신뢰가 있다. 풍족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의 근검, 절약은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은 부자는 대를 이어서 부자이고, 가난한 사람은 대를 이어서 가난한 세상에 좋은 귀감이 되는 것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서 '성공'보다 '성장'이 필요한 10대들에게 꿈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했는데, part 4의 경우에는 주식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10대들은 자칫 이 부분을 읽다가 지루한 느낌이 들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10대 독자들이라면, 이 부분에서는 내용의 이해보다는 워런 버핏이 자신의 목표를 확립해 가는 과정만을 이해하는 수준으로 읽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이상의 독자들이라면 무리없이 읽을 수 있고,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뒷부분에 나오는 '내면의 점수판'은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매기는 점수이기에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이용해 본직도 하다.


각 part가 끝날때마다의 '버핏과 친구되기'는 참 좋은 기획이었던 것같다. '스노볼'이론도 주의깊게 읽어 볼 필요가 있는 부분들이었다. '워런 버핏, 소년들에게 꿈을 말하다'는 삶의 중간 중간에 나자신을 돌아보는 활력소같은 역할을 하는 책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자신들의 멘토와 같은 존재의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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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이터스 1 - 비밀의 시간
스콧 웨스터펠드 지음, 박주영 옮김 / 사피엔스21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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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루는 24시간이다. 그런데, 만약에 나에게 다른 사람은 느낄 수 없는 1시간이 더 주어져서 하루가 25시간이라면 어떨까? 너무나도 귀중한 시간이기에 헛되이 사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속에서 가능한 이야기가 바로 '미드나이터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인 '스콧 웨스터펠드'는 상상의 소재를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정교하게 구현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미국의 SF 작가이다. 매혹적인 서사와 힘 있는 액션으로 전세계 판타지 독자들을 사로잡은 이 책'미드나이터스'시리즈는 아레일리스상과 뉴욕공공도서관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했으며, NBC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책표지속의 작가소개중에서) '미드나이터스'는 3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고 1권은 '비밀의 시간'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제니카 데이라는 15세의 여학생이 시카고에서 오클라호마의 작은 마을 빅스비의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으로 부터이다. 제니카는 전학을 간 첫날밤에 오후12시가 지나자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환상을 겪게 된다. 빗소리에 일어나 보니 동생인 베스도, 부모님도 생기가 없이 얼음처럼 하얗게 굳어져 있다. 푸른빛이 방을 가득 채우고, 창밖에는 반짝이는 얼음으로 가득한 스노볼처럼 빛나고 있다.수천 개의 다이아몬드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것처럼 수중에 떠있다. 공중에서 빛나는 다이아몬드들....푸른 보석 하나를 만지는 순간 그것은 약간의 물기를 가진 빛방울이다. 그 시간에 모든 것은 얼어 붙은 것이다.
다음날 밤 12시가 지나자 또 푸른빛이 세상을 감싸고 모든 사람들은 정지 상태가 되어 굳어진다. 밖으로 나온 제시카는 차가운 광경속에서 헤매이게 되고.... 어디선가 나타나는 고양이, 그런데 검은 퓨마모양이다. 제시카를 향해서 돌진하는 그것은 세상에서는 본 적도 없는 '다클링'이다. 박쥐같은 날개를 가진 뱀과 같이 긴 '슬리더'도 제시카를 위협한다. 위험속에서 그녀를 구해주는 학교친구 데스....

 
다음날 제시카는 빅스비에서는 밤 12시 정각이 되면 한시간동안 세계의 색이 바뀌고, 사람들은얼음처럼 차갑게 굳어지고, 모든 것들은 정지상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늘에는 검은 달이 뜨고, 마을은 어둠속에 잠긴다. 그러나, 선택된 제시카, 데스, 렉스, 멜리사, 조너선, 5친구만이 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미드나이터스가 보는 것은 비밀의 시간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한순간에 스쳐가는 푸른 시간이다.  그런데, 비밀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5명의 선택된 아이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다클링'과 '슬리더'가 있는 것이다. 이 푸른 시간은 '다클링'이 만드는 것이다. '다클링'은 오래전에 살 던 동물들인데, 인간들에 의해 사라져서 멀리 떠나 있다가 밤 12시부터 1시간동안만 살아있게 되는 것이다. 제시카가 오기전에는 그렇게 위협적이 아니었는데, 제시카의 등장으로 이 동물들은 미드나이터스를 위협하는 것이다. 제시카가 '다클링'과 '슬리더'에게 어떤 존재이기에 그런 것일까?
그런데 '다클링'은 13이라는 숫자를 싫어하고, 합금을 싫어하고 수학(특정한 숫자, 패턴, 비율)을 싫어하는 것이다. 미드나이터스는 제각각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 렉스는 전승을 보는자, 멜리사는 마인드캐스팅을 하는데, 모든 상황을 맛으로 느낀다. 데스는 수학을 한다. 조너선은 점프를 해서 하늘을 날라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그렇다면 제시카는 어떤 능력을 가진 미드나이터일까? 제시카의 능력이 다클링들에게 어떤 지극을 준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다클링들이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로 변한 것은 아닐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 다클링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모험을 감행한다.  '불꽃을 가져오는 자' 이것이 제시카의 재능이다. 그런데, 그것은 또 무엇을 의미할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선택된 자들만이 즐길 수 있는 '푸른 시간'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분명히 판타지, SF 라는 장르의 소설이지만, 15세 소년 소녀들이 '비밀의 시간'을 통해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성장소설의 의미도 가진다.
판타지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소설 속 세상 전체에 마치 누군가의 정신적인 풍경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판타지 소설의 세계는 현실에서 이름도 모르고 정체도 파악하기 힘들고 더구나 선한지 악한지조차 가름하기 힘든 대상들에 이름을 붙이고 형태를 부여하고 선과 악의 딱지를 붙여서 싸우거나 극복하는 정신적인 여정을 창조 혹은 대리 경험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이 소설 '미드나이터스'는 그런 의미에서 십대 청소년들의 내면이 투사된 세상을 구현해 놓은 장이라고 볼 수 있다. (p348~349, 옮긴이의 글)



이처럼 판타지 소설이자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미드나이터스'는 빠르게 전개되는 진행과 스릴감넘치는 설정으로 읽는 사람들을 흥미롭게 만든다. 특히,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에 능숙한 청소년들이라면 더욱 호기심을 갖고 있을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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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여우 콘라트
크리스티안 두다 지음, 율리아 프리제 그림, 지영은 옮김 / 하늘파란상상 / 200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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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살고 있는 여우는 '꾸르륵'소리가 날 정도로 배가 고팠다. 머리속으로 먹이를 구하는 상상을 하면서 호숫가에 갔는데 그곳에는 알을 품고 있는 오리가 있었다. 오리요리를 먹는 상상을 하면서 다가가자 오리는 알도 버린채 줄행랑를 친다.

 
 
오리알볶음을 해 먹을까? 그런데, 알을 깨고 아기오리가 나온다. 배에서는 또 '꾸르륵', '키득키득'웃는 아기오리의 목소리가 너무 예쁘다. '엄마, 엄마!'
여우 콘라트는 아기오리에게 자신이 '아빠'라고 가르쳐준다. 아기오리의 '아빠, 아빠!'소리에 너무 행복한 여우 콘라트는 아기오리를 키워서 요리를 해 먹을 궁리를 한다. 배에서는 여전히 '꾸르륵, 꾸르륵'
  
아기오리에게 '로렌츠'라는 이름까지 지어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렇지만 여우'콘라트'의 마음 한구석엔 키워서 맛있는 오리찜을 해 먹어야지하는 생각도 있다. 아기오리는 점점 자라서 어렷한 숫컷 오리가 되고, 아빠 여우와 함께 호숫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깨도 나란히, 물속에 발도 드리우고, 수다도 떨고,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다 '로렌츠'는 예쁜 암컷 오리 '엠마'를 만난다. 그런데 '엠마'는 여우인 '콘라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콘라트','로렌츠','엠마'는 또 즐거운 하루 하루를 보낸다. 그렇지만, 여전히 여우의 맘속엔 오리요리 생각....
 
어느날, '엠마'는 다섯개의 알을 낳고, 오리들은 알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장난을 친다. 여우'콘라트'는 알의 의미를 가르쳐주고 보살핀다. 그래서 8명의 대가족이 된다. '콘라트'는 여전히 배가 고파서 '꾸르륵' 그런데, 그 소리를 오리들은 재미있어한다. 어느덧 여우 '콘라트'는 늙어가고, 집안에는 오리들로 한가득하다.
   
  
그러던 어느날, 콘라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눈을 뜨지 않았다.콘라트는 행복해 보였다. 콘라트가 행복해 보여서 오리들도 기뻤다. 그리고 오리들은 콘라트가 묻힌 숲 속을 떠나지 않았다.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오스트리아출신의 '크리스티안 두다'가 글을 쓰고 독일인 '율리아 프리제'가 그림을 그린 너무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림동화이다. 아이들은 동물을 좋아한다. 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없는 동물들이기에 호기심이 더 많은 것이다. '여우'라는 이미지는 날카롭고 간사하고 사람들을 잘 속이는 동물로 묘사되는데 반하여 이 그림동화에서는 아주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아빠의 모습으로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간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오리는 엄마품을 벗어난 가여운 아기오리이지만 여우의 보살핌으로 사랑도 느끼고 아빠의 모습으로 변하여 즐거운 가정을 이루게 된다. 배가 고파서 항상 '꾸르륵'거리면서도 오리들과의 생활이 즐겁고 행복하기만한 콘라트는 행복한 삶을 누린 것이다.
이 책은 글씨체도 딱딱하지 않고 아름다워서 아이들이 읽기에 편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림도 여우는 색상면이나 캐릭터가 강렬한 인상을 주기는 하지만, 글의 내용이 부드럽고 순수해서 이야기속의 여우의 특징이 잘 나타나는 것이다. 아기오리들은 너무도 귀엽고 앙증스러워서 누구나 좋아하는 이미지이다.
글중에 '꾸르륵' '키득키득''둥글둥글''꽥꽥''톡톡''짹''으르렁' 등과 같은 의성어, 의태어들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듣거나 읽으면서 어떤 상황에 쓰여지는 단어들인지도 의연중에 감지될 수 있는 한글 교육의 의미도 곁들여 지는 것이다.
그림동화이기에 그림과 이야기의 부분도 적절하여, 아직 글씨를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이 함께 읽어주면 더욱 실감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며, 초등학교 저학년생들까지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그런 내용의 이야기이다.
'배고픈 여우 콘라트'는 항상 배는 고팠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기때문일 것이다.





이 글을 옮긴 지영은씨의 '옮긴이의 말'이 '배고픈 여우 콘라트'를 잘 표현한 것 같아서 몇 줄 소개를 한다.
'여우 콘라트는 특별히 정이 많은 동물은 아니었어요, 오리아빠가 되고 싶었던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아주 우연히 생긴 가족과 몸을 부비며 살아가면서, 자기희생의대가로 얻어진 삶의 기쁨을 맛보게 된 것이지요, 선한 마음을 작고 있던 콘라트에게 어느 날 찾아온 우연이 운명처럼 강한 힘을 발휘한 것입니다. 여우 콘라드는 다만 그런 자신의 참 모습을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을 뿐입니다.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해결하기 바빠, 진정한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데 인색한 우리들처럼 말이예요. 오리와 여우! 여러분들을 위한 이야기로 그다지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우선 선입견을 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걸요, 사실, 처음부터 어울리지 않는 것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배고픔 하나 해결하지 못해 고민하는, 여우로서는 매우 어리석었던 주인공 콘라트는 자신을 무조건 믿고 따르는 로렌츠앞에서 마음의 벽을 허물어버렸지요, 그리고 완전한 가족이 되었답니다.(중략) 오리와 함께 했던 여우 콘라트의 삶은 배고팠지만 행복했으니까요....'(옮긴이의 말 中에서)
'옮긴이의 말'을 이글에 덧붙이는 것은 이 그림동화에 대한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림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그림동화속에는 어른들의 책이상의 더 깊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은 것이다. 때로는 머리를 식힌다는 생각으로 그림동화를 접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들의 자녀들에게도 어릴적부터 책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 좋은 책들을 많이 읽혔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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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편력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 지식여행자 8
요네하라 마리 지음, 조영렬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9년 12월
품절


13세기 코카서스 지대에 진군했던 몽골군의 후예 칼무이크인은 아주 멀고 먼 친척 몽골을 뜨겁게 동경하고, 18세기에 러시아에 거주하던 독일인의 자손은 경제가 악화일로를 걷는 구소련을 버리고 속속 독일로 이주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현실은 오히려 '가까운 이웃은 먼 친척만 못한'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인이 흔히 말하는 "이웃은 이사가지만, 이웃 나라는 이사가지 않는다, 이웃나라는 선택할 수 없다."라는 표현은 썩 그럴듯해 보인다. -34쪽

물론 화려한 꽃다발에서 죽음의 기색을 읽어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홀로 되었을 때, 꽃다발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눈에는 보이지 않은 죽음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않을 수 없다. 허공으로서의 죽음, 혹은 영원성으로서의 죽음을 말이다. 그리고 삶의 가능성이 다 발현된 아름다움으로서의 죽음을. 장례식에서 꽃을 바치는 풍습은 죽음이 삶의 정점이며 완성이기도 하다는 사실의 비유는 아닐까. 참고로 덧붙이자면, 인류와 꽃의 관계에 대한 가장 오래된 흔적이 확인된 것은 아라크 북부의 샤니달 동굴이다. 6만 년 전의 구석기시대 지층에서 매장된 네안데르탈인이 발결되었는데, 거기에 수레국화와 톱풀과 접시꽃 등의 꽃이 바쳐져 있었던 것이다. 구석기 시대 사람이 구애의 징표로 꽃을 보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159쪽

이탈리아의 롬바르드 주를 친구와 여행한 때는 11월 하순이다. 완만한 기복을 이루는 초원 여기저기에서 양들이 갈 색으로 물들기 시작한 풀을 뜯어먹는 모습에 반해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러다 빨갛고 주황색을 띤 꽃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추위에 설마...' 하며 차를 세웠다. 꽃을 따서 향기로운 냄새를 들이마셨다. 그건 그렇고 가엾은 꽃이다. 수선화 비슷했지만, 좀 더 닮은 꽃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사프란이야, 가을 화초와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양들이 낮 잠을 잘 때 편안히 꿈을 꿀 수 있게 꽃의 여신 플로라가 준 카펫이라고들 하지 -223쪽

기억력이 희미해져가는 인간은 얼마나 순수하고 맑아지는 것인가. 어머니를 관찰하면서 곰곰 그런 생각이 든다. 멋을 부리거나 뻗대는 것, 욕망과 원망에서 해방된 어머니는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한없이 상냥하다. "많이 힘드시죠?" 라고 주위 사람들이 동정을 표하지만, 어머니랑 살면서 내가 얻게 된 마음의 평온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렵다.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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