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플레이 1
쿠로사키 렌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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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플레이란 제목을 보면서 야릇한 상상을 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 이 작품 제목을 보면서 묘한 상상을 했었다. 내가 즐겨 보는 장르의 만화에선 방과후 양호실, 방과후 미술실, 방과후 학생회실에서 별별 일이 다 일어나는지라 그런 영향도 없잖아 있었다. (그외의 장소로는 방과후 검도실, 야구부실 등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방과후의 시간은 학생들에게 있어 학교의 룰을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작품은 언뜻 보면 4컷 만화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회의 4컷 만화가 주욱 이어지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스토리의 진행이 눈에 잡히는데, 이 진행이 무척이나 재미있다. 등장인물은 소녀와 소년 단 둘뿐으로, 두 사람이 즐기는 방과후 플레이에 대한 내용이 주된 스토리이다. 방과후 플레이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띠지에 나온 것과 같이 둘이서 즐기는 게임 플레이에 대한 것이고, 하나는 연인 사이인 두 사람의 연애 플레이이다.

게임 플레이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게임의 제목은 직접 언급되지 않지만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즐긴다. 또한 게임과 관련한 애니메이션 이야기나 게임 주제곡, 애니메이션 주제곡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나도 한때는 게임을 즐겼던지라 집에 ps2와 닌텐도가 모두 있고, 게임 타이틀도 호러 게임, 슈팅게임 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컴터에도 여전히 몇 개의 게임이 깔려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좋아하는 게임과 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은 장르는 좀 다른 듯. 뭐 미연시 비슷한 것도 있긴 하지만, 등장인물의 성별 자체가 달라서... (笑)

내가 특히 재미있게 봤던 건 둘의 연애 플레이이다. 표지만 봐서는 마녀 타입의 마성의 소녀가 등장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츤데레 타입의 소녀로 굉장히 귀엽다. 아무래도 남성 독자들의 이쁨을 많이 받을 듯 하다. 소년의 경우 전형적인 헤타레 타입인데 꽤나 귀엽다. 고교생이다 보니 아무래도 서툴고, 게임 마니아다 보니 아무래도 오타쿠 성향이 있어서 그런 듯 한데 그런 면이 매력적이다. 이 둘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가장 사랑스러웠는데, 뒤로 가면서 묘한 분위기가 속출해서 살짝 민망해지기도 했다. (에로한 장면은 전혀 없지만 무한 에로 분위기를 낸달까.) 아무래도 내가 여자라서 그렇게 느꼈겠지. 이 작품은 아무래도 남성향 만화이다 보니 여성향 만화를 즐기는 내게 있어서는 분명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하긴 한다. 그렇지만 자꾸 보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졌달까. 야릇한 포즈의 소녀를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하게 되다니... 나 좀 이상해졌나? (笑) 뭐, 딱 잘라 말하면 은근히 중독성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일본에서는 放課後プレイ 2, 3(방과후 플레이 2, 3)이 출간되어 있는데 이 작품과는 또다른 등장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내용도 많은 변화가 있을 듯. 이 작품들도 출간되면 꼭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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純情ミステイク (あすかコミックスCL-DX) (コミック)
中村 春菊 / 角川書店(角川グル-プパブリッシング)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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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판으로 샀기 때문에 표지도 못보고, 어떤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지도 모르고 샀던 『순정 미스테이크』. 받아 보고 나서야 그 주인공이 누군지 알게 되었다. 게다가 가격이 보통 만화의 두 배였던 이유도. 무려 1,260엔!! 한화로 16,000원에 육박했지만, 사길 잘 했다. 이렇게 충실한 드라마 CD가 부록으로 들어 있을 줄이야. 아니 만화가 오히려 부록인가? (笑)

처음 표지를 보고는 누규~~? 라고 생각했는데, 뒷표지를 보고 누군지 알았다. 호오라, 마루카와 쇼텐의 전무이사 이사카 류이치로와 그의 비서 아사히나 카오루. 근데 좀 젊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사카 류이치로는 우사기 아키히코의 형인 하루히코의 친구니까 벌써 서른 줄에 접어 들었으니.. 근데 표지를 보면 아무리 봐도 20대의 청년들이잖아!? 읽으면서 그 이유도 알게 되었다. 현재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사카와 아사히나의 어린 시절 첫만남부터 그들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시절까지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으니까. 물론 현재 이야기도 나오지만, 약 100페이지 가량이 이들의 과거지사란 말씀.

그럼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 볼까나.
20대 초반의 이사카 류이치로는 현재 아버지가 운영하는 마루카와 쇼텐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건 어린 시절부터 이사카를 돌봐주던 한살 연상의 아사히나 카오루로 아사히나는 편집자 겸 시중인 노릇을 하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사카를 돌봐주는 아사히나는 유능하지만 말수가 적고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다. 그런 아사히나를 보면서 뭔가 못마땅한 이사카는 그게 무엇때문인지 알 수 없다.

편집자가 아닌 작가가 되고 싶지만, 대외적인 이유로 편집일을 하는 이사카는 어느날 우사미 아키히코를 만나러 갔다가 그가 쓴 소설을 읽고 자신에겐 그런 재능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몹시 의기소침해진 이사카를 본 아사히나는 이사카를 걱정해 준다. 그런 아사히나를 보면서 자신이 아사히나를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이사카는 아사히나에게 충동적으로 키스하지만 아사히나는 그를 강하게 거부한다. 도대체 왜?

아사히나는 어린 시절부터 이사카家에 의탁해 왔는데, 아사히나의 부친이 경영하던 회사가 도산한 후 가족 동반자살미수를 시도하지만 이사카의 아버지에 의해 구조, 그후 이사카의 집에서 기거하며 일을 도와왔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아사히나에겐 이사카가 은인의 아들이란 점이 가장 마음에 걸렸겠지. 아무리 이사카가 어리광을 부린다해도 그것을 받아줄 수는 있지만, 이사카의 충동적인 키스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지 못한 이상 그를 거부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아사히나를 보면서 이사카는 고민한다. 하지만 아사히나는 편집부일도 그만두고, 아버지의 비서일을 맡더니 이사카家에서 나가 독립하기로 결정하는데... 이런 아사히나의 행동에 이사카는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

なんで・・・
何で俺はコイツの事が好きなのかな。
何でアイツは俺の事が好きじゃないんだろう。
何でアイツは女じゃないんだろう。
何で俺は男なんだろう。
何で俺はこんな無駄な想いをいつまでも持っているのだろう。
何で何で何で・・・
どうしてこんな事になってしまったんだろう。(본문 中)

왜...
왜 나는 이녀석을 좋아하게 된걸까.
왜 이 녀석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왜 이 녀석은 여자가 아닌 걸까.
왜 나는 남자인거지.
왜 나는 이런 보답없는 사랑을 언제까지고 간직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왜, 왜, 왜.
왜 이렇게 되어 버리고만 것일까.

이사카의 고민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 아마도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좋아하지만 좋아할 수 없는 상대다. 차라리 아사히나가 여자였으면, 차라리 자신이 여자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수 밖에 없겠지. 좋아하는 사람이 남자라니. 차라리 여자라면 속시원하게 고백이나 해보련만. 이런 마음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게다가 자신의 키스를 장난으로 받아들여버리고 자신의 곁에서 사라지려는 아사히나를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타들어갔을까.

어린시절부터 늘 곁에 함께 있었기에 그것이 우정인지 사랑인지도 몰랐던 이사카가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면서 보이는 모습은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꼭 닮아 있다. 근데 좀 답답한 건 이사카도 아사히나도 누구하나 자신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회피하다시피 한 것이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이사카가 아사히나에게 준 화분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되면서 이사카는 용기를 낼 결심을 하는데...

와우, 어린 시절의 이사카는 무척 착한 어린아이였구나. 교통사고로 많이 다친 아사히나를 보면서 비록 연상이라도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했으니. 게다가 그 화분의 의미 또한 각별했다. 그 오랜 시간동안 그 화분을 간직해온 아사히나의 마음, 말하지 않아도 다 전해진다. 이사카도 어린시절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했다면 아사히나에게 제대로 고백할 엄두도 못냈겠지. 아흐, 이런 부분이 참 좋다. 역시 나카무라 센세!

오랜 시간을 함께 했어도 상대의 속마음은 전혀 몰랐던 두 사람은 바보같다.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 특히 무뚝뚝한 표정의 아사히나가 살짝 웃을 때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그리고 칠렐레팔렐레 캐릭터인 이사카의 어린 시절 귀여운 모습이나 20대 시절의 까칠한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색달랐다. 아사히나는 그다지 변함없는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이사카는 변화무쌍한 캐릭터랄까. 아, 정말이지.. 아사히나니까, 이사카를 사랑할 수 있는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곁에 있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기에 상대의 마음을 살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기에 상대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이 두사람이 바로 그런 경우 아니었을까.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진다고 하지만, 때로 그런 것이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오히려 마음은 말로 전할 때 오해가 없고, 더 잘 전해지는 게 아닐까.



드라마 CD의 내용은 이사카와 아사히나의 과거 이야기 부분만 수록되어 있다. 만화책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기도 했는데, 그다지 많지는 않다. 그림이 빠졌을 때 설명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부분이 조금 첨가되었다고나 할까. 그외 내용은 만화책과 동일하다. 사쿠뽕(사쿠라이 타카히로)가 안나오는 게 이상하다 싶었더니 현재 이야기가 빠져서 그랬어.. 미사키는 좀 불쌍해졌는데...(笑)

이사카역에는 모리링(모리카와 토시유키), 아사히나역에는 오키아유 료타로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모리링이야 워낙 개구쟁이같은 목소리라 오랜만에 들어도 그다지 떨리지 않았는데, 오키아유 료타로의 목소리는 들으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으아,, 너무 좋잖아. 역시 만화책으로 읽는 거랑 드라마 CD로 목소리까지 듣는 거랑은 천지차이라니까. 그외 캐릭으론 우사기(우사미 아키히코)역의 하나다 히카루상, 역시 저음이 매력적. 그리고 집사 다나카역은 미야케 켄타였구나... 호오.

단역에 가까운 조연들인 이사카와 아사히나의 이야기만 따로 수록된『순정 미스테이크』. 만화와 더불어 드라마 CD로 더블 만족! 특히 난 예전부터 아사히나의 이야기가 무척 궁금했었는데, 이걸로 완전 해소!!

사진 : 부록 드라마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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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벤 7 : 토호쿠 편 1 - 철도 도시락 여행기 에키벤 7
하야세 준 지음, 채다인 옮김, 사쿠라이 칸 감수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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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에키벤 가게를 운영하는 나카하라 다이스케는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일본 일주 에키벤 여행을 떠났다. 큐슈, 시코쿠 / 츄고쿠, 간사이, 홋카이도를 지나 이번에는 토호쿠 지방이다. 토호쿠 지방은 겨울이 매우 길고 추운 지방으로 알려져 있는데, <은하철도의 밤>을 비롯한 수많은 동화를 쓴 미야자와 겐지는 이와테현, <인간실격>을 비롯한 많은 문학작품을 남긴 다자이 오사무는 츠가루, 그리고 요즘 들새 만화 <토리빵>으로 인기몰이중인 토리노 난코가 이와테현 출신이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팝아트 작가인 나라 요시토모 역시 아오모리현 출신으로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에는 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혹시 아시려나요? 아오모리의 개라고 엄청 큰 개 설치미술작품인데...)


 

다이스케의 이번 여정은 아오모리역에서 쿠지역까지이다. 일단 몇가지 눈에 띄는 지역이나 풍물에 대해 먼저 알아 볼까나. 세이칸 터널 탓피해저역 견학코스는 아오모리에서 하코다테에 이르는 구간으로 세이칸 터널은 53.85km의 길이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이며, 탓피해저역 역시 240m에 위치해 있어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해저역이다. 이 탓피해저역은 그냥 지나치는 역이 아니라 실제로 기차에서 내려 터널 내부와 해저역 위쪽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두었는데 이 해저역 위쪽에서는 쓰가루 해협과 탓피곶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이곳은 일본 유일의 계단 국도인 국도 339호와 연결되어 있는데, 세상에나 국도가 계단이라니. 이건 정말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오오다테역에서는 하치코 신사와 하치코 동상을 만나볼 수 있다. 하치코는 충견 하치공을 의미하는 말인데, 시부야역에 하치공의 동상이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실제 하치공의 고향인 아키타현에도 이렇게 하치공을 기념하는 구조물이 있다는 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아키타에서는 마침 다이스케가 도착한 때가 아키타 칸토 축제가 열릴 무렵이라서 근사한 칸토 축제 행렬을 만날 수 있었다. 칸토 축제는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축제로 대나무 장대에 수많은 등불을 달아 행진한다. 여름철의 병마와 나쁜 기운을 털어내고 풍작과 기술숙련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50kg이나 되는 칸토를 한사람이 들고 행진한다. 이 축제의 등행렬도 멋지지만 역시 난 아오모리의 네부타 축제나 고쇼가와라의 타치네부타를 더 좋아한다. 왜? 더 멋지니까!

쥬니코역의 쥬니코란 12개의 호수를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호수가 있다고 한다. 이 호수들 중 하나인 아오이케는 너도밤나무 원생림 가운데 있어 태고의 신비를 보여준다.

다자이 오사무의 고향인 츠가루의 츠가루고쇼가와라는 일본 최북단의 사철로 이곳에는 그의 작품 이름을 딴 <달려라 메로스 호>도 운행하고 있다. 그리고 열차내에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달려라 메로스 호>를 타고 가다 카나기 역에 도착하면 '사양관'이란 것이 있는데, 이 역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다자이 오사무 기념관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옛날부터 상어가 많이 잡힌 곳이라 해서 사메란 이름이 붙은 사메역은 괭이갈매기의 번식지인 카부시마와 가깝다. 번식기에는 괭이갈매기로 뒤덮인다고. 안타깝지만 다이스케가 이곳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번식기가 끝나 괭이 갈매기는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외의 재미있는 역 이름 중에는 캄파넬라 타노하타 역과 칼보나드 시마노코시역이 있는데, 이 두 역의 이름은 모두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젊은 시절의 미야자와 겐지가 여행했던 곳이라 그의 작품 속 주인공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와우.

주목할만한 에키벤으로는 아오모리역의 <별 한가득 도시락>, 아키타역 <따끈따끈 탄포도시락>, <아키타가 한가득 도시락>, [반짝반짝 미치노쿠 시모키타]호 차량 한정 판매 도시락인 <반짝반짝 미치노쿠 도시락>등이 있다. <별 한가득 도시락의 경우>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의 디오라마가 들어 있는 게 가장 끌렸다. 도시락도 먹고, 기념품도 챙기고 일석이조! <따끈따끈 탄포 도시락>은 토호쿠 특별식 탄포가 들어 있어서 좋았고, <아키타가 한가득 도시락>은 아키타현의 특산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반짝반짝 미치노쿠 도시락>은 예약필수의 차량한정 도시락이기에 가격도 제법 비싸지만 완전 호화 도시락! 다랑어가 들어 있어서 매우 비싼듯 하다. 역시 일본인들은 마구로하면 사족을 못쓴다니까. (笑)

이번 여행의 동반자(?)는 프랑스 여성인 크리스티나이다. 호주 아가씨인 케이트와 외모가 비슷하지만 좀 독특한 아가씨이다. 식탐많고, 말 많고, 시끄럽고, 오버하는 경향이 있어서 처음엔 이 아가씨 뭐야, 이런 감정이 들었는데, "이럴수가 다이스키(케)의 잠꼬대는 최악입니다. 거기다 뚱보에 고소공포증에 고스트도 두려워하니 곤란합니다" (167p)라는 다이스케에 대한 평가를 보고 이 아가씨가 완전 마음에 들었다. 이 표현에 빵 터진거지. 솔직히 말해서 다이스케 별로 안좋아 했는데, 속이 후련하다. 이 아저씨는 철도랑 에키벤 이야기할때 빼곤 정말 매력이 없어서... (푸핫)

발랄한 프랑스 아가씨와 토호쿠 여행을 함께 된 다이스케 아저씨. 이번엔 에키벤 수가 좀 적은 듯해서 좀 아쉬웠어요. 좀더 분발하시길. 음 그리고 재료도 비슷비슷한 게 많아서.. 토호쿠는 특별한 에키벤이 많다고 하니 기대하겠~~어요.

사진출처 : 책 뒷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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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별 때때롱 (양장) 개똥이네 책방 1
권정생 지음, 정승희 그림 / 보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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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물들은 밤같이 까만 눈동자 ~~~ ♪
어린 시절 별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밤하늘을 보며 저 노래를 부르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 나 역시 이런 시절 시골 할머니댁에 놀러 가서 밤이 되면 하늘을 바라보며 수많은 별들을 가족, 친구들에게 분양을 했었다. 저 별은 내 별, 저 별은 엄마 별, 저 별은 아빠 별, 저 별은 동생 별로 시작해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도 남을 만큼 많은 별들은 완벽하게 어두운 깜깜한 밤일지라도 마음 한구석을 안심시켜주는 힘이 있었다. 그렇게 분양을 끝내고 나서는 저 별엔 누가 살고 있을까를 생각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서 내가 살고 있는 지구가 속한 태양계에는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어린 시절엔 그 모든 별에 누군가가 살고 있었다. 언젠가 그곳에 사는 존재들과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우리와 같은 지구별에 사는 새달이와 마달이 형제는 어느 날 랑랑별에 살고 있다는 때때롱의 말소리를 듣게 된다. 처음에는 귀신이 아닐까 싶어 무서워 했지만 때때롱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새달이와 마달이는 랑랑별의 존재와 때때롱, 메메롱 형제의 존재를 믿게 된다. 지구별과 무척이나 비슷하다는 랑랑별에서 온 소식은 새달이, 마달이 형제를 깜짝 놀래기도 하고, 웃음 짓게도 하고, 때로는 속상하게도 한다. 서로 너무 먼 곳에 있어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때때롱이 보내오는 편지와 일기장을 통해 새달이와 마달이는 때때롱과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밭일을 하러가신 아빠에게 새참을 가져다 드리기 위해 길을 나선 새달이와 마달이는 왕잠자리가 구슬프게 울고 있는 걸 발견한다. 농작물을 잘 키우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농약때문에 죽어가는 왕잠자리의 한맺힌 울음은 새달이와 마달이를 공포에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해충만 구제하는 것이 아니라 익충마저도 모조리 죽이는 농약, 거름 대신 사용하는 비료, 종자마저 수입해야하는 실정을 우리는 잊고 산다. 그저 수확양만 많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주변의 생물에게 해를 끼치고 사는 것이다. 다행히 새달이네 아빠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지만, 실제로 농촌에 가보면 한창 농작물이 자랄 시기엔 약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난 많이 보아 왔다. 결국 이건 모두 사람에게도 해가 미칠텐데...

그날 밤, 새달이와 마달이는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에 잠이 깬다. 살그머니 밖을 내다보던 두 아이는 집에서 키우는 흰둥이가 때때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게다가 흰둥이가 새달이에 대한 불평까지 늘어 놓은 걸 보고 화가 치민다. 랑랑별로 가서 살고 싶다는 흰둥이는 그날부터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그렇게 꼬박 열흘이 지나 드디어 약속의 날이 다가왔다. 흰둥이에겐 날개가 생겼고, 집에 사는 소 누렁이도 랑랑별로 가고 싶어하지만 망설이는 눈치다. 새달이와 마달이가 마음에 걸려 쉽게 떠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새달이와 마달이는 누렁이를 껴안고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결국 모두 함께 랑랑별로 모험을 떠나게 된다.

옛날옛날 한옛날엔 선녀님이 내려와 목욕을 하고 천상으로 올라가던 시절도 있었고, 지구별 사람들은 날개 달린 말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천도복숭아를 따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날개 달린 흰둥이와 함께 간 랑랑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모두 함께 도착한 랑랑별은 오래전 지구별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었다. 어떻게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자연은 그 모습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었고, 동물들은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곳, 아이들은 개울에서 물장구치고 흙위에서 뛰어노는 곳이었다. 먹거리는 소박하지만 맛있고, 사람들에겐 인정이 넘치는 곳이었다.

하지만 새달이와 마달이는 그런 랑랑별의 모습에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지구별로 소식을 보낼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한 곳이라 생각했건만, 그저 시골 풍경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랑랑별은 500년의 기간을 거쳐 다시 옛날 모습으로 돌아간 것이라 하는데... 이 비밀은 때때롱의 할머니가 등장하면서 풀리게 된다. 할머니와 함께 새달이 형제, 때때롱 가족이 500년 전의 랑랑별로 모험을 떠났기 때문이다.

500년전의 랑랑별은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한 곳이었다. 안드로이드가 사람대신 일을 하고, 인간은 유전자의 조합으로 우수한 인간만 생산하는 곳이었다. 당연히 엄마도 아빠도 형제도 없는 세상이었고,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살아갈 뿐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보탈이란 소년은 너무나도 외로워 보였다. 같이 꺄르르 장난치고 놀 친구도 형제도 없었고, 사랑을 담뿍 나누어줄 부모도 없었기 때문이다.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인간의 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곳, 그곳이 바로 랑랑별의 500년전 모습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별은 500년전의 랑랑별 모습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은 복제동물을 만들어 내는 것까지에 이르렀다. 문득 영화『가타카』에서 우성 유전자로 태어난 인간들이 떠오른다. 동물복제가 언젠가는 인간복제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은 이제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가 되었다. 솔직히 말해 끔찍하다. 이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 중 가장 불편한 것이기 때문이다. 500년전에 살았던 보탈이의 모습과 지금 랑랑별에 살고 있는 때때롱의 모습 중 더 행복한 삶을 누리는 건 누구일까. 굳이 누구라고 하지 않아도 답은 자명하다.

『랑랑별 때때롱』은 지구별에 살고 있는 새달이와 마달이 형제와 랑랑별에 살고 있는 때때롱과 메메롱 형제의 우정과 모험,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곳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를 가르쳐주는 동화이다. 인간은 자신들의 편의와 편리를 위해서 수많은 다른 생명들을 위협해 왔고, 결국은 자신의 목을 조르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야기를 아이들이 등장하는 판타지로 순하게 풀어낸『랑랑별 때때롱』은 굳이 과학적인 접근을 통하지 않아도 우리의 미래의 모습에 대해,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런 접근 방식은 아이들에겐 모험과 판타지란 것을 통해,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 뛰놀았던 자연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식으로 생각할 꺼리를 던져주는 것이다.

요즘은 밤하늘을 봐도 별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시골 역시 요즘은 깜깜한 어둠이란 것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는 일종의 빛공해라고 하는데 밤하늘이 부옇게 보이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빛공해는 식물의 발육, 동물의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신체적 정신적 병증을 유발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를 얼마나 파괴시켜야 더이상 앞으로만 나가는 것을 멈추게 될까.『랑랑별 때때롱』을 통해 우리가 지금 처한 현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자.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구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
난 이 노랫말처럼 진달래 먹고 다람쥐를 쫓던 시절은 없지만, 강가에 가서 고기도 잡고, 논둑을 뛰어다니며 개구리 잡고, 우렁이도 잡고, 메뚜기도 잡고, 잠자리도 잡았던 시절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그런 걸 알기나 할까. 개구리와 두꺼비 구별은 할줄이나 알까. 편리한 삶에 길들여져 우리는 너무나도 소중한 걸 잊고 사는 게 아닐까. 다시 한 번 곰곰히 생각해 볼 때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 (114~11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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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고양이 손님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29
다카도노 호오코 지음, 김난주 옮김, 나가노 히데코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2월
구판절판


책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니 딱 떠오르는 게 하나 있다. 오호라, 이 고양이는 도둑 고양이로구나. 한밤중에 나타난 손님이란 표현도 그렇고, 등에 보따리를 짊어진 모습이 도둑을 연상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따리의 무늬를 보면 좀 고전적인 도둑이랄까. 일본 그림에 등장하는 도둑들은 대개 이런 보따리를 짊어지고, 얼굴은 수건으로 가렸던데 이 고양이는 대담하게도 얼굴을 드러내고 나타났다. 놀리는 듯한 표정의 이 고양이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미쓰오와 논코는 내일 소풍을 갈 생각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머리맡에 과자가 잔뜩 들어간 배낭을 두고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오누이 중 오빠인 미쓰오가 갑자기 휘이익 하고 휘파람을 불었다. 그런 오빠를 보고 논코는 밤에 휘파람을 불면 도둑이 든다고 그만하라지만 장난기 넘치는 오빠 미쓰오는 보란 듯이 휘파람을 더많이 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거실 쪽에서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이 한밤중에?

오누이는 뒷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거실로 나가 베란다 창에 쳐져있는 커튼을 살며시 열었다. 그랬더니 그곳에는 번쩍하고 빛이 나는 황금색 눈동자가 보이는 것이었다. 오누이는 깜짝 놀랐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고양이의 눈이었던 것이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고양이를 안으로 들인 오누이는 하룻밤만 재워달라는 고양이의 부탁에 그저 멍하니 고양이를 쳐다보기만 했다. 등에 진 보따리를 내려놓은 고양이는 보따리에 든 맛있는 경단을 꺼내 먹으면서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마사라는 이름의 이 고양이는 경단가게에서 복고양이로 일했지만, 어느 날부터 주인아저씨의 미움을 받아 갇혀지냈다는 것이다. 오누이는 안쓰러운 마음에 고양이가 하는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며 고양이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었다.

하지만 논코가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자 깜짝 놀란 마사는 괜시리 헛기침도 하고, 귀 뒤도 긁어 대고, 수염을 잡아 당기다가 몸을 핥기도 하는 등 안절부절못하는 것이었다. 그런 마사의 모습에 미쓰오는 마사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를 건넨다.

마사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오누이는 자신들 사이에 마사를 재우기로 한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테니 하룻밤만이라도 편히 자라는 생각이었겠지.

하지만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오누이는 자신들에게 일어났던 일이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려 한다. 그도 그럴것이 분명이 자기들 사이에서 자고 있던 마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데다가, 베란다 창문도 꼭 닫혀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들 입가에 묻은 경단의 흔적과 텅 비어버린 소풍가방을 보고 마사가 바로 '도둑'이었단 걸 알게 된다. 보통 아이들이라면 자기 소풍 가방의 과자가 모조리 도둑맞았다는 사실에 길길이 날뛰겠지만 미쓰오와 논코는 그저 재미있어한다.

그럼 마사는 왜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이 사는 집으로 들어와 도둑질을 한 것일까. 마사는 자신에게 친절히 대해준 미쓰오와 논코에게 편지를 쓴다. 자신이 왜 그런 짓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요즘은 마사같은 길고양이가 살기 힘든 세상이다. 게다가 여섯마리의 아기 고양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그런 위험을 무릅쓸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순수한 오누이와 능청스러운 고양이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요즘 길고양이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마사는 어미 고양이로 여섯마리 아이 고양이의 엄마이다. 예전같으면 사냥을 할테지만 요즘에는 고양이가 사냥할 작은 동물이 거의 없어진 상태다. 그렇다 보니 위험을 무릅쓰고 먹이를 구해야만 한다. 마사가 선택한 방법은 도둑질이란 것이었다. 물론 도둑질 자체는 나쁘지만 그렇게라도 자신의 새끼를 먹이고 싶은 마사의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 예전에는 도둑고양이라 불리던 길고양이의 삶은 날이 갈수록 척박해지기만 한다. 쓰레기 봉투를 헤집어 놓는다거나 밭을 파헤친다는 이유로 약을 놓는 경우도 많다. 예전에는 고양이가 먹을 것을 훔쳐가도, '에이 저 도둑고양이가!' 하고 피식 웃었지만 이제는 그런 여유로운 마음도 사람들에게서 다 사라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도둑고양이에서 길고양이란 명칭으로 부르는 명칭은 순화되었지만 오히려 그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더욱 모질어진 것 같다. 비록 자신들의 소풍가방은 모조리 털렸지만, 그런 마사의 행동에 웃음을 터뜨려 버리는 오누이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또다른 생명들에 대한 나눔과 정이란 것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사진 출처 : 책 표지, 책 본문 中(6~7p, 18~19p, 30p, 36p, 40~41p, 46~47p), 책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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