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 - 잠든 뇌를 깨우는 건강한 습관-걷기
오시마 기요시 지음, 성기홍 외 옮김 / 전나무숲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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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고 한다.

 이 책은 일본 뇌과학자인 오시마 기요시가 걷기와 뇌에 관한 연구를 본인 스스로 실천하며 얻은 즐거움을 알려 주고 있다. 걷기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걷기를 시작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다. 건강을 목적으로 시작했던 운동들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도 보통은 의지박약을 탓하지만 실은 즐겁지 않기 때문에 금새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뇌 건강을 위해 걷기가 좋다는 이야기보다 걷기를 하니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를 이야기해주는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역시 입소문의 힘이 크다. 어떤 때는 내가 해보니 참 좋더라.라는 경험자의 한 마디가 전문가의 조언보다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곤 한다.

다행히 이 책은 전문가이자 경험자의 말이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읽고 나니 걷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기분이 좋을 때는 좋은 대로 나쁠 때는 나쁜 대로 무조건 걸으라고 한다. 우선 걸어야 즐겁고 좋은 점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마치 약장수 마냥 일단 먹어봐!라는 확고한 추천인 것이다.

처음에 그냥 걷다가 심심하면 구경을 할 수도 있고 음악을 들으면서 걸을 수도 있다. 책 속에 걷기가 즐거워지는 12가지 비결 중에 자신과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 몸은 참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몸과 마음이 묘하게 통한다. 기분이 안 좋을 때 몸을 움직여주면 그 움직임에 온 신경이 쏠려 기분이 어떠했는지 잠시 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마다 기분 전환으로 춤을 추거나 운동하는 등 몸을 이용하는 방법이 많은 것 같다.

특히 걷기는 몸을 움직이면서 눈을 통해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 뭔가를 따로 공부할 필요 없이 걷기, 산책을 통해 뇌에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저자의 말 대로 걸을수록 뇌가 젊어지는 것이다.

우리 집 근처 공원에는 산책로에 지압하는 자갈길이 따로 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이 따끔거리지만 걷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 든다. 옛날 같았으면 돌멩이가 여기저기 깔린 돌길은 흔했겠지만 요즘은 찾기가 힘들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쩌면 걷기의 기본은 맨발로 흙길을 걷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최상이 아니면 차선이기에 어떤 길이든 무조건 걸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신발도 평소 신던 것을 신고 걷다가 걷기가 정말 즐거워지면 그 다음에 발에 편한 신발을 구입하면 된다고 말이다. 연장만 갖춘다고 저절로 만들어지진 않으니까.

무조건 걸어라!

걷기의 즐거움에 빠지면 저절로 걷기에 좋은 길, 걷기에 편한 신발을 찾게 될 테니 말이다.또한 함께 걷는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다. 결혼한 사람들은 저자처럼 부부가 함께 걷는 것도 건강과 행복을 동시에 얻는 방법이 될 것이다. 미혼이라면 책에 여러 걷기 동호회가 참고가 될 것이다.

무엇이든 얻고자 하면 수고로움은 당연한 것이다. 걷기를 시작하려면 처음에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산책을 거의 안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추운 겨울은 나뭇잎이 떨어져 앙상해진 나무 사이로 새를 관찰하는 재미도 꽤 큰 것 같다. 역시 즐겁게 걷는 것이 최고다.
즐겁게 하는 일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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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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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드뷔롱 만세!

 

결혼한 여자들이라면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할 것이다. 어쩌면 결혼 기간이 길수록 공감을 넘어선 몰입 단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건 내 이야기잖아. 하면서 말이다.

프랑스 부부도 한국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이었을까. 남편은 남자로 칭하고, 말하는 아내 자신은 당신으로 칭하고 있다. 읽으면서 조금 낯설었는데 계속 읽다 보니 내가 마치 그 당신이 된 느낌이었다.

물론 50대 후반의 연륜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부부가 38년을 함께 살았다고 하면 서로를 속속들이 알 것 같은데 왜 제목이 <당신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일까?

한 지붕 아래 함께 밥을 먹고, 같은 침대를 쓰고 있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을 법적으론 부부 혹은 동거인이라 부른다 에 대해 집중 탐구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결혼하고 나면 환상이 깨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사실임을 밝힌다.)

내 경우의 환상이라 함은 이심전심, 일심동체, 나의 반쪽과 같은 느낌을 말한다.

 정말 내 마음을 전부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지구 유일의 존재라고 여겼던 남자가 결혼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존재로 돌변했다. 무엇이 변한 건지도 모른 채 은근한 배신감이 밀려 왔다. 나만 배신감을 느낀 건 아닐 것이다.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믿었던 상대방은 이제 미지의 존재가 되었다.

 

결혼한 남자와 여자는 무엇이 바뀌는가?

바라보는 잣대가 바뀐다. 연애할 때는 사랑의 잣대로 모든 결점이 덮어지고 오직 사랑스러운 그대만이 존재했다면, 결혼 후 현실은 너무나 이성적인 잣대로 상대를 평가하게 된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미혼인 사람들은 나의 결혼 생활을 측은하게 바라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해를 막고자 밝힌다. 현재 나의 결혼 생활은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환상이 깨진 것이지 행복이 깨진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알고 있는 결혼의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서로가 남으로 지낸 몇 십 년을 외면한 채 사랑과 결혼으로 상대방을 전부 안다거나 모든 게 일치할 거란 믿음은 환상이며 착각이다. 그래서 이혼 사유의 1순위는 늘 성격 차이인가보다.

도대체 자신과 성격이 100% 일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복제 인간이 아니고서야.

 

결혼하고 치열하게 싸우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결혼은 두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마치 이인삼각 경기처럼 나와 상대를 묶고 영차 영차 발 맞추어 한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내 보폭만을 강요하면 쓰러지고 만다. 서로를 배려하며 한 발씩 내딛는 노력이 있어야 함께 결승점에 도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책 속의 아내는 은퇴한 남편과 보내는 생활이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녀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다양한 외국어로 욕(제기랄)을 하는 것이다. 남편에게도 불만을 말하기 보다는 칭찬과 아부를 통해 우회적인 지적을 한다. 남편도 그녀의 거짓말을 알면서도 기쁘게 속아 준다. 그녀는 현명했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38년 동안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아내의 고양이와 남편의 개는 하나의 상징과 같다. 문득 영화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이 떠오른다. 로맨스 영화라서 제목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모두 인간이지만 서로 별개의 종이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양이와 개처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행복하다.

환상과 착각은 빨리 깨는 것이 결혼에 대한 현명한 자세이다.

 
니콜 드뷔롱의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 그 매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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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에 강한 딸로 키우는 법
김지룡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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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멋진 아빠라고 말이다.

그는 첫 애가 딸이라서 겪어야 했던 남녀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남자아이보다 승부에 강한 로 키우겠다는 결심을 했고, 10년 동안 딸과 놀아 주며 승부 근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놀이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주말을 온전히 한 몸 바쳐 아이들과 놀아 주는 아빠라면 무조건 좋은 아빠라고 인정해 주고 싶다. 좋은 아빠는 먼 곳에만 있는 걸까?

꼭 흉을 보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잘 아는 아빠는 주말이면 전날의 숙취 해소를 위해 푹 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아이와 놀아 주는 일이 드물다.

 아빠는 회사 일로 늘 바쁘고 피곤해서 놀아 주기는커녕 얼굴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면 어느새 몸으로 부딪히고 뛰면서 격렬하게 놀아 주기를 바라는데 엄마에게는 놀이가 아닌 노동이 돼 버린다. 그래서 아빠의 도움이 절실한데 도움의 손길이 드문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주말을 격렬하게 아이들과 놀다 보면 저절로 운동이 되니 뱃살 걱정 안 해도 되고 아이들도 즐거우니 일석이조인 것을.

이런 좋은 내용은 널리 알려야 한다. 너무나 알려 주고 싶다.

책을 보면서 , 이렇게 쉽게 놀아주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아이와 어떻게 놀아 줄 지 몰라 놀이에 관한 책을 산 적이 있는데 뭔가 준비물이 많이 필요해서 번거롭고 슬쩍 귀찮은 마음이 들었다. 결국 지금까지 차일피일 핑계를 대며 아이들과 놀아 주는 데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딸아이는 술래잡기, 뱅글뱅글 돌기 놀이를 좋아해서 같이 놀자고 졸라 댄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몇 번 놀아주곤 슬그머니 집안일을 핑계 삼는다.

솔직히 어떻게 놀아 줄 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부족했던 것이다. 엄마, 아빠가 아이와 놀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물이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놀겠다는 마음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놀려고 마음만 먹으면 재미난 놀이는 널려 있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다양한 놀이 방법을 보면서 감탄했다. 익숙한 놀이도 많다. 단순한 몸 놀이부터 화투나 카드를 이용한 놀이까지 아이와 놀아 준다는 느낌보다는 함께 신나게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수학을 싫어하는 딸아이를 위해 도리짓고땡을 응용하여 놀아준다는 부분에선 웃음이 나왔다. 어릴 적 남자애들이 좋아하던 놀이였다. 그러고 보면 어릴 적 남자애들의 놀이는 경쟁적이면서 실제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잘 노는 아이들이 창의력도 뛰어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에 비해 여자 아이의 단골 메뉴인 소꿉 장난은 잔잔한 재미는 있지만 스릴이나 승부의 쾌감은 느낄 수가 없다. 여자, 남자로 구분 지어 놀이를 할 필요가 없는데도 그 때는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져야 한다. 놀이의 차별을 없애고 다양한 놀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놀이들은 승부 근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고, 무엇보다 아이가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를 하기 위해 엄마, 아빠만 있으면 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자녀 교육을 생각할 때 늘 경제적인 부분이 신경 쓰였는데 소개된 놀이의 비용은 엄마, 아빠 인건비가 제일 크다. 교육은 돈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딸을 키우면서 여자라는 것이 제약이 되지 않도록 당당하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정작 딸아이에게 얌전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강요한 것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놀이도 너무 요란스럽게 뛰고 구르면 말리느라 바빴다. 딸아, 미안하다..

신랑에게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이 한 권의 책을 권해야겠다. 사랑하는 딸을 잘 키우기 위해 이보다 더 실용적인 조언이 또 있을까. 앞으로 체력 보강하여 아이와 신나게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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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청년 2007-11-2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21세기북스의 책을 사랑(?)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이번달에 21세기북스에서 신간이 많이 나오는데, 오셔서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하네요...^^
매일매일 한분께 책을 선물해드리고 있으며, 수시로 서평단을 모집하기도 합니다.
카페로 놀러오셔서, 좋은 책과 사람들을 만나시길 바래요^^
카페 주소 : cafe.naver.com/21cbook
 
조창인의 가시고기 사랑수첩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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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창인은 소설 <아내>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다음 읽게 된 책이 바로 <가시고기>였다. 그의 소설은 긴 말이 필요 없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슬그머니 건네 주면 되는 책이다.

두 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이 찡해져서 눈물을 흘렸었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무엇이 나의 눈물샘을 자극한 걸까?

 작가 조창인의 소설이 가슴을 울리게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가시고기 사랑수첩>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의 취재수첩에 적혀 있던 스물 다섯 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웃일 수도,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주제는 단 하나 사랑이다.

작가는 말한다.

 

 사랑은 제가 소설을 쓰는 이유입니다. 삶의 목적입니다. 왜 사랑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감동은 바로 사랑의 힘이다.

 마치 눈의 여왕에게 붙잡혀 간 카이의 꽁꽁 언 가슴을 녹인 것이 겔다의 뜨거운 사랑의 눈물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의 글들은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 연인들의 열정적인 사랑과는 다른 인간에 대한 원초적인 사랑을 말하고 있다. 사랑의 본질은 영원불변하다. 인간의 생은 짧지만 인류가 계속 되는 한, 사랑은 영원할 것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 삶의 목적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실천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사랑이라는 실체 중 극히 일부분인 것이다.

그의 수첩 속에는 사람들 사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사랑은 살아 숨쉬는 이야기인 것이다.

사랑에 관한 잘못된 오해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대로 사랑을 알려 주고 있다.

사랑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랑을 잘 모르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하여 괴롭고 슬플 때, 사는 것이 지겹고 매일매일이 지옥 같다고 느낄 때, 세상이 자꾸 원망스럽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누군가가 미워질 때……

우리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우리 안에 사랑이 말라 버렸을 때이다. 사랑은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우물이 마르면 다시 새 우물을 파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가슴에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다. 언제든 그 샘물을 길어 올려 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아직 사랑하지 못한 사람은 지금이라도 사랑하면 된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도 필요 없다. 따뜻한 심장을 지닌 모든 사람들은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왜?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이니까. 이 멋진 말은 헤르만 헤세가 했다. 글로써 감동을 주는 작가들은 이미 사랑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

작가 조창인은 내 안에 말랐던 샘물을 솟게 해주었다. 그는 할 줄 아는 것이 글 쓰는 일 뿐이라지만 그 한 가지로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켰으니 충분하지 않을까. 그의 글로 감동 받은 사람들이 제대로 사랑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의 감동은 삶 속에 있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매일매일 행복을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매일매일 행복을 보여주세요. 라고 말하는 그의 아내가 있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잘 하려고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랑하며 사는 방법에는 너무 서툴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사랑은 우리 삶의 의미,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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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와 책 -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정혜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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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침대와 책 >

너무나 매력적인 조합이다. 잠과 책을 즐기는 내게 있어서 침대란 그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 진정한 독서가, 정혜윤의 책이 있다.

가장 은밀한 공간인 침대로, 그녀의 과감한 초대를 기쁘게 받아 들였다.

밤마다 침대에서 안락함을 만끽하며 읽는 책은 단순한 책의 의미를 넘어선다. 슬프고 한없이 우울할 때는 위로가 되고, 단조롭고 지루한 순간에는 산뜻한 재미를 주는 삶의 에너지가 된다. 심심풀이 정도로 책을 펼치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그녀의 책 이야기는 그녀의 침대와 함께 일상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어릴 적에 즐겨 사던 껌이 있었다. 10개 들어 있는 껌은 저마다 예쁜 옷을 입고 있었다.

껌 종이는 반짝이는 광택인데다 예쁜 그림과 아름다운 시가 적혀 있었다. 내 취미는 여러 종류의 껌 종이를 잘 펴서 모으는 것이었다. 시를 이해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아름답다고 느꼈다. 예쁜 껌 종이 수집이 목적인 내게는 껌은 그저 껌이었다. 한낱 껌 종이로 구겨져 버릴 운명이 몇 줄의 아름다운 시로 인해 새롭게 거듭난 것이다. 그때 막연히 느꼈다. 아름다운 글이 가진 매력을 말이다.

한 권의 책 속에 수많은 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실상 소개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일상 속에 더불어 숨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적절해서, 전혀 몰랐던 책에 대해 관심이 간다.

특히 우울한 다음날 술 한잔 딱 걸치고 돌아오는 길에 펼치는 수잔 손택의 책 <우울한 열정>이 마음에 든다. 나 역시 토성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수잔 손택은 특히 사소한 것에서 의미를 끌어내기란 표현에 대해 아주 멋진 해석을 붙였는데 이런 행위야말로 바로 우울함을 쾌활함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느낌이 그렇다. 사소한 일상 속 그녀 침대 위 책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일상은 책과의 동거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사랑하는 책들, 그래서 침대 주변을 자리잡은 책들이 나에게도 윙크를 보낸다. 그녀에게 책이란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라기보다는 현실에서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는 인생의 힌트라고 했다.

그녀가 부럽다.

인생의 조언자가 늘 곁에 있으니까.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책 읽기)을 아니까.

또한 그 즐거움을 나눌 친구가 있으니까 - 정말 멋진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와 그 책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저자에게는 언제든 그럴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이 책의 마지막에는 그 친구의 애정이 담긴 글을 볼 수 있다.

정혜윤이라는 사람을 통해 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의 글을 보면서 아니 프랑수와가 떠올랐다. <책과 바람난 여자>란 책의 저자인데 그녀는 굉장한 독서광이다.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야만 잠들 수 있다는 독특한 습관을 지녔다.

그러고 보면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독서광들에게 최적의 독서 장소는 침대가 아닐까. 침대에 함께 들어가야 할 사랑하는 누군가보다 더 많은 손길을 원하는 책.

내 책장에 꽂혀 먼지를 뒤집어 쓴 책들에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 책들이 나의 침대에 입성할 날을 고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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