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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의 포옹
틱낫한 지음, 김형민 옮김 / 현문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틱낫한 스님의 글은 참 좋다.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화로워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그 분이 쓴 책이라면 먼저 반가운 마음이 든다.
<틱낫한의 포옹>은 책표지가 연못에 핀 연꽃 사진이다. 마치 그 분의 글이 주는 감동을 하나의 사진으로 표현한 것 같다. 일상의 스트레스, 화, 걱정들로 진흙탕이 된 마음의 연못이 고요해지는 순간이다. 틱낫한 스님의 모든 글 속에는 평화로움이 담겨 있다. 연못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의 두려움과 자기회의다. 혼탁해진 마음은 행복할 수 없다.
많은 이들은 행복을 위해 살고 있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행복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시작하는 글에서 이 마지막 구절이 주는 의미를 곰곰이 생각했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 세상 안에 속해있다. 연못에 살고 있는 생명들이 홀로 존재할 수 없듯이 우리의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을 개인의 소유로 생각할 때 세상은 위험해지고 파괴 되는 것이다.
매일 바쁘게 정신없이 살다보면 마음이 혼탁해져서 이 중요한 사실을 잊고 만다.
마음의 평화는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나를 포함한 우리라는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벽을 허물면 더 넓고 아름다운 세상이 보인다.
이 책은 아름다운 명상집이다.
자연을 담은 사진과 글이 일 년이라는 시간 순서로 되어있다. 1월 첫째 주로 시작하여 12월 다섯째 주로 마무리된다. 짧은 글이라 금세 읽을 수 있지만 마음에 담으려면 시간이 걸린다. 일주일에 한 편의 글이 마음을 이끄는 힘이 될 것이다.
2월 넷째 주 “당신의 몸이 긴장을 풀고 편히 쉴 수 있게 하십시오.”
나의 2월 마지막 주는 육체적으로 힘든 일들이 많았다. 피곤하다보니 짜증도 많이 나고 화를 내서 다툼도 있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이다. 몸의 긴장을 푸는 일, 쉬는 방법을 잊고 살면 우리 몸은 병들고 만다. 약을 복용하는 대신 몸이 긴장을 풀 수 있게 편히 쉬는 일은 중요하다. 약을 처방받는 심정으로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말을 마음에 담았다. 빨리 치료하기 위해서 단기간에 많은 약을 복용할 수는 없다.
이 책을 마음의 평화를 위한 약이라고 생각하며 매주 천천히 음미해야겠다.
급하게 읽고 말 책이 아니다. 일 년간 곁에 두고 조금씩 읽어줘야 될 책이다. 이미 한 번 읽었지만 언제든 펼치면 포근하게 안아줄 것만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포옹할 때의 느낌을 떠올려보라.
서로를 꼭 껴안은 따스함만으로 힘이 솟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쳤던 2월의 마지막 주를 틱낫한 스님의 말씀으로 위로받았다. 우연이었겠지만 너무나 내게 꼭 필요한 말씀이었다.
3월을 시작하는 지금 이 순간이 기쁘다. 아마도 이 책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있는 동안 계속 기쁠 것 같다. 아무리 바빠도 중요한 것은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당신의 육체를 깨어있는 마음과 감사의 마음으로 사랑스럽게 포옹하십시오.”
모두가 행복한 미래란 서로가 평화로운 마음으로 포옹할 수 있는 사회일 것이다.
포옹, 서로를 받아들이는 마음의 표현이다. 우선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틱낫한 스님이 하는 일들,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한 가지다.
마음의 평화를 수련하는 일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수행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몸의 평화, 마음의 평화를 갖는 방법을 이 책에서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바로 여기, 지금 이 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