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정전
최은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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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운 꿈]이 출간된지 2년 반만에 나온 최은미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입니다. 사실 첫 소설집도 표지와 달리 강렬해서 제 머릿 속에 남았었는데 이번에 나온 소설집도 강렬합니다. 죽은 아버지의 몸을 갉아먹고 아들인 주팀장의 사타구니까지 옮겨 번식하여 가려움을 견디지 못해 락스물에 몸에 담궈 사경을 헤매거나(창 너머 겨울) 머리에 머릿니가 가득찬데도 라푼젤처럼 머리를 기르는 여섯 살의 라라(라라네)와 아무런 이유없이 독극물로 마을 사람들을 죽인 엄마를 지옥에서 꺼내기 위해 지옥으로 들어가려하는 열다섯의 목아라고 불리는 목련(목련정전), 아이를 지키기 위해 하리티의 소굴에서 벗어나려고하는개나리(나리이야기),
잠시 함께 했던 봉산리 사내를 찾고 있는 김필상노인과 연속으로 사고 난 지점을 조사하고 있는 스키를 즐겨타는 윤제욱대리(겨울 고원), 불륜관계였던 허주임을 죽인 죄책감으로 땅을 사 자미재라는 집을 짓다 배목수가 자미화나무에 소변을 누자 죽이려고 하는 은퇴한 강상기(백 일 동안), 최고급 소의 정액을 획득하자 소를 죽이고 정액을 담은 병이 없어지자 분노하는 류(어느 작은), 사이비종교집단이 운영하는 것 같은 산후조리원에서 자신이 낳은 아이와 함께 같혀있는 산모들(한밤), 갑자기 하늘에서 비행체가 추락하여 생긴 파편으로 한 여자가 죽은 동네의 공원(근린)까지 정말이지 다양한 방식(불교설화나 동화같은)으로 지옥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마음의 준비없이 읽으면 충격을 받으실겁니다. 너무나도 리얼해서요. 저도 충격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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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양보
정민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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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이름이 같은 작가님의 2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유일하게 전라도지역 국가정보원출신 김도술이 주식회사 미래피아를 설립하고 자산전문가인 권준도를 상무에서 사장으로 고속 승진하고 거기에 국정원 비밀요원 이기헌과 란제리사업을 구상하던 이정아, 재미교포 무기중개상 안승호, 김도술의 개인 운전기사 최수철 그리고 여자와 술에 중독된 한정수와 양희석까지 이렇게 각기 다른 인물들이 미래피아에서 공존하는 어둡고 음지의 이야기를 읽으니 저도 읽는 동안에 왠지모를 어둡고 음침한 기분이 들었는데 김도술회장이 모든 것을 정리하여 기부도 많이 하고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제 마음이 놓이게 되었어요. 김도술회장의 말씀도 마음에 와닿았어요.
˝자신의 직원에게 돈을 주기 싫어했고 돈을 주더라도 회사돈으로 쓰라고... 하지만 내가 주고 싶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시간이었어. 자신들 앞에 주어진 무궁무진한 시간, 전력투구의 시간, 황금보다 반짝이는 고결한 시간을 주고 싶었어. 시간은 무한하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아. 나는 그 것을 샀으며 그들은 그 것들을 만끽하고 그 시간들을 바탕으로 잘 살아가길 바란다˝는 이런 말씀이 와닿더군요. 물론 미래피아에서 일하던 직원들에게 한 말이었지만 와닿았어요. 베트남 사이공을 배경으로 한 첫 장편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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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레이 수나
김희원 지음 / 문예출판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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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에서 친구맺은 문예출판사에서 나온 김희원작가님의 2번째 소설집인 이 작품은 모심기나 김매기할때 부르는 도움소리로서 경북 예천의 방언인 합친다는 뜻의 아부레이와 흩어진다는 뜻의 수나를 합친 것이라고 하네요. 총 8편이 실렸는데 지금 현재의 상황을 잘 포착하시는 것 같아요. 표제작 (아부레이 수나)와 (출구)는 청년실업에 허덕이는 청년들이 나오는데 견디지 못해 머나먼 곳으로 떠났고 그 곳에서 사라졌던 삼촌의 흔적을 찾게 되거나(아부레이 수나) 숨가쁘게 살아왔던 부모와 달리 어영부영 살아가다 커퍼 교육받으러 갔다가 출구에서 깨닫게 되는 청년(출구)들이 마치 지금의 저와 같아 쓸쓸했어요.
정이 없고 삭막한 신도시의 아파트에서 미각을 잃은체 살아가는 분례여사(분꽃), 손자 손녀들이 학원차를 타기 위해 밥을 빨리먹고 학교 끝나면 학원 여러개를 다니고 분례여사가 사는 신도시의 아파트 놀이터엔 사람도 없어 삭막한 우리의 삶을 그리고 있으며 도청이 옮길 자리에 옛 집이 사라지게 되어 옛 집에 내려가 그리운 어머니와 흰 개 구기를 만나게 되고 마지막이 될 옛 집을 바라보는 아들(아름다운 집)과 자부동이라 불렀던 방석을 곱게 수 놓던 순아 언니를 그리워하는 선자(자부동), 발레하던 수아를 더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고생하던 엄마가 허무하게 죽고 거식증까지 생겨 힘들어하다 더 높은 곳에서 날아오르는 딸을 지켜보는 엄마를 보고 그리워하는 수아(말 걸기)등 그리워하는 인물들이 많이 나옵니다. 나머지 두 편의 소설은 조금 색 달랐는데
프랑스에 있던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가져갔던 쿠랑과 플랑시의 이야기를 다룬 (Vanish, 그 쓸쓸함)과 거인 김동인선생님을 기린 (옥화를 찾아서)까지 정말이지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과 현재에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도 기기울이시는 작가님의 작품하나하나가 소중하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해설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읽고 느낀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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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긴 아버지
한승원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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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 봄꿈]이후로 만난 한승원작가님의 장편입니다.
남로당원이었던 김동수의 아들 김오현이 식물성 아나키스트가 되고 싶었던 시인 칠남에게 이제는 수몰된 고향마을 근처의 모텔방에서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요.
고등학교 2학년때 2살 연상의 한영애에게 장가를 가는 김오현이 아이를 낳고 군대를 가고 군대에서 제대하고 아버지 김동수가 죽고 신동소리를 듣던 장남 일남이 사법고시 2차에서 계속 떨어지고 급기야 자신의 길을 가겠다하여 아버지 김오현이 찾아갔더니 교사를 하고 있었으며 참새만한 여자와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일남이 그린 그림에다 칼로 X자 긋고 상황이 어려워지자 김장사를 하겠다며 돈을 빌리고 차를 타다 사고나 운전수가 죽어 그대로 날려 야반도주하다시피하여 서울의 반지하에서 생활하고 한영애는 식당 일, 김오현은 유리 창 닦다가 여름엔 삐에로, 겨울엔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다가 아파트 경비를 하다 물류창고 관리직까지 하게 됩니다. 둘째 이남이는 태권도 사범하다 아내와 결혼하여 도장을 차렸고 원양어선을 타던 삼남이는 애인과 함께 중고차시장에서 베테랑소리를 듣고 사남이는 공무원, 오남이는 호텔주방에서 일하고 육남이는 원양어선을 타고 팔남이는 영어공부를 열심히하여 국비로 유학가고 딸들도 결혼하여 각자 제 갈 길을 갑니다. 일남이도 큐레이터인 참새같은 여자와 결혼하여 한 아이의 아버지이자 윤리교사로 삶을 이어가던 중 아버지가 X자로 그어놓은 그림을 마저 완성한 작품이 세계에서 인정 받게 되고 물에 잠긴 마을을 보며 칠남이 김오현에게 일남이 판.검사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아버지 김오현이 자신의 잘못을 깨달으며
끝이납니다. 김오현과 한영애사이에 11남매가 나오는데 김동수의 말도 있었지만 다산성이 강한 한영애가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아요. 장남이고 가족의 기대를 듬뿍 받은 일남이 연이어 2차에서 떨어지자 방황하고 기대마저 저버려 판검사를 바라던 김오현이 오랫동안 증오하였기에 다른 남매보다 분량도 많았어요.
나중에 칠남이 2차에서 떨어진 이유가 연좌제라 할아버지 김동수의 행적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김오현이 후회의 눈물을 흘릴때 저도 마음이 놓이더군요. 이제 당당하게 일남이 아버지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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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도시의 연인
한지수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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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에 [빠레, 살라맛 뽀]를 출간하셨던 한지수작가님의 신작이 나왔어요. 전작에선 기억이 나지 않은데 필리핀을 배경으로 하였다면 이 작품은 고대 로마시대의 폼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베수비우스화산이 분화하여 용암과 가스가 폼페이를 뒤덮을 순간에도 사람을 죽이고 도둑질하고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정말 죽음도 갈라놓질 못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스테파누스의 아내 플로시아를 사랑했던 에우마키아의 노예 그라티아의 아들 베루스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인데 플로시아의 노래에 반하여 오줌을 나르는 일을 하다 검투사로 나서 싸우다 이겼지만 많이 다쳐 죽게 되는데 플로시아가 베루스의 마음을 받아 사랑을 하고 남편 스테파누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기도하여 베수비우스화산이 분화하여 사랑하던 그들을 삼킬때까지도 함께였다는 것이 제 마음을 아프게했어요.
사실 첫 장편이었던 [헤밍웨이 사랑법]도 되게 마음아프게 읽었는데 이 작품도 마음이 아프게 하네요.
솔직히 주인공들의 이름이 길고 어려워서 생각나기 어려웠지만 좋았어요. (이 작품은 바코드를 보니 세트인것 같은데 다른 작품도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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