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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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만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어딘지 모를 섬뜩함이 느껴지는 것 같은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디스토피아를 이렇게 초현실적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으로 다가오네요. 흔치 않은 소재들이라서 책을 읽으면서 더 무섭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며 복잡한 마음들이 뒤섞였던 것 같습니다. 

 

총 8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각 단편의 제목부터도 관심을 끕니다. 이름 먹는 괴물처럼 제목만 들어도 섬뜩한데 책을 읽고 있으면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낍니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들인데 이렇게 책 속에 글로 만나서 그런지 한층 더 공포스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영화의 무서운 장면들처럼 머리를 스쳐지나갑니다.

 

기시감이라는 단어는 굉장히 생소한데 ‘미래를 기억하는 남자’에 보면 이 단어가 반복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데 아내에게서 자신의 내연녀와 같은 모습을 발견하는 장면들에서도 섬뜩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전반적으로 저자가 글에서 공포감을 느끼게 만드는 묘사를 잘 하는 것 같아 제가 더 무섭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유토피아를 꿈꾸는 것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여서 이제는 오히려 디스토피아에 대한 이야기가 더 자연스레 와닿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책의 내용들이 너무나도 현실에서 볼 법한 이야기에 절대 있을 것 같지 않은 이야기를 절묘하게 잘 섞어 놓아서 영화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화면 공포증은 액정에서 공포를 느낀다는 것인데 저도 책을 보며 곰곰이 살펴보니 액정 없이는 살기 힘든 삶 속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는 무섭더라고요.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을 비롯해서 텔레비전, 노트북 화면, 태블릿 등 엄청나게 많은 액정을 접하고 살고 있기에 두려웠습니다. 고소 공포증을 느끼듯 화면 공포증을 느낀다면 그것은 상상 이상으로 두려운 일일 거란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아무튼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정말 공포는 어떤 것일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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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멧 : 계절이 지나간 자리 - 2021 볼로냐 라가치 미들그레이드 코믹 부문 대상작 스토리잉크 2
이사벨라 치엘리 지음, 노에미 마르실리 그림, 이세진 옮김, 배정애 손글씨 / 웅진주니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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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없는 그림책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 너무나도 좋아하는데 이 책은 글자가 없는 책은 아니지만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페이지들이 많다보니 글자 없는 그림책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한 페이지에 여러 컷이 있다보니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게 되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내용일지 계속 궁금증을 가지면서 글자 없는 앞부분 그림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몰입감 있었습니다. 

 

캠핑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아이들의 눈으로 잘 표현해낸 것 같습니다. 책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 우리 아이를 데리고 캠핑장에 가면 그 낯선 곳에서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 친구가 되어 함께 어울려 뛰어놀고 심지어는 밥도 같이 먹고 함께 놀다가 누군가 하나가 먼저 캠핑장을 떠나는 순간 자연스레 이별을 맞이하는 일을 반복하더라고요. 그러다 다시 또 다른 캠핑장에서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우리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잠시 추억에 잠겼었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편견이 없는 모습으로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무슨 조건을 따지고 겉모습을 따지는 것이 아닌 그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 같아요. 

 

제가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던 것은 여자 아이의 가발이 벗겨졌을 때랍니다. 사실 저는 너무나도 놀라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걱정했지만 오히려 저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가발 없는 자신의 모습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면서 무언가를 극복해 낸 것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후에 가발을 가져갔던 친구가 다시 돌려주려 하지만 필요없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자신감 있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아이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책은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한 시각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읽을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한 때의 추억으로 장식될 일이면서도 처음 보는 이에 대한 서로의 호기심과 관심 등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저마다의 외로움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마주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같아서 아이랑 함께 보면서 좋았습니다. 또한 이 그림책은 연령과 상관 없이 청소년들이 봐도 좋을 것 같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며 이야기 나눠도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자연이 그림 하나 가득 펼쳐지다 보니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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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지구 이야기 - 어린이를 위한 지구의 모든 것 나의 첫 번째 과학 이야기
스테파니 만카 쉬틀러 지음, 박은진 옮김 / 미래주니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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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지구과학이라는 과목은 저에게 쉬운 과목이 아니였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내가 살고 있는 지구에 대해 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롭고 신비한 일들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서 다소 아쉬운 마음이 크답니다. 요즘에는 그림책에도 지구에 대한 내용을 담은 것들이 많아서 아이들이 어릴 때 읽어주고 보여주기에 너무 좋은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정말 우리 아이에게 첫 번째로 보여주고 싶은 지구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내가 살고 있는 행성인 지구에 대한 설명들이 너무나도 친절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보는 책이지만 어른인 제가 봐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특히 부모님들이 같이 보면서 어린 아이들에게는 설명을 하면서 읽어줘도 될 듯해요. 지구 과학 시간에 접했던 지구의 내부 모습부터 설명이 잘 되어 있다보니 기본적인 내용들이 척척 연결되어 머릿속에 남더라고요. 내가 어릴 때도 이런 책들이 많아서 다양한 분야의 그림책들을 보고 자랐다면 훨씬 더 관심도 많이 갖고 내용도 잘 알았겠구나 하는 뒤늦은 아쉬움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어릴 때는 이런 책들이 없었기에 그나마 스스로를 위로해보면서 아무튼 아이에게 책을 보여줬답니다.

 

어린 조카가 마침 놀러와서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많이 어린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 책을 통해 지구의 신비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겠구나를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우리는 지구의 보이는 겉모습에 치중하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지구의 지각이 물로 덮여 있다는 것, 그리고 우리는 땅에 살지만 바다 밑바닥에서도 산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등 아이 입장에서는 놀라움의 연속인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도 잘 모를 때는 산은 땅에서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거든요. 

 

저는 오대양 육대주라고 배웠었는데 요즘에는 오대양 칠대주라고 하네요. 남극이 추가되었다는 것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오히려 학교에서 과학 수업이나 지구 과학 수업을 통해 우리 지구와 관련된 부분들을 계속 배우는데 성인이 되고 보니 내가 관심이 없으면 더 모르게 되는 분야가 바로 과학이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어떤 곳인지를 알려주는 것부터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을 통해 시작해보면 너무 좋을 것 같아 쉽게 쓰여졌으면서도 알찬 이 책을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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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보이는 런던의 뮤지엄
윤상인 지음 / 트래블코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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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아직 가본 적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런던은 꼭 들려보고 싶고요. 그런데 런던의 뮤지엄 이야기라는 당연히 흥미가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답니다.

 

저도 우리나라의 미술관이나 전시회 등을 종종 시간을 내어 찾아다니는 편인데 그 때마다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아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무료로 가볍게 둘러보고 나올 만한 작은 전시가 이루어지는 갤러리들은 더러 있지만 큰 전시들은 비교적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일이 많죠. 물론 그만큼 볼거리들이 있을 때도 있지만 아무튼 비용을 따로 지불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보고 싶은 전시를 찾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런던의 뮤지엄들은 무료인 것도 모자라 1년의 대부분 문을 열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무척 부럽기도 하면서 영국인들의 삶에 뮤지엄이라는 것이 굉장히 친근하고 대중적인 것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저의 경우는 아무때나 언제든 쓱 둘러볼 수 있는 곳이 뮤지엄이란 생각은 별로 들지 않거든요. 런던에서 살게 된다면 그 곳의 뮤지엄들을 공원 산책하듯 자주 이용할 수 있을거란 희망이 생기네요. 

 

제가 책을 읽으면서 소개된 다양한 뮤지엄들 중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복제품을 모아 놓은 뮤지엄이었답니다. 몇년 전 우리나라에 유명한 작가의 오리지널 작품이 몇 점 전시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엄청나게 서고 그 작품들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저 역시도 원래의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설레었고요. 그런데 복제품을 전시하는 뮤지엄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책의 앞부분에 저자가 영국은 남들과는 다른 자신들이 무언가를 개척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이 이런 뮤지엄에서도 느껴지더라고요. 다양한 런던의 뮤지엄들을 이 책 한권으로 만나볼 수 있어서 실제로 관심이 있는 분들이 런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 책입니다. 


생생한 사진 자료들이 많아서 여행 책자를 보는 것처럼 무척이나 설레었고 예술 작품들을 사진으로나마 접할 수 있어서 나름 저에게는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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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우대경 지음 / 델피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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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교 폭력 문제를 비롯해서 청소년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어서 그런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현실 같아서 가슴이 먹먹해짐을 자꾸 느꼈습니다. 촉법소년 문제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더 논의되어야 할 정도로 그들의 범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여지거든요. 

 

넷플릭스를 통해 촉법소년들의 범죄를 다룬 드라마를 본 적도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 역시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더라고요. 비록 상상이긴 하지만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는 설정을 통해 이와 같은 끔직한 일이 발생한다면 그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것들을 하게 될까 여러가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더라고요.

 

촉범소년이 범죄를 저지르는 내용은 현실에서나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것으로 스토리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는 설정을 통해서 그 일들이 벌어지지 않아도 되는 일 더 정확히 말하자면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임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영상물로 제작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책을 읽는 내내 많이 들었습니다.

 

소년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좀 더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이러한 문제들이 내 주변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가정하고 그렇다고 해도 소년법 개정에 반대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도록 만들더라고요. 

 

사실 저는 소년법 개정에 대해 어떤 입장이다를 명확히 정해 놓지는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소년법 개정에 찬성한다, 반대한다 이렇게 명확히 정하지 못한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나이에 상관없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어릴 때부터 교육을 해야함은 물론이고 이러한 문제가 타인의 삶 전체를 송두리째 앗아가고 유가족에게 어떤 슬픔을 남기게 되는지 이 책을 통해서라도 많은 분들이 읽고 특히 청소년들도 읽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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