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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의 유령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베라 브로스골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그래픽노블에 관심이 많아져서 그래픽노블로 된 책을 찾아보고 있답니다. 이 책 역시도 그냥 일반 만화가 아닌 그래픽노블로 그려져 있어서 보는 재미를 더해 준답니다. 사실 아냐가 이민자이기도 하고 그다지 학교에서 잘 적응하는 것 같지도 않고 미국 학교에서 아이들 눈에 인정 받는 아이는 더욱 더 아니다보니 이민자의 아픔이나 차별 등이 주 내용이 될 것 같았는데 책을 읽어보니 제가 생각한 방향과는 전혀 다른 전개에 놀랐습니다.
담배를 피워대고 수업에 흥미도 없고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 없어보이는 아냐는 어느 날 우물에 빠지면서 유령을 만나게 됩니다. 아냐를 너무나도 닮은 이 유령은 아냐를 도와 아냐가 좋아하는 이성 친구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로 옷을 입을 수 있게 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아냐를 도와줍니다. 차츰 뭔가 일이 잘 풀려가고 유령과 아냐가 단짝 친구가 되어가는가 싶었는데 이야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더라고요.
더군다나 이 에밀리라는 이 유령이 세계 대전 당시 가족들이 모두 죽었고 자신 역시 살해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아냐는 에밀리의 죽음을 밝혀주고자 했죠. 하지만 도서관에서 에밀리에 관련된 신문 기사를 검색해서 사실을 알게 된 아냐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답니다.
아냐가 관심을 보였던 숀이라는 남자 친구, 그리고 그 숀의 여자 친구 엘리자베스. 부러워만 보였던 엘리자베스도 알고 보면 숀과 보여지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숀이라는 남자가 썩 괜찮은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아냐는 그에게 실망하게 되죠. 자신이 좋아했던 것이 사실은 별 것도 아니었다는 기분을 느낀 걸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성장기를 보낸 사람들이 왜 공감할 수 밖에 없는지를 잘 알겠더라고요. 누구나 학창 시절 다른 사람들에 대한 또는 나 스스로에 대한 열등감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죠. 그런데 이런 열등감도 알고 보면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고, 나 자신을 좀 더 들여다 볼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같네요. 결국 아냐는 자신에게서 에밀리를 떼어 놓아 다시 우물로 유령이 들어가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 열등감에서 비로소 벗어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내용으로 흡입력 있게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는 책인 것 같아 정말 몰입하며 잘 읽었습니다.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