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밥 먹을래?

나랑 같이 밥 먹을래? - 밥상에 차려진 어린이 인문학
김주현 지음, 홍선주 그림 / 만만한책방 / 2019년 1월

우리에게 밥은 어떤 의미일까를 문득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는 사람들을 만나 인사할 때도 밥 먹었냐고 물어볼 때가 많다. 그리고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을 식구라고 한다. 밥은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먹는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우리 조상들의 생활 모습을 통해서 보니 더욱 더 그런 의미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에는 밥상과 관련된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다. 아홉 사람의 밥상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를 정약용이 들려주는 것 같아서 더욱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 같다.

정약용은 긴 세월동안 유배 생활을 했기 때문에 아들과 만날 수 없는 날이 많았는데 이 때 아들과 주로 편지를 써서 대화를 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검소하라는 이야기처럼 아들에게 알려줘야 할 가르침들을 편지로 썼었는데 이 책에서 텃밭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재로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는 내용을 새삼 새롭게 알게 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유배지에서 긴 시간 동안 꿈꾸던 텃밭을 만들어 자신이 직접 채소들을 가꾸어서 먹을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 밥의 의미를 더 잘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그의 형과 아들의 이야기도 모두 밥상을 둘러싸고 그 의미를 전한다.

밥은 나눔이라는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 김만덕. 제주의 상인으로서 굶주린 제주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곡물을 내어주고 그들이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백성들이 도둑 고양이가 되지 않도록 먹고 살수 있는 어느 정도의 기본은 주어져야 한다는 이익의 이야기. 이것이 항산, 항심이라는 맹자의 가르침과 통하는 부분들이 있어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들은 백성들의 삶에 이렇게 신경을 많이 쓰고 살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내가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밥은 백성이고 하늘이라는 가르침을 주는 정조 임금의 이야기였다. 임금님의 수라상하면 온갖 산해진미가 나오는 밥상이 떠오르지만 정조의 밥상은 검소했던 것 같다. 왕이 남긴 음식을 신하가 먹었기 때문에 가급적 물을 말은 경우는 신하들을 생각해서 자신이 다 먹으려 했던 점, 그리고 고생하는 신하들을 위해서 본인은 검소한 밥상을 원하면서도 그들을 위해서는 아끼지 않았던 점 등이 역시 정조다라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였다.

밥상을 통해 우리는 단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밥을 나눔으로써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우정이나 사랑을 그 속에서 느끼게도 되는 것 같다. 또한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나의 배고픔만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 타인들의 배고픔에도 외면하지 않았음을 잊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야나두 영어회화

야나두 영어회화 - 느낌동사만 알면 야, 너두 할 수 있어! ㅣ 야나두 영어회화
원예나 지음 / 라곰 / 2019년 1월

야나두 영어회화는 텔레비전에서 광고하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책으로는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답니다. 광고를 보면 정말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궁금했는데 이번에 책을 보다보니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느낌동사만 잘 알아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고 해서 어떤 동사들이 나와 있나 궁금했는데 책을 보니 실제로 우리가 많이 쓰는 표현들이고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차이를 알겠어서 표현에 도움이 되는 동사들이 쓰여 있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학창 시절에는 문법을 달달 암기하며 공부했는데 이제는 문법이 아닌 어법에 주목해야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듣게 됩니다. 영어식 어순에 익숙해져야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쉽게 툭툭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책에서는 교과서에서 배웠던 식의 영어 회화가 아닌 실제로 쓰이는 영어 회화를 강조합니다. 제가 생각해봐도 그냥 미국인들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왜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외우면서 써먹지도 못할 것들에 시간을 낭비했나 싶습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정말 외국인이라도 길거리에서 만나면 가벼운 회화라도 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표현들을 배웠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영어를 잘하는 내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느낌동사를 잘 살리면 원어민 같은 느낌을 낼 수 있겠다는데 공감이 갑니다. 왜냐하면 원어민들이 자주 쓰는 표현과 우리가 공부할 때 썼던 표현들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원어민들이 쓰는 느낌동사를 잘 활용하면 외국인과 회화할 때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 책은 영어 초급자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한 때 미드로 영어회화 공부하기 등의 책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물론 반복해서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기도 하겠지만 너무 빨라서 듣는 것을 처음부터 포기하게 될 때도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 책은 원어민이 실제로 말하는 패턴을 연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답니다.

패턴을 익히고 규칙을 잘 기억해두어 이 과정을 반복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느낌동사를 잘 익히면 내가 영어로 하고 싶은 말을 가장 근접하게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느낌동사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기본 영어 어법도 익히고, 원어민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말도 익혀 연습하고 '느낌동사 트레이닝 북'으로 느낌 동사 활용을 반복할 수 있어서 재미도 있고 도움이 많이 되었답니다.

호기심이 쿵쾅대는 한국사 아파트 4.조선시대

호기심이 쿵쾅대는 한국사 아파트 4 - 조선 시대 ㅣ 호기심이 쿵쾅대는 한국사 아파트 4
윤희진 지음, 신혜진 그림, 김태훈 감수 / 다락원 / 2019년 2월

요즘 아이들은 아무래도 아파트에 많이 살거나 아파트를 흔히 볼 수 있어서 그런지 한국사 아파트라고 하니 위아래로 누가 사는지에 대해 관심을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아파트라는 소재 만으로도 아이들의 흥미를 쉽게 끌 수 있는 것 같아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보기에도 괜찮은 한국사 책인 것 같습니다.

601호에는 누가 살고 있을지 들여다 보니 조선시대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네요. 시대를 아파트 층수에 비유해 놓아서 비교적 편안하고 재미있게 책을 접하도록 하는 것 같은 장점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소리로 기억하는 첫 한국사라고 해서 어떤 소리가 601호에서 들렸는지 그리고 그 소리가 무언인지를 생각해보는 즐거움이 있어 색다른 점도 있었고요.

처음에는 소리로 기억하는 한국사라고 해서 소리와 관련된 것들만 다루고 있는 줄 알았는데 시대별로 다뤄져 있어 좋았습니다. 그 속에서 신문고와 관련하여 북을 치는 소리 등 소리와 관련된 부분들이 자연스레 들어 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조선시대 왕들을 어느 정도 가볍게 만나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우리 아이가 매번 '태정태세문단세~'하면서 그 다음 누가 왕인지에 대해 생각했던 부분들을 가볍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모든 왕을 다 다룬 것은 아니기 때문에 뒷부분에서는 다음에 어떤 왕이 나오는지 살펴보기 어려워 조금 아이가 아쉬워했답니다. 하지만 처음 한국사를 접하는 아이들은 대략적으로 왕들의 흐름과 큰 사건에 대해 알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될 듯 합니다.

왕의 순서를 대략적으로 접하면서 그 속에 백성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부분들이라든지 아니면 중국과의 관계라든지 다른 정보들도 함께 습득할 수 있다는 점도 돋보였습니다. 당시 신분에 관련된 이야기나 백성들의 일상 생활 이야기 등도 아이가 조선시대가 어떤 시대였다는 것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601호 이외에도 다른 층에 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있던데 우리나라를 고조선부터 오늘날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들인 것 같아서 다른 층 사람들의 이야기도 기대되네요. 얼른 다른 층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만나보고 싶다는 우리 아이를 보니 쉽게 한국사를 접하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할 책인 듯 싶어요.  

꿈을 꾸는 어린이 드론 대백과

꿈을 꾸는 어린이 드론 대백과
탈것발전소 기획, 유병용 총괄 편성, 변순철 감수 / 주니어골든벨 / 2019년 5월

최근들어 드론이 많이 등장하면서 우리 아이도 드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심지어는 드론을 갖고 싶다는 말도 자주 합니다. 사실 드론이 어떤건지 정확히 알 기회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론을 무작정 갖고 싶어했던 우리 아이에게 드론 대백과는 드론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답니다.

사실 저 역시도 드론이 무엇이고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정도만 대략 알고 있었지 드론의 역사부터 올바른 배터리 사용법과 같은 세세한 내용들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아이랑 책을 같이 보면서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답니다.

드론이 오늘날과 같이 물건을 운반하거나 하늘에서 지상을 찍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많이 봤지만 그 시작이 전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가 처음 알았다고 하네요. 전쟁 중에 개발이 되었기 때문에 무인항공으로 자신들과 같은 편의 사람들의 생명을 지킬 수도 있지만 반면에 그 반대 입장에서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책을 통해 했던 모양이에요. 장단점을 통해 드론의 좋은 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부작용이나 우려할 만한 점들도 아이 입장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대백과라는 말에 걸맞게 드론에 대해 상세히 다루고 있어서 기존에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 수 있었던 점이 매우 좋았고요. 목차도 1장 드론 둘러보기, 2장 드론 날려보기, 3장 드론 정복하기로 구분이 되어 있어 알고 싶은 내용들이 한 눈에 들어와 좋더라고요.

사람이 드론에 탈 수 있게 될지 궁금한데 우리 아이가 앞으로 더 기술이 발달하면 당연히 가능할 것이라는 답을 내놓았어요. 책을 읽어보니 정말 터무니 없는 상상은 아닐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이것이 잘 활용되어 구급차 드론처럼 환자를 도와주는데 쓰이게 된다면 정말 인간을 위한 발전이 아닌가 싶어 기대하게 되더라고요.

드론은 무조건 사용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제한 되어 있는 지역에서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바람직한 사용법을 알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아이랑 나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드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거나 궁금한 것들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면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절찬리 육아중

절찬리 육아중 - 아들 때문에 울고 웃는 엄마들을 위한 육아그림 에세이
장은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육아가 힘들고 지칠 때 지인들을 만나 나보다 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저런 사람도 있는데' 하면서 어찌보면 나만 힘들지 않다는 것에 위안을 받게 되는 것 같다. 특히 그런 것들 중의 하나가 아들만 셋인 사람의 경우인 것 같다. 힘들다며 앓는 소리를 하다가도 아들 셋을 둔 지인을 만나면 그런 말이 쏙 들어간다. 왠지 알게 모르게 내가 힘들다는 말을 하면 안 될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딸 셋도 아니고 더군다나 아들 셋이니 체력적으로도 얼마나 힘들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주변에서도 나보다 더 힘들거라고 알아서 인정해 주는 아들 셋 맘이다. 편한 형식의 에세이로 되어 있다보니 술술 읽히고 그림도 귀여워서 더욱 더 눈길이 간다. 이미 파워블로거로 알려진 저자인 것 같은데 그녀의 육아 라이프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맞아 맞아'를 연발하게 하는 것 같다. 그만큼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닌 아이를 키우고 있는 대한민국 엄마들의 이야기인 것 같아 공감이 많이 갔다.

아들을 키우는 엄마들이라면 더 공감이 갈지도 모르겠지만 딸을 둔 엄마라고 해도 상관 없다. 그녀의 일상이 다 우리들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혼자서 화장실에서 온전히 시간을 보내려해도 아이들 때문에 문도 제대로 닫지 못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아이들이 밥을 먹고 난 자리는 왜 이리 더러운지 식탁 밑을 닦으며 속으로는 제발 흘리고 먹지 말라는 말을 혼자 중얼거리는 나를 발견하곤 하는데 저자 역시 그렇다.

아이 하나만 있어도 언제 요놈을 다 키워놓고 나의 삶을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하나 좀 키워놓았다 싶으면 또 다시 처음부터 육아 시작, 그리고 둘이 잘 놀고 어느 정도 큰 것 같은데 다시 임신이라면 기쁨보다는 걱정이나 두려움도 앞설 수 있을 것 같다. 육아가 쉽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육아는 힘들다. 가끔 눈물이 날 수도 있다. 그럴 때 이 책을 읽으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통해 위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짠한 스토리에 울고 웃으며 잠시나마 육아의 힘듦에서 벗어나 주어진 나의 일상에 감사하며 또 다시 힘을 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에세이인 것 같다. 육아에 힘들어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소개해주면 그들도 조금은 울고 웃으며 힘을 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