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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야 - 2019년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다이앤 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4월
평점 :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상태에서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단연 세계 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단연 좋은 작품이겠거니 하며 전혀 긴장감 없이 책을 들었죠. 그런데 책을 처음 읽다보니 무슨 사건이 벌어질 것만 같은 분위기에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수영 클럽 회원 중 한 아이가 갱들의 총격전에 희생된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 사건이 이 가족에게 어떤 의미일까 궁금했습니다.
빨래를 개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교통사고를 당하는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일상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던 이들 가족의 모습이 다소 당황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에서도 평온하고 평범했던 하루 하루의 일상이 이렇게 뒤바뀌어 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니까요.
이 교통사고를 통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했는데 제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더라고요. 매우 신선했다고나 할까요. 이 사고를 통해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의 삶과 마주하게 됩니다. 사실 과거의 삶은 아주 좋았던 기억이 많지 않다면 덮어두고 싶고 그냥 기억하려 애쓰고 쉽지 않고 묻어두려 할텐데 주인공은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죠.
사고로 인해 현재 육체적으로 고통을 겪게 되었다고 한다면 과거에는 정신적인 고통 역시도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상처로 가득한 그녀의 과거. 특히 가족으로 받은 상처였던 것이죠.
사실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이 이야기가 그냥 단순한 소설이라고 하기 보다는 실제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놀랐습니다. 자신의 아픈 과거를 글을 통해 꺼내어 놓고 마주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또한 한편으로는 우리 모두 다 아픈 부분, 아픈 과거가 조금씩은 누구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그것을 마주할 용기가 없을 뿐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당당하게 자신의 고통을 마주하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더라고요.
저 역시도 이 책을 통해 그냥 단순한 소설이 아닌 우리 삶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리고 이미 누구나 겪어 왔던 일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고,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