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얀 드로스트 지음, 유동익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11월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철학이라고 하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거나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서 철학이야말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생각하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 되네요. 이 책의 표지에 쓰여있는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라는 글귀가 눈에 쏙 들어옵니다. 나 역시도 매사에 스스로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자주 다짐하고 있기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또 하나 이 책에 끌리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내가 좋아하는 알랭 드 보통에 의해 설립된 인생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친다는 저자의 프로필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이름만으로도 찾아 읽게 되는 알랭 드 보통의 저서들. 그런 그가 세운 인생학교는 어떤 모습일지도 무척 궁금하지만 그런 학교에서 철학 수업을 한다는 저자가 이 책에서는 더 끌리네요.

학창 시절 배웠던 내용들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이여서 다시 한 번 만나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재미로 이 책을 천천히 읽었던 것 같아요. 물론 학교에서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좋았답니다. 책은 크게 에피쿠로스, 스토아 학파,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사르트르, 푸코와 함께하는 철학 이야기들을 담고 있답니다.

이 중에서도 내가 제일 흥미롭게 읽고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였답니다. <아테네 학당>이라는 유명한 그림에 대한 설명은 다시 봐도 흥미로워요. 다른 미술 서적에서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함께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을 설명하면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이랍니다. 플라톤은 그의 세계관을 보여주듯이 하늘 위를 가리키고 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을 나타내듯이 앞 쪽으로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책에서는 신발에 주목합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별 생각없이 발을 보고 넘겼었는데 플라톤은 신발을 신고 있지 않고 아리스토텔레스만 샌들을 신고 있는 것도 화가의 의도였을까요. 그들의 사상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고 생각하니 흥미롭고 신기하네요.

서양 철학을 다 살펴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전반적으로 살펴봤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나치게 어려운 사상에만 치우치지 않고 우리 인생과 관련된 설명들도 많이 있어 분량은 꽤 되지만 읽기에 어려움은 크게 없답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좀 더 사색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해 준 책이랍니다.

하는 법

하는 법 - 최고의 전문가들이 찾아낸 분야별 최고의 방법들
김승현 지음 / 렛츠북 / 2019년 10월

우리가 인생을 살다보면 방법을 찾는 일은 매우 많다. 심지어 저녁 메뉴를 고민하고 나면 그 메뉴를 어떻게 만드는지 레시피를 찾아 인터넷을 뒤적이게 되는데 그런 것 역시도 그 음식을 어떻게 하면 맛있고 쉽게 만들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해메이는 것이다. 물론 음식 뿐만아니라 살면서 우리는 방법을 찾아 해메인다.

심지어 어른인 우리 뿐만아니라 아이들 역시도 성장하면서 그 속에서 방법을 찾아해메인다. 요즘 공기놀이에 푹 빠진 우리 아이도 어떻게 하면 공기놀이를 잘 할 수 있는지 나에게 방법을 물어온다. 어찌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방법을 찾아해메이고 그 방법을 익히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하는 법'이라는 제목처럼 우리가 살면서 궁금해하는 것들, 또는 실제로 많이 찾아본 방법들을 빅데이터를 통해 해결해 낸 난제들을 선정하여 그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방법서이다. 본격적인 방법에 앞서 간단히 소개하고 있는 내용들부터 매우 흥미롭다. 천장 높이가 높으면 좋다는 이야기는 나도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 그래서 천장이 낮은 방보다는 높은 것이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고 하여 아이들 방 천장을 집을 지을 때 높이 짓는 경우도 많이 본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천장 높이가 높아졌더니 노벨상 수상자가 다섯 명이나 나왔다는 이야기를 한다. 내가 들어왔던 그 말이 실제로 타당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다.

물론 이런 것들 이외에 우리가 맞다고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정말 맞을까란 의구심도 갖게 하는 부분들도 나온다. 양치는 식사 후 3분에 하라고 그동안 살면서 평생을 들어왔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이를 썩게 한다고 한다. 이를 상하게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식후 10분 후 양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아무튼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양치를 비롯한 모든 것들이 그 방법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책은 크게 IQ올리는 법과 행복해지는 법, 노화방지하는 법, 키크는 법, 습관 만드는 법, 잠 잘자는 법, 충치 안 생기게 하는 법, 50억 버는 법 등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어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돈 버는 법은 물론이고 물건 싸게 사는 법, 보험 싸게 가입하는 법 등 생활의 지혜라 할 수 있는 부분들부터 우리 아이가 어떻게 하면 키를 좀 더 크게 하고 그리고 IQ를 높이고 할 수 있는지 등의 방법들을 읽는 것은 자녀를 키우는데 있어서도 도움이 많이 되는 알아두면 유용한 방법들이다. 재미도 있으면서 유용하기까지 하니 최고의 전문가들이 찾아냈다는 이 방법들을 책을 통해 만나보길 바란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그럴싸한 요리책

세상에서 가장 쉽고 그럴싸한 요리책 - 파워블로거 벨루가가 알려주는 간단하고 맛있는 레시피
최해정 지음 / 미호 / 2019년 10월

요리 관련 서적에 평소 관심이 많은데 나에게 요리책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는 것 같다. 고급스러운 특별한 요리들을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책과 평상시 늘 먹을 수 있는 일상의 밥상을 쉽게 차릴 수 있는 요리책으로 말이다. 이 책은 제목부터 쉽고 그럴싸한 요리를 만드는데 목적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쉽게 만들면서 거기다가 그럴싸해 보인다면 정말 금상첨화다. 워킹맘으로서 매일 밥상을 차리는 일이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하면 좀 더 간편하게 밥상을 차릴 수 있는 요리들을 만들 수 있을지 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을 담아 놓아서 정말 혼자 자취를 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요리를 전혀 모른다는 소위 요알못, 살림 초보나 바쁜 직장인 누구나 활용하기 좋은 것 같다.

이 책이 다른 요리책들과 차별화되면서도 나에게 유익했던 점은 바로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일상의 반찬과도 같은 요리들과 시판 제품들을 활용해서 만드는 요리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편의점도 요즘 괜찮은 음식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이를 잘 활용해서 요리로 재탄생시킨다면 그것만큼 편리한 것도 없을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이런 시판 제품들을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들도 소개하고 있다.

나에게는 시판 제품들을 활용할 수 있는 요리들이 간편하고 좋았다. 종종 만두국이나 떡국을 끓이려고 사두는 시판 사골곰탕으로 이 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요리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순대를 사다가 부추랑 함께 넣어 끓여주면 부추 순대국밥 완성이다. 또 평소 즐겨 구입하는 제품 중 닭볶음탕을 만들기 위한 닭볶음탕 양념이 있다. 늘 닭볶음탕 양념으로는 닭볶음탕만 만들어 먹었었는데 이 책을 보니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당면과 콩나물을 넣고 볶아주니 콩나물 당면볶음이 완성된단다. 간단해서 이런 요리들은 직접 따라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정말 요리가 어렵거나 요리 초보들, 그리고 간단하게나마 요리를 해서 식사를 하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 책을 적극 활용해서 시판 제품들 위주로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뿐만아니라 그럴싸한 안주 요리들은 물론이고 베이킹 요리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간단하면서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요리들을 가능해게 해줘 주방에 놓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

청소년을 위한 고전혁명 - 나와 우리, 세상을 바꾸는 고전 읽기의 힘
이지성.황광우 지음 / 생각학교 / 2019년 10월

처음엔 저자가 누구인지 몰랐는데 <꿈꾸는 다락방>의 저자인 이지성 작가가 함께 쓴 책이였네요. 청소년들을 위한 책 답게 사춘기 아이들에게 보여주기에 정말 좋은 것 같더라고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사실 자신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긴 하지만 이런 고민들도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자신이 세상의 중심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삶의 중심을 '나'로 재편하라는 말이 와닿네요.

고전 읽기는 언제부터인가 열풍인 것 같은데 아이들로 하여금 고전을 읽게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고전을 읽으면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를 몸소 느끼게 되는데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 같습니다. 고전을 통해 세상을 깊이 살펴보는 것은 아이들 뿐만아니라 어른인 저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랍니다.

특히 자아혁명에 관련된 부분은 제가 읽으면서도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기에도 좋고 나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기에 아이들로 하여금 꼭 읽고 생각해봐야 할 부분들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고전이 왜 시대를 뛰어넘어서 계속 읽히고 그리고 왜 지금도 읽어야만 하는지를 아이들로 하여금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읽었네요.

요즘 아이들은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합니다. 공부에 지쳐 있어서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는 것도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내가 바라는 세상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자신이 공부를 통해 이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도 알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청소년들로 하여금 고전을 읽으라고 강요하는 책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고전들을 통해 사색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어떤 좋은 작품들을 통해 그 속에서 나의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그런지 다 읽고나니 뭔가 얻은 듯 든든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우리 아이에게는 2장인 '자아혁명' 부분을 제일 권하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4장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읽었던 고전들을 짧게 나마 접하면서 다시 한번 고전의 묘미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좋았답니다.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

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ㅣ 책고래 클래식 10
김경숙 지음, 김태란 그림 / 책고래 / 2019년 10월

옛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정겨운 맛도 있고 그 속에서 교훈도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 아이에게 보여주기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간만에 이 책을 우리 아이에게 목소리까지 흉내내며 읽어줬더니 아이가 너무나도 좋아하더라고요.

게으름 귀신이 붙었나 할 정도로 게으른 아들과 이런 아들을 바꿔보려고 애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어머니는 이런 습성을 바꿔놓으려 하지만 아들은 한 수 위인 듯 합니다. 어머니와 아들의 실랑이가 우리 아이 눈에는 우스우면서도 재미있나봅니다.

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누룽지만 먹으면서 뒹굴거리니 어머니는 방에서 안나오나 보자하며 아궁이 불을 지핀답니다. 하지만 아들은 뜨거워서 나오기는 커녕 이불을 점점 더 높이 쌓고 그 위에 올라가서 여전히 뒹굴거리죠. 나무 그늘에 누워 뒹굴거리니 어머니는 이 모습이 보기 싫어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를 베어버립니다. 그런데 아들은 일어나기는 커녕 다른 나무 그늘을 향해 뒹굴뒹굴 돌아다니죠. 이런 모습들이 아들이 얼마나 게으른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면서도 아이 눈에는 우스웠나봐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가 오죽하면 저럴까 싶더라고요. 나무 그늘 밑에 있는 아들 때문에 나무를 베어내다니요.

우연히 만난 처녀에게 신세 한탄을 하며 아들 이야기를 늘어놓자 이 처녀가 팥죽을 먹여보라고 권합니다. 자고로 팥이 귀신을 물리친다면서 말이죠. 집에 와서 이 팥죽 맛을 아들에게 보여준 어머니는 시간이 흘러 아들의 게으름 병을 고치지 못한채 돌아가시고 말죠. 팥죽 맛을 잊지 못한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팥죽을 만들어주면 논을 준다고 약속을 하고 동네방네 팥죽을 들고 사람들이 줄을 선답니다. 하지만 아무리 먹어봐도 그 때 어머니가 가져다주신 그 팥죽 맛을 찾을 수가 없죠. 그러다 마지막으로 온 처녀의 팥죽을 먹으니 그 때 어머니가 가져다주신 그 맛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처녀는 팥죽을 만들어주며 그에게 온갖 일을 시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어느 덧 아들은 점점 자신도 모르게 일을 하게 되고 황금색으로 물든 가을 논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일궈놓은 것들을 통해 일의 보람과 성취감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답니다. 이후에는 물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해피엔딩이지요.

아무리 어머니가 게으름을 고쳐보려해도 소용없었던 아들을 보면서 자신이 무언가를 이뤄낸 기쁨을 느끼게 되니까 스스로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목적 없이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자신이 뭔가를 비로소 느끼고 원하게 되면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답니다. 좋은 교훈을 주는 우리의 옛이야기 정말 아이와 함께 잘 읽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