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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는 세계사 - 12개 나라 여권이 포착한 결정적 순간들
이청훈 지음 / 웨일북 / 2019년 1월
평점 :
해외여행을 갈 때면 설레이는 마음에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바로 여권이다. 그런데 여권을 평상시 유심히 보지도 않고 크게 관심이 있지도 않았던지라 각 나라마다 그 나라가 걸어온 시간들을 여권에 압축해 놓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정말 여권을 보면서도 무심했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선 우리나라 여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중요한 내용들을 여권에 담고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거북선과 훈민정음, 수원화성, 창덕궁 등 많은 이야기들이 여권에 담겨져 있었다. 여권의 사증 면에는 숭례문과 다보탑이 반복하여 배경 그림을 이루고 있었다. 그동안 희미한 이 그림들을 그다지 유심히 살펴보려고 하지 않았던 탓인지 정말 무심하게도 모르고 있었다.
다른 나라의 여권도 저마다 그나라의 역사나 그 나라를 상징하는 중요한 인물이나 사물 등을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른 나라들도 그렇지만 특히 영국의 이야기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전통을 중요시하면서도 동시에 개혁을 중요시하는 나라가 영국이라는 것, 그리고 영국의 그러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것들을 여권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영국은 사실 여권이 바뀐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지만 유럽연합에서 탈퇴했기 때문에 다시 여권이 바뀔 것이란다. 자기 나라만의 정통성을 찾아가고 그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우리나라나 북한, 일본에서는 여권이라고 하지만 중화권에서는 지키고 비춰준다는 의미로 호조라고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나라마다 여권의 의미를 조금은 다른 듯 하면서도 공통으로 생각하는 부분들은 비슷했다.
여권의 표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다른 나라들의 여권 색을 접하면서 우리도 조금 더 참신하게 바꿔도 좋을 것이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여권도 바뀐다고 하니 어떻게 바뀔지 벌써부터 관심도 갖게 되고 기대된다. 아울러 각 나라의 여권을 통해 자연스레 세계사도 접하게 되고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 인물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여서 무척 신선하고 독특하면서도 유익한 책이라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