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기

전쟁을 `주권자에게 더없이 명예롭고 즐거운 일(la plus digne et la plus agréable occupation des souverains)`이라 생각했던 루이 14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콜베르가 의도적으로 지나치게 군사적 상상력을 부각시킨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콜베르는 17 세기 후반 서유럽의 정치가들과 상인들이 대체로 인정하고 있었던 바, 즉 무역은 전쟁의 한 형태임을 좀더 날카롭게 전달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클라우제비츠[1780~1831]의 말을 바꿔 쓰자면, 전쟁은 다른 수단들이 혼합된 상업의 연장이었다. 이러한 시각은 18 세기 초 네덜란드를 제치고 유럽의 선도적인 상업 세력으로 떠올랐던 영국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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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0-10 0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본이 무기를 대신하는 전쟁이라고 생각하니 바로 이해되네요..^^.

오거서 2016-10-10 23:28   좋아요 1 | URL
ebs 다큐를 보고, 동인도회사를 설립한 네덜란드는 독립을 위한 군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무역에 집중하여 부국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 무역은 유럽 대륙 바깥에 식민지를 넓혀서 생산 기지로 삼고 돈이 되는 물자를 수입하여 타국에 팔아 큰돈을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큰돈벌이를 위해서 당시 선단을 공격해 선적물품을 가로채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영국 해군이 해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cyrus 2016-10-10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주권자라 쓰고, `권력자`로 읽었습니다.

오거서 2016-10-10 21:47   좋아요 0 | URL
cyrus 님의 댓글을 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프랑스 혁명 전이군요. 루이 14세는 ˝짐은 곧 국가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질 정도로 절대군주의 상징이니까 권력자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오후에 둘째가 지원한 대학 면접이 예정되어 있다. 둘째와 동행하여 춘천으로 가고 있다. 도로 사정을 모르는데다 교통사고를 대비해서 안전하게 기차표를 예약해 두었다. 겸사겸사 가족 나들이 하자며 길을 나섰다.
둘째한테는 첫 입시이고 첫 면접이다.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도 자신이 첫 번째라고. 옆에서 콩닥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쓰는 둘째의 모습에 간절함이 진하게 배였다.
처음 하는 일은 누구한테나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다. 그래서 처음 겪는 일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욕심이 생길수록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부담감은 오롯이 혼자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다. 선배의 면접 후기와 모의면접 등으로 낯설은 면접에 나름 적응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될런지 모르겠다. 준비 과정의 부산함으로 부담감을 더는 정도라도 된다면 다행이지 않을까 싶다. 혼자 보내기 안쓰러워서 면접장까지 동행하지만 격려 말고는 마땅히 해줄 만한 것이 없다. 마음은 앞서지만 말이다.
기차를 기다리면서 긴장감은 부풀어지고 있을 테지만, 둘째의 첫 면접이 무사히 끝나기를 열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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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9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9 15: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커피소년 2016-10-09 17: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처음 하는 일은 누구한테나 부담감이 크게 작용한다.”

“ 그렇지만 부담감은 오롯이 혼자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

이것은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똑같은 것 같더군요.

오거서님도 그렇지 않던가요?

처음 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긴장감..

항상 시험이나.. 면접.. 긴장하는 것이 가장 문제더군요,..

아무쪼록 긴장하지 않고 잘 해아할텐데요..

마음속으로 응원해봅니다..

오거서 2016-10-09 18:3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들째가 순서가 뒤쪽이라서 한참 기다려야 했지만 면접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시작 때와 달리 한산해진 도심이 달리 보이고, 귀갓길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이제는 진인사대천명입니다. ^^

2016-10-09 17: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9 1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https://youtu.be/WDN7BnuJ4kE

말러 교향곡 제 2 번 C 단조 "부활"

I. Allegro maestoso. Mit durchaus ernstem und feierlichem Ausdruck(완전히 성실하고 장중하게) 21:39
II. Andante moderato. Sehr gemächlich. Nie eilen(아주 즐겁게, 절대로 서두르지 말고) 10:37
III. In ruhig fließender Bewegung(침착하게 흐르는 움직임으로). Scherzo. 10:46
IV. Urlicht (최초의 광명). Sehr feierlich, aber schlicht (극히 장엄하게, 하지만 간결하게). 4:10
알토 독창
V. Im Tempo Des Scherzos (스케르쪼 템포로) - Molto ritenuto. Maestoso - Finale. 32:28
소프라노, 알토, 합창

• 연주자

소프라노, 에미리아 쿤다리 (Emiria Cundari)
콘트랄토, 모린 포레스터 (Maureen Forrester)
웨스트민스터 합창단 (Westminster Choir)
뉴욕 필하모닉 관현악단 (New York Philharmonic Orchestra)
지휘, 브루노 발터 (Bruno Walter)

•연주시간: 약 1 시간 19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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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6-10-0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곡의 느낌은 옛날 고전영화에서 긴박한 상황에서 나오는 음악 같습니다..ㅎㅎㅎㅎ

평소 영화, 드라마 ost와 뉴에이지 음악을 즐겨 듣다보니 그런 쪽으로 연관시키게 되더군요..ㅎㅎ

아고.. 끝까지 들으니 느낌이 다양하군요.. 여려 파트로 이루어진 곡이라 그런지..

평온함.. 긴박함.. 평온함.. 긴박함..

클래식 음악을 공부하는 중입니다..ㅎㅎ
 

올해 봄에 강원도로 이사간 친구가 어제 전화를 했었다. 오랜 만에 통화가 되어 서로 안부를 묻는 대화를 나눴다. 반가운 친구여, 산처럼 건강하여라!

친구는 여름에 새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서 경력직이지만 새로 일자리를 구했다. 나이가 어리지만 직장 선임인 동료의 텃새가 심해서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연세가 드신 분들이 위로해줘서 버틸 수 있다고. 그분들과 대화에는 일상 속 깨달음이 있다면서 ˝하루는 길지만 이십 년은 금방이더라˝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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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0-07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학 생활, 군 생활하면서 느낀 점이 자신보다 나이 어린 후배나 동료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

오거서 2016-10-07 20:08   좋아요 1 | URL
사람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세상에 온기가 사라지지 않고 세상살이 힘들고 고단하지만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그라지지 않는 불씨 같이 말입니다. ^^

yureka01 2016-10-07 21: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거는 시간이 혼재되더군요.10년전이나 20년전이나 가끔 가물가물..네 금방이죠..지나간 시간은 다 환상같은...^^..

오거서 2016-10-08 08:43   좋아요 2 | URL
세상살이가 고단하지만 현실에 안주하면서 지나온 시간을 추억으로 박제하게 됩니다. 10 년 전이나 20 년 전이나 박제되어 점점 먼지를 뒤집어쓰면 그게 분간하기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는 현실과 구분되는 꿈처럼 희미해지고요. 그게 환상일 수도 있겠네요. ^^

커피소년 2016-10-09 17:30   좋아요 1 | URL
예.. 과거 시간의 혼재... 10년 전 기억은 그나마 좀 떠올려지지만... 20년 전 기억은.. 대부분 가물가물하죠.. 그것이 좋은 추억이었던.. 나쁜 추억이었던.. 모두다 환상처럼..

오거서 2016-10-09 18:53   좋아요 1 | URL
저는 10 년 전 기억도 흐릿하네요.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얼마나 많은 일들을 겪게 되는지 아시잖아요. 좋고 나쁨보다는 기억이 생생한지 압축되었는지 차이가 아닐까요. 그렇지만 망각하면서 아련함이 녹처럼 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환상이 되기도 하구요. ^^

2016-10-08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8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커피소년 2016-10-08 1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는 길지만 이십 년은 금방이더라˝

매우 공감 됩니다..

하루는 지금이 순간이기 때문에 긴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 십년이라는 세월을 돌이켜보면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사진 몇 장으로 간추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십 년이 금방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ㅎㅎ

오거서 2016-10-08 19:18   좋아요 1 | URL
저도 친구의 말에 느낌으로 크게 공감하였는데 설명하기는 참 어렵더군요. 김영성 님이 이해하기 쉽게 제대로 설명해주시니 쏙쏙 들어옵니다. 동영상과 사진의 비유는 기가 막힙니다. ^^

커피소년 2016-10-09 17:2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ㅎㅎㅎ

저도 오거서님의 글이 아니었더라면 생각해내지 못 할 말이었습니다..ㅎㅎ

항상 시작이중요한 것이겠지요..ㅎㅎㅎ

전 거기서 단지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을 뿐입니다..ㅎㅎ

samadhi(眞我) 2016-10-09 03: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말이네요. 비리비리 비실비실한 제게는 딱 와닿습니다. 산처럼 건강하면 천하무적이겠네요.

오거서 2016-10-09 08:31   좋아요 0 | URL
네, 그렇죠… samadhi님도 산처럼 건강하세요!
 
 전출처 : 비연 > 가슴이 터질 듯 ...

질투의 화신, 이번 주는 기-승-전-키스였다. 병원에 동행하고자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맞아 이미 촉촉해진 머리결이 된 표나리(공효진)가 남자탈의실에 들어서 나쁜 남자임을 각인시키는 마지막 장면. 화신(조정석)이 키스할 것 같은데 참는 듯 하면서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말을 두 번 내뱉는데… 극 중 분위기는 이미 클라이맥스.
화신의 대사는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중에서 최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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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08 1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앤의다락방 2016-10-0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보았다가 푹 빠진 드라마랍니다.
키스하기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읽어 본지 꽤 시간이 지나 내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재미있게 읽은 기억은 나요.
제목도 정말 멋지지 않나요?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드라마도 책도 반가워서 댓글남깁니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