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처음 듣고자 할 때는 막막하다. 누가 추천이나 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눈 씻고 봐도 주위에 클래식 듣는 사람이

없다. 뭐부터 시작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요즘은 CD사는 것도 아깝게 생각되는 경우가 많아 돈도 없는데 사기가 꺼려진다.

 결국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네X버 지식in이 있다. '클래식 추천'만 쳐도 관련된 글이

부지기수이니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유명한 것부터 들어보기 시작한다.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을 들었다.

 

 '음~ 정말 좋다... 모차르트의 다른 추천 곡을 들어봐야지..'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너무 낭만적이다~ 잔잔하고 아름다운게 딱 내 스타일이야~ 영화 엘비라 마디간에

나왔었다구? 그래서 유명했구나~^^'

 '터키 행진곡, 클라리넷 협주곡,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우왕.. 모차르트는 정말 천재야...ㅜㅜ'

 

 

 이쯤되면 인터넷으로 더 감상하는 사람도 있고, 클래식에 관심이 생겨 앨범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후자였다. 처음부터 모차르트의 레퀴엠같은 단독앨범을 접하기는 벽이 높기 때문에 컴필레이션을 구매했다.

 10장짜리 컴필레이션 앨범만 한 몇 달을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클래식을 계속 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다른 앨범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에 관심이 생겨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으로 검색해보았다.

 앨범이 너무 많이 나온다. 자그마치 수백 장이다. 표지들도 화려하고 가격도 대부분 비싸다. 뭘 골라야할지 알 수가 없다.

 

 '아니, 뭐가 이리 많아? 라흐마니노프 2번만 듣고 싶은데.. XXX..'

 

 --;; 리뷰 등을 참고하긴 하지만 결국 자금의 압박을 견디지 못 한다. 표지도 밋밋하고 가격이 저렴한 앨범을 고른다.

 앨범이 집에 도착했다. 부리나케 포장지를 뜯고 감상해본다.

 

 '음.. 내가 듣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컴필레이션) 매력있다.. 좋다좋아~^^'

 

 이제 클래식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게 되었다(?). 다양한 이들의 앨범을 검색해보고 수입의 꽤 많은 액수를 CD구매에

투자하기 시작한다.

 

 

 

 ......

 개인적인 경험을 참고하긴 했지만 클래식을 접하게 되는 계기가 별반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나뉘는

것이 작곡가의 다양한 곡을 들어보느냐, 아니면 지휘자나 연주자, 가수별로 다양한 해석들을 모으냐 일거다.

 실상 클래식 말고는 레이블을 따지는 음악 장르가 없다. 어느 레이블에서 출시했느냐가 애호가들 선택기준의 큰 몫을

한다. 나는 아직도 이런 성향은 잘 이해할 수가 없지만, 이런 기호를 가진 분들은 상당수 있다.

 DG(도이치 그라모폰, Deutsche Grammophon)나 Hyperion(하이페리온), EMI, Decca, Sony Classical, Philips 등

음반사만 보고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음반을 고른다.

 물론 해당 레이블에서 출시한 음반들이 이름난 연주자들의 '명연', '수연'으로 거론되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다. 그리고 레퍼토리도 한정적이라서(요즘은 조금 덜한 편이다), 맨날 같은 곡의 녹음이 재탕, 삼탕 등

이라 나같은 부류는 별로 손을 뻗고 싶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진짜 마음에 드는 앨범이라도 나오지 않는 한 말이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 아닐까싶다. 책도 그렇긴 하지만 CD들도 요즘은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조금 나간다 싶은 거

몇 장만 구매할라치면 10만원은 훌쩍이니 부담이 심할 수밖에..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낙소스, 브릴리언트 클래식에서 앨범을 주로 모아왔는데, 레퍼토리 위주다보니 역시나

낙소스를 많이 구하게 되었다. 요즘은 평가가 많이 격상되긴 했지만, 몇 년전까지만 해도 '있는 분들'은 아예 무시하던

레이블이다. 표지도 초라하고, 이름난 연주자라곤 없으며, 가격도 싸니 '없는 사람들이나 구매하는 마이너 레이블'이란

이미지가 클래식 청취층에서 아예 고착화되어버렸던 거다.

 나는 항상 이런 점이 불만이었다. 어디 레코드 가게를 가도 낙소스는 독립적으로 CD가 모아져 있었으며, 그 주위는

고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저기 가서 낙소스 음반을 고르면 뭔가 없어 보여'같은 기류가 흘렀다.

 나야 뭐 눈치보지 않고 막 골랐지만, 여하튼 그런 점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은 잘 안 가게 됐다. 가격이 더 비싸기도 하고.

 

 어디까지나 음반의 본질은 '연주'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표지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 결론은 내용이 아닐까.

 낙소스에서 출시한 음반들 중에도 풀프라이스 가격으로 파는 타 음반보다 비등한 연주, 혹은 그것을 뛰어넘는 연주도

수두룩하다(물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기대이하의 내용으로 실망을 준 것도 있었다).

 수준높은 연주,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레퍼토리를 제공한다는 것은 나같은 입장에서야 너무나 좋고 고마운 일이다.

 낙소스를 통해서 새로이 알게 된 작곡가, 연주자, 보물같은 곡도 매우 많다.

 요즘은 연주자들도 의식이 바뀌었는지 티보데, 핸슬립, 알소프, 페트렌코 등 유명인사들도 다양한 녹음을 낙소스에서

발매하고 있다. 아바도나 불레즈같은 지휘자는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라도 절대 이런 음반사와 손을 잡는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음.. 클래식이 많이 대중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있는 자들의 체면'같은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클래식 듣는다고 고상 떨 필요도 없고, (예를 들어) 번스타인이나 푸르트벵글러, 카잘스, 호로비츠같은 대가들의 연주만

취급하는 매니아들도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클래식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는 부분도 많다.

 

 좀 엉뚱한 방향으로 나간 것 같긴하다. -.-; 아무튼 매 월마다 다양한 음반들을 출시하며, 놀라운 음악, 연주, 가격까지 좋은

낙소스는 정말 고마운 존재다! 그리고 낙소스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음악들도 들을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앞으로도 낙소스의 평가가 격상되었으면 좋겠다. 몇 개의 음반들을 추천하며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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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xos Kor 2015-01-19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낙소스 한국 지사입니다. 낙소스의 음반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
 

 

John Field - Nocturnes, No. 6, 10, 7, 1, 12, 3, 8

 

 

 쇼팽에 밀려서 자칫 간과되기 쉬운 인물이지만 필드(John Field, 1782~1837)도 음악사를 얘기할 때 빼놓으면 섭하다.

 녹턴(Nocturne, 야상곡이라는 말도 빈번하게 사용된다)이란 피아노 소품 양식을 창안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일정한 형식은 없지만, 부드럽고 잔잔하며 감상적인 피아노 작품들을 일컫는다.

 필드의 녹턴이 없었다면 쇼팽의 녹턴도 없었을 것이고, 유명한 쇼팽의 녹턴 Op.9 No. 2도 탄생하지 않았을 거다.

 쇼팽 이후로 녹턴 양식은 상당히 인기가 있었으며, 굳이 피아노 만이 아니라 다양한 형식의 작품에도 녹턴이란 말을

붙였다. 낭만주의 부흥과 관련하여 '낭만 = 예술'이라는 의식이 모두에게 성립하던 19C에 이런 양식이 탄생했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굳이 녹턴이란 말이 아니라도 다른 용어로 불려져서 만들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살롱풍의 피아노 음악과 더불어 많은 작품들이 양산되었지만, 생산이 과하면 소비도 과하듯이 많은 작품들이 잊혀져 버렸다.

 

 오늘날에도 녹턴이란 명칭이 붙은 작품은 상당하다.

 굳이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뉴에이지에서 유키 구라모토, 앙드레 가뇽, 다니엘 페르난데스(Daniel Fernandez) 등의

음악가들에게서 유명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들어보면 '오.. 친숙한 음악이네.. 아름다워~'할 수 있는 곡들.

 갈수록 음악의 경계가 흐려져서 칼로 무 자르듯이 구분할 수 없는 장르나 형식이 속출하고 있지만 녹턴은 근 200년 동안

온전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감상하는데도 크게 부담이 없고, 낭만적인 분위기에 취하고 싶을 때 이런 음악도 없을 듯 싶다.

 필드의 녹턴도 오랜만에 들으니 매우 좋다.. 감상적이 되어버린 밤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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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니트케 (Alfred Schnittke, 1934~1998) - Concerto Grosso No. 1  V : Rondo. Agitato (1977)

 

 

 근대 소련, 혹은 러시아의 작곡가라면 레닌과 스탈린의 압제하에 있던 공산주의의 그늘에서 모두가 벗어날 수 없었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보다는 체제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일부는 라흐마니노프처럼 망명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쥐 죽은 듯이 보내든지, 아니면 공산주의의 우월성을 표현하는 음악들을 작곡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이런 시대니만큼 그들의 음악을 현재 관점에서 볼 때 어떻게 평가해야하는지는 항상 시비가 엇갈린다.

 쇼스타코비치는 20C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이지만, 대표적으로 그의 교향곡들은 찬반양론이 아직도 존재한다.

 그라모폰(영국의 클래식 잡지)의 필진인 마이클 태너는 '쇼스타코비치는 과대 평가되었다. 삶과 작품, 명성은 의심할 여지

없이 신격화 되었으며 공허한 제스처와 자기반복, 느린 악장에서의 유사 허세를 부리는 능력에 우리는 집착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쎄.. 이런 관점도 있겠다 싶겠지만, 나는 음악 그 자체로서 듣는 경우가 많지, 굳이 그 작곡가의 일면이나 시대상황

을 고려해가며 감상을 하지는 않는다. 외려 작곡가의 일생을 자세히 들여다 봤을 때는 음악을 듣기 싫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나는 아직 바그너의 음악들은 익숙하지 않고, 그의 인생을 알게 되고부터는 음악을 듣기가 더 싫어졌다).

 작곡가는 작품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허나 인간이기 때문에 해당 인물의 일생이나 시대상황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나는 항상 궁금한 것이, 프랑스 사람들은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을 감상할까?'

라는 거다. 감상할 수야 있겠지만, 러시아 군이 나폴레옹을 물리쳤던 내용을 담고 있는 음악을 곧이곧대로 즐기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물론 몇 백년이 지나면 이런 음악들의 시대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그리 큰 이유를 갖지는 않을 것이다. 바로크 시대의

귀족의 취향을 맞추던 BGM들을 우리는 충분히 즐기고 있고,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를 들으면서 '이 음악은 단순히

야유회에서 귀족들의 여흥을 돋구기 위한 음악들이야. 질이 너무 낮아'라고 생각할 사람도 없다.

 평가란 것은 시대에 따라 항상 달라지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그들을 어떻게 평가한다고해서 반드시 '옳고 그름'으로

나누어질 수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니.. 슈니트케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왜이리 산으로 왔담.. 다시 돌아가보도록 하겠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 러시아도 근대/현대 작곡가 중 대표적으로 꼽을 만한 작곡가들이 있다. 특히 그 수가 꽤 되는 편인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한 인물들은 프로코피예프, 하차투리안, 쇼스타코비치이다.

 추가하자면 스비리도프, 스트라빈스키, 구바이둘리나, 우스트볼스카야, 슈니트케, 체레프닌(父子 모두), 바인베르크,

카발레프스키, 미야스코프스키 등이다.

 슈니트케는 이미 '대작곡가'가 되어버린 인물이다. 뇌줄중으로 인해 심신이 허약해지지만 않았다면 지금까지 생존해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슈니트케도 젊은 시절에는 시대를 원망하며, 자신의 예술을 그리기보다는 영화 음악을 작곡하며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다. 그가 맡은 영화 음악만해도 60편이 넘을 정도다.

 1970년대부터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다수 작곡했는데, 명작이자 대표작으로 알려진 것이 상기의 '콘체르토 그로소 1번'

이다. 콘체르토 그로소(Concerto Grosso)는 '합주협주곡'과 같은 말인데, 바로크 시대에만 성행했지 그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소멸된 장르다. 즉, 이 양식을 청취하는 대중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슈니트케도 6곡의 콘체르토 그로소를 남겼고, 다른 작곡가

들도 일정 수 이상의 작품들을 남기고 있지만 큰 의미를 찾기는 힘들다. 앞으로도 이 장르가 성행할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거다.

 여튼 바로크에 대한 오마주 격으로 작곡된 이 작품은 합주협주곡의 대표격인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정도로 명작으로 손꼽힌다.

 폴리스타일리즘(Polystylism)이라는, 인용과 차용이란 그만의 개성적 양식의 음악풍이 가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그의 음악을 열렬히 지지했던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Gidon Kremer, b.1947) 덕에 빛을 봤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런 독특하면서도 합주협주곡의 새 지평을 연 작품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가 떠오른다. 보리스 차이코프스키(1925~1996)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었을 때처럼 강렬한 충격에

빠졌는데, 얼이 빠진 상태로 계속 반복청취를 했었다. 지금이야 조금 덜하지만.. 들을 때마다 새로운 기분에 젖게 만든다.

 

 

 음반은 역시 기돈 크레머가 연주한 DG의 1986년 녹음을 추천한다.

 기돈 크레머만큼 20C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잘 소화하는 인물도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음반이며, 그만큼 명반으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한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많은 음악들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그 시작으로

 적절한 것이 이 음반이 아닐까 싶다.

 

 글을 쓰다보니 음악이 또 땡긴다. 오늘의 감상은 이 음반으로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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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은 현악 4중주로 시작하여 현악 4중주로 끝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조금 과장일지도 모르지만 허언은

아니다. 소나타나 교향곡 등과 더불어 가장 빛나는 음악형식 중 하나인 현악 4중주는 친밀감과 난해함, 조화와 균형, 끊임

없는 대화가 이루어지는 복합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첼리비다케(Celibidache, 1912~1996)는 '교향곡은 확대된 현악 4중주

이며, 현악 4중주는 교향곡의 축소판'이라고 누차 강조했다고 한다. 다분히 자신의 파트만 연주한다는 것이 아니다.

 타연주자와의 깊은 교감과 상호유대, 친구와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작품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비로소

최상의 조화가 이루어진 아름다운 울림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실내악들은 바로크 시대의 트리오 소나타 등이 그 시초라 볼 수 있고, 점점 발전하여 세레나데, 카사치오네,

디베르티멘토같은 형식을 낳기도 하였다. 허나 하이든이 발전시킨 현악 4중주와 더불어 귀족들의 오락적인 성격을 갖는

음악형식들이 축소되고,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음악을 즐기기 위한' 소규모 그룹활동을 하다보니 이 분야에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다. 하이든, 보케리니, 모차르트, 베토벤, 멘델스존, 슈만, 차이코프스키, 브람스, 보로딘, 쇼스타코비치 등이

실내악에 많은 공헌을 하였고 지금도 주로 이들의 작품이 연주되고 있다(20C는 쇼스타코비치의 실내악을 제외하면 다른

작곡가의 작품이 연주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호프슈테터 (Hoffstetter, 1742~1815)

 - String Quartet in F major, Op. 3, No. 5  II : Andante Cantabile 

(오랫동안 하이든의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지금은 호프슈테터의 작품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핸드폰 통화연결음

으로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실내악은 몇 대의 악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분류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괄해보면 다음과 같다.

 

Solo - 솔로 - 독주

 - 독주는 실내악에 포함되지 않지만 피아노 소나타나 '독주 xx(악기) xx(음악 형식)'라고 칭하지 않는 한 (ex. 무반주 바이

   올린 소나타) 대부분이 피아노의 반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중주로 분류하기도 한다. 애매한 경우이다.

 

Duo / Duet - 듀오 / 듀엣 - 2중주

 - 두 개의 악기로 듀엣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간혹 특이한 경우로 첼로/기타 같은 2중주도 있다.

 

Trio - 트리오 - 3중주

 - 우리나라에서는 '트리오'와 '3중주'란 말의 혼용사용 빈도가 높다. '피아노 트리오'만이 피아노/바이올린/첼로

   로 정형화 되어 있고 '클라리넷 트리오'같이 다른 악기를 사용하면 악기 명칭들을 적는 것이 관습이다.

   현악 3중주는 바이올린/비올라/첼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있다.

 

Quartet - 콰르텟 - 4중주

 - 바이올린/바이올린/비올라/첼로가 현악 4중주의 정석이다. 가끔 2대의 비올라나 첼로를 사용하기도 한다.

   피아노 4중주같은 경우도 있는데, 보통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이다. 이것 역시 다른 악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악기 명칭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

 

Quintet - 퀸텟 - 5중주

 - 현악 5중주, 목관 5중주, 금관 5중주, 피아노 5중주 등이 대표적이다. 보케리니가 다량의 5중주 작품을 남겼다.

  

Sextet - 섹스텟 - 6중주

 - 6중주부터는 작품 수도 현저히 적어진다. 전부 현악기나 관악기를 사용하면 '현악 6중주', '관악 6중주' 등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정해진 편성이 없어 악기 명시를 다 해야한다.

 

Septet - 셉텟 - 7중주

 - 피아노, 플루트, 호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다양한 악기가 동원되는 형식이다.

   정해진 편성은 없다. 같은 악기를 2대 이상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Octet - 옥텟 - 8중주

 - 7중주보다 악기가 하나 더 더해졌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슈베르트나 멘델스존의 작품이 유명하다.

  

Nonet - 노넷 - 9중주

 - 9중주는 작품수가 현저하게 적다. 슈포어, 온슬로, 파랑, 마르티누 등의 작곡가에게서 만날 수 있다.

   악기 편성은 역시 정해진 것이 없으며, 오보에, 바순, 클라리넷, 더블베이스 등 타악기를 제외하면 오케스트라에 동원

   되는 거의 모든 악기를 만날 수 있다.

 

Tentet - 텐텟 - 10중주

 - Decet(데셋)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용어자체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악기의 대수가 커졌기 때문에 실내악보다

   는 앙상블(Ensemble), 실내 관현악(Chamber Orchestra)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10개 이상의 악기를 사용하면 대부분은 앙상블이라 한다.

  

 

 

 6중주부터는 작품수가 현저하게 적기 때문에 명작으로 거론되는 것들이 별로 없다.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현악 6중주)'

정도일까.. 그리고 악기가 몇대몇대라고 해서 무조건 '몇몇 중주'라고 하지도 않는다. 그런다면 베를린 필하모닉의

12첼리스트는 '12중주', 한국의 이화첼리는 '25중주'라고 해야 할 판이다. 그냥 '첼로 앙상블'이 보편적인 말일 테다.

 

 개인적으로는 실내악처럼 쉽고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다. 소규모의 구성으로 다양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멋진 형식이지만

계속 들어볼수록 역시나 벽에 부딪히게 된다. 베토벤의 후기 현악 4중주 곡들이나 쇼스타코비치의 것들은 아직도 내게

넘사벽(?)의 수준이다. 본 윌리엄스나 쇤베르크, 힌데미트 등의 작품들은 말할 것도 없고..(?)

 온전히 감상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세월이 필요하겠지만 '들었다'는 것 외에 뭔가를 더 발견할 수 있을는지..

 알듯 모를듯, 쉬운 듯 어려운 게 실내악인 것 같다.

 

 

 몇 가지 곡을 링크해 본다.

 

 Giuliani (1781~1829) - Serenade, Op. 127 (Duet for Flute and Guitar)  II. Minuetto

 http://www.youtube.com/watch?v=HiV5MjZIANk&feature=youtu.be

 

 Danzi (1763~1826) - Wind Quintet in B flat major, Op. 56, No. 1  II. Andante con moto

 http://www.youtube.com/watch?v=M_2Q1QuSxjo

 

 Farrenc (1804~1875) - Nonet in E flat major, Op. 38

 for Flute, Oboe, Clarinet, Horn, Bassoon, Violin, Viola, Cello, Double Bass

 http://www.youtube.com/watch?v=v4p1q0mN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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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틀러 (Hugo Distler, 1908~1942)

 

 

 Distler, H: Die Weihnachtsgeschichte, Op. 10


 Regina Werner (Elizabeth), Volker Arndt (Angel), Heidi Rieb (Mary),

 Hans-Joachim Rotzsch (narrator), Gothart Stier (Simeon),

 Hermann Christian Polster (Herod)
 Thomanerchor Leipzig, Hans-Joachim Rotzsch

 

 

 

 요절한 독일의 천재 작곡가 후고 디스틀러의 대표작인 '크리스마스 이야기(Die Weihnachtsgeschichte)'가 브릴리언트

레이블에서 출시되었다(출시된지는 한 달 정도 됐다;;). 일반적으로 요절한 인물들과는 다르게 디스틀러는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여 더욱더 안타깝다. 군에 종사하던 친구의 죽음과 하루가 다르게 터지는 타국의 공중폭격 등으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긴 했지만, 나치에 의해 그의 음악이 퇴폐적으로 낙인 찍혀 반강요적 자살쪽으로 보는 견해가 타당하다.

 

 디스틀러가 세상에 머물다 간 시간은 고작 34년이지만, 그가 이룬 업적은 20C 독일 음악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있다.

 바로크 양식에 입각한 작품들과 교회음악의 성격을 갖는 수난곡과 합창곡들이 그것이다. 당대의 번지던 쇤베르크를 위시한

신빈악파의 12음기법을 지양하고, 선율미를 추구하며 순수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그만의 독창적 작곡법은 동시대의 다른

인물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당대에 반나치라는 꼬리표가 붙긴 했지만..

 

 

 

 연주는 일찍이 나왔던 베를린 클래식스(Berlin Classics) 1979년 녹음의 재판으로, 라이프치히 성토마스 합창단과

얼마전에 사망한 로쉬(Hans-Joachim Rotzsch, 1929~2013)가 지휘한 명연이라 더욱더 반갑다.

 연주시간이 한 장의 음반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짧은 것이 흠이지만(40분이 채 안 된다), 다가오는 성탄절과 관련하여(?)

디스틀러의 아름다운 합창곡을 감상해보는 것도 특별한 운치가 있을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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