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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전환의 심리학 수업 - 꽉 막힌 삶을 바꾸는 3가지 법칙
황시투안 지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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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세리머니는 흥겨운 자리를 빌려 쓸쓸한 마음을 감추는 것에 불과하다. 즐거움을 느낀다고 해도 그저 감각적인 자극을 통해 얻는 짧은 즐거움이어서 공허함만 남을 뿐이다.” 심리학 멘토 황시루안의 말이다. 저자는 미국 심리학자 본의 이론을 소개한다. 인간의 내면을 다섯으로 나눈 것이다. 1. 사랑이 가득한 부모. 2. 비판적인 부모. 3. 어른. 4. 말 잘 듣는 아이. 5. 자유로운 아이 등이다.

 

내재되어 있는 자유로운 아이를 풀어주고 느끼고 변화하고 성장시켜야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시스템 또는 습관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꿀 것을 주문한다. 중요한 것은 순환의 뒤에 있는 신념과 가설이다. 중요한 것은 안정감 때문에 더 아름다운 삶을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선의(善意)가 깃든 아름다운 축복이 사람을 감옥에 가두는 주문으로 바뀔 수도 있다. 목표 없는 배 한 척에게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아니다. 하지만 목표가 정해지면 바람이 어느 쪽에서 불어도 돛의 각도만 잘 조절하면 사방에서 부는 바람이 순풍이다. 저자의 책을 읽으며 느끼는 것은 심리학을 통해 사람의 행동 아래에 숨은 동기를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결혼생활의 성공과 행복은 반드시 자신으로부터 시작되기에 더 나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자신이 더 나아지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욕구를 채워주는 것을 사랑으로 착각하지 말라.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 안에 사랑이 충만하도록 하는 것이 행복한 가정의 시작점이다. 저자는 모든 행동 뒤에는 반드시 긍정적인 동기가 있다고 말한다. 행동은 잘못된 것일 수 있지만 동기에는 항상 긍정적인 측면이 있기 마련이라고 말한다.

 

인류에게 타자에 대한 공격은 자책감 대신 취하는 무기다. 자신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면 관계에 균형이 맞추어진다는 것이다. 도움 받는 사람도 언젠가는 남을 도와야 한다. 바람직한 균형을 위해서다. 우리는 선한 것만으로는 안 된다. 지혜로워지기도 해야 한다. 먼 옛날 인류는 숲속에서 살 때 사나운 짐승의 습격을 피하려고 자신을 위장했다. 인류는 언어를 발전시키면서 몸짓 위장 대신 언어 위장(거짓말)을 택했다. 문제는 이런 생존 본능을 남용한다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평화로운 시대에 시시각각 자신을 위장하는 것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거짓말은 다른 거짓말들을 부르게 된다.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거짓말을 합리화라고 한다. 합리화에는 세 가지가 있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그것을 평가절하하는 신 포도식, 더 좋은 것을 얻지 못할 때 자신의 것이 가장 좋다고 여기는 스윗 레몬식, 책임 전가식 등이다.

 

저자는 자신은 아직 깨우친 사람이 아니기에 판단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깨우친 사람이 아닌 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평가를 정형화하는 것이다. 우리의 판단은 스스로의 신념이고 상황에 대한 제한된 정보에 근거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지혜는 다양한 시각에서 나온다. 깨달음은 우리에게 자유를 준다. 깨달음을 얻으면 스스로 어떻게 생존을 추구하는지 패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생존의 본능이다. 하지만 현재에 발을 딛고 오늘을 잘 사는 것이야말로 삶의 지혜다. 우리 모두 현재를 잘 살고 현재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는 자신의 가치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자신의 가치는 다른 사람의 평가에 달려 있지 않다. 생각이 열려 있는 사람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관점도 허용한다.

 

입장과 각도에 따라 관점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식은 좋은 것이지만 지식을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진정으로 성숙한 사람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다른 관점과 개성을 포용하며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린다.

 

자신과 주변인까지 배려하면서 전체와 사회를 배려한다. 방향만 맞으면 길이 멀어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내면의 갈망을 좋아 앞으로 나아갈 때면 마음의 성장 지도를 먼저 내면에 놓아라. 그러면 길을 잃지 않는다. 마음의 성장은 하나의 길로 우리는 영원히 그 길을 걸어야 한다. 우리가 일시적인 깨달음을 고착화하고 이것으로 충분하고 완벽하게 깨달았다고 생각할 때 성장은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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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지혜 수업 - 78가지 사례로 배우는 행복과 성공을 위한 연금술
무천강 지음, 정은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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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전문가 무천강(穆臣剛)의 ‘하버드 지혜 수업’은 버락 오바마, 프랭클린 루즈벨트,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등 하버드 출신의 성공한 사람들이 알려주는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하버드를 제목에 담은 책들이 수만 권에 이름을 알 수 있다. 이는 하버드가 그 만큼 남다른 면이 있음을 방증한다.

 

하버드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 개발뿐 아니라 감성 지능을 개발하고 높이는 데도 초점을 맞춘다. 학생들의 참여, 탐구, 혁신, 경쟁과 리더십 능력을 발전시켜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진리와 선함, 아름다움의 의미를 충분히 터득하고 자신의 중요한 자질을 보완하여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버드의 교육 이념과 방법은 성공한 사람들이 벤치마킹할 때 꼭 언급된다.

 

책은 모두 10 파트로 나누어졌다. 마음가짐이 인생을 이끈다, 좋은 습관은 인생의 자산이다, 좋은 인간관계가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시간은 가장 귀한 자산이다, 목표 설정은 성공의 설계도이다, 올바른 사람 되기를 꿈꾸라, 사고의 깊이가 인생의 넓이를 결정한다, 자신을 아는 게 먼저다, 감정 조절이 삶의 평화를 부른다, 행복과 불행은 나의 생각에 달렸다 등이다.

 

이런 지침을 보면 마음가짐도 바르게 설정해야 하고 습관도 좋아야 하고 인간관계에도 정성을 다해야 하고 시간을 소중히 다루어야 하고 목표 설정도 제대로 해야 하고 인격적인 면에도 주의해야 하고 사고(思考)의 폭도 넓혀야 하고 자신을 알아야 하고 감정도 조절해야 지혜가 바탕이 되는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 파트에서 눈에 띄는 지침은 완벽한 인생을 꿈꾸는 것은 환상이란 말, 공평한 세상은 없다는 말이다. 2 파트에서는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말, 책임은 현명한 자의 방패라는 말,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는 말 등이다. 3 파트에서는 인간 존중은 인생 최고의 미덕이라는 말, 상대의 결점에 침묵하라는, 다른 사람을 도울 기회를 소중히 여기라는 말 등이다.(남을 도울 때는 손익을 따지지 말고 베풀어야 한다고 한다.)

 

4 파트에서는 효율적인 일에 집중하라는 말, 미루기는 시간 도둑이라는 말, 자기만의 시간 운용 법칙을 만들자는 말, 쉴 때와 일할 때를 구분해야 한다는 말이다. 5 파트에서는 성공의 길에는 보이지 않는 계단이 있다는 말, 목표가 명확할수록 가야 할 길이 선명하다는 말, 힘들이지 않고 해낼 일은 없다는 말, 자신감이 모든 성공의 시작이라는 말 등이다.

 

6 파트에서는 책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말,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품으라는 말, 어리석은 자가 똑똑하다고 자랑한다는 말(지혜가 뛰어난 사람은 일부러 어리숙한 모습으로 경쟁자들의 경계심을 없애고 안전하게 자신의 목표에 도달한다, 겸허한 자에게는 어린 아이도 스승이 된다. 진정으로 자신의 미흡함과 세상의 위대함을 이해하면 더 나은 방향으로 인생을 설계할 수 있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 기회를 실현할 수 있다.), 타협할 줄 아는 것은 지혜의 산물이라는 말 등이다.

 

7 파트에서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면 주저하지 말라는 말, 목표가 있다면 오늘부터 나아가야 한다는 말, 꿈꾸는 것만큼 도전하게 된다는 말, 발상을 전환하면 일은 쉽게 풀린다는 말(우리의 발전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고정화된 사고 패턴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게 하고 시간을 많이 절약해주는 이점은 있으나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새로운 연구 방법과 지식 흡수를 막는 사고의 족쇄임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실천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계획일 뿐이라는 말, 다수의 의견을 참고하되 스스로 결정하라는 말 등이다.

 

8 파트에서는 감성으로 삶을 변화시키라는 말, 내면이 강해야 우뚝 설 수 있다는 말, 부끄러움을 버리면 장애물이 사라진다는 말 등이다. 9 파트에서는 초조함에서 벗어나 침착함을 배우라는 말, 후회하느니 차라리 만회하라는 말 등이다.

 

10 파트에서는 감사하면 행복해진다는 말(감사는 표현하는 사람의 겸손과 사랑에서 비롯된다), 부러워하면 진다는 말 등이다. 이 책은 깊이 생각할 거리를 주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눈에 띄는 지침들은 꼭 새겨야 한다고 다짐하곤 하지만 잘 안 되는 것들이다. 이렇게 그런 점들을 집대성한 책이 있으니 참 유용하다. 자주 들추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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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질문하는 뼈 한 조각 - 인류의 시초가 남긴 흔적을 뒤쫓는 고인류학
마들렌 뵈메 외 지음, 나유신 옮김 / 글항아리사이언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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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고유 특성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의 역동적 문명 발달을 가능하게 했는가? 자신이 하는 일은 옛날 옛적의 뼛조각에서 정보를 뽑아내는 일이라고 말하는 지구과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마들렌 뵈메는 털이 없고 해부학적으로 장거리 달리기에 완벽한 구조를 가졌으며 모든 포유류 중 최고의 냉각 메커니즘을 장착한 데다 생리적으로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가진 존재라는 말로 장거리 달리기 선수로서의 인간을 요약한다.(290 페이지)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서술일뿐이다. 더 깊은 이야기가 이어져야 한다. ‘역사에 질문하는 뼈 한 조각’은 대형 유인원(類人猿)의 진화를 다룬 책이다. 대형 유인원은 고릴라, 침팬지, 보노보, 오랑우탄 등을 의미한다. 유인원(anthropoid)은 원숭이류 중에서 가장 진화한 종으로 사람과 비슷하며 거의 직립보행을 한다. 원인(猿人)은 원숭이와 인간의 중간을 의미한다.

 

저자는 인간 이전에 발달했던 인간과 비슷한 피조물들을 호모속(屬)이라 지칭한다. 그리고 사람속의 멸종된 개체들을 원인이라 지칭한다.(49 페이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타웅, 탄자니아의 올두바이 협곡, 에티오피아의 아파르 지방, 케냐의 투르카나 호수는 오늘날 인류 진화 발달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지역들이다.(73 페이지)

 

서아시아 조지아의 드마니시에서 발견된 한 나이 많은 남자 개체가 눈길을 끈다. 치아가 없고 턱뼈에 퇴화현상이 나타난 화석이다. 저자는 사회적 보살핌이 없었다면 180만년전 이 노인이 살아남을 방법은 없었을 것이라 말한다.(325 페이지) 민족학 연구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이 먹을 것을 먼저 씹어 노인에게 주는 원주민 집단들이 존재한다.

 

대형 유인원과 인간의 어금니 모양이 다른 이유는 씹을 때 각기 다른 조건이 요구되었기 때문이다.(43 페이지) 1959년 피테칸트로푸스란 이름이 호모 에렉투스로 바뀌었다.(62 페이지) 키메라는 고생물학에서 조작을 통해 만들어낸 가짜 화석을 의미한다.(65 페이지) 인간은 누구나 자연 연구가의 소질을 지니고 있다.(108 페이지) 이런 정도의 가벼운 이야기거리들도 꽤 쏠쏠하게 읽힌다. 

 

이 책의 주지(主旨)는 인류의 진화가 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님을 주장한 데 있다. 저자는 침팬지 라인에서 분리되어 나와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은 현재 가지가 하나씩 뻗어나는 계통수(系統樹)라기보다 지류들이 갈라져 흐르다가 다시 합쳐지기도 하는 하천들의 수계(水系)와 비슷하다고 말하며 이 경우 어떤 지류들은 언젠가 실개천으로 잦아들다 사라져버린다고 덧붙인다.(321 페이지) 이 문장은 전편(全編)의 결론격의 말로 가장 핵심적인 한편 아름다운 메타포다.

 

저자는 많은 학자들이 모리타니 공화국의 대서양 연안에서 몽골까지 펼쳐진 사막 벨트가 인류의 초기 진화 과정을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로 제한시킨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사막 가장자리의 불안정한 기후 지대야말로 인간의 초기 진화를 가속화한 요인이었을 것이라 설명한다. 그 이유는 그곳에서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나무 사바나를 포함한 숲이 많은 서식지와 스텝 유형의 지형이 번갈아가며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중해와 동유럽에서 중앙아시아까지에 이르는 지역에서는 이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렇게 자주 바뀌는 환경에서는 환경에 적응할 줄 아는 원인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328, 329 페이지)

 

저자는 인류학자 로빈 데넬과 윌 로이브로익스가 만든 기발한 신조어인 사바나흐스탄(savanahstan)이란 말을 소개한다. 풀과 허브가 주된 식물인 사바나와 스텝 지역을 보고 만든 말로 초원 생태 시스템 전체를 일컫는다. 저자는 인류의 요람은 아프리카가 아니라 사바나흐스탄이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인류의 진화 계통이 아프리카에서 생겨나 전세계로 퍼져나갔다는 생각을 아프리카 유래설(out of Africa theory)이라 한다. 독일의 귄터 브로이어가 만든 말이다.(172 페이지)

 

오늘날 생존하는 침팬지들이 그러하듯 선행인류도 이미 도구를 이용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호모속에 속한 존재들은 그들이 발견한 어떤 대상물을 그냥 가져다 쓴 것이 아니라 목적의식을 가지고 아주 특정한 용도에 사용되는 도구를 제작했다. 이것들을 인공물이라 칭한다. 이를 올도완 문화라 한다.(174 페이지) 2016년 학자들이 인도 판자브주 마솔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손으로 만든 도구를 발견했다. 260만년전에 사용된 것이다.(175 페이지)

 

하나의 특정 대륙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생태적, 기후적, 진화 역사적 관계에 기반해서 볼 때 지나치게 협소한 해석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현생인류와 데니소바인이 여러 장소에서 마주쳤고 공동의 자손을 생산했다는 사실이다.(337 페이지) 데니소바인은 신생대 제4기 홍적세 후기에 살던 화석 인류의 하나로서 2008년 7월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41,000년 전의 손가락뼈와 어금니 화석이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유럽인들은 약 2퍼센트의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아시아인과 아메리카 대륙에 사는 사람들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 원인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344 페이지) 인간의 진화는 하나의 특정한 지리적 중심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넓은 지역에서 일어났다.(183 페이지) 저자는 아프리카 사바나의 동물상이 500만년전 유라시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선행인류는 왜 이 규칙에서 예외가 되어야 한단 말인가? 말한다.(238 페이지)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는 뇌 발달 및 뉴런 기능과 연관이 있다. 데니소바인 유전자는 뼈의 조직 성장을 조절하는 게놈 영역에서 발견된다. 지난 20년간 고유전학자들에 의해 여러 인간 종 사이의 혼합이 일어났음이 밝혀졌다. 이는 현재 호모 사피엔스라 부르는 가변적이고 적응 능력을 지닌 한 종이 형성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345 페이지)

 

현대 유전학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모든 종의 인간들을 처치해버린 냉정한 살인자라는 혐의를 벗겨주었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많은 동물 종을 멸종시켰다는 비난으로부터는 무죄 선고를 받지는 못했다.(346 페이지) 흥미진진한 책은 이렇게 끝난다. 아프리카 기원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만으로 저자를 진보적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의 치밀함과 흥미진진한 논리 전개는 충분히 높이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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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 - 익숙한 내 삶의 패턴을 바꾸는 마음 성장 수업
황시투안 지음, 정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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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톨스토이의 말이 인용되어 있다. “남과 사이가 좋지 못하거나 그 사람이 당신과 있는 것을 싫어하거나 당신이 옳은데도 그 사람이 동조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책망받을 것이 아니라 정작 책망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그 사람에게 마음과 정성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상대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결정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책은 3장으로 구성되었다. 나의 감정 패턴을 돌아보라(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이유), 나의 사고 패턴을 바꿔라(행복은 선택이다), 나의 관계 패턴을 점검하라(모든 관계는 나에게 달려 있다.) 등이다. 제목은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로고테라피를 주창한 유대계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나치 수용소에서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데도 불구하고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그것은 그가 외부 상황을 선택할 수 없다 해도 어떤 태도로 그것을 마주할지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심리학을 통해 자신의 진실한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으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을 갖게 되고 매우 평안하고 여유로워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려고 하면 긍정적인 감정도 억누르게 되니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타인이 준 한 번의 상처에 너무 아파하지 말라고 말한다. 원망하기보다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라고 말한다. 용서는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자 자기 치료다.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 타인과는 무관한 것이라는 말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이런 말을 했다. ”마음이 강해야 사과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이 더 강해야 용서할 수 있다.“ 복합적으로 읽힌다. 나는 사과하는데 마음이 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진정성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마음이 더 강해야 용서할 수 있다는 말에는 공감이 간다. 자기 가치가 높은 사람은 미래에 대한 안전감이 충만하므로 자연히 불안해하지 않는다.

 

모든 문제의 근원에 자기 가치가 있다. 저자가 상담한 사례자 가운데 우연히 천국에 있는 것 같은 아주 좋은 상태를 경험한 뒤 그 상태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상담 중 가슴을 찢을 듯 울부짖은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불교에서 말하는 되짚어 오는 고통(suffering from reversal)이란 개념을 생각하게 하는 사례다.

 

”쾌락은 모종의 조바심과 끈이 맺어져 있다. 즐거울 때에라도 그것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에드워드 콘즈 지음 ’한글 세대를 위한 불교‘ 78 페이지) 진정한 자신감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부정적 감정은 없고 부정적 행위만 있다. 분노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문제다.

 

감정은 일종의 에너지일뿐 좋고 나쁨은 없다. 저자는 중요한 말을 한다. 질투, 슬픔, 불안 등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그것이 옳기 때문이 아니라 각각의 감정이 그 나름의 가치와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응 패턴이 우리의 인생을 좌우한다.

 

저자의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것은 심리학의 존재 이유다. 상황을 바꿀 수 없으면 마음 가짐을 바꿀 수 있다. 미루는 습관 때문에 인생을 망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미루기의 근본 원인은 낮은 자기 가치다.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밴 내면의 패턴이다. 저자는 미루기를 잘하는 아이의 부모에게 자식을 말 잘 듣는 아이로만 키웠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같은 맥락에서 기존의 생각에 구속받지 않고 문제에 관한 새롭고 독특한 해답과 방법을 추구하는 사고방식을 권한다. 관계는 인생에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의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것은 지혜와 무분별의 소중함이다. 모두 불교적 가르침으로 수렴하는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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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인간의 탄생 - 체온의 진화사
한스 이저맨 지음, 이경식 옮김, 박한선 해제 / 머스트리드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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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이저맨의 ‘따뜻한 인간의 탄생’은 체온의 진화사에 대한 흥미로운 책이다. 몇몇 유의미한 실험들을 바탕으로 사회심리학자로서의 지론을 펼쳐나간 책이다. 저자의 지론이란 언어가 공유되는 폭에 의해 규정되는 사회적 동물인 우리에게 물리적 온도와 신뢰, 사랑과 우정이라는 사회적 개념들 사이에는 총쳬적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강조점을 두는 부분은 우리의 뇌는 사회적 체온을 예측하는 기상 예측 기계(43 페이지)라는 점이다.

 

중요하게 보어야 할 점은 뇌뿐만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끼고 경험하는 감각이 인지의 일부분을 이루는 것을 의미하는 체화된 인지라는 개념이다. 펭귄 무리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한덩어리로 뭉쳐 있는 행동을 의미하는 허들링도 언급되어 있다.

 

허들링을 하는 동물들은 차별을 막기라도 하려는 듯 주기적으로 서로 자리를 바꾼다.(114 페이지) 허들링은 몸 떨기보다 체온을 끌어올리는 데 훨씬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람에게는 문화로 넘어가는 다리이자 난방장치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체온 조절 방식으로 넘어가는 다리이기도 하다,(242 페이지) 사이클링을 하는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행동을 의미하는 펠로톤도 같은 차원으로 논할 수 있다.

 

동면 및 휴면만이 아니라 허들링을 하는 상태에서 동면을 하는 것도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한 방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사회적 연결이 돈독한 개체일수록 겨울을 무사히 나는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110 페이지) 우리는 펭귄과 유사하다. 저자에 의하면 펭귄이 우리를 닮은 것은 외모만이 아니다. 인간과 펭귄은 모두 유기체로서 각자의 기능을 최적화하고 궁극적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데 필수적인 체온 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같다.(126 페이지)

 

혈관을 수축시키는 것과 갈색지방조직을 활용하는 것도 인간과 펭귄이 공히 가지고 있는 체온조절 수단이다.(133 페이지) 체온 조절은 숨쉬는 것 다음으로 긴급한 문제다. 물론 인간은 인지 능력이 뛰어난 인간은 문화적으로 한층 진화한 수단인 열 생산의 외주화를 이루었다. 불을 발견하고 피우는 것, 쉼터를 발견하고 만드는 것, 쉼터를 따뜻하게 데우는 한층 정교한 기술이 이에 속한다.(168 페이지)

 

외주화라고 했지만 인류의 두뇌 용량이 3000년전부터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이는 집단지성에 의존한 것 즉 지식을 외부에 저장한 것 즉 외장화란 말과 함께 논의할 만한 개념이다.(2021년 10월 25일 한겨레신문 기사 ‘인류, 3천년전부터 정보의 외장화로 뇌 용량 줄였다’ 참고) 저자는 인간의 뇌 크기는 대략 320만년전에 지구 전체가 차가워지면서 진화적으로 한층 더 커졌을 것이라 말한다.(256 페이지)

 

호모 딕티우스라는 개념도 있다. 관계망 인간을 의미하는 말이다. 인간은 고도로 발달한 인지 능력에 의존해 사회적 체온 조절을 한다.(141 페이지) 저자는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시상하부가 유기체를 제어하지만 유기체와 연결되어 있을뿐 유기체의 한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 데카르트의 심신이원론의 기본 발상이라는 것이다.(156 페이지)

 

물론 시상하부가 단일한 온도조절장치라는 발상은 데카르트 심신이원론의 패러다임에 한층 더 잘 들어맞지만 현대 생리심리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지(認知; cognition)에 대한 인식은 신체와 사회적 세상 속으로 확장되었으며 이런 인식에서는 정신과 육체 그리고 결정적으로 다른 사람들까지도 모두 철저하게 하나로 통합된다.(166 페이지)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뇌의 핵심기관인 시상하부는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분비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뜻한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열망은 중요하다. 따돌림을 당해 혼자 쓸쓸하게 버림받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인간의 열망으로부터 사회적 생각과 정서의 한층 추상적인 패턴이 만들어진다.(163 페이지) 감정이란 다른 사람들과 자기 자신 사이의 관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장치다.

 

감정에는 상당한 수준의 사회적 차원의 의미가 녹아들어 있고 이런 사회적 의미는 우리가 애착 대상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178 페이지) 저자는 두 가지 진화를 이야기한다. 생물학적 진화는 예측하고 계획하게 해주는 인지 플랫폼을 제공하고 문화적 진화는 예측 범위를 확장하고 정확성을 한층 높여주었다.(169 페이지)

 

생물학적 진화가 멈춘 곳에서 사회적 진화는 한층 더 강력하게 전개된다.(186 페이지) 가장 최신의 디지털 장치와 인공지능 장치를 갖춘 중앙난방장치를 발명한 우리 인간의 문화적 실천은 생물학적 진화에 뿌리를 두고 있을뿐만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인 진화과정에서 우리의 유전자 구성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259 페이지)

 

인간에게 사회관계망의 다양성이 사회관계망의 크기보다 체온 조절에 훨씬 더 중요하고 신뢰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간의 사회적 체온 조절 연구는 한층 흥미로운 동시에 복잡하다.(186 페이지) 인간은 다양한 이유로 여러 가지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간다. 그 이유들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 체온조절이다.(197 페이지) 집은 자기와 가족, 손님을 위한 사회적 체온 조절 도구다.(273 페이지)

 

사회적으로 체온을 조절하겠다는 욕망은 자기가 가진 정보를 동반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때 아무런 거리낌이 없이 마음이 편안한지 여부에 따라 갈린다.(243 페이지) 사회적 체온 조절은 우리가 다양한 관계망에 관여하고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문화와 사회와 문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다.(282 페이지)

 

저자는 사회적 체온 조절과 감정, 문화를 매개하는 많은 메커니즘이 아직 선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매우 주관적이긴 하지만 흥미진진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244 페이지) 추운 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서 게젤하이드(아늑함) 분위기를 즐겨보라는 것이다. 핀란드는 겨울이 많이 추운 나라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봄철이 시작될 무렵에 자살률이 크게 증가한다. 자살률 증가와 상관성이 있는 것은 내려가는 기온이 아니라 올라가는 일조량이다. 길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 따뜻해진 상황에서 갈색지방조직의 활성화가 체온 조절 메커니즘을 깨뜨리는 바람에 자살 위험이 커진 것이라 할 수 있다.(362 페이지) 중요한 사실은 온도가 우리를 행복하게 하거나 슬프게 하거나 부유하게 하거나 가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온도는 우리로 하여금 그런 사회적 수단이나 장치를 극복하고 적응하고 발명하라고 재촉할 뿐이다.(368 페이지) 체온 조절이 신체 전체에 총괄적으로 작동하는 원시적이고 근원적인 체계들에 의존한다는 것, 시상하부와 같은 한층 고차원적인 신경 체계들에 의해 연속적으로 조정된다는 것 그리고 대뇌피질의 가장 높은 수준들까지 올라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385 페이지)

 

저자는 인간이 은유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우리가 하는 세상의 모든 경험이 우리가 만드는 은유에 의해 조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한다.(396 페이지) 가령 사회적 체온이란 말 자체가 영감에 찬 은유다. 이제 마지막 문장을 보자. “사회적 체온 조절은 개인들이 우리의 진정한 모습이자 최종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렌즈이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서 우리 모습, 또 이런 필요성을 이웃과 국가 그리고 사회와 문명으로 전환해왔던 주체로서의 우리 모습을 말이다.”(408 페이지)

 

이 두 문장은 자크 모노가 일갈한 “왕국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인간 자신에게 달려 있다.”라는 ‘우연과 필연’의 마지막 문장을 연상하게 한다기보다 이어 읽게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저자가 사회심리학자인 이유다. 우리는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왕국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세상은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진정한 출발은 사회적 협력과 나눔, 그리고 따뜻한 관계로부터 비롯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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