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닥친 일과 

미래에 올 일은

내면의 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회차마다 이런 명언들을 남겨주는 '크리미널 마인드'를 어찌 애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 '공공의 적'이라는 에피소드를 봤다. 어머니를 끊임없이 폭행하다 못해 죽게 한 아버지. 아들의 증언으로 아버지는 감옥에 갇힌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은 충격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상처로 비뚫어진 아들은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연속적으로 살해한다. 아니 왜 니 아버지가 아니라 죄없는 사람들에게? 성당,서점,시장,세탁소,..평화롭던 지역사회는 공포로 위축되기 시작한다.다행히 FBI의 수사로 범인은 검거되고 사랑하는 이를 잃은 피해자 가족들은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다. [충격적인 뒷 이야기: 감옥에 간 아들은 줄을 서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고 뒤에서서 인사를 한다. 잠시 놀란 아버지는 늘 그랬듯이 잔인한 말을 아들에게 하고 아들은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칼을 휘두른다....] 수사를 마무리한 팀 멤버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하치: Threr are lots of ways that sons defeat their fathers. 아버지를 쓰러뜨리는 방법은 여러가지야.

리드: I just keep getting phDs. 제 방법은 계속 박사학위를 따는 거였죠.

JJ:Does the son of a sociopath ever really have a chance?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자)의 자식에게 그런 기회가 있을까요?





이 와중에 리드의 말이 너무 귀엽다. 물론 현실은 JJ의 말처럼 녹록치 않다. 스펜서 리드는 워낙 천재라서 저런 선택이 가능했던 거고 심지어 그의 엄마가 교수이기도 했고 아버지도 능력있는 사람이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부분은 엄마의 정신병때문에 그는 우울한 유년기를 보냈으며 그렇기에 비슷한 처지의 범죄자들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어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일도 있었다는 것. 실제로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서 드라마로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건 이러한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게 드라마라서 가능하다는 거겠지만. 아이고 머리야,,,



  



한국의 교육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교육입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교실이 전쟁터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이러한 전쟁터에서 승자는 오만함을, 패자는 열등감을 내면화합니다. 이것이 '오만과 모멸'의 구조로서 사회적 심리의 바탕을 이룹니다. 김누리 교수



한국 사회는 이러한 교육의 결과로 소수의 소시오패스들이 권력과 발언권을 독점하는 사회가 되었다. 시민들이 거의 매일같이 비상식적인 발언에 노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여기서 정신을 온전히 보전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읽지 않고, 쓰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과연 가능하기는 한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김누리 교수는 살아 있지 않은 것은 급류에 휩쓸린다고 말했다. 읽고 쓰는 것은 어쩌면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살아 있기 위한 최소한이 아닐까? 급류를 이겨 낼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자신이 어디로 떠밀려 가는지는 인식할 수 있다. 내가 있는 곳을 인식하는 것은 탈출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켈리 양의 THREE KEYS를 읽고 있다. 조금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하루 5장씩 읽으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예상대로 오디오북 없이 읽는 게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 페이지도 다 읽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게 결국 습관 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그냥'읽었다.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그냥'읽었다. 그러니 읽어졌다. 



[CH,1~9] 소액 투자자들을 모아 모텔을 인수한 직후 모두들 어리둥절하고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아의 아빠는 그래서 아직도 크리넥스 대신 화장실 휴지로 코를 푼다. 눈으로 감상만 할 수 있던 수영장도 개방하고 옆에서 바베큐도 굽는다. 루시는 미아와 함께 프론트 데스크를 맡게 되었다. 이제 부모님은 새벽 내내 손님을 맞아야 해서 좀비처럼 깨어있지 않아도 된다. 읽어버린 개를 찾아준 덕분에 호텔 홍보가 저절로 되었다. 손님이 늘어난다. 행크가 간판에 'TV에 나온 곳'이라고 쓰자 이용객이 더 몰려든다. 새학기가 시작되어 6학년이 된 미아와 루시. 저학년들은 6학년을 태양을 바라보듯 쳐다본다. 이제 두 사람이 태양이 되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누수 문제로 인해 이들을 맞이한 교실은 컨테이너였고 담임 선생님은 대놓고 아이들을 차별한다. 불법 이민자인 루시네 가족. 학교를 더 다닐 수 없을지도 모르고 건강보험도 들 수 없다는 사실에 루시는 눈물을 보인다. 틈날때마다 일을 돕던 행크가 직장을 잃게되어 모텔에서 함께 일하기로 한다. 매달 투자자들을 만나 이익을 나누는 아빠. 20인분의 식사 값까지 전부 자신이 지불하고 뿌듯해 한다. 이를 못마땅해 하던 엄마는 몰래 신용카드를 만들고 충동적으로 고가의 드레스를 구입하여 아빠와 크게 다투게 된다. 불만을 말하는 과정에'요리도 도맡아 해야했고' ..라고 하는 과정에 아빠는 '당신 요리하는 거 좋아하잖아'라고 해서 읽는 나마저 웃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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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4-03-25 00: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크리미널마인드 리드 너무 좋아요. 여기 요원들 모두 결핍이 있잖아요. 그런데도 요원이라니… 누군가는 끔찍한 범죄자가 되고 누군가는 법 집행자가 된다니 놀랍습니다. 기디언 하차해서 좀 아쉬웠는데 그래도 재밌게 봤네요.

청아 2024-03-25 01:34   좋아요 1 | URL
요정님 크마 보셨군요!! 리드 너무 좋죠! 저 요즘 다시 영어공부겸 정주행하고 있어요. 갑자기 기디언이 빠져서 저도 아쉬웠었어요. 기디언 <홈랜드>에서 신들린듯한 연기로 이 드라마에서 못다한 한풀이를 합니다ㅋ 크마 좋아하심 그것도 취향이실거예요.^^

건수하 2024-03-25 08: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udible은 우리나라에서 서비스가 안 된다고 뜨고… 유튜브에 Three Keys 읽어주는 영상이 있어서 한 챕터만 들어봤어요.

습관 교정이 잘 안되면 참고하시라고..

https://youtu.be/Jvvzv8HRuU0?si=wHdTiCP8wHDvfAiX

청아 2024-03-25 19:55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참고하겠습니다 수하님! ^^ 안그래도 몇분이 올려주신 것 저도 봤어요ㅎㅎㅎ
좋은 작품인 것 같은데 오더블에 없어 아쉬워요.
처음에는 어색하고 힘들었는데 오디오 없이 읽는 것도 그렇게 나쁘진 않네요.

페넬로페 2024-03-25 0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공의 적, 설경구 배우가 생각나는데 ㅎㅎ
거기에도 소시오패스가 나오거든요.
사회의 기본적인 것부터 잘못되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서워요 ㅠㅠ

언제나 함달달, 홧팅♡♡♡

청아 2024-03-25 19:58   좋아요 1 | URL
저도 제목을 보고 그 영화가 떠올랐어요ㅋㅋㅋ
‘산수‘역할하는 배우가 아주 재미있었던ㅋㅋ
소시오패스와 재벌을 구분하는 건 ‘성공‘밖에 없다는 말도 있더군요.
너무 오랜만이라 횡설수설 했는데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페페님~^^♥

거리의화가 2024-03-25 1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Three Keys 읽기 시작하셨군요^^ 맞아요. 안 듣고 바로 읽는 게 쉽지는 않아요. 저도 하루 이틀 쉬고 다시 읽으려고 하면 잘 안 읽히더군요ㅠㅠ
이번 2권은 이민자 차별에 대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반 정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미미님 화이팅!

청아 2024-03-25 20:01   좋아요 1 | URL
어제 오랜만에 들어왔다가 화가님 글을 보고 뭐라도 적어보자 했어요ㅎㅎㅎ
오디오북 없이도 해볼만 한 것 같아요. 챕터 마다 정리해주신 화가님 멋짐 뚝뚝흐릅니다^^*
선생님 대체 왜그러는걸까요? 그런데 어디든 그런 사람들은 꼭 있겠죠. 화이팅 화가님!!

새파랑 2024-03-25 1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면의 문제에 비하면 과거나 미래는 아무것도 아니군요~! 그래서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 하나 봅니다~!!

청아 2024-03-25 20:03   좋아요 1 | URL
하루키,도선생님 팬 술파랑님다운 명쾌한 결론입니다!!ㅎㅎㅎ ^^

그레이스 2024-03-25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의사들은 아니었으면 하는데,,, 의대 입학은 대치동을 통하더라구요 ㅠ
아플때 내 몸을 맡긴다는게 가끔은 꺼려집니다.
다 그런건 아니겠죠?!

청아 2024-03-25 20:12   좋아요 1 | URL
반가운 그레이스님! ^^ 문대통령 임기때 의사단체가 내건 피켓 문구가 저는 아직 생생합니다. 그것만 보면 그들도 마찬가지같고요. 의사,판사같은 직종이 가장 빨리 대체된다고 했는데 이럴거면 더빨리 AI로 대체되었으면 좋겠어요. 차라리 그게 나을 것도 같다는ㅎㅎㅎ

잉크냄새 2024-03-28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교육 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소수와 다수의 대립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소수가 되기 위한 다수의 경쟁 구도로만 사회가 흘러가기에 개혁은 요원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소수가 되는 욕망을 부추기는 사회, 바로 우리의 현실이지 싶습니다.

청아 2024-03-28 22:47   좋아요 1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누리 교수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어요. 경쟁사회, 능력주의의 심각성으로 자살률도 몇년째 부동의 1위인데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개인의 탓으로 책임을 돌리는 이데올로기와 현혹하는 것들이 워낙 많은 신자본주의도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얄라알라 2024-03-31 18: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크마를 이렇게 사회비판적 에세이로 연결해 풀어주시다니 크마의 광(?) 찐(?) 팬으로서 너무 신납니다. 리드가 귀엽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크마 캐릭터들 하나하나 다 매력이 넘쳐서...

˝소수의 사패들이 독점하는 걸 (지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대중 연설, 선거 유세에서도 여과없이 그런 속물적 속내를 들키는 사회...^^;;;

청아 2024-03-31 19:35   좋아요 2 | URL
오~♡얄라님도 크마 팬이시군요!! 맞아요 캐릭터들 다 개성있고 매력넘치죠 >.< 드라마에서나마 정의구현이 되서 즐겨보고있어요(대리만족?ㅎㅎ)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에는 유독 사패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부끄러움과 피로는 국민몫...하....^^

책읽는나무 2024-04-02 23: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공의 적이랑 크리미널 마인드를 아직 안 봐서 그런 내용이었구나? 하며 읽었습니다.
미아의 이야기를 읽으며 앞서 읽다 중단한 미아의 호텔에서의 이야기가 오버랩 되었어요.^^
저학년들은 6학년을 태양을 바라보듯 쳐다본다.ㅋㅋㅋ
이 책도 재밌을 것 같네요.
오늘은 ˝살아 있지 않은 것은 급류에 휩쓸린다.˝✍️✍️ 기억하며....그리고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저도 제가 있는 곳에서의 상황 판단을 잘해야겠단 생각을 담고 갑니다.^^

청아 2024-04-03 09:18   좋아요 1 | URL
공공의적 아직 안보셨다니 부럽습니다ㅎㅎ 나중에 보시면 ‘산수‘가 누구인지 꼭 찾아보세요ㅋㅋㅋ 이번 책에서는 미아가 여러모로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많아보여요. 시련 속에서 글쓰기에 대해 동기부여도 얻고요.

좋은 말은 많이도 주워담는데 적용이 쉽진 않네요. 반가운 나무님 댓글에 저도 한 번 더 새겨봅니다^^*
 


   




"제 옆방에 있는 젊은 교수가 1년에 받는 연구비를 저는 평생 못 받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R&D 예산 삭감으로 말이 많았는데 최 교수의 연구 분야는 그전 부터도 돈이 되는 연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곱씹고 싶은 문장들을 가득 담은 책들을 여러 권 써낸 정희진 선생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한다. 생각해 보면 이른바 '돈이 되는 일'은 대체로 경쟁적이고 환경을 파괴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우리가 매일같이 마시는 공기며 물, 나무 같은 필수적인 요소들은 오히려 거의 공짜로 주어진다. 그래서 무시되는 걸까, 마구 남용되어 점점 그것들을 이용하는데 비용이 들어가게끔 환경이 나빠져가고 있다. 슬프고 무서운 일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곤충 사회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착취보다는 공생에 가깝고 대화도 통하지 않는 서로 다른 종이 필요한 것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놀라움을 자아낸다. 나는 줄곧 서울에서 자라 곤충이라고 접해본 건 학교에서 숙제로 채집하라는 잠자리, 사슴벌레 정도가 고작이었고 개미에 대해서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를 통해 소설로 이해한 게 전부였다. 바퀴벌레는 많이들 그렇겠지만 나 역시 되도록 마주치고 싶지 않은 대상일 뿐이었는데 다큐를 보고 인식이 조금 바뀌었다. ㅡ바퀴벌레에 대한 공포의 정도는 부모에 대한 인식, 두려움과 심리적으로 연관성이 깊다고 한다. ㅡ 그래서 시골에서 곤충을 많이 보고 자란 사람들이 신기했다. 다양한 종들의 이름도 알고 두려움 없이 만질 수도 있는 점이 그랬다. 인근의 숲과 마당 텃밭을 통해서 이름 모를 곤충들을 접할 기회가 조금 더 늘었다는 게 그나마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곤충 사회는 너무나 의외였으며 흥미롭고 배울 점이 많아 보인다. 왜 최재천 교수가 평생을 여기에 몰두했는지 심지어 나이 들어서도 재미있어하는지 십분 이해가 되었다. 책을 읽다가 여기저기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가 많아 저녁에 가족들에게 들려주곤 했는데 엄마는 요즘 만나는 친구분들에게 가서 또 그 이야기를 해줬더니 다 놀라더라며 즐거워하셨다. 예를 들면 운동화며 생활 곳곳에 쓰이는 찍찍이도 곤충의 그것을 카피해 만든 발명품이었고 개미와 흰개미,사람만이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침팬지보다 사회생활 면에서는 개미의 그것이 인간과 훨씬 비슷하다. 개미들도 노예를 부리고 살인을 하는 등 인간사와 닮아도 너무 많이 닮았다. 머리에 쟁반을이고 있는 모습의 개미도 있고 흰개미는 보기와 달리 메뚜기나 바퀴벌레에 가까운 곤충이라고 한다. 



최재천 교수가 대학에 입학할 때 집에서는 의사가 되길 바랐다고 한다. 그는 그 대신 동물학을 전공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잠시 샘플 채집을 위해 미국에서 한국에 들어온 생물학 교수를 논으로 밭으로 안내하다가 자연을 관찰하며 신나게 살면서도 먹고 살 수 있다는데 놀랐고 이거다 싶었다. 어떻게 하면 선생님처럼 될 수 있는지 알려달라고 무릎을 꿇었다. 이 책은 최재천 교수가 강연을 다니며 했던 내용을 담았다.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하버드로 옮겨간 사연, [통섭]으로 잘 알려진 윌슨 교수, [이기적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 교수와의 인연 등이 다 담겨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호주제 폐지 운동에 가담했다가 큰 역할을 한 뒤 어르신들의 비난 전화에 시달렸었다는 에피소드에 반해 작년부터 [최재천의 아마존]을 너튜브에서 구독 중이었다. 거기서 그의 입담,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는 가치관이 반짝인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으로 그가 어떤 선택들을 해왔는지 알게 되어 좋았다.



인류는 그동안 돈이 되는 일에 너무 많은 자원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가 정말 삶의 질을 향상시켰는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열정과 관심을 쏟은 사람들 덕에 이 사회가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는 건 아닐까. 어쩌다 역사도 가장 짧은 호모 사피엔스가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아 아래에 있는 구조를 뒤흔들고 있는 중이다.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그들에게서 이제는 겸손히 배워야 할 때가 왔다. 



제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해양생태학자이신 제인 루브첸코 박사님이 미국 생태학회 회보에 글을 쓰셨어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생태학자의 비율을 계산해보셨더라고요. 지금은 제인 구달 박사님을 롤 모델로 한 여성 학자들이 제법 많지만, 그 당시는 여성 학자들이 압도적으로 적은 시절이었어요. 남성 중심의 분야였던 그 당시에 미국생태학회에 소속되어 있는 회원들의 연구 키워드를 분석하셨죠. 압도적으로 많은 남성들의 연구 주제가 경쟁인 거예요. 거의 다 경쟁에 꽂혀 있었어요. 반대로, 여성 생태학자들의 약 40퍼센트가 자연계에서 벌어지는 협동을 연구하고 있더랍니다. 그러면서 예연 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왜 여성들이 이 분야를 들여다보고 있을까? 내 생각에는 앞으로 이 분야가 중요해질 것이다." 91



"가진 자가 공정을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정이라는 단어가 가진 자의 입에서 나오면 안 된다" 96



개미는 유산을 물려주지 않아요. 개미는 자기 자식이 어디 가서 어떤 성공을 하는지 전혀 모릅니다. 어느 날 수개미와 공주개미를 잔뜩 날려보내고 나면 여왕개미는 내가 자식 농사에 성공했는지 아닌지를 가늠할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내 아들딸들이 짝짓기에 성공했는지, 어디에 나라를 세웠는지 알 길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개미는 되게 깔끔해요. 그냥 최선을 다해 살고, 최선을 다해 자식을 길러서 사회에 내보내는 거예요. 그다음에는 모르는 거고, 그들은 그들대로 삽니다. 이게 인간 사회와 참 많이 다르잖아요. 우리는 결혼시켜 놓고도 김치를 해다가 며느리 없을 때 몰래 가서 냉장고에 넣어놔야 하는데, 개미는 깔끔하게 그런 게 없어요. 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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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3-07 07: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IMF때도 삭감하지 않았던 R&D 예산이 어마어마한 숫자로 삭감되어 정말 걱정입니다. 과학이 의학보다 덜 중요하지 않을텐데 지원해주지 않으면 인재들이 더 이탈할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자리에 남아 자기 분야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분들을 존경하게 돼요.
이 책 좋을 것 같아요^^

청아 2024-03-07 08:05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이에요. 이거저거 추가된 금액을 합하면 용산 이전에만 1조원 이상이 쓰였을 거라는 말도 있는데
세금을 필요한 곳에는 안 쓰고 엉뚱한데 쏟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독후감을 빨리 썼어야 하는데...
가물가물해서 재미난 이야기들을 많이 담지 못했어요. 교수님이 좋은 일들도 많이 하셨고 또 아직도 하고 계시는데 이런 분들 덕에 그래도 사회가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페페님 이 책 강추합니다.^^

독서괭 2024-03-07 1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구비를 많이 받아보신 적이 없다니 슬프네요 ㅠㅠ 기초학문 예산 줄어드는 건 참 문제입니다..
호주제 폐지운동 참여하셨다니 넘 멋지네요. 이번에 최재천의 동물대탐험 5권 나와서 구매했어요~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청아 2024-03-07 13:31   좋아요 1 | URL
돌고래 풀어주는데 큰 힘을 보테기도 하셨더군요. 아쿠아리움에 벨라도 롯데에서 약속했는데 안지키고 있대요.
동물대탐험 재밌을 것 같아요!
이 책 재밌습니다.^^

새파랑 2024-03-07 13: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개미 이야기가 인상깊네요. 저 어렸을때 별명이 개미 였는데 ㅋㅋㅋ
에니메이션에나오는 개미 닮았다고 ㅡㅡ

저도 돈이 되지 않는 일이 더 좋더라구요 ^^

청아 2024-03-07 13:36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별명이!ㅋㅋㅋ
에니메이션 기억납니다.그랬군요ㅋㅋㅋ

저도 마냥 돈이 되는 일보다는 가치있는 일이 좋아요^^

책읽는나무 2024-03-07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최재천 교수님의 <공부>(제목이 갑자기 헷갈립니다만^^;;) 에세이집을 읽은 적 있었는데 최교수님 정말 훌륭한 일 많이 하셨더군요. 근데도 주목받지 못하는 과학분야...ㅜㅜ..
예산삭감 넘 심합니다.
최교수님 같으신 분들 많았음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는데 이래가지구선 누가 과학분야에 힘 써줄까요?

청아 2024-03-07 21:53   좋아요 1 | URL
나무님 저도 그 책을 사두었는데 미루다가 이번책을 먼저 읽었네요.^^ 그 책도 너무 궁금합니다. 아마 큰 틀에서는 내용이 비슷할 것 같기도해요. 과학계에서는 꽤 인지도도 있고 인맥도 넓어 많은 업적을 세우셨는데 옆방 젊은 교수가 1년 받는 연구비도 못받으셨다니 믿기지 않았어요. 중학교때 담임이셨던 생물 선생님 떠오랐어요. 그땐 왜 그렇게 난해한 학문을 전공하셨을까 생각했는데 제가 이 분야를 몰라도 너무 몰랐던거였어요.ㅎㅎㅎ

그레이스 2024-03-16 08: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퀴벌레에 대한 공포가 바뀐다니...
읽어보고 싶네요^^

청아 2024-03-16 15:49   좋아요 2 | URL
그레이스님, 그 공포는 여전해요ㅋㅋㅋㅋ
이 책 읽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졌고 많이 웃었어요.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요^^



얄라알라 2024-04-07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미미님 글이었구나. 제목에 끌려 클릭^^ 사회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주시는 미미님은 나의 스승.

최재천 교수님은 서천생태원초대원장도 하셨고, 연구에 전폭 지원받고 학자로서 지내오셨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니군요

청아 2024-04-07 21:19   좋아요 1 | URL
아유 과찬이십니다. 얄라님 포함 저보다 깊이 읽고 쓰시는 분들이 많은걸요^^;;

저도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정희진 선생님도 비슷한 경우란 생각이 들고요. 보기보다 외로운 싸움을 하고 계신 분들인 것 같아요.
 
최재천의 곤충사회
최재천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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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장원도 하고 시인을 꿈꿨던 최재천 교수. 문과적 감성과 이과적 논리를 모두 갖추었기에 지구 생명에 대한 끝없는 애정과 실천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 암울한 시대에 누구보다 융합, 통섭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필요를 말하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읽는 내내 즐겁고 가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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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ory of the World Vol. 2: History for the Classical Child: The Middle Ages: From the Fall of Rome to the Rise of the Renaissance (Paperback, Revised Edition) The Story of the World 18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 Peace Hill Pr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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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울프, 바이킹, 십자군 전쟁, 로빈후드, 엘리자베스 여왕과 셰익스피어까지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들을 두루 살펴보며 지적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책.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에게도 세계사와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라틴어, 스칸디나비아에서 발생한 어휘들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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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4-02-29 2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표지 또 봐버렸네요
1권에서 멈췄는데, 미미님 존경합니다~~^^

청아 2024-02-29 22:18   좋아요 0 | URL
이번달은 정신없어서 뒷부분은 요약 정리도 못했는걸요.이 시리즈 정말 좋았어요! 재독 삼독 하고싶어요^^*

책읽는나무 2024-04-02 2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2월에 사두기만 하고 펼쳐보지도 못해 아쉽습니다.ㅜㅜ
언젠간 읽을 날이 오겠죠?
암튼 많이 늦어 뜬금없지만 완독 축하드립니다.^^

청아 2024-04-03 09:13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나무님! 이 책 나중에라도 꼭 읽어보시면 익숙한 내용들도 나와서 흥미진진할거예요^^ 요즘 뜨는 영어일타강사도 추천한 원서이니 잘 사두신겁니다>.<
 


  


[함달달]3~4월의 책 켈리 양, THREE KEYS




[함달달]함께 하시는 분들 1~2월의 책 잘 읽어나가고 계신가요? 페이퍼는 자주 못 올리지만 저도 읽고 있답니다.

제가 요즘 신경쓰고 있는 일이 있어서 독서에 집중을 잘 못하고 있어요. 그래도 다락방님 따라읽는 '여성주의 책 읽기'랑 [함달달]은 놓지 않으려고요^^;; SOW 중세도 재미있어요! 이달이 가기 전에 간단히라도 정리를 한 번 하겠습니다. 오늘이 벌써 25일이길래 우선 3~4월 책부터 이렇게 올립니다. 번역서가 없어서 너무 아쉽지만 1권이 그리 어렵지 않았고 함께 읽은 분들 반응도 비슷한듯하여 지난번 말씀드린 대로 2권까지는 읽도록 하겠습니다. 읽다가 너무 답답할 때엔 구글 번역 앱을 활용하셔도 편합니다. 제가 종종 말씀드렸지만 독해에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세요. 최근에 인기라는 영어 1타 강사라는 분이 한 방송에서 SOW를 언급하셨어요. 원서 읽는 재미 들이기 위해서가 우선 목표라면서 단어 찾기, 번역에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어릴 때 동화나 소설 읽을 때도 솔직히 사전 찾아보지 않잖아요? 물론 찾아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ㅋㅋㅋ

그런 의미로 습관화가 더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그 말에 동의하고 지금처럼 흥미를 놓지 않고 계속 읽어나가기만 한다면 된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아주 조금씩이라도 매일 하는 것 잊지 마세요!! 저도 다짐ㅋㅋㅋㅋ 여러분 화이팅!!




그리고 최근에 발견한 책인데요 그래픽 노블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난민 어린이'가 주인공인 좋은 책을 찾아서 

5월에 쉬어갈 겸 같이 읽어보는 게 어떨까 해서 제안합니다. 그래픽 노블 별로라 하시면 지난번 순서대로 그냥 할게요.^^

지난번 순서 참고  https://blog.aladin.co.kr/759250108/15160010


쉬운 영어 위주라 읽기 어렵지 않고 이 책도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의견 댓글 달아주세요.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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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4-02-25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급하게 써 올리느라 오타다수ㅠ내일 고칠께요.

독서괭 2024-02-26 05: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미미님 저도 잘 못 올리고 있지만 열심히 읽고 있어요 ㅠ 이제 30장 정도까지 읽었어요!
미아 이야기 어서 읽으려면 빨리 끝내야겠네요 ㅎㅎ 그래픽노블도 재미날 것 같아요. 미미님 감사합니다~ 함달달 화이팅!!♥️

청아 2024-02-26 07:43   좋아요 2 | URL
오오 괭님 얼마 안남으셨네요! 저도 남은 4일 클리어해야 겠어요ㅋㅋㅋ70%만해도달성이라고하니
남은 분량도 부담없이, 즐겁게 읽으셨으면 합니다.
미아는 삼총사가 되나봅니다ㅋㅋ함달달화이팅~>.<❤

거리의화가 2024-02-26 09: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안내 감사합니다^^ 이번 미아 책도 킨들로 읽을지 종이책으로 읽을지 고민해봐야겠네요.
저는 어느 정도의 강제성이 있는 것이 역시 좋더라고요. 원서는 계속 읽다 말다 하면 실력이 그마저도 퇴화하는 것 같아요ㅠㅠ 매일 조금이라도 읽으면 문장 구조도 더 잘 들어오고 해석도 더 잘 되는 너낌!ㅎㅎ 미미님 SOW 남은 분량 읽기 화이팅입니다!

청아 2024-02-26 09:19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도 꾸준히 읽으면 맥락으로 막 이해가 되고 실력이 늘다가도 며칠 미루면 차이가 느껴져요ㅠㅠ 언어공부는 역시 꾸준함인듯 합니다.ㅎㅎ 화가님 성실함을 늘 리스펙합니다👍 덕분에 모두들 더 힘을 얻고 있다 느껴요 원서 읽기가 일상이 될때까지 화이팅!>.<

건수하 2024-02-26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5장까지 읽었어요... 2월은 왜이리 맘도 몸도 바쁜지 ㅠㅠ 70%라도 2월중 다 채우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
저도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인다는 마음으로 계속 하려고 해요.

3-4월책도 기대되고, 그래픽노블도 좋습니다. 글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림이 있으니깐요 ^^

청아 2024-02-26 10:07   좋아요 1 | URL
수하님도 진도 많이 나가셨네요! 완독 보다는 읽는 재미ㅎㅎ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다음 책에서 풀면 될듯합니다.(자기암시중ㅋ)
미아의 이어지는 이야기도 궁금하고 난민이 된 아이들의 목소리를 읽어볼 좋은 기회인것 같아요. 함달달 쭉 화이팅!>.<

은오 2024-02-26 1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이다!!!!!!!!!! 💕

청아 2024-02-26 10:42   좋아요 2 | URL
은오님 축하해요💕 청첩장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