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내게 가져다줄 수 있는 어떤 생명도 초라해 보였으며, 내 가슴을부풀어 오르게 하는 그 거대한 열망에 비하면 바다의 숨결도아주 짧게만 느껴졌다. 나는 알베르틴에게 입을 맞추려고 몸을 기울였다. 죽음이 지금 들이닥친다 한들 별 상관이 없었으며, 아니, 차라리 죽음이 내게는 불가능해 보였다. 삶이 내 밖이 아닌 내 안에 있었으니까

만약 한 철학자가 어느 날인가,
비록 먼 훗날이라 할지라도 내가 죽을 것이며 자연의 영원한힘은 나보다 오래 살아남아 이런 자연의 힘 아래에서 나란 존재는 먼지 한 톨에 지나지 않으리라고 말한다 해도 나는 아마연민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으리라.  - P480

"멈춰요, 멈추지 않으면 초인종을 누르겠어요."
하고 알베르틴이 키스하려고 덮치는 나를 보자 외쳤다. 그러나 나는 한 소녀가 젊은 남자를 은밀히 오게 하면서 자기 아주머니가 알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 아무 짓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닐 것이며, 기회를 이용할 줄 아는 대담한 자만이 성공하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흥분 상태에서 본 알베르틴의 동그란 얼굴은 야등에 비친 듯 내면의 불길로 뚜렷이 부각되면서, 마치 움직이지 않는 듯 보이지만 현기증이 날 정도로빙빙 돌아가는 소용돌이에 휩싸인 미켈란젤로의 얼굴들처럼활활 타오르는 천체의 회전을 모방하면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드디어 그 미지의 분홍빛 과일이 지닌 향기와 맛을 음미하고자 했다. 다급하고도 길게 울리는 요란한소리가 들렸다. 알베르틴이 온 힘을 다해 초인종을 누른 것이었다.

(남녀간 모든 문제의 원인. No를 Yes로 받아들이는 😔) - P481

요컨대 이것은 실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멀리서 볼 때는 그토록 아름답고 신비롭던 존재와 사물이 실은 신비롭지도 아름답지도 않다는 걸 깨달을 만큼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이다. 이것은 우리가 택할 수 있는 건강법 중 하나로, 그다지 추천할 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삶을 영위하는 데 있어 어느정도의 안정감을 주며, 또한 우리가 최고 경지에 도달했으며, 이 최고 경지도 별게 아니라고 설득하면서 아무런 미련도가지지 않게 하여 ㅡ 우리를 체념하게 하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한다.
- P504

악기들 사이로, 만일 바다가 만조라면, 연이어 흐르는 물결 소리가 미끄러지듯 흘러나오면서 크리스털 소용돌이 속에 바이올린 선율을 감싸는 듯했고, 해저 음악의 간헐적인 메아리 위로 그 거품을 분출하는 듯했다.  - P514

창문 위쪽 채광창에서 프랑수아즈가 핀을 뽑고 덮개를 걷어 내며 커튼을 당기면서 열어젖히는 여름날은, 우리 늙은 하녀가 내 눈에 드러내기 전에 감싸고 있던천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풀어 헤치는 그 수천 년 지난 화려한미라의 향기로운 황금빛 옷처럼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 그토록 아득해 보였다.
- P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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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8 1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엄청난 독서 속도는 무엇인지? 😄 역시 독서기계~!!
그와중에 눈에 들어온 481페이지~! 3권은 제발 다음주 월요일에 시작해주세요 ㅜㅜ

미미 2021-06-18 13:30   좋아요 1 | URL
앗ㅋㅋㅋ반어법 아니죠?ㅋㅋㅋ알겠습니다
이번달 저 몇 권 못읽었어요.ㅠ 새파랑님 절반 정도일껄요? 4권 사랑합니다!😭😆
 

프랑수아즈가 보았던 그 젊은이가 블로크 씨라고 말하자 곧 그녀는 뒤로 몇 발짝 물러섰는데 그만큼 놀라움과 실망이 컸던 모양이다. "뭐라고요, 그분이 블로크 씨라고요!" 하고 그녀는, 그토록 명망 높은 분이라면 세상의 위대한 인물처럼 서 있는 동안 즉시 자신을 드러내 주는외모를 갖춰야 하는 게 아니냐는 듯 낙담해서 소리쳤고, 또 역사적인 인물이 그 명성에 못 미친다는 걸 인식했을 때처럼 충격 받은 어조를 반복했는데, 나는 그 어조에서 미래에 대한 보편적 회의주의의 싹을 느낄 수 있었다. " - P236

가령 우리가 식탁 위에 차려진 생선을 처음 볼 때면 생선을 붙잡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술책과 우회 들이 별 가치 없어 보이지만, 낚시질하며 보낸 오후시간들, 우리가 그 생선들로 무엇을 할지 잘 알지 못한 채 수면에 소용돌이가 일고, 투명하고 유동적인 푸른빛 물결 속에반짝거리는 살과 어렴풋한 형체가 스쳐 가는 모습이 끼어들때 비로소 그 가치가 드러나는 법이다.
- P263

마차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컴컴한 밤길에 반대 방향에서 오는 마차와 충돌할 가능성이나, 자주 무너져 내리는 낭떠러지지반의 불안정성, 바다에 수직으로 난 가파른 비탈로의 접근,
이 모든 것들 중 어느 것도 그런 위험에 대한 표현과 공포를 이성의 영역으로까지 이끌어 가는 데 필요한 노력을 내 마음속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유명해지고자 하는 욕망이 아니라 근면한습관이 한 권의 작품을 탄생시키듯이, 현재의 기쁨이 아닌 과거에 대한 현명한 성찰이 우리에게서 미래를 보호해 준다.  - P291

철학에서는 종종 자유 행위와 필연적 행위에 대해 말한다. 우리 사유가 활동 중에는 상승하지못하고 억제되었다가 일단 그 사유가 휴식을 취하면, 지금까지 기분 전환의 압력에 의해 다른 추억과 동일한 수준으로 억눌렸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고 우뚝 솟게 하는데, 이런 행위야말로 우리가 완전히 따르는 필연적 행위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추억은 우리도 모르게 강한 매력을 담고 있어 나중에야,스물네 시간이 지난 후에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 P303

마치 위대한 일을 하기에 앞서 고독을 몸으로 실천한다는것이 처음에는 우리가 집착하는 작은 일상의 것들과 어울리지 않는 듯하여 두려움을 주지만, 이런 작은 것들을 멀리하면서 오히려 박탈감을 덜 느끼게 되는 것처럼, 그는 고독을 실천하는 중에 고독을 사랑하게 됐다. 
- P312

나는 그녀들 모두를 사랑하면서 그중 어느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  - P319

내가 다른 것을 생각하거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믿을 때에도 내 생각은어느샌가 소녀들에게 멈춰 있었다. 그러나 내가 그녀들을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보다 무의식적으로 생각할 때면, 그녀들은 내게 산악 지방의 푸른 파동 같은 바다와, 이런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행렬의 옆모습으로 나타났다. 만약 내가 소녀들이 있을 것 같은 어떤 도시로 간다면, 내가 만나기를 열망하는 곳은 언제나 바다였다. 한 인간에 대한 가장절대적인 사랑은 언제나 다른 것에 대한 사랑이다.
- P319

알베르틴을 본 순간부터 나는 매일그녀에 대해 수없이 생각했으며, 내가 그녀라고 부르는 인물과 더불어 끊임없이 내적 대화를 이어 가며 그녀로 하여금 질문하고 답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했고, 시시각각 내 마음에 연이어 나타나는 상상의 알베르틴이라는 그 무한한 계열체 안에서, 해변에서 얼핏 본 실제 알베르틴은, 마치 어느 역을 창조한 스타 여배우가 긴 공연 일정 중 처음 며칠만 출연하듯이, 처음에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알베르틴은 그저한 실루엣일 뿐 그 위에 겹쳐진 것은 모두 내가 만들어 낸 것이었다. 이처럼 사랑하는 이보다는 ㅡ단지 양의 관점에서만보아도 ㅡ우리 자신이 사랑에 더 많이 기여한다. 가장 실제적인 사랑인 경우에도 이것은 진리다.  - P359

지혜란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라, 그 누구도 우리를 도와줄 수 없고, 면제해 줄 수 없는 긴 여정을 통해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라네. 지혜란 사물을 보는 하나의 관점이기 때문이지. 

🌟 🌟 🌟 - P368

자네가 감탄하는 삶, 고상하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집안 가장이나 가정교사에게서 배운 것이 아니라, 삶의 주변을 지배하는 악덕이나 평범한 것의 영향을 받아 아주 상이한 출발점에서 만들어진 거라네. 그 삶들은 투쟁과 승리를 표현하네.  - P368

이런 바다의 매력을, 엘스티르는 마치 더위로 마비된 쪽배 안에서 몽상하는 이들처럼 아주 깊숙이 음미했으므로, 눈에 띄지 않은 미세한 썰물의움직임이나 행복한 순간의 박동마저도 화폭에 옮겨 고정할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마술적인 초상화를 보면서 갑자기 사랑에 빠진 듯, 즉시 잠이 든 우아한 모습으로 그 도주해 버린 하루를 되찾기 위해 온 세계를 유랑하고 싶은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 P429

그다음 주에도 나는 알베르틴을 만나려고 별로 애쓰지 않았다. 앙드레를 더 좋아하는 척했다. 사랑이 시작되면 우리는사랑하는 여인이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미지의 인간으로 남기를 바라면서도 그녀를 필요로 하며, 그녀 몸을 만지는 일보다 그녀의 관심이나 마음을 만지는 일에 더 관심을 보인다. 우리는 편지에 악의적인 말을 끼워 넣어 그 냉담한 여인이 우리를 상냥하게 대하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사랑은 어떤 확실한기술에 따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사랑을 받지 않을 수도 없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엇갈린 움직임으로 그 고리를 더욱 조여 나간다.  - P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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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7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얼마전에 읽었다고 문장보니 기억이 나네요. 잃시찾에 좋은 문장 너무 많아요. 별 3개 문장 저도 좋아하는 문장~!! 벌써 다 읽으시다니 완전 빠르네요😌

미미 2021-06-17 17:55   좋아요 2 | URL
아직 남았지요ㅋㅋ4권도 재밌네요 샤를뤼스의 첫 등장 이름없이 묘사부터해서 나중에 빵빵터졌어요. 왜 만나고 싶을까요?😭ㅋㅋㅋㅋ

새파랑 2021-06-17 18:08   좋아요 2 | URL
미미님 샤를뤼스에 푹 빠지신듯 ㅎㅎ 거꾸로 읽으시니까 특이한 기분이 들거 같아요. 정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면서 읽는 기분이 들거 같아요~!!

미미 2021-06-17 18:19   좋아요 2 | URL
언제 다른 장편으로 한번 해보세요~색다른 재미가 있어요ㅋㅋ어느방향으로 읽던 한 쪽은 미지의 영역이니까요^^*

scott 2021-06-17 2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이 밑줄 치신 문장들을 찬찬히 읽어보면
마르셀옹은 인간 처세술의 달인!
인간 심리를 꽤뚫는 혜안!
일상을 사유하는 철학자!
무의식 상태를 분석하는 정신과 전문의의 모습까지 ㅎㅎㅎ
이모든 것을
∩――――∩
|| ∧ ヘ  ||
||(* ´ ー`)
|ノ^⌒⌒づ` ̄\
( ノ  ⌒ ヽ \
\  || ̄ ̄ ̄ ̄ ̄||
  \,ノ||―――――||
누워서 씀!
방구석 몽상가 마르셀옹 💓

새파랑 2021-06-17 22:07   좋아요 2 | URL
스콧님의 이런 우주적인 이모티콘? 완전 놀라워요~!!

미미 2021-06-17 22:10   좋아요 2 | URL
그쵸그쵸❤ 아 침대 이모티콘ㅋㅋ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저 그 생각하고 있었는데 텔레파시ㅋㅋㅋㅋ 방구석 몽상가 넘 적절합니다!
 

프랑수아즈는 부인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 부인이 한 말을문자 그대로 정확하게 인용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말을, 사도 요한이 예수의 말을 왜곡한 것 못지않게 그 말을 왜곡하고 있었다.  - P100

며칠 후 해변에서 열리는 교향곡 연주회가끝나고 나오는 길에 우리는 빌파리지 부인을 만났다. 거기서들은 작품(「로엔그린」의 전주곡과 「탄호이저의 서곡」등)이 가장높은 진리를 표현한다는 사실을 확신한 나는 그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가능한 한 나를 높이려고 노력했고, 그 진리를 이해하기 위해 내 안에 감춰진 가장 훌륭하고 가장 심오한 것을 꺼내 모두 그 진리에 맡겼다.

- P102

내가 산책을 가려고 옷을 갈아입으러 가기에 앞서 잠시 지나는 방은, 바깥 광선의 다양한 빛깔을 분해하는 프리즘 같기도 하고, 또는 내가 맛보려 하는 낮의 꿀물이 분리되고 흩어지면서 취하게 하는 모습이 뚜렷한 꿀벌 통 같기도 하고, 또는 은빛 광선과 장미꽃잎의 파닥거림 속에 녹아든 희망의 정원 같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날 아침 네레이드마냥 해변을 뛰노는 ‘바다‘의 모습이 어떤지 알고 싶은 마음에초조함을 못 이기고 커튼을 열었다. ‘바다들‘은 매번 하루도같은 모습인 적이 없었으니까. 다음 날이면 다른 바다가 나타나고, 이따금 전날 바다와 비슷할 때도 있었지만, 같은 바다를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 P112

우리 외부에 있는 현실에 욕망이부합되는 걸 알게 되면, 비록 실현이 불가능할지라도 그 욕망은 보다 아름답게 보이고, 또 우리는 이전보다 신뢰감을 가지고 욕망에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ㅡ 한순간 욕망을 충족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그런 우발적이고도 특별한 작은 장애물들을 우리가 개별적으로 생각 속에서 지우기만 하면 ㅡ우리는 삶에서 욕망의 충족이 가능하다고 상상하면서삶에 대해 보다 즐겁게 생각할 수 있다.  - P124

어느 무더운 오후, 햇빛을 가리기 위해 커튼을 내려 노랗게물든 커튼 틈 사이로 바다의 푸르름이 윙크하게 내버려 두는반쯤 어둠에 잠긴 호텔 식당에 앉아 있을 때, 나는 해변에서도로로 이어지는 길 한가운데 키가 크고 날씬하며 목을 드러내고 머리를 자랑스럽게 높이 쳐들고는 예리한 눈에 마치 태양 광선을 모두 흡수한 듯 살갖이나 머리칼이 온통 금빛으로빛나는 젊은 남자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생루?) - P151

* 생루는 이 시대 다른 젊은이들처럼 니체를 대표적인 지식인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블로크에게 있어 니체는 허무주의보다는 초인과 의지의 인간으로 자리매김한다. 프루스트와 니체의 관계는 양면적인데, 프루스트 역시 니체를 유럽의천재로 여겼지만, 니체의 바그너 해석에는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리고 프루동(Proudhon, 1806~1865)은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주의자이며 무정부주의의선구자로서 프티부르주아를 격렬히 비판했다.
- P157

* 콩브레의 사회학에 따르면, 사람은 각자 자신이 태어난 카스트나 사회적 계급에 충실해야 하며, 그것을 벗어나는 사람은 사회적인 낙오자로 간주된다. 이낙오자가 바로 부르주아이면서도 귀족 계급을 넘나든 이방인 스완이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47쪽 참조.) - P166

겉으로는 평범하지만 집 안에 들어가 보면 보물이나 자물쇠를 열 때 쓰는 지렛대와 시체로 가득한 집을 발견하면서 느끼는 놀라움이 눈에 보이는 세계 아래서 다른 사람의 진정한삶과 실제 세계를 발견할 때의 놀라움 못지않다면, 사람들이우리가 없는 데서 지껄이는 말로 우리가 자신에 대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사람들이 우리나 우리 삶에 대해 가진 이미지가 얼마나 다른지를 알 때의 놀라움도 이에 못지않다.  - P174

이처럼 우리는 항상 타인의 결점에 대해 말하는데, 이는 자신에 대해 우회적으로 말하는 방법으로서, 죄를 용서받는 기쁨과 죄를 고백하는 기쁨이 합쳐진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성격을 특징짓는 데만 늘 관심있는 우리 주의력은 타인에게서도 다른 무엇보다도 그런 특징에 주목한다. 눈이 나쁜 사람은 상대방에 대해 "그분은 겨우 눈만 뜰 수 있을걸요."라고 말하고, 폐결핵 환자는 건강한사람의 온전한 폐에 대해 의심을 품으며, 더러운 사람은 다른사람이 목욕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냄새나는 사람은 누구나 다 악취를 풍긴다고 우기며, 배신당한 남편은 도처에서 배신당한 남편만 보고, 바람기 많은 아내는 바람기 많은 아내만을 보며, 속물은 속물만을 본다. 게다가 각각의 악덕은 각각의직업처럼 전문 지식을 요하고 발전시키는 법이어서 사람들은 그 지식을 과시하는 걸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 P175

식당 책임자 이름 ‘에메(Aimé)‘는 프랑스어로 ‘사랑하다‘를 의미하는 동사 ‘에메(aimer)‘의 과거분사로, 사랑받는 자‘란 뜻이다.
- P214

바닷가에서 아침 나절 수영을 하는데, 샤를뤼스 씨가 가까이 다가와서는 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으니 얼른 물에서 나와 할머니에게로 가 보라는 말을, 내 목을 꼬집고 천박하게 웃으며 친숙한 말투로 해서 난 그만 깜짝 놀랐다.
"늙은 할머니가 무슨 상관이야, 안 그래? 이 악동아!"
"어떻게 그런 말씀을, 저는 할머니를 정말 좋아합니다!"
- P214

필시 이런 말을 한 것이 후회되었는지 잠시 후 그는 — 모로코 가죽으로 장정한 책 표지에 네모만 테두리를 두르고 그안에 가죽으로 엷게 돋을새김한 물망초 한 가지를 끼워 넣은 — 책 한 권을 보내왔는데, 그가 내게 빌려 준 이 책을 나는
‘외출 중‘인 에메 대신 엘리베이터 보이를 통해 돌려보냈다.

(ㅋㅋㅋㅋㅋㅋ물망초 뜻:나를 잊지 마세요)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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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6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벌써 100! 저 오늘부터 6권 읽을겁니다 ^^

미미 2021-06-16 11:09   좋아요 2 | URL
네!ㅋㅋㅋ 다시 프루스트! ^^*

scott 2021-06-16 16:03   좋아요 2 | URL
전 11권 들고 출근 함요
(。•̀ᴗ-)✧₊˚

미미 2021-06-16 16:11   좋아요 2 | URL
저도 짬날때마다 붙들고 있습니당ㅋㅋㅋ😆

새파랑 2021-06-16 16:27   좋아요 2 | URL
전 아직 시작 못했는데 ㅜㅜ 하루에 100페이디 이상 읽기 금지가 필요합니다~! (저 빼고 ㅎㅎ)

미미 2021-06-16 16:48   좋아요 2 | URL
앗ㅋㅋㅋㅋ새파랑님 초고속읽기 하시잖아요ㅋㅋ

scott 2021-06-16 16: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마지막 사진
쁘디 마르셀옹 ㅎㅎㅎㅎ
앙드레 지드가
첫만남에서
반하게 만든 미모 ◟(ꉺᴗꉺ๑◝)

미미 2021-06-16 16:10   좋아요 2 | URL
♡.♡쁘띠쁘띠ㅋㅋㅋㅋ우측에 있는 친구도 너무 귀여워요!!

새파랑 2021-06-16 16:25   좋아요 2 | URL
어느새 추가된 사진이네요~!! 미미님 인터넷 검색의 AI 같아요😊

미미 2021-06-16 16:47   좋아요 2 | URL
관련 책에서 찾았지요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6-16 1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대단하십니다.

언제고 읽어야지 하면서도
시작도 못하고 있네요.

미미 2021-06-16 19:29   좋아요 3 | URL
한번쯤 (사실 그 이상)읽어볼만해요!
대단한건 보물같은 책을 꾸준히 찾아내고 계신 레삭매냐님입니다^^*👍

페크pek0501 2021-06-17 1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 돌풍이네요. 열독하시는 분들 부럽습니다.^^

미미 2021-06-17 12:08   좋아요 1 | URL
페크님도 두 권으로된 책 읽으셨죠?(그 책 궁금) 제 느낌상 1권이 고비인것 같아요ㅋㅋ관련 연구서도 많아 다 궁금해요!^^*
 

내가 한 시간 동안이나 바깥 공기의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 할머니가 인내심을 잃고 슬그머니 창문 하나를 열자 단번에 메뉴와 신문, 식사하던 사람들의머리 베일과 모자가 모두 날아가 버렸다. 천국의 숨결에 기운을얻은 할머니는 욕설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마치 성녀 블랑딘 처럼 침착하게 미소를 지었고, 이런 모습이 나의 고립과 슬픔의느낌을 더욱 가중하는 가운데, 헝클어진 머리 때문에 분노한그 건방진 관광객들을 우리에 맞서 결집시켰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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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6-15 1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빨리 시작해야 되는데 ㅜㅜ 읽은 문장들이 나오니까 반가운 기분이 드네요 😊😊
(독보적 랭킹 미미님 7위, 저 9위임 ㅎㅎ)

미미 2021-06-15 17:23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같이 안읽으시니 제가 느릿느릿 읽게되네요.ㅋ
4권 ,6권이 제일 두꺼워보여요.😳😆 좀더 걸어야하는데!ㅋㅋㅋㅋ;;

새파랑 2021-06-15 1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문제가 있군요! 전 지금 읽고 있는게 500페이지 여서 ㅡㅡ 이거 읽고 쫓아가겠습니다 🙁😄

미미 2021-06-15 17:51   좋아요 2 | URL
독촉아닌데 독촉이 되었네요ㅋㅋㅋㅋ🙄😅

새파랑 2021-06-15 18:05   좋아요 2 | URL
이렇게 읽어야 잘읽어지는거 같아요😊😊 항상 진도 확인중~!!

scott 2021-06-15 2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두분,기다리고 있습니다 ㅎㅎ11권 읽고 또 읽고 (ᐡ-ܫ•ᐡ)

새파랑 2021-06-15 20:48   좋아요 2 | URL
아 이런 압박이....😐

미미 2021-06-15 20:58   좋아요 2 | URL
헉 서두를께요! 으쌰으쌰ㅋ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6-16 09: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재밌나요ㅎㅎ?? 너무 길어서 엄두가 안나는 책인데

미미 2021-06-16 09:54   좋아요 1 | URL
금을 캐듯이 아름다운 문장을 캐는 재미도 있고 이런 저런 인물들의 다양한 개성을 보는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그런 것들이 벨에포크 시대를 아우르고 있어 의미있어요^^*
 
인 더 컷 - [할인행사]
제인 캠피온 감독, 맥 라이언 출연 / 씨넥서스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어제 영화 '숏컷'을 보려고 검색하다 연관검색으로 뜬 이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연속 2번을 보고서야 잠이 들었다. 일단 29금쯤 되는것 같고 맥라이언과 마크 러팔로의 리즈시절 모습이 나온다.



요즘 여행도 못가고 카페도 못가고 극장도 못가고 원래 도박도 안하고 마약도 안하는 명분?을 세워 영화 책에 집중 투자 중이다. 그래서 주로 한가지씩 돌아가며 보던 넷*** 웨** 왓*를 지난달부터 다 보고 있는데 이 영화는 왓*에서 발견. 2004년제작인데 화질도 뛰어나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네이벗의 평점은 5점대. 아냐 이건 뭔가 잘못됐어 스콧님이나 하길태님에 비길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스크린좀 구독하고 무료 배포하는 영화지까지 가지러 종로까지 가던짬(영화 인생짬ㅋ)과 필(feel)이 있는데 저건 신뢰할 수 없는 평점이야! 그래서 검색해보니 제인 캠피온은 '피아노''내 책상위의 천사'의 감독이었다. 역시!

줄거리는 뉴욕에서 학생들에게 작문을 가르치는 프레니(맥라이언)은 제대로된 연애를 못하고 독신으로 오랜시간 혼자 외롭게 살고 있었다. 가장 가깝게 지내는 건 이복동생 폴린(제니퍼 제이슨리)가 유일.

어느날 목이잘린 이웃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고
주인공이 피해자와 동선이 겹쳐 목격자를 찾던 형사 말로이(마크 러팔로)가 그녀집에 찾아오는데 프레니(맥라이언)에게 반했는지 묘하게 관심을 보이며 그녀의 책상위 포스트잇에 붙은 이런저런 문구에 대해 언급한다. (빛나는 벗꽃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는 뭐 그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엄훠! -확실치 않으니 한 번 더 봐야겠다.ㅋ)

살인은 계속되고 두 사람은 썸도 타고 어쩌고 저쩌고 29금을 찍다가 음... 그런데 그녀 입장에서는 주변 모두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데...범인은 정말정말 반전이었다!

몽환적인 분위기가 있고 아시아 영화적인 느낌느낌도 좀 있다.(데이트 할때 입으려고 옷을 샀는데 약간 치파오 스타일이고 등등)범인이 누구일지 추리하는 맛도 있고 마크 러팔로가 일단 너무 귀여웠다. 독특한 분위기도 소화가능하신 분들에게 강추. 짐케리의 '넘버23'과도 약간 비슷한 분위기다.


*프레니(맥라이언)가 수업시간에 칠판에 등대를 그려놨는데 ‘의식의흐름‘과 ‘관념의 흐름‘은 혼동되어지곤 한다며 이것은 오류라고! 숙제로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를 읽어오라고 한다. 그래서 조금 찾아봤는데 비교한 내용도 없고 나 역시 그게 그거인줄 알았었는데... 🙄



#로멘스 #29금 #미스터리 #스릴러

하얀셔츠♡ 콧수염♡

헉..동명의 원작소설도 있었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24077 씨네21의 좋은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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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15 15: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 댓글 자리 찜!👆

김치전 부터 냠!!
<( ̄︶ ̄)>🥘

미미 2021-06-15 12:10   좋아요 5 | URL
김치전에 동동주 준비완료욤ㅋㅋㅋ🥘🍶

페넬로페 2021-06-15 12:36   좋아요 5 | URL
오늘같은 날씨엔 김치전에 동동주 좋네요.

scott 2021-06-15 15:34   좋아요 5 | URL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격적인 설정에 이 영화가 29金인게 흑인 속어집 만드는 프래니 교수가 수집하는 외설적이고 적나라한 비속어 때문이라서 개봉 당시 화제를 몰고 왔죠.
제인캠피온 감독의 영화 ‘스위티‘ 추천합니다
89년도 작품인데 다큐 같은 설정 샷에 80분 동안 유치한 몸짓과 기괴한 행동으로 갖가지 말썽을 일으키다가 끝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뚱보 괴물 스위티,제인 오스틴 감독의 페미니즘 시각이 돋보이는 수작!
사알짝 추천 (ノ◕ヮ◕)ノ*:・゚✧


미미 2021-06-15 15:55   좋아요 4 | URL
역시 스콧님!👍바로 검색들어갑니당! 대중에게 인정받지 못한 수작들 파고파고 해야함요!🤔🤨

페넬로페 2021-06-15 12:4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맥 라이언은 로맨틱 코메디의 여왕이었잖아요. 한때 그녀의 영화를 보면서 낭만에 젖었는데 ㅋㅋ
이 영화는 안본것 같은데 관심 가네요.

미미 2021-06-15 12:50   좋아요 6 | URL
이 영화에서도 역시 예쁘지만 분위기가 많이 달라요. 지치고 좀 우울하고 슬픈모습? 전체적으로 영화 분위기가 암울한데 나름의 매력은 있어요.😅

새파랑 2021-06-15 13:0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29금이라니까 왠지 너무 궁금하네요ㅎㅎ 영화마니아 미미님이셨군요 😮 역시 스릴러가 있는 로멘스가 재미있는거 같아요 ^^
그와중에 등장한 등대로는 최고네요~!!

미미 2021-06-15 13:17   좋아요 6 | URL
‘자칭‘ 영화마니아에 주의하셔야합니다ㅋㅋ등대로부터 주인공의 직업과 매혹적 문장찾기,로멘스,스릴,미스터리,추리,살인...좋았던게 너무 많았어요😆

scott 2021-06-15 15:36   좋아요 6 | URL
오! 미미님 저랑 동감동감!
이렇게 한 영화 속에 매혹적 문장찾기,로맨스,스릴,미스터리,추리,살인 ,인물들 옷차림, 장소 배경 까지 완벽!ㅎㅎ
요즘 이런 영화 찾아보기 힘듭니다.

미미 2021-06-15 15:58   좋아요 6 | URL
보물찾기한 기분이예요! 평론가 리뷰읽어보니 여러가지의미까지 보나스ㅋㅋㅋ♡

레삭매냐 2021-06-15 13: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to see anything
to hear anything
to remember anything...

이 대사가 아주 멋드러지네요.

제목을 대충 보고 로버트 알트
만의 <숏컷>을 검색했었네요.

제니퍼 제이슨 리는 오랜만이네요.

미미 2021-06-15 13:47   좋아요 5 | URL
네ㅋㅋㅋㅋ제니퍼 제이슨 리와 케빈베이컨이 조연으로 출연해서 반가웠어요! ☺

mini74 2021-06-15 18: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제인 캠피온감독에 남주도 귀엽고 여주도 깜찍하고 그런데 29금 ~ 어머! 이건 봐야돼! 인데요 ㅎㅎ 왓*가 옛날영화가 많아서 좋더라고요 저도 도박은 끊었고 마약은 국가가 허락한 것만 복용중이니 볼 자격이 충분하겠지요 *^^*

미미 2021-06-15 18:44   좋아요 5 | URL
너무 외롭게 지내며 출퇴근길 지하철 광고판 글귀들에 솔깃솔깃하던중 형사가 자꾸 유혹하니 끌리긴한데 살인범같고 그래서 불안한 밀땅이예요ㅋㅋ미니님께 이 작품을 마구 허합니다♡ㅋㅋㅋㅋ😳

coolcat329 2021-06-15 18:4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저. 이 영화 봤는데 전혀 생각이 안나요.ㅠ오 내용보니 넘 재밌겠어요.

미미 2021-06-15 18:46   좋아요 4 | URL
마크 러팔로 리즈시절 콧수염이 이렇게 잘어울리는지 몰랐어요!ㅋㅋㅋㅋ 목소리도 멋지고요♡.♡

붕붕툐툐 2021-06-16 00: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숏컷과 인더컷 제목 묘하게 비슷한데, 좋은 영화 발굴하심을 축하드려요~ 그럴 때 더 내 거같고, 더 재밌는 거 같아요~
아니, 근데 책을 그리 많이 읽으시는데 언제 영화까지 보신대요~ 정말 미미님은 능력자!!

미미 2021-06-16 00:09   좋아요 3 | URL
맞아요♡내꺼찾은 기분ㅋㅋㅋㅋ자기전에 보는데 어제 반복보다가 그만 새벽에 잠들었지요(ㅠㅇㅠ);;

scott 2021-06-16 00:10   좋아요 3 | URL
툐툐님 말씀이 맞습니다!
인 더 컷은 제인 캠피온이 만든 줄도 잘 모를 정도로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요렇게 발굴 하쉼!!

미미님은 멀티! 멀티 능력자!👑

미미 2021-06-16 00:12   좋아요 3 | URL
아이참 부끄럽네요ㅋㅋㅋㅋ왕관 쓱싹👑 ㅋㅋ😍

고양이라디오 2021-06-16 09: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봐야겠네요. 글은 혹시 스포 있을까봐 읽다 말았어요ㅎㅎㅎ 영화 보고 마저 읽을께요

미미 2021-06-16 09:56   좋아요 1 | URL
왓*에만 있더라구요! 저는 좋았는데, 라디오님 범인 찾으실지도 기대됩니다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