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너 좀, 말이야. 네가 늘 말하듯이 프라이버시를존중해 줘."
"아, 네."
두 사람은 내가 단추 소파에서 내려와 방 밖으로 나가는것을 보고 있었다. 나는 문가에서 돌아서서 말했다.
"나는 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고 싶었어요. 다만 수작질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 그랬어요." 두 아이가 어리둥절한눈으로 쳐다보길래 내가 계속 말했다. "수작질을 방지하라는 지시를 받았어요. 그래서 말풍선 게임을 할 때도 늘 방에 남아 있었던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P254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21-04-13 0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프로필 좋아했는데 바꾸셨군요!!! 바뀐 것은 넘 귀여우면서 애잔해요. 왜??? ^^;;;

미미 2021-04-13 07:42   좋아요 1 | URL
귀엽고 애잔하기도 하고 웃기기도하고 보기에따라 묘하게 상징적으로 보여서 보자마자 이걸로 했지요ㅋㅋㅋㅋㅋㅋ

scott 2021-04-13 1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라이 !!
버시 ㅎㅎ

클라라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조시와 릭
캐릭터에 스토리가 집중 될것 같아요 (,,>᎑<,,)

미미 2021-04-13 11:26   좋아요 2 | URL
영화로 만들어질것 같아요~♡ 나오면 꼭 볼래요!! ☀️🌝🌞
 

헛물켠 시간들이 나를 
세월의 방죽 위에 뜨게 했네
물이 스미면 개구리밥이 햇볕에 말라붙듯
내가 떠다닌 생활사도 뿌리를 감출 것이네
내가 버석버석 말라비틀어지면
햇볕은 그제서야 내가 떠 있던 세월의 방죽
발목 빠지지 않게 천천히거닐 것이네 - P17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21-04-12 1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두 다양하게 읽으신다 😊

미미 2021-04-12 10:09   좋아요 1 | URL
헤헷ㅋㅋ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행복한책읽기 2021-04-13 11: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혓물켠 시간들‘ ㅠㅠㅠ 이 말이 왜 콕 와 닿으며 슬프게 할까요. 글고 저에게는 앞으로 ‘버석버석 말라비틀어질‘ 시간만 남은 듯해요.^^;;;

미미 2021-04-13 11:31   좋아요 2 | URL
아프고 슬픈데도 느낌이 왜이리 좋은지...그래도 우리에겐 시가 있잖아요~♡ 그리고 책읽기님은 시집을 많이 읽으시니 매 순간을 더 선명하게 느끼실것 같아요!
 
초조한 마음 대산세계문학총서 116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유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의 자가용 아래에서 불안하게 서성이던 어린 토끼를 구조한 일이 있다. 인근에 위치한 산에서 몇년째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내던 토끼 부부의 새끼일 가능성이 높아 보여 산에 둬야 할지 집으로 데려다 보호할지 고민했었다. 결국 두 번째 방법을 선택했고 이것은 나의 어리석은 결정 중 하나가 되었다. 식성 좋은 녀석은 엄청나게 먹었고 엄청나게 쌌다. 가여운 마음에 먹이고 치우고 닦이는 것은 힘들어도 힘들지 않았다. 아픈 노견을 키우던 중이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처음에는 왠지 자신감이 솟아났다. 산책길에 토끼부부를 만나면 이 아이를 데려다 줘야겠다 생각도 했지만 하필인지 운명인지 녀석들은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나는 지쳤다. 생명을 키우는데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내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나의 지침은 내게도 당황스러웠다. 다른 일과도 엉망이 되고 잠도 제대로 못자다 동물협회에 전화를 걸었다. 그곳에서 데려가면 한동안 해당 웹 사이트에 사진이 올라가고 입양자를 기다린다.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안락사를 시킨다는 설명에 나는 멘붕이 왔고 주변에 키울만한 사람들을 찾아봤고 다시 데려올까도 고민했다. 


결국 입양은 실패했고 협회에선 마지막으로 내게 다시 전화를 했다. 죄를 고백하는 죄인처럼 "저는 못 키울 것 같아요."라고 힘겹게 말을 꺼냈는데 담당자의 '피식~'하는 비웃음과 함께 전화가 끊겼다. 한동안 멍했던 것 같다. 그 비웃음에는  '그래 너 같은 인간들 한 둘 아니다. 기대 안했다. 너도 똑같아. 책임지지 못하는 인간들.'이란 의미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그 어린 토끼가 가여워 눈물이 난다. 막판에 누군가 키워줄 사람이 기적처럼 나타나길 기도하고 또 기도했지만 나의 어리석음을 조롱하듯 아무도 나서질 않았다. 연민의 결과는 비참했다. 


<초조한 마음>을 읽으며 그 때 일이 바로 어제처럼 떠올랐다.츠바이크는 안톤 호프밀러와 의사 콘도어를 통해 두 가지 형태의 연민을 그려낸다. 상반된 마음가짐에서 발화한 동요가 어떤 결과를 몰고 오는 지 작가가 할수 있는 소설로의 충고를 완성한 것이다. 


<P.191> 내 생각에는 그것은 시인이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고 시도하는 대신 남이 했던 말을 되풀이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철학자가 알려지지 않은 것, 알려질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대신에 이미 오래전에 깨달은 것을 아흔아홉번째로 다시 탐구하는 것과 같은 거죠.

<P.235> 연민이라는 것은 양날을 가졌답니다. 연민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거기서 손을 떼고, 특히 마음을 떼야 합니다. 연민은 모르핀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치료도 되지만 그 양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거나 제때 중단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중략...언젠가는 '안돼'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오게 마련입니다. 그 거절 때문에 환자가 처음부터 도와주지 않은 사람보다도 자신을 더 증오하게 될지라도 그렇게 말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그래요, 소위님.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연민은 무관심보다도 더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 의사들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잇고, 판사나 법 집행관, 전당포 주인도 마찬가지입니다.

<P.240> 나는 의사로서 끈기 있는 체스 선수가 되어야지 도박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 일이 있고 몇 달 뒤 거짓말처럼 산책길에서 빈번하게 토끼 부부를 마주쳤다. 그 때 내 기분은 피해자 부모를 마주한 범죄자에 가까웠다. 내 눈에 그들은 그 아기 토끼를 찾는 것처럼 보였다.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들을 마주칠 때 마다 내 미숙함이 밝은 곳에 보란듯이 노출되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지난 후 내 모습을 돌아보면 낯설게 느껴진다. 과거의 자신을 회상하는 것은 마치 다른 사람의 모습을 내가 볼 수 있는 것처럼 객관적인 형태를 띤다.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좋은 의도를 가진 거라면 어떤 형식이든 감정의 고삐를 푸는 것이 용납되어야 할까? 호프밀러의 미숙함은 안나의 연인 브론스키나 까라마조프가의 미챠를 떠오르게도 했다. 소설을 읽으면서 만나는 이런저런 인물들은 나 자신의 문제점들을 아프게 드러내며 질문한다. <초조한 마음>의 캐릭터들과 그들의 경험, 직업도 상징적인 질문을 향해 가는 열쇠로 기능하는 것처럼 보였다. 츠바이크는 연민의 정의로부터 독자를 점점 몰아세워 인류가 짊어져야 할 하나의 연민, 하나의 질문을 가리킨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5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4-11 12:0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연민(commiseratio)이란 자신과 비슷하다고 우리가 상상하는 타인에게 일어난 해악의 관념을 동반하는 슬픔이다.”(스피노자의 에티카) 미미님이 버려진 어린 토끼에게 느꼈던 감정이“타인의 불행,또는 안타까움에서 생기는 슬픔‘이였던것 같네요 누군가를 돕는다는것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는 위치에 있다고 착각하는 감정에 츠바이크는 약자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발생한, 강자가 되었다는 자부심, 혹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존재감, 연민이란 감정 뒤에 숨겨진 인간의 이중성을 파헤친것 같습니다. 호프밀러는 지독한 사랑을 감당할 수도 없었던 어린아이였던 걸까요?

저도 만약 미미님처럼 어린 토끼를 발견했다면 분명 집으로 데리고 갔을겁니다
(실제로 토끼 키워봤지만 왕성한 식욕과 번식력에 놀람 ㅎㅎ)
츠바이크가 던진 물음! 미미님이 정의 한 연민의 감정
일요알 이토록 좋은 리뷰를 만나게 되다니 !!

미미 2021-04-11 12:10   좋아요 5 | URL
스콧님 댓글이 훨씬 좋아요!! 어쩜 책을 읽지 않고도 이런 분석을 써 내실 수 있는지 또 감탄합니다♡
이 글 쓰다가 당시 일 떠올리고 구겨져 있는 저를 펴주셨어요. 마음의 나이는 해마다 늘어나지 않는 것 같아요.😭

새파랑 2021-04-11 12: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초조한 마음이 불러 일으킨 토끼의 기억이란~! 이 책의 키워드는 연민인가 보네요. 연민이란 단어 좋아하는 단어언데^^ 브론스키나 미챠가 떠오른다니 왠지 어떤 느낌일지 예상이 되면서도 궁금하네요. 🌟 다섯개 라니, 제가 오늘 이책 도전해보겠습니다~!!
(츠바이크 찐팬~!)

미미 2021-04-11 12:29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 이 책은 🌟 이 9개 정도는 됩니다!(막판 몇 페이지가 특히 상징적이었어요.👍👍) 두꺼운책인데다 글씨가 좀 작아 두려웠는데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역시 츠바이크♡

새파랑 2021-04-11 12:43   좋아요 4 | URL
미미님의 🌟9개는 첨 보는거 같은데요? (8개 까지는 왠지 본 기억이 ㅋ ) 완전 기대됩니다^^

미미 2021-04-11 12:51   좋아요 5 | URL
제 취약점에 대해 작가님에게 따끔한 충고를 들은 기분이어서요. (사실 혼나고 뒷통수를 맞은 거에 가깝네요ㅋㅋ;)

scott 2021-05-07 15: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
츠바이크옹 찐 팬 인증 !!

미미 2021-05-07 17:05   좋아요 3 | URL
휴대폰 지금 봤어요! 으앗~♡ 감사해요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5-07 15: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츠바이크 팬님, 축하드립니다.

미미 2021-05-07 17:05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레삭매냐님ㅋㅋ

새파랑 2021-05-07 16: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라딘도 인정한 찐팬 미미님~!!!

미미 2021-05-07 17:06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새파랑님ㅋㅋ

모나리자 2021-05-07 16: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당선작 축하드려요~
행복한 불금, 주말 보내세요~^_^

미미 2021-05-07 17:06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모나리자님ㅋㅋ축하들 해주시니 더 기쁩니다!

그레이스 2021-05-07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합니다 ~♡

미미 2021-05-07 17:07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그레이스님 모두들 함께 해주신 덕분입니다!ㅋㅋ

그레이스 2021-05-07 17:08   좋아요 2 | URL
덕분에 츠바이크 다시 들춰보고 없는책 채워놓는 재미 맛보는 중입니다.

미미 2021-05-07 17:16   좋아요 2 | URL
저도 또 찾아 읽어야겠어요ㅋㅋ츠바이크는 사랑입니다~♡

서니데이 2021-05-07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미미 2021-05-07 17:36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덕분에 기쁨 배가 됩니다ㅋㅋ

초딩 2021-05-08 1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축하드려요~!!!!
멋져요 멋져!! ㅎㅎㅎㅎ :-)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미미 2021-05-08 18:42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초딩님!!!!!
덕분에 또 기뽀요ㅋㅋㅋㅋ😍
 

P.151


페미니즘을 ‘하나‘로 사고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이다. 

나는평소 숱한 사람이 사상가들을 언급할 때 마르크스, 프로이트,
푸코, 루소…… 그리고 페미니스트 식으로 나열하는 데 분노한다. 

남성들은 ‘개인‘으로 호명되는데, 어째서 페미니즘은 한 덩어리로 간주되는가? 이는 마르크스 한 사람과 모든 여성이라는식의 발상이다. 

물론 이러한 경계의 정치학은 페미니즘 내부에도 있다. 흔히 페미니즘을 소개할 때 자유주의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급진주의 페미니즘, 제3세게 페미니즘으로 구분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제3세계에는 마르크스주의나 자유주의가 없다는 말인가?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3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한책읽기 2021-04-08 14: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편협한 호명에 편협한 대응. 이에는 이!!^^

미미 2021-04-08 14:3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 역시 간파하셨군요!!

scott 2021-04-08 15: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편협한 호명에 편협한 대응!! 눈에는 눈!v。◕‿◕。v

미미 2021-04-08 15:4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스콧님 눈에는 눈이라면서 양V는 너무 귀여우심ㅋㅋㅋ

바람돌이 2021-04-08 15: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런 무식한 분류에 분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

미미 2021-04-08 15:43   좋아요 3 | URL
부끄럽지만 저도 몰랐던 1인ㅋㅋㅋㅋㅋㅋㅋ😭

새파랑 2021-04-08 15: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분노에 공감합니다^^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는데 글보니 공감이 되네요~!

미미 2021-04-08 16:50   좋아요 3 | URL
아 이거 저자이신 정희진님의 분노예요ㅋㅋㅋㅋ저도 오늘까지 저런 분류에 문제의식 못느낌요.🥲

행복한책읽기 2021-04-08 15: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제가 의식을 우주에 던져버리가 다니나 봅니다. 정희진?? 머라??? 정희진 책이었음??? 아. 어쩐지. 표지며 제목이며 낯익다 했더니. 제집 책꽂이에 떡 꽂힌 채, 날 언제 먹을 거임?? 하며 절 노려보고 있네요. ㅠ 아 진짜 구매한 줄도 까먹고 있었다니 ㅜㅜ

미미 2021-04-08 15:55   좋아요 3 | URL
아ㅋㅋㅋㅋㅋ이 책 벌써 들여놓으셨었군요!! 정희진의 글쓰기 3탄이예요. 다른 것보다 읽기 수월한것 같아요. 두 권 안사셨으면 멀쩡하신거라 봅니다.ㅋㅋㅋ

페넬로페 2021-04-08 16: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
알라딘 서재에 올라오는 페미니즘에 대한 책들의 제목에 페미니즘 앞에 사회주의같은 말이 붙는걸 보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 분류가 당연한줄 알았어요.
어떤 다른 학문과 차별을 두려고 그러는게 아니라 그냥 편의상 분류를 위해 그렇게 하는건줄 알았는데^^^
그게 잘못됐다는건가요?
제가 잘 몰라서요^^

미미 2021-04-08 17:57   좋아요 4 | URL
페미니즘에도 종류가 많더라구요. 서로가 의견충돌도 많구요. 그걸 하나로 뭉뚱그리는게 문제라는 지적이예요. 예를들면 서구는 미국,영국,프랑스,독일 이라 칭하면서 동시에 한국,일본,베트남이 아닌 걍 아시아로 뭉뚱그리는 것같은? 같은 기준의 구분이어야 하는데 남성학자들은 분야별로, 개개인으로 구분하다 페미니즘은 마치 단일한 덩어리마냥 줄 세운다는 얘기로 이해함요.😳😆

미미 2021-04-08 17:23   좋아요 4 | URL
그리고 위 인용의 후반부는 페미니즘의 종류를 소개할때도 잘 나가다가 제 3세계 페미니즘을 한덩이로 나눔으로써 제3세계는 마치 구분이 없고 단일한 페미니즘만 있는 것처럼 했다는 거예용. 제3세계에도 사회주의 페미니즘,급진주의 페미니즘 다 있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제 생각엔 제3세계라는개념도 자기네가 제 1,제2라는 식이라 참 거시기합니다.🙄

페넬로페 2021-04-08 17:34   좋아요 4 | URL
와! 완전 무슨말인지 이해했어요
감사합니다♡♡♡
근데 이런건 워낙 많아 이제 새삼스럽지도 않아요 ㅎㅎ
서아시아를 근동이라 하는것과 같은 맥락이군요^^

미미 2021-04-08 18:00   좋아요 3 | URL
헤헷~♡♡♡ 무심코, 덩달아 따라가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정희진님 책 읽으면 항상 이리저리 깨지고 반성하게 됩니다. 근데 왜 기분은 좋을까요?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4-08 19: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함께 반성하고 갑니다. 넘 좋은 지적이에요! 제 삶에도 그런 부분 많은 거 같은데, 정신 차리고 봐야겠어요!!

미미 2021-04-08 19:08   좋아요 3 | URL
반성도 나누면 창피함이 반이 되나봐요!ㅋㅋㅋㅋ툐툐님 감솨~^^♡

서니데이 2021-04-08 2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오늘도 따뜻하고 좋은 날이었어요.
편안하고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아침엔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일교차가 크다고 합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미미 2021-04-08 22:40   좋아요 3 | URL
네! 정말 새벽에는 공기가 차가워져 놀랐어요. 서니데이님도 컨디션 좋아지시고 가뿐해지시길, 감기도 조심하시구요~좋은 밤 되셔용^^*♡

별족 2021-04-09 06: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제가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할 때조차도 뭔가를 강경하게 주장하지 못했습니다. 딱 제 자신의 의견이나 입장만 말할 수 있었죠. 페미니즘이 층위가 다양하다는 말은 그 자체로 진실이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그 층위를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결국 사안에서 페미니즘을 선점해서 돌출하는 주장만이 ‘페미니즘‘으로 받아들여지잖아요. 그래서 지금 굳이 책을 찾아 여러 종류의 페미니즘을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낙태에 찬성하고, 모자보건법에 아동을 지우고, 난민을 반대하고, 사회적 성취를 하지 못하는 울분을 토로하고, 가족을 건사하는 일을 폄하하면서, 여성이 하는 눈물의 호소라면 상황을 살피지 않고 곁에 서는 태도들을 페미니즘이라고 보는 게 아닐까요?
저는 제가 페미니스트인 채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일하는 것에 모순을 느끼지 않았는데, 지금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를 드러내는 분들은, 제가 하는 말, 저의 삶에 ‘페미니스트가 아닌 거‘라고 하더라구요. 페미니즘에 다양한 층위가 있으니, 페미니즘 비판이 부당하다는 말은 그래서 저는 좀 이상하게 들리네요.

참, 제3세계 페미니즘,에 대한 불만은 이해합니다만, 페미니즘,이라는 학문자체의 출발이 제1세계 여성들이다보니 그런 분류가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인지하기에 기이한 사고라고 생각하는 자연과 좀 더 가깝고, 여성의 역할과 책임에 의미를 부여하는 태도-에코 페미니즘,같은-에 대해 그 사람들은 이름붙일 말을 몰랐던 거라고 생각해요.

미미 2021-04-09 12:31   좋아요 4 | URL
안녕하세요~별족님!
저도 당연히 제가 완벽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단지 공부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에 있고 이렇게 하나하나 부딪히면서 통념이란게 무섭구나 깨우치고 있습니다.
일단 위 글은 페미니즘에 다양한 층위가 있으니 페미니즘 비판이 부당하다는 것이 아니라 나열하는 과정에서 다른건 개개인으로 페미니즘은 개별 페미니스트나 개별 이론이 아닌 뭉뚱그려 ‘페미니즘‘으로 정의했다는 걸 지적한거라고 생각해요.

미국인,영국인,스페인인 하면서 동양인이라고 하면 중국도 일본도 우리나라 사람도 그 외 동양인들도 모두 단일 민족같잖아요? 같은 기준의 나열, 비교를 해야한다는 거죠.

제3세계의 경우도 기본적으로 제1세계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는데는 제 의견에 변함은 없습니다. 이름붙일 말을 몰랐더라도 굳이 1,2,3이란 숫자로 표기한건 자기우월의식이었고 선택지가 전혀없었다고 보지 않아요. 세상엔 표현방법이 무궁무진하지 않나요?
문제는 그냥 그 상태를 고집하지 않고 새롭게, 더 나은 방식으로 수정해 나가는데 있다고 생각해요. fireman이 firefighter로 바뀌는등 중립적이고 배려있는 언어로 바뀌어 가는 것 처럼요.
정성스러운 의견 주셔서 감사해요! 함께 쭉 고민하고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생물학적 성차는 원인이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젠더화된 각종 제도적 실천, 법, 감정 노동, 언어, 무의식, 섹슈얼리티 등이 상호 작용하면서 체현된 인간의 몸(social body)의 일부이다.  - P129

나는 여성학을 공부하지만 말이나 글에서 ‘남녀 양성 평등‘이라는 표현이나 주장을 사용한 적이 거의 없다. 거의 없는 정도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도 없다‘고해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여기 쓰기엔 길고 복잡한 이야기지만, 일단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남녀 양성으로 구성되어있지 않다. 2천 명당 1명꼴로 양성 구유자(hermaphrodite)가 태어난다. 성별과 섹슈얼리티가 사회 조직의 주요 원리가 되는 남성 중심 이성애주의 사회에서만 인간을 양성으로 구분한다. 

또한 여성주의 사상에는 여러 흐름이 있지만 최소한 내가 아는 여성주의는 남성과 같아지는 ‘평등‘이 아니라 인간 몸의 차이의해석을 둘러싼 권력 관계, 젠더라는 사회적 분석 범주가 구성되는 경계의 정치학에 대해 논한다.
- P130

사회주의가 ‘실패‘한 원인은 좌파가 인간 본성의존재를 부정해서라기보다는, 내가 보기엔 ‘원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별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르크시스트나 파시스트나 설거지 안 하기는 마찬가지" 라는 말처럼, 사회주의와자본주의는 차이보다 공통점이 훨씬 많았다.  - P131

"성이 본질적으로 상반된 대립 관계라는 것은 완전히 틀린 말이다.
동물계와 식물계는 두 성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
48개의 염색체 중 단 하나만 다른데도, 우리는 
48개 전체가 다른 것처럼 행동한다." (29~34쪽, 맞다. 인간은 양성으로 구성되어 있지않다. 따라서 양성 평등 구호는 자제되어야 한다.)

ㅡ<여성,거세당하다>저메인 그리어의 글 인용 (괄호는 정희진님) - P141

페미니즘을 ‘하나‘로 사고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이다. 

나는평소 숱한 사람이 사상가들을 언급할 때 마르크스, 프로이트,
푸코, 루소…… 그리고 페미니스트 식으로 나열하는 데 분노한다. 

남성들은 ‘개인‘으로 호명되는데, 어째서 페미니즘은 한 덩어리로 간주되는가? 이는 마르크스 한 사람과 모든 여성이라는식의 발상이다. 

물론 이러한 경계의 정치학은 페미니즘 내부에도 있다. 흔히 페미니즘을 소개할 때 자유주의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 급진주의 페미니즘, 제3세게 페미니즘으로 구분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제3세계에는 마르크스주의나 자유주의가 없다는 말인가? 마치 인간은 남성과 여성, 그리고 아줌마로 구분되듯이? - P151

내가 생각하는 지식으로서 페미니즘의 가장 큰 매력은 나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준다는 점이지만, 페미니즘의 정수는 스스로 내파와 파생을 거듭하는 지식이라는 데 있다. 이 변화는 멈출 수가 없다. 

왜냐하면 여성의 현실, 그리고 현실의 운동이 끊임없이 언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주의를 비롯해 모든 진보적 사상이 그러하다. 지식은 현실의 필요에 의한것이지 유행을 타는 공부가 아니다. 

‘한물가거나‘ ‘이제는 필요없는 페미니스트는 있을지 몰라도 페미니즘 자체가 그럴 일은절대 없다. 

이 과정이 진화다.  - P151

성매매, 성폭력 제도의 본질적 공통점은 남성의 성은 남성의 몸에서 분리되지 않지만 여성의 성은 여성의 몸에서 분리된다는 점이다. 

남성의 성은 남성 개인의 몸에 소속되어 있다. 여성의 성은 여성 자신의 것이 아니라 국가, 가족, 그리고 그녀의소유자인 남성의 자원이거나 상징이다. 

남성의 성과 달리 여성의 성은 대상화된다. 유통, 기부, 거래, 순환 등 교환 가치를 지닌다. 남성 간 정치의 매개물이 되거나 강자들의 싸움터(battle ground)로 제공된다. 우리가 성 상품화, 여성의 대상화라고 부르는 현실이 이것이다. 내가 스스로 팔든 남에게 팔리든, 성매매는 여성이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물건이 됨을 의미한다. - P171

좋은 서평은 결국 좋은 독후감이다. 독서 감상문은 쓰는 이 자신에게로 회귀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성찰적이어야 한다. 

독후감은 개인의 맥락에서 읽혀야 한다. 다시말해 서평을 쓴 사람은 한 사람의 독자일 뿐 독자를 대변하는길잡이가 아니다.
- P220

페미니스트는 성차별의 보편성과 역사성(특수성, 차이, 지역성 ....)을 동시에 주장해야 하는 어려움을 사명으로 삼아야 한다. - P221

젠더는세상 어느 제도보다도 사회를 구성하는 데 핵심적이며 개인의삶에 깊은 자상을 남기는데도 그 부당성과 야만성에 비해 너무나 비가시화되어 왔다.
- P221

동성애자에게는 외국 군대보다 이성애 제도가 위협적이고,
장애인에게는 분단 상황보다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 체제가 더위협적이다. 

국민 국가 내부의 타자들은 공사 영역에 걸쳐 문화와 정상성이라는 이름의 일상적, 구조적 폭력에 시달린다. 이들에게 정치는 선거 때나 혁명, 혹은 전시에 국한되는 특별한그 무엇이 아니다.
- P2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