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다른 각도로 영웅을 이해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존의 영웅에 대한 생각과 태도라는 것은 다른사람들을 착취하거나 침략하거나 약탈하는 자들이 영웅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이제 우리는 진짜 영웅이란 정의와 평등을위해 권력과 정부에 맞서서 의연하게 투쟁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 P36

 제가 말하고자 하는 역사는 좀 다른 각도에서 접근하는 다른 종류의 역사입니다. 그건 그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무언가를 말하게 됩니다. 그건 뭐냐 하면, 훌륭한 인간이 되려면 이래야 해, 하는 모델을 제시하게 된다는 겁니다.  - P37

제가 말하고자 하는 역사속의 사람이란 란 어떤 모범을 보여주고자 하는 존재인 것이지요. 그런 사람은인종주의적 차별과 전쟁에 맞서고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기도하는 사람이지요. 또는 이런 사람은 도러시 데이처럼 간소한 삶을 살고 비폭력의 가치를 믿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역사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역사와좀 다른 역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37

ㅡ억압의 사슬ㅡ

영국에 의해 억압받는 백인, 백인에 의해 억압받는 흑인이 존재한 거지요. 그게 바로 억압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그런 사슬들이 이어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억압하는 거고 그런 까닭에 이 사슬을 깨는게 어렵기도. - P58

독립했다고해서평등한 사회가 생겨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노예제도는 여전히 존재했는데 사실 이 노예제도는 노예제도라는 말 한마디 쓰지 않고도 미국 헌법에 담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게 바로독립선언서가 있음에도 노예 소유주들이 가지고 있던 인식이었고 그렇게 해서 이 나라는 부자들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던 것입니다. - P69

 대의제의 작동이 일부 있긴 했지만 우리가 그토록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자기 교정 시스템이라는 건 빈부 격차의 영역에서는 작동해본적이 없습니다. 독립전쟁 당시 미국의부 40퍼센트를 식민지 지배계급의 1퍼센트가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오늘날 그와 같은 통계를 살펴보면 똑같은 결과를얻게 될 것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의 역사 전체를 통틀어 일관해서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부의 독점입니다. 물론소수의 부자들이 부를 몽땅 다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정도는 최상류 계급 아래로 분배되어서 반란을꿈꾸지 않을 정도로 만족할 만한 중산층 계급을 만들어내는 거지요. - P70

19세기에 벌어진 현실에 대응한 노동자들은 스스로 조직하기시작했고 사회적 투쟁, 파업, 직접행동 등을 통해 자신들의 삶의조건을 바꾸어나갔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이 사회에서 그나마의 개혁을 성취했던 것입니다. 이런경제적 상황말고, 노예제 문제를 한번 떠올려보십시오. 이건 또 교정의 과정이 얼마나오래 걸렸습니까? 그래서 자기 교정의 시스템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하는 건 우리 사회의 상층부에게 과도한 점수를 주는 셈입니다. 그건 마치 에이브러햄 링컨 (1809~1865)이 갑자기 노예해방의 꿈에 사로잡히게 되었다던가, 의회가 노예해방이라는 발상에 폭 빠지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 P71

갈등은 언제나 사람들 사이에서 있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런 갈등을, 또 가장 많은 부를 차지하는 이들이 이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흑백갈등으로부터 부자들은 이득을 얻습니다. 서로 각기 어려운 조건에서 살고 있는 이들이 공통의 이해를 가지고 연대하는 것을 이들 부자는 더 어렵게 만들어버립니다. 이 점은 미국의 역사에서본질적인 사회변화를 가져오는 데 늘 문제가 되어온 바입니다. - P73

그건 인류가 가진 최상의 이상, 말하자면 독립선언서에 담긴 이상과 그와는 달리 실제로 사람들이 노예제도,
인종주의, 경제적 착취, 성적 불평등을 통해 경험하는 현실과의갈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해서 이상과 현실 사이의갈등이 미국 역사 전반에 걸쳐 관통하고 있는 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73

민주주의는 위로부터 오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자신들이 서로 공통적으로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를알아가는 보통의 시민들로부터 옵니다.  - P74

어떤 사람은 부를 축적하고 전쟁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마틴 루터 킹처럼 정의를 위해 투쟁하고 전쟁을 반대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 서로공통적인 면모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 겁니다.
인간을 달리 평가할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은 바로 이런 점들입니다. 그 차이가 바로 도덕성과 인권의 차원에서 생겨나는 문제이며 그것이 사람들이 제대로 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 P76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많은 경우,
미국인들은 일상을 잘살고 있습니다. 이 나라는 매우 부유하고풍요로운 국가입니다. 하지만 4천만 명의 미국인이 의료보험 없이 살고 있습니다. 200만 명의 사람이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수감자가 있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것들은모두 우리 사회가 병을 앓고 있다는 징조입니다. - P97

전쟁이야말로 테러입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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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12-26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끝사진을 보니, 대단히 있어 보이십니다.
밑줄긋기, 응원하겠습니다. ^^

청아 2023-12-26 18:16   좋아요 1 | URL
그런가요?ㅋㅋㅋ어제 서점에서 찍었어요. 응원 고맙습니다 페크님 *^^*

베터라이프 2023-12-26 22: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노엄 촘스키가 세상을 떠난 하워드 진을 그리워하는 듯 보이는 문장들을 여럿 발견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제게도 하워드 진은 뭔가 그리운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그의 글을 미미님 서재에서 발견하니 더욱 반가운 기분이 드네요. 조만간 결제를 해봐야겠습니다.

청아 2023-12-26 23:18   좋아요 1 | URL
오! 그 문장들이 궁금하네요.^^ 노엄 촘스키의 책은 난해하게 느껴져서 아직까지 완독을 못했어요. 이 책에는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는데 질문이 때때로 어수선한 반면 쉽고 명확하게 답변하는 하워드 진에게 감탄했습니다.

그레이스 2024-01-01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웅과 관련된 문장, 하워드 진의 다른 책에서도 본 내용이네요. 이 책도 읽고 싶고,,, 몸은 안 따라주고!^^
그러네요

청아 2023-12-27 10:59   좋아요 1 | URL
그레이스님! 저도 읽은 책이 있는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답니다. ㅜㅜ 마음,욕심 같아서는 하루 1~2권 뚝딱인데 말이죠ㅋㅋㅋㅋ
 

더 좋은 세상을 위해
정치를 도구로 선택한 당신께
이 책을 바칩니다. ㅡ 문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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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12-19 19: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피해자는 여전히 재판중이라네요 ㅠㅠ

청아 2023-12-19 19:44   좋아요 2 | URL
김지은씨의 추천글이 먹먹하게 읽혔어요 ㅠㅠ

햇살과함께 2023-12-19 2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시사인 신간소개에서 보고 궁금하던 차!

청아 2023-12-20 00:20   좋아요 2 | URL
안희정을 정계에 복귀 시키려고 조직적으로 2차가해하고 재판을 질질끌고 있네요. 글이 흡입력이 있습니다. 이 책 강추합니다!
 

  




지금은 낮이고, 갑자기 다시 일요일이 되었고, 그것은 뜻밖의 분출이었다. 일요일은 메아리들의 날이다 ㅡ더위, 건조함, 사방에서 들려오는 꿀벌들과 말벌들의 웅웅거림, 새들의 울음소리, 일정한 속도로 내리치는 망치질 사이의 간격 ㅡ일요일의 메아리들은 어디서 오는가? 나, 일요일의 공허를 혐오하는 나로부터. 나,가장 원초적인 것을 원하는 나로부터. 왜냐하면 가장 원초적인 것이 그 시대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나, 샘의 원천에서 물을 마시기를 갈망하는 자ㅡ 이 모든 자인 나는 오직 내 메아리들만을 알고 맛볼 수 있다는 비극적인 숙명과 마주해야 한다. 나 자신이라는 것을 포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망연함과 떨림, 경이감을 안겨 주는 기대에 찬 채 세상에 등을 돌리고 있으며, 어딘가에서는 죄 없는 다람쥐가 도망치고 있다. -아구아 비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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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어떻게 질문할것인가‘이다. 다시 말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이다. 다양한 시선이 경합하지 않고 하나의 시선이 지배할 때 우리의 인식은 축소되어 편협함을 벗어나기 어렵다. - P6

이 작품들에서 여성이 규정된 방식을 보자. 여성들은 악녀, 속물, 거짓말쟁이, 정신질환자 등으로 나타난다. 여성은 남성의 정신세계를이해하지 못하는 육체적 존재이며, 오직 사랑밖에 모르는 단순한동물, 남성의 ‘위대한 일‘을 방해하는 악마다. 간혹 좋은 평가를받는 여성 인물이 있다면 돌봄과 재생산 노동을 헌신적으로 수행하면서도 침묵하는 경우다. - P8

끝내 개츠비를 죽게 만든 데이지는 ‘쌍년‘이지만, 17 년간 함께 한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성을 죽게 했으며,
또 다른 여성의 헌신에 기대 살았던 <달과 6펜스>의 스트릭랜드는 천재다. 《안녕 내 사랑>에서 벨마의 신분 세탁은 위협, 경멸받지만 개츠비의 신분 상승 욕구는 위대한 삶으로 승화된다.  - P9

권력을 분석하지 않고 자유를 말하는 것, 타자를 주체로서 존중하지 않고 아름다움을 말하는 것은 예술적 사기다. 자유와 아름다움이 타자를모욕하며 형성되어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구속이며 추함이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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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진실이어서 말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어서 진실인 것이다.
- P7

제노사이드는 본디 성별화되어 남성은 죽이고 여성은 강간한다. 여성을강간, 강제 임신시킴으로써 여성과 아이 모두를 국가의 확장으로 여긴다. 남성 문화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자랑스럽고 - P11

성폭력을 개인적인 경험이 아니라 사회 문제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모른다. 성폭력 연구는기존의 학문 체계, 인문, 사회, 자연과학의 모든 전제에 도전한다는 의미에서 인류의 지식을 다시 쓰는 분야다. 가장 중요하게는 연구 방법이 그러하고, 두 번째는 모든 개념에 도전할 수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 P12

근대 정치학의 두 축인, 한국의 분과 학문에서 가르치는일반적인 ‘경제학‘이든 정치 경제학이든 그 전제에는 젠더가제외되어 있다. 여성의 몸이 자원화되는 성 산업은 그들의 연구 분야가 아니다. 경제활동에서도 성 역할과 여성의 감정 노동(혹은 여성화된 노동으로서 감정 노동)은 노동의 개념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아니라 ‘보이지않는 마음 heart‘ 으로 움직인다. 여성 노동의 성애화, 섹슈얼리티상품화 없이 인간의 노동은 설명할 수 없다.  - P12

이 책은 바로 성폭력은 젠더에 기반하지만, 젠더는 독자적으로 독립할 수 없음을 논쟁한다. 젠더 환원주의는 현실이아니다. 물론 마찬가지로 다른 사회적 모순들(인종·계급·종교·지역나이 등)도 젠더 없이는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 때문에 한사회에서 젠더의 인식론적 지위는 매우 중요하다. 성폭력이남성 문화의 바람대로 정교하게 의미화되어야 ‘억울한 가해자‘도 발생하지 않고, 남성이든 여성이든 피해자의 지위와 무관하게 성폭력 개념이 엄밀하게 적용될 수 있다. 젠더를 모르는 상황에서 성폭력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폭력과 관련한 제반 상황(피해자 보호, 예방, 처벌, 지식 생산 등)이 어렵다는의미다. - P14

우리에게 익숙한 지식들은 대부분 자유주의 기능주의 실증주의에 입각한 연구 결과들이다. 이러한 방법론은 문서가없는 이들의 역사, 말할 수 없는 경험, 드러나지 않는 사건을연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문제는 인간사의 대부분이 비가시화된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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