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바로 중년 여성이 겪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미 선택했고, 아직 미숙할 때 오래 전에 삶의 중요한 행동을 결정해버렸다. 지금은 너 자신과 세상에 대해 좀 더 잘 안다. 이제야 선택할 능력이 생겼지만 선택할 일이 남아있지 않다.
에리카는 생각한다. 다니엘의 말이 옳아. 남자는 처지가 훨씬 낫다. 브라이언은 중요한 일이 있고, 그는 결정을 내린다.... 그녀에겐 결정내릴 일은 없고, 오로지 반복되는 일상만 있을 뿐이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견디는 것 뿐이다. (45-6)


위의 인용구는 개인이 자율적이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비판한다. 그런 생각은 오로지 남자들만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리카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중요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고, 결국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ㅡ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107







앨리슨 루리(Alison Lurie)의 ‘테이트 가족의 전쟁‘(1974)번역이 시급하다. 제인 오스틴과 비견되는 작가라는데 단 한권도 국내에 번역되어있지 않다. 출판사들 지금 뭐하는건지...(시비조 아님, 안타까움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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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1-12 2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과 비견되는 작가군요..! 정말 한 권도 번역이 안 되어 있어 아쉬웠어요..

미미 2023-01-12 21:25   좋아요 2 | URL
수하님 저 원서 살까말까 고민이예요. 소설에서 전쟁 군사 메타포를 활용했다는점도 적절하게 생각되서 어떤지 보고싶거든요. 여유가 있음 사람이라도 고용해 이럴때 번역 의뢰할텐데 말입니다ㅋㅋㅋ

건수하 2023-01-12 22:02   좋아요 1 | URL
전쟁군사메타포 저도 궁금했어요!! ^^

(원서 살 생각은 못했지만… 원서 읽기 위해서라도 영어 공부를 해야할까봐요)

미미 2023-01-12 22:46   좋아요 3 | URL
저 방금 주문했어요ㅠㅠ
번역 견적도 (제정신 아님)
문의해보려고요. 문의만ㅋㅋㅋㅋ몇십프로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것같은데 그래도 매끄럽게... 아ㅜㅜ 영어공부 평생의 숙젭니다.ㅎㅎ

얄라알라 2023-01-13 00:28   좋아요 1 | URL
아,정말 앎의 재미 그 자체에 푹 빠져서 확장해 읽으시는 수하님 미미님...

공부를 좋아하시는 게 댓글 핑퐁에서도 눈에 확 들어와요^^ 읽기만 해도 덩달아 기분 좋습니다!

바람돌이 2023-01-12 2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에 비견되는데 한권도 번역이 안되어 있다니.... 안타까운게 맞네요.

미미 2023-01-12 22:48   좋아요 1 | URL
그러게 말이예요. 줄거리도 솔깃하고 지금읽는 비평서에 인용된 문장들보면 더 답답해요. 마음에 쏙 들어서요ㅋㅋㅋㅋ

2023-01-12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2 22: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2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2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3-01-12 23: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렇게 말씀하셨으니 기다려보겠습니다.^^

미미 2023-01-12 23:24   좋아요 4 | URL
네 그레이스님!ㅎㅎ 부디 이 책이 번역되어 그 기쁨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망고 2023-01-12 23: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미미님 덕에 작가 앨리슨 루리 알게되었네요 찾아보니 퓰리쳐상도 타고 아주 유명한데 왜 한국엔 번역되지 않았을까요 책 재밌을거 같아요 테이트 가족의 전쟁도 그렇고, 특히 포린 어페어스 이 책도 넘 재밌어 보여요...원서 살까봐요😙

미미 2023-01-12 23:59   좋아요 4 | URL
오!! 퓰리쳐상도 탔군요? 제가 고른 원서 영국에 재고도 꽤 있는걸 보면 꾸준히 읽히는것 같은데 부디 번역되었음 좋겠어요. 다른 책들도 제목이 다 재미나보이죠?😆

scott 2023-01-13 11:49   좋아요 2 | URL
그책은 읽었는데 굉장히 잘썼습니다 (포린 어페어)
이 작가 원서 값이 꽤 비싸여 ㅎㅎㅎ

persona 2023-01-13 0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북도 이만원이 넘네요. 근데 그렇게 소개하시니 앨리슨 루리 책 궁금해요! ㅎㅎㅎ

미미 2023-01-13 08:56   좋아요 2 | URL
페르소나님은 거뜬히 읽으시죠?(이 책에 꽂혀서 어느때보다 부럽ㅋㅋㅋ)paperback은 다 비슷할것 같아서 만오천원대 찾아 마일리지 쏟아 샀어요.
줄거리 찾아보심 더 궁금하실껄요?^^*

2023-01-13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1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3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셀린느 뉴'(중국명 류쓰린)라는 중국의 예술가가 만든 시리즈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재밌어서 공유한다. 보다시피 지금은 만날 수 없는 보부아르,마릴린 먼로, 아인슈타인,처칠, JFK 등 과거의 유명인들 사진 속에 작가 자신이 자연스럽게 개입하는 방식이다. (포토샵으로 하면 나도 대충은 할 수 있을것만 같은데 문제는 다 까먹었다는 거)어찌보면 디지털 세대의 장난같은 시리즈인데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한다. 세계 무대에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나. 잘 설명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 읽어보시길.


다이애나비와 사진 찍은 90년대생? <ㅡ링크


https://naver.me/FzHFKUnl










 피카소와 셀린느 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사진과는 관련없는 책이지만 디지털 아트에 관한 책이 있나 검색하다가 함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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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1-11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넥타이 패션 멋집니다! 구두도 예쁘고요 그 다음 사진은 꼭 영화포스터 같아요 ㅋㅋ 여성판 보니와 클라이드 또는 뉴패션의 델마와 루이스ㅎㅎ

미미 2023-01-11 22:58   좋아요 1 | URL
재밌죠?ㅋㅋㅋㅋ나라면 이런 자세로 있을텐데 또는 누구누구랑 찍고싶다등등 생각했어요. 델마와 루이스!!

그레이스 2023-01-11 2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NFT라고 미디어 예술 작품을 사서 작품을 소유하고, 자신의 기기에서 보고, 값이 올라가면 판매할수 있어서 투자도 하나봐요.
몇명이 공동 소유할 수도 있나봐요.
암튼 집 근처에 갤러리 까페가 생겨서 공부를 조금 했는데, 미미님 글 보니 생각이 나서요^^

미미 2023-01-12 09:02   좋아요 3 | URL
아 저도 뉴스에서 들은 기억이 나는데 이게 그건가요?
갤러리 카페라니 저도 가보고 싶어요! 예술이 일상속에 좀 더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레이스님 상큼한 하루 보내시길요^^*

유부만두 2023-01-12 1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지네요. 역사적 안물을 만나보는 상상을 이렇게 실현할 수도 있네요. 타임머신!

미미 2023-01-12 11:11   좋아요 2 | URL
그쵸!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는데 이렇게 보는것만으로도 두근두근^^*

페넬로페 2023-01-12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넘 재미있어요.
제가 만약 역사속의 인물과 사진을 찍는다면 누구와 찍을까 고민해보게 됩니다^^

미미 2023-01-12 16:26   좋아요 3 | URL
링크 들어가보시면 더 많은 사진이 있어요. 단체 사진에 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렌트와 팔장끼고 걷고 프루스트와는 차를 마시고, 과학자들 사이 아인슈타인에게 기대보고 싶어요ㅋㅋㅋㅋ

독서괭 2023-01-12 1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재밌네요~ 저도 마지막 사진이 멋있습니다. 괜히 고민되네요. 누구랑 사진을 찍을 것인가!!

미미 2023-01-12 17:19   좋아요 2 | URL
히틀러 뺨을 때리는 모습이나 스탈린 차에 독을 타는 모습도 괜찮을것 같아요ㅋㅋㅋㅋ

독서괭 2023-01-13 05:35   좋아요 2 | URL
오 그거.. 좋은데요! 전 이토 히로부미 ㅋㅋㅋ

새파랑 2023-01-12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뭔가 자연스러워 보이는게 합성 같지 않네요 ㅋ 전 케네디 사진이 젤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미미 2023-01-12 23:01   좋아요 2 | URL
그쵸? 케네디 사진 정말 완성도 있죠!!ㅋㅋㅋ 대신 그 사진 조금은 불안불안해 보여요. 저격당하는 그날 사진같아서요.

희선 2023-01-13 0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연스럽네요 작가가 사진을 함께 찍지 않았다는 걸 알아도 멋지게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명화에 고양이를 넣기도 했어요 그것도 재미있게 보였어요


희선

미미 2023-01-13 09:00   좋아요 1 | URL
오! 명화에 고양이 넣기도 재밌을것 같네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ㅎㅎ
자연스럽게 찍으려고 작가가 애를 쓴 티가 나지요? 앞으로 기술이 발달하면 더 많은 것들을 해볼 수 있는 예술의 장이 열리겠어요ㅎㅎ

서곡 2023-01-13 0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포레스트 검프 생각났어요! 여성이 주인공인 그런 영화도 나오면 좋겠습니다 ~ 미미님 굿모닝입니다 오늘잘보내십시오

미미 2023-01-13 09:02   좋아요 1 | URL
그렇네요?! 포레스트 검프 그런 재미 때문에 몇번을 다시보기했는지ㅋㅋㅋ 영화계도 변화하고 있으니 기대가 됩니다. 서곡님도 굿모닝입니다. 흐리지만 뽀송한 하루 보내시길요^^*

기억의집 2023-01-16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너무 부자연스러워 만든 작품이라는 걸 금방 알겠어요. 작가의 의도일까요???

미미 2023-01-16 09:51   좋아요 0 | URL
아ㅋㅋㅋㅋ 작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했대요. 그렇게해도 티가 나는건 워낙 유명인들이라 사실이 아니란걸 보는 사람이 알기에 그런거 아닐까요? ^^*
 

  

  




이것은 지성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우리 조부모님때만해도 자식을 줄줄이 낳는 집이 드물지 않았다. 요즘도 자녀를 여럿 둔 가정들이 있지만 내 주변에는 많으면 둘, 혹은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사는 커플들, 나를 포함해 자녀없이 사는 부부들이 있다. 이웃의 글을 읽다가 생각한다. 결혼하거나 혹은 결혼해서 아이를 갖게 되면 그렇지 않은 친구들과는 거리가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이 연령대로 묶이고 아이가 없거나 하나 있거나 아이 둘 있는 엄마와 아이 셋 있는 엄마 아이 넷 있는 엄마가 차이를 실감한다. 아무래도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며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는 것처럼 관계는 공감할 수 있는 조건을 기준으로 다시 형성되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조건이 다른 경우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걸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조건이 필수적이다. 이를테면 마음이 잘 통하는 것,기질적으로 같다는 것 말이다.




좋은 대화는 지성과 정신의 단순하지만 신비로운 어울림에 달려 있는데, 그 어울림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연히 탄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통의 관심사나 계급적 이해관계, 혹은 공동으로 세운 이상의 문제가 아니라 기질의 문제다. 기질이란 항의하는 투로 "그게 무슨 뜻이야?"라고 묻는 대신 본능적으로 이해한다는 듯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겠어" 하고 대답하게 하는 무언가다. 기질이 같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유롭고 솔직한 대화의 흐름이 거의 끊기지 않는다. 반면 기질이 다르면 언제나 누군가는 눈치를 보게 된다. 기질을 공유한다는 것은 한 벌의 톱니바퀴가 작동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발상은 복잡하지 않아도 톱니바퀴의 맞물림은 완벽해야 한다. 거의 정확한 정도로는 안 되고, 완벽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톱니바퀴는 돌아가지 않는다.  ㅡ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비비언 고닉




어디선가 -여성주의 책 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읽은 바로는 여성들이 흑인단체들, 노동자단체들과 달리 연대하기 힘든 이유는 피억압자들과 개개인별로 엮여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대목에 무릎을 쳤다. 여성들은 나뭇꾼의 아이를 낳은 뒤 본래 있던 곳으로 더욱 돌아가기 힘들어진다. 여성들은 사회 문화적 가치 기준에 따라 행동했므로 이 선택을 스스로 했다고 믿기 때문에 여기 책임의식을 가진다. 그렇게 가부장적 제도에 참여하고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초월'의 영역에 있는 남자와 분리된 '내재적' 여성은 그 분류에 순응하기가 쉬워진다. 저항은 내,외부의 반발을 동시다발적으로 불러오기 때문에 큰 용기와 자기확신(이를 테면 제3의 눈과 같은)이 필요하다. 도덕적, 사회적 지탄을 받는것을 넘어서야 하므로 이성적인 선택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이 제도를 삶에 받아들이는 한, 개개인이 각자의 삶에서 가족제도에 끈끈하게 엮이는 것이다. 



악마들은 여기에 없었다. 영원히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그들에게서 자유를 살 생각이니까. 그녀는 벌써 비옥한 열매를 맺을 어두운 꿈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그 꿈이 혈관 속을 도는 피처럼 그녀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것 같았다.-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이런 암울한 조건에서 여성들의 연대를 가능하게 한 흐름이 발생했다. 페미니즘 제1물결. 남성의 방식인 지성은 실패했지만 

여성의 방식이 남아있었다. 기존의 지성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가 참여하는 공통의 장 안에서 특정인들만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뒤이은 발자취에 비하면 여러모로 미미했고 모순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여성들은 연대의 가능성과 여성의 관점을 체계화하기 시작한다. 나는 이 때에 비로소 페미니즘이 기질을 넘어서는, 결혼이라는 가족제도에 엮인 여성들을 연대하게 하는 공통의 관심사로, 가능성으로 떠올랐다고 생각한다. 이제 어떤 조건에서도 여성들이 질문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되었다. 지저분한 호텔 19호실만이 유일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었던 수전에게 어쩌면 대안을 제시해줬을지 모를, 보다 구체적인 자기 해석과 방향찾기를 위해 본격적인 질문을 할 여성들의 '공간'이 열렸다.





          






"그 이야기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 많은 여성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장소에서 흘러나온 것이다."-도리스 레싱.'19호실로 가다' 서문



인간의 해방과 자유는 추구하는 '그날'까지 달성될 수 없는 과정의 정치다. 「여성성의 신화」는 지구상 모든 여성이 교육, 법, 고용,경제적 지위등 공적 영역에서 평등을 얻는 '그날'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날'은 오지 않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끝없는 전진이기 때문이다. -여성성의 신화. 정희진의 해제



울프는 개인적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가부장적 언어를 공격하는 전략적 스타일을 중시한다. 반면 보부아르는 여성이 남성의 타자됨을 거부해야한다고 강조한다. (...) 둘 다 본질적인 여성성을 믿지는 않는 듯하다. 그러나 그들 텍스트의 어떤 부분에서는 본질적인 여성성이 있다고 제안하는 듯한 부분도 있다. 이들 텍스트가 페미니즘 1물결을 대표하는 훌륭한 사례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모순 때문이다. 이들의 모순이야말로 그들을 페미니즘 1물결을 넘어서게 한다.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수잔 왓킨스 









틈새자랑. 친구가 책 좋아하는 나에게 보낸 선물. 보기완 달리 단단해서 안에 마시던 머그잔도 넣어둘 수 있다. 

책 읽다가 갑자기 다른 거 할때 펼쳐 두었던 그대로 엎어두던 나를 어찌 알았는지?







요렇게! 순식간에 동나버렸던 알라딘 굿즈.토끼 머그잔도 틈새자랑 중







올해는 매일 쉬지않고 원서 읽기를!!! 부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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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01-11 1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뒤이은 발자취에 비하면 여러모로 미미했고 모순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여성들은 연대의 가능성과 여성의 관점을 체계화하기 시작한다.

저도 미미님의 이런 판단에 찬성합니다. 수많은 단점이 있지만 그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그 시대의 운동 역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사진이 우르르 이어지지만 ㅋㅋㅋㅋㅋㅋ 어머나, 페란테!! 어쩌란 말입니까, 미미님! 페란테!!!!!! (하트뿅뿅)

미미 2023-01-11 17:17   좋아요 3 | URL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1장에서 수전 왓킨스가 모순이 오히려 다음단계로의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언급한 대목과 오늘 단발머리님의 글 읽고 썼어요! 제3의 눈도 어제? 댓글에 쓰셨던거 생각나서요ㅋㅋㅋㅋㅋㅋ(쓰고 보니 우째 단발머리님 스토킹하는 거 같은?😅

그 시작점이 있었기에 페미니즘이 지금에 이르렀고 우리가 여기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며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옷 역시 단발머리님은 페란테의 글을 바로 알아보시는군요!!(하트 두둥실)

scott 2023-01-11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시도 조차 않하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나이만 먹어버리는😄
미미님은 2023년 1일 1원서 일독 응원합니다 😍

미미 2023-01-11 20:01   좋아요 1 | URL
좋아하는 것들은 많은데 의지가 약하여 나이만 먹어치운 인생ㅎㅎ 실천하려면 습관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조금씩 매일 읽고 있어요. 큰 욕심없고 공부하다 책이 너덜너덜해지는걸 사는동안 좀 보고 싶습니다 응원감사해요 스콧님🥰
 


   



울프가 ‘여성과 소설‘이란 주제를 다루는 전략도 비슷하다. 『자기만의 방』은 ‘여성과 소설‘이라는 주제를 다루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성과 소설‘이란 주제에 대해 에세이를 쓰는 과정에 대한 글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일종의 메타담론, 글쓰기에 대한 글이다. - P58



과정에 대한 글. 자기만의 방 이 많은 사람들에게 타자화된 여성에 대한 의미있는 메시지, 각성에 이르게 하는 이유는 과정에 대한 글이기 때문이다. 과정은 어쩌면 결과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과정이, 방향이 원하는 목적을 향해 있다면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 저절로 주어지는 결과란 없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싸한 결과, 과시할만한 결과에 몰두하는 이유는 타인의 시선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에 과몰입하다보면 과정은 쉽게 무시된다. 내것이 아닌 결과를 성취한 뒤에 쉽게 공허해지고 길을 잃는 이유다. 스스로에게 진실될 때, 과정에 충실할 때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회복되어질 수 있다. 그건 필연이다. 



  


우린 사람들에게 쓸 준비를 갖춰주지 않고, 그냥 "당신도 쓸 수 있어요!" 아니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냥 앉아서 써봐요!" 라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뭔가를 만들려면, 만들 도구를 갖춰야해요 - P23








더 글로리를 봤다. 8회분 짜리 한시즌이었고 본격적인 복수는 3월쯤 시즌2에서 보여줄 모양이다. 이틀에 걸쳐 몰아볼만큼 기존 드라마의 진부함을 깨려 나름 애쓴 흔적이 돋보였다. 소설 속 문장처럼 여운이 느껴지는 대사들도 인상깊었다. 하지만 다 보고 난 뒤 전체적인 느낌은 조금 허탈하다. 악을 위해 태어난듯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을 시켜 문동은을 괴롭히는 박연진. 고데기로 살을 여기저기 지지는데도 저항하지 못하고 양호실에서 약국에서 소독약을 찾는 문동은. 가해 학생들이 재력가 집안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두둔하는 선생님. 괴롭힘이 지속되고 엄마마저 합의금을 받고 사라지자 견디다 못해 옥상에 올라가 자살하려던 동은은 혼자만 죽을 수 없다며 복수를 다짐한다. 마치 히어로즈 물처럼 그렇게 주인공이 각성한다. 닥치는대로 일을 하고 돈을 모으고 검정고시를 치러 대학까지 마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 




꿈이 현모양처라던 가해자 리더 박연진이 두려워 할 수 있는건 자기 아이의 담임일테니까. 하지만 어딘가 억지스럽다. 드라마의 호흡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주인공 동은은 너무 순식간에 각성한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십수년동안 칼을 가는 것보다 흔한 일은 십수년 동안 트라우마로 시달리는 거 아닌가?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나? 그러다 뒤늦게 신고하거나 또는 폭로해서(상대가 유명인일 경우)'사회적 살인'이라도 하는 경우는 더러 뉴스에도 나온다. 그것마저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지지해주는 친구들이나 가족이 있어야 뭔가를 감행해볼 용기를 얻는다. 내가 아쉬운건 문동은에게 '과정'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었다. 상대적으로 가해자들의 폭력만 너무 디테일하다. 



생뚱맞은 조력자- 불편한거 하나 더 추가. 로맨스가 좀 안나왔음 어땠을까 싶었는데(아직은 로맨스도 아니고 조력자일뿐이다) 시청률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그래도. 병원장 아들이라니 헛웃음이 나왔더랬다. 동은과 잦은 우연적 만남에 손발이 다 오그라들었다. 그에게도 나름 사연이 있는데 그래서 일까? 서랍에 왠 칼이 그렇게 종류별로 많던지(수술용 말고 우측 끝에)이 떡밥을 시즌2에서 작가님이 어찌 회수하실지. 갈수록 드라마 보고나면 바보가 되는것 같다. 이 조력자가 성형외과를 개원하는것도 결말을 위한 너무 뻔한 장치.



문동은도 '사회적 살인'을 원한다. 큰 그림을 위해 바둑도 배우고 나름 치밀하게 가해자들에게 미행을 붙여 완벽한 복수를 꿈꾼다. 철저히 혼자였던 동은의 이 복수의 스케일이 꽤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문동은이 복수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비록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이라도 궁지에 몰린 주인공이 복수하는 모습을 보는건 언제나 짜릿하다. 존윅이 그랬고 킬빌이 그랬고 말죽거리 잔혹사가 그랬다. ㅡ헐리웃 액션 느와르라 허투루 만든 것 같아도 존윅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과 그녀의 믿음이라는 과정이 있다. 킬빌에는 2세를 위해 새 인생을 살아보고자 했다가 임신상태에서 총알받이가 되었다는 과정이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에도 학폭에 치이고 권위에 치이고 사랑에 차였다는 과정이 있다. ㅡ



최근 학폭을 다룬 또 하나의 드라마 시리즈 약한 영웅 class1.  상위1% 연시은은 새로 전학온 학교에서 첫날부터 괴롭힘을 당하지만 참고 또 참는다. 왜냐하면 엄마아빠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좋은 대학에 가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엄마가 인강 스타) 그런데 시은이가 공부에 진심이란 걸 알게된 일진들이 잠이 오는 마약성 진통제 패치를 시험중이던 시은의 목 뒤에 몰래 붙인다. 답안 확인과정에서 시험을 망친 사실을 알게된 시은은 뚜껑이 열려버리고...이 드라마도 재밌긴한데 폭력이 너무 과하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학교폭력에 마음이 무너지고 있는 아이들은 이런 드라마들을 보며 어떤 생각들을 할까?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폭력이 이렇게 또 소비되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이걸 또 굳이 보면서 편하게 못즐기고 굳이 끼적이는 내 성격도 아이러니고...




19호실로 가다 에서 수전에게는 이 '과정'이 있다. 그녀는 서서히 변해간다. 남편과 동일하게 사회의 일원이었던 그녀는 아이들을 낳고 집안에 있게 되면서 점차 자신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희미해져가고 있다는 생각에 몰두한다. 십수년을 자신을 잃고 아이들을 위해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꼭대기 구석진 방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해 보려 하지만 타인에게서 독립된 동시에 고립되어짐을 실감한다. 그래서 아무도 그녀를 방해할 수 없는 호텔에 있는 방을 하나 빌려 오롯이 혼자인 시간을 갖는다. 



  



호텔 방은 평범한 익명의 장소였다. 수전이 원하는 바로 그런곳. 수전은 가스히터에 1실링을 넣어 작동시킨 뒤, 더러운 창문을 등진 더러운 안락의자에 앉아 눈을 감았다. 그녀는 혼자였다.그녀는 혼자였다. 그녀는 혼자였다. 자신을 짓누르던 압박이 사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도로의 자동차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더니 곧 희미하게 사라지는 것 같았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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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1-10 16: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동은‘이 송혜교 였군요 ㅋ 요새 <더 글로리> 가 인기인가 봅니다~!!

현실에서 갑자기 각성은 쉽지 않죠. 뭔가 서서히 쌓여가면서 바뀌는 거겠죠? ㅋ 아무래도 드라마(?) 시간 제한상 갑자기(?) 바꼈나 봅니다 ㅋ

저 문동이라고 해서 문학동네 생각했어요 ^^

미미 2023-01-10 16:46   좋아요 5 | URL
아ㅋㅋㅋㅋㅋ그렇네요? 문학동네도 문동!
소설 읽다가 드라마는 가끔 한번씩 보다보니 이런 맥락의 부재가 자꾸 거슬려요.
동은의 문학적 대사가 와닿아서 더 그런것도 같구요.
정작 저는 생각이 정리가 안되어 횡설수설 했는데ㅋㅋ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새파랑님^^*

얄라알라 2023-01-11 00:30   좋아요 2 | URL
아직 새파랑님께서는 ˝더 글로리˝ 안 보셨나봐요...^^ 제가 은근 부추김을...

미미님, 드라마 리뷰 넘 좋고요. 저도 요새 매일 유튜버분들이 이 드라마 해석해주시는 거 보는데 진짜 재밌더라고요. 흑백처럼 과하게 대비되는 캐릭터들이, 빤하면서도 왜 일케 재미있는지요^^:;

그나저나 ˝문동‘ ㅋㅋ^^ 새파랑님은 역시나 책을 좋아하심.

저도 ˝농할˝쿠폰을 ˝농활˝로 잘못 이해함^^:;

새파랑 2023-01-11 06:57   좋아요 1 | URL
전 집에 티비가 없어가지고 😅 드라마 안본지가 좀 오래됐습니다 ㅋ
알라님 농활 자주 다니셨군요~!! 전 한번 가본거 같아요 ㅡㅡ

미미 2023-01-11 08:38   좋아요 0 | URL
얄라님/ 드라마가 인기라
해석도 많이 나오고 있군요? 시즌2로 나뉜건
그런 재미를 노린 한 수 일수도 있겠어요^^*
새파랑님/ 바쁘지 않으실땐 퇴근 후에 독서에 몰두하실 수 있겠네요! 독서인에게 가장 이상적인 환경^^*

독서괭 2023-01-10 16: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더 글로리> 요즘 많이들 보시나봐요! 저도 여기저기서 들어서 내용은 대충 알고 있네요 ㅎ 근데 정말 비현실적이긴 하군요. 흠.. 얼마전에 어디서 ‘드라마에서 사이다를 날린다고 현실의 피해자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을 봤는데.. 아주 분명한 악의 존재와 그를 처단하는 내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지만 실제 유사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상처를 후벼파는 일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폭력 장면은 보기 괴로울 것 같아요 ㅠ 문동은에게 과정이 너무 약하고, 가해자들의 폭력만 너무 디테일하다는 미미님 지적도 중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미미 2023-01-10 16:59   좋아요 4 | URL
고데기 가해 장면이 꽤 오래 나온거 당해보지 않은 제가 봐도 괴롭더군요. 기존의 익숙해진 폭력 이미지(총기사용,몸싸움)와 달라서 일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게 그거예요! 동은은 멋지게 귀환했고 치밀하게 계획된 복수로 가해자들을 서서히 조여가는데 헐리웃의 히어로물도 아니고 너무 극단적인 변화라고 여겨졌어요. 조금만 더 변화된 과정이 납득가능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면 어땠을까 아쉬웠어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괭님^^*

거리의화가 2023-01-10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엔 결과에 집착하는 인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과가 처참할 때마다 오는 스트레스로 저를 못살게 구는 경우가 많았네요. 주변에서 주는 스트레스에 제가 저에게 주는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는? 이제는 더는 그것이 나를 못살게 구는 원흉이라는 것을 알고 많이 내려놓았습니다만...ㅎㅎ 과정의 중요성 어느때보다도 공감합니다.
저도 드라마를 봅니다만 결과로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고 개연성이 없으면 그 드라마는 끝까지 볼 수가 없더라구요. 이건 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제가 한국 드라마를 많이 못 보는 이유가 소재들이 다 비슷비슷 하드코어 폭력, 이런 것들이라 좀 힘들더군요. 어느 순간 그래서 거의 보질 않고 있어요^^;;;
인간도 각성이 갑자기 일어나는 건 분명 아니죠. 어떤 분명한 계기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구요. 드라마가 자극적인 장면에만 집착해서 이런 중요한 흐름이나 스토리를 놓치는 건 아닌지 들여다보아야할 것 같습니다.

미미 2023-01-10 17:27   좋아요 4 | URL
저도 그런 편이었어요. 조금 다른 점이라면 높은 기대에 못미칠거 같으면 뭔가 틀어졌을때 포기도 빨랐던거요.
이것도 기대가 높기 때문이란걸 뒤늦게 알았어요. 계속 내려놓으려는 노력과 연습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존의 방식을 바꾸는게 어려워 시도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훨 많잖아요.

우리 나라 드라마도 한 작가에게 몰빵하기보다 여러 작가가 공동작업을 하면 수준이 좀 높아지지 않을까요? 한 사람에게 이런 시리즈의 부담을 지우다보니 그 한계가 개연성의 부재로 쉽게 드러나는듯 해요. 드라마가 현실을 반영한다지만 가끔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소재도 좀 보여주었으면 좋겠어요. 허접한 글 봐주셔서 감사해요 화가님^^*

서곡 2023-01-10 17: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전 걍 히어로물 보듯이 했습니다 돌연변이 엑스맨 시리즈처럼 말이죠 파트투는 어떤 식으로 그릴지...암튼 고구마는 먹고 싶지 않네요

미미 2023-01-10 17:43   좋아요 3 | URL
서곡님도 보셨군요. 8회로 끝나는 줄 알았는데 놀랐습니다. 시즌2에서 고구마 사양이요!ㅎㅎ 저도 보는내내 그런 관점이었어요. 판타지나 히어로물 보듯이요. 그래서 다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텀이 너무 길지요? 읽어봐주셔서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3-01-10 18: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 구독 안해서 이 드라마를 보지는 못했지만 소문이 많더라고요.
저는 이유없이 타인을 괴롭히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악을 악으로 갚으면 안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이 잘못을 깨닫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제가 빈센조 드라마를 좋아한 이유가 거대하고 조직적인 악에 송중기라는 강력한 사람이 나와서 그들을 응징해주더라고요.
예전 송송커플이 요즘 활약을 많이 하네요 ㅎㅎ

미미 2023-01-10 19:03   좋아요 5 | URL
페넬로페님 나중에 기회되심 꼭 한번 보세요. 좋아하실것 같아요!
특히 삽입곡이 참 좋아요. 노래 같이 올린다는 걸 깜빡했다가
덕분에 생각났습니다.ㅎㅎ 저도 응징하는 부분은 마음에 들어요.
대리만족이라도 할 수 있으니 이런 드라마가 계속 생산되고 소비되는거겠죠?
송혜교에게 이런 역할도 잘 어울리더라구요. 복수는 역시 차가워야 제맛인것 같습니다.ㅎㅎ

singri 2023-01-10 1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로코장인 김은숙이 내쳐 달리긴 한거 같은데 그동안 스릴러 연습은 덜 했나봐요.ㅎ 후반부에 재벌집같이 딴데로만 안 새길 바랄뿐입니다.

미미 2023-01-10 20:40   좋아요 4 | URL
김은숙 드라마 저는 몇 개 안봤지만 꾸준히 사랑받는걸 보면 확실히 대중성은 있는가봐요.
재벌집 시청률 높던데 딴길로 새나보죠?ㅎㅎ
이 드라마 결말 궁금해요 3월까지 텀이 너무 깁니다.

Yeagene 2023-01-10 22: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더 글로리 칭찬 일색인 글만 보다가 미미님 글 보니 새롭네요 ㅎㅎ 저는 3월에 시즌2까지 몰아서볼까 합니다.

미미 2023-01-10 23:05   좋아요 3 | URL
몰아서 보실 예진님 부럽습니다. 저도 보통은 완결되면 몰아보는 편인데 왠지 이번에 당한 기분입니다ㅎㅎ 제가 몇가지 지적을 했지만 일단 재밌어요^^*

다락방 2023-01-11 09: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일단 학교폭력의 가해자들이 결코 행복하게 잘 살 수 없다, 죄에 대한 벌을 받는다는 메세지는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언급하신 것처럼 가해 장면을 제가 볼 자신이 없어서 이 드라마는 안보고 살려고 합니다.
최근에 <노엘의 다이어리> 읽고 분노에 매달리는 건 스스로 독을 삼키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구절을 보았는데, 저는 그렇다고 동의하거든요. 그러면서도 그러면 용서가 답인가? 하면 그도 아닌 것 같고요.

미미 님,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시작하셔서 너무 좋으네요. 계속 좋은 글 기다리고 있을게요. 후훗.

미미 2023-01-11 09:59   좋아요 2 | URL
저도 가해자들이 뜨끔할만한 이야기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이 드라마를 보게 된 이유도 그거였는데 주인공 개인의 서사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느꼈어요. 성격이라던지.. 주저앉는게 아니라 반드시 이런 복수를 감행할 계기가 될만한 구심점이 있어줘야 할것 같은데 없었어요. 그게 좀 아쉬웠는데 어제 이 글을 쓰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어쩜 그 부분은 시즌2에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특정 가해장면은 계속 눈뜨고 볼 수가 없었어요. 그런 장면들을 집중적으로 보여줘서 그걸로 복수의 근거로 퉁친건가 의문도 들었구요. 그렇죠! 용서는 신의 영역이지 사람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걸 타인이 요구해서도 안되는 일이구요.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보면서 ‘19호실로 가다‘를 읽으니 이해가 훨 잘 되더군요. 여유롭게 시작해서 언급되는 책들을 몇권이라도 읽고 싶었어요. 응원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stella.K 2023-01-11 1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래 김은숙 작가가 호불호가 좀 있긴하죠.
잘 쓰는 작가이긴 한데 저는 불호에 가까운 호라고나 할까. ㅎㅎ
OTT에서 한다니까 왠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긴하는데 일부러 돈 내고 보긴 좀 그렇고.
어제 송중기와 송혜교 각자의 드라마 엔딩에 대해 쓴 어떤 기사 보면서 진짜 욕 나오더군요.
이 둘이 이혼 한지가 언젠데 편을 갈라 엔딩 장면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었더라며
이따위로 밖에 기사를 쓸 수 없는 건지 정말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그러고도 어디 가서 기자라고 명함 날리고 있을 거 생각하면...ㅉ

미미 2023-01-11 20:10   좋아요 2 | URL
김은숙 작가가 호불호가 있군요? 도입부에 영화의 한 장면같은 영상이라던지 송배우의 큰일을 낼것같은 서슬퍼런 연기가 기대감을 꽤 높였어요. 그래서 아쉬운점이 걸렸는데 호평 일색이라 찬물끼얹는건가 좀 망설이다가 쓰지않고는 못베기겠더군요(제 성질머리를 확인함ㅋㅋㅋ)
배우들 연애부터,결혼함 결혼한다, 아이를 낳느냐 마느냐, 이혼했다 아니다 ...어쩌고 평생을 가십기사가 따라다니며 괴롭게 하는것 같아요.
사생활을 왜그렇게들 건드리는지 말이죠.

그레이스 2023-01-11 23: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더 글로리 요즘 핫한 드라마인가봐요.
김은숙의 조금 다른 드라마.
한번 캐스팅한 배우는 또 안 한다던데,,, 이번에는 다른 장르여서 그런가보네요.
‘19호실‘ 마구 보고 싶네요.

미미 2023-01-12 08:57   좋아요 1 | URL
19호실 단편집이라 도서관에서 19호실만 읽어보셔도 좋아요.
작가의 서문마저 마음에 쏙 들었어요. 각 단편들에 대해 짧막하게
언급했는데 그 설명이 인상적이예요.
여성이라면 다 공감할만한 이야기예요. 제가 느끼기에는
또 다른 폐쇄를 경험하는 남성들의 이야기이도 하고요.
그레이스님 더 글로리도 재밌습니다.(단, 시즌2가 3월에 한다는 함정이..)ㅎㅎ

희선 2023-01-13 0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디오 방송에서 이 드라마 제목 들었어요 괴롭힘 당한 사람이 나중에 복수하기 쉽지 않겠지요 실제로 지금은 학교 폭력이 심한가 봅니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가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사이버 폭력도 심하니... 왜 남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지... 그런 게 학교에서만 일어나지 않기도 하군요


희선

미미 2023-01-13 08:51   좋아요 0 | URL
네 사이버 폭력도 그렇고 학교 폭력도 원인을 막기위한 사회제도의 변화,노력이 없다면 계속 심각할것 같아요. 이제는 간혹 선생님들도 괴롭힘을 당한다는데 왜들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벽부터 비가 계속 내리네요. 흐린날일것 같지만 희선님
마음만은 화창한 금요일 되시길 바랍니다. ^^*
 

내가 하고 있던 이야기는 언제나 나자신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결코 로더를 진정으로 알지 못했고, 그의 전체를 바라본 적도 없었다. 나는 필요할 때마다 그를이용해왔다.
로더는 내 우울이었다. 내 내면의 분열, 나를 아래쪽으로끌어당기는 힘, 내가 가장 조금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것. 로더의 분노를 확실히 규정하면서 몇 년을 보내는 일은 나를 기쁘게 했다. 나는 마치 로더 안에서 분노를 찾아냄으로써 내 안의분노를 줄이려는 것 같았다. 로더와 함께 지내는 동안 나는 정말로 그의 불능 상태를 숭배하게 되었다. 그런 식으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자신의 일부에 계속 몰두할 수 있었다. - P166

내게 곧바로 반응해주는 누군가의 지성이 있는 곳에서 내 지성이 작동하는 소리만큼 나를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 나 자신에게 연결된 나는 이제 다른 사람들과도 연결된다. 고독이 사라진다. 피부 아래, 나의 내면은 평화롭다. - P169

 사랑과 마찬가지로, 우정에도 짜릿함만큼이나 평안함이 필요하다. 그 두 가지가 모두 갖춰지지 않으면 마음의 접붙이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결은 신뢰할 수없는 순간의 문제로 남는다. 꾸준히 연결되지 않으면 우정에는미래가 없다. - P170

좋은 대화는 지성과 정신의 단순하지만 신비로운 어울림에달려 있는데, 그 어울림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그저 우연히 탄생하는 것이다. 그것은 공통의 관심사나 계급적이해관계, 혹은 공동으로 세운 이상의 문제가 아니라 기질의문제다. 기질이란 항의하는 투로 "그게 무슨 뜻이야?"라고 묻는 대신 본능적으로 이해한다는 듯 "네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겠어" 하고 대답하게 하는 무언가다. 기질이 같은 사람과함께 있으면 자유롭고 솔직한 대화의 흐름이 거의 끊기지 않는다. 반면 기질이 다르면 언제나 누군가는 눈치를 보게 된다. 기질을 공유한다는 것은 한 벌의 톱니바퀴가 작동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발상은 복잡하지 않아도 톱니바퀴의 맞물림은 완벽해야 한다. 거의 정확한 정도로는 안 되고, 완벽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톱니바퀴는 돌아가지 않는다. - P172

고든의 집 거실 벽난로 위 선반에는 가죽 장정인 발자크의책들이 일렬로 꽂혀 있었다. 한번은 그중에서 《사촌 베트CousinBette》를 꺼내 책장을 넘겨보다가 근사하게 낡은 페이지들과 책장의 여백에 적힌 흡입력 있는 통찰에 나도 모르게 감동받은 일이 있었다. 그 책자체가 사랑의 행위였다.  - P183

그 상황은 정말로 ‘체호프적‘이었다. <제6병동>에 나오는,
그 자신이 수감된 다음에야 마침내 감금이라는 상태를 이해하게 되는 의사처럼 바로 다음번이 내 차례였다. - P185

전화로 이루어지는 대화는 본질적으로 반응일 뿐, 반영이아니다. 그 주된 장점은 직접성이다. 그 직접성은 누군가와 빠르게 함께 있을 수 있게 해주며, 즉각적인 자극을 전달한다. 자극은 카타르시스를 주고, 카타르시스는 불안을 뒤로 밀어내며,
그 빈 공간으로 전기의 순환에서 생겨나는 종류의 생각이 흘러 들어간다. 반면 고독에 몰두한 채 쓰는 편지는 신뢰의 행위다. 인간다움이라는 것이 있다고, 세계와 자아는 안쪽에서부터만들어진다고, 외로움은 얻으려고 애쓸 만한 것이지 두려움의대상이 아니라고 가정하는 행위다. 편지를 쓰는 일은 내가 상상해낸 다른 사람의 존재 앞에서 나의 생각들에 혼자 몰두하는일이다. 나는 상상 속에서 나 자신의 이야기 상대가 된다. 나는텅빈 방을 가득 채운다. 혼자서 그 침묵 속으로 스며든다. 이모든 것은 70년 전 우리 어머니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한밤중에 자리에 앉아 있을 때 레빈슨 씨 역시 했던 일이다. - P235

정보의 전달이란 표면을 건드려보기 위해 일련의 연결 신호들을 발신하는 일이다. 반면 이야기하기란 황무지 한가운데한 줄기의 길을 내는 일이다. 삶에는 둘 다 필요하다. 둘 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경험이 부족해진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하는 데는 반드시 커다란 대가가 따른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두 가지를 모두 갖는 것은 비경제적이며 둘 중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 P236

온 세상 사람들이편지를 쓰는 시대에는 내면의 고요함에 다가가고, 한 시간 동안의 일을 말하고, 이야기하는 내면의 삶을 계속 살아 있도록유지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 그럴 때 자신의 생각에 혼자 몰두하는 일은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실천이 된다. 인간으로 남아 있으려는 그 분투는 카페들이 텅 비는 때, 우편물배달만 믿을 수는 없게 되는 때 심사숙고하는 행위로 변한다. - P236

윌슨은 이렇게 썼다. "우리가 진실로 만들어낼수 있는 단 한 가지는 우리가 쓴 작품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지성과 상상력과 손으로, 니체가 말한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숙고를 거쳐 해낸 작업들이 결국에는 세상을 다시 만들어냅니다." 

그와는 반대로, 작업을 하지 않는 일, 심사숙고를회피하는 일 역시 세상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편지를 쓰고자하는 욕구가 내 안에서 유산될 때마다 나는 내가 비난하는 세상을 만들어낸다. 이야기를 하고픈 충동을 표류시킨다. 소음이세상에 만연하게 내버려둔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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