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의 연인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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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작가의 단편을 모아놓은 작품  

7개의 소설중에 '내 아들의 연인' 이 가장 기억에 남고 재미있게 읽은 단편이다. 

아들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여자가 생겼는데 집안끼리 경제적으로 격차가 벌어지는 아이였다. 하지만 이 주부는 결혼을 반대하지도 찬성하지도 않지만..  

결국 아들 현이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지고 만다. 

결혼이라는 굴레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본 계기가 된 책

 

전체적으로 사랑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쓴 작품들이었고 흥미유발은 아니였지만 가슴을 꼭 집는 부분은 있었다. 

사랑은 파도와는 다른 것이어서 썰물이 다하면 다시 밀물이 시작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들소 중 p65 

 

뭐니 뭐니해도 가장 재미있는 건 한 남자를 둔 두 여자의 싸움이 아닐까. 그럴 때 두 여자는 사랑때문에 싸우는게 아니다. 제 속에 있는 허기 때문에 싸운다. 나만을 바라보지 않는 남자가 미워서, 한 사람의 마음하나 온전히 갖지 못하는 스스로의 보잘것 없음이 쓸쓸해져서. 

그래 너 가져라 굳은 빵조각 던지듯 줘버리고 씩씩하게 돌아서지 못하는 제 사랑이 불쌍해서 싸운다. 이런 싸움에서 이기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이미 져버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랑을 가진 사람은 상대방의 공격을 느긋하게 견뎌준다. 그래, 모든 걸 다 이해한다, 는 표정으로 쏟아지는 폭우를 고스란히 맞는 사람은 사실은 이긴 자이며, 완력이든 말로든 이긴것처럼 보이는 사람은 그저 분풀이를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시그널레드 중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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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 변종모의 먼 길 일 년
변종모 지음 / 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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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을 하다가 일이 지겨워지거나 힘들면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는 그. 

다들 일을 그만두고 여행을 실행하는 것이 상상속에서 가능하지 실제로는 힘든일인데 과감한 그의 모습에서 젊음이 느껴졌고 멋있었다. 

이 책은 그의 일곱번째 여행을 담은 여행기이자 그의 에세이이다. 

여행지에서 본 풍경, 사건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의 사색이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나 역시 읽으면서 한 텀씩 쉬어갔다. 나도 생각을 좀 했다. 

<Room No.8> 의 글은 내 심장을 파고들어 헤집어 놓았다. 

 

모질게 끊겨버린 저편의 신호음까지 걸린 시간은 채 8분이 안되었다. 시간을 가져보자는 말을 해놓고도 새벽이 밝아올때까지 불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녀의 마음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알았지만 오랜 세월 각자의 노력으로 만든 그 시간을 날려버릴 숙가 없어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 미련스럽게도 말이다. 

대부분의 모든 것은 갑자기 일어난다.  

아침까지만 해도 한없이 밝고 그립던 당신의 음성이 그날 밤. 

갑자기 어떠한 징후도 증상도 없이 8분안에 8년을 단절시켜 놓았다. 

8분만에 사라진 8년, 세상이 발달할수록 모든 것은 간결하고 쉬워진다. 

귀찮은 파리를 쫓듯 한번의 손사래 같은 동작으로 엔터키를 툭쳐서 몇글자의 메일로 사랑을 끝내버리거나, 전파 뒤에 숨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수화기를 닫으면 곧바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온것이다. 

                                                                                           p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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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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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인 린코는 어느날 집에 와보니 애인이 집에 있는 모든 물건을 갖고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중학교 이후 한번도 고향집에 가지 않은 린코이지만 이제 갈데가 없어서 고향집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보는 엄마, 엄마의 애완 돼지 앨메스, 이웃집 구마씨 모두 푸근한 고향이다. 

린코는 엄마의 창고를 빌려서 식당을 열어야겠다고 계획을 한다. 

식당이름은 '달팽이식당' 하루에 한 팀만 예약을 받아서 그 손님을 위해 요리를 해주는 린코. 

달팽이가 자신의 껍질 속에 사는 것처럼 달팽이 식당에서 요리를 하며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가는 린코의 모습이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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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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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책은 '공중그네' 이후로 처음이다. 

하지만 그의 책 분위기는 여전히 유쾌해서 좋다. 

이번 '마돈나' 역시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다. 

회사의 사무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로 가득한데 항상 반전이 기다리고 있어서 기대하며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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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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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여러 추천글을 읽고 읽게 되었는데 마음 절절하게 하는 네 남녀의 이야기에 다른 일 다 접어두고 끝을 보았다. 

30대의 네 남녀 사랑이야기 라고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데 나는 4명중 '애리' 에게 가장 마음이 쓰였다. 

그녀의 사랑방식이 마치 거울처럼 나를 비추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슬펐고 상처받았고 내 자신을 되돌아보았다. 그녀의 사랑이 해피엔딩이 되길 끝까지 빌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랑이 있고 우리는 다 경험할 수 없기에 소설을 읽는 것 같다. 

30대의 사랑을 이 뜨거운 여름에 실컷 느끼고 나니 개운하다. 

또 다시 기억 속 그의 목소리가 툭 끼어들었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저어 털어버렸다. 아무때나 끼어들지 말아요, 제발 p141  

사랑에 빠져드는 진솔의 마음이 귀엽다. 

"그래서 말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진솔씨는, 나한테 일기장 같은 사람이예요." 

"... 일기장?" 

" 표현이 좀 그런가? 아무튼 어제도 이화동 우리 집까지 강제로 데리고 갔었지. 오늘도 당신이랑 마무리가 안되니 뭔가 허전했지. 수첩에 몇줄 적는것처럼 꼭 진솔씨한테 하루를 정리하게 되잖아요. 요즘 계속 그랬으니까."                                                       p155 

 

나도 누군가의 일기장 같은 사람일까?? 

"사랑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게 사랑이 아니면 또 뭐란 말이야."  p236 

이건 이 처음 진솔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런식으로 고백했다. 그냥 "사랑한다" 할것이지 슬며시 입가에 미소짓게 되는 이따위 고백때문에 내 마음까지 설레었다. 

사랑도, 사람 마음도 이렇게 낱낱이 뒤적여가며 볼 수 있다면 좋겠지. 볕을 모아 불씨를 만드는 돋보기처럼, 좋아하는 이의 마음에 누구나 쉽게 불을 지필수 있다면 좋겠지. 사랑때문에 괴로운 일 없겠지                                              p 407 

 

문득 나도 돋보기로 다 태워 날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행복한 것만 남기고 모두, 그리고 실제로 불장난을 하고 싶기도 했다. 

 

매화꽃 아래서 입 맞추겠네 

당신이 수줍어해도. 내가 부끄러워도 p419 

 

내가 가장 꺄아아~ 했던 부분. 어쩜 키스 한번을 할래도 이렇게 낭만적일까. 이건 이 시집 첫장에 이런 글귀를 써주고 진솔이 읽자 그녀에게 키스를 한다. 그곳은 도로변의 매화꽃아래 이건의 차 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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