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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란국 대신 만둣국 - 소중한 맛에 대한 산문집
이범준 지음 / 책책 / 2025년 1월
평점 :
"좋은 음식은 인생을 바꾼다"
프롤로그의 이 문장부터
내 마음을 사로 잡은
<토란국 대신 만둣국>
나 역시도 토란국 먹을래?
만둣국 먹을래? 하면
만둣국을 고르기 때문에
제목부터 친밀감을 느껴버렸죠
책 속에 등장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불현듯 제 음식 이야기들도 떠올랐어요
- 큰아이를 임신했을때 여름도 안되었는데 콩국수를 개시한 집을 찾아
아침 9시부터 혼자 들어가서 야무지게 먹었던 일
- 결혼하고 전라도에서 수도권으로 이동을 하는 바람에
한번씩 고향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생각나 어른들께 보내달라고 하고
어떤 주말에는 5시간 걸려서 광주까지 갔던 일
- 소풍가면 절대 친구 김밥을 못먹게 만드는 친정엄마의 기막힌 음식솜씨, 그 맛
- 아이들을 위해 시도해봤던 탕수육, 감자탕, 쌀국수, 아구찜 같은 메뉴들
특히,, 곶감에 대한 챕터를 보고
몇 년전 곶감에 얽힌 에피소드가 생각났어요
시어머니께서 그 해 대봉감이 저렴했는지
3박스였나, 4박스였나? 정말 많이 보내주셨거든요
아이들이 유치원생이고 저희 부부가 많이 먹는 편이 아닌데
일부는 홍시 만든다고 신문지 깔고 쭉 세워두었는데도
100개가 넘게 대봉감이 남아서
'곶감이라는 것을 만들어보자' 라고
의욕에 불타서 시작했어요
'곶감꽂이'가 있다는 것도 몰랐던 저희 부부는
감을 씻어서 감자칼로 깎고
뜨개질하려고 사둔 면사를 이용해 묶고,
베란다 빨래건조대에 하나씩 걸었어요
매일 매일 환기를 시키고
시간이 흐르면서 겉이 점점 마르고 부피가 작아지더니,
헐겁게 묶인 감은 결국 실에서 빠져
바닥에 쿵! 하고 떨어지기도 했어요
40일쯤 흐르고
판매용보다는 좀 크지만
하얀 가루가 겉에 생기고
촉감이 제법 곶감 같아서 시식을 해봤는데요
그때 먹었던 곶감의 맛을 잊을수가 없어요
지퍼백에 소분해서 냉동해놓고
두고 두고 먹었답니다
나중에야 ‘곶감꽂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이상하게도 굳이 사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ㅎㅎ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 곶감 만들기였겠죠
"음식이든 사람이든 대상과 나 사이에만 존재하는 애틋한 서사로 인해
서로의 인생에 대체 불가한 그 무엇이 된다"
_ 본문중
이렇듯, 작가를 살아가게 만든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는
설령 내가 잘 모르는 낯선 음식에 대한 것일지라도
그만의 ‘서사’가 있어서, 자연스레 공감이 되었어요
"음식은 단순히 생존 수단만이 아니라 위로를 주고,
소속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하며 시공간을 초월해 장소와 경험을 연결한다
그래서 음식을 추억의 예술이라고 하는 것이리라."
_ 본문중
여러분에게는 음식에 대한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필사모임 <사각> ( @hestia_hotforever & @yozo_anne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이범준 작가님 ( @less_better_beautiful ) 으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