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이 어때서』로 청소년 소설에도 발을 내딛은 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위한 에세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춘기를 겪으며 학업 문제나 가정 문제, 친구 문제로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을 위로한다. 노경실 작가는 이 책의 목적을 '충고'나 '훈계'에 두지 않고, '위로'에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사춘기 맞짱 뜨기』를 읽으며 자신의 처지에 공감하는 동시에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어른이 아니라 똑같은 청소년의 시점으로 청소년들을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게 위로가 다가올 것이다. 모든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용기 있게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표지에 있는 학생은 왜 이리 날라리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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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T. 워싱턴 D.C. 대형 테라스- 밤(evening)

 자금행사 기념 파티가 진행되고 있다. 장소가 호화스럽다. 테라스에서 워싱턴 몰과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32살의 아드리안 헴슬리가 젊은 정책보좌관들과 그룹을 지어 서 있다. 그 혼자만 미국 흑인이다. 보좌관들 중 한 사람이 군중들과 섞여 있는 58세의 대통령 보좌관인 칼 앤휴저를 발견한다.

 정책보좌관 1: 앤휴저 씨를 봐요. 누가 보면 대통령인 줄 알겠어요. 들었어요? 앤휴저 씨는 학생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다는 기색을 보였어요.

 아드리안: 난 아직도 윌슨 각하께서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그를 선택했는지 모르겠어요.

 정책보좌관2: 왜 아니겠어요? 앤휴저 씨는 상원의원이자 국회의원이잖아요.

 아드리안: 저 사람이 저렇게 거만한 당나귀인 게 부끄럽군요.

 앤휴저: 누가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아드리안이 미소 짓고 있는 앤 휴저에게 몸을 돌린다.

 아드리안 (충격을 받고): 예, 각하? 아닙니다, 각하.

 앤휴저: 뭐야? 예스야 노야?

 아드리안: 오늘밤 각하께서 하신 위대한 연설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훌륭했습니다, 각하.

 앤휴저: 정말이야, 헴슬리? 기억해두지.

 앤휴저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간다.

 정책보좌관2: 저 사람 참 무섭군.

 그 때, 아드리안의 휴대전화가 울린다.

 아드리안: (전화기로): 웨스트 교수?

 웨스트 교수: 내가 계속 전화했잖아!

 INT. 사트남 집의 거실- 밤(night)

 웨스트 교수는 통화 중이다. 뒤에서 사트남의 가족이 부엌 식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웨스트 교수: 잘 들어, 아드리안. 상황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안 좋아.

 사트남이 아들을 조용히 시킨다. 장난감배를 가지고 놀았던 그 아이다. 
  

 INT.백악과 복도- 낮

 아드리안이 손에 종이를 쥔 채로 백악관 복도를 통해 앤휴저를 따라간다.

 아드리안: 각하, 대통령께서 이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앤휴저: 헴슬리,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얼마나 오래 일했나?

 아드리안: 네 달 하고 이번 주요.

 앤휴저: 여기 규칙을 배울 시간이 충분하군. 자네는 분기별 과학자들이 보고할 때까지 기다리게.

 아드리안: 어젯밤 제가 말한 건 정말 죄송합니다, 각하.

 앤휴저: 그렇다면 내 연설이 싫은가?

 몹시 화가 난 아드리안은 앤휴저에게 종이를 내민다.

 아드리안: 이걸 봐주십시오, 각하. 정말 중요한 겁니다.

 결국 앤휴저는 종이를 낚아채어 읽으면서 걸어가기 시작한다. 갑자기 걸음이 느려진다.

 앤휴저: 누가 이걸 썼지?

 아드리안: 저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인도의 천체물리학자와 미국의 뛰어난 지질학자 웨스트 교수가 썼습니다.

 앤휴저: 또 다른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있나?

 아드리안: 없습니다, 각하.

 앤휴저: 계속 그렇게 하게, 헴슬리.

 앤휴저가 걸어간다.  

 페이드 투 블랙  

  2010

 페이드 업

 EXT. 스페인 세비야- 낮

 G8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폭동 진압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난동을 부리는 시민들을 진압한다. 울타리 뒤에는 시위대와 함께 반세계화의 표지판이 보인다. 리무진들의 호송대가 역사적인 건물에 다가오고 있다.

 INT. 알함브라 궁전의 빅 홀- 낮

 미국 대표가 다른 G8국 대표들이 커다란 회의상에 둘러앉아 있는 회의실로 들어온다.

 56세의 미국 대통령 토마스 F. 윌슨은 앉지 않는다. 그가 연설을 하려고 하자 모두 입을 다문다.

 윌슨 대통령: 안녕하십니까....

 우리는 처음으로 대통령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미국 흑인이다.

 윌슨 대통령: 이로써 저는 일곱 나라의 각국 정상들과 개인적으로 만나기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안타깝게도 다른 나라의 대표들은 제외하고 말이죠.

 누군가 중얼거린다. 62살의 러시아 대통령 세르게이 마카렌코가 통역사 중 한 명과 속삭이고 있다.

 러시아 통역사: 마카렌코 각하께서 통역사가 여기 있길 바라십니다.

 윌슨 대통령이 러시아의 동료를 살펴본다.

 윌슨 대통령: 대통령 각하, 오늘 우리가 나눌 회의는 예전의 회의와는 다르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장담하건대, 각하의 영어 실력으로도 제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러시아 대통령이 통역사들에게 나가라고 손짓을 하자 다른 국가의 대표들도 나간다. 홀의 거대한 문이 닫힌다. 첩보 기관원이 음향실에서 녹음 장치를 끈다.

 대통령이 마음을 가다듬는다.

 윌슨 대통령: 6개월 전에, 저는 매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다) 하지만 각국의 뛰어난 과학자들이 함께 노력하여 우리는 그 소식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쥐 죽은 듯한 정적이 흐른다.

 윌슨 대통령: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세상이 곧 종말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EXT. 티베트 초밍 계곡- 새벽

 거대한 중국군 헬리콥터가 일으키는 바람이 장엄한 티베트의 산 계곡 전체를 휘돈다. 우리는 전 세계의 꼭대기에 있다.

 선글라스를 낀 중국 대령이 헬리콥터에서 군대가 마을과 수도원 사람들을 피난시키는 것을 바라본다.

 목소리: (중국어로) 당신들은 새 집과 전기와 수돗물을 가질 것이다.

 EXT. 티베트의 마을- 낮

 주민들이 군인들에게 집에서 쫓겨나 트럭에 타자 누군가가 마을 광장에서 확성기로 말한다.

 목소리: ... 당신들 중의 일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댐을 짓는 프로젝트를 영광스러운 중국 인민공화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18살의 어린 수도승 넹팽이 60살이신 부모님과 함께 트럭에 실린다.  

 EXT. 티베트의 학교- 낮

 넹의 형 25살의 린팽은 티베트의 학교 건물 뒤에 서 있는 청년들과 처녀들 사이에 있다. 그는 몸을 돌려 트럭 뒤에서 소리친다.

 린: 돈 보낼게요, 엄마!

 선글라스를 낀 대령이 군중들에게 연설하며 앞으로 나온다.

 대령: 읽고 쓸 수 있는 사람?

 사람들이 열렬하게 손을 높이 든다. 한 관리가 기록한다.

 대령: 용접할 수 있는 사람?

 린이 재빨리 손을 든다. 갑자기 산 전체에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지고 갑자기 폭발 소리가 들린다. 린이 고개를 돌린다. 뒤에서는 사방에서 바위가 구르며 연속된 폭발이 산의 옆쪽에 거대한 구멍을 뚫는다. 

 페이드 투 블랙
 

 2011

 페이드 업

 INT. 런던 도체스터 호텔- 낮  

 전형적인 MI-6(군사 정보부 제6부)의 첩보원으로 보이는 검은 양복을 입은 한 남자가 도체스터 호텔의 복도를 걸어간다. 실내장식은 고급스럽고 화려하다. 남자는 몸을 수색하는 경호원 앞에서 잠시 멈춘다. 

 INT. 도체스터 호텔의 특별실- 낮

 많은 반지를 낀 손가락이 폴더를 넘긴다.

 MI-6 첩보원: 폐하, 서류는 다 보셨습니까?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가 그를 쳐다보고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자네도 내가 가족이 아주 많다는 걸 알잖아, 미스터.......

 MI-6 첩보원: 이삭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미스터 이삭, 10억 달러는 너무 큰 돈이네.

 MI-6 첩보원: 유감스럽지만 유로로 세야 합니다, 폐하.     

   

 INT. 파리 루브르 박물관- 밤

 작업복을 입은 어두운 물체의 그룹이 유명한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들을 지나서 걸어간다. 그들은 모나리자 앞에서 멈춘다. 63세의 프랑스 국립 박물관 소장인 만프레드 피카드기 20대 후반의 미국 흑인 여성인 로라 옆에 선다. 그들은 유명한 그림의 틀을 떼며 전문가처럼 그림을 살펴본다.  

 진공 봉인이 풀리자 쉭 하는 공기 소리가 난다. 

 만프레드 피카드: 로라, 난 당신 사람들을 굳게 믿고 있어.

 로라가 거의 완벽한 프랑스어로 대답한다.

 로라: 작품을 손상시키는 미친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만프레드. 세계문화유산기구가 전세계에서 이 일을 진행 중이에요.  

 뒤에서 모자리자가 벽에서 떼어지고 완벽한 복제품으로 교체된다. 피카드는 아직도 불안해보인다. 그는 진짜 모나리자가 밀폐 용기에 넣어지고 닫히는 것을 지켜본다.  

 만프레드 피카드: 그러면 이제 작품은 안전하겠지? 스위스 알프스 산에 숨겨지니까 말이야.

 로라: 그럼요. 완벽해요.

 피카드는 의혹을 품은 것 같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카메라는 모나리자의 비밀스러운 미소가 보일 때까지 가짜 모나리자의 얼굴을 확대한다.

 페이드 투 블랙 

  

 영화와의 차이점 1. 파티의 장소가 다르다. 

 2. 루브르 박물관 총장의 이름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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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임무를 끝냈어. 다시 가는 거야. 

  

 제목만 들어도 섬뜩한 작품이야. 예전에 쉬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이 작품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아. 주인공이 『철수 사용 설명서』의 철수보다 더 루저야. 주인공은 탈북자 하림인데,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는 완전 영웅인데, 현실에서는........ 그냥 폐인이야.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아니야. 작가가 그냥 주인공을 탈북자로 선정했을까? 우리 사회의 배타적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을 그리고 있어. 우리는 북한 사람들도 똑같은 한민족이라고 말하지. 하지만 그들이 탈북하여 살아가면 우리는 왠지 모르게 그들이 열등하다는 생각을 해. 결국 탈북자들은 사회의 루저가 된 채 소외되어 살아가고, 그들은 은둔형 외톨이가 돼. 그들은 현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자,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의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 게임 중독자가 되지. 얼마나 비참한 현실이야? 하지만 강희진 작가는 그 무거운 주제를 연쇄살인이라는 미스터리적 요소와 사회적 문제가 된 '바츠 해방전쟁' 등을 작품 속에 녹여서 한층 가벼워. 또, 소설은 시점을 주인공 하림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방식이 꽤 독특해. 용의자로 지명된 '나'가 다른 탈북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살인 용의자를 지목하는 방식이야. 탈북자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모든 진실은 『유령』에 나와 있어. 강희진 작가가 노력 끝에 만들어 낸 걸작이니, 즐겁게 분단 문학을 감상하길. 

  

 『월든』의 저자 소로를 알아?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함께 굉장히 뜬 책인데. 사실 이 책은 오래 전에 쓰여진 작품이야. 19세기 작품이지. 그런데 저자 소로는 굉장히 자연친화적인 사람이야. 『월든』에서 보면 알겠지만. 그런데 소로에겐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 피시차우드(수프의 일종이야)를 만들려고 불을 지피다가 그만 산불을 낸 거야. 그런데 이 에피소드가 유독 존 핍킨을 자극했나 봐. 그래서 그는 그 일화를 소설로 탈바꿈했지.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건 그 이상이었어. 산불 사건을 통해 미국 초기 사회를 재구성하여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성찰한 거야. 나아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가업을 포기하고 월든 호숫가에서 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신대륙을 찾아온 유럽인들을 '미국인'들로 만든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 답을 찾고 있어. 하지만 그 과정을 아주 독창적이고 유쾌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하니, 어렵게 느끼지 않아도 될 거야. 어디, 숲을 불태운자가 어떻게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살펴볼까? 

  

 '~ 콘서트' 시리즈(?)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책은 조금 어렵다고 여겨지는 학문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줘. 난 개인적으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더라고. 이 책을 보기 전에 그 책도 봤으면 좋겠어. 보통 사람들이 천문학을 어려워하고, 피하잖아. 영화에서 사람들이 천문학 용어를 서슴치 않고 말하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해. 이번 콘서트는 대담하게 '천문학'에 도전을 했어. 하지만 이 책은 천문학 자체만 다루는 게 아니라 물질에 대해 다루고 있어. 무엇보다 콘서트는 중요한 부분만 짚어주는 게 목적이잖아.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천문학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에 대해서, 2부는 천문학사의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어. 컬러 화보까지 딸려 있으니 고맙네. 나도 천문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재미있을 것 같아. 언젠가 '지질학 콘서트'도 나올까? 

  

 유명한 고전을 남긴 두 인물의 사소한 글들을 모아놓은 책 두 권이 출간되었어. 얼마 전엔 생텍쥐페리의 편지가 출간되더니, 찰스 다윈, 그리고 칼 마르크스의 편지가 나와서 정말 기뻐. 『기원』이라는 찰스 다윈의 서간집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많은 논쟁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찰스 다윈은 평생 동안 수만 통의 편지를 썼어. 엄청나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걸 엄선하는 게 얼마나 힘들까, 돌아가신 버크하르트에게 고마울 따름이야. 그리고 서문을 단 제이 굴드와 번역해주신 김학영님도. 나 꼭 읽어보고 싶어. 그리고 칼 마르크스의 『알제리에서의 편지』도 마찬가지야. 칼 마르크스 최후의 서한집인데, 엥겔스와 의사의 조언에 따라 알제리와 몬테칼로로 요양한 마르크스가 자신의 가족, 친척, 그리고 엥겔스와 4개월간 주고 받은 편지를 모아놓은 것이야. 우리는 여기서 마르크스의 인간적 모습, 당시 시대상에 대한 묘사를 엿볼 수 있어. 기대되는 건 둘 다 똑같아. 생텍쥐페리의 편지를 읽고 나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이번엔 시집으로 눈을 돌려보자. 『상화 시편』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이 53년만에 사랑을 주제로 한 연시집이야. 부인에게 바친 시집인 동시에, 아름답고 근본적인 사랑, 나아가 우주적인 사랑까지 다루고 있는 시집이야. 사랑을 시로 묘사하는 사람은 참 많지. 하지만 대부분 헛된 정의야(물론 사랑은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지만). 과연 시인은 사랑을 올바르게 말했을까? 행성의 사랑이라: 두 행성의 사랑인가?  

 문학과지성 시집선이 이제 400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시인들이 이 출판사에 감사해했을까? 박형준 시인은 6년만에 돌아왔다. 그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그의 시집을 펼쳐보자.   

  

조금 더 진지해지자.

  

 그 동안 도시의 이면을 고발한 책은 많았다.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그것을 밝혀내고자 했다. 그러나 그 장르는 대부분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에 머물렀다. 하지만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와 같은 전문적 사회학 저서는 '하이브리드'를 사용하여 도시의 이면을 밝혀낸다. 어떤 방식으로든, 도시의 이면을 밝혀낸다는 건 나에게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과연 그것이 한 도시에 국한되는가, 아니면 모든 도시에 해당하는가? 책 읽기 전에 던져볼 만한 질문들 중 하나이다.  

 『조선 왕을 말하다』와 같은 한국의 조선사에 대한 책을 주로 펴내는 역사가 이덕일의 새로운 작품이다. 사실, 새로운 작품이라고 말하기 어려운데, 그 까닭은 저자 이덕일이 오래 전부터 '윤휴'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또 다시 조선사의 이면을 드러내고 있는 그는, 『윤휴와 침묵의 제국』을 통해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유학자인 윤휴의 삶과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윤휴와 조선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의 죽음 이후로 조선은 침묵의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난 윤휴라는 이름이 누군지도 몰랐으니,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 볼 만하다. 다른 사람들도 윤휴라는 이름이 생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무지가 입증되는 것이고. 

  

  『천 명의 백인신부』는 인디언에 대한 소설이다. 미국의 역사에서 개발을 목적으로 인디언에게 저지른 만행이 많은 미국의 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리고 『천 명의 백인 신부』는 그런 부류의 소설이다. '천 명의 백인 신부와 천 마리의 말을 교환해 백인과 인디언 사회의 영구 평화를 도모하자!'는 인디언들의 담대하고 황당한 주장으로 500쪽짜리 소설은 시작한다. 인디언들의 생각은 자신들이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으니 자식들이라도 백인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정치가들은 음모가 있다고 여기고 은밀하게 백인 신부들을 인디언 캠프로 보낸다. 이 애잔한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투모로우』 시리즈는 매우 길다. 이런 소설은 대개 현실에선 잘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이 소설에서는 자신의 조국이 다른 나라에 침략당한 상황, 모든 정보가 차단된 채 전쟁을 겪어야 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한다. 주인공이 10대 소년소녀들인만큼, 저자 존 매드슨은 그들의 심리묘사를 그려내는 데 열중한다. 특히 어른들도 없고, 도울 정보도 없이 그들끼리 싸워야 하기에, 고독하고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점점 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다리게 한다. 과연 8명의 소년 소녀들은 어떻게 될까? 영화 <워 오브 투모로우>의 개봉으로 박차를 가한 투모로우 시리즈.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김애란 작가가 첫 장편소설을 냈다면, 은희경 작가는 첫 산문집을 냈다. 그녀가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틈틈히 썼던 글들을 모아 놓았다.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작가가 느꼈던 것, 일상, 그리고 생각과 창작 노트. 이 모든 게 『생각의 일요일들』에 담겨 있다. 나는 여기서 작가가 소설을 쓰게 된 동기 때문에 주목하지만, 생텍쥐페리의 편지에서 보았듯이, 그것보다는 일상을 보고 싶다. 일상의 깨달음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니까. 잠시 쉬었다 갈게. 쉬었으니 갈게. 이 산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된다. 

 

  

 여기에 슬픈 역사가 담겨 있다. 전쟁은 대부분 정치적·경제적 원인으로 발생한다. 경제적 원인으로 발생한 전쟁은 요구한 것으로 끝나지만 정치적(또는 민족적) 원인으로 발생한 전쟁은 그렇지 않다. 군사들뿐만이 아니라, 민간인들까지 잔인하게 죽인다. 일명 '르완다 대학살'이라고 불리는 1994년의 비극은 아직까지도 충격으로 남아있다. 정부는 다수족인 후투족에게 소수족은 투치족을 '청소'하라고 명령한다. 그 결과, 르완다 인구의 10%에 달하는 100만명의 투치족이 하루에 1만명씩 죽었다. 저자는 현장 취재를 통해 얻은 자료를 토대로 대학살 이전의 아프리카의 역사를 조명하고 대학살의 근본적 원인이 된 서구 열강들을 비판하고, 학살이 일어나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방치한 UN의 실체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그리고 어떤 편에도 들지 않는 무고한 민간인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와 나는, 바란다. 다시는 이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즉, 인간이 인간에 대해 만행을 저지르지 않기를. 

  

 『삼악도』는 한국 공포소설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김종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생활고 때문에 할 수 없이 영화 각본 작업에 참여하게 된 오현정이라는 소설가가 겪은 섬뜩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폐쇄된 섬마을 삼악도(세 가지 악의 섬)를 배경으로 하여 서스펜스적 분위기를 띠지만 한국의 예술인들이 겪은 고통과 사회적 문제점을 고발하기도 한다. 참고로, 이 소설은 김종익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무척 읽고 싶은 소설이다. 그것은 『싱크홀』도 마찬가지이다. 제목의 '싱크홀(sinkhole)'이란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세계 각지에서 가끔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재익 작가는 만약 이 '싱크홀' 현상이 서울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상황을 소설로 꾸몄다. 대개 이 싱크홀은 깊이가 어마어마하며, 그 위에 있는 것들을 모두 땅 속으로 빠뜨리게 한다. 『싱크 홀』에 등장하는 123층의 초고층 타워인 '시저스 타워'는 환경론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어진 '한국의 바벨탑(신에 대한 도전과 인간의 탐욕)'을 상징한다. 그리고 개장식 자정, 카운트다운 'O'를 외치는 순간,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여 건물은 그대로 땅 속으로 가라앉게 되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 소설의 주제는 싱크홀을 통해 깨닫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순수한 사랑의 열망과 믿음, 그리고 죽음 앞에 놓인 인간의 심리 묘사다. 무척 재미있는 명작 소설이 될 것 같다. 328쪽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 안에 어떻게 이 커다란 재난을 농축할 수 있는지, 내심 기대해 본다. 이 두 소설,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중에 하나라도 신간 평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떤 책보다도 7월에 출간된 책들 중 가장 인상적인 책은 바로 『문명 이야기』다. 이 거대한 역사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3, 4권이 없다. 윌 듀런트는 그리스 시대부터 나폴레옹 시대까지, 동서양의 문명을 모두 모아 집필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행한 것이다. 그야말로 문명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될 것이다. 표지도 참 예쁘다. 위대한 문명의 백과사전이다. 꼭 읽고 싶은 책이다. 『로마제국 쇠망사』와 더불어 민음사가 펴낸 위대한 단행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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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쓸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소설가 모두를 구원하리라." 

 언젠가는 쓰여져야 할 소설이었다. 주인공 K의 현상을 보니 문득 '게슈탈트 붕괴현상'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너무나 익숙하게 여겼던 단어를 계속 발음하면, 갑자기 그 단어가 생소한 단어로 여겨지는 현상. K가 겪은 것은 이런 현상과 유사하게 보인다. 

 소설은 단 3일 동안의 이야기만 다루고 있다.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그러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K의 의식과 기억이 계속 과거를 붙들고 있다. 지난 금요일, 과음으로 인해 잃어버린 기억이 K를 혼란스럽게 한다. 애용하던 스킨 'Y'의 상표가 하루 아침에 'V'로 바뀌어 있고, 어젯밤 '전야제'를 즐겼던 아내는 죽은 시체와 다름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딸의 강아지가 자신의 다리를 물고 그 때문에 달려온 딸 역시 낯선 존재로 여겨졌다. 어떻게 된 일인가?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심각한 문제를 제시하며 시작된다. 마치 그것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그리고 『심판』과도 같은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에서 주인공은 첫 문장부터, 보충 설명도 없이 사건의 주요 피해자가 된다.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는 '어느 날' 아침에 흉측한 벌레가 되었고, 『심판』의 주인공 요제프 K 역시 '어느 날' 체포되었다. 그레고르가 왜 벌레가 되어야 했으며, 요제프 K가 어째서 체포되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제시해주지도 않은 채. 그리고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그 근본적인 이유가 끝내 밝혀지지 않은 채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프카의 작품은 '부조리'를 전제로 한 것이기에 그것은 합법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최인호의 소설은 다르다. 작가는 분명히 K의 현상에 대해 이유를 밝혀야 했다. 전반적으로 이 소설에 깔려 있는 분위기는 부조리가 아니라 혼돈이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K는 여정을 시작한다. 지난 금요일 핸드폰을 잃어버린 K는 핸드폰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 때만 해도 자신이 핸드폰을 찾기라도 하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핸드폰의 발견자인 '을'을 만나 핸드폰을 되찾아도 그 기억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하나를 던져보자. "만약 K가 지난밤의 기억을 되찾는다면, 이 모든 사건은 해결된 것인가?" 

 그렇지 않다. 한 시간 반의 기억을 되찾는다 하더라도, K가 겪는 '낯섬'과 '낯익음'의 모호한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왜? 무언가가 본질적으로 틀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강아지가 자신을 물었을 때부터 비롯된다. 강아지는 주인을 낯익은 사람을 물지 않는다. 낯선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 있을 때 무는 것이다. 즉, 강아지가 K를 무는 행위는 K가 낯선 사람이며, 또 다른 K가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K가 영화관에서 <눈먼 자들의 도시>를 보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그저 하나의 사건으로 여기기 쉽지만, 최인호 작가는 은연 중에 이 소설의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소설의 문체를 봐도 그렇다. K가 본 영화의 원작을 보면 알겠지만, 원작에는 '?'나 '!' 같은 '과격한' 표현이 없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즉, 소설은 매우 담담하게 그러나 매우 절실하게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문체를 의도적으로 조절한 것이다. 또한, 내용에서도 그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눈을 멀고, 오직 의사의 아내만 눈을 뜰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이것 역시 그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의 주인공 K도 세상 사람들 중 유일한 존재로, '도플갱어'가 존재하는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그것이 합체하는.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이 책은 카프카의 문체 역시 모방하고 있다. 무엇보다 인물의 이름이 없다는 것, K라는 '이름 아닌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심판』에 등장하는 요제프 'K'가 곧 '카프카'를 가리킨다는 주장이 있듯이, 주인공 K는 곧 한국의 중년 남자 전체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상징이 존재하여서 김연수 작가가 그런 말을 자신 있게 한 것일까? 

 결국 소설의 결말은 두 명의 K가 하나로 합쳐지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 장면은 하나의 알파와 오메가이다. 한 남자 K의 짧은 여정을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뫼비우스의 띠'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겉만 보는 것 같지만 서서히 안을 파고들어가는 띠. 그것이 무한히 반복되는 순환 고리. 안이 낯익다가도 낯설게 되며, 밖이 낯설다가도 낯익게 되는 미지의 띠. 그것 말고 어떤 것이 이 낯익고도 낯선 여정을 대신할 수 있겠는가? 

 이 소설은 POWER ON 으로 시작하여 POWER OFF 로 끝난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모호한 여정은, K의 정체가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결코 끝나지 않을 테니까. 오직 '봉'이 뫼비우스의 띠를 끊을 수 있으리라. 아직 그 띠를 끊지 못한 이 소설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이 몇 개나 될 것인가? 데카르트가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처럼 최인호는 이 소설에서 많은 것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K조차 분명하지 않다. 모든 것이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오직 하나, 분명한 것은 7시에 자명종이 필사적으로 울린다는 것뿐이다. 그것만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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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페이드 업 

 EXT. 인도 시골- 저녁

 모차르트의 협주곡이 장마철 빗방울 소리를 이겨내고 지프의 스테레오에서 흘러나온다. 66세의 웨스트 교수가 협주곡을 듣는다.

 한 인도 소년이 물웅덩이를 건너 나무로 된 장난감배를 조종하며 길가에서 놀고 있다. 웨스트 교수는 소년을 가리키며 운전사에게 외친다.

 웨스트 교수: 조심해요!

 그러나 너무 늦었다. 지프는 빠른 속력으로 물웅덩이를 지나가 소년의 장난감배를 침몰시킨다. 얼마 후, 지프는 건물 앞에서 멈춘다. 운전사가 차에서 뛰어내려 웨스트 교수를 입구 쪽으로 안내했다. 문에 있는 표지판에는 `뉴델리 대학의 천체물리학 협회'라고 쓰여져 있다.


  INT. 인도의 나가뎅 광산- 저녁

 끝없이 긴 갱도. 오래된 엘리베이터실이 계속 멈추면서 내려온다. 웨스트 교수는 엘리베이터에서 걸어나와 불안해보이는  32살의 사트남 쓰루타니(Tsurutani) 박사와 동행한다. 

 웨스트 교수: 얼마나 깊은 데에 있습니까?

 사트남: 8200 피트요. 오래된 구리광산이었습니다, 교수님. 

 웨스트 교수가 사트남을 따라가자 과학실험실이 흔치 않은 곳에 있음을 알아챈다.

 웨스트 교수: 헴슬리는 지난번 태양 폭발 기간 동안 중성미자의 수가 두 배나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사트남: 맞습니다.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두 사람은 낮은 천장의 커다란 방으로 들어온다. 흰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아까 전에 보았던 태양 폭풍을 보여주는 컴퓨터를 바라보고 있다. .

 사트남: 새로운 태양 폭풍이 발생했는데, 그게 너무 강해서 훨씬 더 심각한 물리적 반응이 발생했어요.

 웨스트 교수: 어떻게 해야 하죠?

 사트남: 모르겠어요, 교수님.

 사트남이 또 다른 방으로 걸어간다. 사트남이 바닥에 있는 해치를 열자 뜨거운 연기가 올라온다. 

 사트남: 중성미자가 갑자기....... 전자레인지처럼 반응하고 있어요.

 웨스트 교수가 천천히 걸어간다. 웨스트 교수는 물탱크 밑에 있는 물이 끓고 있는 것을 발견하자 얼굴이 창백해진다.  

  

 영화와의 차이점 1. 사트남에게 찾아온 사람이 헴슬리가 아니라 웨스트 교수이다. 

 2. 사트남의 가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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