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 - <속대전>의 편찬과 백성의 재인식 태학총서 30
김백철 지음 / 태학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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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뜨는 드라마, 하면 역시 '뿌리깊은 나무'가 아닐까? 세종의 한글 창안과 관련된 역사 드라마라는 사실은 거의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극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시기가 바로 조선시대다. '뿌리깊은 나무'가 영상으로 보는 유쾌한 조선의 역사극이라면, 『조선후기 영조의 탕평정치』는 책으로 읽는 유쾌한 탕평정치에 관한 책이다.

 

 내가 형용사를 '유쾌한'으로 잡은 까닭은, 탕평정치의 어감 자체가 매우 유쾌하고 경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혀 낯선 단어기에 느낌이 새로웠던 것이다. 게다가 영조는 조선의 다른 임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조선후기의 정치상, 시대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나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선의 임금, 영조에 대해 알게 해 준 책이었다. 여기서 '탕평정치'란 당파간의 갈등을 막기 위해 모든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하여 당파를 평등하게 대우하는 정치를 말한다. 이 책이 집필된 것이 최근의 일이다(근데 표지는 무척 옛날 것 같아 .....). 그래서 저자가 요즘 국회위원의 당파싸움을 비판하고 대통령이 영조처럼 탕평정치를 실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파싸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니까. '당'이 있는 한 '당파싸움'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그 분열을 다시 붙이고 한 가지 목표를 내세우는 존재일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의 주인공이 세종이듯이, 이 책의 주인공은 영조다. 탕평정치는 정조도 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영조가 주인공이 되었을까? 그것은 그가 뛰어난 임금이었고, 더욱 백성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요순을 자처함은, 백성들에게 좋은 임금이 된다는 뜻이었다. 그러한 임금이 되려면 백성이 자신을 사랑하기에 앞서, 자신이 먼저 백성을 사랑해야 했다. 그 결과 영조는 정조에 걸쳐 탕평정치를 실시했으며 조선 정치사에 획을 그은 임금 중 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그것을 기억하게 해준 이런 역사책 역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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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glish Re-Start Real Talking : 잉글리시 리스타트 리얼토킹 English Re-Start
Ellie Oh& Anna Yang & Tasia Kim 지음, 이다 그림 / NEWRUN(뉴런)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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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해리포터 영영한 사전』을 읽고 영어 원서 읽기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통해 영어 회화, 즉 말하기에 대해 배웠다. 제목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잉글리시 리스타트' 시리즈다. 리스타트, 다시 시작하라는 말이다. 예전에 출간된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가 은연 중에 떠오른다. 나에겐 'restart'가 지금까지 배운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시작하라는 말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나는, 이 책이 정말로 지금까지 내가 배워온 모든 영어에 관련된 상식들을 잊어버릴 정도로 가치가 있는 책인지 확인하기 위해 책을 펼친 것이다.

 

 삶에는 많은 상황이 있다. 영어책의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것은 생활 속에 영어와 함께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매순간의 상황에 영어를 사용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습관대로, 또는 영어로 말하려 하지만 그 순간 영어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리스타트 리얼토킹』은 친절하게 각 상황까지 만화로 제시하여 나의 이해를 도왔다. 그래, 각설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듣기 말하기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이 책은 나의 실생활에 영어를 끌어당겼을까? 이게 바로 이 책의 목적 아닌가?

 

 아쉽게도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영어를 배울 때에만 조금 영어로 말하지(심지어 그 시간에서도 영어를 쓰는 경우는 극히 일부다), 실생활에서는 언제나 한국어로 말하니까. 하긴, 그렇게 해야 의사소통이 되는 거니까. 그럼 언제 쓰란 말인가? '동물농장' 영어테이프를 따라 읽을 때와 영어 배울 때를 제외하면 정말 영어 쓸 때가 없단 말인가? 아무래도 이 책을 다시 봐야겠다. 각 상황에 맞는 영어 표현을 머릿속에 각인시켜 정말 필요한 상황 때 훌륭하게 써보이겠다. 빨리 그 날이 오길 다시 한 번 나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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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영영한 사전 - 해리포터 원서가 술술 읽히는
에릭 랜덜 지음, 장계성.강윤혜 옮김 / 길벗이지톡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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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리포터』 시리즈는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세계를 휩쓴 21세기 최고의 대중 판타지 소설 중 하나이다. 저자인 조앤 롤링은 다른 책 없이 이 책만으로 인생이 바뀌었으며 또한 이 책을 읽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바뀌었으며, 판타지 문학사적으로도 이 작품을 모방하거나 뒤를 잇는 수많은 판타지를 만들어낸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한국인인 우리로서는 아무리 재미있다 한들, 번역서에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작은 영어로 되어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어 원서를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읽어낸다 해도 단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대충 애둘러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나온 책이 바로 『해리포터 영영한 사전』이다.

 

 이 책은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벌도 먼저 맞아야 낫다고, 단점부터 말해보겠다. 무엇보다 단점은, 이 책이 『해리포터』를 제외한 다른 문학 작품을 읽을 때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장점은 이 책에 나온 모든 단어가 『해리포터』에 나온 단어라서 그 원서를 읽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단순히 영단어만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와 얽힌 해리포터 이야기(본문 중 일부)를 들려주기 때문에 독자들은 『해리포터』를 다시 읽는 또는 요약해서 읽는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내 말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백문이 불여일견, 미리보기를 통해 어떤 구조로 되어 있는지 한 번 보시길. 그걸 보면 한 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팍 들 것이다. 나도 그래서 읽은 것이고.

 

 어쨌거나 이 '사전'은 해리포터라는 한 문학을 중심으로 한 '영한 사전'이다. 그러니까 이 책은 특성상 가진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어 원서를 읽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 책은 미국에서 처음 나온 것이라서 이미 그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이제, 한국에서 두 눈으로 확인할 차례이다. 해리포터 매직이, 이 책을 통해 더욱 국내에 퍼지고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영어 원서를 한글 책 읽듯이 술술 읽어나갈 날이 오기를. 나도 그런 사람이 되길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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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과 역설 - 장벽을 넘어 흐르는 음악과 정치, 개정판 에드워드 사이드 선집 3
에드워드 W. 사이드·다니엘 바렌보임 지음, 노승림 옮김 / 마티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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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은 어렵다. 평행과 역설. 둘 다 우리에게 낯선 단어이다. 하지만 원제를 보면(그러니까 영어 제목을 보면) 은근히 재미있다. 'Parallels and Paradoxes', 둘 다 'Para'가 붙어서 뭔가 서로 연관된 단어 같다. 이 책의 부제인 '장벽을 넘어 흐르는 음악과 정치'로 미루어 보아, 각각의 단어는 음악과 정치가 아닐까 싶다. 특히나, 이 책이 딱딱한 과학서나 인문서가 아니라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과 석학 에드워드의 대담집이라는 것을 감안해보았을 때, 이 책은 음악과 정치의 만남을 시도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평행과 역설』은 신간이 아니다. 2002년에 출간된 것이 이번에 재출간된 것이다. 생각의 나무 출판사에서 내었는데(아, 또 다시 마음이 아파진다) 이번엔 마티 출판사다. 나에게 마티란 장정일의 독서 일기를 냈다는 출판사로 뿌리박혀 있다. 이 출판사가 이번에도 좋은 책을 냈구나, 라고 생각했다.  

  총 여섯 번의 만남, 다양한 시도. 『직설』과는 달리 두 사람끼리 전개하는 대화라서 폭넓다. 『직설』은 어찌 말하면 수박 겉핣기 식인데, 이 책은 작은 수박을 다 갉아먹는 책이라고 할까? 특히나 어려운 시대를 거치며 살아온 그들로서는 하고 싶은 얘기도 많으리라. 음악과 정치에 대한 토론뿐만이 아니라 문학과 역사에 대한 토론 등 내용도 풍부하다. 간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이들의 대화가 슬픈 현실을 바꾸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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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 1987년 민중운동의 장엄한 파노라마
서중석 지음 / 돌베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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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이슈가 '한미 FTA 비준안 강제 체결'이다. 그리고 더불어 그 계약에 대한 사람들의 반대 시위. 나는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아직 사람들의 들끓는 정신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 물론 나 역시 FTA가 미국이 이익을 보려는 계획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항쟁 정신이 살아 있는 한 정부는 결코 국민을 우습게 보지 못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나는 『분노하라』라는 팜플랫을 읽었다. 저자 스테판 에셀은 이 현실에 분노하고 앙가주망, 곧 현실에 참여하라고 했다. 시위나 항쟁 역시 그 일부에 속한다. 시민 혁명의 대표 국가인 프랑스가 아니던가. 1789년의 대혁명을 일으킨 자들이 바로 프랑스 국민이다. 하지만 그들의 정신이 한국으로 옮겨온 것은 아니다. 한국은 한국만의 항쟁 정신이 있다. 6월 항쟁이 바로 그것이다.  

 내년이면 항쟁 25주년이 된다. 역사학자인 서중석 교수는 그것을 기리기 위해 미리 700쪽에 가까운 『6월 항쟁』이라는 책을 내었다. 이 책에는 6월 항쟁의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조명하고 그 의의와 유산을 현대적으로 바라보아, 항쟁 정신을 이어나가자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저자는 6월 항쟁이 8·15 독립,  4·19 혁명 이후 한국인이 맞은 '세 번째 해방'이라고 강조한다. 전두환의 독재로 인해 광주시민이 들고 일어난 5·18은 6월 항쟁의 전주곡이었다. 그리고 5·18이 아쉽게 끝맺지 못했던 것을 1987년 6월 항쟁이 마무리지었다. 그 점에서 6월 항쟁은 살아있는 민주주의의 역사다.  

 저자의 생각과 감동이 이 책에는 많이 들어 있다. 그렇지만 그것에 상관없이 객관적인 역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6월 항쟁은 우리나라 국민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기념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도 과거로 돌아가 그 항쟁에 참여하고 싶다. 물론, 그런 항쟁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쟁은 잘못된 독재자들이 나타날 때 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항쟁은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빠져들고 있을 때 그 위력을 발휘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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