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동양고전 슬기바다 1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구판절판


자장이 공자에게 인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서 다섯 가지를 실천할 수 있으면 그것이 인이다."
"그 내용을 여쭙고 싶습니다." "공손함·너그러움·미더움·민첩함·은혜로움이다. 공손하면 업신여김을 받지 않고,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으며, 미더우면 사람들이 신임하게 되고, 민첩하면 공이 있게 되고, 은혜로우면 사람들을 부릴 수 있게 된다."-190쪽

자공이 여쭈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미워하는 게 있지. 남의 나쁜 점을 떠들어대는 것을 미워하고, 낮은 지위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헐뜯는 것을 미워하며, 용기만 있고 예의가 없는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기만 하고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
"사야, 너도 미워하는 게 있느냐?"
"남의 생각을 도둑질해서 유식한 체하는 것을 미워하고, 불손한 것을 용감하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하며, 남의 비밀을 들추어내면서 정직하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합니다."
-196~197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이 사십이 되어서도 남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런 사람은 끝난 것이다." -197쪽

자하가 말하였다. "배우기를 널리 하고 뜻을 돈독히 하며, 절실한 것을 묻고 가까운 것부터 생각한다면, 인은 그 가운데 있다.-206쪽

자하가 말하였다. "소인들은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꾸며낸다." -206쪽

증자가 말하였다. "내가 선생님께 들으니 '(평소에) 스스로 성의를 다하는 사람은 없지만, 부모의 상사에는 반드시 성의를 다해야 하느니라!'라고 하셨다."-208쪽

자장이 공자께 여쭈었다. "어떻게 하면 정치에 종사할 수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미덕을 존중하고, 네 가지 악덕을 물리친다면, 정치에 종사할 수 있다."
자장이 말하였다. "무엇을 다섯 가지 미덕이라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고, 수고롭게 일을 시키면서도 원망을 사지 않으며, 뜻을 이루고자 하면서도 탐욕은 부리지 않고, 넉넉하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며, 위엄이 있으면서도 사납지 않은 것이다."
자장이 말하였다. "어떤 것을 가리켜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는다고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들이 이롭게 여기는 것에 따라서 백성들을 이롭게 한다면, 이것이 곧 은혜를 베풀되 낭비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 애써 할 만한 일을 가려서 수고롭게 일하게 한다면, 또한 누가 원망을 하겠느냐? 인을 실현고자 하여 인을 이룬다면, 또 어찌 탐욕스럽다 하겠느냐? 군자가 많든 적든, 작은 크든간에 감히 소홀하게 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곧 넉넉하되 교만하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군자가 의관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위엄있게 하여, 엄숙한 모습으로 사람들이 바라보고는 그를 어려워한다면, -214~215쪽

이것이 곧 위엄은 있으되 사납지 않은 것이 아니겠느냐?"
자장이 말하였다. "무엇을 네 가지 악덕이라고 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가르쳐 주지도 않고서 잘못했다고 죽이는 것을 학대한다고 하고, 미리 주의를 주지도 않고서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을 포악하다고 하며, 명령을 내리는 것은 태만히 하면서 기일만 재촉하는 것을 해친다고 하고, 사람들에게 고르게 나누어 주어야 함에도 출납을 인색하게 하는 것을 옹졸한 벼슬아치라고 한다."-계속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나설 수 없으며, 말하는 법을 알지 못하면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없다."-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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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줄리 크로스 지음, 이은선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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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은 나에게 특별하다. 왜? 그 까닭은 『템페스트』라는 이름의 책이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이기 때문도 아니고, 이 책이 선사해준 엄청난 재미 때문도 아니다. '엄청난 재미'는 이 책 말고도 같은 출판사의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과 판타지 소설인 『에메랄드 아틀라스』와 같은 책에서도 발견했으니까.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비하면 이 판타지 로맨스는 풋내기에 불과하다(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줄리 크로스의 『템페스트』가 나에게 특별한가? 왜 나는 『에메랄드 아틀라스』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듯, 이 3부작 소설의 후속작을 기대하는가? 그 까닭은 이 소설이 나에게 보여준 '시간여행'의 신선함 때문이었다. 난 이전까진 시간여행이 반드시 미래 또는 과거로 가서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저자의 상상력은 시간여행을 두 종류로 나누었다. 과거나 미래로 갈 수는 있지만 그것이 현재에까지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하프 점프(half jump)'와 우리가 시간여행 하면 떠올리는 것인 '풀 점프(full jump)'가 바로 그것이다. 게다가 19살 소년과 소녀의 시간여행을 통한 사랑 이야기라기보다는 상당히 음울하고도 스케일이 크다. 잭슨은 하프 점프만 할 수 있었던 당시 여동생 커트니의 죽음을 바꿀 수 없고, 다시 한 번 그 고통의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2009년이라는 자신의 '현재'에서 2007년에 갇혀버린 설정 또한 애처로웠다. 정말로 '백투더퓨처'를 연상시키게 하는 작품이었다.

 

 한 때 나는 『템페스트』를 이런 공식으로 정의 내렸다.

 

 "<백튜더퓨처> + <사랑의 블랙홀> + 『두도시 이야기』 = 『템페스트』".  (세 작품 모두 책 속에서 언급된 바 있음)

 

 왜 내가 이러한 공식을 마음에 품고 소설을 읽었는지,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잭슨은 미래보다는 과거로 점프를 하기에 '백투더퓨처'를 연상시키며(과거에 있을 때는 현재로 돌아가기 위해 그 과거에서의 미래로 '돌아가야' 하므로), 하프 점프로는 현재를 바꿀 수 없으니 어떤 하루를 영원히 반복시키는 것이 가능하므로 <사랑의 블랙홀>의 설정과 유사했고, 『두도시 이야기』처럼 거대한 스케일 속에 피어나는 한 소년의 애뜻한 사랑 이야기(스케일에 비해 소소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이 공식이 거의 사라진 듯 했다. 『템페스트』는 이미 나에게 엄청난 충격과 마음 속의 폭풍을 불러일으켰으니까. 작품의 후반부는 마치 폭풍이 몰아치듯이 격렬하고 전개가 빠른데 이것은 일부 판타지 작품이 결말을 질질 끄는 현상을 몇 번 본 나로서는 아주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여기서 작품의 결말을 함부로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잭슨의 말처럼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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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박공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2
너대니얼 호손 지음, 정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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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나를 정말 아무 말도 못하게 하는군. 이것은 기쁘자 허탈한 일. 지금 이 책의 번역을 시도하고 있지만 실패하고 있는 차에 번역본이 나오다니...... 어떤 이유에서건 너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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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슬 시티
김성령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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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저자, 낯선 출판사. 그러나 놀라운 이야기. 작가가 10대라는 점에 놀라고 작품의 진지한 주제에 다시 한 번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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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수사학
제이슨 델 간디오 지음, 김상우 옮김 / 동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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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정교하게 가다듬은 '소통'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학'이란 곧 소통의 학문이다. 수사학의 목적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므로 세상을 바꿀 메시지를 수사학을 통해 전달한다면 분명 그 파급력이 뛰어날 것이다. 그리고 '수사'라는 것은 단순히 말하고 글쓰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수사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세상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을 '혁명가' 또는 '급진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급진주의자들의 대부분이 수사를 사용하지 않고(또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단순히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몰두한다. 하지만 소통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손발이 맞겠는가. 결국 그들의 메시지는 흘러가는 역사 속에 묻히고 만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일인시위』라는 책이 떠오른다. 나는 그 책에 등장한 일인시위자들이 왜 실패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그 까닭이 '수사를 통한 소통'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일인시위는 분명히 창조적이고 새로운 시도이지만 그것이 더욱 힘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바로 그 '무언가'가 '수사학'인 것이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의 저자 제이슨 델 간디오는 수사학이야말로 급진주의자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혁명에 관한 책들은 많다. 그리고 급진주의자들의 행동이나 언행에 대해 기록한 책들도, 저항하는 법에 대해 가르쳐 주는 책 역시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책처럼 이렇게 평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상세하게 제시해주는 책은 거의 드물다. 그래서 단연 이 책이 특별한 것이다. 말하기부터 시작해서 글쓰기, 거리극, 그리고 바디 랭기지(body language)까지, 인간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의 수사학이 세상을 바꾸는 이름으로 이 글 속에 담겨져 있다. 나의 경우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출판되었던 숱한 글쓰기 책과는 다른 두 가지 점을 이 책에서 보았다. 하나는 수사학적으로 이 책을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질문을 제기하며 그 이론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문해보자. 그 저자는 왜 그렇게 썼을까? 나도 똑같이 썼을까? 그게 내가 원하는 글일까? 내가 쓴 글과 비교하면 어떨까? 이런 식의 수사적 접근법은 좋을까, 나쁠까? 첫 글을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렇게 쓰는 것이 좋을까? 그렇다면 왜 그럴까, 아니라면 왜 아닐까?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수사학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그것을 통한 세상의 변화를 알려주는 책이다. 이러한 수사학은 특히 사회의 약자들이 사용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은 강자, 또는 대중에게 억눌려버리기 때문이다. 힘으로 상대가 안 된다면 언어로써 그 상대를 극복해야 한다. 반전 시위자, 성소수자, 99% 등의 수많은 시위, 그리고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일인시위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언어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평화롭고도(물론 때로는 가장 위험하고 폭력적인 것으로 변질되지만) 혁명적인 도구다. 수사학은 그 언어를 어떻게 사용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제시하는 학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사학을 사용하는 바로 당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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