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우스에게- 

 

오, 오뒷세우스여. 

 

그대의 정체는 무엇인가? 

 

어느 위대한 시성은 당신을 영웅이라 칭했으나 

또 다른 시성은 당신을 깊은 지옥의 밑바닥에 처박았고, 

어느 천재는 당신을 평범한 시민으로 전락시켰지. 

그리고 시성 곁에 있었던 자들은 

당신을 영웅이 아니라 악당이라고 평했고 말이야. 

 

제군(帝軍)이여, 비록 당신은 

악인들로부터 아들과 아내를 구했지만 

당신이 타인에게 한 짓은  

너무나 가혹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끼호떼에게- 

  

오, 돈끼호떼여. 

그대가 진정 진실을 수호하는 자라면, 

그대가 진정 진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자라면, 

보여주시오. 

무엇이 진실인지.

 

당신이 본 것들은  

상대적인 진실이지 

진정한 진실이 아니오. 

그러나 당신의 눈을 탓할 게 아니오. 

다만 헛된 기사도 소설이 

당신의 머리를 망쳐놓은 것을 탓할 뿐이오. 

 

당신의 어리석은 머리로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충실스럽지만 욕심많은 종자도 다치고 

심지어 당신 자신마저 다치게 했소.  

 

그러나 지금 묘지에 잠들어 있는 숭고하고 위대한 영혼의 당신은 

우리에게 진실을 주었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 

 

눈이란 건 참 신비하지 

불규칙하게 휘날리면서도 

결국은 일정한 높이로 쌓이니까 

 

눈이란 건 참 강하지 

솜털 같은 그 녀석이 

뭉쳐서 지붕을 무너뜨리니까 

 

눈이 약하다고 하지 마 

눈은 단지 자신의 동료를 위한 

얼음층을 형성하기 위해 

희생했을 뿐이니까 

 

그리고 너는 모를 거야 

눈이 처음에 맨땅에 닿을 때의 

그 

희열과 두려움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호기심- 

 

인간이란 존재는 참 이상하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것을 알고 싶어하니 말이야

또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니까 

  

그만둬 

사람들은 

과거와  

미래와 

그리고 

현재를 알고 싶어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패러디- 

 

고전은 패러디당한다  

 

안녕, 태평양의 끝 

아, 오뒷세우스 

전락했구려. 

모던이라는 이름 앞에서 

고전은 패러디당한다 

우리든 

너희든 

다를 바 없으니, 

결국 그 이유는 

고전이 

위대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