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박스 안에 모셔두었던 빚들을 청산하고자 한다. 이 청산은 구입을 위한 청산이 아니라, 기억과 자기 만족을 위한 정리 정돈이다.

 

 

 50개의 사물에 대한 이야기. 언더그라운드 팝아티스트들이 화자로 등장해 사물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사물에 관해 탐구하는 것, 특히 구체적인 탐구는 나를 언제나 설레게 한다. 한 권의 극장에 50개의 연극이 상영되는구나.

 

 『아틀라스』에 대한 각별한 관심. 2700쪽에 가까운 페이지이지만 난 겁먹지 않는다. 거인은 원래 크기 때문이다. 거인을 소인으로 만드려는 시도는 작품을 망칠 뿐이다. 때로는 아주 긴 것이 필요하다. I am John Galt, Altas is shrugging. 움츠려드는 아틀라스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몰락하는 미국 자본주의인가? 아니면 그것을 상징하는 인물, 존 골트인가? 누군가는 무너진다. 누군가는 떠오른다.

 

 

『작가란 무엇인가』와 <파리 리뷰>지는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깨달음을 전해준다. 작가란 존재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이고, 존중받아야 하는지, 한 세계를 창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해야하는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작가 역시 한 명의 인격체이고, 따라서 작가는 정의할 수 없는 무엇이다. 센델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정의를 정의했는가? 마찬가지로, 소설가, 작가가 무엇인지 질문해도 결코 답은 얻을 수 없다. 단지 그 과정에 의의가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아니라 의식이다. 빅토르의 의식이 곧 소설의 내용이자 주제이다. 사건의 전개는 그저 표상일 뿐이다. 상당히 어려워 보이지만, 또 다른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내일 전쟁터에서 나를 생각하라』, 나에게 그 이유를 가르쳐주시오.

 

 요즘 이윤기가 쓴 『하늘의 문』과 이윤기와 딸 이다희가 번역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고 있다. 그의 스타일은 깊고 매력 있다. 모든 내용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 내용이 합쳐지면 이윤기가 쌓은 지혜가 보인다. 이윤기, 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그리스인 조르바』. 이윤기의 번역은 이미 확인한 바 있다. 글 역시 읽고 있다. 난 그의 태도를 존경한다. 과시가 아닌 소통, 바로 그것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일상적인 질문들에 대한 과학적인 대답. 우리가 잘 몰랐던 것들을 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나는 몰랐다. 시간이 뒤로 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지 않나?

 

 

 

 베케트에 관한 두 가지 책.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작가는 실비아 플라스이다. 언젠가 그녀의 소설과 시 전집을 읽어보고 싶다.

 

 

  아무리 그녀의 삶이 유명하다 하지만, 결국 그녀를 입증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시와 소설이 아닌가? 더 찾아보니, 그녀의 일기와 드로잉집도 있는데 이것 역시 관심이 간다.

 

 인생을 글로 치유하는 법. 글쟁이로서 당연한 소유욕 아닌가?

 

 

 

 

 

 

 

 

 

 

 

 

 빚 다 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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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가치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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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을 마무리하며, 모든 해의 마지막 달에 출판된 책들을 살펴보자. 여전히 컨셉은 '눈길을 끈 것'이다.

 

  나는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를 비롯해 대작 영화까지, 단 한 편도 보지 않았으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캐주얼 베이컨시』에 관심이 간다. 그녀는 "내가 쓰지 않으면 안됐던 작품"이라고 이 두 권짜리 소설에 대해 자평했는데, 문단과 사람들 사이에는 호평과 혹평이 오가고 있다. 하지만 평가가 어떻게 됐든, 판타지 세계에서 벗어나 잔혹한 현실을 담담히 말하려고 하는 롤링의 의지는 충분히 엿보인다. 제목인 '캐주얼 베이컨시'는 '의회의 공석'을 뜻한다. 즉, 의원이 자리를 채울 수 없게 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설은 이 공백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녀의 소설의 주인공은 마치 성장소설의 주인공들 같다. 마약 중독자인 어머니와 살고 있는 위든, 강박증을 가진 아버지가 있는 팻츠, 파키스탄 이민 가정의 자완다를 비롯한 여덟 가정의 아이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환경에 놓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악한 시작에서 어떤 아름다운 끝맺음을 이끌어낼까? 작가의 역량에 달린 것이다. 물론 『캐주얼 베이컨시』가 성장소설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평화로운 삶에 적개심과 반목이 자리잡는 '파리대왕'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 그러나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내용을 다루는 소설....... 무섭다.

 

 스티븐 킹의 걸작, 그 두 번째 이야기는 우리가 정말 알고 싶고, 추구했던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항상 '이게 영화나 소설로 만들어졌으면!'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것은 함께 그 기억을 공유하고 싶은 까닭이다. 스티븐 킹은 '만약 케네디가 암살되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변할까?'라는 문득의 상상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11/22/63』을 쓴 것이 아닐까? 왜 제이크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암울한 현실, 어두운 미래를 밝게 만들게 하기 위해서이다. 마치 <맨인블랙3>의 설정 같다. 처음에는 해리 가족 살인사건을 막으러 과거로 간 제이크는 자신으로 인해 해리가 죽은 것을 알고, 다시 토끼굴로 들어가고, 그는 베트남전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케네디를 죽인 오스왈드를 제거해야 했다. 과거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한 개인이 거기에 끼어드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스티븐 킹은 어떻게 이 장대한 이야기를 그려낼까?

 

 고전이 탄생하기 전에 있었던 고전(『일리아스』 같은)은 정말 값진 보물이지만, '보물'답게 발굴되지 못한 것들도 있기 마련이다. 『슈테른하임 아씨 이야기』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모티브가 된 낭만주의 소설이다. 왜 이 작품이 주목받지 못했는가? 저자인 폰 라슈가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제 그 모든 차별을 넘어서서, 진정한 걸작을 맛 볼 수 있게 되었다.

 

 디킨스에게 바치는 오마주, 『헬로, 미스터 디킨스』. 디킨스 탄생 200주년을 맞았는데 왜 이리 조용해? 하던 차에 디킨스를 위한 작품집이 나왔다. 크리스마스 하면 빠질 수 없는 디킨스의 대표작 『크리스마스 캐럴(애니메이션도 재밌다)』을 개작한 소설을 비롯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두 도시 이야기』의 '두 도시'를 주제로 한 소설들까지. 디킨스를 사랑하는 모든 국내 팬들에게는 좋은 크리스마스, 새해 선물이 될 것이다.

 

역사는 강자의 것이라고 했나, 그럼 이번엔 약자에 주목할 차례가 된 거다. 파이더르 오 길린의 세계에서는 약자가 강자가 될 수도 있고, 강자가 약자가 될 수도 있는 세상이다. '약자'가 만약 인류라면 강자란 대체 누구인가? 강자에 맞서 새로운 강자가 될 수 있는가? 인간은 과연 약자인가? 그 모든 물음을 『인피리어』 안에서 확인하라. 주인공은 약자다.

 

 모험 이야기는 언제나 설레고 흥미롭다. 앞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모험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 『와일드우드』가 매력적인 까닭도 모험 소설이기 때문이다. 출입이 금지된 숲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디셈버리스츠'라는 인디밴드의 리더인 콜린 맥코이와 그의 아내가 쓰고 그린 멋진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

 

 게임 <헤일로>와 관련된 SF 소설이라면, 당연히 환영이다. 표지가 참 인상적이다.

 

 작년에 『인어의 노래』를 통해 '프로파일러'와 '토니 힐'이라는 존재를 만나게 되었다. 그 두 번째 이야기, 『피철사』가 나왔다. 그의 글쓰는 방식은 이미 잘 알고 있으니, 읽는 것만 남았다. 우린 그저 토니 힐의 놀라운 수사만 따라가면 되니까.

 

 여담으로, '50'에 관한 일본 작가의 단편집 『혈안』도 출간되었는데, 내가 전에 그런 테마의 소설 한 번 봤는데....... 별로다.

 

로마의 대표적인 저술가 키케로의 『신들의 본성에 관하여』는 자신만의 주장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신들의 본성에 관한 입장을 분석하고, 그것을 비판함으로써 자신의 의견을 독자에게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그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스토파 학파에 대한 비판을 통해 자신의 '신성론'을 완성시킨다. 가히 고전이라 할 만하다.

 

 20세기는 최고의 격변의 시대이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대규모의 전쟁과 학살극, 인간을 분열시킨 사상의 갈등, 그리고 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변화........ 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살았던 시대이고, 가장 많이 듣고 배웠던 시기이기에 이 시대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수전 케네디, R.G. 그랜트, 샐리 리건은 말한다. 당신이 알았던 역사는 반쪽 역사라고. 여기 또 다른 깜짝 놀랄 진실이 담겨 있는 것이다.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원한 제국, 로마. 로마는 흔히 고대사에서 가장 부유하고 번영한 국가라고 알려져 있다. 그들은 전쟁과 노예를 통해 쾌락의 나날을 누렸다. 여기서 '그들'은 누굴까? 바로 로마의 원로원과 귀족들이다. 그렇다면, 소수의 삶은 어땠을까? 99%가 주목되고 있는 오늘날, 로마의 99%의 삶을 보며 비교, 대조해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과연 그들은, 우리보다 행복했을까?

 

 자유와 평등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위의 로마의 99%의 삶 중 많은 이들이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프랑스 혁명의 '인권 선언'에서 시작해, 99%들은 끊임없이 자유와 평등을 부르짖었고, 그것을 글로 남겼다. 그 결과, 이렇게 책으로 따로 낼 만큼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우수한 유산이 탄생하게 되었다. 과거의 부르짖음, 오늘의 부르짖음, 무엇이 다른가?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 마그나카르타부터 새천년선언까지의 52가지 선언문을 모아보니, 그 양이 장난이 아니다. 1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두께는 1576쪽이다. 원문을 대역하는 방식에 풍부한 해설과 역주까지 곁들여서, 엄청난 책이 하나 나왔다. 한 번 가져보고 싶다. 물론 나한텐 1300쪽짜리 『율리시스』가 있지만.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방대한 평전. 평전은 방대할수록 깊다고 했나? 평전이 왜 긴가? 평전을 쓰려는 사람은 그 사람에 대해 수많은 조사를 한다. 그러나 그 모든 조사가 일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는 사실까지 집어넣는다. 왜냐하면 그것 역시 평전의 주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평전은 흔하다. 그러나 비트겐슈타인의 평전은 흔하지 않는다. 그는 단 한 명의 특별한 철학자니까.

 

 톨킨. 판타지 소설의 대가로서 존경한다. 하지만 그는 교사이기도 했다. 그리고 『반지의 제왕』도 심심하게 앉아있을 때, 구상된 이야기라고 한다. 심심할 땐 역시 그림 아닌가? 그렇게 그린 하나하나의 그림들이 책으로 펴내질지 톨킨은 상상했을까? 이렇게 소장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카사노바는 책을 더 사랑했다』가 『저술 출판 독서의 사회사』로 7년만에 탈바꿈했다. 소재 자체가 나를 흥분시키는 소재인만큼, 꼭 갖고 싶다.

 

 『삼국지』는 소설이자, 역사이다. 과연 그 사이의 오해는 무엇이 있을까? 역사를 중심으로 본 삼국지임을 밝힌다. 소설과 역사 사이에서 헷갈려하는 삼국지 초입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

 

괴테가 오늘 많이 나오는 듯 하다. 그가 한 말이 모두 글이 되고, 사람들의 사고를 북돋와주는 촉진제가 된다. 이게 거장의 파워인가....... 그가 어떻게 말했는지, 어떻게 행동해야한다고 말했는지, 빨리 듣고 싶다.

 

 우리는 또 다시 대답을 들어야 한다. 조지 버나드 쇼에게 세상이 무엇인지 물었으니, 또 다시 그의 값진 충고를 받아야 한다. 그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을 가진 재치 넘치는 희극 철학자이다. 이 교양서의 부제는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이다. 역시 위트 있다. 88세, 인생의 모든 경험을 겪은 사람으로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듣는다. 그의 예고와 경고는 어느 면에서는 들어맞는다. 세상, 그렇게 살지 마라.

 

 인간의 정신을 분석하기에는 아직 멀었다. 트라우마라는 한 분야에서도 이렇게 광범위한 상황이 나오니까. 가정 폭력도, 정치 테러도, 모두 이 외상장애에서 비롯된다는 것 아닌가? 트라우마를 장애로 부를 수 있을까? 어쨌든 놀랍다.

 

 세상을 바꾼 과학자들도 라이벌 관계가 있다. 서로 이렇게 경쟁 관계에 놓여 있었기에 과학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표지는 갈릴레이와 교황의 다툼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지겨울 수 있는 과학의 역사를 라이벌 간의 대결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내겠다는 의도이다.

 

『이상 소설 전집』과 『이상 평전』만 정독한다면, 이번 해에 이상이라는 작가는 충분히 정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상이란 놈은 워낙 이상한데다가 말을 나처럼 하도 꼬아대서 당신은 이해할 수 없으리라 믿고, 어려운 그의 소설보다 이 평전 먼저 독파하기를 권유하는 바이다.

 

 올해는 다산 정약용에 대한 저작도 많이 출간되었다. 그 모든 프로젝트를 종결짓는(물론 내 생각)『다산 간찰집』은 그의 편지집이다. 편지는 좋은 소통거리다. 편지 역시 다산의 중요한 저작으로 인정하겠다. 카뮈와 그르니에의 서한집도 고전으로 인정하는 나니까.

 

 『철학 한 잔』과 『세계사의 구조』는 철학과 세계사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전자는 술 한 잔 마시듯 철학을 넘어가게 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후자는 동시에 우리에게 숨은 진실을 맛보게 할 것이다. 이것으로 2012년은 지나가겠지.

 

 (추가)

 

우리에게 몽골은 그리 멀리 있는 편이 아닌데도, 낯선 땅이다. 몽골 대제국 외에는 세계사에 이름을 올린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몽골족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민족사는 다른 나라의 역사만큼이나 존중받아야 할 것이다.

 

 이상 평전에 이어, 백석에 대한 글이 나왔다. 두 사람 모두 20세기에 자랑스러운 작가다. 그런데 왜 백석이 갈매나무의 시인일까? 그것은 100쪽의 짧은 글 속에서 확인하자. 비록 양은 적지만, 그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랑과 욕망의 변주곡』은 '안톤 체호프의 에로티시즘 단편선'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제목과 부제, 표지 모두가 이 단편선은 '사랑'과 '욕망'에 대한 소설들임을 짐작하게 한다. 안톤 체호프의 희곡은 많이 봤지만, 단편소설은 처음 만나는 것 같다. 처음 만남을 평범한 여인들의 사랑 이야기로 시작하다니. 중요한 것은 『개를 다니고 다니는 여인』과 『사랑에 대하여』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 초역이라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처음 알려진 미지의 개척세계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체호프에 빠져보도록 하겠다.

 

 '나는 가수다' 열풍에 이어 '나는 작가다'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된 적 있었는데, 한 동안 소식을 못 듣다가 '나는 작가다'의 당선작이 소설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인터넷을 뒤져봤다. 그 소설의 제목은 『코카브』. 왠지 낯익은 제목이다. 코카브는 UFO, 즉 외계인의 강림을 기다리는 집단을 뜻한다. 그런데 그게 행방불명된 아내를 찾는 남자의 이야기다. 두 소재가 만나서 독자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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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2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이번엔 비문학의 차례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 우리를 끌어당길까?

 

 지나간 과거는 언젠가의 현재이고,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때에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을 알아야 하며, 그 사건은 보는 이들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해석된다. 자유의 투쟁으로 얻어 낸 미국의 독립에서, 노예를 해방시키 위한 남북전쟁을 거쳐, '정의'를 내세우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미국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새디어스 러셀은 '불한당(bad civilians)'들의 시각으로 그것을 해석한다. 여기서 불량한 시민들이란 술꾼, 게으름뱅이, 창녀, 해적들이며, 그들이 만들어 낸 역사와 문화를 작가는 재조명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유의 가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소로우는 강을 사랑했고, 자연을 사랑했다. 콩고드 강과 메리맥 강을 여행하며 겪는 소로우 형제의 이야기는 『월든』처럼 흥미롭다. 그러나 이 초기작에는 그것뿐만이 아니라, 「다이얼」 지에 올렸던 에세이들과 자신이 쓴 시가 실려 있다. 저자의 첫 번째 책이며, 동시에 그의 사상을 확립시켜 주는 중요한 책이기에 잊을 수 없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재해석했다. 항상 사람들은 플라톤을 따라, 소크라테스의 억울한 입장에서, 다시 말해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에서 그의 변론과 죽음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아테네의 변명을 들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학자 베터니 휴즈는 직접 역사 유적을 찾아다니고 관련 저작을 10년 동안 조사하면서 "왜 아테네는 소크라테스를 법정에 서게 했고,또 그를 죽음에 몰아넣어야 했는가?"라는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역사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당시 아테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져 있었고 내부 혼란 등이 일어나 어지러웠다. 소크라테스는 이 분노의 화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변명이 부족하다. 그것을 합리적으로 못 밝혀낸다면, 아테네는 영원히 현자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릴 테니까.

 

 나는 왜 평전에 열광하는가? 그 자의 삶과 사상을 통해 본받을 점을 얻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자유로운 영혼'인 예술가, 에드워드 호퍼의 평전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미술을 시도하고, 앤디 워홀이 이끌었던 팝 아트의 물결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사실주의를 고집했던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과 『신국론』을 쓴 위대한 철학자이자 신학자. 그의 타락과 회개의 삶은 『고백록』에서 이미 목격한 바 있다. 이번에는 피터 브라운이 쓰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삶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의 삶만이 아니라 몰락하는 로마 제국이라는 시대의 아들로서의 그의 모습이 드러난다. 로마에 막 전파된 기독교를 로마인들에게 알린 전도사 역할을 한 성인, 아우구스티누스의 삶을 되돌아보자.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다. '문예부흥'이라는 뜻의 르네상스는 항상 1000년 동안 지속된 중세의 암흑을 벗겨내고, 새로운 계몽과 이성의 시대를 열었다고 찬사받는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법, 르네상스의 대개혁 뒤에는 많은 어둠이 감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진실을 위해 반드시 그것을 들추어 내야 한다.

 

 단 한 순간을 포착하여, 역사를 그려내는 일은 『왕의 하루』도 마찬가지다. 하루가 있기 전, 하루가 지난 뒤의 사건 역시 흥미롭다. 특히, 오랜 제국이 멸망하는 바로 그 날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가 바뀌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술탄과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투쟁과 고뇌를 통해 서사시를 보는 듯한 역사의 현장에 동참할 수 있으리라.

 

 서양 철학자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 중 한 명이 바로 헤겔이다. 그래서 헤겔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들이 수없이 나왔다. 헤겔이 왜 중요한가? 그것은 근대로 역사가 바뀌는 과정을 철학적으로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에 '맹목'과 '정치철학'이 추가되어, 그의 사상을 좀 더 풍부하게 볼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저작으로는 『신학대전』만 있는 줄 알았는데, 『진리론』도 있다니. 한 번 읽어봐야겠다(이렇게 말하지만 『신학대전』도 안 읽었다. 책세상 고전문고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편이니까 이거 먼저 봐야겠다).

 

 '피노키오의 철학'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은 역시 피노키오의 딜레마이다. 『피노키오』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끊임없이 회자되던 그 질문, "피노키오는 사람인가, 인형인가?"의 문제가 여기 다루어지고 있다.

 

 '삼국지'가 중국의 고대 역사를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다면, 『중국지』는 중국 현대사를 웅장하고 장대하게 서술하고 있는 대작이다. 얼마나 자신이 있었으면 『중국지』라고 이름을 붙였겠는가? 신해혁명 이후의 역사는 나도 안 배워서 모르지만, 여기에 그 모든 진실이 담겨 있을 것이다.

 

 작년인가, 『분노하라』는 팜플렛으로 국내에 잠깐 '분노' 열풍을 분고 온 스테판 에셀 할아버지가 안 죽고 또 책을 썼다. 이번엔 분노에 그치지 말고 참여하라는 내용이다. 사실 그게 그거다. 작년의 팜플렛을 읽은 사람은 『분노하라』의 주제가 앙가주망(참여)이니까. 그래도 설마 똑같은 책을 다시 냈겠어?

 

지금 이 세상은 플라스틱이 없으면 도저히 돌아갈 수 없다. 컴퓨터에서 시작해서 컵까지....... 그런데 이 플라스틱에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그것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여행....... 그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 책. 이것은 사고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문학과 비문학의 대결은 무승부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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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이번 11기 신간평가단은 정말 행운이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소설들만을 만났다. top5를 고르는 것도 매우 힘들었다. 정말 내 삶에 남을 멋진 소설들이다.

 

 1. 안 그러면 아비규환

  소장가치 100퍼센트다. 이런 보물상자를 버릴 수 없는 것 아닌가. 나는 이 책만 보면 흥분한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그 이야기들은 또 어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장르소설 계의 고전들이 여기 담겨 있지 않은가. 언뜻 보면 아비규환, 아수라장 같지만 잘 보면 그 속에 엄청난 질서와 규칙이 들어있다. 신간평가단이 나에게 이 책을 안겨준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2. 템테이션

  역대 최고의 흡입력이었다. 나에게 더글라스 케네디가 어떤 작가인지 자리매김하게 해준 소설이었다. 한순간의 성공으로 방심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라는 사실을 가르쳐준 소설인 동시에, 이 사회가 만만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디 할리우드뿐이겠는가, 저 가혹한 삶의 법칙들이. 누구나 한순간에 뜰 수 있고, 누구나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자본주의 사회다. 너를 팔면서(셀링 유), 나는 뜨고, 나는 팔리면서, 너가 뜨는 것이다. "성공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이 실패해야 한다"는 『템테이션』의 첫 구절이 절실하게 마음에 와 닿는 순간이다.

 

 

 

 

 

 

 

 3. 개의 힘

 인간 내면에 숨겨진 악의 본능, 나는 예전에 이 말을 들으면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만을 떠올렸다. 그런데 이제 한 작품 더 늘었다. 바로 돈 윈슬로의 『개의 힘』이다. 30년간의 마약전쟁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승리? 돈? 명예? 모두 없다. 오직 자신의 악함만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주인공도, 보조 인물도, 엑스트라도, 모두 하나같이 악한 존재이다. 우리를 구원해줄 힘은 없는가? 우릴 개의 세력으로부터 꺼내 줄 이들은 없는가? 여전히 이 섬뜩한 생각이 나의 생각을 붙잡고 있다.

 

 

 

 

 

 

 4. 별을 스치는 바람

윤동주 시인을 기억하라. 그의 시들, 그리고 다른 명작들, 그리고 글이 한 사람을 바꾸었고, 감옥을 바꾸었고, 역사를 바꾸었다. 물론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도 있고. 죽음의 위협과 생체실험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몸은 약했으나 정신만큼은 굳건했던 시인 윤동주의 투혼을 엿볼 수 있다. 정말 아름다웠다.

 

 

 

 

 

 

 

 

 5. 굿바이 동물원

  웃기면서 슬펐다. 어이없는 설정에 어이없는 이야기인데, 정말 진짜 같고, 삶처럼 느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다른 사람을 위해 동물의 탈을 쓰고, 동물처럼 행동하는 삶. 그것이 무슨 가치가 있을까? 차라리 자유롭게 야생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되자. 다시는 이런 현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중에서 한 권을 뽑으라고? 장난해?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다. 『안 그러면 아비규환』을 뽑고 싶지만, 다른 경쟁작들이 너무나 쟁쟁하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에서 작품들을 하나씩 지워갔다. 그리고 남은 것은 두 작품. 거기서 또 하나를 지웠다. 결국 남은 것은.........

 

 그 빛나고 아름다운 내용을 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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