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이 어때서』로 청소년 소설에도 발을 내딛은 노경실 작가의 '청소년을 위한 에세이'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사춘기를 겪으며 학업 문제나 가정 문제, 친구 문제로 괴로워하는 청소년들을 위로한다. 노경실 작가는 이 책의 목적을 '충고'나 '훈계'에 두지 않고, '위로'에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사춘기 맞짱 뜨기』를 읽으며 자신의 처지에 공감하는 동시에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녀는 어른이 아니라 똑같은 청소년의 시점으로 청소년들을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게 위로가 다가올 것이다. 모든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용기 있게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표지에 있는 학생은 왜 이리 날라리 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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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임무를 끝냈어. 다시 가는 거야. 

  

 제목만 들어도 섬뜩한 작품이야. 예전에 쉬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이 작품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아. 주인공이 『철수 사용 설명서』의 철수보다 더 루저야. 주인공은 탈북자 하림인데, 온라인 게임 리니지에서는 완전 영웅인데, 현실에서는........ 그냥 폐인이야.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아니야. 작가가 그냥 주인공을 탈북자로 선정했을까? 우리 사회의 배타적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을 그리고 있어. 우리는 북한 사람들도 똑같은 한민족이라고 말하지. 하지만 그들이 탈북하여 살아가면 우리는 왠지 모르게 그들이 열등하다는 생각을 해. 결국 탈북자들은 사회의 루저가 된 채 소외되어 살아가고, 그들은 은둔형 외톨이가 돼. 그들은 현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자, 게임이라는 가상 공간의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 게임 중독자가 되지. 얼마나 비참한 현실이야? 하지만 강희진 작가는 그 무거운 주제를 연쇄살인이라는 미스터리적 요소와 사회적 문제가 된 '바츠 해방전쟁' 등을 작품 속에 녹여서 한층 가벼워. 또, 소설은 시점을 주인공 하림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방식이 꽤 독특해. 용의자로 지명된 '나'가 다른 탈북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살인 용의자를 지목하는 방식이야. 탈북자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을 수 있을까? 모든 진실은 『유령』에 나와 있어. 강희진 작가가 노력 끝에 만들어 낸 걸작이니, 즐겁게 분단 문학을 감상하길. 

  

 『월든』의 저자 소로를 알아? 법정 스님의 『무소유』와 함께 굉장히 뜬 책인데. 사실 이 책은 오래 전에 쓰여진 작품이야. 19세기 작품이지. 그런데 저자 소로는 굉장히 자연친화적인 사람이야. 『월든』에서 보면 알겠지만. 그런데 소로에겐 아주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 피시차우드(수프의 일종이야)를 만들려고 불을 지피다가 그만 산불을 낸 거야. 그런데 이 에피소드가 유독 존 핍킨을 자극했나 봐. 그래서 그는 그 일화를 소설로 탈바꿈했지.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건 그 이상이었어. 산불 사건을 통해 미국 초기 사회를 재구성하여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성찰한 거야. 나아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가업을 포기하고 월든 호숫가에서 살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신대륙을 찾아온 유럽인들을 '미국인'들로 만든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 답을 찾고 있어. 하지만 그 과정을 아주 독창적이고 유쾌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하니, 어렵게 느끼지 않아도 될 거야. 어디, 숲을 불태운자가 어떻게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살펴볼까? 

  

 '~ 콘서트' 시리즈(?)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 책은 조금 어렵다고 여겨지는 학문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줘. 난 개인적으로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를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더라고. 이 책을 보기 전에 그 책도 봤으면 좋겠어. 보통 사람들이 천문학을 어려워하고, 피하잖아. 영화에서 사람들이 천문학 용어를 서슴치 않고 말하는 걸 보면 부럽기도 해. 이번 콘서트는 대담하게 '천문학'에 도전을 했어. 하지만 이 책은 천문학 자체만 다루는 게 아니라 물질에 대해 다루고 있어. 무엇보다 콘서트는 중요한 부분만 짚어주는 게 목적이잖아.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천문학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에 대해서, 2부는 천문학사의 중요한 주제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어. 컬러 화보까지 딸려 있으니 고맙네. 나도 천문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재미있을 것 같아. 언젠가 '지질학 콘서트'도 나올까? 

  

 유명한 고전을 남긴 두 인물의 사소한 글들을 모아놓은 책 두 권이 출간되었어. 얼마 전엔 생텍쥐페리의 편지가 출간되더니, 찰스 다윈, 그리고 칼 마르크스의 편지가 나와서 정말 기뻐. 『기원』이라는 찰스 다윈의 서간집에서 우리는 그에 대한 많은 논쟁거리를 해결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찰스 다윈은 평생 동안 수만 통의 편지를 썼어. 엄청나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걸 엄선하는 게 얼마나 힘들까, 돌아가신 버크하르트에게 고마울 따름이야. 그리고 서문을 단 제이 굴드와 번역해주신 김학영님도. 나 꼭 읽어보고 싶어. 그리고 칼 마르크스의 『알제리에서의 편지』도 마찬가지야. 칼 마르크스 최후의 서한집인데, 엥겔스와 의사의 조언에 따라 알제리와 몬테칼로로 요양한 마르크스가 자신의 가족, 친척, 그리고 엥겔스와 4개월간 주고 받은 편지를 모아놓은 것이야. 우리는 여기서 마르크스의 인간적 모습, 당시 시대상에 대한 묘사를 엿볼 수 있어. 기대되는 건 둘 다 똑같아. 생텍쥐페리의 편지를 읽고 나니까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이번엔 시집으로 눈을 돌려보자. 『상화 시편』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이 53년만에 사랑을 주제로 한 연시집이야. 부인에게 바친 시집인 동시에, 아름답고 근본적인 사랑, 나아가 우주적인 사랑까지 다루고 있는 시집이야. 사랑을 시로 묘사하는 사람은 참 많지. 하지만 대부분 헛된 정의야(물론 사랑은 정의내릴 수 없는 것이지만). 과연 시인은 사랑을 올바르게 말했을까? 행성의 사랑이라: 두 행성의 사랑인가?  

 문학과지성 시집선이 이제 400권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시인들이 이 출판사에 감사해했을까? 박형준 시인은 6년만에 돌아왔다. 그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그리움과 사랑을 담은 그의 시집을 펼쳐보자.   

  

조금 더 진지해지자.

  

 그 동안 도시의 이면을 고발한 책은 많았다. 다양한 시대의,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그것을 밝혀내고자 했다. 그러나 그 장르는 대부분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에 머물렀다. 하지만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와 같은 전문적 사회학 저서는 '하이브리드'를 사용하여 도시의 이면을 밝혀낸다. 어떤 방식으로든, 도시의 이면을 밝혀낸다는 건 나에게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과연 그것이 한 도시에 국한되는가, 아니면 모든 도시에 해당하는가? 책 읽기 전에 던져볼 만한 질문들 중 하나이다.  

 『조선 왕을 말하다』와 같은 한국의 조선사에 대한 책을 주로 펴내는 역사가 이덕일의 새로운 작품이다. 사실, 새로운 작품이라고 말하기 어려운데, 그 까닭은 저자 이덕일이 오래 전부터 '윤휴'를 주목했기 때문이다. 또 다시 조선사의 이면을 드러내고 있는 그는, 『윤휴와 침묵의 제국』을 통해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유학자인 윤휴의 삶과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윤휴와 조선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의 죽음 이후로 조선은 침묵의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난 윤휴라는 이름이 누군지도 몰랐으니,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 볼 만하다. 다른 사람들도 윤휴라는 이름이 생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무지가 입증되는 것이고. 

  

  『천 명의 백인신부』는 인디언에 대한 소설이다. 미국의 역사에서 개발을 목적으로 인디언에게 저지른 만행이 많은 미국의 소설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리고 『천 명의 백인 신부』는 그런 부류의 소설이다. '천 명의 백인 신부와 천 마리의 말을 교환해 백인과 인디언 사회의 영구 평화를 도모하자!'는 인디언들의 담대하고 황당한 주장으로 500쪽짜리 소설은 시작한다. 인디언들의 생각은 자신들이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으니 자식들이라도 백인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정치가들은 음모가 있다고 여기고 은밀하게 백인 신부들을 인디언 캠프로 보낸다. 이 애잔한 이야기는 어떻게 끝날 것인가?  

 『투모로우』 시리즈는 매우 길다. 이런 소설은 대개 현실에선 잘 일어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한다. 이 소설에서는 자신의 조국이 다른 나라에 침략당한 상황, 모든 정보가 차단된 채 전쟁을 겪어야 하는 상황을 중심으로 한다. 주인공이 10대 소년소녀들인만큼, 저자 존 매드슨은 그들의 심리묘사를 그려내는 데 열중한다. 특히 어른들도 없고, 도울 정보도 없이 그들끼리 싸워야 하기에, 고독하고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점점 성장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다리게 한다. 과연 8명의 소년 소녀들은 어떻게 될까? 영화 <워 오브 투모로우>의 개봉으로 박차를 가한 투모로우 시리즈.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김애란 작가가 첫 장편소설을 냈다면, 은희경 작가는 첫 산문집을 냈다. 그녀가 『소년을 위로해줘』를 연재하면서 틈틈히 썼던 글들을 모아 놓았다. 소설을 집필하는 동안 작가가 느꼈던 것, 일상, 그리고 생각과 창작 노트. 이 모든 게 『생각의 일요일들』에 담겨 있다. 나는 여기서 작가가 소설을 쓰게 된 동기 때문에 주목하지만, 생텍쥐페리의 편지에서 보았듯이, 그것보다는 일상을 보고 싶다. 일상의 깨달음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니까. 잠시 쉬었다 갈게. 쉬었으니 갈게. 이 산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기대된다. 

 

  

 여기에 슬픈 역사가 담겨 있다. 전쟁은 대부분 정치적·경제적 원인으로 발생한다. 경제적 원인으로 발생한 전쟁은 요구한 것으로 끝나지만 정치적(또는 민족적) 원인으로 발생한 전쟁은 그렇지 않다. 군사들뿐만이 아니라, 민간인들까지 잔인하게 죽인다. 일명 '르완다 대학살'이라고 불리는 1994년의 비극은 아직까지도 충격으로 남아있다. 정부는 다수족인 후투족에게 소수족은 투치족을 '청소'하라고 명령한다. 그 결과, 르완다 인구의 10%에 달하는 100만명의 투치족이 하루에 1만명씩 죽었다. 저자는 현장 취재를 통해 얻은 자료를 토대로 대학살 이전의 아프리카의 역사를 조명하고 대학살의 근본적 원인이 된 서구 열강들을 비판하고, 학살이 일어나는 걸 알고 있음에도 그것을 방치한 UN의 실체를 신랄하게 고발한다. 그리고 어떤 편에도 들지 않는 무고한 민간인들,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저자와 나는, 바란다. 다시는 이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즉, 인간이 인간에 대해 만행을 저지르지 않기를. 

  

 『삼악도』는 한국 공포소설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김종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은 생활고 때문에 할 수 없이 영화 각본 작업에 참여하게 된 오현정이라는 소설가가 겪은 섬뜩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폐쇄된 섬마을 삼악도(세 가지 악의 섬)를 배경으로 하여 서스펜스적 분위기를 띠지만 한국의 예술인들이 겪은 고통과 사회적 문제점을 고발하기도 한다. 참고로, 이 소설은 김종익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무척 읽고 싶은 소설이다. 그것은 『싱크홀』도 마찬가지이다. 제목의 '싱크홀(sinkhole)'이란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세계 각지에서 가끔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재익 작가는 만약 이 '싱크홀' 현상이 서울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상황을 소설로 꾸몄다. 대개 이 싱크홀은 깊이가 어마어마하며, 그 위에 있는 것들을 모두 땅 속으로 빠뜨리게 한다. 『싱크 홀』에 등장하는 123층의 초고층 타워인 '시저스 타워'는 환경론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어진 '한국의 바벨탑(신에 대한 도전과 인간의 탐욕)'을 상징한다. 그리고 개장식 자정, 카운트다운 'O'를 외치는 순간,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여 건물은 그대로 땅 속으로 가라앉게 되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 소설의 주제는 싱크홀을 통해 깨닫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순수한 사랑의 열망과 믿음, 그리고 죽음 앞에 놓인 인간의 심리 묘사다. 무척 재미있는 명작 소설이 될 것 같다. 328쪽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 안에 어떻게 이 커다란 재난을 농축할 수 있는지, 내심 기대해 본다. 이 두 소설,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이 중에 하나라도 신간 평가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떤 책보다도 7월에 출간된 책들 중 가장 인상적인 책은 바로 『문명 이야기』다. 이 거대한 역사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3, 4권이 없다. 윌 듀런트는 그리스 시대부터 나폴레옹 시대까지, 동서양의 문명을 모두 모아 집필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행한 것이다. 그야말로 문명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될 것이다. 표지도 참 예쁘다. 위대한 문명의 백과사전이다. 꼭 읽고 싶은 책이다. 『로마제국 쇠망사』와 더불어 민음사가 펴낸 위대한 단행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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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익 작가의 작품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기쁨이 될 작품이다. '싱크홀(sinkhole)'이란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다양한 크기의 구멍이 생기는 현상이다. 세계 각지에서 가끔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재익 작가는 만약 이 '싱크홀' 현상이 서울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상황을 소설로 꾸몄다. 대개 이 싱크홀은 깊이가 어마어마하며, 그 위에 있는 것들을 모두 땅 속으로 빠뜨리게 한다. 『싱크 홀』에 등장하는 123층의 초고층 타워인 '시저스 타워'는 환경론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어진 '한국의 바벨탑(신에 대한 도전과 인간의 탐욕)'을 상징한다. 그리고 개장식 자정, 카운트다운 'O'를 외치는 순간, 싱크홀 현상이 발생하여 건물은 그대로 땅 속으로 가라앉게 되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죽는다. 그리고 극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이 소설의 주제는 싱크홀을 통해 깨닫는 가족의 진정한 의미와 순수한 사랑의 열망과 믿음, 그리고 죽음 앞에 놓인 인간의 심리 묘사다. 무척 재미있는 명작 소설이 될 것 같다. 328쪽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 안에 어떻게 이 커다란 재난을 농축할 수 있는지, 내심 기대해 본다. 오랜만에 책 소개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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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을 읽기 전에 당신이 읽어볼 책' 목록을 만들기 전에, 당신이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설명해보겠다. 

 첫째, 고전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 있는 책이다. 초고만으로 고전이 되는 작품은 극히 드물다. 수많은 사색과 노력을 담아 만들어 낸 책이 바로 오늘날 고전으로 인정받는 책이다.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바로 그 모범이다. 그는 『마담 보바리』를 비롯한 자신의 전작품 하나하나에 공을 들여 완성했다. 그래서 플로베르의 작품은 다른 작가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완성도는 그만큼 높다. 독자들은 단지 읽기만 하면 된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둘째, 고전은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책이다. 고전은 오랜 사색을 거쳐서 한 문장씩 만들어졌다. 따라서 문맥의 뒤에는 겉에 드러나 있는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이 숨어 있으며, 그것을 발견한 독자들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셋째, 고전은 사람들의 사랑이 담겨 있는 책이다. 고전은 얼핏 보면 따분한 이야기 같지만 결국 독자인 나 자신에게 던지는 충고이다. 고전 작가들은 대부분 읽는 사람들, 나아가 그들을 통하여 모든 사람들이 올바른 길로 발전되기를 바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욱 그렇다. 혼란과 부패로 가득 찼던 시절에는 지식인들이 그랬으며, 그렇지 않았을 때는 왕과 함께 그러했다. 

 무엇보다도 고전은 사람들에게 계속 사랑을 받고, 인정받으며 살아온 책이 아닌가! 고전이 오래될수록 좋다는 뜻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은 책일수록 그 가치가 높은 법이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플라톤의 대화편 등은 아직도 연구 대상이 되고 있는 뛰어난 인류의 문화 유산이다. 그 속에 무엇이 담겨있는지는 직접 확인해야만 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고전을 이름만 듣고 잘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려워서", "시간이 없어서"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들이 '핑계'를 대고 있다고 질책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나 역시 그런 핑계를 대어야 마땅하니까. 어쨌든 분명히 고전은 어렵다. 따라서 사람들이 쉽게, 또는 관심을 가지고 고전의 세계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그 가이드가 필요한데, 나는 여기서 그 대표적인 책들을 소개해 볼란다. 

  

  

 『3분 고전』과 『5분 서양고전』 이 두 책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고전을 빠르고 정확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전을 읽으려면 몇 시간, 또는 몇 일이 소모된다. 그러나 『3분 고전』은 멘토처럼 고전을 통해 충고와 처세술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고전을 읽으면 조금 더 쉽게 이해되지 않을까? 한편, 『5분 서양고전』은 국내 최고의 영문학 번역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김욱동 교수의 저서로, 『3분 고전』과는 달리 서양의 고전들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것을 한자로 표현하는 것에서 공통점이 발견된다. 고대에서 현대사까지 아우르는 서양 고전의 맛을 입증된 교수의 저서로 즐겁게 맛보기를. 

  

 『평생독서계획』은 '고전을 설명하는 고전'이라고 불릴만큼 잘 구성되고 인정받은 명저다. 클리프턴 페디먼은 우리의 착각(서양 사람들은 동양 사람들을 잘 모른다는)을 깨고, 동서양의 고전을 나란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고전이 나올 수 있는 '잠정적 작가'의 도서 리스트를 만듬으로써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전을 읽게 되면 자신을 더 많이 발견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고전을 설명하는 책을 읽은 후 당신은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있겠지만, 당신은 고전 입문서에 발을 들인 이상, 고전도 반드시 읽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독서계획』과 같은 명저를 읽은 가치가 없다.  

 『마이클 더다의 고전 읽기의 즐거움』은 독자들이 고전 읽는 것을 즐거워하는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써졌다. <워싱턴 포스트>의 언론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순수하게 고전 읽기를 '즐기라'고 말한다. 고전의 가치, 고전의 이로움 등을 무시하고 말이다. 그것들은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깨달은 후에도 충분할 것이다. 더다가 수록해놓은 책들 중 하나를 골라서 무작정 몰입해보라. 그러면 당신은 뜻밖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을 설명하는 책은 고전은 읽은 사람만 말할 수 있는 법이다.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고전에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고전 탐닉』의 저자 허연은 20년간 출판 전문기자로 일하면서 4000여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56권만 꼽으라는 것은 아무리 20년의 경력이 있다고 해도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고민 끝에 엄선한 책인만큼 흔히 어렵고 지루하다고 여겨지는 고전에 탐닉할 수 있도록 하는 관문이 될 것이다. 또, 저자 허연의 이야기가 고전 속에 녹아있다고 하니, 주의를 기울여서 살펴보면 의도 아니게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이와 더불어, 니컬러스 캐롤리도스의 『100권의 금서』도 읽어보라고 권하겠으나 아쉽게도 품절되었다. 혹시 기회가 되거나 우연히 발견한다면 펼쳐보시길.  

 

  

 나는 개인적으로 대한민국 자기계발서에서 으뜸가는 인물들 중 이지성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저서에는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천재들의 인문고전에 사랑이 담겨있음을 알려준 책이 바로『리딩으로 리드하라』였다. 인문고전이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인문고전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어서 친절한 가이드가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책은 인문고전 전체를 길잡이해주는 역할을 한다. 문득 가이드에 충실히 따라가다가 길을 잃으면 이 책을 돌아보시길....... 

 

 

  이외에도 고전을 읽기 전에 읽어볼 만한 책들(예컨대, 헤럴드 블룸의 저서나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와 같은 책)이 많으나 나 역시 엄선해보리라. 사랑을 담아서. 그리고 당신이 어떤 것보다 기억해야 할 사실은 당신이 휴가가 끝난 뒤에도 인문고전을 펼쳐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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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은 주목 신간 페이퍼를 올릴 때 정말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다. 읽고 싶고, 관심 갖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대표적인 예로, 루쉰 문고가 있다. 갑자기 국내에 루쉰의 소설이 도미노처럼 출간되고 있다. 성장하는 중국에 따라 움직이는 걸까, 아니면 루쉰의 저작권이 풀려서일까? 어쨌든 나는 즐겁게 읽으면 되니까. 

  

 

 

 

 

 

 

 내 생각보다 많다. 

  

 

 

 

 

 

 

 루쉰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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