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수사학
제이슨 델 간디오 지음, 김상우 옮김 / 동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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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정교하게 가다듬은 '소통'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학'이란 곧 소통의 학문이다. 수사학의 목적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므로 세상을 바꿀 메시지를 수사학을 통해 전달한다면 분명 그 파급력이 뛰어날 것이다. 그리고 '수사'라는 것은 단순히 말하고 글쓰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전달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므로 수사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세상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사람을 '혁명가' 또는 '급진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급진주의자들의 대부분이 수사를 사용하지 않고(또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단순히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몰두한다. 하지만 소통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손발이 맞겠는가. 결국 그들의 메시지는 흘러가는 역사 속에 묻히고 만다. 문득 예전에 읽었던 『일인시위』라는 책이 떠오른다. 나는 그 책에 등장한 일인시위자들이 왜 실패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는 그 까닭이 '수사를 통한 소통'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일인시위는 분명히 창조적이고 새로운 시도이지만 그것이 더욱 힘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바로 그 '무언가'가 '수사학'인 것이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의 저자 제이슨 델 간디오는 수사학이야말로 급진주의자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혁명에 관한 책들은 많다. 그리고 급진주의자들의 행동이나 언행에 대해 기록한 책들도, 저항하는 법에 대해 가르쳐 주는 책 역시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 책처럼 이렇게 평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상세하게 제시해주는 책은 거의 드물다. 그래서 단연 이 책이 특별한 것이다. 말하기부터 시작해서 글쓰기, 거리극, 그리고 바디 랭기지(body language)까지, 인간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의 수사학이 세상을 바꾸는 이름으로 이 글 속에 담겨져 있다. 나의 경우 '글쓰기'에 대한 부분을 유심히 보았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까지 출판되었던 숱한 글쓰기 책과는 다른 두 가지 점을 이 책에서 보았다. 하나는 수사학적으로 이 책을 바라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질문을 제기하며 그 이론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문해보자. 그 저자는 왜 그렇게 썼을까? 나도 똑같이 썼을까? 그게 내가 원하는 글일까? 내가 쓴 글과 비교하면 어떨까? 이런 식의 수사적 접근법은 좋을까, 나쁠까? 첫 글을 이렇게 하면 저렇게 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렇게 쓰는 것이 좋을까? 그렇다면 왜 그럴까, 아니라면 왜 아닐까?

 그러나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수사학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그것을 통한 세상의 변화를 알려주는 책이다. 이러한 수사학은 특히 사회의 약자들이 사용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은 강자, 또는 대중에게 억눌려버리기 때문이다. 힘으로 상대가 안 된다면 언어로써 그 상대를 극복해야 한다. 반전 시위자, 성소수자, 99% 등의 수많은 시위, 그리고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일인시위가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언어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평화롭고도(물론 때로는 가장 위험하고 폭력적인 것으로 변질되지만) 혁명적인 도구다. 수사학은 그 언어를 어떻게 사용해야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제시하는 학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사학을 사용하는 바로 당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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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동양고전 슬기바다 1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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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으셨다.-117쪽

수레에 오르시면 반드시 바르게 서서 손잡이 줄을 잡으셨다. 수레 안에서는 두리번거리지 않으셨고, 말씀을 빨리 하지 않으셨으며, 직접 손가락질 하지 않으셨다.-119쪽

계로가 귀신 섬기는 일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도 제대로 섬기지 못하는데 어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느냐?"
"감히 죽음에 대하여 여쭙겠습니다."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삶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124쪽

자공이 여쭈었다. "사(자장)와 상(자하)은 누가 더 현명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는 지나치고 상은 부족하다."
"그러면 사가 낫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마찬가지다."-126쪽

자장이 선한 사람이 되는 길에 대해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옛 성현의 가르침과 행적을 따르지 않으면, 역시 높은 경지에는 들어갈 수 없다."-127쪽

안연이 인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는 것이 인이다. 하루만이라도 자기를 이겨내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에 귀의할 것이다. 인을 실천하는 것이야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겠느냐?"
안연이 여쭈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을 여쭙고자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아라."
안연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명심하고 실천하겠습니다."-132~133쪽

중궁이 인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집 문을 나가서는 큰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백성을 부릴 때에는 큰 제사를 받드는 듯이 하며, 자기가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도 원망하는 이가 없고, 집안에서도 원망하는 이가 없을 것이다."
중궁이 말하였다. "제가 비록 총명하지는 못하오나, 이 말씀을 명심하고 실천하겠습니다."-133쪽

자공이 정치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식량을 풍족하게 하는 것, 군비를 넉넉히 하는 것,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이 말하였다. "어쩔 수 없어서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두 가지 가운데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군대를 버린다."
자공이 여쭈었다. "어쩔 수 없어서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식량을 버린다. 예로부터 모두에게 죽음은 있는 것이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존립하지 못한다."
-135쪽

극자성이 말하였다. "군자는 본래의 바탕만 갖추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 겉모습이나 형식은 꾸며서 무엇하겠습니까?"
자공이 말하였다. "안타깝구려! 군자에 대해 선생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을 보니,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선생의 혀를 따르지는 못할 것입니다. 무늬도 바탕만큼 중요하고, 바탕도 무늬만큼 중요합니다. 호랑이와 표범의 털 없는 가죽은 개와 양의 털 없는 가죽과 같기 때문입니다."-135쪽

제나라 경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하여 묻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합니다."
경공이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진실로 만일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고 신하가 신하답지 못하고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못하고 아들이 아들답지 못하다면, 비록 곡식이 있은들 제가 그것을 얻어먹을 수 있겠습니까?"-137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학문을 널리 배우고 예로써 단속을 하면, 또한 도리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로다!"-138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남의 좋은 점을 이룩하도록 해주고 남의 나쁜 점은 이루어 주지 않지만, 소인은 이와 반대이다."-138쪽

번지가 인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앎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번지가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바른 사람을 등용하여 그릇된 사람의 위에 두면, 그릇된 사람을 바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번지가 물러나와서 자하를 보고 말하였다. "조금 전에 제가 선생님을 뵙고 앎에 대해 여쭈었더니, 선생님께서는 '바른 사람을 등용하여 그릇된 사람의 위에 두면, 그릇된 사람을 바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무슨 뜻일까요?"
자하가 말하였다. "넉넉하도다, 말씀이시여!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실 때 여러 사람들 중에서 골라서 고요를 등용하시니 인하지 않은 사람이 멀리 사라졌소. 탕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는 여러 사람들 중에서 골라서 이윤을 등용하시니 인하지 않은 사람들이 멀리 사라졌지요."-140~141쪽

자공이 벗에 대하여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된 마음으로 조언을 해주고 잘 인도하되, 그래도 할 수 없다면 그만둘 일이지, 스스로 욕을 보지는 말아라."-141쪽

증자가 말하였다. "군자는 학문으로 벗을 모으고, 벗을 통해서 인의 덕을 수양한다."-14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자기 자신이 올바르면 백성들은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행하고, 자기 자신이 올바르지 않으면 백성들은 명령을 내려도 따르지 않는다."-145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진실로 그 자신을 바르게 한다면 정치를 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그 자신을 바르게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남을 바르게 하겠는가?"-147쪽

원헌이 수치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라에 도가 행해지고 있을 때도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서 녹봉이나 받아 먹고,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을 때도 관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녹봉을 받아 먹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153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너는 내가 많은 것을 배워서 그것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
자공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아닙니까?"
"아니다. 나는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170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일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174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교묘한 말은 덕을 어지럽히고,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일을 그르친다."-176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잘못이 있어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잘못이다."-176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익한 벗이 셋이 있고 해로운 벗이 셋이 있다. 정직한 사람을 벗하고, 신의가 있는 사람을 벗하고, 견문이 많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 위선적인 사람을 벗하고, 아첨 잘하는 사람을 벗하고, 말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롭다."-183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에게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 아홉 가지가 있다. 볼 때에는 밝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에는 똑똑하게 들을 것을 생각하며,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몸가짐은 공손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말을 할 때는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일을 할 때에는 공경스럽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이 날 때에는 물어 볼 것을 생각하고, 성이 날 때에는 뒤에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며, 이득될 것을 보았을 때에는 그것이 의로운 것인가를 생각한다."-184~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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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해례본 - 드라마의 끝, 역사의 시작
이경민 지음 / 소네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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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도 서서히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 물론 난 그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큰 화제가 되었음은 기억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의 뿌리깊은 여파가 점점 뽑히어 갈 즈음, 『뿌리깊은 나무 해례본』이라는 책이 나왔다. '해례본(풀이하는 책)'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허구가 첨가된 드라마가 아닌 실제로 기록된 역사로써 '뿌리깊은 나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세종대왕이며, 따라서 그의 이야기가 주로 펼쳐질 것이다. 난 이것을 예상하고 책을 펼쳤다.

 

 그런데 『뿌리깊은 나무 해례본』은 나의 예상을 조금 빗나갔다. 사대부들의 치열한 권력투쟁부터 시작하여 사도세자의 쿠데타에 이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조선사가 이 책에 담겨 있었다. 그러니까, 처음에 나는 이 책이 세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 주변의 이야기들이 짤막하게 소개되리라 싶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세종을 중심으로 한 조선 초기의 권력사를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드라마가 그러했듯이, 역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간혹 드라마의 장면이 조금씩 등장하고, '칼이 아닌 말로 벨 것이다' 등의 명대사가 실려 드라마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 혹은 드라마를 보고 진짜 역사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한계점이 엿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충분히 전해진 것 같다.

 

 뭐니뭐니 해도 이 책의 핵심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아닌가? 조선을 뿌리깊은 나무로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한 세종의 피나는 노력이 아닌가? 그것에 유의하여 책을 읽으면 드라마의 감동이 고스란히 전해온다. 나는 드라마를 보지 않았지만 책을 통해 대강 '뿌리깊은 나무'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한글 창제에 얽힌 조선의 치열한 권력투쟁, 그러나 세종은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오직 그는 백성들을 위해 한글을 만든 것이다. 백성들이 편리하게 살아가는 첫걸음을 언어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그의 헌신 덕분에 우리는 지금 이 글자로 당신을 기리고 있다. 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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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동양고전 슬기바다 1
공자 지음, 김형찬 옮김 / 홍익 / 2005년 4월
구판절판


애공이 물었다. "제자 중에 누가 배우기를 좋아합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안회라는 사람이 배우기를 좋아해서, 노여움을 남에게 옮기지 않고 같은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았는데, 불행히도 단명하여 죽었습니다. 이제는 그런 사람이 없으니, 그 후로는 아직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77쪽

자유가 무성의 읍재가 되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인재를 얻었느냐?"
"담대멸명이라는 자가 있는데, 그는 길을 갈 때 지름길로 가지 않고, 공적인 일이 아니고는 저의 집에 찾아 온 적이 없습니다."-80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누구인들 문을 통하지 않고 나갈 수 있겠는가? 어찌 이 도를 따르지 않는가?"-8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바탕이 겉모습을 넘어서면 촌스럽고, 겉모습이 바탕을 넘어서면 형식적이게 된다. 겉모습과 바탕이 잘 어울린 후에야 군자다운 것이다.-8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그것을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82쪽

번지가 지혜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지켜야 할 도의에 힘쓰고, 귀신은 공경하되 멀리하면 지혜롭다 할 수 있다.
인에 대해서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한 사람은 어려운 일에는 먼저 나서서 하고 이익을 챙기는 데에는 남보다 뒤지는데, 이렇게 한다면 인하다고 할 수 있다."-82~83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인한 사람은 산을 좋아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동적이고 인한 사람은 정적이며, 지혜로운 사람은 즐겁게 살고 인한 사람은 장수한다."-83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중용의 덕은 지극하도다! 백성 중에 이를 지닌 사람이 드물게 된 지 오래되었다."-84쪽

자공이 여쭈었다. "만약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고 많은 사람들을 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인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에만 해당된 일이겠느냐? 반드시 성인일 것이다. 요임금과 순임금조차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근심으로 여기셨다. 인이란 것은 자신이 서고자 할 때 남부터 서게 하고, 자신이 뜻을 미루고 싶을 때 남부터 뜻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미루어서 남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인의 실천 방법이다."-84~85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묵묵히 마음속에 새겨두고, 배움에 싫증내지 않으며, 남을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 이 셋 중 어느 하나인들 내가 제대로 하는 것이 있겠는가?"
-86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격을 수양하지 못하는 것, 배운 것을 익히지 못하는 것, 옳은 일을 듣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것이 나의 걱정거리다.-87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도에 뜻을 두고, 덕에 근거하며, 인에 의지하고, 예에서 노닌다."-87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려는 열의가 없으면 이끌어 주지 않고, 표현하려고 애쓰지 않으면 일깨워 주지 않으며, 한 모퉁이를 들어 보였을 때 나머지 세 모퉁이를 미루어 알지 못하면 반복해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88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의 도리를) 안 사람이 아니라, 옛 것을 좋아하며 부지런히 그것을 추구한 사람이다."-9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간다면, 그 중에는 반드시 나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서 좋은 점은 가리어 본받고, 그들의 좋지 않은 점으로는 나 자신을 바로잡는 것이다."-9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 많이 듣고 그 중 좋은 것을 택하여 따르며, 많이 보고 그 중 좋은 것을 마음에 새겨 둔다면, 이것이 진실로 아는 것에 버금가는 일이다."-93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이 멀리 있는가? 내가 인을 실천하고자 하면, 곧 인은 다가온다.-94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과 인인이야 내가 어찌 감히 되겠다고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성인과 인인의 도리를 배우고 본받는 데 싫증내지 않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는 데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있다."-95 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평온하고 너그럽지만, 소인은 늘 근심에 싸여 있다."-96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용맹을 좋아하면서 가난을 싫어하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게 되고, 사람으로서 인하지 못한 것을 지나치게 미워해도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게 된다."-100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아는 것이 있는가? 나는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어떤 비천한 사람이 나에게 질문을 한다면, 아무리 어리석더라도, 나는 내가 아는 것을 다하여 알려줄 것이다."-106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후배들이란 두려운 것이니, 그들이 지금의 우리만 못하리란 것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사십, 오십이 되어서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다면, 그 또한 두려워할 만한 사람이 못된다."-110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올바른 말로 일러주는 것을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제로 잘못을 고치는 것이다. 은근하게 타이르는 말에 기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참뜻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다. 기뻐하기만 하고 참뜻을 궁구하지 않거나, 따르기만 하고 실제로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나도 그런 사람은 끝내 어찌할 수가 없다."-11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심과 신의를 지키며, 자기만 못한 사람을 벗삼지 말고, 잘못이 있으면 고치기를 주저하지 말아라."-111쪽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미혹되지 않고, 인한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용기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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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인문학 - 머니 게임의 시대, 부富의 근원을 되묻는다
김찬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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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돈이 인간에게 필연적인 요소로 자리잡은 것은. 우리 인간은 돈 때문에 울고 웃고, 절망하고 희망을 품고, 흥분하고 실망한다.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다. (이걸 '사랑'이라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지만) 돈 때문에 사랑하고, 돈 때문에 헤어지는 사랑 말이다. 돈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으로 여겨졌고, 일부 사람들은 그것에 온 목숨을 바치는 '숭배'의 지경까지 이른다. 나 역시 돈의 맛을 이미 알아버려서 돈을 뗄 수가 없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커갈수록 강해질 것이다.

 

 요즘 세상을 바라보면 대부분의 문제가 '돈' 때문에 일어남을 알 수 있다. 뇌물 사건, 절도 사건, 살인 사건 등은 대부분 돈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사건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범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면 지금 온 세상이 돈을 필요로 하고 그래서 돈 때문에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꾸 이렇게 돈, 돈, 하는데 돈이 도대체 뭐길래 이러는 걸까? 대답은 간단하다. 돈은, 말 그대로 돈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할 수 없는 까닭도 '돈'이기 때문이다.

 

 『돈의 인문학』은 이 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하는 책이다. 조금은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돈은 조심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얼마나 실천할 수 있는가, 곧 욕망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만약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면 돈(힘)은 인간을 지배해버린다.

 

 물론, 이 책이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이 책의 사고는 얕지만, 그 범위나 내용의 풍부함에 있어서는 최고다. 또 재미있기까지 한다. 평소에 돈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돈과 인문학을 서로 연결시키려는 다소 위험한 시도를 저자가 왜 했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돈에 대한 경각심은 나도 이미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읽어보고 나서야 『돈의 인문학』이 더 깊은 사고를 통해 돈에 대한 경각심을 갖추라는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머니 게임의 시대에서 무사히 살아남는 방법은 돈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 아래에 있는 것이다(저자가 한 말은 아니다). 돈을 정복해 봤자 도리어 제가 돈의 노예가 될 뿐, 어차피 돈을 피할 수 없는 노릇이니 돈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절제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사회의 현상을 인문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돈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나는 그 힘을 어떻게 끊을 수 있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저자는 물었다. 

 "이 세상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얻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돈이 한 푼도 없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그리고 정반대의 질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답이 거의 비슷함을 증명했다.

 이윽고 저자는 또 물었다.

 "돈을 아무리 준다고 해도 마음이 없으면 줄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인가?"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해도 기꺼이 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나는 후자에 대해 이렇게 답하고 싶다. 답은 '인간'이라고. 인간의 행동은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의 마음만큼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 나는 이렇게 믿고, 그래서 돈에 대한 경각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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