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아침에 시간을 내 근처 슬로우시티를 다녀왔다
나름 예쁜 마을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
가보니까 몇년전 가 봤던 곳이었다
이름이 너무 알려져 있어서 일까
예전의 소박하고 아늑한 느낌은 없어지고 관광지라는 느낌이 강해졌다
이른 아침에 다녀왔음에도
너무 정비가 되어서 깔끔하기는 한데
감흥은 별로 없는 여타의 그런 마을이 된듯하다
안타깝다

보통 초심이라는 말을 한다
무생물에도 이런 말을 쓸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마을이 초심을 잃었다.. 너무 능수능란해져버렸다
아니 눈에 보이게 아마추어같이 어설프게 능수능란하다 요령이 보이고 돈이 보인다
좀더 자연스럽게 진정으로 능수능란해지는
그런 마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 세련되게 촌스러운데
이런 느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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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6-2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풍경 좋아요~

지금행복하자 2015-06-22 18: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장 폴 사르트르

단편집.


에로스트라트
내밀
어느 지도자의 유년시절

사르트르의 작품이 집에 서너권 있는데
막상 읽은 것은 없다.
왠지 어려울것 같고 섣불리 손이 안갔다는 변명을 해본다
까뮈의 작품은 이해가 되든 안되든 읽어지는데..

다른 작품은 모르겠지만
이 단편집 속의 작품들은 쉽게 읽어진다잘 읽힌다.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다른 작품들에게도 관심이 가게 해준 책이 되었다

˝벽˝
공포를 주제로 하는 소피움 심포지아의 네번째 작품이다.
후안. 톰. 이비에타 세명의 등장인물들을 통해
감옥과 죽음이라는 극한상황에 처했을때 보여줄수 있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작품속에서 관심이 가는 인물은 물론 주인공인 이비에타이다.
이성적이고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자신을 상황이나 본능에 맡기지 않고
이성과 지성으로 통제하려는 인간유형.
죽음마저 냉정한 이성으로 선택한 인간형.
그러나 이성이라는 것으로 아무리 스스로를 통제하고 억제하고 정리한다고 해도
이 세상은 이성 그이상의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툭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죽듯이
툭 내 뱉은 말에 동료가 죽음을 당하고
자신은 풀려나게 되는 상황..
밀고자가 될 의도는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자신의 목숨을 위해 동료를 밀고하게 된 부조리한 상황..

프로메테우스가 이제는 죽겠구나하고 안도하는 순간 다시 살아나게 되고
시지프스가 이제 돌을 다 올렸구나하고 한 숨돌리는 순간 굴러떨어지는 돌을 보는 순간..
그때의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까.
허탈함? 허무함?
참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일껏 같다..

제목의 `벽`이라는 것이 넘을 수 없는 그 어떤것을 의미한다면
이비에타가 `당신 석방이야` 라는 말을 들었을때
그리고 `그 동료가 죽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인간이 넘을 수 없는 그 벽을 오롯이 느꼈을 것 같다
의지와 이성으로 넘어설 수 없는 그 벽
한 때는 인간의 이성으로 모든것을 해 낼수 있다고 믿었던 때도 있었기 때문에 그 벽의 암담함은 더 클것이다.
그 벽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 으로 살아갈건지
그렇기 때문에 ....으로 살아갈건지
고민과 선택의 순간은 언제나 존재한다
이것 역시 답정너이지만
선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하고 번민하는 것을 보면 이것 또한 인간의 숙명인듯 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그런 삶을 선택하는 인간들의 숙명.

그리고 관심가는 인물은 의사이다.
자신에 일에만 충실하는 인간형.
의사로서의 일.
정확한 데이타를 측정해내는 일.
수감자들에 대해 인간적인 대응보다는 대상으로만 보는 일만 하는 인간들..
나는 이런 유형들의 집사형이라고 부른다
이시구로의 남아있는 나날들의 집사.
그리고 히틀러시대의 아이히만.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들..
일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를 저는 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라고 말 할 사람들.
-남아있는 나날들에서 결론이 어떻게 났었지? 기억이 안나네..-
요즘들어 종종 생각하게되는 인간유형이다.


* 책속에서
- 하나 그것은 끔찍한 평온이었다. 내 몸때문이었다. 나는 내 몸을 그 눈으로 보았고 그 귀로 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내 몸은 혼자서 땀을 흘리고 혼자서 떨고 있었다. 이제 나는 이 몸을 더 이상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그 몸이 어떻게 될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치 다른 사람의 몸인양, 그 몸을 만져보고 바라보아야만 했다.... ... 대부분의 경우 몸은 잠자코 조용하게 있었다. 그래서 그것은 나에게 일종의 압력, 나에 반항하는 불결한 존재로만 느껴졌다. 커다란 벌려에 비끄러매여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한 동안 바지를 만져보니 젖어 있었다. 땀에 젖었는지 오줌에 젖었는지 알 수 없었다. - 30p


모든것이 빙빙돌기 시작했다. 나는 땅바닥에 주저 앉았다. 얼마나 웃어댔는지 눈물이 다 났다 -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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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6-21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 내러티브 소개를 보니 까뮈 <페스트>와 비교가 되네요. 공포 속에서의 인물 군상에 대해서라든가. 두 작품 다 안 읽어봤는데, 읽게 되면 두 작품을 동시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행복하자 2015-06-21 09:57   좋아요 0 | URL
저도 페스트는 읽어보지 않았어요. 메르스때문인지 많이 입에 오르는것 같긴하던군요. 페스트도 읽어봐야겠어요~
 

장강명

직설적이다
구구절절 미화시키지도
눈물 질질 신파도 아니다
깔끔 담백.

호주로 가는 이유가 한국이 싫어서다
우리나라가 싫어서가 아니라 한국이 싫어서..
나는 왜 이 책을 청소년 성장소설이라고 생각했을까
또 선을 나누고 있구나.
성장소설 맞다.
다 큰 어른의 성장소설. 우리는 평생 성장해야하는데 또 깜박했다
어른이라고 다 컸다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라는 말보다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더 자주 나온다
작품속의 계나랑 비슷한 마음이겠지.
계나는 호주로 떠나는 용기라도 있지
나 포함 대부분 그럴 용기가 없다
이유는 많다 돈이 없어서. 어디가든 뭐 별거 있겠어
그런데
달라보인다
애국가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기리보전하세.
내가 없다
대한민국이 있고 대한 사람만 있다
이것이 소위 위의것들이 국민을 호구로 보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계나는 다시 호주로 떠난다
이번에는 한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행복하고 싶어서..
한국이 싫어서 외국으로 떠난 사람이 한국인처럼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러고는 한국이 싫다고..
한국에서 군림할 수 없는 그 삶이 싫겠지.
호주에서 한국인으로 살던 계나가
이제는 호주인으로 잘 살것같다
자신이 원한 행복을 알게 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알게 되었으니까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중 현금흐름성 행복을 선택한 계나.

호주든 어디든 장소가 중요한것이 아니었다
한국인처럼 살지 않으면 되는거다
싫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처럼..

예나의인디밴드남친의 말..
한국에서 한번 해 보구요~~

그렇지.. 해 봐야지.
물리적인 탈출이 아니라 진정한 탈출을 위해서

* 책속에서

- 예나야, 너 비행기에서 낙하산 메고 떨어지는
거랑, 빌딩꼭대기에서 낙하산 메고 떨어지는 거랑. 어느게 위험한지 알아? ........ 낮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은 그럴여유가 없어. 아차 하는 사이에 몸이 땅에 부딪쳐 박살나 있는거야. 높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은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예비낙하산을 펴면 되지만 낮은데서 떨어지는 사람한테는 그럴 시간이 없어.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그걸로 끝이야. 그러니까 낮은 데서 사는 사람은 더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조심해야해. 낮은데서 추락하는 게 더 위험해 -- 124p

- 그래도 호주가 한국보다 낫다고 생각한게 있었지.
애국가 가사 알지? 거기서 뭐라고 해? 하느님이 보우하는 건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야. 만세를 부르는 것도 내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나는 그 나라를 길이 보전하기 위해 있는 사람이일. 호주국가는 안그래. 호주국가는 ˝ 호주사람들이여, 기뻐하세요. 우리들은 젊고 자유로우니까요.... 우리는 빛나는 남십자상 아래서 마음과 손을 모아 일한다.. 끝없는 땅을 나눠 가진다˝고해. - 17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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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드님이 학원을 못가겠다고 정리하셨단다
여름지나고 가겠다고
이유는 단지 하나 ˝더워서˝
뭐라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냅 뒀다
안가겠다는것도 아니고 더운 여름 지나고 가겠다는데 나름 대안책을 가지고 결정했단다
그렇지. .
너의 인생이지~ 충분히 고민했으면 됬지.
투정부리고 변명하고 하는 것 보다는 낫지
그 아드님의 결정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대학도.. 안가 단정짓지말고 꼭 약속하자고 했다
언젠가는 꼭 가라고~ 분명 배울건은 있다고
단 학교를 가지말고 선생님을 찾아 따라 가라고~
이해했을까.. .
이제 중3 변할일이 많고도 많다..
내 마음이 결정되니 내가 편하다
그 아드님은 이미 나의 결정과는 상관없는 아이가 되고 있다.
잘 독립하자~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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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06-17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좋은데 저도 한국은 싫더라구요.

지금행복하자 2015-06-17 17:23   좋아요 0 | URL
저도 우리나라를 좋아해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큐트도우 2015-06-1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술술 읽히더라고요 ㅎㅎ 독립적인 아드님 ^^

지금행복하자 2015-06-17 17:22   좋아요 0 | URL
요즘은 술술 읽히는 책들이 좋아요~ 너무 어려운 책들은 나중엔 글자만 읽고 있는 경우가 종종 ㅎㅎ

cyrus 2015-06-17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드님은 학원이 싫은가봅니다.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06-17 22:24   좋아요 0 | URL
학원이 젤 싫다네요~ 학원 안 다니면 성적 안 나올까봐 다니기는 하는데 안갈수 있다면 안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네요~ ㅎㅎ
공부 혼자하면 되는데 공부하려면 당연히 학원을 다녀야한다고 생각하는것도 좀 그렇고.. 못 끊고 다니면서 징징대는것도 보기 그렇고.. ㅎㅎ
수학은 본인이 못 끊고. 사고력수업은 내가 못 끊게 하고 나머지 영어. 미술은 정리했답니다 ㅎㅎ
두고 봐야죠~~ 수학도 그만둬도 되는데 말이에요 ㅎㅎ

후애(厚愛) 2015-06-18 2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리나라가 좋아요.^^
이 책 나중에 읽어봐야겠어요. ㅎㅎ
편안한 오후되세요.^^

지금행복하자 2015-06-19 06:58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 만세입니다 ㅎ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지음

옆에서는 키보드 타자치는 소리.
다성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소리.
노래방에서 노래하는 소리.
여러 소리들이 들린다.

덕분에 나는 띄엄띄엄 보던 아들러 심리학 ˝미움받을 용기˝를 마무리한다.
스스로 책 한권 남기지 않았다는 아들러
작년부터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다.
얼마나 아들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서 같다.
저자가 어떻게 서술했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것 같다.

쭉 읽어나가는데 니체가 연상된다.
아들러의 공동체. 인간관계.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 신민과 부하의 관계가 아닌 친구의 관계.
수용하고 신뢰하고 공헌하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스스로 느끼는 사회. 타인의 평가나 인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회.

평상시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아들러의 그것과 여러부분에서 공감가고
같은 생각을하고 있었다는것..

가끔씩 헷갈릴때
나의 욕망과 - 아들러의 표현으로는 과제- 타인의 욕망을 구별하지 못하고 힘들어 할때 - 아마 지금이 아닐까-
정신차려~ 니 인생살어~~ 하고 야단치는것 같다 ㅎ
아니 아들러는 칭찬도 야단도 하지 말랬지..그것도 타인을 내의도대로 움직이고 싶어하는 거라고~~
이건 내가 주장하던건데 ㅎㅎ
칭찬 싫다고.. 야단도 싫다고..
그냥 하는대로 두라고... ㅋㅋ

베스트셀러 하나 개운하게 끝냈다 ㅎ


* 책속에서

- 인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다

- 과거에 지배받지 않는 삶 나의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결정된다

- 소유의 심리학에서 사용의 심리학으로

-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 마라;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신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주어진 삶을 살아야한다

- 과제의 분리;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라. 타인의 과제에 함부로 칩입해서는 안된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의식적으로 과제를 분리하라
자신의 삶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 그 선택에 타인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이고 자신은 어떻게 할수 없는 것.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려도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댓가를 치르지 않는한 자유롭게 살지 못한다 -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것.

- 나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공동체의 일부일 뿐이다.
◇ 내생각- 아들러의 공동체; 범 세계공동체. 범 자연공동체. 범시간공각공동체

- 나는 공동체에 유익한 존재다. 타인으로부터 좋다는 평가를 받을 필요없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나는 다른 사람여게 공헌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비로서 자신의 가치를 실감하게 된다.

- 타인의 존재에 감사해라

- 아들러의 말: 누군가 시작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다른 사람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당신과 상관없습니다. 내 조언은 이래요. 당신부터 시작하셔요. 다른 사람시 협력하든 안하든 상관하지 말고..

- 수평관계를 찾아라- 의식상 대등해라

-자기수용: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기ㅣ.. 하지 못하는 나도 나다. - 타자신뢰- 타자 공헛

- 평범 해질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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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앙 기마라스 로사 /브라질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외롭다 말할 수 있는 사람과 그 마저도 못하는 사람은 있을거다
아버지..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짊어져야만 하는 그 무게는 상상이상으로 무거울것이다
남자이기 때문에 느껴야하는 그 무게감을
이해할 수 있을까

오늘은
아버지를 생각하고
남자를 생각하고
남동생을 생각하고
내 남편을 생각한다

그들의 말 못할 무게에 대해서...

짧은 단편이지만 무거움은 짧지 않다


* 책속에서

- 특별히 미모사나무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셨으며 20~30년은 견딜수 있도록 견고한것 인 동시에 꼭 한 사람만 탈 수 있도록 작은 것이어야 한다

- 다만 강한가운데로 노를 저어가서는 주변을 계속 떠도시기만 할 뿐이었다

- 아버지께서는 밤이든 낮이든 결고 땅위에 발을 내 딪은 적이 없으시다는 것이었다. 그저 강물위를 외롭게, 목적도 없이 부랑자처럼 떠도실 뿐이었다

- 아버지는 나를 보았지만 내 쪽으로 배를 저어 오지도 않으셨고 아무런 손짓도 하지 않으셨다

- 아버지는 땅위든 풀위든 섬이든 육지든 결코 발을 딪지 않으셨다

- 아버지는 항상 떨어져 계시지만, 아버지가 떨어져 계시다는 사실은 항상 내곁에 있었다. 그리고 저 강이, 항상 저 강이 그 사실을 끊임없이 되풀이 해서 일깨우고 있었다. 바로 저 강이 항상 일깨워 주고 있었던 것이다

- 나는 지금 내가 알지 못하는 그 무엇때문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나의 고통은 터진 상처가 되어 내 안에 자리잡고 있다
사정이 다르다면 아마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아버지. 이제 충분히 오랫동안 그곳에 계셨어요. 이젠 늙으셨잖아요... 돌아오세요. 더 이상 그러시지 않으셔도 돼요.... 돌아오세요. 제가 대신 할께요. 원하신당션 지금 당장 그렇게 해요. 어느 때고 좋아요. 제가 대신 배를 탈께요. 아버지대신 배를 타겠어요.˝
이렇게 말하고 나자 나의 가슴은 더욱 단호하게 뛰었다
아버지께서 나 말을 들으셨다.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노를 갖고 교묘하게 조정하여 나를 향해 뱃머리를 돌리셨다. 아버지가 내 제안을 받아드이신것이다. 그때 갑자기 나는 마음속 깊이 떨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팔을 들어 나를 향해 흔드셨기 때문이다. 그 오래고 오랜세월 만에 처음으로 나에게 손을 흔드신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할 수가 없었다.... 두려움에 머리털이 곤두 선 채 나는 달렸다. 미친듯이 도망쳤던 것이다. 아버지께서 마치 다른 세상에서 오신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용서를 빈다. 용서를, 용서를 해주시기를 빌 뿐이다.

- 나는 사막에, 내 인생의 들판 어딘가에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나마도 단축될까 두렵다. 그러나 죽음이 나에게 찾아오면 그에게 요구할 것이다. 나를 데려다 두 강둑사이로 영원히 흐르는 강물 위의 자그마한 배에 태워달라고, 그러면 나는 강 아래쪽으로 흘러가다 강물에 빠져 강물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강물 속으로...


* 아버지와 나 / 신해철

아주 오래전 내가 올려다본 그의 어깨는 까마득한 산처럼 높았다.
그는 젊고 정열이 있었고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나에게 그느 세상에서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내 키가 그보다 커진 것을 발견한 어느 날,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그가 나처럼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내가 살아나갈 길은
강자가 도는 것뿐이라고
그는 얘기했다.

난 창공을 날으는 새처럼 살 거라고 생각했다.
내 두 발로 대지를 박차고 날아올라
내 날개 밑을 스치는 바람 사이로 세상을 보리라 맹세
했다.
내 남자로서의 생의 시작은
내 턱 밑의 수염이 나면서가 아니라
내 야망이, 내 자유가 꿈틀거림을 느끼면서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기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걸어가는 사람을 보라.
나의 아버지 혹은 당신의 아버지인가.
가족에게 소외받고 돈 벌어오는 자의 비애와
거대한 짐승의 시체처럼
껍질만 남은 권위의 이름을 짊어지고 비틀거린다. 집안 어느 곳에서도
지금 그가 앉아 쉴 자리는 없다.
이제 더이상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내와 다 커버린 자식들 앞에서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위한 남은 방법이란 침묵뿐이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아직 수줍다.
그들은 다정하게 뺨을 부비며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를 흉보던 그 모든 일들을 이젠 내가 하고 있다. 스펀지에 잉크가 스며들 듯
그이 모습을 닮아가는 나를 보며
이미 내가 어른들의 나이가 되었음을 느낀다.
그러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어린 새처럼
나는 아직도 모든 것이 두렵다.

언젠가 내가 가장이 된다는 것,
내 아이들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무섭다.
이제야 그 의미를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그 두려움을 말해선 안 된다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이제 당신이 자유롭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나였음을 알 것 같다.

이제 나는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더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후에 당신이 간 뒤에
내 아들을 바라보게 될 쯤에야 이루어질까.
오늘밤 나느 몇 년 만에 골목길을 따라 당신을 마중나갈 것이다.
할말은 길어진 그림자 뒤로 묻어둔 채,
우리 두 사람은 세월 속으로 같이
걸어갈 것이다.

https://youtu.be/K-v_p6cxbV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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