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예술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진지한 것이다.
그리고 예술가는 결코 진지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다.
오스카 와일드 하면 떠 오르는 작품은 행복한 왕자이다.
그 외에는 이름만 듣고 실제 읽어보지 못했다
읽어야지 하면서 넘기기만 했던 하지만 내용은 알고 있어 꼭 읽은 듯한 소위 읽어본 듯한 읽지 않은 고전들중 하나이다.
드디어 읽었다. 재미있게 읽었다
오스카 와일드 하면 유미주의라는 사조가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동성애자. 잘 생긴 얼굴.
도리언 그레이가 오스카 본인이 아닐까 생각했었을 정도로 잘 생긴 매력적인 패션에 섬세한 관심을 가진 작가라고 한다.
* 유미주의는 19세기의 마지막 약 20년간 (사실상 오스카 와일드의 활동 시기와 일치한다)에 절정을 이룬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예술은 삶을 포함하여 도덕이나 정치같은 예술 외적인 것과 별개로 존재하며, 그 어떤 실용적인 목적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된다고 주장하며 예술의 형식미를 중요시했던 일련의 문예사조이다 (오스카 와일드 거짓의 쇠락중- 9p)
기똥차다. 예술을 위한 예술.
그럼 나도 유미주의에 속하나? 형식미를 따지지는 않으니까 그건 아닌가?
시대상을 따라가는 작품들을 보면서 많이 아쉬워 했던 것이 생각이 난다. 의도와 주제는 공감이 가는데 화풍이 어설픈 경우도 있고 좀더 치밀하게 그림을 단련시켜야하는 것 아닌가 그래도 명색이 화가라는 직함들을 달고 있는데 하는 마음이 들었던 적이 많았었다.
아마추어 습작도 아닌데 프로의 습작으로도 보이지 않은 완성도 떨어지는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것을 봤을때 좀 마음이 불편했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일정정도 나도 유미주의 지향인듯 하다. ..
어째든 그림이든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 우선 조건이니까.. 아름답다는 것은 완성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가 프로의 작품을 보는 것은 그 완성미에 담겨있는 울림을 보고자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보면서 요즘 농담처럼 쉽게 하는 말이 떠오른다
예쁘면 다 용서된다는 말.
실제 연구조사에도 나왔다고 한다
똑같은 사람이 물건을 팔았을 때 기왕이면 얼굴이 예쁜경우 더 잘 팔린다는 것.
잘못을 했어도 예쁘면 쉽게 용서가 된다는 것.
죄인이 티비에 나와도 일단 얼굴 부터 보고 얼굴도 예쁘네~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초등학생 입에서 성형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갓 태어난 아이에게도 나중에 수술해주지 뭐~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실제 이 말에 어느정도 심정적 동의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쁜것이 좋기는 하지만..
하지만 그것이 선을 넘었을 때는 큰 문제가 된다
그레이가 단순히 초상화를 감춤으로써 자신의 추함을 감추고 악행을 저질러도 그 것 다른 누구에게 해를 주는 것은 아닌듯 해 눈 질끈 감고 넘어갈 수 있으나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게 되면 큰 문제가 된다.
이미 아름다움이 하나의 무기가 되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게 되면 더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을 무기로 타인을 움직이고
타인을 무력화시키고
거기에 인간미 마저 빠져있다면...
더 최악은 그 아름다움에 빠져 자신의 내면을 보지 못하고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도리언 그레이를 읽으면서
사랑한다던 애인의 죽음에 동정심도 보이지 않는 도리언을 읽으면서 매음과 마약에 빠져들어가는 도리언을 읽으면서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하는 도리언을 읽으면서 파란지붕에 벙커를 짓고 있는 그 누군가가 떠오르는건 당연한것이 아닐까?
자신이 죽는것도 모르고 추한 모습의 그림을 칼로 찢는 도리언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지만
그 누구는 어떻게 파국을 맞이하게 될지..
아직 그를 비호해주는 세력이 너무 많은 탓에..
그 두 손에 칼이라도 쥐어줘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스스로의 죄를 모른다면 알려줘도 모른다고 하면
남은 것은 하나가 아닐까..
도리언 그레이는 아름답기라도 하지
그 누구는 강제로 아름다워지기 위해 기를 쓰니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최악의 인간은 무력한 인간이다. 무력한 인간.
그런자가 리더라는 건 최악중 최악이다.
- 한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 에게 고유한 영혼을 강요하는 것이니까, 결국 그는 자기 본래의 사고를 하지 못하게 되는디, 자기 본래의 열정을 불태우지 못하게 되죠. 그의 미데은 그 자신에게는 진정한 것이 아니게 되고요. 그의 죄악조차, 만약 죄악이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면, 빌려 온 것이 되는 셈이지요. 그는 다른 누군가의 음악에 맞춰 메아리를 울리게 되고, 자신을 위해 쓴 것이 아닌 대본에 따라 연기를 하게 되니까요. 인생의 목적은 자기계발이거든요. 자신의 본질을 완벽하게 깨닫는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유인 셈이라오. 오늘날 사람들은 본래의 자기 자신을 겁내고 있어요. 그들은 가장 지고한 의무를 잊어버린거죠. 자신의 자아를 소유하는 의무를 말이죠....우리 인종에게 용기는 사라져버렸다오. 아마도 우린 진정한 용기를 지닐 수 없을 거요. 사회의 공포는 도덕의 기초인데 그건 신에 대한 공포가 종교의 비밀인 것과 같죠. 그 두가지는 우리를 다스리는 원리인셈이라오..,. (67p)
˝안다는 것은 치명적이지. 사람을 매료시키는 건 불확실함이란다. 안개가 끼면 사물이 훌륭해 보이거든 ˝ (p331)
그림때문에 그의 열정에 우울함이 드리웠다. 그 그림은 자신의 양심과도 같았다. 그렇다. 그것은 양심이었다. 그는 그 그림 을 없애 버릴 것이다.... 이 칼로 과거를 죽이고 과거가 죽어버리면 그는 자유로워질건이다. 이 괴기한 영혼의 목숨을 끊어버리면 소름끼치는 경고도 사라지고 자신도 평온해질것이다. ....
방안에 들어섰을 때 그들은 벽에 그들이 마지막으로 보았던, 경이로운 젊음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주인의 훌륭한 초상화가 그 모습대로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바닥에 드러누워 죽어있는 남자는 야회복 차림이었고 가슴에는 칼이 꽂혀 있었다. 그는 야위고 주름이 졌고 역겨운 용모였다. 그들은 반지를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야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35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