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 번가는 길위의 인문학..

이번에는 담양 삼지내마을이다.

많이 들어는 봤지만 막상 가본적이 없다는 회원들의 의견에

삼삼오오 모여 마을로 향했다.

서구 남구 동구등 각 지역에서 담양으로 오는 길은 나름 험난하고 멀었나 보다.

동구에 사는 회원님이 첨단과 유덕동에 사는 회원들을 데리고 광주를 일주를 했다고 하니..

그분은 순환도로 타면 바로 갈수 있는데.

회원을 사랑하는 그 마음.. 깊고도 깊더라..

 

크지 않은 마을이다보니 쓱~ 둘러보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리저리 돌면서 관리되지 않은 집들을 보면서 아쉬워도 하고 안타까워도 하지만 작은 돌담길들이 그래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안은 조용하던데 마을밖 면사무소 주위에서는 공사하느라 분주해보였다.

곧 있을 대나무 축제를 위해 준비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고..

조용하고 쇠락해가는 마을안과 대비되어 좀 씁쓸해졌다.

좀 더 푸르러지는 5월이 되면.. 좀 더 풍성하고 초록초록한 돌담길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른다.

내 기억에 있든 초록이 우거진 그 때처럼...

 

가볍게 삼지내 마을을 돌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커피까지..

그리고 후기담으로 시 한두편~~~ 

 

책으로 만나는 인문학도 좋지만 사람과 부딪히고 자연과 부딪히고 하늘을 만나는 이 인문학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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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7-05-01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을 보면 절로 사진에 담아두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두팔들어 꽃사진 찍으시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멋진 모임이예요. ^^

지금행복하자 2017-05-02 07:41   좋아요 0 | URL
ㅎ 다음에 꽃이름검색이 생긴 뒤로 더 열심히들 찍는 것 같아요~ ㅎㅎ 거의 경쟁적으로 찍는게 보고 있으면 재미있어요~
 

읽고 있다

열심히 만 읽고 있다

생각해보니 얼추 한주에 적게는 두권 많을때는 네권까지 읽고 있다.

계속해오던 동아리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동아리에서...

역사 공부하는 모임에서....

 

열심히는 읽고 있는데...

함께 이야기도 나름 열심히 하는데...

머리속에는 정리가 되지 않고 글로 옮겨지는 시간이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쓰다만 글이 여러개...

시간이 지나가면... 그냥 흘러가버리는 글들이 또 여러개..

다시 쓰자니 새삼스러워서 넘겨버리는 글들이 또 여러개...

결국 폐기 처분되어지고

쓰는 글은 잡담정도인 듯 하다..

 

이번주도 열심히 읽었다

하루에 한권씩 해치우다니... 이렇게 책을 읽어 본적이 있었던 가 싶기도 하고...

오후에는 일하느라 책 읽을 틈이 없어 엄두도 못내고 밤에 읽어야지 하다가도 책만 펼치면 저절로 눈이 감기는 지라.. 침대만을 공유하는 이 책들을읽는 시간은 아침뿐이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아침을 준비해주고 요이똥~~~~  침대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책을 그 위에 올려 놓고 읽기 시작한다. 옆에서 아이들이 남편이 무슨 말을 하더라고 건성건성 대답해 주고

내가 할 일- 아침 챙겨 주는 일은 다 했으니 책을 들여다 본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일주일 심지어 미리 읽어둔다고 이삼주전부터 들고 다녔어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았던 책들이 아침 이 서너시간동안 읽은 책들이 그리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어지는 것이 더 신기하다.. 이런 집중력이 아직도 존재하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도대체 이건 뭔지..... 

 

어제 읽었던 책은 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있을때> 이다.

예전  창비 단편선 미국편에서 에밀리에게 장미를 읽고서 언젠가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읽었다. 이 또한 의식의 흐름의 기법을 쓰는 작품일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화자들이 들락날락거리고 등장인물들의 생각들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 가다보니 책은 끝나있고 제대로 읽기는 했을까 싶었는데 가서  이야기하면 잘못 읽은 것은 아닌듯하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답답하면서도 그들의 배려없고 이기적이면서 무자비한 삶이 끔찍하면서도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그 삶이 안타깝고 다른 삶을 꿈꾸는 것조차 사치일 수 있다는 생엄 각이 들고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죽는 것 밖에는 없는 삶... 그 죽는 것도 그 누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그 삶을 우울하게 읽었고.... 

그래도 포크너는 담달에 계속  읽어 보기로 했으니... 소리와 음향. 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딩인건가?

 

오늘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지난주< 자기만의 방>을 읽고 빨강머리 앤을 읽으면서 울프가 이야기한 여자가 글을 쓰기위해 필요한 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가 저절로 앤에게 대입되면서.. 그래 역시 그런 거야. 앤도 초록지붕의 자기만의 방과 마릴라와 매슈의 서포트가 없었다면 절대 공부를 할 수 없었던 거야...

그린 게이블 이후의 앤을 잠깐 없다고 치고 앤이 공부를 마치고 결혼을 해서 사는 삶을 상상해보았는데... 딱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었다.. 울프식으로 생각해보는 앤의 모습...

아마 댈러웨이 부인의 클라리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오늘 댈러웨이부인을 읽으면서 해보았다..

댈러웨이부인 역시 아침밥 차려놓고 오늘은 아들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 8시부터 시작해서 다 못보고 모임에 갈지도 모른다고 아예 생각했었는데... unblievable!!!!!!!  조금 시간을 넘기기는 했지만 다 읽었다... 다 읽었다... 이런 집중력이 있을줄은 나도 몰랐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적이 없었는데... ㅋㅋㅋㅋㅋ 

의외로 내가 의식의 흐름기법과 맞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도 들게 되었다.. ㅋㅋ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봉인시킨지 얼마나 됬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째든 책을 읽었다는 것..

시간을 들여 정성껏 읽은  책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예감이... ㅋㅋㅋ

 

버지니아 울프 이야기는 많이 듣고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었을까?  읽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작가인 듯하다. 어둡고 칙칙한 울프의 모습을 생각했었는데 작년부터 실상 작품들을 만나면서 생각보다 더 그녀는 밝았고 활기가 있어 보였다. 삶이 불행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 만은 아닌듯 하고... 역시 직접 읽어보고 직접 만나는 - 이것도 물론 작품을 통해 간접적인 만남이기는 하지만- 것이 최선인 듯하다.

우울하고 불행하다기 보다는 너무 예민해서 스스로를 참을 수 없는, 그런 그녀가 살아가기에는 그 시대가 너무 억압적이었고 물론 지금이라고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 역시... 다시 보고픈 작가중 하나..

두고 두고 보고픈 작가가 되어가고 있다

 

 

 

 

 

 

 

 

 

 

 

 

 

 

 

 

 

 

 

 

 

 

 

 

 

 

 

 

 

 

 

 

 

 

 

 

 

 

 

 시공사 책을 보지 말아야 하는데.... 앞으로는 시공사책을 사지 않기로 하고  이 책은 이미 사둔 책이므로....

 

 

 

 

 

 

 

 

 

 

 

 

 

 

 

매화가 피어 봄이구나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벚꽃도 다 져 가고...

한 낮은 반팔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되어간다... 가는 시간을 잡을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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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13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정독해야할 책이 몇 권 있어서 글을 쓰지 않고 있어요. 오늘 포함해서 5일째 글을 안 쓰니까 북플 접속 횟수도 줄어들었어요. 아무 것도 안 하게 되니까 마음이 편합니다. ^^

지금행복하자 2017-04-13 20:55   좋아요 1 | URL
책만 읽다보니 뭔가를 써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압박아닌 압박을 스스로 에게 주고 있어요 ㅎㅎㅎㅎㅎㅎ 자기만의 방에서도 일단 뭐든지 쓰라고 해서 더 그런 생각이 최근에 들었구요 ㅎㅎㅎㅎㅎㅎㅎ 저는 거의 한달에 한 번 꼴이니... 사이러스님보다 더 심하잖아요.. 저도 모르게 스스로 압박하는 못난 짓을 하고 있다니... 좀 그러네요 ㅠㅠ

그런데 사이러스님 말 맞는 것 같아요. 안 쓰니까 접속횟수도 들고 딴 짓하는 시간도 줄고... 책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도 있어요~ ^^ 아이러니하죠?

레삭매냐 2017-04-13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화꽃 사진 참 예쁘네요.

지금행복하자 2017-04-13 20:56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yureka01 2017-04-13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독서의 관성 법칙...읽기의 탄력!~붙었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4-13 21:50   좋아요 2 | URL
강제성이 있어야 읽어지는 이 타율성을 어떻게 할까요? ㅎㅎㅎㅎㅎ

2017-04-26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6 1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7 1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랜만이다
봄 바람이 제대로 들지도 못하고
추워 웅크리고 있다 오늘은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근처 무등산으로 향했다
함께 하는 인문학 모임 회원들을 부추켜
길 위의 인문학이라 쓰고 한 달에 한 번씩 바람 맞으러 가자고 한 날이다
높이 올라가지 말고 평지의 온화함을 만끽하자고
동적골산책길 따라 휘적휘적 다녀왔다
새인봉 앞에서 멈춰!!

불어오는 봄바람의 끝은 아직 찬기가 남아있었지만
내리쬐는 햇빛은 찬란했고 나중에는 따깝기까지 했다
까맣게 그을릴 얼굴을 상상하면서 까르르 웃고
수다떨면서 길가의 무심코 지나치면 보이지 않을 작은 꽃들에도 시선을 주고 이름을 물어보다가도
굳이 이름을 알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 하루였다
우리가 그 이름을 알던 모르든지간에 꽃들은 여전히 존재할것이고 계절이 지나면서 지고 피고를 반복할 텐데
우리의 관심이 그들에게는 그다지 필요없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그대로 두는것이 더 좋을 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손이 닿는 순간 그 때부터 파괴의 시작이니 말이다

한 두시간의 산책후 점심을 먹고 한 잔 커피를 마시면서
담 달을 기약한다
어디로 갈까?


 

 

 

물이 올때

 

                             - 허은실-

 

 

 

풀벌레들 숨을 참는다

 

물이 부푼다

달이 큰 숨을 부러 놓는다

 

눈썹까지 차오르는 웅얼거림

물은 흘릴 듯 고요하다

 

울렁이는 물금따라 고둥들 기어 오를 때

새들은 저녁으로 가나

남겨진 날개를 따라가는 구름 지워지고

물은 나를 데려 어디로 가려는가

 

물이 물을 들이는 저녁의 멀미

물이 나를 삼킨다

자다 깬 아이들은 운다

 

이런 종류의 멀미를 기억한다

지상의 소리를 먼 곳으로 가고

나무들 제 속의 어둠을 마당에 흘릴때

불린 듯 마루에 나와 앉아 울던

물금이 처음 생긴 저녁

 

물금을 새로

그으며 어린 고둥을 기르는 것은

자신의 수위를 견디는 일

 

숭어가 솟는 저녁이다

골목에서 사람들은 제 이름을 살다 가고

꼬리를 늘어뜨린 짐승들은 서성인다

하현의 발꿈치

맨발이 시리다

 

물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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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3-3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꺄~~ 오랜만이셔서 반가운 글이었고요 익숙한 산이름이라 더 정겨웠구 인문학 모임이라 무척 부러웠습니다 ㅎ 여전히 쌀쌀한듯 느껴지는 날씨에도 계절은 변하고 있음을 새삼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3-31 06:26   좋아요 0 | URL
게으름증이 도져서 ㅋㅋ
모임 없었으면 책도 손 놓기 직전 입니다 ㅎㅎㅎ
어제 좀 날 좋더니 오늘부터 비가 온다네요 ㅠㅠ 감기 조심하세요~

보슬비 2017-03-30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위의 인문학~~~ 계속 이어가셔서 다음에도 즐거운 이야기 올려주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3-31 06:23   좋아요 1 | URL
책 읽기 싫어 계획한 것이니 열심히 다녀야겠지요? 간간히 소식 올리겠습니다 ~^^

yureka01 2017-03-3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오랜만이세요.ㄷㄷㄷ

지금행복하자 2017-03-31 06:22   좋아요 0 | URL
아무것도 하기 싫어증에 걸려있어요 ㅎㅎㅎ 글도 못 쓰겠고 책도 미적미적하고 ~~

세실 2017-03-30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련은 정확히 알겠어요^^
꽃이 참 예쁜 봄, 봄!

지금행복하자 2017-03-31 06:22   좋아요 0 | URL
양지바른 곳에 활짝 핀 목련! 소담스럽게 피었있었어요~ 조금씩 보이는 푸릇푸릇함이 싱거로운 봄입니다~^^

서니데이 2017-03-31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행복하자님, 사진이 다 예뻐요. 그 중에서도 저는 목련사진이 참 예쁩니다.
요즘 날씨가 기온은 낮지 않은 날에도 차갑게 느껴지네요. 일교차 큰 시기예요. 미세먼지도 감기도 조심하시고,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지금행복하자 2017-03-31 06:2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오늘은 비가 온다던데 쌀쌀해진다고 하는군요 감기 유행이라니까 조심 또 조심 하세요~^^

samadhi(眞我) 2017-03-3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는 듯합니다. 전문 찍사로 나서도 되겠는데요. 봄바람 물씬 풍깁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3-31 18:02   좋아요 0 | URL
ㅎ 그런가요? 아직 멀었어요~ 겨우내 카메라를 멀리 했더니 버벅버벅 ㅎㅎ
이제 많이 찍으러 다녀야죠

2017-04-04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3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13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사피엔스를 다시 읽는다.
작년에는 고등학생들 인문학 수업때 곁가지로 쓱~ 따라 읽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좀 깊이 읽어볼 예정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이미 한번 읽었다는 것이 도움이 될지 게으름의 원인이 될지는 두고 볼일이다

북플이 이상하다..
포스팅 되지 않는다..
나는 열심히 여러번 썼는데..
전부 올라가지 않았다..
다시 쓰기는 싫고..
돌리도 내 글...

이글도 여러번 멈춤이다..
제 멋대로 로그아웃이 되었다 로그인 되었다 난리부루스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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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3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3-02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좋아요~~는 난리부루스가 아니라
사피엔스를 다시 읽는다, 에 바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3-03 06: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새로운 건 뭘까요? ㅎㅎ

cyrus 2017-03-03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파이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북플에 나름 진지한 댓글을 달았는데, 입력이 안 된 적이 있어요..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7-03-04 08:45   좋아요 0 | URL
여전히 북플은 왔다갔다하고 있어요 ㅎㅎ 댓글 달았는데... 안 올라갔어요 ㅋㅋ 북플만 그래요 ㅋㅋ ㅋ

samadhi(眞我) 2017-03-03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읽고 있어요. 독서모임 때도 한번 읽었는데 벌써 3번째 다시 읽다가 말다가.. 하고 있어요. ㅋ

지금행복하자 2017-03-04 08:50   좋아요 0 | URL
재미있는 현상이에요. 한번 들어오고 댓글 하나 쓰고 나갔다 다시 들어와야 또 댓글 하나 쓰고 그래야 하나봐요 ㅎㅎ

두번째 다시 쓰는 댓글이에요 ㅠㅠ
두번째보니 더 재미있어요~ 알고 봐서 그런가봐요. 이렇게 독서모임에서 두번째보고 또 몇달지나 세번 볼 기회를 만들어 볼까봐요~ 안되면 혼자라도 보다가 말다가 읽다가 말다가 ㅋㅋ

2017-03-05 0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06 0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 카라바조와 앵그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보통 고흐. 모네같은 화가를 좋아한다는 말은 많이 들어서 그랬는지 생소하게 느껴졌었다
그런 화가들은 미술사속에서나 존재하는 이름으로 생각했었던것 같다.
왜 좋아하냐고 물어보니까 날것의 느낌이 들어 좋다고 했던 것 같다. 그 때 그사람이 느낀 생 날것의 느낌이 어떤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 화가들에게서 받은 느낌이 그 사람이 달라서일지도 모르겠다..
copy본만 봐서일지도 모르지..

근데 이번에 그 생 날의 느낌이 이런건가? 싶은 시를 읽었다. 그림이 생각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을 표현한 그 단어가 쑥 튀어나왔다. 단순히 흔히들 하는 말로 쎄다라고 하기엔 맞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인 듯하다. 이럴땐 어휘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어휘력 기를 방법이 어디 없을까~
직선적이면서도 생채기를 내지 않고
아프면서도 그 아픔이 뭉근한 느낌이다...

시를 정말 잘 모르지만
너무 어렵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공감되고
이런 평범한 어휘들이 이렇게도 버무러질수 있구나..
하면서 끝까지 페이지를 놓치지 않고 읽었다..
시집을 이렇게 읽어보기는 처음인듯하다
보통 서너편 보고.. 띄엄 띄엄 눈에 띄는 작품들 위주로 보는데..

이 시집을 읽으면서 나는 어쩔수 없는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인의 입으로 여인의 이야기를 가릴것 없이 날것의 느낌으로 뱉어내는데 어떻게 그냥 읽어질 수가 있을까..





잠깐 샛길~~
문득 최근에 문창과대학원진학한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입학전 오티인지 뭔지를 갔는데 전 과가 다 오는 자리라 시. 소설. 동화. 평론 등 진학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자리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었는데 좀 지나고 보니 장르별로 구별이 가능해지더라고 했다.
시 전공. 소설 전공. 동화전공. 평론 전공자들이..
시쪽은 의사사모로 해서 소위 사모님측에 속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설마~ 그랬더니 아니라고 실제로 그랬다고..
소설은 술도 잘 마시고 흡연자도 많았고 동화는 말 그대로 동화씁니다. 라고 보이는 사람들이었다고 하는...

문화센터 시창작 수업같은걸 보면 누가 이걸 들을까 싶지만 의외로 신청자가 많다는 말을 듣고 의외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시간많고 돈 많은 사람들 많구나~ 하고

과연 시라는 것을 배워 쓸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문창과라는 것이 왜 필요한지도 모르는 사람이라~
언제부턴인지는 모르겠는데 시도 살만한 여유있는 사람들이 하는 신선놀음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일들이 종종 생기는듯 한다.
예쁘고 고운 달달한 ..
시인지 예쁜 낱말의 나열인지 모를..
삶의 냄새가 뭍어나지 않은 팬시점들의 예쁜 장신구 같은 시들..

아마 내가 시라는 것에서 멀어지게 된 이유일지도..
굳이 그런 감정까지 공감하고 싶지 않아서..
공감되지도 않고..










이별하는 사람들의 가정식 백반

아비는 춘궁이었네
기별섮이 찾아온 딸에겣
원추리를 끊어다 무쳤네

풋것은 오래 주무르면 맛이 안 나지

꽃들에게 뿌리란 얼마나 먼가
이 맛은 수몰된 마을의 먼 이름같아요.

아비는 얼려 둔 고등어 한 손을 내었네.
고등어는 너무 비린 생선이에요.
잡히면 바로 죽어버린다구요.

비린 날엔 소금으로 창자를 닦거라

그런데 아버지 기일에 왜
미역국을 끓이셨나요

너를 좋아하다가 죽은 남자가 있었다는 구낮
새 옷을 지어다가 태워주었닻

세상에 미역처럼 무서운 것이 있을까
한 줌이었던것이 이토록
방안에 가득하잖아요

너무 오래 불리면 몸이 싱거워져

검은 혀가 흰 허벅지를 휘감아요
내 몸에서 당신의 머리칼이 자라요

약불에 뭉근히 두어라
미역국은 오래 끊여야 속이 우러나
불로 익히는 음식이란
뜸을 들여야 하는 거란닺

누가 부르는지 귓속이 간지러워요

네가 피운 꽃들이 지고 있나 보구나

아침을 차려준다는
저녁을 짓는다는
그 말이 어여뻐서
숟가락운 쥐고 울었네.

아비는 말 없이 가시를
발라 주었네





입덧

익숙하던 것들이 먼저 배반하지
그러므로 어느 날
밥 냄새를 견딜수 없게 되는것
너의 멜로디를 참을 수 없게 되는것

검은 행에 변종의 언어가 파종될 때
냉동실에는 수상한 냄새들
친민한 너를 혐오한다

다른 살을 맛보고 싶어
맹목적으로 아밀라아제

가자하니 어디로
석유를 마신 듯 이글거리는 내부여
종을 배를 탔으니 어디로 갈까

별을 낳기 위해
중력을 거부해야 하므로
소화되지 않는 말이
밑구녕이 거꾸로
치밀어 올라오고

벚나무 수억의 유방 부풀어
가렵다
접신한 듯
미열에 들뜬 나무들
제 몸을 게워놓는다

들썩이는 치열
나는 나로 부터 멀다
헝클어지는 지문
불화로부터 별의 머리카락은 자란다
습성은 문득 낯선 얼굴

이후는 다시 이전이 될 수 없다

킁킁, 이 냄새는 뭔가








둥긂은



아이가진 여자는 둥글다 젖가슴은 둥글다 공룡알 개구리알은 둥글다 살구는 둥글다 살구의 씨는 둥글다 씨방은 둥글다 밥알은 둥글다 별은 둥글다 물은 둥글다 ‘응‘은 둥글다 그 밤 당신이 헤엄쳐 들어간 난자는 둥글다

멀리까지 굴러가기 위해
굴러가서 먹이기 위해

내가 사랑, 이라고 발음할 때
굴러가려고 둥글게 말린 혀가
입천장을 차고 나간다
나가서 너에게 굴러간다

둥긂은 입 맞추고 싶고 둥긂은 안고 뒹굴고 싶다 둥긂은 들어가 눕고 싶다

구르고 구르다가 모서리를 지우고
사람은 사랑이 된닺
종내는 무덤의 둥긂으로
우리는 다른 씨앗이 된다
0이 된다

제 속을 다 파내버린 후에
다른 것을 퍼내는 누런 바가지
부엌 한 구석에 엎디어 쉬고 있는 엉덩이는
둥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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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8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8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8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8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7-02-1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춘궁>이라는 단어를 보면 서정주 시인의 시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 허은실 시인의 시에도 나오는군요.
원추리 나물을 먹으며 ˝이 맛은 수몰된 마을의 먼 이름 같아요˝ 라는 표현 쯤 할 줄 알아야 시인이 될 수 있나봐요 ^^
저도 오래 전에 동화쓰기 모임에 2년 넘게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 결실이라면 ˝동화 쓰는 사람은 따로 있다.˝ 이거였습니다 ㅠㅠ 소설보다 가벼운 문학 쯤으로 만만하게 보고 도전하면 안되고, 동화를 쓰는 심성이 따로 있더라고요. 이야기 전개야 어떻게 되든 결말은 밝고 희망적으로 맺을 수 있어야 하고, 이 세상을 따뜻하고 만들어보고자 하는 긍정적인 의지가 절대 필요한데, 저 처럼 음울하고 부정적이고 회의, 허무주의인 사람은 안되는 분야...ㅠㅠ

지금행복하자 2017-02-18 10:44   좋아요 0 | URL
어,저는 모든 동화가 밝고 희망적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하나인데요~ 어둡고 부정적인 동화도 있어야 해요~ 엽기적인것도 있어야 하구요~ 우리나라 동화는 너무 환상적이고 교훈적이어서..ㅎㅎ 아이들도 그래서 점점 동화를 안 보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저도 잠깐 동화쓰는 모임에 참여한적이 있는데., 동화를 쓰러 간것은 아니었어요 ㅎㅎ 너무 순하고 고우신 분들이 동화를 쓰시고 계시다고 생각했어요~ 모범생인생을 사신 분들.. ㅎㅎ

동화도 다양한 분위기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cyrus 2017-02-1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라바조의 그림이 좋습니다. 인물들의 표정이 살아있거든요. 그 묘사에서 ‘생 날 것의 느낌‘이 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7-02-18 14:25   좋아요 0 | URL
그 생 날것의 느낌이 저한테는 무서운 느낌으로 다가온 듯 하군요~ 너무 날것의 느낌이 무서운.. 원래 있는 그대로는 잔혹하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2-1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덧이란 시 좋군요. 확실히 남성 시인의 시‘보다는 여성 시인의 시‘가 와닿습니다.
현대시의 업적은 요즘 대부분 여성 시인의 몫이 아니었나 ... 하는 생각을.

전 이상하게 카라바조 그림을 보면 좀 무섭습니다. 날것 그대로를 볼 때 느끼게 되는...
뭐, 그런 것.

지금행복하자 2017-02-18 14:28   좋아요 0 | URL
남성이 여성의 어떤것을 묘사할때는 자꾸 덜커덕 걸리는 것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어요~

저도 카라바조는 좀 무섭습니다 ㅎㅎ 그 생날것의 느낌이 무서움으로 다가온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