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다
열심히 만 읽고 있다
생각해보니 얼추 한주에 적게는 두권 많을때는 네권까지 읽고 있다.
계속해오던 동아리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동아리에서...
역사 공부하는 모임에서....
열심히는 읽고 있는데...
함께 이야기도 나름 열심히 하는데...
머리속에는 정리가 되지 않고 글로 옮겨지는 시간이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쓰다만 글이 여러개...
시간이 지나가면... 그냥 흘러가버리는 글들이 또 여러개..
다시 쓰자니 새삼스러워서 넘겨버리는 글들이 또 여러개...
결국 폐기 처분되어지고
쓰는 글은 잡담정도인 듯 하다..
이번주도 열심히 읽었다
하루에 한권씩 해치우다니... 이렇게 책을 읽어 본적이 있었던 가 싶기도 하고...
오후에는 일하느라 책 읽을 틈이 없어 엄두도 못내고 밤에 읽어야지 하다가도 책만 펼치면 저절로 눈이 감기는 지라.. 침대만을 공유하는 이 책들을읽는 시간은 아침뿐이다.
아침에 일어나 아이들 아침을 준비해주고 요이똥~~~~ 침대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책을 그 위에 올려 놓고 읽기 시작한다. 옆에서 아이들이 남편이 무슨 말을 하더라고 건성건성 대답해 주고
내가 할 일- 아침 챙겨 주는 일은 다 했으니 책을 들여다 본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일주일 심지어 미리 읽어둔다고 이삼주전부터 들고 다녔어도 페이지가 넘어가지 않았던 책들이 아침 이 서너시간동안 읽은 책들이 그리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읽어지는 것이 더 신기하다.. 이런 집중력이 아직도 존재하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
도대체 이건 뭔지.....
어제 읽었던 책은 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있을때> 이다.
예전 창비 단편선 미국편에서 에밀리에게 장미를 읽고서 언젠가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드디어 읽었다. 이 또한 의식의 흐름의 기법을 쓰는 작품일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화자들이 들락날락거리고 등장인물들의 생각들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 가다보니 책은 끝나있고 제대로 읽기는 했을까 싶었는데 가서 이야기하면 잘못 읽은 것은 아닌듯하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답답하면서도 그들의 배려없고 이기적이면서 무자비한 삶이 끔찍하면서도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그 삶이 안타깝고 다른 삶을 꿈꾸는 것조차 사치일 수 있다는 생엄 각이 들고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죽는 것 밖에는 없는 삶... 그 죽는 것도 그 누구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그 삶을 우울하게 읽었고....
그래도 포크너는 담달에 계속 읽어 보기로 했으니... 소리와 음향. 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딩인건가?
오늘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지난주< 자기만의 방>을 읽고 빨강머리 앤을 읽으면서 울프가 이야기한 여자가 글을 쓰기위해 필요한 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가 저절로 앤에게 대입되면서.. 그래 역시 그런 거야. 앤도 초록지붕의 자기만의 방과 마릴라와 매슈의 서포트가 없었다면 절대 공부를 할 수 없었던 거야...
그린 게이블 이후의 앤을 잠깐 없다고 치고 앤이 공부를 마치고 결혼을 해서 사는 삶을 상상해보았는데... 딱히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었다.. 울프식으로 생각해보는 앤의 모습...
아마 댈러웨이 부인의 클라리사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오늘 댈러웨이부인을 읽으면서 해보았다..
댈러웨이부인 역시 아침밥 차려놓고 오늘은 아들 학교까지 태워다 주고 8시부터 시작해서 다 못보고 모임에 갈지도 모른다고 아예 생각했었는데... unblievable!!!!!!! 조금 시간을 넘기기는 했지만 다 읽었다... 다 읽었다... 이런 집중력이 있을줄은 나도 몰랐다... ㅋㅋㅋㅋㅋㅋㅋ
이런 적이 없었는데... ㅋㅋㅋㅋㅋ
의외로 내가 의식의 흐름기법과 맞을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도 들게 되었다.. ㅋㅋ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봉인시킨지 얼마나 됬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째든 책을 읽었다는 것..
시간을 들여 정성껏 읽은 책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예감이... ㅋㅋㅋ
버지니아 울프 이야기는 많이 듣고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었을까? 읽지 않아도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작가인 듯하다. 어둡고 칙칙한 울프의 모습을 생각했었는데 작년부터 실상 작품들을 만나면서 생각보다 더 그녀는 밝았고 활기가 있어 보였다. 삶이 불행하다고만 생각했었는데 그런 것 만은 아닌듯 하고... 역시 직접 읽어보고 직접 만나는 - 이것도 물론 작품을 통해 간접적인 만남이기는 하지만- 것이 최선인 듯하다.
우울하고 불행하다기 보다는 너무 예민해서 스스로를 참을 수 없는, 그런 그녀가 살아가기에는 그 시대가 너무 억압적이었고 물론 지금이라고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시대를 앞서가는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지니아 울프 역시... 다시 보고픈 작가중 하나..
두고 두고 보고픈 작가가 되어가고 있다
시공사 책을 보지 말아야 하는데.... 앞으로는 시공사책을 사지 않기로 하고 이 책은 이미 사둔 책이므로....
매화가 피어 봄이구나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벚꽃도 다 져 가고...
한 낮은 반팔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가 되어간다... 가는 시간을 잡을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