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대가족, 오늘만은 무사히!
나카지마 교코 지음, 승미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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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집밖으로 나가지않는 사회부적응자,시집간 큰 딸내외는 다 망해먹고 온가족이 짐싸들고 들어오고 작은 딸은 덜컥 이혼하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몸으로 기어들어온다.

얼핏 보기만 해도 망조가 든 집안이야기를 무겁거나 우울한 감성이 아닌 유쾌하면서도 따듯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나카지마 교코의 `어쩌다 대가족,오늘만은 무사히`는 제목에서 대부분의 이야기를 짐작할수 있다.

72살의 은퇴한 치과의사 히다 류타로씨와 66살의 히다 하루코씨는 딸 둘을 시집보내고 하나 남은 장남이자 히키코모리인 아들 가쓰로 그리고 하루코의 엄마이자 치매노인인 다케 단 4식구가 조용하지만 여유롭게 살아가는 중 느닷없이 들이닥친 두 딸과 그 가족으로 인해 갑자기 온 집안이 복작거리게 된다.

이렇게 뜻하지않게 모여살게 된 가족은 각자가 온갖 고민을 떠안고 있다.

큰딸내외는 파산과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과 실패했다는 좌절감을 극복하기 힘들어하고 그 아들은 왕따를 당하지않을까 전전긍긍하고있고 작은 딸은 14살 어린 남자와의 하룻밤으로 뜻하지않은 임신을 하게 되고 임신사실을 알려야할지말지 고민이다.하루코 역시 예순이 넘은 갑자기 늘어난 살림이 부담스럽다.

요즘 갑작스런 불황이나 실직같은 이유로 자식들과 같이 살게 된 노부부가 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각자가 독립해서 혹은 가족을 이뤄 살던 사람들이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혹은 늘어난 주거비를 감당할수 없어 또는 실직이나 이혼같은 기타등등의 이유로 어쩔수 없이 모여살게 되면서 떨어져 살땐 몰랐거나 아니면 모른척 외면할수 있었던 각종 문제들이 떠오르고 여러가지 갈등 상황이 생기는 걸 보면 위태롭기까지 하다.

이렇게 성인이 되어 각자의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다보면 온갖 문제점들이 드러나거나 갈등상황이 생길수 있는데 이 책에서도 각자가 가진 문제나 고민은 결코 작지만은 않지만 이런 다소 무거운 현실속의 문제를 소설속으로 끌어와서  가볍고 경쾌하면서도 밝게 그려내고 있다.

가장의 무게를 지고 실패로 인해 의욕마저 잃었던 사위는 힘들지만 심고 노력한대로 거둘수 있는 땀의 힘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의 무력감을 떨치고 희망을 찾게 되고 조카마저 자신처럼 사회의 부적응자가 되게 할수 없다는 마음으로 자신이 만든 틀을 깨고 나온 아들 가쓰로는 사랑하는 연인도 얻게 된다.

늘 무심하던 남편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하루코도 그렇게 원하던 아이를 출산해 독립적인 삶을 살게 된 작은 딸도 ,왕따당할것을 두려워해 늘 주위의 눈치를 보던 손자도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물론 소설속에서나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이 가족이 그려내는 일상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입가에 미소를 짓게한다.

마치 오래전 우리모두를 TV앞에 끌어모아 울고웃게했던 일일드라마처럼...

때론 이렇게 희망적이고 읽기만해도 유쾌해지는 책을 보는것도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데 위안이 되지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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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플레
애슬리 페커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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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가 알려준 그대로 따라했어도 오븐에서 꺼낸 순간 푹꺼져버려 만든 사람을 맥빠지게 하는 수플레처럼 누구도 예상치못한 순간에 카운터펀치를 맞아 맥없이 주저앉아 버릴수도 있는게 우리의 인생이다.

그런 우리의 인생을 빗댄 책이 바로 이 책 `수플레`이고 책에는 3명의 남여가 등장해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아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세사람 모두는 각자 결혼을 했고 이미 중년을 넘어섰거나 노년에 든 사람도 있지만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닥친 회오리같은 불행은 우리주변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일이거나 한번쯤 고민해봤음 직한 일이라 몰입감이 더 좋았다.

주변에서도 알아주는 금슬좋았던 부부 마크와 클라라는 이제 갓 50을 넘긴 클라라의 갑작스런 죽음을 통해 배우자의 죽음으로 갑자기 아무런 준비없이 홀로 남게 된 사람의 슬픔과 고통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아내없이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 남편 마크가 죽고 싶을 정도의 고통에서 벗어날수 있었던것은 평소엔 관심조차 없었던 요리를 하면서이고 이렇게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아내인 클라라가 어떤 마음으로 부엌에서 요리를 했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스스로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고 그를 걱정하던 친구들을 초대해 자신이 만든 요리를 같이 먹는 것으로 마침내 상처를 딛고 홀로서게 되면서 요리는 사랑임을 깨닫는다.

자신도 손주가 있는 할머니이면서 90이 넘은 엄마의 병구완을 혼자 맡게 되어 힘든 페르다의 이야기는 어느새 노년인구가 늘어 노인이 노인을 돌봐야하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닮아있어 좀 더 무섭게 다가왔다.

남을 돌보는것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먹이는걸 즐거움으로 살아가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페르다가 자신에게 버거운 상대인 엄마를 돌보면서 차츰차츰 지쳐가고 마침내는 자신도 모르게 엄마가 얼른 죽기를 바라게 되는 모습은 어떻게 자신의 엄마를 상대를 그럴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누구라도 그녀와 같은 처지라면 그럴수 있겠다는 공감을 얻게하는 부분이다.그런 페르다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요리는 삶의 활력소이자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녀의 기쁨이었고 요리를 통해 많은 위안을 받는다.

세사람중 가장 고된 아픔을 겪는 릴리아는 재능도 있고 밝은 천성을 가진 여자였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의지나 노력이 아닌 남편이나 다른 사람을 통해 쉽게 가고자 문제을 외면하고 눈을 감아 스스로를 속인 결과를 뒤늦은 나이에 혹독하게 치르고 있어 가장 안타까운 주인공이었다.그녀에게 요리는 자신을 좀 봐달라는 애원이었고 희망이었다

자식에게 올인하고 남편의 뒷바라지에만 몰두하며 자신을 사랑할줄 모르는...그래서 뒤늦게 빈둥지에 홀로 남은 자신을 깨닫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공허함에 고통스러워하는 우리엄마들의 모습과 닮은 릴리아의 모습은 스스로를 사랑하지않으면 누구도 그 사람을 사랑하지않는다는 교훈을 되새겨준다.

모두가 행복해졌다는...혹은 서로 화해하면서 감동적인 마무리를 했다면 잠시잠깐 감동하고는 기억에도 오래남지 않았겠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결말이라 오히려 더 인상적이고 가슴에도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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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많은 고양이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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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철한 분석과 추론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앗던 탐정 엘러리 퀸은 이번 작품에선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온갖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드는 뉴욕에서 연달아 같은 범인에 의해 목졸려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죽은 피해자간에는 일면식도 없고 공통점이라곤 없어 도대체 왜 범인이 이들을 노렸는지 원인조차 알수 없기에 범인의 윤곽을 찾아내기는 커녕 짐작조차 할수 없고 이런 경찰의 움직임을 마치 조롱하듯 언론에서 연쇄살인마에게 고양이란 칭호를 부여해 그를 부추기는듯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일단 누군가가 살해된다면 그 살해 피해자 주변을 조사하고 그 주변을 조사하다보면 피해자가 왜 죽었는지,범인의 목적은 무엇인지를 밝혀낼수 있고 이런 관계가 드러나면 범인의 윤곽을 잡는건 그 다음순서

차츰 용의자들의 범위를 좁혀나가 그 사람들의 알리바이를 조사하고 피해자와의 관계및 그 사람을 살해할만한 동기가 있는지를 조사하다보면 범인을 잡을수 있다.

그래서 모든 사건에는 누가 범죄의 동기를 가지고 있나 그 사람을 찾는게 범인을 잡는 지름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복잡해진 현대사회에선 어느샌가 이런 공식을 따르지않는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보통의 사람이 볼땐 살해동기가 명확하지않는 살인을 위한 살인사건이나 이른바 묻지마살인사건 같은 불특정다수를 향한 분노와 좌절의 표현방식으로 무차별 폭행에 의한 살인사건같은게 그런 예다.

이 책 `꼬리많은 고양이` 역시 보통의 시각으로는 이해할수 없지만 스스로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행한 살인사건이 등장하고 있는데 세계대전이나 대공황과 같은 인간이 극복하기 힘든 고통을 연이어 견뎌낸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온갖 신경증에 시달리며 마음속에 쌓인 분노가 이른바 묻지마 범죄의 배경이 되고 그런 시대적 배경에 맞춰 우리의 명탐정 엘러리 퀸도 변화의 길을 모색한듯하다.

완벽에 가까도록 냉철하고 이성적이던 엘러리는 이번사건에는 지난 사건에서의 과오로 자신감을 잃고 괴로워하며 더 이상은 다른 사건을 수사하는데 앞장서거나 사건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지않는 패배자의 모습을 하고 있어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데 명확하게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보던 모습은 간 곳없고 사건이 벌어지는 내내 갈팡질팡 하는 자신감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기존의 그를 아는 사람이라면 조금 어리둥절할수 있지만 인간적인 엘러리 퀸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는 설명을 읽는다면 그의 이런 실수와 행동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될것이다.

범죄자의 윤곽조차 알수 없는 가운데 연이어 살해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을 바라보는 시민들이 느끼는 공포가 점점 더 커지면서 폭동직전까지 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그리고 그런 다수의 공포와 광기에 선동적인 미디어는 어떻게 사람들의 두려움을 키우고 그 과정에서 이득을 취하는 지...집단의 광기가 순식간에 폭도로 변하는 모습까지를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꼬리 많은 고양이`는 마치 현대사회의 범죄와 집단의 광기를 그리고 있는듯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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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내일이 올거야
이시다 이라 지음, 이규원 옮김 / 작가정신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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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으로 일자리조차 얻을수 없는 젊은 취업자들은 연애도 결혼도 일자리도 모두 포기한 채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들다는 뉴스는 더 이상 새로운것도 없는 뉴스아닌 뉴스가 된지 오래고 이런 사정은 이웃나라인 일본도 마찬가지인듯하다.

이런 젊은 세대의 힘든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 `괜찮은 내일이 올거야`에서는 지나치게 무겁지도 심각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조금만 노력하면 괜찮은 미래가 올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이야기하지않고 진솔하게 그리고 있어 훨씬 더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어느날 갑자기 다니던 공장에서 해고도 아닌 계약해지를 당한 4명의 청년 슈고와 호센, 신야 그리고 요스케는 도쿄로 돌아가봐야 별다른 일이 있는것도 그렇다고 마땅한 일자리가 있는것도 아니어서 그곳 도쿄까지 걸어가겠다는 슈고를 따라 뜻하지않게 도보여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자신들의 일과를 매일매일 블로그에다 올리는 신야의 노력으로 사람들에게서 인기를 얻게되고 매스컴에서도 주목하게 되면서 처음의 단순한 목적 즉 도쿄까지 걸어서 가자라는 취지는 어디로 사라지고 이런 사람들의 관심을 기회로 자신이 뜻한 바를 이루고자 하는 야심가인 신야의 기획에 따라 처음부터 부당하게 해고를 당해도 어디다 말 할 수 조차 없고 그저 부품처럼 쓰다 버려지는 취급을 당하는 계약직의 비애를 항변하기 위해 도쿄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탈바꿈된다.

이렇게 변색되어 버린 이들의 도보여행은 점점 더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들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언론과 정치권의 합세로 마치 실업으로 고민하는 젊은 청년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되고 이 과정에서 처음부터 언론이나 사람들의 관심을 꺼려하던 슈고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그저 걷고 또 걸으면서 평소에는 눈여겨 보지않았던 바다며 숲 그리고 도로를 눈여겨보게 되고 자신들이 어떤곳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몸으로 느끼게 되면서 스스로를 뒤돌아보기도 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것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를 가지게 되는 4명의 젊은 청춘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괜찮은 내일이 올거야`는 마치 오늘의 우리모습을 그린듯해서 훨씬 더 공감이 갈 뿐만 아니라 이 과정을 직접 사진으로 찍어 올려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매일 매일 업그레이드해서 교감하는 모습과 문제가 생겼을때 해결하는 방식이나 인기를 얻었을때 하는 행동들이 모두 주위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요즘 아이들 모습과 닮아있어 더 몰입해서 읽게하는 힘이 있다.

기성세대와는 다른 사고를 하고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그들을 보면서 일자리도 없고 돈도 없어 연애도 할수 없지만 그래도 꿈은 꿀수 있고 그렇다면 제목처럼 괜찮은 내일이 올것같은 희망을 느끼게 했다.

죽도록 걷기만 하는 힘든 여정속에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뜨거움을 식혀주는 비,밤에 누워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 그리고 같은 곳을 목표로 걸어가는 친구들... 이들 젊은 4명의 청춘들이야기를 읽고 난 후 도보여행의 유혹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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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차일드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옥타비아 버틀러 지음, 이수현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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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공상과학 ,판타지 장르하면 왠지 어렵고 좀 딱딱하며 잘 모르는 광활한 우주 저 너머를 주배경으로 낯선 외계인과 전쟁을 하고 막 이런 내용일거라는 편견은 어디서 생긴건지 모르겠으나 이 지독한 편견은 좀체 깨지지않아 온갖 책을 가리지 않고 읽을때에도 왠만해서 선뜻 손이 가지않는 장르의 책이었다.

그런 나에게도 이런 장르는 특히 남성들이 독무대처럼 활약한다는걸 알고 있어서 이 책 `블러드차일드`를 아무런 정보없이 읽었을때 당연하게도 남자 그것도 백인남성이 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않았는데 작가의 소개글을 읽고 여성작가라는 점에 놀라고 게다가 흑인여성이라는 점에 또 한번 놀랐다.

일단 책은 7편의 단편과 2편의 에세이로 엮여져있어 나처럼 sf물을 읽는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장편보다 가볍게 시작할수 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싶다.

거기다 책 내용도 생각보다 어머어마하게 과학적이거나 기괴한 상상력의 폭발로 정신을 헷갈리게 하지도 않고 낯선 용어의 범벅으로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는게 아닌 지금 현재 우리의 모습과 흡사하거나 닮아있는데 약간의 과학적 버젼업을 했거나 우리가 그저 막연하게 상상만 했던 이야기를 펼치고 있어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게 읽을수 있었다.

남자가 임신을 한다면? 누구나 한번쯤 막연하게 생각해봤던 일이지만 생물학적 특성이나 기타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얄팍한 지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알고 있기에 상상으로만 생각해봤던 일을 보란듯이 옥타비아 버틀러는 남자가 임신을 하고 게다가 마치 기생충의 숙주처럼 몸안에서 자신의 피와 살을 먹고 자라는...심지어 인간은 노예처럼 배속에다 인간종족이 아닌 생명체의 유충을 품게 된다는 쇼킹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블러드 차일드`는 모든 종에서 인간만이 우월하고 모든종의 주인이라는 오만을 비웃는것 같다.광활한 우주엔 인간보다 더 우수하고 앞선 종이 있을수 있다는 가정하에...

하지만 왜 다른 단편을 두고 `블러드차일드`를 제목으로 하고 맨 앞에 둔 건지 알수 있을 정도로 sf장르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또 병을 치료하기 위해 쓰여진 치료제의 부작용으로 한번이라도 그 치료제로 치료를 받았다면 누구라도 피해갈수 없는 DGD라는 질병은 스스로의 신체를 훼손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표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저녁과 아침과 밤` 이 두편은 7편의 단편중 그 내용이 가장 그로데스크하고 쇼킹한 내용이면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다 과학적인 소재를 이용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가까운 친척` 같은경우는 그냥 일반적인 단편에 가깝고 `말과 소리`는 세상이 갑자기 모든것으로부터 단절되어 어떤 사람에게는 인지 능력을 빼앗고 어떤 사람은 말하고 듣는 기능을 또 다른 사람에게는 읽고 쓰는 기능을 앗아가버려 서로 소통이 불가능한 세상이 얼마나 악몽같은지를 그리고 있는데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재미가 있었을 뿐 아니라 이런 사회도 아닌데 서로 대화를 하지않고 자신만의 주장을 하며 폭력으로 그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현대사회의 단절을 비꼬는것 같아 흥미로웠다.

약물중독과 알콜중독등으로 환상과 환청을 보고 제정신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넘어감`이나 신과의 대화,종교적 색채가 강한 `특사`와 `마사의 책`등 현재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다 신과의 대화라는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현실을 비꼬고 있다.

서로 말을 하면서도 소통되지못하고 타인을 위협하고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는 세상,돈이라면 앞으로 어떤 불행이 닥칠지 예상하고서도 모른 척 외면해서 수많은 피해자를 양성하는 현대의 기업들...온갖 넘쳐나는 약물과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나 암울할까? 심지어 인간이 주인이 아닌 세상이라면...

언뜻 어둡고 암울한듯한 세상을 그리지만 밑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 앞으로도 마냥 어둡기만 한게 아닌 약간이지만 발전할 기미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어 읽고나서도 어둡거나 두렵다고 느껴지지않는다.

또한 작가로 그것도 당시에는 전혀 생각도 못한 흑인 전업작가로 살아갈 결심을 하고 그런 길을 걸어왔던 자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에세이도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덤덤하게 그리고 있지만 얼마나 힘든 여정을 걸었는지 알수 있어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다.

단편을 읽었으니 그녀 스스로도 말했듯이 그녀가 잘한다는 장편소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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