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의 죄 - 범죄적 예술과 살인의 동기들
리처드 바인 지음, 박지선 옮김 / 서울셀렉션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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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소호라 하면 예술가들이 모인 예술가들의 거리라는 인식이 강한데 그런 곳이었던 소호도 어느샌가 자본이 흘러들어 임대료는 폭등하고 명품이 조금씩 늘어가는... 여느 도시의 힙한 곳과 다를 바가 없어지고 있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하기야 요즘은 어디든 색다른 곳으로 유명세를 타다 보면 자본이 흘러들고 그 자본의 논리에 따라 모든 것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원래 있던 주민들은 하나둘 내몰리고 온갖 프랜차이즈나 명품점이 자리를 차지해 처음 그곳이 유명세를 떨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라지고 그저 그렇고 그런 곳으로 전락해버리는 일이 악순환되고 있는듯하다.

이 책 소호의 죄는 그들이 어떻게 타락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소호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미술 중개인으로 살아가던 잭슨의 오랜 친구 부부가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시작되는 소호의 죄는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그곳과 예술가라 칭하는 사람들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름난 미술작품 컬렉터인 어맨다 올리버가 자신의 집에서 총으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남편이자 억만장자인 필립이 자신이 아내를 죽였다고 경찰서에 가서 자백하면서 이 비극적인 사건은 쉽게 풀리는듯했지만 필립의 변호사가 개입해 그가 사건 발생 당시 다른 곳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제시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경찰이 범행을 자백한 범죄자를 쉽게 놓아줄 리 없고 필립의 회사에서는 사립탐정을 고용해 그의 무죄를 증명하고자 하는데 그 사립탐정은 이 들 부부의 오랜 절친이자 필립의 딸 멜리사의 대부이기도 한 잭슨의 또 다른 친구인 호건이었고 필립의 무죄를 믿고 싶은 만큼 어맨다를 죽인 범인을 꼭 찾고 싶은 마음에 호건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도움을 준다.

잭슨의 소개로 어맨다에게 앙심을 가질만한 용의자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그들의 알리바이를 추적하는 호건은 지금은 사립탐정이지만 경찰 출신이 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 충실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보통의 평범한 남자였고 그런 그의 눈에 소호에 사는 자칭 예술가라는 사람들의 행태는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

특히 필립은 아내를 두고서도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곁눈질하고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걸로 유명한데 그 문제가 두 사람의 다툼의 원인이었기에 어맨다의 죽음에서 책임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두 번째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필립의 전처인 앤젤라

그녀는 필립의 아이를 낳은 후 그의 바람 상대였던 어맨다 때문에 버림받았고 이혼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필립에 대한 미련과 원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용의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세 사람의 처음과 끝 그리고 애증관계를 모두 알고 있는 잭슨은 그래서 그들이 사건 당시 내세운 그들의 알리바이가 분명함에도 그들을 완전하게 믿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혹은 호건을 내세워 그들을 조사하고 그들의 행적을 뒤쫓는 과정에서 어맨다와 필립의 어린 딸인 멜리사 주변을 맴돌고 있던 젊은 예술가 폴의 수상함을 눈여겨보게 된다.

소호 주변을 맴돌면서 자칭 예술가라 칭하며 그가 하는 예술 활동이란 게 유명한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는 그렇고 그런 행위이지만 그가 소호의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진 이유 중 하나가 잘생긴 그의 외모 덕분이란 걸 간파한 호건과 잭슨은 그에게서 비밀스러운 냄새를 맡고 집요하게 그의 뒤를 쫓다 그의 비밀스러운 작업에 대해 알게 된다.

평범한 호건의 눈에 그들 소호 사람들은 예술을 핑계로 난잡하게 놀아나고 끊임없이 배우자 몰래 바람이나 피우면서도 외부의 사람은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그들만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쓰레기 집단이나 다름없었고 그림이나 조각 혹은 사진 한 장에 거래되는 가격이 어떤 식으로 형성되고 부풀려져 부자들의 배를 채우는지 그 과정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하기야 평범한 사람 누군들 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을까

평범한 예술가들이 모여살던 소호가 넘쳐나는 자본에 의해 예술에 가치가 메겨지고 또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갤러리에 전시를 해서 서로 사고파는 과정을 통해 또다시 가격이 올라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드는 데 이용되는 것 그 이상이 아닌 오로지 그들만의 리그나 다름없었다는 씁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현대 미술이 어떻게 어린 예술가들로부터 쉽게 작품을 손에 넣고 그 작품을 홍보를 통해 가격 형성을 해 부를 창출하는지... 그리고 그들이 예술이라 하는 것과 외설의 그 모호한 경계를 어떤 식으로 이용하는지 그 이중성과 그들만의 논리를 꼬집고 있는 소호의 죄는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와 예술세계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고발이 적절하게 잘 섞여있어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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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이를 깨드립니다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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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보면 이런 식으로 사건 외 관계자가 우연히 사건 이야기를 듣고 그 사건을 풀어가는 책이 제법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런 점으로 보면 방향은 비슷하지만 여기에서 사건을 듣고 해결하는 사람은 오로지 그 사건의 알리바이를 깨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래서인지 당연하게도 사건 그 자체보다 그 사건에서 용의자가 내세운 알리바이의 허점을 찾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데 얼핏 봐서 좀체 빠져나가기 힘든 촘촘한 시간의 틈새 모순점을 찾아 단박에 사건을 해결하고 있다.

이렇게 타고난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의 직업은 시계수리업자이자 순진한 토끼 같은 외모의 20대의 아가씨

그녀가 어리다고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이 그녀가 시계 수리공이셨던 할아버지 밑에서 시계를 수리하는 법과 더불어 알리바이를 깨는 법을 배운지도 십수 년인 자타 공인 베테랑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사건을 물어다 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아닌 경찰이 된지 오래되지 않은 신입 형사라는 설정도 재밌는 부분이다.

우연히 시계의 약을 갈러 들른 이곳 <미타니 시계점>에서 시계의 약을 가는 동안 그의 눈에 들어왔던 문구가 바로 알리바이를 깨 드립니다라는 문구였고 마치 뭐에 홀린 듯 지금 수사 중인 사건에서 용의자의 알리바이를 깨 줄 수 있는지 호기심 반 기대반의 심정으로 의뢰했다 단숨에 사건을 해결하게 된 것을 계기로 사건이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그녀를 찾게 된다는 설정이다.

그가 그녀에게 사건을 의뢰할 때마다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는데 단순한 사실만을 근거로 지금 현재 경찰들이 용의자의 어떤 알리바이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지를 군더더기 없이 짧게 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인데 사건 자체도 복잡하지 않고 나오는 사람도 간단하지만 무엇보다 사건이 발생한 후 빠르게 용의자를 지목하고 있다는 점이 또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왜 이런 사건이 발생했는지 용의자의 심경이라든가 피해자의 사연 등등 사건 자체에 깊숙이 들어가 범죄사실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보기엔 쉬워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치 퍼즐을 풀듯이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이 내세운 철벽같은 알리바이에서 작은 허점이나 단서를 이용해 그 자체를 깨부수는 데 흥미를 가지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듯..

의외로 알리바이를 깨는 데는 그 사람의 평소 습관이나 순간적으로 나온 말 중에서 단서를 찾기가 쉽고 스쳐지나치기 쉬운 데서 그 사건 해결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선 그런 부분에서 특히 날카로운 감각을 발휘하는 것 같다.

짧은 분량의 단편이라 읽기에도 부담 없고 사건 자체도 지나치게 무거운 소재가 없으며 작은 단서로 수수께끼를 푸는 재미가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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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은 탐정도 불안하다 한국추리문학선 8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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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결 사건을 두고 유명 프로파일러와 아마추어 추리 클럽 회원 간에 대결을 벌인다?

그리고 그 상황을 모두 카메라로 담아 방송을 한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고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에 환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는 점을 간파한 방송국 제작팀은 급하게 대결할 팀을 꾸린다.

한때는 사람들로부터 찬탄과 더불어 인기도 치솟았던 프로파일러 감건호는 이제 하는 방송마다 폭망하고 프로파일러로서의 능력도 의심받는 처지기에 방송국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다.

그에겐 아마추어와의 추리 대결이 굴욕적이지만 방송 시청률만 올릴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심정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나 `왓슨 추리 연맹`이라는 아마추어 클럽의 멤버 중 한 사람이 그의 신작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그가 한 프로 파일링의 잘못된 점을 꼬집어 망신을 준 적이 있는... 그야말로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는 게 그의 기분을 더욱 저조하게 만들고 그 회원들에게 약간의 힌트도 주고 싶지 않다.

반드시 자신이 이 사건을 해결해서 아마와 프로의 차이를 확실하게 보여주리라 마음먹고 해당 사건이 발생한 곳 고한으로 향한다.

추리 연맹 회원들은 그야말로 스스로가 좋아서 사건을 조사하고 그 사건을 이리저리 짜 맞추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순수 동호회이기에 멤버 각자가 하는 일은 따로 있었다.

어릴 적 우연히 목격한 삼촌의 억울한 죽음을 보고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고 싶다는 마음에 법의관이 되고 싶어 하는 해부학과 대학원생, 아픈 사람의 손과 발이 되고 싶다는 사명을 가지고 있는 대학 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탐정이 되고 싶어 하는 농수산물 시장 상인 등 각자가 하는 일은 달라도 이들은 미스터리한 문제를 다각도로 연구하고 그 수수께끼를 푸는 일을 몹시 좋아한다는 공통 취미를 가지고 뭉친 친구들이다.

그들에게도 역시 이번 방송 제의는 이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즉 민간인이 사건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어 아쉽던 부분을 해소하고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기고 제의를 받아들인다.

당연히 사건을 해결하면 더욱 좋은 일이고... 이렇게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대결에 임한다.

그들에게 내려진 과제는 2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 한 20대 여자를 찾는 일이다.

그녀의 이름은 김미준

그녀가 사라질 당시 그녀의 방에서 다량의 출혈이 있어 사건성이 의심되지만 경찰은 그녀가 우울증이 있었다는 이유로 단순 가출로 처리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다 뒤늦게 사건성을 인식하고 조사하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증거들이 사라지고 난 후였기에 남은 증거도 없었고 당연히 그녀의 행방도 묘연한 채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제 프로파일러를 위시해 추리 연맹팀과 방송국 제작팀이 모여 사라진 김미준의 행적을 따라가지만 그녀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

여기에다 자신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고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감건호는 추리 연맹을 방해하기 바쁘고 그들이 약간의 허점이 보이기라도 하면 훈계를 하기 바쁘다.

이런 모든 점은 그 역시 불안하기 때문이다.

어느새 시대에 뒤떨어지고 그가 하는 방송은 모두 폭망해서 이번 방송마저 제대로 터져주지 않으면 더 이상은 방송일을 할 수 없을 거란 불안감은 그로 하여금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고 자신도 모르는 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사소한 일에도 짜증 부리기 예사인 요즘 세대들이 싫어하는 꼰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반면 처음부터 부담 없이 가볍게 흥미를 가지고 사건에 임했던 추리 연맹팀은 사라진 미준의 행적을 뒤쫓으며 피해자가 느꼈던 외로움과 절망 그리고 사라진 딸의 행방을 몰라 괴로워하고 무너져가는 미준의 엄마를 보면서 점점 더 진지해지고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사라진 미준을 찾는 방식도 두 팀은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데 주변 인물을 조사하고 그녀의 행적을 따라가는 정통적인 수사기법을 보여주는 감던 호와 달리 추리 연맹팀은 요즘 사람들답게 sns 같은 걸 적극적으로 활용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그녀의 행적을 추적해간다.

sns 나 블로그 같은 걸 이용해서 그 사람의 행적을 추적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묘사되어있는데 그런 쪽으로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이 봐도 참으로 신기할 정도로 몇 사람만 거치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이 언제 봐도 신기하기만 하다.

하지만 역시 사건은 어느 한쪽의 방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고 결국 두 팀이 단결해서 서로 수사한 걸 공유하는 순간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각자가 가진 불안과 문제점을 직시하게 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출발하게 된 건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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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재일 수 있다 - 당신의 재능을 10퍼센트 높이는 신경과학의 기술
데이비드 애덤 지음, 김광수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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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평생 자신의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말이 어느새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뇌에 대해서 밝혀낸 부분 역시 아주 적은 일부분이기에 여전히 뇌 분야는 우리가 밝혀내고 연구해가야 하는 분야라 생각하는 데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신경과학 그중에서도 특히 뇌신경 과학 분야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사람의 지능은 변하지 않는다고만 믿었고 또 그게 당연시되고 있었지만 신개념의 약과 전기 자극을 통한 인지강화 기법으로 지금의 지능을 조금 더 업 시킬 수 있다는 걸 연구를 통해 밝혀내고 그 입증 과정을 스스로 실험 군이 되어 느끼는 변화를 하나씩 저술하는 과정이 한편의 소설을 보는듯한 재미를 주고 있는 이 책은 전문서적이라면 딱딱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을 조금 깨고 있다.

일단 서술하는 용어 자체도 전문용어가 난무하고 어려운 단어가 줄줄이 쓰여져 있어 전공하는 사람이나 그쪽으로 해박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책장을 넘기기 힘든 여느 전문서적과 달리 되도록 쉬운 말로 충분히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 책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

사람의 지능은 유전이 많이 차지하고 있고 이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이제까지는 정설이었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우생학이라는 걸 내세워 유대인을 말살하려는 나치의 폭력이 있었고 많은 나라에서 지적 장애나 기타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들이 있었으며 지금까지도 흑인의 지능이 백인들의 지능보다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흑인들 전체를 얕잡아보는 사람도 있는데 지금의 신경과학 분야의 발전은 이런 정설을 뒤집어 사람의 지능을 후천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는 주로 모다피닐이라는 약물을 통한 방법과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모다피닐이라는 약물을 투여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더욱 호기심이 생기는 부분은 뇌에다 적은 전류를 흘려보내 직접 뇌에 자극을 준다는 발상을 하는 뇌 전기 자극 분야다.

가만 보면 뇌에 전류를 흘려보내는 방법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행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오래전 본 영화 프랑켄슈타인에서 죽은 사람들의 장기를 훔쳐 와 또 다른 사람을 만들어 낸 후 그가 깨어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게 아마도 전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도 이미 사람들의 몸은 전도체이며 근육들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작은 전류가 늘 흐르고 있는 상태였다는 걸 알고 있었고 이를 통해 죽은 사람마저 깨어나게 하는 데 그 방법 즉 전기 자극을 이용한 것처럼 보인다.

어쨌든 현대의 의술에서 전기 자극을 통한 병적 치료는 더 이상 낯선 것이 아닌듯하다.

경미한 우울증에도 그리고 간질발작에도 적절한 전류를 통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이를 통해 병이 호전되는 게 입증되었다면 뇌에도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을까

모다피닐을 복용하고 뉴런이라는 신경 물질에 약한 자극을 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사람의 지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직접 몸으로 체험해 전 세계 천재들의 집합소인 멘사 시험을 보는 엉뚱함을 보여주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약물을 복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그리고 뇌에 전기 자극을 준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은 해소될 수 있을듯하다.

앞으로 인류가 밝혀내야 할 병이 많지만 특히 뇌 분야 쪽은 밝혀진 것보다 아직 못 밝혀내고 있는 부분이 대다수이기에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라도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쉽지는 않았지만 아주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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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하지 않는 남자 사랑에 빠진 여자
로지 월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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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한때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설명하는 복음서와 같았던 화성에서... 금성에서... 책과 같은 류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다.

약간의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했다지만 읽을수록 안타깝고 가슴 아픈... 그래서 요즘같이 스산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 읽기 제격인 책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로맨스 소설이라 하면 떠오르기 쉬운 20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도 점수를 주고 싶다.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 첫눈에 호감을 느끼고 그 남자와 일주일을 같이 한 후 다시 돌아온다는 약속을 하고 떠난 남자가 이후로 연락 한 번 없을 뿐 아니라 sns도 끊어버렸다. 물론 이메일을 보내도 답장조차 않는다.

이런 일은 솔직히 흔하다면 흔한 이별 방식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경우 그 사람에게 상대를 잊으라는 충고를 한다.

그 남자 혹은 그 여자의 마음이 떠났다고... 속상하겠지만 받아들이라고...

이혼 절차를 밟고 있던 사라에게 일어난 일이 이런 일이었고 당연하게도 주변의 친구와 동료들은 그녀에게 안타깝지만 그를 잊으라 한다.

그는 그저 한때의 즐거움으로만 여겼을 뿐인 나쁜 놈이라고...

하지만 사라는 그 말을 믿을 수 없다. 그 남자 에디와 함께 했던 일주일은 꿈만 같았고 그와는 모든 것이 통한다고 생각했을 뿐 아니라 그가 자신에게 보여준 진심은 절대로 거짓이 아니었다는 걸 그녀는 알지만 주변 사람들은 다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인정할 수 없어 괴롭기만 하다.

이렇게 어느 날부터 갑자기 연락이 안 되고 연락을 끊어버린 남자 에디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라의 이야기와 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이 책을 보면서 전화조차 하지 않고 잠적해버린 그 남자의 이별 방식에 에디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다.

어릴 적에 떠난 사랑하는 동생과의 아픈 과거도 견뎌내고 자신의 일에선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 겨우 남자 그것도 일주일간 함께했던 남자를 못 잊어 괴로워하고 일상생활이 안될 정도로 흔들리다 남자에게 연락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온갖 것들을 하고 있는 모습은 주변에서 누가 이렇게 행동했다면 좀 지질하게 보이고 적당히 하지 싶은 마음이 들 정도지만 에디와 함께했던 일주일간의 모습이 이야기 중간중간에 나오면서 그녀가 왜 그가 떠났다는 걸 인정하지 못하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했다.

분명 에디와 잠시 이별할 때 분명 다음을 기약했고 두 사람의 모습은 사랑에 빠진 연인의 모습이었으며 무엇보다도 에디가 삶을 대하는 태도는 절대로 가볍게 누군가를 쉽게 만나 쉽게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사라가 느끼는 혼란이 십분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왜 에디는 이런 선택을 한 걸까

그가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오면서 이야기는 급속도로 속력을 내기 시작하고 엄청난 몰입감을 보여준다.

두 사람의 운명이... 사랑하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워 가슴이 먹먹해졌고 도대체가 해방구가 없는 듯 보이는 두 사람의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될지 뒤로 갈수록 한순간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다.

사라와 에디의 사랑을 보면서 사랑만큼 깨지기 쉽고 놓치기 쉬운 것도 없으며 사랑만큼 사람을 절대적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없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식상한 로맨스에 질린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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