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
미즈키 히로미 지음, 민경욱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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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렇지만 일본 역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이나 대우는 천양지차이라 정규직으로 입성하지 못한 직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정규직 취업에 실패하고 파견직으로 여러 회사를 전전하며 겪는 부당한 대우와 차별에 스스로 일을 선택하겠다는 굳은 결심을 가지고 각고의 노력 끝에 사회보험 노무사 시험에 합격한 히나코

원래부터 하던 일의 연장이라 곧바로 4명이 일하는 작은 노무사 사무소에 취업해 현장에 투입되지만 그녀가 마주한 클라이언트들의 의뢰 내용은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게다가 노무사라는 직업이 노동자의 편에 서서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일을 하는 직업이라고만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사회보험 노무사라는 게 의외로 회사와 계약을 맺어 각종 노무와 관계된 일이나 임금 문제, 직원의 고용에 있어 따라오는 각종 허가사항을 대행하는 일을 한다는 것부터 오판을 해서인지 책 내용마저 생각했던 방향과 다른 전개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 의외였다.

처음 생각에는 일을 하면서 노동자가 기업으로부터 겪는 온갖 부조리한 일과 부당한 처우에 대해 노동자를 대신해서 기업에 항의하고 이의를 제기해 통쾌한 한방을 날리거나 시원한 결과를 가져오는 사이다 같은 스토리를 예상했었는데 그런 식의 전개가 아니라 오히려 일을 하면서도 몰랐던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거나 혹은 기업이 당연히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기업이 행정 위반이나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각성시키고 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해 설득하는 정도에서 그칠 뿐이고 그런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받을 수 있는 부당한 대우를 개선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그것조차도 기업의 입장에 서 있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히나코가 클라이언트인 기업의 의뢰를 받아서 문제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우리 역시 흔히 겪는 문제들이 대부분이기에 이런 전개보다 뭔가 속 시원한 결말을 원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겉으로는 다른 문제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건 그냥 표면상의 문제일 뿐 그 속에는 직장 내 괴롭힘이나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성적인 차별, 정시 퇴근할 수 없는 구조 문제 혹은 출산과 육아에 있어 늘 불이익을 당하는 여직원들의 문제 등등

그렇다면 클라이언트인 기업의 편에 서서 일을 해야 하는 사회보험 노무사라는 직업의 특성 때문에라도 이렇게 노사 간에 문제상황이 발생 시 노동자의 편을 들기 힘든데 왜 하필 사회보험 노무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차라리 마음껏 을인 직원의 편에 서서 부당함에 목소릴 내고 억울한 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노조를 내세워 기업을 상대로 시원하게 한방 날려주는 편이 휠씬 더 시원함과 카타르시스를 주지 않을까?

여기서 주인공인 히나코가 병아리라 불리는 사회보험 노무사로 초짜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그만큼 노무사로 일한 경험이 적고 자신 역시 언제 잘릴지 모르는 파견사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히나코는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넘어가거나 무시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게 위해 남다른 열의와 정성을 보임으로써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문제를 발견해 적극적인 중재를 하는 걸로 업무 미스터리를 해결해나간다.

그럼으로써 기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보여주고 그 문제에 법적인 조항을 알려줌과 동시에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적절한 균형을 보여주고 있다.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잡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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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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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머물던 호텔의 탁자 서랍에서 우연히 발견된 원고를 읽고 단숨에 매료된 안느 리즈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읽고 마는 걸로 끝나지 않고 그 원고 속에 쓰인 주소로 원고와 함께 편지를 보내면서

이 우연이 믿을 수 없는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128호실의 원고는 안느가 원작자로 추정되는

살베스트르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하는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편지로만 주고받는 서간체 소설이다.

서간체 소설로 유명한 작품이 몇 있는데 서로 간에 느끼는 감정이나 사건들을 편지로만 묘사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여차하면 단순하게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처럼 평이해질 수 있어 독자의 시선을 잡는 것 역시 쉽지 않아서인지 서간체 소설이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 책 128호실의 원고는 캐나다에서 잃어버렸던 원고가 어떻게 프랑스의 그 호텔 서랍에 있을 수 있었는지 그리고 누가 그 뒷이야기를 이어서 썼는지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와 우연히 원고를 읽었던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드라마적인 요소에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까지 여러 장르가 다양하게 섞여 단숨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이 있다.

편지에 수수께끼와 드라마틱 한 사랑 이야기가 섞인 또 다른 소설 건지 감자껍질 파이 클럽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둘 다 재밌는 소설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2차 대전이라는 무거울 수 있는 시대적 배경에 비해 200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이 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내용 역시 부담 없이 읽기엔 좋은 것 같다.

오래전 한창 피 끓는 나이에 소설을 쓰고 그 소설을 평가받기 위해 캐나다로 향했다 어이없이 원고를 잃어버리고 그 이후 글을 쓰는 것에도 의욕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던 살베스트르에게 느닷없이 이름도 모르는 여성으로부터 당신의 원고를 읽었다는 편지는 얼마나 큰 놀라움을 안겨줬을지 짐작이 간다.

그리고 그 이후 그가 보인 반응 즉 그녀에게 원고를 찾아준 것에 고마움을 전하지만 그녀가 그 원고를 추적하는 것에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그의 심정도...

여느 사람들이라면 여기서 멈추겠지만 안느라는 여자는 다르다.

그녀는 평소 적극적이고 궁금한 것을 못 참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참견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다소 오지랖이 있는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사람들에게서 쉽게 협조를 얻어내 그 원고의 여정을 쫓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한다. 이제 그 원고는 작가 한 사람의 원고가 아니라 모두의 원고가 되었고 그런 그녀의 관심이 언젠가부터 사람들과의 관계를 멀리하고 사람들을 피해서 은둔자처럼 생활하던 살베르트르를 변화하게 하는 힘이 된다.

그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그 원고의 여정을 쫓아가는 데에는 그 소설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과연 누가 그 뒷이야기를 쓴 건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탓이기도 했다.

그렇게 또 다른 작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살베르트르의 원고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고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데 그 하나하나의 사연을 따라가는 것 역시 편지를 읽는 재미와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그 소설은 은둔자였던 살베르트르를 자신의 거주지에서 벗어나게 했고 안느의 친구이자 이 과정의 또 다른 조력자인 마기가 남편과 아이를 잃어버린 상처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게 했을 뿐 아니라 누군가 가슴 아픈 사랑의 비밀을 밝혀내기도 한다.

원고를 찾기까지의 긴 세월이 말해주듯 그 세월을 거치면서 원고를 접했던 사람들의 변화된 삶도 그리고 그들 각자의 사연도 잔잔한 감동을 주지만 이 원고의 여정을 쫓으면서 서로 몰랐던 사람들이 새로운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도 아름답게 그려져있다.

누군가에게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누군가에게 상처를 돌아보고 마주할 힘을 주는 원고는 또한 중요한 일은 내일로 미뤄선 안된다는 교훈도 주고 있다.

한 편의 소설이 어떻게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지 그 여정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는 128호실의 원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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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첩보전 2 - 안개에 잠긴 형주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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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신 역시 쓰다 버릴 장기판의 졸이었음을 죽음의 순간 깨닫게 되는 진주조의 가일은 생각지도 못한 한선의 도움으로 죽다 살아나지만 너무 많은 비밀을 알게 된 그를 조비가 살려둘리 없고 결국 상관의 도움으로 위를 떠나 동오로 오게 되면서 이곳 오나라에서 그가 보고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이 2편이다.

그의 재능을 귀히 여긴 오나라 오후 손권의 여동생 손상향의 발탁으로 이곳 동오에서도 해번영의 도위로 적을 두지만 당연하게도 적이었던 그를 받아들이지 않아 겉돌고 있다.

오나라 역시 겉으로는 평온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로는 회사파와 강동파로 크게 나눠 세력 다툼이 치열하고 그런 와중에 회사파의 이인자인 감녕장군의 암살 시도가 일어난다.

그런 시도를 눈치챈 가일의 활약으로 암살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지만 가일의 행동은 오히려 의심을 사게 되고 오랫동안 적으로 그와 싸웠던 해번영의 우청을 비롯한 사람들은 이 기회에 그를 제거하려 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뜻하지 않은 도움을 받아 오히려 의심을 벗어났을 뿐 아니라 감녕장군의 암살을 조사할 권한을 가지고 가장 의심스러운 서촉의 관우와 그 주변을 조사하기 위해 형주로 향한다.

형주는 한나라의 황실을 곁에 두고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조조의 위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손권과 유비가 동맹으로 맺은 곳이자 현재는 촉의 관우가 책임지고 있는 곳이기도 할 뿐 아니라 오랜 세월 동맹관계를 유지한 이유로 형주 사족과 강동파의 관계가 특히 돈독한 곳이고 사건의 증거인 촉나라의 연노가 가리키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감녕의 암살 미수 사건을 조사하는 데 있어 회사파와 강동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나라의 사람도 아닌 가일이 가장 객관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이기도 하다.

십수 년간 동맹으로 인해 편안하게 보이는 형주는 사실 관우 오직 한 사람의 힘으로 유지되고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 유비와 관우가 저물어가는 왕조인 한나라를 위해 조조를 척결하고자 하는 충의로 부단히 일어나 왕조를 위해 전쟁을 하고 있지만 그런 그들의 충의는 자신들의 이익과 안위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형주 사족의 반발을 사고 있을 뿐이었고 전략과 전술에는 탁월하지만 음모와 모략에는 약한 관우는 그런 은밀한 움직임에 대해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것이 패착의 원인이자 삼국의 균형이 깨지는 밑바탕이 된다.

이런 복잡한 사정에 손권의 동오에서는 그의 곁에서 회사파의 일인자로 강동파를 견제하고 오랫동안 권력을 유지해오던 여몽이 와병 중이며 다음 실권을 강동파에게 넘기려는 손권의 의지가 있었다.

당연하게도 회사파에선 다음 실권을 감녕에게 넘기려 하고 이런 치열한 권력 다툼에 감녕 암살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가일이 끼어든 형상이지만 어느 쪽에서도 그런 그가 눈에 가시로만 여겨질 뿐... 이곳에서도 가일의 위치는 바둑판의 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위치라는 걸 이제는 자각하는 가일은 스스로 살길을 도모한다.

사건을 수사하던 중 그가 데려간 해번위의 사람들을 비롯해 위에서 온 사절단까지 암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번에는 어찌해볼 도리 없이 간자로 몰려 도망치는 신세가 되지만 한선의 도움으로 번번이 위기를 벗어난다.

사건을 캐들어가면 갈수록 모든 혐의는 강동파와 형주 사족의 협잡으로 드러나지만 동맹관계인 그들이 굳이 이런 위험을 무릅쓰는 이유를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번번이 간단한 지령과 함께 꼭 살아남으라는 명을 내리는 한선의 정체와 그들의 목적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만 간다.

그리고 마침내 드러나는 손권의 야욕은 평화로웠던 형주를 안갯속 정세로 몰고 갈 뿐 아니라 전쟁에서는 더 이상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굳건하던 명장 관우가 어떻게 죽음으로 내몰렸는지 그 과정이 아주 치열하면서도 세심하게 그리고 그 속의 복잡한 정세의 변화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미 기울어져버린 왕조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것을 던지는 유비와 관우의 충의에 대한 평가가 뜻밖에도 냉정하다는 것과 비굴한 모사꾼으로 흔히 묘사되던 조조의 냉철한 판단과 왕조가 아닌 백성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노력하는 실리적인 정치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던 삼국지에서의 인물과는 많이 달랐다는 점이 의외로 느껴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삼국지의 그 유명한 명장들이 아닌 교위라는 보잘것없는 지위를 가진 가일을 통해 권력자들의 시선이 아닌 아무것도 모른 채 언제든 죽음으로 쉽게 내몰리거나 그저 작전을 위한 돌처럼 쉽게 쓰이고 내버려질 힘없는 평민들의 시선에서 천하를 내 건 패권전쟁을 보고 있다는 점이 삼국지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그 누구에게도 쉽게 속을 드러내 보일 수 없는 치열하고 치밀한 정보전

그리고 그 속에서 매미가 되기 위해 칠 년을 땅속에서 숨죽이고 살아야 했던 것처럼 뜻한 바를 얻기 위해 오랜 세월 인내하고 참아내 마침내 원하는 것을 손에 쥐는 한선이라는 조직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머리는 영민하지만 보잘것없는 가일이 과연 그 한선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그걸 지켜보는 것도 이 책의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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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첩보전 1 - 정군산 암투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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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라고 하면 완독한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 내용을 모르는 사람 또한 거의 없을듯하다.

도원결의를 맺은 유비 관우 장비의 이야기를 비롯해 조조와 제갈공명 동탁 등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영웅호걸을 비롯해 온갖 전술과 전략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천하를 얻고자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로 삼국지

그 중 특히 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많이 가진 부분은 이 들 각국의 인물들이 서로 나라의 명운을 걸고 임한 전투에서 보인 온갖 전술과 전략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 삼국지 첩보전은 바로 그 부분 ...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이름난 전투에 숨겨진 이야기와 그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정보를 훔치고 때로는 속임수를 쓰는 등 전투만큼 치열했던 은밀한 첩보전을 다루고 있다.

저물어가는 왕조인 한나라에서 세 개의 나라로 쪼개어진 위. 촉, 오는 서로를 겨누고 있는 관계다

그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큰 조조의 위나라는 한나라 왕가의 핏줄이라 칭하는 촉의 유비와 대립관계이지만 자신들에 비해 열세라고 생각해 무시하고 있던 중 명장 하후연이 이끈 35만의 부대가 전략상 중요한 요지인 정군산전투에서 생각지도 못한 패배를 하고 하후연 마저 목숨을 잃는다.

이 전투에서 한선이라는 첩자가 나타났으며 군사기밀이 이 한선에 의해 노출되었음을 알게 되지만 그 누구도 한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없다.

위왕 조조가 촉과의 전쟁을 이끌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간 한중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촉의 반격에 변변한 승리를 거두기는커녕 허도로 돌아갈 길마저 여의치 않다.

이곳 역시 촉의 첩자가 활약하고 있어 중요한 정보가 술술 세 나가고 있었고 위왕과 그의 책략가인 정욱은 양수에게 의심의 시선을 돌린다.

양수는 바로 위왕의 아들 조식의 오른팔 격인 인물로 집안 대대로 나라에 충성하고 개국공신의 집안이었을 뿐 만 아니라 부와 명예에 관심이 없어 가장 의외의 인물이지만 그렇기에 그가 바로 촉의 간자로 선택된 배경이기도 하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인물이자 가장 의심받지 않을 인물

그리고 그런 인물들을 선택해 오랫동안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조직에 녹아들게 해 필요할 때 적재적소에 그 쓰임을 다하도록 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베일에 가려져있는 한선이다.

위왕이 없는 허도에서는 자신이 아닌 조비가 세자로 책봉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던 조식에게 누군가가 암살 시도를 했고 그 사건을 수사하는 일을 하는 것이 바로 세자 조비가 이끄는 첩보조직 진주조의 교위인 가일이었다.

그 역시 사건을 수사하면서 한선의 흔적을 발견했을 뿐 만 아니라 조식이 한의 이름뿐인 왕과 결탁하고 뭔가 책략을 꾸미고 있었다는 걸 눈치채지만 증좌는 없고 심증만 갈 뿐이었다.

물밑으로 뭔가 진행되고 있지만 제대로 실체를 파악하기도 전 암살범의 공격을 받고 죽음의 위기를 겪으면서 한선이라는 인물의 정체에 한 발 다가가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들이라 그조차 자신이 맞는 건지 의심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인물이 짠 작전에 휘말렸다는 걸 허도의 성이 불타고 사람들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야 알게 되나 자신이 마음을 준 전천의 죽음 이후 삶에 별다른 미련이 없었던 가일은 죽음조차 각오하지만 그런 가일을 구해준 건 뜻밖에도 한선이었고 그의 도움으로 가일은 모든 비밀을 간직한 채 위를 버리고 촉으로 와 또다시 치열한 정보전의 선두에 서게 되는 내용이 2편으로 연결된다.

누구도 믿을 수 없고 누구도 예외를 두어 선 안되는 치열한 첩보 전쟁은 세 나라가 자신의 나라 존폐를 걸고 있기에 그만큼 치열하고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

그런 치열함 속에서 가일이나 양수와 같은 인물은 그저 장기판의 졸일 뿐 그 쓰임새를 다하면 흔적 없이 사라져가야 하는 그런 존재지만 한선의 뜻에 의해 또다시 촉에서 정보전에 뛰어든 가일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한선이라는 인물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정체 역시 궁금해서라도 얼른 다음 편을 읽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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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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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코끼리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하는 개미 그리고 그런 친구들의 말을 언제나 잘 들어주는 다람쥐

이렇게 여러 동물들이 나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다룬 톨 텔레헨의 철학동화 시리즈는 짧은 이야기에 크게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그 내용은 심오하기 그지없다.

한번 봐선 무슨 의미인지 쉽게 다가오지 않는데 다시 한번 보면 그 의미가 조금 다가오는 그런 글이랄지...

자신이 자신이라는 걸 어떻게 확신하는 거냐고 묻는 거북이의 말은 천진한 질문이지만 그 질문이 던지는 의문의 깊이는 한없이 깊다.

살아가면서 자신이 자신이라는 걸 누구에게 증명해본 적도 없고 그런 의문조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사람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떤 의미인지 한 번쯤 사색하게 하는 질문이다.

아프다는 개미의 편지를 받고 개미의 집으로 방문한 다람쥐

개미를 위로해 주고 싶고 힘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지만 개미가 얼마나 아픈지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몰라 그저 가만히 옆에 앉아 있는다.

이런 다람쥐의 모습과 태도로 우리에게 전달하는 의미는 크다.

함부로 누군가를 위로하거나 동정하지 않는 다람쥐를 보면서 누군가 아파하거나 힘들어할 때 그저 곁에서 있어주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는 걸 깨닫게 한다.

책의 가장 맨 먼저 나오는 이야기인 한 번도 넘어져 본 적 없다는 왜가리의 이야기는 이 책이 어떤 책인지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람쥐의 친구들 개구리 코끼리 코뿔소 개미 모두 넘어지지 않는다는 걸 이해할 수 없어 단 한 번도 넘어져 본 적 없다는 왜가리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왜가리 역시 스스로를 이상하다며 자책한다.

그런 모습에서 누구나 다르게 태어났는데 그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왜 그 사람을 그 사람 자체로 인정하지 않고 자신 역시 누군가와 늘 비교하는 걸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과 함께...

보통의 책에선 그런 왜가리를 그 자체로 인정하거나 혹은 이상하게 보는 친구들을 나무라거나 하는 식의 전개 끝에 교훈을 주는 말이나 글로 맺음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그냥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하는 친구들과 스스로 자책하는 왜가리의 모습으로 끝맺음을 맺는다.

글을 보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을 해 나가도록 하는 의미에서의 공백이랄까

그래서 어렵지 않은 글로 쓴 문장과 글들이지만 쉽지 않고 뭔가 이상하게 끝맺음 짓는 이야기가 많다.

철학적 사고에 익숙한 나라에서와 달리 모든 걸 다 가르쳐주는 글에 익숙한 나 같은 사람에게 그래서 더 쉽지 않았던 톤 텔레헨의 글들

몇 번을 곱씹어 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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