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형사 : chapter 4. 브로커 강남 형사
알레스 K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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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해당하는 사건을 보면 대부분 그 인과관계가 명확하다.

그래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경찰은 피해자의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샅샅이 조사한다.

그러고는 피해자가 왜 이런 일을 겪게 된 건지를 밝혀낸다.

하지만 이런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건들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런 사건들은 대부분 장기수사로 가거나 심지어는 미해결 상태가 되기도 하는 데 많은 장기 미결 사건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 강남 형사 속의 사건들도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수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출근길의 테헤란로에서 한 남자가 정체불명의 두 사람으로부터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죽은 피해자는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로 덕망이 높아 누군가로부터 원한을 살 만한 사람이 아니었고 덕분에 형사들은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작은 단서를 잡아 범인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범인과 피해자 사이에는 어떤 연관도 없을 뿐 아니라 접점이 없는 관계였다.

그렇다면 분명 이들의 뒤에서 범행을 사주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

이제 형사들은 범인의 뒤에 숨은 흑막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마치 그런 형사들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꼬리를 자르고 유유히 빠져나갈 뿐 아니라 오히려 역공을 펼쳐온다.

거기에는 대권주자인 정치인과 유명 언론인, 고위 검찰을 비롯해 이른바 권력을 손에 쥐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쥐락펴락하는 인물들이 속해있었다.

일개 형사의 힘으로 이 모든 부패의 사슬을 끊고 그들을 법앞에 세워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게 하기 위한 강남 경찰서 강력 3반의 활동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는 강남 형사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커넥션들... 권력과 자본의 그 추악하면서도 좀처럼 끊을 수 없는 연결고리에 강력한 한방을 날리고 있는 강남 형사는 이번 편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시리즈의 마지막답게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게 아닌 현재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는 권력의 부패와 이권과의 결탁이라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다루고 있다.

읽은 후 우리 사회도 이렇게 죄를 지은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벌을 받고 힘이 없어 억울한 사람이 없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든다.

가독성이 좋았고 악당 무리를 쫓아가는 과정이 크게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아서 만족하며 읽은 책

드라마로 보면 더 재밌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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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재판의 변호인
기미노 아라타 지음, 김은모 옮김 / 톰캣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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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의 암울한 환경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게 마녀재판이다.

당시 사람들이 생각할 때 자신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점이 있다면... 게다가 그 사람이 여자라면 상당수의 사람이 마녀로 몰려 제대로 된 재판을 받지 않고 화형 되거나 처형되었다.

처음에는 종교적인 이유가 많았지만 뒤로 갈수록 더 왜곡되어 그 사람이 가진 권력이나 재산을 뺏기 위한 수단으로도 이용되는 걸로 악명 높았다.

그런 이유로 책 제목을 보고 이 책을 일본 작가가 썼을 거라는 걸 짐작할 수 없었다.

일본 사람이 쓴 마녀재판이라니... 발상도 기발하고 과연 16세기 유럽에서 벌어지던 이야기를 동양인의 시선으로 표현하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 많은 조사를 거쳐 공들여 쓴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전직 법학교수 로젠이 어린 소녀 리리와 우연히 들른 마을에서 마녀재판이 열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이 마녀라고 주장하는 여자 앤에게는 마을 사람 세 명을 살해했다는 의혹이 있었고 심지어 그녀의 엄마 역시 마녀재판으로 화형 당한 이력이 있어 모든 점에서 그녀의 무죄를 증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로젠은 이 불가능한 일을 하기로 결정하고 사람들로부터 증언을 듣지만 종교적 신념과 온갖 미신을 믿고 있는 이 마을에서 그를 도와줄 사람은 전무한 상태다.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사건 당시 앤의 알리바이를 보면 그 시간에 앤이 범행을 저지르는 건 불가능한 일임이 분명하지만 맹목적으로 마법과 미신을 믿는 마을 사람들의 의견을 돌이키기엔 부족하다.

그렇다면 로젠은 어떻게 사건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앤의 무죄를 증명할 수 있을까?

절대다수가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재판에서 과학적인 증거를 앞세워 철저하게 논리적으로 진실을 쌓아서 마침내 그들 스스로 로 하여금 앤이 마녀가 아님을 깨닫게 하는...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해냈다.

읽으면서 시대적 배경이 중세 유럽일 뿐 법정 스릴러에서 마지막 결정적인 단서로 불리한 재판을 뒤집었을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작가는 주인공인 로젠 역시 부당하게 마녀라는 누명을 쓰고 죽은 연인이 있고 자신이 그녀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어둠을 가진 인물로 설정을 해서 그가 왜 그토록 많은 마녀재판에 관여할 수밖에 없었는지... 앤을 구하기 위해 그토록 위험을 무릅쓰는지에 대한 사정을 보여준다.

마녀재판에서 빛나는 활약으로 자신이 무죄라고 믿었던 앤을 구해주는 걸로는 살짝 아쉬운 마음을 마지막 휘몰아치는 듯한 결말에서 단박에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꿔버리는...

일본 소설답게 가독성도 좋았고 소재도 신선했으며 마지막에 묵직한 한 방까지!!!

본격물을 좋아하거나 특수 설정을 좋아하는 독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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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 허블청소년 4
케빈 윌슨 지음, 박중서 옮김 / 허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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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건 이 아이들이 열여섯 살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르겠다.

패스트푸드 가게, 쇼핑몰, 맨날 보던 사람들

특별하거나 별다른 일 없이 매일매일이 그날 같은 작은 마을에서 남들과 달리 특별하고 싶었던 열여섯의 아이 둘이 지루하기 그지없는 여름방학에 뭔가를 한다.

지하실에 처박혀있던 복사기를 고친 후 그 복사기를 이용해 자신들의 장난처럼 만든 그림과 뜻 모를... 그렇지만 뭔가 의미가 있는 듯한 문구를 쓰고 자신들의 피를 써서 만든 포스터

제대로 된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모두의 관심을 끌고 싶었던 두 아이들 프랭키와 지크가 만든 흑역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괴상한 문구와 기괴한 그림의 포스터는 처음에는 사람들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프랭키와 지크는 굴복하지 않고 여름 내내 여기저기에 이 포스터를 부치는 일에 열중한다.

아이들의 노력으로 마침내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되지만 역시 일은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그들을 끌고 가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그 포스터를 신종 종교에서 만들었거나 혹은 불순한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만든 것이라 오해를 했을 뿐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선 마치 유행처럼 그 포스터를 비슷하게 흉내 내거나 똑같이 복사한 포스터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사방에 난무하는 포스터의 유행을 막기 위해 경찰을 비롯해 조직까지 결성되면서 곳곳에서 마찰이 일고 폭력적인 사태로 번지게 된다.

결국 이 일로 인해 누군가가 죽는 일까지 발생하면서 프랭키와 지크는 겁을 먹게 되지만 이후의 행동에서 두 사람의 횡보는 갈라진다.

하지만 불씨를 피우기가 힘들 뿐 이미 커진 불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마을에는 소요가 발생한다.

이렇게 아이들이 장난으로 만들었던 포스터가 모두의 기억 속에 흑역사로 남게 되고 이 모든 건 잊히는 듯했지만 마침내 이 모든 걸 처음 시작한 게 프랭키였다는 걸 누군가가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현재의 프랭키를 찾아온 기자에 의해 그 여름에 있었던 일의 진상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아이들이 왜 이런 장난을 시작하게 된 건지 그때 그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처음의 장난이 어떻게 온 마을을 휩쓰는 폭동처럼 변질된 건지 그 전후 사정을 들려주고 있다.

별다른 일이 없어도 위태로운 열여섯이라는 나이에 어디로 갈 수도 없는 작은 마을에서 고인 물처럼 침잠해 있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현실 그리고 아빠의 외도로 흔들리는 집안이라는 요소들은 두 아이들로 하여금 일탈을 꿈꾸게 만들었다.

그 일탈이 자신들의 의도와 달리 마을 전체를 휩쓰는 광풍이 되길 바란 건 아니었을 뿐...

두 아이들이 느꼈을 고립감과 아빠의 부재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마음 그리고 자신들이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나 잘 표현해서 훅 몰입해 읽게 만들었다.

위태로워서 더 찬란하게 빛났던 청춘... 그 빛나던 청춘을 너무 잘 표현해서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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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사이의 우주
더그 존스턴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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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했거나 절망 끝에 선 사람들에게 특별한 일이 생겼다.

그건 바닷가에서 눈이 부시게 빛나는 섬광을 본 후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그 섬광을 본 사람 모두에게 이런 특별한 일이 생긴 건 아니었고 오직 이 세 사람에게서만 발생한 일이었다.

모든 건 바닷가에서 발견된 미지의 정체 모를 생물과 정신적으로 연결되는 일이었고 문어를 닮은 그 생명체는 오로지 동족과의 해후만을 원했다.

그들은 그것에게 샌디라는 이름을 주었고 그때부터 그들과 샌디는 한 몸이 되어 그들을 쫓는 사람들로부터 도주가 시작되었다.

사실 세 사람에게는 각자 나름의 고민과 문제들이 있었는데 16살의 고아 레녹스는 또래 친구들로부터 학교 폭력에 시달리고 있었고 헤더는 자신의 딸을 병으로 잃은 후 자신마저 불치병으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그야말로 삶의 끝자락에서 위태롭던 상황이었다.

에이바 역시 만삭인 임산부이면서 가정폭력을 휘두르고 모든 걸 억압하는 남편으로부터 간절히 벗어나길 원하고 있었지만 절대로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남편 때문에 고통받고 있던 상황이었다.

사실 외계에서 온 생명체와 인간들 간의 이야기라는 소개 글을 보고 이 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읽었을 때 이야기의 마지막은 미지의 생명체의 마법 같은 능력이나 초능력 같은 걸로 이 모든 문제를 단박에 해결하거나 혹은 어찌어찌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렸을 것이라 막연히 짐작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미지의 생명체인 샌디는 그저 그들로부터 스스로 모든 속박을 풀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에 불과할 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삶의 의지가 없었던 헤더는 샌디의 탈출을 돕고 동족과의 만남을 위해 노력하는 동안 스스로 삶의 희망을 찾고 깊은 절망감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어디에도 소속감이 없었던 레녹스는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갈 의지를 갖게 된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도록 밖에서는 철저하게 가정적인 남편 역할을 했던 폭력적인 남편에게 길들여지길 거부했던 에이바 역시 샌디를 도와 탈출하면서 남편과의 싸움에서 뒷걸음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영화 E.T를 떠올렸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영화 속의 주인공 E.T 역시 우연히 우주선의 고장으로 지구라는 별에 낙오됐을 뿐... 그에게는 지구를 해하거나 지구 침략 같은 거창하고 위험한 계획 따윈 없는 해롭지 않은 존재였음에도 그가 그저 우주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추격을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존재로 나왔기 때문이다.

책에서 샌디에게 벌어진 일과 마찬가지로...

사실 샌디는 자신을 괴롭히는 인간을 손쉽게 해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세 사람에게 의지해 동족과의 만남을 바랄 뿐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는 평화적인의 모습을 보이지만 그에 반해 샌디를 쫓는 인간은 분명한 목적의식을 갖고 그와 세 사람을 추적하면서 살인도 불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 E.T 속 나쁜 악당들처럼...

샌디의 외형적인 모습부터 마지막의 결말까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준 너와 나 사이의 우주는 읽으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도 있었고 지구에 존재하는 미지의 생명체와의 공존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줬다.

읽기는 쉬웠지만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쉽지 않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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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의 어둠
사와무라 이치 지음, 김진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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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호러나 공포가 일상을 벗어난 그 무언가의 존재로 인한 것이었다면 성인이 된 후에 공포나 호러로 다가오는 건 오히려 그런 것들보다 지극히 친숙한 주변 사람 혹은 주변에 있는 것들에 의한 것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된다.

내가 알던 사람의 이면이나 내가 친숙하게 여겼던 것의 전혀 다른 모습 같은 걸 우연히 알게 되었을 때 받게 되는 느낌은 충격과 공포 그 이상이다.

이 책 한 치 앞의 공포에서 다루는 공포스럽고 두려운 그 무엇 역시 우리가 공포나 호러라고 할 때 쉽게 연상되는 평범함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지극히 평범하거나 일상스러워서 이게 과연 공포라 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것에서 문득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유의 공포라 할까

한 권의 책안에 21편이 담길 만큼 우리가 흔히 아는 단편보다 훨씬 더 짧은... 그야말로 초단편으로 된 괴담집인 한 치 앞의 어둠 속 공포와 괴담은 솔직히 무섭거나 기괴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오히려 너무 짧은 이야기 속에서 진짜 이야기는 뭘까 하고 궁금해지는 이야기도 있고 가만 생각해 보면 섬뜩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우리가 흔히 공포 호러 소설을 읽을 때의 호흡과는 다르다.

사실 첫 편인 명소부터 그렇다.

누구가 가 투신자살하는 소릴 묘사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그런 행위를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렇다면 왜 그 장소에서 그런 행위를 하는 걸까 궁금증을 가지게 유도한 다음 이야기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급전환하고 거기서 뚝 하고 뜬금없이 마친다.

어 이게 뭐지 하는 느낌으로 다음 이야기 수로를 보면 더 괴이하다.

수로에서 축구공을 찾으러 들어갔던 소년이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마을에 괴담이 생기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가 하면 이번엔 누군가가 그 수로에 들어갔다 다른 아이가 되어 돌아오지만 어른들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얼핏 생각하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왠지 섬뜩하다.

어느 날 내가 알던 사람이 겉모양만 똑같고 속 알맹이는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는데 나를 제외하고 아무도 모른다면 하는 가정을 해보면 이게 얼마나 섬뜩하고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여기에도 이렇게 갑자기 겉은 같은 사람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 이야기가 몇 편 실려있는데 무제나 다리 아래 같은 이야기가 그렇다.

사실 동서고금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있어왔고 사람들이 뭘 두려워하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내가 알던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에 담긴 두려움이랄까

여기에는 관념적인 공포나 두려움 외에도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마주치곤 하는 상황을 엮어서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괴이한 이야기로 만들어낸 것도 있다.

부동산 임장이나 만 원 전철 같은 이야기 혹은 밤샘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같은 게 그런 식이다.

가장 재밌게 읽은 건 차가운 시간, 꾸물거림 그리고 심야 장거리 버스였다.

차가운 시간이나 심야 장거리 버스는 왠지 현실적인 공포로 느껴졌고 꾸물거림은 실실 웃다 찜찜함을 느끼게 하는 그런 느낌이었지만 책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짧은 단편들이지만 쉽게 읽히지는 않는 책...가만 생각해보면 더 무서운 책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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