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 어딘가 종교적인 색채를 띄고 있는 이 책은 종교적이라기보다 삶의 절망 끝에서 남들보다 조금 더 용기를 내 지금 현실을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세 명의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불가촉천민으로 태어나 남의 똥을 손으로 치우는 일을 하고 있는 인도의 스미타는 자신은 비록 신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어 이런 일을 하지만 자신의 딸마저 꿈과 미래도 없이 자신과 같은 일을 물려줄 수 없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목숨을 걸고 자신이 있는 곳에서 탈출하고자 한다.
캐나다에 사는 변호사 사라는 동료는 물론이고 같이 사는 사람에게도 절대로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지 않는 완벽주의에다 워커홀릭인 잘나가는 싱글맘이지만 절대로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직장에서의 자신의 위치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걸 경험하면서 스스로에게 가졌던 긍지마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그리고 시칠리아에 사는 줄리아는 3대째 내려오는 가발 공방을 자신이 이어받을 것이라 철석같이 믿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쓰러지고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되면서 공방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렇게 각자 사는 나라도 환경도 다르지만 세 사람 모두 삶의 나락 끝까지 몰려있다는 점에선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세 사람은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수 없는 힘든 와중에서도 포기라는 쉬운 선택을 버리고 남들과 조금 다른 선택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만 세상은 여자들에게 편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어 여자가 어떻게라는 편견 어린 시선 혹은 넌 할 수 없어라는 용기를 꺾는 말로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하는 사람은 주변에 늘 존재해왔고 그녀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 가장 가까이 있어 가장 먼저 용기와 격려를 보내야만 하는 가족이 대부분 가장 극심한 반대를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 세 사람의 여자 중 반대를 할 수 있는 성인 가족이 없는 사라를 제외한 나머지 두 사람들에게도 그런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힘들다고 물러서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녀들은 힘들지만 용기 있는 선택을 하고 묵묵히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걷는 모습을 보여줘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녀들의 힘든 선택을 응원하게 한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서 삶을 대하는 태도,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하는 걸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한다.
그래서 그녀들의 선택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의 결말은 작은 감동을 안겨준다.
포기할 수도 있었던 순간에도 자신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잃지 않은 그녀들의 모습은 지금 현재 어려움에 처했거나 삶의 무게에 지친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길지 않은 짧은 글에서 많은 걸 느끼게 해 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자굴 속으로 밀리언셀러 클럽 151
척 드리스켈 지음, 이효경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유대인 말살 정책을 폈던 히틀러에게 그 자신도 몰랐던 유대인 딸이 있었다는 아주 흥미로운 소재와 함께 미 특수부대 출신이지만 이제는 청부 받는 일을 하던 게이지 하트레인이라는 캐릭터를 부각시켰던 작품 `그레타의 일기`의 작가 척 드리스켈 이 이번엔 그의 히로인인 게이지 하트라인을 그야말로 지옥 같은 곳으로 끌어들였다.
청부 받는 일을 하고 있어 늘 위험에 직면해 살지만 생각보다 돈은 되지 않아 늘 돈에 쪼달리는 생활을 하는 게이지에게 헌터 대령이 큰 돈이 걸린 의뢰건을 알려온다.
게다가 의뢰인이 특별히 그를 지목했다는 말과 함께
하지만 의뢰인이 스페인의 대표적인 폭력조직의 보스라는 점과 위험하기 그지없는 감옥에 들어가 그곳에 갇힌 그의 아들을 보호해줄 것을 요구하는 그의 의뢰에 왠지 모를 꺼림칙함을 느껴 거절하고 싶지만 그곳 스페인에서 만난 한 여인으로 인해 돈이 간절하게 필요해진 게이지는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승낙하고야 만다.
게이지 하트라인이라는 인물은 겉보기엔 특수부대 출신의 용병다운 다소 거친 모습으로 비록 자신은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도 다수가 한 사람을 상대로 하는 비겁하고 잔인한 폭행에 거부감을 느끼고 특히 힘없는 여성이나 아이를 상대로 저지르는 무자비한 폭행을 혐오하는 다소 감정적이고 나름의 정의를 가진 인물이다. 마치 무법자들을 혼자서 처리하는 외로운 서부 총잡이처럼...
그래서 자신이 처음 본 순간 마음이 끌린 그녀 유스티나를 위해 불구덩이로 가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처음 만난 의뢰인 보스에게서 나름의 신뢰를 느껴 그의 의뢰를 받아들이지만 그의 짐승 같은 감각도 최악의 범죄자들만 모여있는 베르가 교도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이곳은 그야말로 지옥 굴이나 다름없는 곳이었고 재소자들은 그야말로 배고픈 사자 무리와 같다.
그가 들어오자마자 그가 들어온 이유를 단숨에 간파당했을 뿐 아니라 이곳 교도소를 점령하고 있는 스페인 신흥 조직 마피아들의 표적이 되어 자신의 목숨마저 장담하지 못하는 일촉즉발의 상태가 되면서 이곳은 전쟁터나 다름없게 되는데 그에게 가해지는 폭력이 점점 더 강도를 더해가며 점점 더 긴장감을 높인다.게다가 그 역시도 평범한 인간인지라 다수의 무리로부터 가해지는 폭력에서 무사할수 없었고 그가 느끼는 두려움으로 인해 늘 일대 다수의 대결에서 쉽게 승리하곤 하는 다른 히어로가 등장하는 책과 차별을 둘 뿐 아니라 그의 인간미를 강하게 어필해 그만의 매력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런 개고생에도 무엇보다 그를 어이없게 한 건 그가 보호하고자 하는 마피아 보스의 아들은 그를 필요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에게서 무언가를 노리는듯한 눈빛을 한 채 상대편 마피아와 손을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헛수고를 한 셈이란 걸 간파한 게이지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이 이곳에 있을 이유를 못 느껴 이곳에 들어오기 전 계약했던 대로 감옥을 나오고자 하지만 역시 예상대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된 채 스스로 나올 수 없이 갇혀버린다.
스스로 나갈 수밖에 없게 된 게이지지만 이곳에 모인 죄수들은 평범한 범죄자가 아닐뿐 더러 이미 이곳은 스페인 신흥 마피아 조직을 이끄는 자비에 잠브라노 패거리들에게 장악당한 상태인데다 그들은 이미 게이지가 이번 임무로 엄청난 거금을 선금으로 받았다는 걸 알고 있어 그에게서 그 돈을 빼앗고자 한다.
엄청난 폭력 씬들이 난무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는 마피아 조직의 범죄를 여실히 드러낸 가운데 그 누구도 스스로 나온 자가 없었다는 악명 높은 교도소에서 그는 과연 무사히 나올 수 있을까?
화려하기 그지없는 관광도시 스페인의 뒷골목을 지배하는 폭력조직들과 신흥 조직 간의 피 튀기는 전쟁뿐 아니라 검은 조직과 손잡은 공무원들로 인해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는 곳에서 혈혈단신으로 위기를 넘고 살아남아 자신에게 위해를 가했던 사람들을 응징하는 게이지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놓아 새로운 히어로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부각시켰다.
마약과 미녀들 그리고 큰 돈을 건 남자들의 한판 승부... 이런 조합이라면 남자들 그중에서도 강한 액션씬과 하드보일드 한 내용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어필할만한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 많은 걸 알 수 있는 책이다.
단지 술 좀 먹고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남자로 인해 자신을 포함 주변 사람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를 조금 과장해서 현실성 있게 그려놓은 이 책은 일본에서 엄청 인기를 끈 모양이다.
아마도 너도나도 모두 사용하는 스마트폰인데다 쉽게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그 위험성에 대해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도 못한 일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아 입소문을 탄 게 이유가 아니까 짐작해본다.
일단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불편한 건 둘째치고 비밀번호나 잠금 설정을 너무 쉽게 설정한 사람은 그 안에 든 내용이 다 털리는 건 당연하고 신상정보며 좀 더 은밀하고 개인적인 내용까지 유출될 수 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여기에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sns까지 들여다본 후 생각지도 못한 일까지 그걸 통해 가능하다는 게 일단 충격적이었다.
그 사람이 주로 올리는 사진이나 자주 가는 장소 같은 걸 통해 그 사람의 주소를 유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소 습관이나 취미 같은 걸 들여다보고는 비밀번호까지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
뭐... 좀 과장되고  피해를 극대화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누군가 나의 잘못이 아닌 아는 사람이 잃어버린 스마트폰으로 인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내게 떨어진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날지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남자친구의 허술한 관리로 인해 죽을뻔한 위기를 맞게 된다.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건 아사미에게 들려온 목소리는 낯선 남자의 것이었지만 친절하게 그 스마트폰을 주운 사람이라는 설명 하나에 그냥 안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스마트폰을 돌려받지만 주운 남자는 우연히 배경화면에 뜬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왜 이쁜 데다 하필이면 외모가 범인의 취향이라서 이런 고생을 ㅎㅎㅎ
범인은 해킹에 조금 일가견이 있는 남자로 너무 쉽고 허술하게 걸어 놓은 비밀번호를 뚫고 그 안에 든 모든 정보를 얻은 후 자신의 컴퓨터랑 연동해서 모든 sns 대화를 엿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정보로 아사미에 대해 하나씩 조사해가는 남자는 결국 그녀가 어렵게 설정해놓은 sns 비밀번호까지 손에 넣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면서 스토킹을 시작한다.
게다가 그녀의 지인으로 위장해 그녀에게 접근하기도 하는 데 그 방법이 상당히 교묘하지만 너무나 쉽게 통용되는 방법이라 누군가 나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해온다면 그녀처럼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을 것 같다.
sns를 잘 활용하는 요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점에서 더 끔찍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범죄 방법인데다 이런 식으로 나쁜 목적을 가지고 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도 못 해본 것이기에 더 현실적인 공포로 와닿았달까?
거창한 범죄 방법이 나오거나 무섭고 치밀한 반전이 숨어있거나 하지 않지만 일단 가독성이 좋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아 놓아서인지 지루하지 않다.
알기 쉬운 내용에다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도 있는 범죄 이야기를 하고 있어 몰입감도 좋았다.
뭐... 잘 짜인 내용과 반전을 기대한다면 그 기대치에는  좀 못 미치지만 소재가 지극히 와닿고 스마트폰을 자주 쓰지만 그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업루티드
나오미 노빅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용이 나오는 매력적인 역사소설 테메레르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나오미 노빅의 신작 `업루티드`
이번에도 드래건이 나오는 판타스틱 한 판타지 소설이지만 주인공은 17세의 여자아이에다 남다른 마법을 쓸 수 있는 용감한 소녀이기도 하다.
`우드`라는 무시무시한 숲의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주는 대가로 10년마다 한 명의 소녀를 데려가는 드래건은 진짜 용의 모습을 한 게 아니라 불사의 몸을 가진 마법사 남자이고 올해는 드래건이 새로운 여자아이를 선택하는 해이기도 하다.
이번 선발에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소녀가 있었는데 아름답고 친절하며 착하고 용기 있는 그 소녀의 이름은 카시아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심지어 드래건조차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선택한 소녀는 늘 옷에 흙을 묻히고 다니며 숲을 헤집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말괄량이 소녀 아그니에슈카였다.
정리정돈을 좋아하고 깔끔쟁이에다 고지식하기까지 한 드래건은 왜 그녀를 선택했을까?
여기서부터 평범한듯한 소녀 니에슈카는 기존의 드래건과 소녀들과의 관계와 달라지기 시작한다.
일단 니에슈카 역시 마법을 할 수 있는 마녀였는데 그녀 스스로는 몰랐지만 그녀에게서 흐르는 마법의 힘이 `우드`로 하여금 그녀를 노리게 한다는 걸 단숨에 꿰뚫어 본 드래건으로 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일수 밖에 없었고 결국 불평 많고 까탈스러운 드래건과 니에슈카의 불편한 관계가 시작된다.
하나둘씩 그가 가르치는 마법은 니에슈카에겐 너무 어려워 실수를 연발하고 그런 그녀를 한심하게 보는 드래건이었지만 어느 날 그녀가 찾아낸 작은 마법책으로 인해 단숨에 이 둘의 관계는 변화된다.
그녀가 발견한 마법책의 주문은 드래건이 오랫동안 연구했지만 그 뜻을 절대로 풀 수 없었던 아주 오래전의 마녀 시가의 주문이었으나 어찌 된 건지 니에슈카는 마치 노래하듯이 주문이 입에 딱 맞게 느껴졌을 뿐 아니라 드래건이 단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태연하게 마법을 실행하는 모습을 보고 내키지 않지만 그녀를 인정하게 되는 드래건
게다가 몇 가지 방법으로 드래건 자신이 부재 시 마을을 덮친 우드로부터 마을을 구하기도 한 그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서로 너무나 다른 모습과 다른 방식으로 마법을 행하는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 다른 방식을 인정하고 둘이 합쳐 마법을 행하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되면서 둘의 관계도 조금씩 미묘하게 변한면서 둘 사이의 로맨스도 싹튼다.
책에 쓰인 것만을 믿고 직감이나 예감 같은 건 믿지 않으며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드래건이지만 그의 곁에 있게 된 소녀 니에슈카는 그가 이제껏 알아왔던 것들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을 가졌을 뿐 아니라 오랜 세월을 살면서 상처와 믿음의 배신을 통해 깨닫게 된 것들로 인해 더 이상 인간을 신뢰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 회의적인 드래건으로 하여금 고정관념을 깨게 하고 큰 깨달음을 주는 존재가 된다.
그녀는 두려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결과가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다시 도전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을 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어 드래건으로 하여금 오래전 스스로 이미 잊었다고 생각하는 온갖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해 그녀에게 매혹당하면서도 거부감을 가진다.
이렇게 온갖 마법이 난무하고 모험이 가득한 세계에서 엄청난 나이차에도 서로에게 강하게 끌리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피튀기는 격전중 사이사이에 있는데 이걸 보면서 설레게했다.
밀어내기만 하는 드래건이 과연 그녀를 받아줄까 하는 호기심도 생기고...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결과를 당연하다 받아들이지 않고 뒤집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소녀는 경험이 미숙해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문제를 일으키고 그래서 새로운 걸 부정하고 오래된 것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고 공격당하는 빌미를 제공하지만 그녀가 일으키는 새 바람은 이제껏 침체되어 있던 전체의 판을 뒤집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우드`의 위협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왕궁의 왕과 귀족, 왕세자는 그저 정치적인 이유에다 감상적인 마음으로 위험을 자초하지만 잘못된 걸 눈치챈 니에슈카의 경고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녀의 능력을 알고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궁리만 할 뿐이다.
들에게 우드가 일으키는 모든 짓들은 현실이 아닌 그저 저너머의 남의 불행일 뿐이어서 당장 자신의 눈앞 이익에 일희일비할 뿐이라 이곳에서도 늘 피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게 입맛 씁쓸했다.
그래서 이 모든 사람을 대신해 심지어 불가능하다고 손써볼 노력조차하지않는 고위마법사들을 대신해 어린 소녀 니에슈카가 자신의 몸을 던지는 모습에선 잔다르크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했다.
너무나 오래되어 도대체 언제부터 `우드`가 존재했는지 기억조차 하지 못하지만 늘 주변에 머무르며 조금씩 그 영역을 확장해 사람들을 잡아가고 끌어가는 악의 존재 `우드`는 사람들 마음속으로 슬며시 스며들어와 마음속 깊은 내면에 숨겨뒀던 추악한 욕망과 질투, 미움을 끌어내 그걸 자양분으로 삼아 자신의 영역과 영향력을 키워가는 그 무엇이었고 온갖 술수와 음모가 판치는 왕궁은 그것이 세력을 키우기엔 딱 맞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그런 그녀를 도와줄 사람은 드래건뿐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여자로서의 그녀는 거부하기만 하는 드래건은 니에슈카와 힘을 합쳐 왕국과 사람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엉뚱하지만 용감하고 따듯한 마음을 가진 소녀 니에슈카의 기존의 고정관념을 뿌리째 뒤흔드는 모험을 그린 업루티드는 판타지소설이자 로맨스가 가미된 소녀의 성장소설이기도 했다.
저돌적이고 매력적이며 환상 가득한 세계로 이끌어가는 책이었고 작가의 필력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죽은 사람이 사랑했던 연인을 잊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몸을 빌어 다시 돌아온다면...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달의 영휴
얼핏 소재만 봐서는 영원한 사랑 혹은 죽어서도 잊지 못하는 아름다운 로맨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다시 만난 두 사람의 나이차가 얼마 되지 않을 때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런 조건을 갖추려면 두 연인의 죽음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져 둘 다 다시 만날 소원을 간직한 채 비슷한 시기에 다시 환생을 하고 전생의 기억을 간직하고 서로를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그렇게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전생의 인연이 이 생에서 다시 이어지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그런 조건을 잊어버린 채 그저 단순히 전생의 연인을 잊지 못한 한 사람이 다시 태어나 그 사람을 찾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그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달의 영휴는 그래서 로맨스보다 판타지에 가깝고 어찌 생각하면 슬쩍 무섭기도 한 내용이다.
몇 번을 죽어서도 다시 그 연인을 찾아가는 여자 루리를 보면서 왜 난 지고지순한 사랑을 느끼는 게 아닌 고집과 집착 그리고 독선을 느끼게 된 걸까?
일단 그녀 루리와 오래전 연인이 된 미스미의 처음 만남은 아름다운 우연으로 시작되었고 첫눈에 서로에게 끌려 사랑을 나누게 되는 과정은 풋풋하기 그지없지만 루리가 미스미보다 연상인 건 둘째치고 이미 결혼한 기혼자라는 게 첫 번째 그들의 불운이었다.
게다가 미스미의 경우는 루리가 첫사랑이자 첫 여자이고 한창 좋아서 그녀의 조건을 신경 쓰지 못할 정도로 빠져있을 때 느닷없이 그녀의 죽음으로 사랑이 끝을 보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오랜 세월 그녀를 잊지 못하고 마음속 깊이 그녀를 간직하고 있다는 게 이해가 가는 부분이지만 루리는 왜 그렇게 미스미를 못 잊고 몇 번을 다시 태어나 그의 곁으로 가고자 하는지 솔직히 그녀의 절실한 마음이 확 와닿지 않았다.
일단 그녀의 죽음 역시 사고사인 것 같지만 그녀를 아는 사람들은 자살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녀의 죽음은 왠지 그녀 스스로 선택했다는 의심이 든다.마치 다시 태어날 걸 염두에 둔...
하지만 미스미는 자신이 다시 그의 곁으로 가고 싶다는 것만 생각했지 그동안 세월이 흘러 미스미가 나이를 먹는다는 건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게 두 연인의 두 번째 불운이다.
루리 자신은 다시 태어나 스스로 전생을 기억하지만 그녀가 다시 태어난 걸 모르는 미스미는 나이를 먹고 그 나이대의 사람이 하는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는 걸 전혀 예상조차 하지 않은 채 그저 그의 곁으로 가고 싶다는 열망만 가지고 막무가내의 선택을 하는 루리
남들이 볼 땐 아직 어린 소녀와 중년의 남자라는 겉모습 따윈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루리는 자신의 심정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변을 괴롭힐 뿐 아니라 자신과 같이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을 우습게 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루리로 인해 가장 큰 데미지를 입은 사람이 바로 마사키라는 인물이다.
그는 다시 태어난 루리를 유일하게 알아보지만 아무도 그녀가 전생의 죽은 아내였다는 그의 말을 믿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어린 소녀에게 수상한 눈길을 보내는 변태 성욕자로 오인받고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는데 다시 태어난 연인이 아무리 전생에 열렬한 사랑을 했고 그 마음이 변치 않았다 해도 지금 현재 두 사람의 겉모습이 나이차가 많다면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심각한 범죄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그래서 읽는 내내 아름다운 사랑, 죽어서도 끝나지 않은 사랑을 느끼기 보다 오히려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그 사람이 당연히 기다려줄 거라 믿고 그 사람에게 달려가는 루리의 맹목적인 사랑이 살짝 무섭게 느껴졌다.
그렇게 몇 번을 다시 태어나 그를 만나고 싶었다면 왜 현실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어 그녀의 절실함에 공감하지 못했달까
그녀의 선택으로 몇 번이나 환생해서 그의 곁으로 가고자 하는 열망은 주변 사람의 이해는커녕 오히려 그녀 곁의 사람을 불행을 빠뜨리게 하는 걸 보면 루리의 맹목적인 방법은 좀 이기적인 게 아닐까?
뭐... 이렇게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보는 나 자신이 너무 속물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독성도 좋고 소재도 독창적이어서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는지는 알겠지만 영원한 사랑 지고지순한 사랑에 목말라하는 지극히 일본적인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