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신호 - 무시하는 순간 당한다 느끼는 즉시 피할 것
개빈 드 베커 지음, 하현길 옮김 / 청림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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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재난이 오기 전에 반드시 전조증상이 있듯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도 그와 비슷한 전조증상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짧은 순간 보이는 전조증상을 본능적으로 캐치한 사람은 위기를 모면하거나 적은 피해에 그칠 수 있는데 범죄 피해자들은 본능이나 직관의 경고를 무시하거나 혹은 이론적 사고를 따르는 바람에 범죄 피해자가 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 책으로 말하자면 오랜 세월 범죄 피해자들이나 살아남은 희생자들과의 면담이나 상담을 통해 어떻게 하면 좀 더 빨리 범죄의 경고를 알아채고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상당히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폭력이나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이런 신호를 감지하고 미리 대처할 수 있는지 이 책은 여러 가지 사안을 제시하고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더 와닿는다.
낯선 사람으로부터의 느닷없는 폭력보다 의외로 가까운 사람으로부터의 폭력이 많은데 특히 안전하리라 믿는 가정이나 혹은 직장에서의 폭력이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건 좀 충격적이다.
일상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의 특징은 무모함과 허세가 있고 특히 지배욕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할 사람이란다.
범인이 사건을 일으키기 전 보내는 신호만 잘 알아볼 수 있다면 범죄에도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한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본능적 혹은 지능적으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한 팀이라 생각하도록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매력과 가식적인 미소로 무장하며 지나치게 상세한 설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사람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직장에서 주위의 동료 중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어찌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상당히 곤란하고 힘들 수밖에 없는데 의외로 사람들과 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단다.
다른 사람의 제안이나 의견을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고집불통 타입, 혹은 다른 사람들을 최악의 동기를 가진 인물들로 묘사하는 타입 등은 애초부터 설득이 불가능하기에 이런 유형을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은 최초의 실수를 저질렀을 때 명분을 내세워 해고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하는데 아마도 이런 건 우리보다 해고가 좀 더 힘든 미국을 예를 든 거라서 인듯하다.
요즘은 스토킹으로 고통받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 역시 폭력의 일종이며 이를 방치하면 보다 큰 폭력이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 스토킹을 피하는 방법 역시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들 중 하나
일단 스토킹을 하는 남자는 아무 여자나 무작위로 고른다기보다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여자를 고른다는 설명에서 솔직히 섬찟했다.
마치 사냥감을 고르는 짐승의 감각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들은 피해자에게 호감을 샀다고 느끼거나 한 번이라도 데이트를 했거나 관계를 맺었다면 필사적이 되어 어떤 형태의 접촉이라도 붙잡기 위해 필사적이 된단다.
그렇다고 경찰의 힘으로는 원하는 효과를 얻기는 거의 힘들고 다른 중독자들이 중독을 끊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숨에 끊는 것만이 스토커를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이란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간발의 차로 그곳을 벗어났거나 혹은 결정적인 순간에 화를 모면한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왠지 느낌이 좀 그래서 혹은 이상하게 찜찜해서 와 같은 이유를 들어 왜 자신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명확하게 말하지 못할 때가 있다.
저자는 그런 경우라도 이성이 자각하지 못했지만 짧은 순간 포착된 여러 가지 신호를 뇌가 직관적으로 알아채고 위험경보를 울려 그 자리를 벗어나게 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평소라면 A에서 B, C를 거쳐 Z라는 결과를 도출하는데 위기 상황이면 A에서 바로 Z라는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우리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걸 미더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이런 직관의 힘을 무시하고 있고 그래서 결과적으로 좀 더 많은 피해를 막을 수 있음에도 직관을 무시하고 경고를 무시한 채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나 장소에서 뭔가 이상하다거나 불길하다 느끼거나 혹은 뭔지 모르지만 좀 찜찜한 느낌이 들 때면 저자는 주저 없이 그 자리를 피하는 것만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경고한다.
그리고 그의 이런 경고는 반드시 귀 기울여 들어야 할 충고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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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죽인 형사 형사 벡스트룀 시리즈
레이프 페르손 지음, 홍지로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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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라임 스릴러물의 주인공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직업 중 하나가 바로 형사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온갖 형사 유형이 다 나오는데 이를테면 비리형사, 알코올의존증 형사,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형사, 독불장군형 형사에 사지마비환자 형사 등등
그래서 이젠 웬만한 스타일은 다 나 온듯하다 생각했는데 여기 이 형사는 그런 내 생각을 여지없이 깨면서 등장한다. 그것도 두툼한 뱃살과 세상의 차별이란 차별적 사상은 다 가진 채... 
온갖 유형의 형사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공통점은 적어도 자신이 하는 일에는 최고이거나 최고에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것인데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벡스트룀 경감은 유능하지도 않을뿐더러 같은 동료에게서 다루기 힘들고 무능한 이른바 폭탄 취급을 받고 있는 꼰대 스타일의 형사다.
그렇다면 작가는 무슨 의도로 이런 작자를 내세워 시리즈를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책을 읽다 보면 벡스트룀은 누군가로부터 호감을 얻기는 진짜 힘든 타입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삐딱하고 불쾌할 수도 있는 생각들이 의외로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인종차별주의자에 극심한 성차별론 자이며 기회만 생기면 수사 중에 생긴 돈을 몰래 빼돌리는 짓 따윈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정도로 타락했는데다 의심은 또 왜 그렇게 많은지... 자신의 동료 전부가 다 무능한데다 바보에 가까워 자신이 아니면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진짜로 믿는 자기성애자이기도 하다.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행하면서도 벡스트룀과 다른 동료가 서로를 못 견뎌하고 서로를 무능하다 여기며 속으로 평가하고 서로를 바보로 생각하는 속마음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수사의 진행 방향과 별도로 각자가 서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보는 게 의외로 재밌다.
특히 수사 고위층이나 벡스트림 직속상관들의 평가가 형편없이 낮은데 그렇다면 그런 그를 왜 경감의 자리에 두고 사건 수사를 책임지게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다 그가 사건 수사를 하는 걸 보면 그에 대한 평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은퇴한 후 늘 술에 마시며 살아가던 연금생활자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가 죽기 전까지 같이 있던 술친구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사건은 쉽게 해결되는 듯했다.
당연히 우리의 벡스트룀 역시 사건을 보자마자 어떻게 된 건지 파악하고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고 하지만 사건 현장을 맨 처음 발견했던 신문배달부가 사라지고 피살자가 죽기 직전 은행 금고에서 큰돈을 찾아온 것이 드러나면서 사건이 처음의 생각과 달리 뭔가 복잡해지는 걸 느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도 없을 뿐 아니라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이라는 게 밝혀지면서 왜 두 사람이 살해당했을까 하는 의문이 벡스트룀으로 하여금 이 사건은 평범한 폭행 살인사건이 아님을 짐작하게 한다.
의외로 그는 사건을 수사하는 데 있어 많은 경험이 있어 어떻게 수사를 해야 하는지 빨리 캐치해서 한발 앞서갈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작은 단서를 모아서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며 무엇보다 그는 수사원들 속에서 각자가 가진 능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었다.
게다가 그는 영리하게도 부하들에게서 최대한 사건에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조련한다.
마치 뭔가가 미심쩍은데 그게 뭔지 생각이 안 난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자신은 뒤로 슬쩍 빠지고 귀찮고 오래 걸리는 조사작업같은건 부하들에게 떠맡기는 식으로...
그런 그가 평소에 하는 행동이나 술을 많이 마시면서 상관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는다거나 혹은 뭔가 수상쩍은 돈을 사용하는 것 같은데 꼬리가 잡히지 않는다거나 하면서 오히려 미운 털이 더 박힌 것도 그의 능력이 저평가되는 데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물론 그는 그런 평가에 전혀 개의치않는 뻔뻔함을 보여주지만..
그를 못 견뎌하면서 어떡하든 간단한 사건으로 멀리 떨어뜨려놓으려던 상관들에겐 불행하게도 이런 벡스트룀에게는 행운의 여신이 따르고 있다.뒷걸음질하는데 소가 잡히는 식으로...
그의 곁에는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아주 유능한 부하가 있었고 그가 별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우연히도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을 건드리는 바람에 그런 부하의 찬탄을 받고 충성을 받게 되는 행운이 따르면서 순풍에 돛달듯 벡스트룀은 종횡무진 활략을 펼치게 되는데 그런 그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관들의 모습이 재밌게 그려져있다.
책 속에는 벡스트룀이 스스로에게 내리는 평가 중 남성적 매력을 과대평가하는 부분들이 제법 많은데 그런 부분들이 그의 상대가 되는 여자들이나 혹은 다른 남자들의 눈에 비치는 부분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다.
그 차이가 바로  벡스트룀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단적인 예가 아닐지...
남들은 그를 보고 뚱보에다 무능력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알코올의존증 환자라 생각하지만 누구 뭐래도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이고 그의 손길을 받고 싶은 여자가 줄을 선 그야말로 남성으로서의 절정을 달리는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그의 자기중심적이고 자기애적인 생각들이 그를 이끄는 원동력이자 그의 본질이 아닐지
읽다 보면 이 밥맛없는 형사에게서 의외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자꾸 시리즈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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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 전면개정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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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제목부터 멋짐이 솔솔 풍겨오는데 주인공인 탐정 사와자키로 말하자면 누구 뭐래도 무슨 압력을 가해도 내가 갈 길은 내가 정한다는 마초 냄새 풀풀 풍기는 남자다.
그래서 제목과 표지의 담배연기가 흩어지는 모습이 더욱 멋들어지게 어울려서 책을 읽기도 전에 점수를 주고 들어간다.
뭐.. 개인적으로 하라 료라는 작가의 작품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더욱 점수를 후하게 준 탓도 있지만 그의 책 속에 나오는 사와자키라는 남자는 남편감으론 낙제점이지만 애인이나 혹은 탐정으로서의 그는 상당히 멋질 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타입의 남자이기도 한 때문이다.
일단 사와자키는 탐정사무소에서 일을 하지만 사무실은 사실 그의 전임이자 동업자의 이름으로 되어있다. 전임자는 야쿠자와 경찰이 얽힌 모종의 사건에서 돈과 각성제를 가지고 달아나버려 양쪽에서 쫓기는 신세인데 덕분에 사와자키 역시 양쪽 집단에서 고초를 겪고 있음에도 그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을 뿐 아니라 아무리 압력을 가해도 전임자의 소식을 전하지 않는 의리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점이 그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지만 그가 더욱 멋지게 보이게 하는 부분이기도하다.
이런 사와자키에게 누군가가 찾아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사에키라는 르포작가의 행방을 묻는다.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걱정과 함께...
당연하게도 사와자키는 그런 사람과 일면식도 없다고 사실대로 말하지만 그 사람은 돈만 맡겨둔 채 사라진다.
또한 같은 날 도신 그룹으로부터 그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오는데 이것 역시 사에키의 행방을 묻는 것이었고 사와자키는 사에키의 아내이자 도신 그룹 전임 회장의 딸인 사에코로부터 정식으로 사에키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사건 의뢰를 받고 이를 수락하면서 일면식도 없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그에 의해서 이름이 거론되던 사와자키는 사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을 찾아왔던 이름 모를 그 남자의 행적을 조사하다 알게 된 가이후 마사미라는 여자와 그 정체불명의 남자와의 연관을 알게 되지만 어찌 된 것인지 조사를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복잡하게 꼬여가기만 하고 이제 사에키를 포함해 사라진 사람이 벌써 2명째가 된다.
마사미의 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점점 더 그 남자의 정체가 궁금해지게 하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가 이름을 이야기할 수 없었던 데에는 그럴 말한 사정이 있었고 그래서 그의 정체를 알 수 없다 보니 어둠 속에서 작은 단서를 찾아 더듬거리는 형상이 되지만 이 모든 일들이 올 여름 도쿄 도지사 후보를 저격한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밝혀낸다.
총이 나오고 정치인을 저격한 사건이 나오며 큰돈이 오고 가는 상황... 그리고 이를 추적하던 르포작가의 행방불명
알고 보면 그렇게 복잡한 사건은 아니지만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거기에 어디서든 문제의 원인이 되는 큰돈이 걸려있으면 사람들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데 이런 보통의 상식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바로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사와자키다.
그는 돈에 매수되지도 않고 의뢰인과 한번 계약을 하면 자신에게 불리하던 말던 무조건 의뢰인의 편에 서서 행동을 하는 타입으로 그가 이런 식으로 행동할 수 있는 데에는 그의 성격 탓도 있지만 그에겐 가족이 한 명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혈혈단신이라 생활하는 데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지 손을 털어버릴 수 있는 가벼움이야말로 그가 돈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의 원천이 아닐지...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지만 이번에 새롭게 출간되면서 다시 읽었는데 여전히 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걸 보면 사와자키라는 캐릭터는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여전히 먹히는 스타일인가 보다.
시리즈의 다음편도 다시 읽어봐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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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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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밤 외진 숲길을 통과해 집으로 오다 길가에 세워진 차를 본 여자
뭔가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짐시 고민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지나쳐오고 다음날 그 차 안에 타고 있던 여자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렇게 시작하는 브레이크 다운은 시작부터 강렬한 몰입감을 준다.
그리고 그렇게 스쳐 지나쳐왔던 자신을 후회하며 반성하는 캐시는 사람들이 비난할까 두려워 누구에게도 자신이 그때 그 차 옆을 지나쳤다 말하지 못하면서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감정적으로 주위로부터 고립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리의 정서로 봐서 그냥 그때 곁을 스쳐 지나갔는데 내려서 무슨 도움을 줄 일이 없었나 물어볼 걸 하는 가벼운 자책을 하다 말겠지만 서양은 그런 점에선 우리와 조금 다른가 보다.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보면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있는 듯... 그래서 외진 숲속에 세워진 차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 자신을 스스로 용서하기 힘든 캐시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하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차안의 그녀는 도움을 청하는 어떤 신호조차 보내지않았기에 그녀의 자책의 정도가 좀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죽은 여자의 신원이 밝혀지면서 이런 분위기는 반전된다.
죽은 여자가 하필 캐시가 알던 여자였고 만난 건 얼마 안 되지만 마음이 통한다고 느꼈던 사람이라 더더욱 자책하는 캐시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갈 즈음 누군가가 매일매일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아무런 말 없이 끊는 전화지만 그 속에서 캐시는 악의를 느껴 남편인 매튜에게도 오랜 친구인 레이철에게도 말하지만 그들은 장난전화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결정적으로 남편이 집에 있을 땐 그 전화가 한 통도 걸려오지 않는다는 사실
매일매일 전화는 울리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점점 고립되어가는 캐시에겐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
자기가 한 약속이나 말을 자꾸만 잊어버리는 것인데 이 역시 남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라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캐시가 걱정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엄마가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려 오랫동안 고생하다 돌아가신 것인데 매튜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어 더욱 자신의 현재 상태를 숨기고 싶어 하지만 증세는 점점 악화되어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지경에 처한다.
걱정하는 매튜의 조언으로 의사의 도움을 받아 약을 처방받은 이후부터 더 이상 깊은 고민 없이 깊은 잠 속으로 피하지만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없다.
처음에 말하지 않은 작은 비밀 하나로 인해 몇 달 사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짓던 커리어 우먼에서 늘 불안에 떨고 약이 없으면 잠도 잘 수 없는 지경에 빠진 캐시의 모습은 자못 충격적이다.
이 책은 범인을 잡는 과정보다 작은 비밀을 하나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캐시가 스스로의 양심의 무게와 자책을 이겨내기 힘들어 정신적으로 서서히 침몰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작가 특유의 무섭거나 잔혹한 장면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내면에서부터 서서히 붕괴되어가는 과정이 예리하고 섬세하게 잘 묘사되어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이 잘 표현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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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양이 1~2 세트-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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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새로운 책이 출간될 때마다 독자들에게 지적 즐거움과 책 읽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우리나라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신간은 늘 관심을 받는데 이번에도 주인공을 인간이 아닌 고양이를 내세워 고양이의 눈에 비치는 인간세계를 보여주며 우리가 몰랐던 혹은 알면서도 모른 척 외면했던 것들을 고양이의 눈으로 혹은 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인간에 의해 USB 장치를 머리에 내장하고 있어 인간이 아는 거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샴고양이 피타고라스
그리고 늘 주변과의 소통에 관심이 많고 특히 종이 다른 것들과도 소통이 가능하다 믿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자의식 강한 암고양이 바스테트
이렇게 두 고양이가 주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데 이제껏 작가가 가장 잘하는 방식인 일종의 멘토와 그에게 많은 걸 듣고 배우는 제자가 서로 질문하고 답을 하면서 이 세상의 원리와 온 우주의 법칙에 관한 이야기를 멘토 피타고라스와 제자 격인 바스테트가 이어받고 있는 형식이다.
그래서 익숙한 전개에 따른 식상함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장기인 가독성은 좋은 편이다.
온 사방에서 시위와 폭력이 난무하는 파리에 살고 있는 고양이 바스테트가 우연히 옆집에 사는 피타고라스를 만나 그와 이야기하면서 그가 이제껏 만났던 그 어떤 고양이와 다를 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아는 박식한 고양이임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겨져있던 알고 싶다는 지식 욕구를 일깨우면서 어제와 달라지게 된다.
주인이 주는 먹이와 평안함에 안주하고자 하는 보통의 고양이로서의 욕구와 늘 다른 종들과의 소통을 갈망하던 두 가지의 욕구를 가지고 있던 바스테트에게 피타고라스와의 만남은 그만큼 운명적이었다.
자신이 낳은 새끼들을 키우기 힘들다는 이유로 냉정하게 버리는 인간에 대한 원망이 쌓일 즈음 인간들 사이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 역시 위험에 직면하면서 바스테트는 자신도 몰랐던 야생의 본능이 되살아남을 느낀다.
그리고 어느새 주변을 초토화시키며 모두를 위협하는 쥐 떼들로부터 스스로를 구하고자 하는 바스테트와 피타고라스는 각자 잘하는 것으로 이 위기를 벗어나고자 하지만 이조차도 두려움에 쉽게 동조하려 하지 않는 동족들 때문에 쉽지 않다.
마치 뭔가를 하려고 해도 반대에 의한 반대를 하며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 뭔가를 시도해보려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아대는 사람들의 모습과 닮은듯한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오랜 전쟁으로 더 이상 먹을 것을 구하기도 힘들고 쥐 떼들로 인해 목숨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하자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데 그게 바로 쥐 떼가 접근하기 어려워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섬으로의 도피
이제 쥐 떼들과의 전면전을 펴면서 자신들이 살 수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선 인간을 비롯한 다른 동물들과의 연합작전이 필요하고 이를 성공하기 위해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피타고라스와 다른 동물과의 소통이 가능한 바스테트 그리고 인간이면서 동물과의 소통이 가능한 영혼을 가진 샤먼 파트리샤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책 전체에 흐르는 관념이나 사상, 철학적인 게 왠지 익숙하게 느껴지는 건 동양적인 사상이 많이 함유되어서인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고픈 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바스테트가 깨닫게 된 육체가 죽어도 영혼은 새로운 육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즉,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라서 더 이상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점이나 자신이 오래전 이집트의 여신인 바스테트의 환생이라 여기는 점 그리고 피타고라스와의 결합 후 느낀 극강의 정점에서 깨달은 것 나는 유일무이하다. 내가 믿는 것이 곧 나다라는 것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관념이 많이 등장하고 있어 친숙하게 느껴졌다.
엄청난 수의 쥐 떼와 동물연합의 피 튀기는 전쟁이 흥미롭게 그려져있고 이 싸움에 동참한 인간들이 어른이 아닌 보육원의 아이들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아마도 미래는 고집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기성세대가 아닌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없고 벽이 없는 젊은 세대에 의해 바뀔 것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닐지...
신선함은 떨어지고 작가의 특기인 철학적인 깊이 있는 사고를 요하는 묵직함도 다소 가벼워졌지만 방대한 지식을 토대로 탄탄하게 풀어내는 힘은 여전했다.
하지만 어느정도 예상가능한 전개나 기존의 작품과 비슷한 포맷등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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