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독학 베트남어 첫걸음 - 베트남어 입문자를 위한 말하기 중심의 체계적인 학습 커리큘럼! GO! 독학 시리즈
윤선애.시원스쿨 베트남어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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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베트남에 갔다 온 사람들이 입 모아 하는 말이 있는데 앞으로 베트남이 뜬다는 말이었다.
나 같은 경우는 아주 오래전에 한번 갔다 온 게 다라서 이 말이 실감 나지 않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사업 땜에 베트남을 자주 왕래하는 사람이 제법 있다.
마치 우리나라가 한창 경제 붐을 이룰 때의 분위기랄까 젊음과 열정이 거리에 흘러넘치고 지금 현재 우리의 미래를 베트남으로 보고 미리 선점한 한국인도 많다는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된 이후로 나도 베트남어를 배워볼까 하는 마음이 문득 들었지만 쉽지 않은 것이 핑계를 대자면 먼 거리를 출퇴근하느라 피곤하기도 하고 지방이라 베트남어를 전문으로 가르치는 곳이 적은 탓이기도 하다.
그런 차에 동생이 베트남어를 배운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생겨 먼저 맛보기용으로 이 책을 봤는데...
역시 쉽지는 않다.
일단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은 성조라는 것도 어려운데 그 어렵다는 중국어도 5성조인데 베트남어엔 거기에 1성조를 더 보태 6성조란다.
같은 단어에 성조기호에 따라 달리 읽는 건 당연하고 단어의 뜻조차 달라진다니... 시작도 하기 전에 나로 하여금 좌절에 빠지게 했다.
문자는 일단 우리에게 익숙한 알파벳으로 시작하지만 29개의 알파벳으로 되어 있고 영어의 F, J, W, Z는 없는 대신 비슷하지만 다른 A, D, X, O, U 등 이 추가되어 있다.
이렇게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힌 나에게 도움이 된 원어민 발음의 PDP는 구세주였다.

 

쉽진 않았지만 일단 발음에 대해 조금 익히고 성조를 따라 하면서 본문으로 들어가 보면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베트남어에 대해 1도 모르는 나 같은 진짜 왕초보를 위한 책임이 틀림없다는 걸 확인시켜주는 친절한 설명이 눈에 들어온다.
뭐든 처음이 가장 중요하고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데 이 발음기호를 익히고 성조를 외우는데 가장 애를 먹고 있는 중이다.

 

 

시원스쿨닷컴에서 나온 이 책을 보기 전에 관심을 가지고 서점에 들러 교재 몇 권 흝어보기도 했는데 솔직히 성조를 보고 쉽지 않겠구나 하는 마음에 그냥 돌아서 나온적이 있는 나에게 아주 쉬운 그림과 설명이 곁들여진 이 책은 조금의 용기를 줬달까
뭐.. 책 한 권으로 다른 나라 언어에 대해 이해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고 이 책을 통해 아 베트남어란 이런 거구나 하는 살짝 맛보기를 느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맘에 드는 건 홈페이지에 접속해 무료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건데... 세세하고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뭐든 다른나라의 언어를 익히는건 쉽지않다.끈기와 노력을 요하는 일임에 틀림없는데 일단 뭐든 한번 시작을 해보는것도 중요하겠지.
그렇게 결심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듯하다.
오며가는 출퇴근길에 음원을 다운받아 듣는것부터 시작하면 언젠가 베트남어의 노래하는듯한 성조에 조금은 익숙해지지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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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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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SNS 상에 어느 날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 젊은 층의 폭발적인 공감을 받으며 등장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F
책으로 출간되지 마자 에세이 부분 1위는 당연하고 서점에서 품귀현상을 불러왔다는 화제의 책이다.
처음에 읽었을 때 많은 부분의 감성이 여자인 것처럼 느껴졌는데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자가 남자라는 걸 알게 되었고 남자가 이렇게까지 세심하고 감성적일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란 걸 보면 나는 아마도 고정관념이 강한 사람이었나 보다.
이 책이 왜 그렇게 특히 젊은 독자들의 지지를 얻었는지 이해가 가는 부분이 많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알게 모르게 이래야 한다 혹은 저렇게 하면 안 된다는 도덕적 사회적 플레임이 쒸워있는 경우가 많은데 때론 알면서도 귀찮다는 이유로 혹은 왜 그래야 하는지도 모른 채 당연히 이제까지 그래왔으니 그렇게 해아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왜 그래야 하는지 반기를 들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잘못된 게 아니라는 글로 용기와 위로를 준다.
아마도 그런 부분이 젊은 층의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어떻게 해도 나랑 맞지 않고 싫은 사람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렇게 싫어하는 사람과도 사회생활을 원만히 유지하기 위해서 참거나 혹은 피하는 걸 당연시했던 사람들에게 싫은 사람과의 관계는 가차 없이 끊어라라고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부분에선 내 속도 후련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부분의 인간관계에 대해 쓴 책이나 글에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서 시원하게 싫은 건 끊어 내고 짝사랑 따윈 집어치우라고 말한다.
내일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데 그런 걸로 고민하지 말고 남의 시선 따윈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는 식의 조언은 막힌 곳을 뚫어주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그렇다고 이런 식의 조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하겠다고 결심하게 하는 글도 많은데 특히 인간관계에 실패하는 이유에 대한 글과  연인과 오래가는 방법이랑 연인 사이에서 절대로 의심하지 않는 방법에 관한 글에서 그런 걸 많이 느꼈다.
우리는 처음 보는 사람과 곧바로 친해지고 마음속 이야기를 터놓는 사람을 보고 친화력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친구가 많은 사람을 인간관계에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F는 이런 것들이 오히려 인간관계에 실패하는 방법이라고 말해서 놀랐다고 해야 할지 조금은 의외로 받아들였다.
나 같은 경우 다소 소극적인 성향이라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 사람 사귀는 것이 다소 서툴러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다소 부담스러운데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좋을 때 내가 이상한 건가 하는 고민을 제법 해서 F의 글에 위안을 얻었다.
나만 이런 식으로 개인적인 영역을 마구 침범하는 사람을 꺼리는 건 아니었구나 하는 마음과 함께...
아마도 다른 사람들도 이런 부분이 몇 군데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의 글이 이렇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것이 아닐까 하는 공감을 했다.
이렇게 다소 무거운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의 속마음에 대한 시원한 글도 있고 어떻게 하면 나이 많은 남자를 손에 넣을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한 글도 재밌게 읽었는데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많은 고민과 갈등에 대한 글이 골고루 섞여 있어 많은 공감을 얻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론은 너무 무겁게 살지 말고 현재를 즐기며 이별을 두려워하거나 상처를 입을 것에 움츠려들지 말고 마음껏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현재를 살아라 하는 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인 듯...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건 아닐까 혹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게 두려워 행할 용기가 없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뭐 어때 해보고 안되면 말지 하는... 조금은 가볍고 때론 속 편하게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있는데 이런 게 묘하게 위로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많은 지지를 얻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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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미한 살인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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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가 있는 살인이란 어떤 걸 의미하는 걸까? 이세상에서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처벌한다는 걸 뜻하는 걸까?
법이 없던 시대와 달리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법이라는 잣대가 엄연히 존재하기에 사적인 복수는 금지 시하고 있고 또 그걸 당연하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때론 너무나 비인간적인 걸 넘어 용서하기 힘든 죄를 짓고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는 사람을 보면서 울분을 터뜨리기도 하는 데 만약 내가 희생자의 가족이라면 이런 결과를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하면 그건 솔직히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의 주인공  잔느가 이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연이어 벌어진 잔혹한 살인사건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그녀가 매일 타는 통근 기차의 자리에서 누군가가 그녀에게 남긴 편지를 받고 깜짝 놀라게 되는 잔느
자신을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엘리키우스라 칭한 그는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했으며 오랫동안 지켜봐왔다는 연정을 고백하며 잔느를 가슴 설레게 하지만 뒤이어 살인을 고백하며 잔느를 서늘하게 만든다.
게다가 그가 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자백은 잔느로 하여금 두려움에 빠지게 하고 그가 그녀에 대해 많은 걸 알고 있다는 말은 마치 협박처럼 들려 신고를 망설이게 한다.
그녀가 망설이는 가운데 살인은 연이어 벌어지고 그는 꾸준히 편지를 보내며 사랑고백과 살인 고백을 한다.
사실 잔느는 조금 평범하지 않다.
모든 걸 늘 같은 상태로 유지해야 하고 조금만 상황이 달라지면 당황할 뿐 아니라 심할 경우 자기 억제가 안되는 심한 강박증을 앓고 있는 데다 그녀의 과거에 등장하는 남자 미셸과 엮인 사건은 그녀의 근본을 강하게 흔들고 있는데 단순히 남자가 떠나가서 상처받은 걸로 보기엔 그녀의 상태는 보다 더 심각하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도 어려워하고 눈을 마주치기도 힘든 그녀지만 그녀도 여자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고 그런 그녀에게 편지로나마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가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엘리키우스는 비록 살인자임이 분명하지만 그의 편지에 설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가 살인자 그것도 연쇄살인자라는 걸 알려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잔느는 고민하고 갈등하며 현실에 눈 감는 쪽을 택한다.
게다가 그가 편지에서 자신이 죽인 사람들은 죽어 마땅하고 자신은 당연히 할 일을 한다는 너무나 당당한 태도에 그녀조차 납득되고 동화되어 그가 그럴 수밖에 없다며 스스로를 설득하는 지경에 이른다.
스릴러임에도 잔혹한 살해 장면이 나오거나 범인과 피해자가 대면해 아슬아슬한 위기 상황을 연출하는 장면 하나 없음에도 어딘지 위태로운 잔느의 감정 상태 때문인지 묘하게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 책은 범인이 누구인지 동기가 무엇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잔느가 왜 이렇게 평범하지 않은 모습인지 그녀에게 어떤 비밀이 존재하는지가 더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제법 읽었는데 이 책이 데뷔작이어서인지 좀 더 신선하달까
기존의 작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드는데 그게 또 괜찮은 매력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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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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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뱃속의 아이 이름을 부르며 찾아온 그것의 정체는 뭘까
본 사람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그것이 뭔지를 어렴풋이 짐작하는 유일한 사람인 히데키는 가족을 그것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쉽지 않다.
히데키 역시 그것을 본 건 아주 오래전 자신이 어렸을 때 병든 할아버지와 자신 둘이 있을 때 문을 두드리고 이름을 부르며 찾아온 것이었고 그때 당시 어린 나이에도 문밖에 있는 그것에게 문을 열어주면 안 된다는 의식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왜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자신과 아이를 찾아온 걸까?
그것의 정체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하는 의문에서부터 시작해 그것의 정체를 찾아가다 보니 아주 오래전 이름을 불러 대답을 하면 잡아간다는 요괴 즉 보기왕이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된다.
누군가 이름을 부를 때 대답하지 않으면 된다는 건 얼핏 생각하면 쉬울 수도 있는데 그것 역시 무서운 형체나 낯선 모습뿐 아니라 친숙한 사람의 목소릴 빌려 유혹하는 잔꾀를 부려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원하는 걸 취한다.
웬만한 부적과 주술로도 듣지 않는 아주 강력한 존재인 보기왕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런 일에 대해 잘 아는 영매 마코토와 노자키를 끌어들이지만 처음엔 그들은 그에게 단지 아내와 딸 처사에게 다정하게 대해주란 말을 처방할 뿐이라 반발만 사게 된다.
히데키는 직장을 다니면서 육아에 참여하고 주변에 자기와 같이 육아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는 등 최선을 다하는 남편이자 아빠이기에 그들이 그런 말을 하는 걸 이해할 수도 없었다.
믿었던 그들에게서도 뾰족한 방법을 찾을 수 없다면 어떻게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
그것은 도대체 왜 이 가족을 집요하게 노리는 걸까?
보기왕이 잔혹해지고 강력해질수록 이런 의문이 들 즈음 뜻밖의 결말을 맞으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되는듯하다 2부에선 히데키의 아내 가나의 시점으로 그들에게 닥친 불행을 이야기하는데 그녀의 시점에서 바라본 사건의 전말은 처음의 이야기와 비슷한 듯 다르다.
그래서 왜 그것이 그들 가족을 노렸는지에 대해 약간은 납득이 간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그것은 반드시 누군가가 불러서야 온다는 사실
그렇다면 그것 즉 보기왕을 불러 이 가족에게 해를 끼친 사람은 누구일까?
보기왕이라는 강력한 요괴의 출현과 그것이 이들 가족 가까이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로 초반을 끌어갔다면 그것이 이 집에 오게 된 이유와 그것의 정체를 밝히는 이야기가 미스터리 형식으로 중반을 끌면서 호러와 미스터리가 멋지게 결합해 가독성을 높이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밤 밖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느끼며 읽으면 좀 더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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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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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여유와 상당히 고급스러운 취향이 드러나는 이 책은 모리 마리의 산문집이다.
그녀는 우아함을 표현하는 데 뛰어난 에세이스트라는 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지만 문장이 천진스럽고 맛을 표현하는 글들이 많아서인지 잘 읽히고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가만 들여다보면 심각한 상황이 분명한데도 글을 읽으면 큰 걱정을 하지 않는 듯하기도 하고 당시 시대에 흔하지 않는 불어를 배운다거나 아버지가 독일에서 사다 준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녀가 상당히 유복하고 풍요롭게 살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음식에 대한 글이 많은가 싶기도 하지만 그녀가 살아온 삶을 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는 게 태어나기도 부유하게 태어났고 아버지는 의사이면서 독일에서 몇 년간 살았을 뿐 아니라 독어를 번역해 책을 내기도 한 인텔리였으며 비록 나중에 이혼했지만 전남편 역시 부자였기에 그녀에게서 생활감이 묻어나지 않고 천진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것 같다.
지금의 시선으로 봐도 그녀 모리 마리는 상당히 개성이 있는 쪽이다.
미적인 감각이 예민한데 그중에서도 특히 음식 취향이 상당히 까다롭고 고급스럽다.
그런가 하면 부잣집 딸로 태어나 평생을 음식이라고는 먹을 줄 만 알았지 만들지 모를 것 같은 그녀가 음식을 상당히 잘 만든다는 것도 조금은 의외다.
그녀의 지인 모두가 그녀가 음식을 한다는 것을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이지만 일단 그녀가 만든 음식을 맛보면 모두가 감탄한다는 글을 보고선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특히 오래전 이혼 후 만나지 못했던 장남과의 이야기 속에서 그녀가 만든 음식이 얼마나 맛있었으면 세숫대야만큼 큰 그릇에 든 음식을 다 먹었다는 표현이 몇 번 등장하는데 재밌으면서도 그녀가 자신이 만든 음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글 곳곳에 등장하는 낯선 음식에 대한 글도 좋았지만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가 특별했던 그녀의 아버지에 관한 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그중에서 아버지가 그녀에게 보낸 편지들이 인상적인데 시집 간 딸이 남편의 부재로 외로움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자 그에 대한 답장으로 보낸 글이 ``그때그때에 따라 인간에게는 감이 제철인 시기와 배가 제철인 시기가 있다. 배가 제철일 때 감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하는 건 잘못됐다``는 편지로 딸에게 삶의 교훈을 주고 편지에 제비꽃을 넣는 감성적인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비록 여자로서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지만 아들과도 마치 나이 차이가 나는 연인처럼 지내고 맛있는 음식을 찾아서 먹으며 싫은 건 싫다고 말하고 소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찾는 그녀는 요즘 말로 치면 상당히 쿨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녀가 소개하는 음식 중 상당수가 서양 음식이면서 흔히 먹지 않는 음식이 많아 책을 읽으면서 그 맛에 대해서도 궁금하고 비록 맛을 모르지만 글로 맛을 느끼는 재미도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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