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
톰 말름퀴스트 지음, 김승욱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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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아이가 탄생하는 순간 사경을 헤매는 아내

탄생을 마냥 기뻐할 수도 아내를 생각해 슬픔에만 빠질 수도 없는 상태가 된 한 남자가 있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발병 원인을 찾기 위해 온갖 검사를 진행하는 와중에 어쩔 수 없이 출산까지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남자 톰이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겪는 상황 묘사가 긴박하게 잘 표현되고 있어 당시 얼마나 위중하고 급박한 상황인지를 알 수 있는 우리가 살아있는 모든 순간은 실화라서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상황인 사랑하는 누군가가 병원의 응급실에 실려가 무슨 검사인지도 모른 채 온갖 선으로 연결되고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않아 두렵기만 한... 그래서 지금이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고 누군가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 두려움을 톰 역시 겪고 있는데 그가 느끼는 혼란과 막막함이 피부에 와닿았다.

설명을 해준다고 해도 전문용어가 난무하고 각 과마다 진료하는 의사의 스타일에 따라 보호자의 입지와 처지가 달라지는 점도 그렇고 우리가 평소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부조리함을 톰 역시 그대로 겪고 있는데 특히나 자신의 아이를 가진 채 갑작스럽게 발병해 곧바로 중환자가 되다시피한 연인 카린을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데서 오는 무력감은 엄청날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다리던 아이가 출산했음에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톰의 처지가 애처롭게 느껴지고 의료진을 붙들고 이것저것 귀찮을 만큼 물어보는 그의 행동이 불안에서 오는 것임을 알기에 동정이 갔다.

자신이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두서없이 정신없이 표현하고 있어 더더욱 그때 그의 감정이 느껴진달까

그렇게 정신없이 연인을 보내고 아빠로서 아이를 혼자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여느 부모와 다르지 않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카린과 톰은 오랫동안 같이 산 연인이지만 결혼을 하지는 않은 상태라 둘 사이의 아기 리비아는 엄마의 사망으로 가족이 없는 고아 상태가 된 것

늘 곁에 있을 거라 믿었던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로 인한 고통을 제대로 느끼기도 전에 이번엔 자신의 아이를 자신의 자식으로 입적시키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수고를 해야 하는 톰의 처지가 안쓰럽지만 이 또한 혹시라도 법의 사각지대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아이를 위한 조치라 생각하면 톰과 카린이 조금은 안일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들 역시 자신들이 젊기에 아마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제대로 준비는커녕 생각조차 해보지 않아서 이런 일이 발생했으리라 짐작은 하지만 ...

우리 모두 인간은 다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자신에게 죽음은 먼 일이거나 나완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생각하며 미래를 위한 준비 따윈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톰의 처지가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서 또 다른 사랑하는 아이를 얻은 톰의 슬픔과 좌절, 그리고 절망 끝에 괴로워하면서도 리비아를 보면서 깊은 사랑과 함께 그 아이 리비아를 기다리던 카린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톰의 모습은 막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진솔하게 써 내려간 그의 감정 그의 혼란과 막연한 분노가 진심으로 와닿았다.

언제까지나 계속 곁에 있을 것만 같아 무심했던 모든 순간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순간임을 알았다면 좀 더 다르게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아마도 톰은 그걸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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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론도 스토리콜렉터 70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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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늘 마리화나를 말아 피우고 단숨에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보지만 재수 없는 말투와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사서 미움을 받는 천재 프로 파일러 마르틴 S.슈나이더 시리즈의 4번째 이야기 죽음의 론도

이번엔 20년 전 벌어진 사건을 둘러싼 진실 찾기 게임이다.

한 남자가 아우토반에서 미친 듯 역주행하며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죽은 자가 하필이면 연방 범죄수사국의 수사관이었다.

그는 왜 그런 무모한 선택을 한 것일까?

모두가 의문을 가지고 그의 사건을 수사하던 중 연이은 연방 범죄수사국의 수사관의 가족이 사고사 하거나 수사관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정직 처분을 받고 있는 슈나이더를 대신해 자비네가 사건을 수사하지만 죽기 직전의 수사관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이 슈니이더라는 게 밝혀진다.

그에게 도움을 청하는 자비네에게 사건에서 손을 떼라는 충고만을 하는 슈나이더

연이은 사건과 사고를 겪는 사람들이 모두 한때 범죄수사국의 마약 수사반에서 같이 일했던 동료 관계였음을 알게 되는 자비네는 이 사건과 20년 전 마약을 판매하던 마약 상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아내와 두 아이를 모두 살해하게 된 사건과의 연관성을 밝혀내지만 심증만 갈 뿐 이를 밝힐 증거가 없다.

그리고 그때의 사건으로 형무소에서 20년간 수감생활을 했던 하디가 만기 출소하면서 이 모든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 건 단순한 우연인 걸까?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슈나이더가 처음부터 이 사건들에 깊숙이 개입된 듯 여기저기서 그의 이름이 나오지만 그는 사건 수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정직 처분을 받은 데다 앞으로 복직할 수 있을지도 요원한 상태인데 그가 가장 잘하는 게 평범하지 않은 사건을 앞에 두고 범인의 심리상태나 행동 패턴을 연구하고 예측하는 일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번 편에서 그의 활약보다 그의 파트너이자 이 시리즈의 또 다른 주인공 격인 자비네의 역할을 기대해야 하는 싶을 정도로 이번 편에선 이야기가 중간까지 흘러갈 정도가 될 때 끼지 뚜렷한 슈나이더의 활약이 안 보인다.

단지 그가 이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사건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다는 뉘앙스만 풍길뿐인데 그렇다고 사건을 수사하는 자비네에게 사건 수사에 협조를 하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평소의 그와는 왠지 다른 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더욱 그의 행동을 수상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그는 그때의 사건에서 무슨 관계에 있는 걸까

그래서 더욱 이 사건들의 시초가 된 사건의 진실이 궁금할 즈음 자비네가 위험에 빠지면서 마침내 슈나이더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사건은 더욱더 긴박하게 돌아가고 모든 단서들이 제대로 맞춰들어가면서 마침내 전체의 그림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억울한 누명으로 옥살이를 한 사람이 출소하면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사고들은 과연 그의 복수심에서 나온 건지 아니면 자신의 누명을 벗으려는 남자가 진실을 찾는 걸 방해하기 위한 또 다른 자가 저지른 사건인지... 그들을 둘러싼 사건의 진실은 과연 뭘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시리즈 4번째 죽음의 론도

제목의 론도처럼 당사자들은 모르지만 서로 미워하고 증오하며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과거는 이번에도 누군가의 발목을 잡는다.

원리원칙을 중시했던 자비네가 늘 마리화나의 연기에 조금 취해있는 슈나이더를 닮아 조금씩 유연해지면서 슈나이더와 더욱 찰진 호흡을 보여주고 시리즈의 맛 또한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는듯하다.

다음 편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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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수를 죽이고 - 환몽 컬렉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0
오쓰이치 외 지음, 김선영 옮김, 아다치 히로타카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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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탁월한 작품으로 등장했던 오쓰이치

그가 쓴 작품은 잔혹한데도 묘하게 아름답고 어딘지 몽환적이며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참으로 절묘해서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집은 여러 사람의 이름으로 된 단편들이고 각각의 이야기가 닮은 듯 전혀 닮아있지 않지만 알고 보면 오쓰이치가 다른 필명으로 작품을 낸 단편들로 엮은 작품집이라는 걸 알면 역시 그의 천재성에 놀랄 수밖에 없다.

7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작품은 오쓰이치의 초기 작품이 생각나는 염소자리 친구이다.

바람길이 통하는 집에 외따로 떨어져 있는 집에는 온갖 것들이 바람에 휩쓸려와서 마치 거름장치처럼 잡동사니들이 모여드는데 거기엔 생각지도 못하는 강아지도 있었고 무엇보다 특이한 건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미래의 어떤 시기의 물건들이 날아오기도 한다는 것

여기서부터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묘하게 뒤섞이는 오쓰이치다운 소재의 특성이 드러나는데 그 바람길의 집에 사는 한 소년이 미래에 있을 한 살인 사건에 대해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게 염소자리 친구이다.

반에서 폭력으로 모두 위에 군림하던 아이가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하필이면 그날 그 아이를 살해한듯한 피 묻은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던 또 다른 친구를 우연히 만나면서 주인공은 뜻하지 않게 사건에 깊숙이 휘말리게 된다.

여기에는 늘 죽은 친구의 말도 안 되는 폭력에 시달리던 반 친구를 외면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데서 안도했던 자신의 비겁함을 더 이상 모른척할 수 없었던 주인공의 깊은 후회가 결국에는 그 아이의 도피에 동행하게 하는데 그 친구와의 동행으로 사건의 진실을 깨닫게 되지만 선의로 한 그런 자신의 행동이 또 다른 비극을 가져오면서 오쓰이치다운 결말을 맞고 있다.선의로 한 행동이라해도 선한 끝을 보는 건 아니라는...

또 다른 섬뜩한 이야기로는 어느 인쇄물의 행방이 있다.

우리에게도 이제 익숙한 소재가 된 3D프린터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 뉴스를 통해서 3D프린터로 인간의 장기를 프린트해서 대체물로 쓰이고 있고 앞으로 그 분야에서 점점 더 발전할 거라는 긍정적인 소식만 듣다 이런 걸 이용해서 사람도 만들 수 있다는 작가의 상상력은 섬뜩하리만치 현실적으로 다가와 공포감을 주고 있다.

잦은 자연재해로 늘 불안에 시달리는 일본 사회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트랜스시버는 가족을 잃고 방황하는 남자의 애절함이 잘 드러나있어 안타깝게 느껴졌다.

죽은 아들의 목소릴 듣고 싶어 늘 술에 취해 무전기를 하는 남자... 그리고 그 무전기를 통해 죽을 때의 나이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들의 엉뚱한 단어를 들으면서 매일매일을 보내는 남자가 마침내 아들을 보내고 새로운 가정을 가지며 슬픔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단편집의 제목인 메리 수를 죽이고는 소심하고 외모에 자신이 없어 친구를 사귀기 힘들었던 소녀가 자신의 외로움을 덜기 위해 애니메이션이나 노블에 빠져 살다 너무 심취하고 좋아한 나머지 그 이야기의 뒤를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낸 2차 소설까지 집필하면서 변화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어느 날 문득 아버지의 유품인 잉크병을 보고 펜을 사용하다 일기장을 사서 기록하게 되고 일기장을 진열하기 위해 북엔드를 사다 결국엔 책장 가득 책을 꽂으면서 책을 읽게 되는 과정을 그린 사랑스러운 원숭이의 일기랑 두 작품은 어떤 하나의 계기로 점점 더 달라지고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닮아 있다.

이렇게 전혀 잔혹하거나 그로테스크함이 없는 오쓰이치답지 않은 작품이 있는가 하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면서 잔혹한 현실을 잔혹하지만은 않게 그린 그 다운 작품도 있는데 어느 것이 좋으냐 하면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각의 작품이 매력이 있다.

그의 작품의 매력을 잘 살린 작품집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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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서정시
리훙웨이 지음, 한수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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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떻게 안 죽을 수 있나?라는 인류 이후 누구나 꿈꿔왔지만 이뤄질 수 없었던 영생, 불멸의 꿈을 이루고자 한 이가 또 한 사람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왕이라 불렀으며 그는 나라를 가지진 않았으나 나라를 가졌을 뿐 아니라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사람들 개개인의 의식을 모아서 단체로 교제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앱을 통해 엄청난 인기와 부를 구축해 그야말로 유일무이한 제국을 만들어냈다.
무에서 유의 창조는 많은 사람들을 그의 의견에 동조하게 만들었으며 결국에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몸에다 의식 결정체를 이식해 언제 어디서 건 원하는 누구와도 연결할 수 있는 세상을 창조해냈다.
이는 반대로 누구라도 원하면 나의 의식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를 열었던 왕이 누군가의 죽음과 깊은 연관관계가 있다.
그 사람은 205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로 결정된 위원왕후였으며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은 충분히 누군가의 의심을 불러올만했다.
더군다나 위원왕후는 죽기 직전 친구라 할 수 있는 리푸레이에게 `이렇게 단절한다. 잘 지내길`이라는 이상한 글을 메일로 보내왔고 그 메일을 받은 리푸레이가 그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진다.
그리고 왕후의 유품에서 그가 남긴 글과 같은 글귀가 쓰인 종이를 발견하지만 그 글이 쓰인 건 2029년도였고 이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위원왕후는 이미 자신의 죽음을 예견했던 걸까?
위원왕후의 과거를 조사하다 왕과 그가 한때 잡지를 창간하는 데 힘을 모았을 뿐 아니라 마음이 잘 맞는 영혼의 파트너와 같은 관계였음을 알게 되면서 더욱 그의 죽음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리푸레이는 왕이 이제껏 걸어온 길과 추구해왔던 것을 조사하다 마침내 왕의 궁극적인 목적을 밝혀낸다.
영원히 죽지 않고 살수 있는 길
그렇다. 왕은 인간의 영생을 원하고 그걸 위해 많은 연구를 해왔으며 위원왕후의 죽음도 이런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왕은 어떻게 인간의 영생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에게 영생이란 결국 인간 개개인을 나누는 분별을 없애 너와 나라는 구별이 없으면 인류라는 개체에게 생과 사는 의미가 없어지고 이는 곧 영원함을 나타내므로 영생할 수 있다는 심오하기 그지없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이를 위해선 사람들 사이에서 분별을 없애야 하는데 그래서 선택한 것이 문자의 소멸이라는 방식이었다.
모든 문자를 소멸하는 건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문자를 없애고 특정한 단어의 반복 사용으로 문자에 제한을 둠으로써 결국에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문자만 사용하게 되면 이는 모든 인류의 동일화에 도움이 되고 이는 인간의 불멸에 필수적이다.
그런 그와 시를 쓰고 글을 쓰는 리원왕후의 대립은 어쩌면 당연하고 왕후의 결정은 왕의 오만한 행동에 대한 반발의 결과일수도 있음을 밝혀내는 리플레이
이제 이 모든 수수께끼를 푼 리푸레이에게 왕은 최후의 선택을 요구한다.
인간의 불멸이라는 것의 의미를 이런 식으로 풀 수 있음을 사람들 대부분은 생각도 못 했을 것이다.
불멸이란 당연히 육체의 불멸을 의미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정신 혹은 의식의 불멸이라는 다른 시각으로의 전환을 보여주고 있는 왕과 서정시는 솔직히 읽기에 녹록지 않은 작품이다.
내용도 심오하지만 의미를 잘 알 수 없는 한자어, 그리고 철학적인 내용들은 장벽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런 걸 넘으면 마치 매트릭스가 보여준 미래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흥미롭다.
누군가에 의해서 조정될 수도 있는 의식,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선한 의미라고 하지만 원하는 바를 위해서 한 방향으로 조정하고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이를 받아들일 뿐 만 아니라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하는 세상은 살기엔 편리할지 몰라도 인간이 가지고 고유의 개성과 다름에서 오는 다양성은 사라진다. 이런 걸 보면 지금 현재의 모습과 큰 괴리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어느새 누군가의 의도로 대중의 의견이 방향성을 잃어버리거나 무작정 한 방향으로 끌려가는 걸 느꼈을 때가 많은데 이런 세상이 바로 왕과 같은 사람이 원했던 세상이랑 뭐가 다른가
왕이 자신의 후계자는 비록 인류의 영생이라는 목표를 위해 문자를 소멸하지만 인간 개개인의 감정이 아닌 인류의 깊이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감화시킬 수 있는 서정을 이해하는 사람... 즉, 그런 문자와 문학을 없애기 위해서 문학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은 아이러니하면서도 일견 설득력이 있어 더 무섭게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왕과 서정시는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조금은 두려운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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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디테일 - 고객의 감각을 깨우는 아주 작은 차이에 대하여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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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사람은 다르구나 하고 느낀 게 있었다.

국내여행이든 해외여행이든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지 갈수 있는 요즘,나 같은 경우도 기껏해야 여행지의 사진을 찍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명소나 관광지를 둘러보는 걸로 만족했었는데 이 책을 쓴 저자 생각노트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가령 우리나라에는 없는 것 혹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상품 혹은 아.. 이런 건 우리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걸 발견하면 사진도 찍고 메모도 남기며 여행을 즐기는 걸로 만족하지 않고 여행에서 또 다른 아이템을 얻거나 한다는 걸 보면 참으로 여행의 바림직한 태도가 아닐까 싶다.

어쨌든 여행의 많은 즐거움이나 이점을 떠나 작가가 주목한 건 작은 디테일이라는 것이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이 작은 디테일한 차이가 삶의 질에 큰 차이를 주는 것... 그런 걸 주로 찾아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으로 일본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섬세함이랄까 아니면 일종의 상술이라고 할까

어쨌든 그 작은 차이를 찾아내서 기어코 개선하고야 마는 그들의 국민성에 조금 놀랐다.

문구야 워낙 아기자기하거나 아이디어가 기발한 상품이 많은 분야고 또 참으로 이쁘고 다양한 상품이 늘 쏟아져 나오기에 일본이라는 나라의 국민성과도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신호등의 신호를 필요에 따라 늘려주는 장치 같은 건 정말로 우리에게도 필요할 뿐 아니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처음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은 사람들의 불편에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임이 분명하다 생각한다.

이렇게 작은 것 하나에서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려면 많은 관찰과 더불어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해야만 가능하다 생각한다.

더불어 모든 것이 대량화되고 자동화된 요즘 개개인의 필요와 요구를 모두 충족 시키는 건 힘들기에 어느새 우리 모두는 자신의 요구보다 물건이나 다른 모든 것의 대중성이나 평균에 맞추는 걸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왔는데 일본에서는 이런 것의 역발상으로 개개인의 특별한 요구나 니즈에 맞추는 상점들이 등장했다.

잘라파는 스티커나 접착 용지 같은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시니어들을 위한 패션 매장의 등장 수십 가지 주제의 로그 툴이 있고 모두가 그 분야의 전문가들로 배치된 매장이 있어 원하는 취향의 영화를 선택 해주거나 책을 권하는 것 등등...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서 이제는 모두에게 맞는 것이 아닌 개개인의 취향까지 고려해주는 세심함이 선택받는 시대가 오고 있고 그런 점에서 일본은 역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음을 안타깝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의 디테일은 단순히 물건에서만 돋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일반적인 거리에서도 그들의 디테일함을 엿볼 수 있는데 단순히 나무와 도로의 분리대를 만들어 놓고 그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도 있고 자전거 보관대로도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쓰임새가 가능하게끔 디자인되어있다.

이것뿐만 아니라 앉아서 걸 수 있도록 되어있는 공중전화라든가 혹은 아이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세면대부터 냉온수를 좌우 조절이 아닌 버튼식으로 조절하는 것 같은 건 알고 보면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기에 이런 부분까지 찾아내 실현한 일본의 섬세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이 밖에도 이 책에서 인상적으로 읽은 것은 무인양품의 성공사례다.

그들이 어떤 식의 전략을 사용했으며 지금 어떻게 그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는지는 앞으로 우리의 소상공인이나 지역업체에서도 많이 배워야 할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결국 작은것에서 큰 차이가 있음을 기억해야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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