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랜더 1
다이애나 개벌돈 지음, 심연희 옮김 / 오렌지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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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같은 걸 잘 안보다 보니 어떤 드라마가 인기인 지 잘 몰랐는데 2014년부터 시작해 공전의 히트를 쳤고 현재 시즌 6까지 나온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라는 아웃랜더

스토리를 들여다보니 왜 이 작품이 인기가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 가능했다.

일단 현재가 아니라 18세기를 배경으로 했고 그 당시의 인물이 아닌 현재의 인물이 자신도 모르게 그 시대로 타임 슬립해 그곳의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부터 여심을 자극하고 있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아무래도 여자는 그저 잠자리의 대상이고 남자의 부속품 같은 위치에 있는 데 현대의 여성이 그 시대로 가 남성우월주의가 가득하고 남성이 기득권을 차지한 곳에서 자신의 목소릴 내고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하면서 멋진 남자 주인공마저 사로잡는다는 설정은 확실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여기서 현대의 배경도 지금으로 보면 지극히 옛날인 1945년이라는 점이 궁금했는데 내용을 보면 여주인공인 클레어의 캐릭터를 위한 게 아닐까 싶다.

전쟁이 막 끝난 시점인 1945년을 배경을 한 이유에는 아무래도 클레어가 단순히 책상에서 일을 한 현대 여성이 아닌 간호사로서 전쟁터를 누비고 전쟁을 몸소 겪어서 18세기의 거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용이했고 또한 간호사로서의 커리어를 십분 살려 치료사로서 당당히 자신의 위치를 잡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한 배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만약 그녀가 현장 경험이 없는 평범한 현대 여성이었다면 거친 폭력과 야생이 숨 쉬는 남자들의 혹독한 세계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저 이쁜 얼굴이 전부인 민폐 주인공이 되기 십상이었을 것이고 그런 여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적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시대적 배경 및 그녀의 직업을 전략적으로 배치했고 그녀가 떨어진 곳인 18세기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던 시기라는 점 또한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자기 떨어진 그녀를 양측에서 서로 간첩이라 의심하는 게 이런 부분에서 설명이 된다.

전쟁이 끝난 후 떨어져 있던 남편이랑 사실상의 신혼여행을 왔다 자신도 모르는 새 18세기 스코틀랜드로 떨어진 클레어는 이곳에서 처음 만난 남자인 잉글랜드군의 대위 조너선 랜들을 보고 깜짝 놀란다.

자신의 남편과 거의 똑같은 외모를 가진 그에게 자신도 모르게 친밀감을 가지지만 조너선은 갑자기 자신들이 있는 곳에 불쑥 나타난 그녀를 보고 첩자로 오해해 그녀를 체포하려 한다.

게다가 이후에도 그는 그녀와 그녀의 연인에게 절대적인 악역으로 존재가치를 증명한다.

위기의 상황에 마침 그곳을 지나던 스코틀랜드의 매켄지 씨족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의 손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잉글랜드인 인 그녀가 스코틀랜드의 씨족 사회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지만 이번에는 매켄지 씨족 사람들로부터 첩자로 의심받는 등 그녀는 이곳으로 떨어진 이후 매일매일이 위기의 연속이다.

그런 그녀가 다친 사람을 치료하면서 호의를 얻어 그곳에 임시 거처를 구하게 되지만 완전히 의심을 거두지는 않았고 이 모든 의심에서 벗어나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씨족의 사람인 제이미와 혼인을 하게 된다.

제이미 역시 나름의 필요가 있어 전략적으로 그녀와의 혼인을 선택한 것이지만 둘은 함께 하면서 점점 더 서로에게 끌리는 걸 느끼는 데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서로를 마음에 담아 가는 과정이 섬세하면서 세심하게 그려진 아웃랜더는 확실히 여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스코틀랜드의 젊은 전사 제이미가 전투에 능하고 여자를 소유물로 여기는 여느 남자들과 같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눈앞에서 가족을 잃은 아픈 상처가 있어 여자들로부터 보호본능을 이끌어 내고 또한 뭔가 말하지 않은 큰 비밀을 가진 남자라는 점에서 신비한 매력 또한 잘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로맨스 소설이라면 가장 중요한 덕목인 잘 생기고 신체 건강한 젊은 남자이면서 클레어를 만나기 전까지 여자 경험이 없었던 순진한 남자라는 점 그리고 그녀와 결혼한 이후부터 오로지 그녀만 바라보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순수한 남자인 그에게 클레어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많은 독자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이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끌리다 끝내는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로맨틱하게 그려내고 때로는 폭풍 같은 열정을 에로틱하게 묘사하는 부분에선 누구라도 그들의 로맨스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사실 드라마도 보고 싶지만 원작 소설의 맛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해 실망할까 하는 마음이 들어 망설여진다.

두 사람의 로맨스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그들이 살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숲에 사는 모든 동식물에 대한 묘사까지... 상당히 많은 연구와 고증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라는 게 느껴져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녀가 과연 현대로 돌아갔을 지...이후 두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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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손길 페르세포네 × 하데스 1
스칼릿 세인트클레어 지음, 최현지 옮김 / 해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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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참 그리스 로마 신화를 즐겨 읽을 때 신들이 하는 작태가 참으로 가당치 않아서 이런 신이라면 믿고 싶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도대체 신이라는 사람들이 권위도 없고 감정 기복은 죽 끓듯 하는 데다 자기감정에만 너무 충실해서 자신들 눈에 띈 사람들 꽁무니를 쫓기 바쁘다. 게다가 엄청난 외모지상주의까지...

그래놓고는 자신들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죽여버리고 또 자신의 마음을 받아줬다 해도 자식을 낳고는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신으로서의 권위가 서고 대우를 바랄 수 있을까

참으로 난잡하기 그지없구나 하고 어처구니없어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오늘날까지 신화가 사랑받는 건 신들이 가진 무한한 능력과 힘에 대한 동경 그리고 그런 절대자인 신과 인간이 한데 섞여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욕망과 질투, 애욕을 비롯한 인간의 본성을 이야기로 너무 재밌게 풀어놨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 어둠의 손길은 그중에서도 저승의 신이자 죽음의 신인 하데스와 그의 연인인 페르세포네와의 로맨스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그중에서도 로맨스 부분을 좀 더 에로틱하게 묘사한 에로틱 로맨스 판타지다.

한때 동화를 재해석한 여러 버전이 봇물처럼 유행했던 때가 있는 데 그것의 어른 버전이라고 보면 될 듯

봄의 여신 이자 대지의 여신인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존재를 숨기다시피한 채 자랐고 이제 인간들과 어울려 대학생활을 하는 등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신들조차 그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데 이는 엄마인 데메테르가 그녀를 온실에 가두다시피 한 채 과보호하며 키운 이유도 있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그녀가 신임에도 불구하고 신으로서 별다른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저승의 지배자인 하데스와 만나 사랑에 빠질 수 있었을까?

페르세포네는 특히 하데스라면 치를 떨면서 그와 절대로 마주치지 말라는 엄마의 잔소릴 듣고 자라 오히려 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충만했고 마침 그의 소유인 클럽에 갈 기회가 생겼을 때 엄마의 충고를 무시하고 그곳으로 가 마침내 소문의 그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와 마주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전율했고 한순간도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엄마인 데메테르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새 그와 계약을 맺고 저승과 현실 세계를 왕래하면서 그와의 관계가 깊어지게 된다.

신화를 바탕으로 했고 무대가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는 것만 다를 뿐 여느 로맨스 소설과 다를 바 없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던 남녀가 처음 만나 서로에게 빠지지만 처음 느끼는 감정에 당황해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외면하려 하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어 결국은 서로 함께 하고자 한다는 설정도 그렇고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들의 출현 즉 악조의 등장 역시 여느 로맨스의 공식과 다르지 않다.

단지 그렇게 사랑에 빠진 대상이 사람이 아닌 신이라는 점만 다를 뿐...

그리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로맨스 소설답게 좀 더 에로틱한 묘사가 많다는 점 역시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딸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데메테르로 인해 오히려 스스로 성장해 자신의 힘을 깨칠 기회를 잃었다는 걸 깨달은 페르세포네가 스스로 여신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을 키워 나갈 수 있을지... 아마도 2편에서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신화를 재해석했다는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단순하게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좀 더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겁지않아서 부담없이 읽기에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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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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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다소 어렵지만 같은 시간대 다른 공간에서 지금의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존재가 있다는 이론이 실제로 있음을 알고 있다.

그 이론이 맞고 안 맞고를 떠나서 사람들 마음속에는 분명 이런 상상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고 한때 엄청 유행했던 예능에 그래 결심했어!! 하는 말로 자신이 안 가본 길을 가본다는 설정이 그런 상상력을 근거로 했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안 가본 길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있기 마련이고 그런 선택의 순간에 지금 자신이 한 선택과 다른 길을 선택해서 동시간대에 살아가는 또 다른 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은 아마도 그런 인간의 후회하는 속성에서 나온 게 아닐까 싶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 책 30일의 밤은 어쩌면 이런 사람들의 상상을 좀 더 구체화한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아내와 십 대의 아들을 둔 평범한 교수인 제이슨은 친구의 수상을 축하해 주러 술집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정체불명의 주사를 맞는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낯선 곳 낯선 사람에게 둘러싸인 채 수많은 질문을 받지만 자신은 그 사람들을 모른다.

문제는 그 사람들은 자신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사람들이 말하는 사람이 자신임이 분명한데도 뭔지 모를 위험을 감지한 제이슨은 그들을 피해 달아나 자신의 집을 찾아가지만 몇 시간 전까지 자신의 집이었던 집은 자신이 알던 집도 아니고 모든 것이 바뀌어있었다.

무엇보다 그곳에는 자신의 아내와 아들이 있었던 흔적조차 없는 게 아닌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다르고 알고 있다 생각한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닌 지금 제이슨은 혼란에 빠지면서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것에 확신이 점점 사라진다.

그렇다면 자신이 믿고 있는 게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한 상황... 이를 증명해 줄 아내를 찾아 나서지만 그녀 역시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고 그를 뒤쫓는 무리들은 그가 자신들이 믿고 기다렸던 그 제이슨이 아님을 서서히 눈치채고 그에게서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절체절명의 순간 제이슨은 그가 처음 발견되었던 그곳... 이제까지 들어가서 그 외엔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던 그 상자 안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선택할 수밖에 없고 그 안은 역시 생각했던 곳보다 훨씬 더 위험했다.

제이슨이 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나 없나의 기로에서 아내를 선택함으로써 성공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 다른 우주의 또 다른 제이슨은 가정 대신 직업적 성공을 선택했고 그때 그 걸 선택한 사람이 오랜 세월이 지나 자신이 안 가본 길을 가고 싶어 다른 우주의 또 다른 자신과 맞바꾸는 선택을 한다는...

복잡한 듯 하지만 결국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지금의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삶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걸 실현한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평범한 삶에서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정보도 없이 낯선 곳에 떨어진 제이슨이 겪어야 했던 불안과 혼란스러움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기억에 대한 확신마저 사라지고 누구에게 말해도 믿기 힘든 극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면서 언젠가 비슷한 이야기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작가가 웨이워드 시리즈의 바로 그 작가였다니...

그 시리즈를 보면서 분위기나 주인공이 처한 상황만으로 엄청난 긴박감과 몰입감을 느꼈었는데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쫓는 사람들이 자신이라는 설정도 그렇고 무엇보다 섬뜩한 건 그들 역시 자신이 진짜라고 생각한다는 점... 사실 그들 역시 가짜라고 할 수도 없는 게 우주의 동시간대 다른 공간에서 분명 그들 역시 제이슨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두려운 건 그 들 모두 제이슨이 분명하기에 같은 습관과 같은 사고를 한다는 건데 그런 그들로부터 아내와 아이를 지키기 위한 필사의 노력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소재도 흥미롭고 전개 방식도 그렇고 무엇보다 결말까지 평범하지 않은...

만약 평범한 결말이었다면 어쩌면 좀 실망했을지 모르겠다.

단숨에 몰입해서 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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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이드 게임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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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부에서 벌어지는 조직 내의 암투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변하는 환경 그리고 대기업이 하청업체에게 부리는 횡포에 대한 고발을 이케이도 준만큼 흥미진진하면서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쓰는 작가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임에도 특유의 경쾌함이 있어 읽기에 너무 부담되지도 않고 그럼에도 그 밑에 깔린 고발정신은 날카롭다.

그야말로 아픈 곳을 콕콕 찔러주면서도 지나침이 없는... 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즐거움을 주는 작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회사 내에서 다음 회장으로 유력시되는 다키가와 상무의 합병 계획에 반대되는 문건을 작성해 그 계획을 저지했다는 이유로 단단히 미운 털이 박혀 끝내는 엉뚱한 곳으로 좌천된 기획실의 에이스 기미시마

게다가 새로 발령받은 요코하마 공장에서는 평소 관심도 없었고 룰조차 제대로 모르는 럭비팀마저 그의 책임하에 놓여있다.

이곳에서도 특유의 기획력을 발휘하기 위해 팀 운영을 들여다보니 매년 엄청난 금액의 적자를 모 기업이 책임지고 있을 뿐 아니라 럭비협회에서는 그 어떤 자정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각 기업에서 내는 출자금으로 연명하고 있는 처지다. 이래서는 앞으로 발전은커녕 팀이 살아남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기미시마는 특유의 뚝심과 기획력으로 럭비팀 아스트로스의 인기를 끌어모으기 위해 우선 요 근래 부진한 성적으로 간신히 체면치레에 머물고 있는 럭비팀을 새롭게 정비하고 팀에 획기적인 변화를 줄 감독을 구한다.

그리고 연고지 내의 주민들과의 화합을 도모하고 기업과 주민과의 거리 해소를 위한 일환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서서히 팀 내 분위기도 그렇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만 여기서도 언제나 자신이 가진 기득권만 주장할 뿐 어떤 변화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 고인 물이 있기 마련...기득권들은 그들끼리 뭉쳐 반격을 가하며 변화에 저항한다.

하지만 아스트로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관객들이 모여드는 등 이미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은 불기 시작했다.

사실 한 번의 승부로 승패를 결정하는 스포츠 세계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그게 모두 스포츠 정신처럼 정정당당하거나 옳은 방법만은 아니다.

여기에서도 상대팀의 전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팀의 주전 선수를 빼가거나 자신들과 이해타산이 맞아떨어지는 협회를 움직여 자신들 입맛대로 움직일 수 있는 감독을 내세우는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꼼수를 부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럭비를 사랑하고 럭비를 마음껏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 모든 부조리함과 억울함을 참고 견디며 오늘도 땀 흘리고 노력하는 럭비팀 아스트로스는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새로 온 감독의 지도아래 기미시마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새로운 전설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잘 짜인 스토리가 몇 해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연상케했다.

역시 매너리즘에 빠진 채 별다른 노력 없이 경기를 하고 어느새 지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팀이 야구에 전혀 문외한인 외부 인사 한 명으로 인해 팀 전체가 달라지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 인기를 끌었었는데 그 외부 인사 역할을 하는 게 이 책에선 기미시마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일에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고지식한 인물로 자칫하면 미운 털이 박혀 낙오되기 쉬운 유형이다.

이 책에서도 쉬운 길로 갈 수 있었음에도 타협하지 않은 결과로 결국 낙오되어 생각지도 못했던 럭비팀을 맡았지만 그가 참여한 럭비팀은 그의 합류로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된다.

럭비라는 경기가 익숙하지 않아 경기에 대한 이야기나 작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선 다소 헷갈렸지만 그 속에서 숨 쉬는 럭비 팀원들의 이야기... 즉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팀에 대해 느끼는 불안 같은 건 그 모습만 다를 뿐 우리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았다.

지나치게 무겁지않으면서도 그 속에 많은 걸 함유하고 있는 노사이드 게임

일본에서 드라마도로 인기였다는 데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로 만들어도 괜찮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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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강지영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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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르소설을 이끌어가는 다섯 명의 작가들이 모여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누아르처럼 풀어낸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는 좀 무거운 내용부터 범죄를 다루지만 경쾌함이 묻어나는 작품 혹은 어두운 범죄의 세계를 생각지도 못한 기발함으로 접근한 작품까지...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만큼 소재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다양하다.

그래서 골라 먹는 재미만큼 골라 읽는 재미를 준다고 할지...

어쨌든 단편집의 재미를 제대로 살린 작품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겉으로 표방하는 누아르의 세계에 가장 근접한 작품은 바로 작열통이 아닐까 싶다.

조폭들이 나오고 패싸움이 나오는 등 얼핏 봐선 표제작인 프리랜서에게 자비는 없다가 더 누아르 적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들여다보면 일반인인 주인공이 엉뚱하게도 조직폭력배와 어울리게 된 사연부터 위험하기 짝이 없는 패싸움에서 멀쩡히 살아남는 것도 그렇고 모든 요소에 유머 코드가 있다.

그리고 프리랜서라는...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직장인의 비애

이에 비해 작열통은 시작부터 다소 비장하기 그지없다.

일단 그 큰 버스를 땅에 묻고 시작하는 것도 그렇고 제대로 된 답을 말하지 않으면 폭파시키겠다는 협박도 그렇고 모든 것이 철저히 계획된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어떤 비장함을 느끼게 한다.

결국 그들이 원한 건 진실이었을까 아니면 스스로의 죄를 불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살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느꼈던 고통을 느껴보길 원한 걸까?

다섯 편의 작품 중 가장 현실적인 건 역시 중고차를 파는 여자라고 볼 수 있겠다.

중고차 매물 사진을 보고 전화를 해 그곳으로 가면 찾던 물건은 없고 대신에 원치도 않았단 물건을 생각지도 못한 금액으로 눈탱이를 맞고 구매하는... 현실에서도 가끔 뉴스를 통해 알고 있는 중고차 사기에 관한 이야기도 그렇고 기타 보험 범죄에 관한 일화는 충분히 현실적이어서 더 재밌었다.

게다가 이런 일을 해결하는 게 바로 중고차를 파는 여자라는 설정도 그렇고...

흔하지 않은 직업을 가진 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불의를 못 참고 굳이 힘으로 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속 시원하게 내는 모습에서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아직 독립하지 못한 형사는 탁월한 능력을 가졌음에도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미숙함을 드러내는 주인공이 있고 그런 주인공을 도와주는 것처럼 접근해서 천천히 가스라이팅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정하고자 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거기에 요즘 문제시되고 있는 애완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고 죽이는 걸로 비뚤어진 만족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현실에서도 이런 관계 즉 주변으로부터 고립 시켜 결국 자신이 마음대로 교묘하게 조정하면서 희열을 느끼는 기분 나쁜 사람들과 타인과 소통할 수 없는...자신만의 세계에 갖힌 사람들이 있는 데 거기에 빗댄 작품이 아닐까 싶다.

가장 특이하고 신선한 발상은 역시 네고시에이터 최보람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를 유괴한 범인과 경찰이 아니면서 피해자 가족과의 중재에 나서 서로 원하는 결과를 취하도록 하는 직업이 있다는 설정은 우선 신선할 뿐만 아니라 들여다보면 나름 실효성도 있는 것 같다.

유괴나 납치에 공권력이 끼어들면 반드시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어느 한쪽이 큰 희생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고 그 대부분의 피해는 피해자가 입는다고 생각할 때 두 이해 당사자 사이에서 서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조정하고 조율하는 직업이 있다면...? 하는 설정은 황당한 듯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두 당사자들 사이에 감정적으로 얽혀있지 않아 가장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달지...

다섯 편의 단편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서도 각각의 매력이 있어 가독성이 좋았다.

무엇보다 누아르라고 해서 지나치게 무겁거나 장중하지 않다는 점도... 그래서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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