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말해줘서 고마워 라임 향기 도서관 6
이성 지음, 김정미 그림 / 가람어린이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아이들은 확실히 우리때와 달리 조숙한 경향이 있는것 같다.

물론 우리가 어렸을때도 초등 5학년쯤 되면 이성에 대한 관심은 있었고 늘 의식을 하기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거나 내 마음을 표현하는데 거침이 없는 요즘 애들에 비해 소극적 관심을 가지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그저 친구들 사이에 서로 귓속말로 속닥거리면서 키득거리는 정도였으니...요즘애들이 옜날에 비해 확실히 조숙하다고 생각할수 밖에...

이 책 `비밀을 말해줘서 고마워`는 초등5학년 여자아이가 이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자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의 단점을 고칠려고 노력하기도 하는등..요즘 아이들이 많이 고민하는 문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해서 흥미롭게 읽을수 있는 아이들 성장동화이다

 

수영이와 나영이는 연년생 자매인데..수영이는 수줍음이 많고 마음속 생각들을 입으로 이야기하기가 너무나 힘들어 마음속으로 담아두기만하는 소극적인 성격이고 동생 나영이는 적극적으며 활달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말들을 직접 이야기하는..그러면서도 밥도 잘 먹고 씩씩해서 언니인 수영이보다 키도 큰 외향적인 성격..이렇게 정반대적인 자매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깊다.늘 자신이 없고 생각이 많은 수영이에게 어느날 농구를 멋지게 하는 오빠가 마음속으로 들어왔고 그런 마음을 들킬까봐 숨기기 급급하지만 나영이랑 친구 수미는 그런 마음을 눈치채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 한다.그럼에도 수영이는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봐 부정하기 바쁘다. 그러다가 이런 언니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나영이의 일기를 우연히 보게 되고 그 일기속에서 나영이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한창 이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나이의 아이들 이야기가 지나치지않고 소박하고 꾸밈없이 그려져서 이쁜 책이다.

이성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아이들의 태도에 일견 놀라기도 했지만 나역시 딸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이 과장만은 아님을 알고 있다.어쩌면 아이들의 이런 태도를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기 보다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건강하게 지켜봐주는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올바른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새 이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나이도 빨라지고 또 그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이기에  내 아이만은 그렇지않으리라고 벽을 쌓고 아이를 틀안에 가둬 놓으려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비록  그 사실을 인정하는게 싫지만은 우리애도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않다고 생각하고 그저 믿고 바라봐주는게 아이를 키우는 어른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보면 꼭 이성문제만 아니라 확실히 요즘 아이들이 조숙하고 더 성숙하다는걸 알수있다.

자신이 남과 다른점에 대한 고민이라거나 부족한 점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개선할려고 노력하는 자세도 그렇고...

색안경을 끼고 보지않는다면 그런 고민들을 가진 아이들 모습도 이쁘게 보인다.

딸아이랑 같이 읽으면 좋을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배우는 죽어야 한다 블랙 로맨스 클럽
엘리자베스 챈들러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여자가 등에 문신을 한 모습을 드러낸 채 거울을 보고 화장을 손질하고 있는 표지디지인을 보면 왠지 책 내용이 그림속 여자처럼 선정적일것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반해 내용은 오히려 건전하기 짝이없어 이 또한 나름반전을 준다.

엘리자베스 챈들러는 필명인데 본명으로는 아동 그림책을 발표하고 이 이름은 10대를 위한 로맨스를 쓸때 사용하는 필명이며 이미 다양한 작품을 발표한 바가 있다고 하는 데 작가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주는것 같다.

`여배우는 죽어야 한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은 엘리자베스 챈들러라는 필명으로 출간됐기에 이 책이 10대를 위한 로맨스의 일종임을 짐작하게 한다.

 

언니가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를 당했던 연극 캠프에 자신의 본명을 숨긴채 등록한 제니

부모의 재능을 물려받아 연기자로서 앞날이 보장되고 빛났던 언니가 하루아침에 살해당한지 1년이 되었지만 언니의 죽음을 믿기엔 불확실한 점이 너무나 많고 의문점이 있어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었던것이지만 도착 한 첫날부터 언니의 목소릴 들고 기척을 눈치채면서 조금은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 제니..올해 캠프에 모인 멤버 대다수가 작년에도 모였던 멤버임을 알게 되고 자신도 몰랐던 언니에 대해서도 알아가면서 점차 언니의 죽음이 연쇄살인범의 소행이 아닌 누군가 언니를 잘 아는 사람이 꾸민짓이라는 확증을 얻는다.게다가 이상하게 언니가 죽음 직전의 상황이 꿈에서도 현실에서도 오버랩이 되면서 제니에게 투영되기도 하고 이에 더욱 혼란스러워진 제니는 차츰 주변을 둘러보면서 언니에게 악감정을 가졌을만한 사람들을 관찰해나가는데 생각보다 용의자가 너무 많다..

 

언니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에서 도대체 자신이 모르는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하는 의문과 함께 왠지 서둘러 마무리 지은 언니의 죽음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되는 동생이 스스로 언니의 죽음에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직접 언니가 머물렀던 캠프로 온다.이곳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언니가 언니의 남자친구의 쪽지를 받고 나갔으며 그게 언니의 마지막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10대의 소녀들이 다 그러하듯이 그 소녀 역시 어른이나 경찰을 적대시해서 그 사실을 입다문다.청소년소설을 좀 읽다보면 이런 경우가 제법 있는데..어른인 내입장으로선 도대체가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이지만 10대는 그들 나름의 법칙이나 규칙 아닌 규칙이란게  분명히 존재해서 어른이나 경찰의 간섭을 부르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않으려 든다는 것이다.그게 비록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인 단서라는걸 알면서도..

그리고는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드는 속성이 있는데..이책에 나오는 10대들 역시 같은 모션을 취하는걸 보면..전세계 어디에서나 청소년들에게 어른들은 공공의 적이자 그다지 믿을수 없는 존재들인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

제니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언니가 왜 죽었는지..누구의 짓인지를 알기위해 남들의 눈을 피해 범인이 돌아다닐지도 모르는곳을 밤중에 다니는 무모함을 보여주면서 책의 긴장감을 높혀준다.그리고 의심은 가지만 끌리는 남자...

절대로 그를 바라봐서는 안되는 금지된 사랑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애처럽다.원래가 안된다고 마음에 빗장을 걸면 더더욱 끌리는게 사랑이란걸 아직 모르는 소녀이기에...

언니를 죽인 범인을 찾는 동생의 이야기..흥미진진하지만 추리와 로맨스중 갈피를 제대로 못잡는듯한 느낌이 든다.그래서 로맨스로도 추리소설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못 얻는것 같아 아쉬운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흑묘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관 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이자 관시리즈의 6번재 작품인 `흑묘관의 살인`

사실 이 사람의 책은` 시계관의 살인`과 `미로관의 살인`을 읽었었고 천재적인 건축가의 블랙유머에 다름아닌 기묘한 저택에서 그 집을 찾은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은 영문도 모른채 죽어나간다는 설정에다가 꼭 밀실을 주장하는듯한 강박적인 느낌이 작위적으로 느껴져서 엄청 선호하는 작가는 아니었다.

뭐..사회파쪽 추리소설을 확실히 편애하는 나로선 본격소설이라서 좀 더 점수를 짜게 준다는 점도 솔직히 없진않지만 마치 독자에게 이 밀실은 누구도 깰수없다 혹은 이 살해방법은 도대체 어떻게 된것인지 맞춰보라는듯 도발하는 듯한 글쓰기경향이 강한 신본격이든 본격파든 하여간 독자와의 두뇌싸움에 모든걸 거는 듯하고 거기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사건의 본질이나 왜 이런 일이 발생할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원인파악에는 좀 소홀한듯 한 점이 나로 하여금 추가 기울게 하는데 한몫을 했다.그럼에도 이 책 `흑묘관 살인사건`에 관심을 가진건..어린시절 엄청 무섭게 읽었고 아직도 그 트라우마가 남아 검은 고양이를 무서워하도록 하는데 일조를 한 애드가 앨런 포의 작품..그 유명한 `검은 고양이`가 생각나게 한 때문이었다.

 

화재의 충격으로 인해 자신의 이름을 비롯한 모든기억을 상실한 한 남자가 기단사로 전활해와 추리작가인 `시시야 가도미`에게 만남을 청하고 그에게 자신의 수기가 적힌 노트를 내민다.그 수기안의 내용은 한마디로 살인사건이 담긴 내용으로 소설이라고 치부하기엔 뭔가 꺼림찍하고 실제 있었던 사건임이 분명한듯 한 예감을 느껴 호기심을 가지고 그의 수기 속 내용의 사실여부를  추적해 가는 시시야와 그의 편집자 가와미나미..그리고 그가 묘사한 마치 검은 고양이가 웅크린듯한 저택,검은 고양이가 풍향계로 있는 `흑묘관`을 찾아 나서게 되고 수기에서 말한대로 진짜 1년 전 그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건지의 진상을 조사하는데...

 

기억을 잃은자의 수기...

그것도 평범한 수기가 아닌 살인사건을 고백하는 수기에다 그 내용에 의하면 괴짜천재 건축가가 만든 건물에서 또다시 기묘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것인데 다른사람도 아닌 이미 천재건축가가 지은 건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경험했던 추리작가에게 그 사람의 의뢰가 들어온다면...

설정부터가 흥미롭다.게다가 살인사건을 은폐하려다 발견된 또 다른 사체의 발견은 이 내용이 복합적인 살인사건이라는 의미가 되고 용의자에서 제외되어 관찰자적 입장이었던 사람까지 용의자에서 벗어나게 하지않는..모두가 공범자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부분은 이 책에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자 탁월한 전술이 아닐까 싶다.

거기에 별 무리없는 사건의 진상과 진실은 그 동안 밀실에 지치고 슬슬 진저리를 내게 하던 나에게 이 책은 새로운 흥미를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된다..

       왜 꼭 밀실이어야하나?

그동안 살인사건에서 너무나 흔하게 쓰이는 트릭이라 이젠 강박적으로 느껴지는 작가들의 밀실애호는 나같은 사람에겐 더 이상 색다를것 없는 감홍을 일으키는 장치일뿐...이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사건원인에 대한 타당성있는 설명에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고 바라는 건 너무 이기적인 바램일까?

그런 의미에서 밀실을 이용하지만 그게 주가 아닌 이 작품 `흑묘관의 살인`은 이 작가에게 새삼 눈돌리게 하는 계기가 될것 같다.다른 작품도 마저 읽어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4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부터 유난히 예민했던 난..밤이든 낮이든 시계소리가 그렇게 거슬렸엇다.

이상하게도 마치 무슨 음율처럼 들리고 내 귀에만 그렇게 크게 들리는 소리를 다른 사람들은 별로 인식조차 안한다는게 이상하기 그지없었는데 그때부터 알았던것 같다.내가 다른사람보다 더 예민한 청각을 가졌다는걸...

그런 인식은 상당히 불편함을 초래했다.멀리서 들리는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문밖에서 들리는 이상한 기척들..날개짓들..

그런 여러가지것들은 평소엔 별로 의식을 안하다가 어느 날엔 갑자기 모든 소음들이 의식되기 시작하면서 밤에 잠을 못이루게 만드는..나에겐 고질병과 같은 증세였는데...그 모든것이 내가 심약하다는 증거로 생각되어 더욱 날 짜증나게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건 내 맘대로 어쩔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사람마다 다 의식하진않지만 남에게 이야기하긴 싫은 그런 부분이 있듯이 나 역시 예민한 청각이 그러한 경우일뿐이라고 자위하지만..그런 내게도 고치기 힘든 버릇은 꼭 그렇게 한 밤이 되어야 책에 몰입하게 되고 그 무섭다는 호러나 미스터리소설을 한밤에 홀로 깨어 읽는 취미를 버릴수가 없으니..읽다가 온갖 소리에 예민해진 내가 결국 날이 밝아서야 겨우 눈을 부치기 일쑤고 그러다보니 아이가 지각하는 일도 제법 된다.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할말이 없는 부분이다.이런 반성에도 불구하고 어젯밤에도 홀로 깨어 이 책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을 읽었으니...손에 들면 끝을 봐야하는 법

 

우리의 도조겐야선생이 체면불구하고 받은 추천장을 들고 뱀의 마을,혹은 허수아비마을로 불리는 산골마을에 이르고

안그래도 며칠전부터 동네에서 이상한 일들이 연속이라 예민해진 마을사람들에게 포위를 당하지만 의사선생의 도움으로 간신히 그 마을의 유지가문인 가미구시가의 큰집에 머무른다.그리고 그때부터 마치 기다렸다는듯이 벌어진 이상한 살인사건들..마치 자살인듯하기도 하고 타살로도 보이는 사건인데 더욱 음험한고 오싹한 느낌이 드는건..이른바 밀실상태의 살인인데다가 죽은 자의 입안에서 이상하기 그지없는 물건들이 끼어져있고 ..안그래도 밤이면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는 으쓱한 마을에서 그 마을의 최대 지주인 가가치가의 혼령받이 쌍둥이인 사기리의 생령에 씌였다는 아이도 나와 더욱 주변에 불온한 공기가 떠돈다.이야기 전편을 흐르는 으쓱하면서도 목덜미가 섬뜩한 기운은 마치 안개처럼 마을 전체를 감싸고 돌고 마을에서는 예전부터 사라진 아이가 제법 있고 이상한 일들이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던 터라 염매며,생령,혹은 허수아비라는 존재를 믿는 사람들과 그들을 부정하면서도 맘속 깊이엔 그 존재들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않는 알력이 존재한다.그러한 때에 마을에서 이틀동안 사람이 한짓으로 보기엔 지나치게 음산한 사건이 발생했으니...과연 그들이 믿고 두려워하는 염매가 나타난것일까?

 

그의 책은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란 책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들것 같다.

표지의 괴기스러움을 제외하고서도 제목에서 주는 위압감이며 내용 전편에 흐르는 그 마을 특유의 배타성과 집단 신앙과도 같은 존재인 마을의 유지가문과 새롭게 떠오르는 신가문간의 대립 ..그속에 꽈리를 틀고앉아 사람들간의 악의를 이용하는 악귀와도 같은 사람들...이 책에서도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있고 마치 마을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가 있으며 그 존재를 떠받들고 계속 이어가려는 집단과 마음속에 어느새 이성적인 판단이 들어서 그 존재를 부정하는 집단간의 대립이 그들 마음속에 있는 공포와 두려움을 먹이삼아 이상하고도 기괴한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구조인걸 보면 결국 책속에 나오는 악령이나 두려움의 대상만 다를뿐 같은 포맷이 아닌가 싶다.그래서인지 처음으로 책을 접했던 `잘린 머리`에 비해 어느정도 범인의 윤곽을 짐작할수 있었고 그 사정을 이해하고 깨닫을수 있다는 점에선 역시 전편보다 아쉬움으로 남는 책이었다

그저 오늘도 눈치라곤 없이 피해자 유족들을 상대로 선문답하는것처럼 단숨에 범인을 가르키지않고 혼자만의 유희에 들떠서 허둥대는 도조의 익살스러움이 더 귀여워졌다는 점만 다를뿐...

그럼에도 작가의 광범위한 모태신앙이나 다양한 민속학에 대한 이해와 방대한 지식은 놀라울따름이고 그가 다른사람의 입 혹은 자신의 글을 빌려 풀이하는  마을의 유래와 전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다.

다음엔 또 어떤 공포스러운 존재를 끌어다 보여줄지..기대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억이란 걸 더듬어 보면 대체로 시각,청각,미각을 통틀어서 나타낼수 있지만 역시 뭐니뭐니해도 책 제목처럼 입맛을 기억하는것 만큼 인상적으로 남는건 없을것 같다. 어느 새 나 역시 나이들어서인지 어린시절 한창 놀러 다닐때 들었던 음악을 들으면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고 놀러다니던 곳에 가게 되면 옛친구들이 그립기도 하지만..그런 그리운 사람들과 맛있게 혹은 맛과 상관없이 어떤 추억이 담긴 음식을 앞에 두게 되면 기억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서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는다..이제는 예전의 맛을 그대로 간직한 곳을 찾기도 어려워진 세상이지만 그래서 그대로의 맛을 간직한채 묵묵히 그 자리에 있어주는 그런곳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게 한다.

이책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를 쓴 저자는 자신이 맛을 창조하는 셰프이기도 하지만 음식에 담겨진 역사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고 꾸밈없이 쓰고 있어 읽으면서도 그 맛이 궁금하기도 하고 같은 추억을 공유한 부분에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하다.그래..역시 추억의 절반은 맛인것 같다.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눠서 1장에는 우리가 흔히 먹거나 익히 알고 있는 음식에 대한 소개와 음식의 유래,그리고 거기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했다면 2장에서는 서양에서 들여온 맛이나 조미료,식재료를 소개하고 있다.우리것이 아닌 서양의 것이지만 어느새 우리와 친숙해져서 흔히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라 그 음식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으리라 예상한다.그리고 3장에서는 유명한 소설이나 문학작품속에 소개된 음식에 관한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음식에 대한 인용의 글이 담긴 작품이 많다 .제일 기억에 남는것은 역시 박완서님의 `그 남자네 집`에서 나온 민어를 추렴하는 법에 대한 글인데..책을 읽으면서도 주인공이 시어머니의 음식욕심에 치를 떨고 수준에 맞지않는 고급음식인 민어를 사와서 여러가지 음식을 장만하고 어란을 만드는 과정을 같이 하면서 속으로는 분수에 맞지않는다며 비웃던 장면이 있는데 예로부터 민어는 양반집에서 더위를 피하는 음식으로 많이 쓰인 고급 음식이었다는 걸로 기억한다.그래서인지 나 역시 아직껏 제대로 된 민어요리를 먹어보질 못해서 너무나 그 맛이 궁금했다.책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꼭 먹어보리라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졸업식때나 특별한날이었을때 먹었던 자장면이나 돈까스에 대한 추억도 새삼스럽고 하루키를 좋아해서 그가 쓴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가 먹었던 두부의 맛이 우리꺼랑 얼마나 다른지 궁금했던 기억도 난다.특별한것도 없는 한번쯤은 먹어봤음직한 음식으로 맛깔나게 추억을 떠올리게 한 글이었다.

 

어찌보면 별다를 것 없는 요리혹은 식재료로 멋들어지게 추억을 버물려놓은 작가는 영리한 글을 쓴 사람이다.

자신이 자신있는 요리를.. 거기에 얽힌,그리고 누구나 그 음식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간직한 듯한 재료를 선택한것만 봐서도 그렇고 여기에 요리의 유래와 역사를 곁들인 솜씨는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뤄내는것 같다.

자장면,짬뽕,국수,돈가스,만두,그리고 해장국,칼국수,냉면까지...

사람들 마음속 깊이 숨어있는 추억의 맛을 끄집어 내는 그의 멋들어진 솜씨에 감탄하다 보니 어느새 내 머릿속에는 어린시절 어쩌다 한번씩 먹엇던 그 맛났던 돈까스 생각이 간절하게 난다.아마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추억의 음식이 문득 생각나고 간절히 그리워질것이다.그래서...오늘 저녁은 돈까스로 할까한다.

세월은 변해도 추억은 변하지 않는것..그 시절 먹었던 음식이 간절히 그리워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