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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표류기 ㅣ 한림 고학년문고 24
시어도어 테일러 지음, 이승숙 옮김 / 한림출판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어릴때 읽었던 15소년 표류기의 완역본을 읽었는데 은근히 이런 모험소설을 좋아하는것 같다.
자기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로 자의든 타의든 가서 스스로 개척하고 그곳에서의 생활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그린 모험소설은
가만보면 어른이 된 지금에도 좋은것 같다.
아마도 나도 모르게 그런 자유롭고 개척적인 삶을 동경하고 있는가보다.
이 책 `빙하 표류기`는 우리가 생각도 못했던 곳인 얼음위 그것도 움직이는 얼음위에서 15살의 소년이 혼자가 아닌 자기가 돌봐줘야할 대상인 동생을 데리고 6개월을 떠다닌 이야기이다.
일단 우리가 흔하게 봐온 모험소설과도 다르고 북극이라는 공간의 특수성도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서 좋았다.
부모님없이 동생과 개들을 이끌고 물범 사냥을 온 소년 알리카는 14살이지만 이미 온전한 사냥꾼이자 한사람의 성인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어린 동생 술루는 그런 자신과 달리 사냥에는 흥미가 없고 오히려 사냥의 대상인 새들을 좋아해서 사냥하는 모습에 고개를 돌리는 어쩌면 이곳에 살기엔 적당하지않은 성향이지만 부모님은 그런 술루를 걱정하면서도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있는 화목한 집안이다.
정신없이 사냥에 몰두하고 있을 즈음에 빙산이 부딪치면서 아이들이 있던 부빙이 떨어져 나가 육지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부빙에 갖히면 죽는 사람이 대부분이기에 아이들은 공포를 느끼지만 침착한 알리카는 곧 상황을 파악하고 개들을 풀어서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에게 상황을 알려주기를 원하고 영리한 짐카만 곁에 남겨둔다.
이제 먹을거리를 구해야하고 집인 이글루도 지어야하고 무엇보다 물을 확보해야한다.무서운 북금곰인 우나크도 조심해야하고..
목숨을 건 부빙에서의 생활은 두렵고 외롭기까지 해서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데..
물론 지금의 그린란드 주변은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과 생활이 좀 다를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시기는 1868년이기에 지금처럼 북극을 자유롭게 오가는 쇄빙선이 있는것도 아니고 서양 배들을 보기에 힘든 상황인데다 대부분의 이누이트족들의 생활은 원시적인 행태를 띠고 있다.긴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반년간 사냥에 열중하고
사랑하는 아이들이 부빙에 갇혀도 구하러 가기 힘든 열악한 환경에다 험한 자연에 가족을 잃어도 그 슬픔을 마음속에 간직한채 순응하며 살아가는 순박하기까지 한 모습은 우리의 옛날과 비슷하다.
더욱 놀라운 건 어릴때부터 아버지의 사냥에 따라나서 10살이 되기도 전에 스스로 사냥을 하고 그런 경험의 축적이 목숨을 건 위기상황에도 15살의 소년이 스스로를 구하고 어린동생마저 건사하는 어른스러운 성인의 모습을 보여주는걸 보면 오늘날 우리주변의 아이들이랑 현저히 비교가 된다.
우리의 15살아이들의 모습은 어떠한지..공부에 치이고 학원에 다니느라 친구조차 사귈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는 아이들을 이런 위기상황에 두게 되면 과연 얼마나 살아나올수 있을까?답은 뻔하다.
특별하게 공부를 하지않아도 자연스럽게 어른을 따라 배우고 생활의 지혜를 습득하면서 험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누이트족의 모습에 대해서도 조금 알게 되었다.
15세 소년의 놀라운 표류기...흥미로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