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4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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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적한 시골마을인 스코틀랜드 로흐두 마을의 사건사고를 소재로 하는 해미시 맥베스순경시리즈 그 4번째 이야기는

어느 완벽한 아내의 살인을 다루고 있다.

조용한 로흐두마을에 역시 잉글랜드에서 온 한 부부가 오랫동안 비워져있던 집을 얻고 민박집을 차리지만 처음 만나 차를 대접하면서 이내 그 들 부부중 아내인 트릭시에 대한 이유모를 반감을 가지게 되는 우리의 해미시

그녀 트릭시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타입이었고 주변사람들을 움직여 자신의 뜻대로 만드는

이른바 `선동하는 자`였고 그런 그녀의 속성을 해미시는 본능적으로 간파하게 된 것

이곳 촌마을에선 볼수 없었던 타입의 여성으로 주부의 일인 가사를 완벽하게 해내면서도 자연주의나 각종 보호운동에 앞장서는 열렬여성의 면모를 보일뿐 아니라 사람들의 동정을 사서 집안의 오래된 가구를 공짜로 얻는 수완을 발휘하고 자신의 뜻을 관철시켜나가는 데 있어 추진력도 대단해 이내 이곳 마을의 주부들을 매료시키게 되면서 집집마다 분란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여자들에게선 추종자가 나올정도로 인기를 끌지만 이에 반해 남편들에게 있어 그녀 트릭시의 존재는 자신의 아내를 부추겨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맛도 없는 풀쪼가리 식사를 하게 하고 집안에서 담배조차 피울수 없게 만들어 불만이 하늘을 찌를 즈음 느닷없이 트릭시가 죽임을 당하게 된다.

로흐두마을남성들의 공공의 적이 된 트릭시의 죽음을 조사하던 해미시는 그녀가 자신이 주장하던 것과 달리 가난하지도 않을뿐 아니라 많은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비밀을 밝혀내면서 죽음의 진상 또한 밝혀낸다.

아내로서도 여자로서도 너무나 완벽하지만 그녀 곁에 있는 사람은 왜 행복하지않고 그녀주변에는 늘 투쟁의 소리만 들리는지..

이 시리즈를 보는 재미는 촌구석에 살면서 닭이나 치고 양이나 기르며 순박해보이는 일개 순경이 큰소리나 치면서 남의 말을 들을줄도 모르고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우습게 아는 스트래스베인 경찰서의 높은 사람들보다 훨씬 더 관찰력과 통찰력을 가지며 사건전체를 보는 눈이 밝아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범인을 밝혀내는 걸 보는 재미도 있지만 그런 그도 연애엔 영 초짜라 늘 안절부절 못하는 대상인 마을지주의 딸 프리실라와의 밀땅을 보는 재미 또한 무시못하는 재미중 하나였다.

마을의 대지주 딸이자 미모 또한 탁월한 아가씨 프리실라는 자신은 인정하지않지만 해미시에 대해 관심이 있고 그가 자신을 짝사랑하는 중이라는 걸 알고있지만 그가 능력이 있음에도 시골마을 순경이라는 지위에 만족한다는 사실을 못견뎌하고 야망이 없는 남자랑은 절대로 결혼할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가 자신앞에서 애가 타 안절부절 못하는 걸 은근히 즐겼다면 이번편에선 마침내 해미시가 그런 프리실라와 자신의 입장과 견해차이를 인정하고 스스로 마음을 접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그녀 역시 자기가 먹긴 싫고 남주긴 아까웠던 해미시의 변심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통쾌했달까

늘 자신의 관심에 목말라하던 해미시가 이제 자신앞에서 편안해졌다는 걸 깨달은 프리실라가 끝내 그와의 인연을 끝낼지...아님 드디어 그녀가 그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해 노력할지도 이 시리즈의 다음편이 궁금해지는 이유중 하나다

작은 마을 로흐드에서 볼수 있는 온갖 인간군상의 모습은 도시의 모습과 다르지않을 뿐 아니라 얼핏봐선 모든것이 완벽한듯한 사람에게도 결점은 있고 그렇게 누구에게나 완벽을 요구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얼마나 피곤할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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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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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모두가 조금씩 힘든상황이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입장따윈 모를뿐 그저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기에도 바쁜때 우연한 일로 숲속에서 길을 잃은 소년 해리와 여동생 톰은 저지대에서 묶인채 잔인하게 난도질당한 흑인여자사체를 발견하게 된다.

마침 소년 해리의 아버지는 마을에서 경관의 일도 맡고 있을때여서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말하고 그 사건을 조사하는 아버지의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링컨이 노예를 해방한지 50년이 지난 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흑인을 인간이하의 그 무엇으로 취급할뿐 아니라 흑인이 백인을 대상으로 저지른짓에는 재판따윈 필요없이 즉결심판처럼 반드시 보복이 따라 잔인하게 도륙하는 일이 횡행하고 그것이 죄라는 인식조차 없던 시기였다.

그나마 마을사람들에게 다행인것은 발견된 여자의 사체가 흑인이었다는것이지만 해리의 아버지는 백인임에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조금은 깨어있는 사람이자 흑인도 정당한 법절차를 밟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기에 그 사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흑인을 옹호한다는 의심을 사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다.

자신이 발견한 사체에 대한 일종의 도덕적 의무감도 생긴 해리는 아버지를 졸라 사체를 조사할 때 동행을 하고 그 과정에서 죽은 흑인여성이 잔혹한 짓을 당했을 뿐 아니라 일반적이지않은 형태의 흔적을 봐서는 범인이 보통의 사람이 아닌..어쩌면 또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무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잔혹한 살해사건에도 해리의 마을은 고요하기만 하다.

피해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로...심지어는 다른 관할의 경관이자 아버지의 어릴적 친구였던 사람으로부터  더 이상의 조사에는 손을 떼라는 경고를 가장한 협박을 받게 되고 심지어는 당시에 활약했던 kkk단이 방문을 받는 일촉측발의 순간이 오기도 한다.이러한 때 처음에는 흑인인줄 알았던 여자의 사체가 백인임이 들어난 또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죽은 여자의 지갑을 주웠다는 이유로 한 흑인이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마을에는 점점 더 긴장감이 흐르게 된다. 

누구봐도 늙고 지친 노인이라 젊은 여자의 반항을 제지하고 묶을수 있을만한 기운이 없다는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겁에 질려 몰려든 백인들에게는 힘없는 희생양이 필요했고 그런 희생양의 조건에 딱 맞는 흑인 노인은 잔혹하게 처형된다.

백인이라는 인종적 우월감에다 죄를 지은건 무조건 흑인이라는 오래된 편견,거기에다 절대다수의 힘이라는 폭력을 앞세워 저항하지도 못하는 노인을 잔인하게 죽이면서 스스로는 정당한 일을 한다는 합리화를 하지만 얼굴을 가리고 뭔가를 뒤집어 쓰는 모습에서 그들 내면에서는 의심과 죄책감 혹은 수치심이 존재했다는 걸 짐작할수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꼿꼿하고 정의로웠던 해리의 아버지 역시 엄청난 심리적 내상을 입고 휘청거리게 되지만 무엇보다 어린 소년의 눈으로 봐도 무조건 흑인들이 한 짓이라는 맹목적이기까지한 사람들의 믿음과 이상하기만 한 이 사건의 처리방식에 해리는 의문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생각도 못한 추악하기 그지없는 과거들이 밝혀진다.

얼핏봐서 조용하고 점잖은 사람들만 대대로 살아가는 것 같던 마을이지만 대를 이은 폭력이라든가,경멸하고 인간이하로 취급하던 흑인들과 남몰래 정을 통하고 심지어 애를 낳기까지 하면서도 겉으로는 신사인척 숙녀인척 위장하던 마을 사람들의 치부가 드러나면서 사건의 진상이 밑바닥부터 뿌옇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잔인하기 그지없는 연쇄살인과 그 사건을 둘러싼 추악한 진실들 마침내 드러나는 범인의 진상...이 모든걸 아직은 어리다고 끼워주지도 않던 어린 소년과 소녀가 편견없이 그저 드러나는 증거와 정황을 통해 밝혀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했을 뿐 아니라 늘 우상이자 굳건한 나무같이 의지했던 아버지 역시 좌절하고 상처받으면 흔들리기도 하는 약한 인간이라는 것을...그런 아버지여도 여전히 자신의 우상이자 사랑하고 있음을 소년이 깨달으면서 정신적으로 한뼘 더 자라게 되는 모습을 그린 소년의 성장소설 `밑바닥`

소년과 마을사람들입을 통해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염소인간의 실체를 보면서 결국 이런 전설이나 괴담따위보다 어디서든 숨어드는 잔인하기 그지없은 인간의 악의나 편견에 사로잡힌 대중의 광기보다 더 무서운건 없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가독성도 좋고 짜임새있는 전개도 좋지만 목가적인 풍경과 대비되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사건을 통해 사건의 본질속에 숨어있는 인종차별과 인종증오라는 감정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감정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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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갈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3
사쿠라기 시노 지음, 권남희 옮김 / 비채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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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학대받던 아이가 커서 보란듯이 그 엄마의 애인과 결혼을 한다

소재만 본다면 우리에게도 친숙한 막장드라마의 한편을 보는것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는 사쿠라기 시노의`유리갈대`는 이렇게 진부한듯한 소재를 가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부하지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자신보다 서른살도 더 많은 남편과 결혼을 한 세쓰코는 그런 결혼을 통해서 얻고자 한건 무엇일까?

정말 남편이 청혼할때의 말처럼 경제적,심리적 안정을 원해서 주변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혼을 한것으로 보기엔 그녀의 행보는 평범하지않다.

그녀는 특별히 원하는것도 애착을 가진것도 없을 뿐 아니라 늘상 그녀가 꾸는 꿈에서 나오는 마른모래를 보면 알수있듯이 마치 모든것이 언제든 무너질것처럼 위태롭고 불안하게 보인다. 

이렇게 매일매일 평온한 생활을 하는것처럼 보이면서도 지켜보는 이로 하여금 위태로움을 느끼게 하는 세쓰코의 일상이 무너져내린건 남편인 고다 기이치로의 의심스런 사고이후부터인듯하다.

늘 긍정적이고 유쾌한듯 보였던 남편의 사고는 그가 자신에게는 숨긴 채 엄마와 만나고 있었다는걸 알려주게 되고 이후부터 세쓰코는 더욱 불안한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다.

숙면을 취하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식사도 못하면서 어디론가 떠날사람처럼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세쓰코의 모습은 어릴적부터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고 어디에도 정붙이고 의지할곳 없어 텅빈것 같은 그녀의 마음처럼 공허하고 허무하게 보이고 그런 그녀를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또다른 남자 사와키 역시 그녀를 걱정할순 있어도 그녀를 잡아줄수는 없는 남자다.결국 어디에도 그녀가 의지할만한 것이 없는 그녀의 삶은 마치 속이 텅빈 갈대같다.작은 바람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

이제껏 그런 그녀를 붙잡아두었던 남편이자 파파라 불리었던 기이치로마저 끝내 그녀에게 의지할만한 안식처는 아니었다는 게 밝혀질 즈음 세쓰코를 흔드는 모녀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긴장감을 가지고 서스펜스처럼 흘러간다.

자신의 어릴적모습과 닮아있는 마유미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남자없이는 살 수 없었던 자신의 엄마와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수 없어 남편의 폭행을 견디는 여자는 어딘가 닮아있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고 말없이 스스로를 던져 세쓰코를 끌어들이고 엄마로 하여금 결심을 하게 한 마유미는 흔들리며 부유하던 세쓰코마저 변화하게 하는 결정적인 촉매의 역활을 하고 있다.

결국 세쓰코가 마지막으로 한 결정은 이렇게 스스로의 삶은 남편도 남자도 아닌 스스로가 책임지고 결정해야한다는 진리를 마유미를 통해 깨닫게 되면서가 아닐지...

마지막까지 의외의 묘수를 숨겨놓아 끝까지 긴장을 놓지않게 하는 묘한 소설이었다.

자극적이고 막장인것같은 소재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는 미스를 범하지 말기를...내겐 상당히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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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자 - 상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8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북스토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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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료를 감찰하고 따라다니며 조사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따르고 있는 구노는 자신이 하는 일에 회의가 들어 짜증이 나던 차에 겁도 없이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양아치들이 접근해와 시비를 걸고 돈을 뺏으려 해 무력으로 제압해버린다.

이 과정에서 조사하던 선배에게도 발각되어 안그래도 서로 좋지않았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게 된데다 7년전 사고로 아내를 잃은후부터 얻게 된 불면증과 두통은 갈수록 심해져 모든것이 짜증스럽기만 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편 주부인 교코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남편의 당직날 회사에 화재가 나 그 불을 꺼보겠다고 노력하던 남편은 두 팔이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평화롭던 그 동안의 일상이 단숨에 깨어진다.

 

평범한 소시민의 삶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오쿠다 히데오의 `방해자`는 우리가 늘 평범하지만 지루하다고 생각하던 일상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수 있는지...우리가 디디고 선 발판이 외부의 충격에 얼마나 쉽게 깨질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찰이지만 불운한 과거를 가진 채 혼자서만 떠도는 듯한 구노는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들만큼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지만 경찰로서는 능력도 좋고 타고난 감도 뛰어난 형사이나 자신도 모르는 새 선배의 원한을 사고 있는데다 자신도 싫지만 상부의 지시로 그 선배를 조사하고 있어 갈수록 원한은 깊어지고 그 오해를 풀기도 쉽지않다.게다가 관내 발생한 화재사건이 어딘가 수상쩍다고 생각해서 조사를 하지만 다른 수사원들의 수사의 방향은 관내의 야쿠자조직으로 향하고 있어 뚜렷한 증거도 없이 수사의 방향을 틀기도 쉽지않다.

주부인 교코 역시 어느날 갑자기 남편의 회사에 난 화재가 누군가 고의로 낸 방화로 밝혀지면서 최초의 목격자이자 유일한 목격자인 남편이 수사 대상이 되고 그 과정에서 어딘가 의심스러운 남편의 행동이 드러나면서 자신도 모르는 새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정말 내 남편이 방화범일까? 하는 의심은 그녀로 하여금 잠 못들게 할 뿐 아니라 그녀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남편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이런 자신의 의심뿐 아니라 자신들의 일상을 깨트릴 진실을 알고 싶지않다는 심정으로 다른 일에 몰두하게 되면서 자신의 뜻과 달리 또다른 사건에 발을 딛게 되고 진창속을 허덕이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의지나 행동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의지와 행동으로 인해 알고 싶지않은 진실과 마딱뜨리게 될 뿐 아니라 심지어는 그 진창같은 늪속으로 빨려들어가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서 읽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자신의 의지로 바꿀수없을뿐 아니라 결국엔 그 진창속에 끌려들어가 일상이 무너지고 그저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조차 지켜낼수 없는 평범한 소시민의 삶은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어 더욱 그들이 느끼는 절망과 회의가 와닿는 부분이다.그래서 더욱 주부인 쿄코가 왜 그런 행동을 할수 밖에 없었는지 일견 이해가 가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이 아닌 타인의 잘못으로도 쉽게 일상은 깨어질 뿐 아니라 그 잘못됨을 손볼수 조차 없이 상황에 끌려들어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읽는 내내 그들로서도 어찌할수 없는 그들의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졌을 뿐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평화와 안정이란게 얼마나 쉽게 타의에 의해 깨어질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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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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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벌써 조금 가볍고 해학적인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제목에서 말해주듯이 시체가 나오고 사건이 나오는데 이것조차도 무겁거나 피가 철철 나오는 장면이 나오거나 하지않아 잔인하지는 않다.일본에서는 흔히 볼수 있는 코지 미스터리의 특징이다.

일단 주인공처럼 사건을 해결하는 데 큰 몫을 하는 사람이 3인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면면이 범상치않다.

여든이 넘은 토박이 욕쟁이 할머니와 백수에 가까운 삼수생 손녀 강무순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외모를 가진 꽃돌이 소년의 멋진 활약과 때로는 소 뒷걸음질로 사건해결을 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한 `여름,어디선가 시체가`는 마치 친한친구끼리 속살거리듯 대화하는 것처럼 풀어놓고 있어 내용도 흥미롭지만 술술 읽히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조용하기 그지없고 젊은 사람 보기가 힘든 여느 농촌 시골마을과 닮아 있는 두왕리마을에 젊은 처자이자 조금은 남과 다른 사고를 가진 삼수생 처녀 강무순이 나타났다.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홀로 남게 된 할머니를 걱정하는 다른 식구들의 강권 아닌 강권으로 남게 된것인데 조용하기 그지없어 매일매일 지루하던 그때 무순의 눈에 우연히 들어온 책 한권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다.

그 책속에 어린날 6살의 무순이 숨겨둔것 같은 보물지도를 발견하게 되고 그 지도속의 종가를 찾아갔다 땅속에 묻어둔 상자를 발견하게 되면서 기억에도 없었던 친구같았던 언니와 그 언니를 포함해 한 날 한 시에 사라져버린 4명의 소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된 무순은 그 실종사건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자신이 숨겨둔 상자속에 자신의 것이 아닌 자전거를 탄 소년의 조각을 보고 그 조각의 주인을 종가집 도령인 꽃돌이 소년과 찾아나서게 되면서 15년전 잊혀졌던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있는 `여름,어디선가 시체가`는 일단 문체가 발랄하고 가벼워서 부담없이 읽힌다.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소설이 지나치게 심각하거나 반전을 의식해서 작위적인 느낌이 강하면 그 재미가 반감되기 십상인데 이 소설은 욕쟁이 할머니와 손녀가 주고받는 핀잔이나 악의가 없는 말다툼이 정겹기도 하거니와 오랜 연륜속에 묻어나는 할머니의 잔소리속에 자연스럽게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날 한시 4명이나 되는 소녀가 갑자기 사라진 사건은 우리의 기억속에 있는 사건을 떠올리게 하지만 여기에 나오는 사건들은 현실의 사건처럼 비극적인 모습만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역시 드러난 진실은 아프다.

누군가 무심코 보여주는 행동을 통해 모두가 몰랐던 숨겨진 진실의 조각을 찾는 할머니 탐정의 명쾌함과 탁월한 기억력도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지만 4차원같은 사고를 가지고 귀찮은듯 하면서도 의외의 부지런함을 보여 일일이 발품을 팔아 미심쩍은 부분은 직접 확인해나가는 무순이와 종가집 양자로 들어와 비극을 간직한 양부모의 슬픔을 알고 있던 꽃돌이 소년의 활약이 빛나는 `여름,어디선가 시체가`는 사건자체의 해결보다 남겨진 실종자 가족의 아픔과 비극에 무게 중심을 좀 더 두고있지만 마냥 가볍거나 무겁지만은 않게 균형을 잘 잡고 있다.

주제가 무겁다고 어둡게 풀지않는...그래서 탁월한 전략이 빛나는 책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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