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왜 그랬을까?
이셀 지음 / 글로연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굴 앞에서 어떻게 했을지 한참을 고민했어요.

놀이의 끝인 술래를 찾으러 굴로 뛰어들어갔을까?

아니면 굴이 위험한 곳인지 아닌지 고민했을까?

아직 결론이 나질 않았어요. 그날의 기분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아요.

제 성격을 딱 알아버리셨군요. ㅋㅋㅋ

그래도 놀이에 참여하기로 했으니 진짜 열심히 했을 거예요.

거기에 친구가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앞뒤 재지 않고 돌진!

용기인지 무모함인지는 후에 판단하는 걸로...

그래서 가끔 제 모습을 착각하기도 해요.

생쥐가 뱀처럼 변해버린 코끼리의 모습에 놀라는 것을 보니

<코끼리는 왜 그랬을까?>의 주인공 코끼리 역시 저랑 비슷한 거 같아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는 간절함, 약간의 무모함, 용기가 필요하겠죠.

저의 성격에는 계획을 짜고 깊이 생각하고 계획을 짜는 일도 좋지만

무모한 뜨거운 열정은 작더라도 변화를 가져오니까요.


표지에 손이 닿는 순간....

보들보들 느낌이 먼저 다가오니 그림책을 읽기도 전에 마음이 말랑말랑거려요.

이렇게 처음부터 훅~ 들어오면 어떻게 해요. 음!!!!!

거기에 표지 타공에 주황색의 귀여운 코끼리가 걸쳐 있어요.

표지를 열면 구멍 안으로 들어간 것 같잖아요.

아~~~ 이야기의 흐름상 구멍이 아니라 굴이겠네요.


표지 제목 폰트의 긴 글자들을 길게 읽으면 리듬이 생기는 것 같아요.

사진에서 보이는 '생쥐'라는 단어가 굴로 들어가는 중이라 점점 눌려서 길어지고 있어요.

책장을 넘길수록 타이포그래피의 찰떡같은 느낌들이 책의 맛을 진짜 잘 살려주었네요.

독특한 제목의 폰트, 표지의 타공을 마주하면서 그림책과 찰떡인 부분들은 어떤 분의 생각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처음에는 작가님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이런 오승연 편집자님이시네요.


코끼리에게는 좁디좁은 굴을 통과하는 힘든 과정과

뱀처럼 변하는 맛을 살리기 위해 가로의 긴 판형이 딱이지요.

그중에서도 코끼리의 마음이 가장 뜨거워지는 순간을

가로의 두 페이지의 긴 장면으로 다 담지 못해 페이지가 늘어났네요.

깊고, 좁고, 긴이라는 직관적인 부분을 나타내기 위해

표지의 재질과 타공, 폰트 디자인, 제본 방식, 판형, 편집....

정말 수많은 작업들이 들어가서 한 작품이 완성된 것을 볼 수 있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는 뭘 좋아해?
조 로링 피셔 지음, 남은주 옮김 / 북뱅크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빠르고, 강하고, 용감한 소피 모습은 처음부터 갖고 있던 것은 아니지요.

집에서 혼자 노는 외톨이고, 친구들과 놀고 싶지만 친구들에게 다가가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친구 사귀는 방법을 모르는 서툰 소녀이지요.


자신의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늑대 옷을 입었지만 오히려 놀림감이 되어버리죠.

마음의 상처로 상상의 공간으로 가게 된 소피는 가장 좋아하는 늑대를 만나게 되죠.

늑대와 보낸 시간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게 되지요.

완성되지 않는 자신의 목소리를 곰에게 쏟아내지요.

그렇게 자신을 지켰다고 생각했던 소피는 곰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을 생각하죠.

상처받은 곰을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지요.

자신을 지켰다는 생각에서 머물지 않고 상대도 살핀다는 거죠.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상대를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여주지요.

와~ 달라졌어요. 현실 속 공간으로 돌아와서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요.

자신과 같은 늑대를 좋아하는 친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올빼미를 좋아하는 소년을 친구가 되지요.

좋아하는 것이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요.


소피가 처음과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니 대견하네요.

소피가 들어간 상상의 세계에서 소피는 좋아하는 이를 위해 강하고, 빠르고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지요.

상상의 공간으로 도망간 줄 알았는데 소피는 그 공간에서 나와 현실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 모습에 저 찐~ 감동했어요.

혼자만의 공간에서는 뭐든 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잖아요.

소피가 상상 속 공간과 현실 속 공간 모두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외쳤어요.

요즘 편협하게 변해가는 제 생각과 시선을 돌아보게 되네요.


겉표지를 열어보니 올빼미가 더 잘 보이는군요.

작가님들은 뭐든 그냥 넣어두시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책 소개 내용 중 작가는 소피 캐릭터는 자신의 딸 얼굴을 본떠서 그렸다면서

콜라주나 자연의 윤곽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식으로 작업하면서도

캐릭터 하나하나 섬세한 표정을 심는다는 부분을 읽고 나니 캐릭터들의 표정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네요.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멋져! 우리는 멋져!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고바 요코 그림, 김보나 옮김 / 북뱅크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긍정의 멘트가 맘을 으샤으샤하게 만드네요.
맞아요. 우린 다 멋지지요.
세상 모두는 소중하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살아난 초록섬 피카 그림책 10
잉그리드 샤베르 지음, 라울 니에토 구리디 그림, 문주선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트로의 세 장면은 인간으로부터 전혀 방해받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섬을 보여주지요.

동식물이 잘 어우러져 살고 있는 푸르른 섬, 그 섬을 활공하는 새들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견디지도 못할 무게를 업은 사람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시작이지요.

섬으로 옮기고 있는 꽁꽁 싸맨 '나머지'는 저 섬을 개발을 위한 걸까?

아니면 섬에 쓰레기를 매장하는 걸까?

그렇게 '나머지'가 섬을 뒤덮을 정도로 넘치고 많아지니

사람들은 섬을 회복시킬 방법을 생각하네요.

섬이 아프고 사라지려 할 때 우린 뒤늦은 후회를 하지요.

아니 섬이 우리에게 반격할 때서야 우리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 돌이켜 보지요.

항상 뒤늦은 후회와 대책이 되풀이되고 있어요.

하지만 섬을 되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다양한 방법은 의미가 없죠.

장면이 보여주었던 무게 때문인지 텍스트의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문장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바다 위에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며 결론을 도출하려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실은 질문도 잘못되었고, 사람들의 해결책이라는 결론으로 일이 마무리되는 일도 아닌데

그림책 속 사람들처럼 '우리는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착각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자연은 우리에게 해결책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존을 외치고 있어요.

어떠한 노력에도 섬은 여전히 황폐화되어가고 있던 중

한 사람의 노력이 더해지고 사람들이 동참하면서 섬이 달라지지요.

사람들이 원하는 해결 방법이 아닌 자연이 원하는 해결 방법으로 섬은 변화하지요.

섬이 원하지도 않은 변화를 멋대로 결정하고, 그 해결책 또한 사람들의 입장이었지요.

달라지는 섬은 과연 사람들을 용서했을까요?

“우리는 우리가 걱정하는 모든 것을 ‘분리’하거나 ‘무시’하는 사회에서 산다. 그리고 단순히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물건을 축적함으로써 물질 만능 주위에서 피난처를 찾는다. 우리는 때때로 보고 싶지 않은 것을 가리기 위해 높은 벽을 쌓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보지 않기 위해 연막을 친다. 그리고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문제없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라울 니에토 구리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손이 웅진 모두의 그림책 58
정진호 지음 / 웅진주니어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의 대표 색깔인 연분홍의 색감들이 마음을 몽글몽글,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요.

면지에 그려진 봉분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는데 책 소개를 읽고 알았네요.

무덤에서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 금손이 산 넘고 바다 건너 임금님 곁으로 가는 거네요.

진짜 놀란 것은 마지막 장면의 함께 강을 건너고 두 개의 봉분이었어요.

금손이가 임금님을 만나러 가는 장면에서 함께 설레었는데 이럴 수가...

마지막 장면을 마주하니 그동안의 기쁨, 즐거움이 일순간 사라지고 슬픔이 폭풍처럼 밀려오네요.


너를 다시 만나리...

생과 사를 함께 한 금손과 임금의 모습 속에서 사람과 동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마음을 내어주고 곁에 있어준다는 의미가 마음 깊이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네요.


이렇게 아련함이 가득한 글이지만 텍스트 구조가 입에 착착 감기네요.

처음에는 글이 짧고 간결하다고 느꼈고 읽을수록 운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리듬의 강약 사이에서 행복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부드럽게 제 마음으로 들어오네요.


전통 문양의 타공 겉싸개가 와우 열일해 냈네요.

뒤표지 바코드는 금손이 모양으로 귀여움을 더했지요.

김시민의 <금묘가>를 미니북에 담아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 넣어주신 센스까지 최고네요.

이 정도면 편집자님들과 디자이너님들이 온 마음을 다하신 것 같은데요.

각별한 애정을 담아 출간된 느낌이 팍팍 느껴지네요.


<금손이>는 숙종 임금과 그가 애지중지했던 금손의 일화를 바탕으로 하고

둘 다 세상을 떠난 뒤의 이야기를 상상해 그린 그림책이라고 해요.

숙종은 산책 중 목숨을 다하던 길냥이를 데려와 '금덕'이라 짓고 금덕이 낳은

아기 고양이 '금손'에게 후궁들이 질투할 정도의 무한 사랑을 주었다네요.

숙종이 세상을 떠나자, 금손은 음식을 먹지 않고 3일을 통곡하고,

20일 만에 숙종 능 가는 길에 묻힌 숙종과 금손의 이야기가 담긴

이익의 『성호사설』과 김시민의 『동포집』의 <금묘가>가 있다네요.

숙종은 산책 중 목숨을 다하던 길냥이를 데려와 '금덕'이라 짓고 금덕이 낳은

아기 고양이 '금손'에게 후궁들이 질투할 정도의 무한 사랑을 주었다네요.

숙종이 세상을 떠나자, 금손은 음식을 먹지 않고 3일을 통곡하고,

20일 만에 숙종 능 가는 길에 묻힌 숙종과 금손의 이야기가 담긴

이익의 『성호사설』과 김시민의 『동포집』의 <금묘가>가 있다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