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선생님
도쿠다 유키히사 지음, 야마시타 코헤이 그림, 김보나 옮김 / 북뱅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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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는 이유식 시작 시기에서부터 만난 아주 친숙한 과일이지요.

어른이 된 지금은 단맛, 영양, 경제성까지 참 많은 것을 주는 과일이지요.

아기부터 어른까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바나나 선생님이라니요.

캐릭터 설정부터 이미 백 점이라 생각했는데 첫인상에 이어서

바나나 선생님이 몸으로 보여주는 바나나 시소, 바나나 미끄럼틀, 바나나 그네,

바나나 출렁다리까지의 변신 4단 놀이 기구의 모습은 무조건 최애 선생님이시네요.

형님 반과 아우 반의 놀이 기구를 위한 다툼 앞에도 바나나 선생님은 '함께'라고 외치시죠.

싫다고 외치기보다는 한 번이라도 더 즐기기 위해 일단 줄 서야죠.

바나나 선생님의 말씀이라면 무조건 잘 들어야 할 것 같네요.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이런저런 모습들을 들여다보고 상황을 상상하다 보니

책장을 넘기며 읽어가는 동안 입가에는 엄마 미소가 떠나지를 않네요.

가르치지 않아도 선생님을 존중하는 마음이 생길 것이고,

아이들은 형들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동안 배려와 질서를 배우겠지요.




캐릭터들이 특징들이 잘 살아있어서 표정에서 재미를 더해주고 있어요.

등장하는 귀요미 친구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야채들이지요.

야채를 알아가는 재미도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아이가 식탁에서 야채를 만났을 때 그 반응도 궁금해지네요.




"바나나 선생님, 내일도 같이 놀아요!."

아이들의 함성이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요.

이어서 아이들의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문장이 있네요.

"바나나 선생님은 우리 선생님이야. 그치?"

'그치?'라고 되묻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기쁨과 자랑스러움, 행복이 가득하네요.

바나나 선생님처럼 온몸으로 놀아주는 선생님이 계신다면 아이들은

하원이 아쉬울 것이고, 집에 오는 순간부터 등원을 기다릴 것 같아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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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스 마음껏 그려 봐 국민서관 그림동화 277
스콧 매군 지음, 이혜원 옮김 / 국민서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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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잘 지내는 방법이 뭘까요?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과도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감정이 상하기도 하는데


나와는 반대되는 성격, 생각을 가진 이들과의 관계 유지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나이를 더해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지요.


<라이너스 마음껏 그려 봐>는 난해하고도 불편한 부분을 의인화해서 이야기하죠.


그림을 그리는 연필 라이너스와 지우개 어니는 완전히 반대되는 캐릭터이잖아요.


두 캐릭터가 한 팀으로 그림을 완성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타인을 알아가며 오해, 불만, 위축, 부러움, 불안, 걱정, 자괴감, 충돌, 비난, 상처, 희망, 설렘,


행복, 즐거움, 배려, 수용, 존중, 공감, 등 수많은 감정을 알아가고 의사소통의 과정을 배우게 되지요.


혼자도 좋지만 함께하는 기쁨과 즐거움이 더 크다는 것을 알게 되지요.





'엉망진창인 그림을 보고 모두가 우리를 비웃으면 어떡하지?'


얼마 전 함께 각자의 글을 써 보자던 지인의 권유에


부족한 제 글이 남들 눈에 어찌 보일지 걱정하던 제가 생각나네요.


전 라이너스가 아닌 어니였는데 라이너스라고 착각하고 있었나 봐요.


남들의 시선만을 생각하는 나 자신.


부족한 글이라는 것도 내 생각이 담긴 글인데 설령 부족하더라도 그것이 저인걸요.


글이 더해가면서 발전하면 좋겠지만 성장이 아니더라도


행복과 기쁨을 찾는 것만으로 충분한 건데 진짜 중요한 걸 잊고 주위의 시선만 신경 썼던 거네요.


저는 자존감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회복가지요.


지인을 만나기 전 <라이너스 마음껏 그려 봐>를 읽었더라면 좀 더 나은 대화를 했을 텐데 아쉽네요.





그런데 라이너스는 힘들게 했던 어니가 없었더라면 과연 멋진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을까요?


맞아요. 상처받고 무너지기보다는 타인의 이야기에 다른 방향이 모색했을 것 같아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을 더해가면 좋겠지만 때론 그 길이 힘들 수도, 주저앉게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나의 한 부분을 채워주는 시간이 될 거예요.


못난 나도, 예쁜 나도, 서투른 나도, 성공한 나도.


이 모든 나가 더해져 지금의 나 투명 한지가 있는 거라 생각해요.





<라이너스 마음껏 그려 봐>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문장들이 있지요.


그중에서 저에게 사이다처럼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낀 문장이 있어요.


“지우개는 지우게 놔둬. 그리면서 너만의 길을 찾으면 돼.”


맞아요! 누구나 자기의 길이 있잖아요.


자녀라고 해도 부모와는 달라요. 같은 일이나 같은 성격이라도 다 달라요.


자신의 길이 상대방에 길과 같거나 비슷하거라 착각하지 말아야죠.


그러니 강요도 하지 말고, 충고나 조언 따윈 집어넣어 두자고요.




<라이너스 마음껏 그려 봐>의 한글판은 덧싸개가 없어요. 아쉽네요.


영문판은 덧싸개를 벗으면 그림이 그려진 색색의 포스트잇이 가득한 표지가 보이지요.


 이 포스트잇이 라이너스와 어니의 작품의 일부예요. 완성된 작품은 진짜 따뜻해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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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간 풍경들은 마음속 그림으로 그림책 숲 33
최정인 지음 / 브와포레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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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었을 때는 세 마리의 고양이만 보였고,

두 번째 읽을 때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의 계절이 보였고,

세 번째 읽을 때는 행복, 시련, 성장, 가족, 선택, 등의 삶이 보이네요.

전체적인 장면뿐 아니라 장면마다 주는 이야기도 달랐어요.

같은 장면이라도 어느 순간에는 두 고양이의 시선에서 길 아래를 바라보았고,

그 고양이를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보기도 하고,

계절이 주는 꽃과 나무에 시선을 두기도 했지요.

72페이지의 그림과 텍스트들이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들릴 것 같아요.

작은이를 따라가며 제 모습, 아이의 모습, 주위에 있는 지인들과 제 모습을 떠올리게 돼요.

같은 환경에서 자라지만 다른 두 고양이는 저희 두 아들 같기도 하고,

이젠 성인이 되어 자기 갈 길을 찾아 헤매는 '작은이'는 큰 아이 같고,

늙은 고양이를 보며 작년 한 해 주위에 도움을 많이 주던 지인들의 보이고,

노랑이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떠나보내고 또 다른 선택을 하는 옆지기도 보이네요.

시련과 함께 어른으로 성장하며 선택을 하는 마지막 부분의 작은이의 모습도 정말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늙은 고양이의 모습이 마음에 와닿았어요.

인생을 살면서 주위에는 항상 지혜를 보여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것을 되짚었어요.

이 모든 이야기가 담긴 <스쳐간 풍경들은 마음속 그림으로>의 문장 중에

'고양이들의 세상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닮아 있어'의 의미를 알 것 같아요.

표지 한 면만 보았을 때는 제목의 전체를 알 수 없지요.

누군가의 어떤 한 부분을 보았다고 그 사람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이요.

보았다고 본 것이 아니니 모든 것은 펼쳐 보고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표지부터 장면 하나하나까지 마음속에 쌓여가고 있네요.

'스쳐간 모든 풍경들은 우리들 마음속에 그림이 되어 쌓여가고 있어.'

- <스쳐간 풍경들은 마음속 그림으로> 마지막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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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두더지야 글로연 그림책 37
이소영 지음 / 글로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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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사슴벌레처럼 진심을 다한 응원을 보낸 적이 있던가?

두더지처럼 모든 일에 속상하고 힘이 빠진 적이 있던가?

자문을 하는 중 두 번째 문장을 쓰면서 질문과 동시에 답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힘든 시기에서 이제 겨우 빠져나오고 있는데...'라는 답변을 하고 있어요.

지난 2년간을 돌아보니 번 아웃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몰랐던 것 같아요.

직장 생활은 이어가고 가정의 변화에도 적응 중이니 잘 지낸다고 판단한 거죠.

저의 모든 일의 우선순위인 좋아하는 그림책을 들여다보지 못할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 피로에 열정과 성취감이 사라졌는데 말이지요.

매일매일 피곤하고 화도 나고, 허무함과 주변에 대한 실망, 함께하는 불편감까지

혼자만의 동굴로 더 깊이 들어가고, 여기저기 끊임없이 아프기도 했네요.

주변에서 하는 이야기나 만남이 반갑지만 않았어요. 그저 귀찮을 뿐이었지요.

12월 한 달 동안 휴직을 하며 몸과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생기면서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 자리로 돌아오게 해 주신 몇 분이 계시지요.

저에게 언제든지 돌아올 곳이 있다고 알려주신 분들이지요.

그럼 나는 누군가에게 진심을 다한 응원을 보낸 적이....

그런 적이 있었나? 쉽게 답을 하지 못하고 고민하던 중

어제 만난 후배로부터 자신에게 큰 도움을 주는데도 저만 모른다는 톡을 받았네요.

돌아보니 때론 아는 척, 때론 모르는 척 들어주기만 했던 이야기들이었지요.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했지만 질문과 조언보다는 들어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지금보다 예전에는 나와 다른 마음,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까지

진심으로 응원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나이가 더 해지면서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이런 부분들이 있어서 저는 나이가 더해지는 게 싫지만은 않아요.

작가님은 그림책을 통해서 우연한 만남에서 의미 있는 필연까지로 이어지고 있어요.

마음의 환한 길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요.

저는 우연은 알 수 없는 미지의 강력한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네 인생은 우연의 연속들이 더해져서 필연으로 연결되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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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 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84
에밀리 휴즈 지음, 윤지원 옮김 / 지양어린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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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휴즈 작가님의 작품이라 궁금했던 <달팽이>였어요.

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생소했어요.

처음에는 에밀리 휴즈 작가님이 생소한 작가님에 대한 그림책을 출간했는지 의아했지요.

하지만 저작권 페이지의 작가 설명을 읽고 자신과 비슷한 상황이라 생각했을 것 같았지요.

미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이사무 노구치.

그리고, 일본계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의 2세의 에밀리 휴즈 작가님.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초는 뉴욕 미술계에서 이사무의 이름이 막 알려지기 시작하던 시기였지만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미국과 일본 사이에 전쟁이 시작됐고, 이사무는 일본인을 향한 미국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스스로 일본인 수용소에 들어갔어요. 하지만 수용소의 일본인들은 오히려 그를 미국의 스파이라고 생각했지요.

평생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했던 이사무는 스스로를 경계인이라고 불렀고, 작품을 만들 때만큼은 자기 자신을 찾을 수 있었지요. 이런 치유의 경험은 이사무의 예술의 경계를 확장시켰다고 하네요.

그 아픔과 외로움, 따가운 시선, 그리고 경계에 선 그의 모든 것을 알 수조차 없지만

어렴풋이, 감히 그 감정을 조금이나마 공감과 이해한다는 단어를 올려보네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수많은 고민들의 시간들에 대한 다다를 단어가 있을까요?

이런 수많은 감정들과 맞닥트려야만 인생에 깊은 맛을 보는 것 같아요.

살다 보니 이사무만큼 감정을 승화한 인생에 숨은 고수들이 많더라고요.

이사무 노구치처럼 예술작품을 완성한 예술인이 아니지만

그들의 삶뿐 아니라 주위에서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며 삶을 돌아보게 하는 이들이지요.

<달팽이-빛을 조각한 예술가, 이사무 노구치>는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의 삶과 예술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해요.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미국 대표로 참가 요청을 받지만 거절하는 장면부터

이야기는 시작되고 오랜 숙고 끝에 제안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들려주는 <달팽이>이지요.

이야기는 세 파트로 나눠서 80페이지의 장면에 담고 있지요.

시간의 순서가 일정한 것이 아닌 이사무 노구치의 삶과 예술을 추적해 나가는 에밀리 휴즈의 글은 의식의 흐름을 따라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순환하는 완결된 이야기 구성을 이루고 있다고 해요.

80페이지의 장면 중 어느 장면을 보여드릴지 고민고민하다

출판사에서 공개한 사진 중 세 파트에서 한 장면씩 보여드렸어요.

그림책 마지막 부분에 실린 작가노트와

이사무 노구치의 조각 작품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꼬옥 읽어보세요.



오늘도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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