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있으면 시내가 안 보인다. 시내를 벗어나자 시내가 보였다

 

‘120일 춘천이란 제목의 무심포토 글이다. 그런데 오늘, ‘담다디로 유명한 가수 이상은의 언젠가는을 듣게 되었다. 노래 초입에서‘120일 춘천글과 같은 뜻의 노랫말이 나오질 않던가.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우리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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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동네에‘iaan’아파트가 있다. 내 짧은 영어 수준으로는 iaan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분명 발음은 이안으로 하고들 있는데 말이다.

그러다 요즈음 깨달았다. 우리 동네에 있는 백화점 이름이‘e mart'고 친구가 사는 아파트 이름은 ’e 편한 아파트라는 사실을 봤을 때 ’iaan 아파트’i'란 우리말 지시관형사 를 연상시키는 효과를 노린 게 아닌가!

지시관형사는 가까이 있는 대상을 수식한다. 예를 들어 이 집’ ‘이 물건’‘이 거리’‘ 이 사람등이 그것인데 저 집’ ‘저 물건’ ‘저 거리’‘저 사람이란 표현과 비교해 본다면 상대적으로 가깝고 나아가 친근감까지 준다는 걸 알 수 있다.

는 영어로‘this'에 해당될 텐데 너무 친근감을 주는 바람에 논란이 되기도 한다. 오래 전 일이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우리나라 김대중 대통령을 맞아 정상회담 중에‘this man’이라 지칭하여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아무리 우방국 사이라 해도 격을 갖춰야 할 회담에서 사석에서나 쓸이 사람이라 부른 것은 실례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 강경한 정책을 준비하던 부시에게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못마땅하게 여겨져 발생한 일화가 아니었을까.

저 마트가 아니라 ’e mart‘라 함으로써 손님이 들를 마트가 바로 여기 있다고 가리키는 친근감이 확연하다. ’저 편한 세상이라 하면 남의 세상 같지만 ’e 편한 세상이라니까 가까운 것은 물론 감탄하는 느낌마저 보탰다. 그런데 ’iaan'은 뭐라 풀이해야 할까?

 

지시관형사를 직감한 것은 무심의 자유이지만 정작 관계 회사들의 설명은 다를 것 같았다. 본격적으로 관련 회사들 사이트를 찾아 ‘e'’i'를 브랜드 앞에 붙인 취지를 살펴봤다. ’e mart'의 경우에는 찾기가 어려웠고 다행히‘e 편한 세상‘iaan 아파트는 찾을 수 있었다.

“e 편한 세상의 e는 고객님이 누리실 편한 세상의 경험(experience)을 의미합니다.”

“iaan은 모든 가치가 이 안(내부)에 있다는 주거 철학을 담은 브랜드입니다.”

나는 ‘iaan’아파트의 ‘iaan’에 대해 특별한 해석을 덧붙이고 싶다. ‘마음의 다른 표현이라고. 단종에게 사약을 전하고 한양으로 돌아가던 금부도사 왕방연이지어 부른 시조에도 이이 등장한다.

 

천만 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희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아이다,

저 물도 내 같아야 울어 밤길 예놋다.‘

 

그렇다. ‘iaan 아파트내 마음의 아파트라 설명하는 건 어떨까? 더 멋지지 않나?

 

그런데 내가 국어선생을 오래한 때문인지 왜 한글를 쓰지 않고 굳이 ‘i'’e'를 써야 했는지, 그 점은 유감이다. 영어 알파벳을 써야 좀 더 있어 보일 것 같아서였을까?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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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축제에서 낚시 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TV 방송국들은얼음장 밑에서 낚싯줄에 걸려 밖으로 나온 물고기 사진들을 열심히 방영한다. 심지어 잡은 물고기를 입에 문 행사 참여자의 모습까지 방영한다. 사람들에게 추위를 이겨내게끔 용기를 북돋우고, 지역 주민들의 소득까지 증대시키는 일석이조 방법으로써 한겨울에 이만한 행사는 더 없을 듯싶다.

그런데 한 친구가 TV를 보다 말고 비판했다.

물고기들도 생명체인데 저렇게 잡아 죽이는 행사를 하면서 축제라 이름 붙여도 되는 거야? 어린애들까지 데리고 가, 저러다니 너무 비교육적이고 잔인한 짓이 아니야?”

그 말에 우리 모두는 아무 말도 못했다. 친구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었다. 겨울축제로써 얼음장 밑 물고기들의 생명을 취급하는 것 말고 다른 좋은 방법이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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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야 하는 것은 옛사랑뿐만이 아니다. 

새로 비밀번호를 설정한 전자키의 예전 비밀번호 또한 잊어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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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비밀의 숲>

 

무심포토비밀의 숲을 블로그에 올린 뒤 뜻하지 않는 반응에 놀랐다. 짧은 글인데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 읽은 조회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몇 달 전에 같은 제목의 TV드라마가 있었다고 한다. ‘무심이란 호가 말해주듯 나는 TV드라마에 관심이 없는 편이다.  

아내가 말했다.

이건, 사람들이 TV드라마비밀의 숲과 관련 있는 글인가 싶어 방문한 결과야.”

나는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말을 길게 하고 싶었다.

여보.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이제 내 얘기를 들어 봐. 비밀은 별난 데에만 있는 게 아니야. 극히 평범한 데에도 비밀은 있어. 당신도 살아오면서 이런 경우가 분명히 있었을 거야. ‘아니, 어떻게 점잖은 분이 그런 비리를?’ 혹은 아니, 동네 어른들께 인사 잘하는 그 착한 아이가 골목에 숨어서 담배 피는 게 눈에 뜨였다고?’어디 그뿐인가? 짐작이지만 우리 애들도 우리한테 말 않고 숨기는 비밀이 몇 가지 있을 거야. 하긴 우리 또한 애들한테 숨기는 비밀이 있을 거고. 부모 자식 간 비밀 따위는 없이 사는 게 좋을 듯싶지만 사람 사는 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지. 어쩌면, 부모 자식 간에도 각자 간직해야 할 비밀이 있어야 삶이 더 풍성해지는 게 아닐까? 내가 우리 동네 가까운 숲에서 산토끼, 두더지, 까투리를 보았다는 비밀 얘기를 썼는데 사실 비밀이 더 있어. 뱀도 봤어. 아주머니들이 숲속 공터에 모여서 간단한 체조를 하는 뒤편으로 뱀 하나가 조용히 기어가더라고. 내가 아주머니들이 놀랄까 봐 그 사실을 일러주지 않고 숲을 지나갔지. 이제 알겠지? 그 숲에 비밀이 있다는 블로그 얘기를. 사실 그 숲에 비밀이 그 외도 더 있지만 말하지 않을 거야. 왜냐면 의미 없는 일이니까. 가만 있자. 딱 한 가지만 더 말해줄게. 매년 11일 아침에 사람들이 새해 첫 일출을 본다고 머나먼 동해안의 정동진이나 높은 태백산 정상을 찾는데우리 동네 그 숲이 있는 작은 산 위에서도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어. 물론 동해안이나 태백산 꼭대기보다야 그 시간이 늦지만 고작 몇 십 초의 차이라고! 그 숲 만만치 않아. 평범해 보이지만 갖가지 비밀이 있어. 내가 그 중 극히 일부를 블로그에 올려 소개했던 거라고. 평범한 그 숲에 비밀이 있다는 지난번 블로그 내용, 이제 이해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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