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강의를 나가게 됐을 때,

생각지도 않게 순오기님이 연락을 해오셨고,

친히 터미널로 마중을 나오셔서 근사한 점심을 사주시기까지 했다.

순오기님한테 평소 해드린 게 없어 면목이 없었지만

그 점심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순오기님이 추가 비용을 내면서 시킨 삼합이었다.

평소 홍어를 잘 먹긴 하지만 일부러 찾아가며 먹은 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거기서 먹은 홍어는 전날 잠을 못자서 피곤했던 내 심신을 단박에 회복시켜 줬다.

염치없게도 난 그 접시에 담긴 삼합을 다 먹었는데,

그게 성에 안찼는지 그 뒤부터 한동안 ‘홍어가 먹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이걸 혼자서 다 먹었다...



수원에서 볼일이 있던 날,

어떻게든 혼자서 점심을 해결해야 했기에

그간 벼르고 벼렸던 홍어로 메뉴를 정했다.

수원에서 삼합 잘하는 집을 찾으니 ‘남촌’이란 곳이 나왔고,

좀 비싸긴 했지만 ‘이건 나 스스로에게 해주는 위로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삼합을 시켰다.

다른 이와 싸울 필요도 없이 오롯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홍어라니,

위로 치고는 너~~무 커다란 위로가 아닌가!

한점 한점 홍어를 고기에 싸서 먹는데, 인터넷에 뜬 ‘맛있다’는 표현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내 실수인지 원래 그랬는지 마지막에 홍어 한점이 모자라 고기만 먹은 게 옥의 티,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날 유심히 보던 종업원이 다가오더니 혹시 아침마당에 나오는 그분이 아니냐면서

홍어애라고, 홍어 새끼를 서비스로 주셨다.

누군가 유심히 날 본다면 그건 십중팔구 ‘돈 안내고 도망칠까봐’였는데,

방송에 얼굴을 비춘 게 이런 점이 좋구나 싶었다.

맛있어서 열나게 먹다가 앗차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홍어를 포식했다면 홍어 생각을 그만해야 할텐데,

어찌된 게 그전보다 더 홍어 생각이 난다.

순오기님과 갔던 그곳에 가서 “다른 반찬 다 필요없고, 홍어만 오십점 주세요!”라고 호기있게 외치고 싶어졌다는.


그날 순오기님과 지내는 동안 홍어 이외에도 느낀 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힘이 지역의 문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열정이랄까, 그런 것도 느꼈다.

또 하나 감명받은 건 알라딘 마을 사람들의 따스한 정.

다리까지 다친 몸으로 친히 마중을 나오고, 또 강의를 에스코트해주신 순오기님께

언젠가는 꼭 은혜를 갚겠다고 결심해 본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4-09-14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마음이 다 따사로워지네요. 홍어는 예전 회식자리에서 처음으로 맛보았다 그 강렬함에 데었던 기억이 ㅋㅋ
좀처럼 사라지지가 않아요.

마태우스 2014-09-15 09:39   좋아요 0 | URL
호홋 홍어는 유전자가 있어야 되는 것 같더군요. 그 강렬함을 맛으로 승화시키는 유전자? 전 그게 있더라고요^^

saint236 2014-09-14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어를....맛있겠는데요...

마태우스 2014-09-15 09:39   좋아요 0 | URL
님도 홍어 좋아하시는군요 저 사진 보고 군침이 돌면 유전자가 있는 겁니다

다크아이즈 2014-09-15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스코트하신 순오기 님도, 그 정성을 오롯이 감동으로 화답하는 마태님도
알라딘 마을엔 없어서는 안 될

마태우스 2014-09-15 09:40   좋아요 1 | URL
아유, 저야 순오기님에 비하면 먼지죠... 제가 알라딘마을을 위해 한 게 뭐가 있겠어요 부끄럽죠

레와 2014-09-15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어엔 막걸리라던데..ㅎㅎ 막걸리는요??


마태우스 2014-09-15 09:40   좋아요 0 | URL
막걸리 마시면 참 좋을 텐데, 막걸리는커녕 맥주 한잔도 못마셔서 안타까웠어요 강의 전이라....ㅠㅠ

paviana 2014-09-1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유전자 반쯤 있어요. 담에 홍어에 막걸리 제가 살게요. ㅎㅎ

마태우스 2014-09-16 09:29   좋아요 0 | URL
홍어에 막걸리라,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걸요^^

moonnight 2014-09-15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홍어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지만 ^^; 어쩐 일인지 군침이 막 ㅎㅎ
순오기님과 마태우스님 두 분 덕에 저까지 훈훈해지는 월요일입니다. ^^

마태우스 2014-09-16 09:29   좋아요 0 | URL
유전자가 없어도 군침이 도는 게 가능하군요^^ 올만입니다. 꾸벅

무스탕 2014-09-15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수원까지 오셔서 혼자 식사를 하시다니요?!
남촌 찾아보니 제가 있는곳이랑 가까운 곳인데..
수원에 있는 탕이가 죄송해지네요.
다음에 또 그런일이 있으면 그땐 꼭 연락주세요 :)

마태우스 2014-09-16 09:28   좋아요 0 | URL
오모나 그럴 수가! 정말 제가 죄송해버렸네요. 면목없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꾸벅

순오기 2014-09-23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에 보이는 홍어 한점은 제가 먹었어요.ㅋㅋ 마태님 강의사진이랑 재밌는 사진도 올려야 하는데...^^

마태우스 2014-09-24 23:42   좋아요 0 | URL
어머 순오기님....! 예서 뵈니까 반갑네요. 시간 되실 때 천천히 올리셔도 됩니다 부담갖지 마세요 다리는 좀 어떠신지요

순오기 2014-09-25 19:41   좋아요 1 | URL
다리는 나았는데 아직은 걷기 운동은 못나가고 꼭 해야할 일에만 걸어요.
가을이다 보니
프로그램과 지역행사에 참여해야 될 일이 많아 몸이 축나겠어요.ㅠ
 
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두어달 전 북콘서트 사회를 본 적이 있다.
한겨레출판사에서 나온 책의 북콘서트였는데,
그 출판사의 미녀 담당자는 자사의 책을 잔뜩 보내주는 친절을 베풀어줬다.
다들 재미가 넘칠 것 같은 책들이었지만,
한 권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책이 바로 박범신 작가가 쓴 <소금>이었다.
난 박범신 작가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유인즉슨 내가 어릴 적 전성기를 누렸던,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울과 대전, 또다시 서울을 갔다가 천안으로 가는 빡빡한 스케줄이 잡힌 날,
우연히 집어든 책이 <소금>이었다.
혹시 재미없으면 때려치우려고 천명관의 신작도 같이 챙겨넣은 터였지만,
그날 난 천명관의 책은 꺼낼 생각도 못한 채 <소금>의 책장만 정신없이 넘겨댔다.
아쉬운 것은 그 책을 다 못읽었다는 점.
원래는 아내와 개 세 마리를 포함해 다섯 식구가 마루에서 다 같이 자는데,
그날 난 피곤하답시고 침대방에서 잔다며 <소금>을 가지고 들어가 책을 읽었다.
그러다 불시에 점검을 나온 아내에게 걸려 야단을 맞긴 했지만,
<소금>이 갖는 중독성은 실로 엄청났다.


“아버지는 빨대다. 자식들한테 다 빨리고, 더 이상 생산력이 없어지면 폐기처분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인데,
저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의 생산력을 극한까지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서도 통렬히 비판한다.

“아버지는 힘들다”라는 담론은 사실 새로운 건 아니다.
그동안 그런 주장들에 대해 엄살 혹은 과장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안힘든 사람이 어딨냐?)
멋진 소설 한 편은 사람의 생각을 바꿔놓는다.
책을 읽음으로써 바뀐 건 이 땅의 아버지들에 대한 생각만은 아니었다.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라고 생각했던 박범신 작가에 대해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 것.
다행히 박작가님은 사십권의 소설을 펴내셨으니,
올해가 끝날 때까지 읽을 책이 없어서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울러 통렬한 반성을 해본다.
나이를 가지고 한 사람을 재단하는 게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를.

 

* 말은 이렇게 해도 나이가 원망스러울 때가 있긴 했다.
대략 세명의 주인공들의 삶을 조명한 이 소설을 읽다보니
누가 누군지 간혹 헷갈렸다.
A랑 B가 사귀고 C와 D가 사귀는데
A랑 C를 혼동하는 일이 종종 있었던 것.
사실 A는 D의 아버지이니, 내 머릿속에서 패륜을 조장할 뻔했다.
이게 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게 된 내 나이 때문이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여름 2014-08-21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일이 요즘 살살 저에게도 ㅜㅜ
"이유인즉슨 내가 어릴 적 전성기를 누렸던,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저도 이 이유 때문에 박범신 안 읽다가 엊그제 <소소한 풍경> 빌려왔습니다. 흠...저도 이 책이 좋았으면 싶네요...

마태우스 2014-08-22 23:25   좋아요 0 | URL
아 저처럼 생각하시는 분이 또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소소한 풍경이 좋을 거라고 미리 확신합니다만, 결과 알려주세요!

열혈팬 2014-08-21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같은 이유로 박범신 작가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는데 얼마전 세월호 사건 기사를 보다가 이 분의 내공이 심상치 않다라고 느끼던 참이었는데 교수님 글을 보니 저도 도전해 보고픈 마음이 확~솟아 나네요. 그리고 역쉬~ 마지막 *표 글...끝까지 읽은 걸 후회하지 않게 만드시네요 ㅋㅋㅋ 저도..공감되는 나이라서^^

마태우스 2014-08-22 23:25   좋아요 0 | URL
오옷 님도 같은 이유로! 이번 책 저자의 말 보니까 이런 말은 내가 해줘야 한다, 이런 사명감을 갖고 계시더군요. 근데 님도 나이가 좀 있으시다니, 더 반갑네요^^

2014-08-23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25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26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4-08-2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이..ㅜㅜ

마태우스 2014-08-25 10:03   좋아요 0 | URL
앗 요정은 나이를 먹지 않는데...아닌가요..>

2014-09-05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14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 포기를 잘한다.
이미 끝났는데도 계속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무지하게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소개팅 애프터를 나갔을 때,

상대방 여자가 20분 정도 지났음에도 오지 않는다면 난 “역시 그렇구나”라고 포기하고 만다.
“무슨 일이 생겼겠지”라면서 두시간 쯤 기다리는 긍정적인 사람도 있지만,
난 “내가 못생겼다고 싫어하는 게 틀림없어”라고 지레짐작한다는 얘기다.
그건, 상처를 덜 받으려는 자기방어의 기전이기도 하다.
언젠가 모 대학축제 앞에서 여자를 만나기로 했다.
휴대폰도 없던 그때, 사람들로 미어터진 여대 정문앞에서 20여분을 기다리는데,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게 여겨졌다.
30분을 채우지 못한 채 집에 갔고,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때 그 여자분이 내가 자리를 뜬 직후에 그곳에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후에도 난 여자가 조금만 예쁘면 “날 싫어하겠지”라며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곤 했다.
이건 여자 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라,
결과가 조금만 안나오면 “그럼 그렇지. 나같은 게 뭘 하겠어?”라며 지레 포기해 버렸고,
내가 ‘네이처’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포기를 잘하는 성격은 스포츠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2002년 어느날, 난 집구석에서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을 보고 있었다.
한국은 야오밍이라는 걸출한 센터가 있는 중국에 시종일관 뒤졌고,
30초가량 남았을 때는 7점 차로 뒤져 역전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안그래도 술약속이 있었기에 난 TV를 끄고 약속장소로 향했고,
지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농구 얘기를 한다.
“오늘 농구 정말 끝내줬지 않냐?”“진짜 대박이었지.”
그 장면을 보면서 난 그들이 중국 사람들이며,
한국에 온지 오래된 나머지 중국말 대신 한국말로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술에 취해 집에 온 그날,
난 한국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는 걸 알고 까무라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서 재방송을 새벽까지 봤고,
그것도 모자라서 노트에다가 일일이 상황을 정리하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스포츠의 생명은 생방송으로 그 현장을 보면서 응원하는 것일진대,
결과를 알고 난 뒤 재방송으로 보는 농구는 앙꼬 없는 붕어빵 같았다.
“30초만 더 볼 걸!” (실제로는 연장전까지 했으니 15분 가량이 더 소요됐으리라).
난 포기를 잘하는 성격을 원망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오늘 아침, 난 여자골프의 스타 박인비 선수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1위를 달리는 미국선수에게 한 타가 뒤졌기에
마지막 18번 홀에서 한 타를 줄여야 우승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박인비 선수가 친 볼은 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놓였고,
한타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잃을 가능성이 높았다.
난 TV를 끄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아, 정말 아쉽다. 박인비 2등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네이버 메일을 확인하려고 컴퓨터를 켠 순간,
난 12년만의 까무라침을 경험했다.
박인비가 우승을 했다는 거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알고보니까 박인비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그 먼거리 퍼팅을 집어넣었고,
1위를 하던 미국선수는 마지막 홀에서 한 타를 잃는 바람에 동점이 됐다.
연장전은 해보나마나여서, 박인비가 여유있게 우승을 한 것.
거듭 말하지만 스포츠의 매력은 생중계여서
그 광경을 봤다면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환호성을 질렀겠지만,
뒤늦게 우승 사실을 알고나니 기쁘다기보다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얼떨떨했다.
머리숱은 그때보다 훨씬 줄어 있었지만,
난 12년 전과 똑같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포기를 잘하는 내 자신을 원망했다.
포기를 잘한 덕분에 마음의 상처를 더 이상 받지 않고 험난한 세상을 살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잃는 것도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의 스타일을 바꾸고픈 마음은 없다.
이번 사건이 12년만의 일인 것처럼,
포기를 했을 때 내 예상과 달리 결과가 잘 나올 확률은 별로 높지 않으니까.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긴 한다.
내 눈이 조금만 더 컸다면 포기를 하는 대신 좀 더 끈질기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를.
이 글의 결론. 이게 다 작은 눈 탓이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2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8-18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8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열혈팬 2014-08-18 2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슬금슬금 웃음이 삐져나오다가 마지막에 빵! 터져주는 교수님 글은 역쉬~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 읽게 되네요^^

마태우스 2014-08-19 13:36   좋아요 0 | URL
칭찬 감사합니다. 역시 님의 댓글을 봐야 하루가 즐겁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14-08-18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글의 백미는 기막힌 책 선택이죠. ㅋㅋ

마태우스 2014-08-19 13:36   좋아요 0 | URL
앗 그런가요...^^ 열심히 할게요!

야클 2014-08-19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나이를 먹어가건만, 어찌하여 나는 갈수록 유머감각이 무뎌지고 마태우스님은 이리도 유머감각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건가요? 밥은 언제든지 살테니 비결 좀 알려주세요 !

마태우스 2014-08-19 13:37   좋아요 0 | URL
갑자기 무슨 그런 말을.... 유머 하면 야클이고 야클 하면 유머인데, 글구 왜 갑자기 존댓말을?? 글구 밥 산다고 해놓고선 7년째 안사고 있는데, 살때 알려주겠소.

2014-08-19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9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4-08-19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께선 오랜 시간 그 많은 여인들을 쉽게(?) 포기하셨기에 지금의 아름다운 부인님을 맞이하셨잖아요.
그러니까 마지막의 결론엔 동의 못하겠어요!


마태우스 2014-08-19 13:39   좋아요 0 | URL
아 네...알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호호. ^^ 포기해야 미녀를 얻는다, 오늘의 캐치프레이즈죠

hnine 2014-08-19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기해야할 대상과 시기를 잘 선택하시는 거 아닐까요? 모든 걸 다 쉽게 포기하신건 아니잖아요.

마태우스 2014-08-21 09:54   좋아요 0 | URL
뭐 좋게 보면 그렇기도 하네요 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4-08-1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서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1분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첫만남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는.. 아, 어디서 읽었더라 ?! ㅎㅎ. 그랫 한때는 여자를 만나면 잘 보일려고 내내 호감을 주려고 무지 애를 썼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그냥 1분 안에 결정이 난다하니, 나야 어쩔 수 없다... 이런 심정이 들어서요..ㅎㅎㅎㅎㅎㅎ. 첫인상은 별로 였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호감이 갔다... 요런 말은 그 심리학자에 의하면 거짓말이라고 하네요. 호감이 갔다면 첫인상에서부터 호감이 있었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마태우스 2014-08-21 09:5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제가 말 한마디 하려면 됐다고 하면서 나가버리는 여자들이 많았어요. 그땐 그녀들을 참 원망했습니다. 기회도 안주고 차버렸다고요. 근데 지금은 이해합니다^^

2014-08-28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트위터는 질색하며 안하던 내가 페이스북을 왜 하게 됐을까.

그 시작을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 내 페북 친구는 천명을 훨씬 넘는다.

그렇다고 내가 페북을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다.

소그룹에서 글을 쓰던 때가 잠깐 있었지만,

내가 페북에서 하는 일은 그저 친구신청에 응답을 하는 게 고작이다.

요즘 내게 오는 이메일의 절반 이상이 '친구요청을 보냈습니다'인데,

언제부터인가 기계적으로 요청수락만 하고 만다.

친구신청을 보냈던 이들은 아마도 활동이 거의 없는 내 사이트를 보고 실망할 테지만,

어쩔 수 없다.

그분들한테는 정말 미안하지만, 여건이 안되는데 어쩌겠는가?


내게 트위터를 하라고 강권했던 동료선생은 그 용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늘 내가 TV에 나온다. 좀 봐라" "내가 책을 썼다. 좀 사라."  이런 말을 할 수 있잖아?

그 말을 듣고 트위터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더욱 굳혔다.

내가 끔찍이 싫어하는 게 다른 사람을 그런 식으로 귀찮게 하는 건데

내가 왜 그짓을 해?

물론 내 책을 사주고 내 방송을 봐주는 이가 많으면 좋지만,

도움이라는 건 더 가진 자가 덜 가진 자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잘 먹고 잘 사는 내가 타인을 그런 식으로 착취하는 게 전혀 내키지 않았다.

그러니, 트위터랑 별반 차이가 없는 페북을 내가 할 이유가 없다. 


어떤 분이 만든 동영상을 보면 페북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잘 나와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spDPHmXadTQ

이 영상의 주제는 페북 유저들의 현란한 포장술이 주 타겟이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사람들의 의미없는 '좋아요'였다. 

직장에서 잘리고 나서 '직장 때려치웠다'고 글을 쓰니까 좋아요가 수십개...

바람피우는 아내를 보고 충격을 받아 가출을 한 뒤 '나는 오늘부터 돌싱이다'라고 했더니 좋아요가 수백개.

결정적으로 그 아내가, 새 남친이라면서 사진을 올렸더니 좋아요가 수천개.

잘 알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사람 수천명이 날리는 좋아요는

늘 곁에 있어주는 아내가 해주는 팥빙수 한그릇의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 열광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철저히 타인이기 때문이지,

정작 자기 지인이 그런다고 할 때는 다른 반응을 보이리라.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킨 것처럼

SNS에 순기능이 있다는 것은 십분 인정하지만,

SNS의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소소한 일상사를 노출하고자 하는 욕망의 표현이고,

SNS에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은 정말 많은 시간투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난 SNS보다는 사람들이 책을 읽는 게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드는 보다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순간, 읽을만한 책들을 장바구니에 담는 이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4-08-08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결제는 10일 지나서 하셔야죠!! ㅎㅎ

마태우스 2014-08-09 08:14   좋아요 0 | URL
그랬어야 하는데 글쓰다 보니 욱해서 그냥 질렀어요 이틀만 참을걸...^^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수 짝짝짝 ! 좋아요 버튼 있었으면 바로 눌렀을 거입니다..ㅎㅎㅎㅎ.
저는 보틀'이라는 상품에 대해 비판한 글이 있었는데
굳이 병을 병이라 하지 않고 보틀이라고 해서 파는 상술과
그 상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를 비판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글을 읽고 나서 탱스투를 눌러서 이익금이 들어오더라고요.
누군가는 내 글을 읽고 구입했기 때문에 생기는 거 아닙니까.... 지금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태우스 2014-08-09 08:16   좋아요 0 | URL
저..그래도 공감은 하셨죠?^^
글구 땡스투는 좋아요랑 달리 현실적 이익이 있으니만큼 '좋아요'랑 같이 취급해선 안될 것 같습니다^^ 글구 좋아요가 종잡을 수 없을 때 오는 것처럼, 땡스투 역시 예상 못할 때 오는 것 같더라고요.
 










아주 옛날, 전화번호부를 찾다가 ‘서민’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몇 명 없다는 걸 알았다.

실제로 내 이름은 좀 특이하다.

못사는 사람이란 뜻인데다 실제로 '민'이 '백성을 뜻하는 '이니까. 

외모가 워낙 출중하다보니 ‘와이셔츠 단추구멍’처럼 외모와 관련된 놀림을 주로 받았지만,

만약 외모가 보통 사람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면 이름 가지고 놀림을 받았을 것 같다.

한자로도 ‘백성민(民)’이라 이름을 뭐 이렇게 지었냐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그래도 이름이 특이한 건 나름의 보람이 있어서,

내 이름을 넣고 네이버 검색을 했을 때 인물정보에 바로 내가 뜬다!

동명이인도 드물지만 그 중 유명한 이가 거의 없으니까.

게임회사 넥슨 대표인 서민 씨가 내 유일한 라이벌이었다.^^

베란다쇼에 같이 나온 박지훈 변호사는 기아타이거즈의 박지훈 선수에게 밀려

한동안 메인을 차지하지 못했으며,

지금도 네이버 메인을 노리는 많은 경쟁자들이 있다. 


그런데 그 인물정보가 문제였다.

내 생년월일이 그대로 나온 걸 아내가 못마땅하게 여긴 것.

워낙 동안이라 다른 데 나가서 나이를 아홉 살 속이고, 

서너살 아래인 여자들한테 “언니”라고 부르며 지내는 터라

내 프로필에 나이가 그렇게 나오는 게 싫을 수밖에.

아내는 석달 전부터 닦달했다. 

“그 정보 좀 지워달라고 해. 나이 많은 게 자랑은 아니잖아?”

“앞집 여자가 여보 나이 보고 놀라잖아. 남편이랑 나이 차이가 왜 그리 많이 나냐고.”

“다른 연예인들도 다 생년월일 지웠는데 여보는 왜 그래?”

석달을 그렇게 시달리다 용기를 내서 네이버에 메일을 보냈더니

웬걸, 아주 흔쾌히 지워준단다. 

아내의 성화 때문에 지우긴 했지만, 괜히 나까지 기분이 좋다.

이제부터 나도 내 나이를 모른다. 



4년 전 상황. 넥슨의 서민 씨가 네이버 메인이다.





2년 전, 넥슨 서민씨를 제치고 내가 메인이 됐다. 





사진도 산뜻하게 바뀌었고, 결정적으로 생년월일이 빠졌다.



박지훈 변호사는 기아의 박지훈과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지금 정도의 활약이면 곧 단독으로 뜰 것 같긴 한데...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수많은 박지훈도 견제해야 한다, 힘내라, 박변.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4-07-29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네이버 인물검색 메인에 뜨는 기분은 어떤가요, 마태우스님? 전 상상조차 할 수 없네요.

마태우스 2014-07-29 20:03   좋아요 0 | URL
앗 다락님 일빠로 댓글을!! 그게요, 처음에는 무지 기분 좋죠. 음,나중에도 좋죠. 다 특이한 이름 덕분인데요 뭐....

카스피 2014-07-2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요즘 서민은 서민교수님이 대세인것 같아요.TV에서도 종종뵙고요^^

마태우스 2014-07-30 00:15   좋아요 0 | URL
호호 둘밖에 없다보니 뭐 대세랄 것도....^^ 그래도 1등이 어딥니까 호호호.

하늘바람 2014-07-3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1등 멋져요.

페크pek0501 2014-07-30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축하드려요. ^^

불사조천 2016-08-05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67년생이시라니.. 깜짝 놀랐습니다.
교수님께서 쓰신 책이 저희집에 2권 있습니다.
덕분에 초2 아들은 기생충 이름과 특성을 줄줄 외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태우스 2016-08-10 02:31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벌써 50세 흑흑... 아드님이 나중에 훌륭한 과학자 내지는 과학정책을 입안하는 관료가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