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토커>는 로빈 윌리암스가 자신이 동경하던 가족의 구성원을 괴롭히는 내용이다. 앞부분을 못봐서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는데, 네이버를 찾아보니 이렇게 되어있다. "...욜킨 가족에 얽힌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한다. 극도로 분노한 그는 직접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짜고 윌을 추적하는데..."

영화 뒷부분으로 추측컨대 그가 충격을 받은 건 아마도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해서가 아닐까 싶다. 칼을 들고 밀회현장에 찾아간 로빈이 둘의 성행위 장면을 열심히 카메라로 찍는 걸 봐도 그렇다. 로빈이 경찰에게 모든 걸 고백할 때, 갑자기 방에서 나오신 우리 어머니가 말을 시키는 바람에 사건의 동기를 듣는 데는 실패했는데, 좌우지간 경찰은 그에게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내 추측이 맞다고 하자. 홀로 외롭게 살아가며 "사진 속에서 더없이 행복한 표정의 그들을 보며 자신이 단 한번도 누려보지 못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어"했던 로빈으로서는 남편의 배신에 "있는 놈이 더하다"는 생각을 했던게다.

스토커가 무서운 것은 이런 거다. "..밖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고, 그때마다 그가 자신은 물론 남편 윌과 아들의 사소한 일상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점차 두려움을 느낀다" 그렇다. 누군가가 내 히프에 반점이 있는 걸 알고 있다면-사실은 없다-얼마나 무섭겠는가? 경찰이 로빈의 집에 들이닥쳤을 때, 그들은 이게 보통 사건이 아닌 걸 파악하게 된다. 벽면을 가득 메운 수백장의 사진들은 모두 욜킨 가족들을 찍은 거였고, 그 중 남편의 얼굴은 하나같이 칼로 긁혀 있었으니까. 그 증오심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섬뜩함을 불러일으킨다.

이거야 같은 남자끼리니까 좀 낫지만, 문제는 애정을 빙자한 스토커다. 진정한 사랑과 스토킹의 경계가 애매한 것도 사실이지만, 싫다는 여자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추근댄다면 그건 스토킹이 아닐까? 여자의 거절은 "예스"라는 사회통념도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런 걸 부추기는 데 있다. [...<졸업>에서 더스틴 호프만의 스토킹이 숭고한 사랑으로 포장되고, 결국 그는 캐서린 로스를 얻는다....반면 여자가 그렇게 하면 그녀는 미친 여자거나 살인자다. <위험한 정사>, <어둠 속의 벨이 울릴 때>, <위험한 독신녀> 등등...(범죄신호, 284쪽)]

하여간 가빈 드 베커의 명저 <범죄신호>에 따르면 스토킹시 최선의 방책은 아예 상대를 안하는 거란다. 다음 말을 기억하자. "집착할 수밖에 없는 남자들은 거절할 줄 모르는 여자들을 선택한다(291쪽)" 그러니까 애매하게 거절할 게 아니라, 단호하게 거절한 뒤 상대를 안해버리는 게 좋단다. 이렇게 말이다. "난 당신에게 이성적인 관심이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확신해요!" 이 말 이외의 어떤 말도 스토커에게 관계를 계속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뭐든지 지 맘대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을 하며, 끈질김과 집요함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경찰은 전혀 도움이 안되며,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스토킹을 당한 적이 몇번 있다. 니가? 그것도 몇번이나? 하고 놀라겠지만 진짜다. 외롭게 혼자 살던 남자가 있었구, 나머진 여자다(한번은 96년인데...). 기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그땐 정말 괴로웠다. 남자인 나도 그런데 여자는 더욱더 괴로울게다. 당시엔 <범죄신호>를 읽지 않았었지만, 난 나도 모르게 책에 나온대로 행동을 했던 것 같다. 그/그녀에게서 걸려온 전화/삐삐는 아예 무시했고, "제발 그러지 말라"는 말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달을 외면하니 그들은 더이상 날 괴롭히지 않았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미안하기도 했지만, 그들이 떠나가니 좋았다. 금방 그만둔 걸로 보아 그다지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들은 지금 어디서 뭘하고 살까?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2-13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직접 스토킹을 당하셨다니...무섭지 않으셨나요?? 여자분은 애정공세라고 하면...외로운 남자분은 무슨 이유로...^^; 이 글을 보니, 유명인들을 쫓아다니는 거미여인이 생각나네요. 첨엔 웃으면서 봤는데, 나중에 무슨 취재한걸 보니 왠지 오싹하던데...

마태우스 2004-02-1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처음에는 짜증이 나다가, 나중에는 얘가 날 죽이러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111 2011-05-14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금방 그만둔걸로 보아 그리 나쁜사람들이 아니...라니요?ㅋㅋㅋㅋㅋㅋ 정말 착하시네요 그게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스토커라면 "난 당신에게 이성적인 관심이 없어요" 이런 소리 씨알도 안먹힘ㅋㅋㅋ 전 당해본적은 없지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케이블에서 <스피드>를 하기에 봤다. 거의 십년만에 다시 보는데, 그간 영화기술이 엄청나게 진보했지만 <스피드>만한 영화는 그리 흔치 않은 것 같다. 물론 이걸 재미있게 본 건 형편없이 떨어져버린 내 기억력 탓도 있다. 요즘 난 웃기는 얘기를 들을 때, 한번 들은 얘기라 해도 참고 끝까지 듣는다. 왜? 끝이 어떻게 되었는지 도통 기억이 안나니까. 듣고나면 그제서야 "맞아 그랬지"라고 한다 T.T 그러니 <스피드>도 생판 처음 보는 것처럼 볼 수 있었다 (좋은 건가?)

아무튼 영화에서 키애누리브스(잭)은 산드라 블록(애니)를 만나 모험을 하고, 키스를 하는 와중에 영화가 끝난다. 딴지를 좀 걸자면, 잭은 결코 좋은 남편은 아니다. 모든 걸 혼자 해결하려는 영웅주의, 경찰로서의 탁월한 능력, 신변의 위협을 신경쓰지 않는 강인한 의지, 이런 건 겉으로 보면 참 멋진 부분이지만, 그런 남편을 둔 아내의 심정은 언제나 살얼음을 걷는 것같이 조마조마하지 않을까? 딴지는 이만하고, <스피드>를 보면서 갑자기 퀴즈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제 나갑니다.

1. 영화에서 애니가 기사를 대신해 버스 운전을 합니다. 애니는 잭에게 자신의 면허가 정지된 상태라고 말하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난이도 중)

1) 음주운전                 2) 과속                3) 과태료 미납           4) 미모

 

2. 버스에 장착된 폭탄은 속력이 몇마일 이하로 떨어지면 터질까요? (난이도 중)

1) 40마일         2) 50마일             3) 60마일           4) 70마일

 

3. 애니는 운전을 거칠게 하다가 유모차를 받습니다. 그 유모차 안에는 뭐가 들어있을까요?(난이도 상)

1) 아기             2) 유모                 3) 음료수 캔           4) 귤

 

4. 아무도 내려서는 안된다는 규칙을 깨고 범인은 딱 한명은 내려도 좋다고 허락을 합니다. 그래서 한명이 내렸는데, 그/그녀는 누구일까요?(난이도 중)

1)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             2) 생후 두달이 지난 아기

3) 버스 기사                             4) 강도 용의자

 

5. 열심히 달리던 버스는 고속도로가 끊긴 부분을 만납니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까요?(난이도 하)

1) 우회해서 간다.                   2) 유턴해서 오던길을 다시 간다.

3) 속력을 높여 날라간다         4) 멈춘다

 

6. 고속도로가 끝난 뒤 잭이 버스를 인도한 곳은?(난이도 중)

1) 국도                      2) 지하철 선로

3) 공항                       4) 경주용 도로

 

7. 영화 중간에 밝혀진 범인의 전 직업은? (난이도 하)

1) 변호사                   2) 군인

3) 백수                      4) 조폭

 

8. 범인은 버스에 장착된 카메라로 잭을 감시하고 있었는데요, 그가 애니에게 '들고양이'라고 부른 까닭은? (난이도 중)

1) 애니가 들고양이처럼 생겨서   

2) 애니가 쓴 모자가 들고양이 모양이라

3) 산고양이라고 부르면 이상하니까   

4) 애니가 나온 애리조나 풋볼팀의 마스코트가 들고양이니까

 

9. 잭은 비디오 테이프를 바꿔치기해 승객을 무사히 구출하는데요, 테이프가 바꿔치기당한 걸 뒤늦게 안 범인은 뭐라고 외쳤을까요? (난이도 상)

1) No!                       2) Yes!          3) Fuck!        4) Shet!

 

10. 범인은 애니를 인질로 잡고 지하철을 탑니다. 뒤늦게 달려온 잭은 지하철에 매달려 문을 열려고 하는데요, 어떻게 지하철 문을 열까요? (난이도 상)

1) 손으로    2) 발로   3) 유리창 깨고       4) 총을 쏴서

 

11. 범인은 어떻게 죽을까요? (난이도 중)

1) 싸우다 총맞아서                     2) 몸에 감은 폭탄이 터져서    

 3) 지하철 구조물에 부딪혀서      4) 금밟아서...

 

* 원래 푸짐한 상품을 걸려고 했는데요, 그냥 하자는 견해가 많아서 안드립니다. 재미로 해보세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우맘 2004-02-12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 2-2, 3-3, 4-3, 5-3, 6-3, 7-2, 8-4, 9-4, 10-4, 11-3
제 기억력도 만만찮아 만점은 기대 안 함.
그런데, 그냥 하자는 견해는 도대체 누가? 에에이...뻥이죠~

찌리릿 2004-02-12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 2-2, 3-3, 4-3, 5-3, 6-3, 7-2, 8-4, 9-4, 10-4, 11-2
정말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대학교 2학년 때 첨 본 후 2년전엔가 OCN에서 한번 더 봤는데도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
스피드는 첨 봤을 때 정말 대단한 영화였어요. 보면서 그렇게 박진감을 느꼈던 영화는 없었는데.. ^^ 좋은 문제 내주신... 마테우스님.. "대단해요~"

마태우스 2004-02-12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번을 두분 다 틀리셨군요. 애니는 과속으로 면허정지가 되었습니다. 빨리 달려야 하는 상태에서 과속으로 정지를 먹었다는 건 좋은 징조라, 리브스가 웃었지요.
2번은 50마일 맞구요, 3번은 음료수 캔, 다 맞추셨습니다. 4번은 총맞은 버스기사가 내렸구요, 5번은 다 아시는 '구라' 장면^^ 6번은 공항 활주로를 돌죠. 두분 다 기억력이 대단하시네요. 전 전혀 몰랐는데. 7번은 제가 문제를 잘못냈네요. 답이 경찰인데...죄송. 다 맞게 해드리겠습니다. 8번은 4)가 맞구요, 9번은 하하.... 다 틀리셨네요. No!라고 두번 외쳤어요^^ 10번, 호호, 저도 믿어지지 않는데요, 손으로 열더군요. 11번은 지하철 위에서 싸우다 구조물에 머리가 날라가 죽습니다. 진우맘님만 맞추셨습니다. 점수를 매겨보면 찌리릿님 7개를 맞추셔서 64점, 진우맘님은 73점입니다.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진우맘님, 뻥인 거 어케 아셨어요???

진/우맘 2004-02-12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케 알긴요...누구나 다 알수 있는 뻥인것을! 잉, 73점...좋은 점수는 아니군요.

sooninara 2004-02-24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1번,5번,6번,7번,8번,11번 맞았어요.. 7번은 범인 전직이 경찰인데..이상하다 생각했더니
다 맞게 해주셨군요..참 재미있는 문제네요. 비록 점수는 시원치 않지만..55점인가요?
다음번 문제도 기대하겠습니다

sooninara 2004-02-24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옆에서 텔레비젼 보는 남편에게 문제 풀게 했어요,,
1-1,2-1,3-3,4-4,5-3,6-3,7,8-4,9-4,10-2,11-3..해서 7개 맞았네요..
64점^^
 

 

 

 

 

 

* 전 <태극기>를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니면 다음주 쯤에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를 안보니까 불편한 것이, 다른 분들이 쓴 <태극기> 감상문을 읽을 수가 없더군요. 내용을 미리 알면 영화 보는데 감동이 덜하잖아요? (사실 제가 영화정보 프로그램을 절대로 안보는 이유가 바로 그거죠). 아무튼....독립신문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 옛날의 독립신문과는 전혀 다른, 극우 이데올로기를 가진 분들이 모여있는 곳이죠. 거기 올라온 <태극기 휘두르며>라는 글을 퍼왔습니다. 이 글을 읽으니 <태극기>를 더더욱 보고 싶습니다.

---------------------------------------

저는 올해 39세인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어제 친구와 함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았습니다.
요즘과 같은 절박한 안보시국에 6.25영화가 나왔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걸고 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안보의식을 일깨워 줄 수 있는 그런 영화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보고나서 너무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제목과는 정 반대로 오히려 대한민국과 태극기와 우리 국군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는 사악한 영화였습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교묘하게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는지....
집에 와서 잠을 자려고 해도 너무 기가 막히고 분통이 터져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만든 강제규 감독에 대해서 별로 아는게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내용으로 보아서는 정말 사상을 의심치 않을 수 없는 사람이라 생각됩니다.

표면적으로는 전쟁에 휘말린 두 형제와 가족들이 겪는 비극을 감동적으로 그린영화로 보입니다. 그러나 영화의 행간을 보기 시작하면 이 영화는 분명히 어떤 일관된 목적하에 의도적으로 제작된 불순한 영화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에 주인공 형제와 가족들의 행복하고 단란한 가정을 비추어주다가 뜬금없이 전쟁이 일어났다고 사람들이 아우성치는 장면이 나오면서 주인공 가족도 피난을 떠나게 됩니다.
즉 전쟁을 누가 왜 일으켰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영화가 끝날 때 까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초점이 없습니다. 참으로 모호합니다.
전쟁영화인데도 도대체 누가 왜 전쟁을 일으켰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요즘 초등학교 교과서엔 6.25를 누가 일으켰는지 나오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런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들이 이 영화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그리고 피난처에서(아마 대구로 기억됩니다.) 갑자기 국군이 들이닥치면서 일정 나이에 이른 남자들만 따로 모이게 한 다음 기차에 태우고 강제로 데려갑니다. 강제징집이죠. 여기에 주인공 형제중 동생(진석)도 끌려가게됩니다.
자리를 비웠다가 뒤늦게 온 형(진태)이 이 사실을 알고 출발하려는 기차에 올라타서 동생을 데리고 나오려고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군과 육탄전을 벌이다 군인들에게 얻어맞고 결국 진태 마저 동생과 함께 강제로 끌려가게 됩니다. 진태와 진석은 차창밖에서 울부짖는 어머니를 바라보며 가슴이 찢어지는 이별을 하게 됩니다.

이 가슴찢어지는 생이별의 원인이 마치 남한 정부와 군인들인 것처럼 보입니다.
전쟁을 누가 왜 일으켰는지 보여주지도 않고 갑자기 군인들이 나타나서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끌고가는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그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나 자원입대한 용맹스런 학도의용군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조국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원입대하여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맹렬하게 싸우다 이 땅에서 산화해갔습니다. 왜 그런 장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강제로 끌려가서 전쟁터에 내몰리게 되는 모습만 부각시켰을까요?

영화에서 묘사되고 있는 국군의 모습도 참으로 기가막힙니다.
가족과 조국을 지키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이 산하를 지키며 죽어가던 우리 국군들의 장렬한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결같이 입에 담지도 못할 온갖 더러운 욕설을 거침없이 내뱉는 불량배 떨거지 같은 이상한 모습들로 계속 비춰줍니다.

인민군의 잔학상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채 국군들의 입에서는 입에 담지 못할
온갖 더러운 욕설과, 끊임없이 "빨갱이 새끼들 다죽여돼. 빨갱이 새끼들이 인간이야....."등과 같은 대사가 계속 나옵니다. 젊은이들이 이런 장면들 보면서 어떻게 느끼게 될까요? 적에 대한 적개심의 이유를 알수 없게 해놓고 이런 장면들을 계속 보여 주면 국군이 미친집단으로 비치게 되지않을까요?

인민군과 그 앞잡이들에 의해 자행되었던 온갖 끔찍한 만행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국군만이 그런 잔인한 짓과 만행을 저지르는 미친 집단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민간인들을 목매달아 놓은 처참한 장면을 보여준 후 그 부근에서 인민군을 생포하게 됩니다. 격앙된 국군들이 인민군을 모조리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인민군들은 한사코 자기네가 죽이지 않았고 처음 올때 부터 그렇게 죽어있었다고 하며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런데 인민군 중에 주인공 형제와 이웃에서 살면서 진태와 진석을 형으로 따랐던 어린 친구가 끼어있었습니다. 징집되어서 전쟁터에 오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진태와 동료들은 "빨갱이 새끼를 어떻게 믿어 데려가면 짐만 돼..."하면서 모두 사살하려 합니다. 진석이 혼자 필사적으로 말려서 간신히 인민군들을 포로로 데려가게 됩니다.
이 장면에서 결국 민간인들을 처참하게 목매달아 죽인 자들이 누구인지 영화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국군들이 한동네 이웃에 살던 친동생 같은 어린 아이를 빨갱이라는 이유로 미련없이 죽이려는 피도 눈물도 인정도 없는 잔인한 집단으로 보이게 합니다.

이후 행군중에도 인민군 포로들을 끌고 다니며 잔인하게 다루는 국군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강제노동과 굶주림에 지치게 마들고, 인민군 두사람을 싸움 붙여놓고 즐기는 국군들, 제대로 안싸운다고 목숨을 위협하며 협박하는 국군들....
나중에 결국 인민군 포로들을 무참히 사살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이웃에 살았던 어린 인민군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국군을 완전히 미친 집단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이 수복되었을 때 완장을 차고 죽창을 든 괴청년들이 나타나서 진태의 약혼녀(동거녀?)를 끌고갑니다. 끌려간 장소에는 국군이 총을 겨누고 있는 가운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끌려와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진태의 약혼녀도 빨갱이 짓을 했다는 이유로 이들과 함께 공개처형하려고 합니다. 빨갱이짓 한 적 없다는 말에 청년들은 전쟁전의 기록을 들이밀며 과거에 보도연맹에 가입하지 않았느냐고 묻습니다. "쌀 준다기에 보도연맹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이름만 올렸어요. 굶어 죽을 순 없잖아요. 언제 정부에서 쌀 준적 있나요?...."라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청년들과 군인들은 전혀 정상참작을 하지 않고 무조건 빨갱이로 몰아 무참히 총살시킵니다.

인민군과 빨갱이 앞잡이들이 저지른 온갖 끔찍한 만행을 오히려 우리 국군과 애국청년들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인민재판과 공개처형은 인민군과 그 앞잡이들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만행임을 우리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교묘하게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우리 국군과 애국청년들이 저지른 만행으로 뒤집어 씌우고 있습니다. 인민군과 그 앞잡이들이 저지른 만행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채 말입니다.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너무 분합니다.

물론 빨갱이 소탕작전에서 불가피하게 억울하게 희생된 영혼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그것을 인민군이 저지른 저 엄청난 만행에 비하겠습니까.

그리고 전투장면에서도 보면 육박전 장면이 장시간 나오는데 대부분 국군의 대검에 처참하게 찔려죽는 인민군의 모습들만 보여줍니다. 영화는 인민군이 어떤 존재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습니다. 적군은 그저 베일에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누가 왜 일으킨 전쟁인지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저들이 저지른 잔학상도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상태에서 국군의 총칼에 무참히 죽어가는 죄없는(?) 인민군들의 모습만 자꾸 자꾸 보여줍니다. 역사적 진실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들이 볼 때 도대체 누가 피해자로 보일까요?

또한 국군이 진석과 민간인들을 가두고 있던 곳을 불질러서 사람들을 처참하게 태워 죽이는 짓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으로 나옵니다. 오직 국군들 만이 온갖 만행을 저지른 원흉인 것으로 보입니다. 끝까지 인민군의 만행은 단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채 말입니다.

주인공 진태는 전투에서 혁혁한 전공을 세우고 태극무공훈장을 받지만 그 모든 것이 동생을 전역시키기 위한 노력일 뿐입니다. 이 영화 어디에도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져 싸우는 장렬한 국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그 끔찍한 전쟁의 참화로 빚어진 모든 비극의 원흉이 남한 정부와 국군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분통이 터집니다.

이 외에도 짚고 넘어가야할 내용이 더 많이 있겠지만 제 좁은 안목과 짧은 문장력으로는 표현이 너무 힘들어서 이정도만 할까 합니다.
혹시 다른 분들 중에 보신 분 계시면 좋은 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 가 싶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 극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너무 감동적이었다. 한국영화 정말 대단하다...."등등.
저 역시 아직 젊은 세대에 속하지만 정말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같이 보았던 친구들도 이런 내용을 전혀 캐치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그런 얘기를 해도 심드렁했습니다.
아직 보지 않은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 해도 전혀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더군요.
오히려 저만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지게 되더군요.

한국 영화감독들 정말 사상이 위험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한결같이 북한을 미화시키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영화만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아니 어찌 영화뿐이겠습니까.
요즘 사회 전반에서 전국가적인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저 거대한 음모를 보고 있자면 온 몸에 소름이 돋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어려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언론 방송 영화 같은 대중 매체를 총 동원하여 전 국민을 상대로 세뇌공작을 펼치고 있는 저 붉은 세력들을 도대체 누가 무슨 힘으로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요?
드디어 북한의 대남공작이 대 성공을 거두고 있나봅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갈대 2004-02-1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우란 이런 것이군요...

진/우맘 2004-02-11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조갑제씨가 왜 이 영화를 좌익영화라고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자신이 오른쪽에 치우쳐 있으면, 중간만큼 있는 것도 왼쪽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는 거겠죠?

도서관여행자 2004-02-11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그래서 리뷰글은 재미있는가 봅니다. "이상한 사람"으로 비쳐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 사람은 착한 사람 같군요. 늘 착하고 가슴이 뜨거운 애국자들이 문제를 일으키죠.

가을산 2004-02-11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과 같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제 주위에서 봅니다. 다행히 주로 어른들이지만...
우리는 '어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싶지만, 본인들은 심각합니다. --;;

어록 1> "전교조 빨갱이들이 반대해서 자립형 사립교도 못세우게 하고 평준화를 주장한다"
-- 자기 아들을 동네 고등학교에 보내기는 싫고, 그렇다고 특목고에 갈 성적은 안되는 걸 전교조 탓으로 돌립니다.

어록 2> 요즘 젊은 애들은 다 빨갛게 물들었어! 그래서 노무현 그 빨갱이를 찍은거야!
-- 저도 노무현 찍었다는 것을 알고 기절초풍, 현재 반년째 냉담중입니다.

어록 3> 남편이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을 하자, 어떤 어른께서 하시는 말씀:
"너 어디가서 말조심해라. 얼마전에 외무부 관리들 모가지 된거 모르니? 요즘 이 빨갱이들 정권에서 말 잘못했다간 신세 망친다. 우리나라가 왜이리 되었는지..."

 

<안녕, 유에프오>의 영화포스터를 봤을 때, 매우 촌스러운 제목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주 옛날에 유행했던 '안녕, 오사까' 버젼이지 않는가? "저런 걸 누가보냐"고 했더니 여친이 이런다. "이범수 나오는데?" 그 말 한마디에 난 갑자기 그 영화가 보고싶어져 버렸다.

이범수. <정글쥬스>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는 "뭐 저런 배우가 다 있냐?"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영화가 후진 탓이지 이범수의 잘못은 아니었다. 이범수는 그후 <싱글즈> <오 브라더즈> 등에서 열연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배우로 거듭나는데, 나 역시 그가 나온다고 하면 웬만하면 보려고 한다. 다른 대작들이 많아 관객동원에 성공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영화 역시 이범수의 매력이 물씬 뿜어져 나오는 수작이었고, 수채화처럼 잔잔한 감동을 내게 선사했다. 보라. 남들도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가슴 따뜻한 이야기.. 좋았습니다.
-짝짝짝... 넘 좋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이범수 연기도 잘하고.. 내용도 깔끔하고..





문제는 이은주였다. 이은주. <번지점프>에서 처음 봤을 때, 난 저렇게 이쁜 여자가 있느냐며 놀랐다. 아는 여자애한테 이은주 칭찬을 했더니 대번에 이런다. "저거 다 고친거야!" 아니 누가 자연미가 뛰어나댔나? 고쳤거나 말거나 어찌되었건 이쁜 건 맞잖아? <연애소설>에서도 이은주는 매력면에서 손예진을 압도해-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거다-내 가슴을 뛰게 했는데, 이 영화에서 클로즈업된 이은주를 자세히 관찰해보니 의외로 별로다. 안이쁘면 어떠냐, 연기만 잘하면 되지. 그런데 연기도 진짜 못한다. 장님 연기를 해야 하려면 눈에 촛점이 없거나 그래야 하는데, 눈에 생기가 자르르 흐른다. 여친의 말이다. "인어공주에서 아리영 엄마는 진짜 장님같던데" 그래서 내가 이랬다. "그사람 진짜야" 여친, 정말이냐고 놀란다. 순진하긴...




조연으로 나온 봉태규도 참말로 귀엽다. 그를 보면 나보다 못생겨도 영화배우를 할 수 있구나 싶은데, 이 말을 들은 여친은 이렇게 말한다. "봉태규가 얼마나 귀여운데!" 그래, 나 못생겼다, 어쩔래. 영화 속에서 이은주는 UFO가 나타날 때마다 잠깐씩 눈이 보이는데, 장님인 채 사귀어온 이범수의 얼굴을 보면서 빙긋이 웃는 게 마지막 장면이다. 이범수니까 웃었지, 막상 눈을 떠보니 내가 웃으며 서있다, 이랬으면 아마도 다른 반응을 보였을 거다.
"꺄아악!!!"이라던지, "저리 가! 가란 말야!"라고 하든지. 잘생기기는 애당초 틀렸으니, 노력을 해서 봉태규 정도의 귀염성을 갖추도록 해야겠다. 가진 게 없으니 서러워 살겠나.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2-06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마지막이 넘 웃겨요~ 남자분들 중엔 이은주 좋아하는 분들도 많던데...벌써 환상을 깨시다니. ㅎㅎ 영화 홍보를 코믹스럽게 하길래, '엇, 코미디가 아닌걸 너무 코미디처럼 홍보하면 마이너스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괜찮은가봐요~~^^

갈대 2004-02-07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범수 얼굴도 처음보면 상당히 당황스러울텐데요..ㅋ

마태우스 2004-02-07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지금도 당황스러운데요, 여자들은 그런 얼굴 좋아하나봐요...

진/우맘 2004-02-1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이은주! 어제 <태극기 휘날리며>에 나온 장동건의 정혼자 이름이 생각이 안 나서 한참을 고민했었는데.^^ 이은주, <카이스트>에 나올 때부터 눈여겨 봤더랬지요. 예쁘다 안 예쁘다를 떠나서, 20대 여배우 중에는 그나마 멋진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장님 연기는 별로라구요? 흐음....
 

여친과 4시반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일이 잘못되어 2시 반에 극장에 도착해 버렸다. 두시간 동안 뭘한담? 어디 구석에 숨어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좀 궁상맞아 보일 것같아 혼자 다른 영화를 봐야겠다는 깜찍한 생각이 떠올랐다. 아직 못본 <말죽거리>를 보면 어떨까 했는데 시간이 안맞는다. 2시 반에 상영하는 건 딱 한편이 있었고, 그게 바로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었다. 비는 시간이 없었으면 절대로 보지 않을 영화였지만, 보고나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영화가 막 시작하려고 해 소변도 못보고 달려가서 앉았는데, 그로부터 두시간 동안 가장 잘 참을 수 있는 자세를 취한 채 버티고 앉아있었던 것만 봐도 재미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지 않는가? 그러니까 이 영화를 <낭만자객>과 비슷하려니 하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일 것이다.

 

1) 김정화: 언젠가 <논스톱>이라는 시트콤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김정화를 처음 봤다. "참 시원하게 생겼네?" 이게 내 첫 느낌이었다. 그 시원함이 어디 가는 건 아닌지라 영화에 나오는 그녀를 보고 있노라니 <니모를 찾아서>를 보는 느낌까지 들었는데, 김정화만 봐도 그다지 돈이 아깝지 않다는 게 내 주장이다. 난 작고 아담한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라 김정화가 내 타입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렇게 말하면 꼭 이런 질문이 따른다. "니 타입이면 어쩔 건데?" 내가 뭐 어떻게 하겠다고 했나? 그냥...그렇다는 거지.

 

 

2) 벨소리: 영화에 나오는 벨소리는 웃기는 게 많다. <싱글즈>에서 장진영의 휴대폰은 "대-한민국"이었는데, <간첩>의 남자주인공 공유의 벨소리는 다음과 같다.

"안받아? 이거 흥미진진한데. 받을 때까지 울려보자고. 전화를 안받는 건 상대방을 두번 죽이는 거라구"

 

3) 줄거리: 좋은 영화와 나쁜 영화의 차이는 말이 되는가 안되는가의 차이일 것이다. <천국의 계단>이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비난을 받는 건, 말이 안되는 대목이 너무 많아서다. 예컨대 네티즌들이 지적한대로 앞의 사물도 잘 못보는 최지우가 별장 밖에 서있는 권상우를 보고 장 속에 숨는 건 말이 좀 안되잖아? 물론 <간첩>의 장면들은 굉장히 유치한 것들이 많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괜찮게 느껴진 건, 전체적으로 봐서 말이 그럭저럭 되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화의 키스로 끝나는 마지막 장면도 내게는 신선했다.

 

4) 백일섭: 연기를 잘하는 백일섭은 영화를 푸근하게 만들었다. 그의 부인으로 나오는 김애경도 마찬가지인데, 옛날에 난 김애경이 나오는 에로영화를 동시상영 극장에서 본 적이 있어서, 그녀를 보면 아직도 거부감 비슷한 감정이.... 내가 원래 좀...이상하다. "뽑기는 완성된 모양을 생각하면 손끝에 힘이 들어가 깨지기 마련"이라는 백일섭의 "뽑기론"은 참 인상적이었다.

 

5) 유머: 좋은 유머와 나쁜 유머의 차이는, 나쁜 유머가 뜬금없고 영화랑 매치가 잘 안되는데 반해, 좋은 유머는 영화 속에 녹아들어가 그 자체는 웃긴 말이 아니라도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 영화에 나온 나쁜 유머의 예다.

공유: (비디오방에서) 아니 저게 뭐야? 아줌마, 시네마천국 틀어달랬잖아요?

아줌마: 신애마천국 맞잖아!

그럼 좋은 유머는? 글쎄, 좋은 건 아니고, 그냥 어중간한 유머의 예다.

김정화: ......통일의 길을 닦아야죠....

김애경: 통일의 길은 불도저가 닦고 있으니 넌 들어가서 마루나 닦아 이년아.

 

유치한 장면이 꽤 나옴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괜찮았다고 생각을 하지만, 남들은 어떨까? 맥스무비의 별점순위를 보니 6.64로, 내사랑 싸가지의 5.38보다는 높다. (참고로 <낭만자객>은 5.03 정도 되었다) 6.6 정도면 뭐 적당한 평가라고 생각을 하는데, <태극기 휘날리며>가 9.08로 1위다! 이럴 수가. 그 영화가 재미있나보다. 100억원을 들인 영화라 망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재미있다니 다행이다. 나도...봐야겠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2-05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유치할꺼 같애~라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괜찮은가보죠?? 마태우스님 영화감상문을 보고 있으면, 대사들을 어찌저리 기억하고 계시는지 신기하다는...^^

진/우맘 2004-02-05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배우 이름은 잘 기억 못 하면서 대사는 잘 외우시는군요. 한 번 본 연극은 다 외워버리는 <유리가면>의 마야도 아닐터인데...

마태우스 2004-02-0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거요. 사실은 제가 영화 중간중간에 맘에 드는 대사가 있으면 노트에다 적거든요.... 저 머리 나뻐요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