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는 네 살 차이였다. 그래서 난 남녀는 4살 차이가 적당하다고 생각을 했고,  당시의 사회분위기도 4살 정도 여자가 연하인 게 적당하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막상 대학에 가보니 4살 차이는 좀 많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4살이면 대학 3학년이 여고 2학년과 사귀는 꼴, 이 정도면 도둑이다(물론 그 차이란 것이 서로가 나이를 먹음에 따라 좁혀져, 26세와 30세라면 어울리는 조합이 되어 버리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린 1년 선배 하나가 다섯 살 연하와 결혼을 했을 때, "해도 너무한다" "그렇게 안봤는데..."라는 식의 비난을 해댔다.

친구들 중에는 동갑과 결혼해 계속 친구처럼 지내는 부부가 제법 있다. 그들의 특징은 결혼을 빨리 했다는 것. 나이가 들어 결혼할수록 신부의 연령은 낮아져, 내 또다른 친구가 여덟살 연하와 결혼했을 때 별 얘기가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금은 마흔살 된 남자가 스물다섯과 결혼한다 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마이클 더글라스는 비싼 위자료를 줘가면서 이십년 이상 차이가 나는 여인과 결혼했고, 그보다 더 나이차가 많이 나는 사람과 결혼한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그런 사람에게 우리는 비판을 하는 대신 부러워하기 일쑤다.

<킬빌 2>에서 우마 서먼의 애인이었던, 그래서 그녀에게 자신의 애를 배게 했던 빌이란 남자는 한눈에 보기에도 겁나게 늙었다. 60? 아니면 70? 오죽했으면 "누구냐"고 묻는 예비 신랑에게 "우리 아빠야"라고 해도 믿을까. 그런 놈이 자신을 피해 다른 남자와 새 삶을 꾸리려는 우마 서먼을 죽이려 한 건 좀 심하다. 이유란 게 이거다. "왜 날 떠났냐? 니가 그놈이랑 행복할 거 같냐?" 안대를 한 여자, 미녀삼총사에 나온 루시 류, 또다른 흑인 여자, 이렇게 미녀들만 뽑아서 킬러단을 구성하고, 그 모두와 끈끈한 관계를 가져 놓고서도 도망간 한명을 못참는 것, 그게 남자의 보편적인 속성일까.

빌의 소재를 찾느라 에스테반이라는 포주를 찾아간 우마 서먼에게 영화에서 80세로 나오는 에스테반이 한 말이다. "내가 한창 때 자넬 만났으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인이 됐을거야" 그 말은 내게 이렇게 들렸다. "내가 5년만 젊었어도, 빌의 소재를 가르쳐 주는 대가로 자네 몸을 요구했을 걸세" 영화긴 하지만 우마 서먼을 보고 입맛을 다시는 그 할아버지의 모습이 느끼하게만 보였다.

사랑이 원래 나이를 초월한 것이라면, 여자의 나이가 더 많은 경우도 이해를 해줘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연상의 여자에게 별로 관대하지 않은 듯하다. 그것도 그렇지만, 그 나이 차이란 것도 어느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인간에게 양심이라는 게 있는데, 딸뻘인 여자와 사귀는 건, 내가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그다지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30대에도 좋은 여자가 얼마든지 많음에도 주로 20대랑만 노는 나도 그런 비판에서 별반 자유롭지 못하지만 말이다.

* 사족: 다들 우마 서먼이 이쁘다고 한다. 1편에서는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2편에서 보니까 이쁜 구석도 있다. 오래 보면 정드는 그런 얼굴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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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5-3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녀간의 나이차... 대단한 거 아닙니다.
띠동갑인 여자후배랑 결혼한 선배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그 언니가 선배를 어려워하는 거 같더니... 애 낳고 나선 반말하더군요. "00아빠, 분유타는데 몇 시간이나 걸리는 거야? 넌 동작이 굼떠서 탈이라니깐." 그 언니왈, '사람은 애를 낳아 어른이 된다, 즉 남편과 난 동갑이다'.
한편 5살 연하랑 결혼한 아가씨와 고모부도 시댁 어른들 앞에서만 서로 존대하고, 그 외에는 말을 놓더군요. 그런 거 보면... 그 언니 말이 맞는 듯 합니다.
남자들이 객관적 나이로 영계를 찾을 게 아니라, 같이 어른이 될 수 있는 나이의 여자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생깁니다.

진/우맘 2004-05-3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 넓고 푸근한 남편에게 귀여움 받으며 살려고> 6살 차이 나는 서방님과 결혼했습니다.
그런데....살다보니, 중간지점에서 합의점(?)을 찾게 되더군요. 나는 세 살 더 먹고 살고, 서방님은 세 살 깎아먹고 살고....결국 동갑인 것처럼 살고 있지요.
결론은, 제가 손해입니다. 내가 겉늙은 건, 어느정도는 서방님 때문이야. -,.-

2004-05-31 15: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라시보 2004-05-31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저도 킬빌2를 보면서 잠깐 스쳤던 생각인데 님이 이렇게 길게 적어 놓으시니 정말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듭니다. 빌이라는 남자. 우마서먼에 비하면 너무도 늙었죠. 보기에도 쪼글쪼글하고 님 말씀처럼 남에게 아버지라고 말 해도 믿을 정도로. 제가 그 남자였다면 애인에게 자신을 아버지라고 소개하는 순간 내 사랑은 (그런게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끝이구나 하고 조용히 곱게 돌아갔을껍니다. 딸네미뻘 애인의 앞날에 축복이 있길 빌어주면서 말이죠.

sweetmagic 2004-05-31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가는데 나이가 뭔 대수 ? ㅎㅎㅎ 조선인 말씀이 정답인거 같아요.
같이 어른이 될 수 있는 나이의 사람..(조선인님 어록 만들어야겠어요~ ^^)

이파리 2004-05-31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킬빌>을 안 본 이유는 우마 서먼이 <가타카>에서의 우아한 멋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아! <가타카>에는 그녀는 너무도 우아하고 멋지구리 했음다. 그러나... 킬빌에서는... 길쪼롬한 얼굴에... 안 보고 이런 말 하믄 안되지만... 내용도 별거 없어 보이고... 그러나, 루시 루가 자꾸 눈에 밟힙니다. 그녀땜에 아무래도... 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헐~

마태우스 2004-06-0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님의 말씀이 전적으로 옳습니다. 제가 바르게 살지도 못하면서, 남자들이 하는 나쁜 짓을 다 하면서 언제나 남자들만을 욕해왔죠. 이번 건에 대해서만 굳이 변명을 하자면, 스무살 이상 차이나는 건 좀 너무하지 않느냐는 게 제 주장이었어요. 죄송합니다.
sweetmagic님/이건 딴 얘기인데요, 인형 모습을 자주 보니까 이젠 그게 님의 진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이파리님/가타가, 어느 분이 그 영화를 강력 추천하더군요. 그때 제가 니키타랑 같은 거냐고 묻는 어리석음을 보였었는데,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실 제가 우마 서먼 영화를 하나도 안봤었거든요.
진우맘님/뭐, 진우맘님 보니까 영원히 20대로 살아가실 것 같던데요??
조선인님/sweetmagic님 말씀대로 조선인님의 코멘트는 참 멋진 게 많습니다. 좋은 코멘트, 감사합니다.

플라시보 2004-06-0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쥴님. 제 생각에는 마태우스님이 남의 흉만 좔좔좔 보면 어색해질 상황을 약간이나마 우회적으로 돌려보고자 자신도 젊은 여자를 좋아하긴 한다는 (그렇지만 그것은 마음일 뿐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건 그거지요.) 애교스런 발언을 살짝 곁들인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흐흐. 마태우스님 이쁘게 봐 주세요. 쥴님 말씀도 백번 옳고 일리가 있긴 하지만 제가 아는 마태우스님은 (비록 사이버상이긴 하지만) 알면서도 나쁜일을 할 만큼. 그리고 피치 못하게 나쁜일을 하면 충분히 스스로 반성하는 분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귓속말 : 마태우스님. 만약 아니라면 지금부터라도 나쁜일은 하지 말고 설혹 하더라도 무지하게 반성하세요. 흐흐. 안그럼 제가 막 아는척 했는데 쪽팔리잖아요..흐
 

 

 

 

 

 

 

 

 

 

안젤리나 졸리와 배두나,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은 두 배우는 하지만 놀라운 공통점이 있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의 밑바닥을 기는 것. 난 그 이유를 시나리오의 부재로 돌리고 싶다. 즉, 자신에게 맞는 시나리오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그래서 난 두 배우에 대해 약간의 분석을 하면서, 그에 걸맞는 시나리오를 하나씩 써주고자 한다.

1. 배두나
밤늦게 케이블 TV를 켰더니 배두나가 나온 영화가 상영 중이다.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였는데, 그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않았기에 잠깐 봤다. 여기서 배두나는 하나도 안이쁜 애로 나온다. 자기 주변을 맴도는 남자가 있지만, '나같은 것을 좋아하겠냐'고 생각하며, 자기보다 이쁜 현지란 친구를 좋하해서 그러는 걸로 착각한다. 두꺼운 안경을 뒤집어쓰고 화장기 없는 얼굴을 선보이지만, 그래도 내 눈엔 이쁘다. 판박이같은 연예인들이 홍수를 이루는 작금의 현실에서, 배두나처럼 개성적이고 이쁜 배우는 반갑기 그지없다. 그런데도 그가 맡는 역할은 언제나 안생긴 역이다. <고양이를 부탁해>에서도 그저 마음만 따뜻한 여자였고, <플란더즈의 개>에서도 별로 이쁘지 않은 여자 역을 연기했다. <굳세어라 금순아>에서는 남편을 찾아나선 억척스러운 전직 배구선수. 그렇게 이쁜 애가 안이쁜 역만 해대니, 보는 사람은 괴리감을 느낄 수밖에. 이건 아니다. 배두나는, 이쁘면서 겁나게 발랄한 그런 역이 잘 어울린다. 다음 시나리오를 보자.

[배두나는 벤처회사에 근무하는 20대 후반의 여성인데, 방송국 PD인 봉태규와 연인 사이다. 책을 주문하러 알라딘에 들어간 배두나는 알라딘에 서재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인기서재의 주인공 차승원의 글을 읽고 반한다. 직장에서는 무능한 사람으로 찍힌지 오래지만 알라딘 서재평정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진 차승원에게 배두나는 소재를 제공해 주거나 그래픽을 도와주는 등의 원조를 한다. 그러는 와중에 둘은 가까워지고, 배두나의 배신을 알게 된 봉태규는 보복을 위해 교봉에 블로그를 만든 뒤 교봉 최대의 인기 블로그로 성장시킨다. 둘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에 괴로워하는 배두나, 하지만 봉태규가 쓴 글들이 사실은 다른 사람의 글을 표절한 것임이 드러나며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썰렁해지는데...제목은 '알라딘이 물고온 사랑']

이게 영화화될지는 모르겠다. 벌써부터 영화사에서 입질이 들어오지만, "배두나가 아니면 안된다"는 내 완강한 고집에 선뜻 계약을 꺼리는 상태다. 그렇다. 배두나는 이미 연기력은 인정받지만, 하지만 흥행과는 관계없는 그런 배우로 낙인찍혀 버린 것이다. 일이 잘 되어 배두나가 내가 쓴 시나리오로 대박을 터뜨리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병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한편만 뜨면 그다음부터는 고속도로다. 배두나의 개성과 연기력을 포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많이 생기길 빈다.

2. 안젤리나 졸리
사람들은 <툼 레이더> 1편은 그런대로 봐줄만 하지만, 2편은 좀 너무했다고 한다. 하지만 난 1, 2편 모두 개떡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이쁜 여자가 도대체 왜 싸워야 하나? <오리지널 씬>에서는 관능미를 보였지만, 좀 약했다. 최근에 개봉한 <데스 맨 워킹>인가 하는 영화는 좌충우돌하는 형사로 나오던데, 그 영화는 내가 보다말고 나간 몇 안되는 영화 중 한편으로 기록되었다. 한숨만 나온다. 저렇게 훌륭한 배우를 왜 엉뚱한 곳에 쓰는 걸까. 줄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그런 시나리오를, 출근하는 기차 안에서 썼다.
[미국 국가대표 배영 선수인 안젤리나 졸리,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잠을 잘 때도 늘 공을 손에 쥐고 자는 박찬호처럼, 졸리 역시 평상시에 수영복을 입고 산다. 그 수영복은 공기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아디다스에서 개발한 헝겊 수영복, 말하자면 천 쪼가리다. 졸리는 그걸 입고 잠을 자고, 식사를 하며, 나머지 시간엔 하루종일 누워서 배영 연습만 한다.

한편 그녀와 올림픽 금메달을 다투는 라이벌 크리스틴 오토(기네스 펠트로 분)는 애인(트로이 찍고 할 일없는 브래드 피트 분)을 시켜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 졸리의 2층에 전세를 얻은 애인은 드릴로 구멍을 뚫고 그녀를 관찰하는데, 보다가 그만 좋아하게 된다. 모르고 흘린 침이 구멍을 통해 졸리의 이마에 맞는 바람에 그는 자신의 존재를 들키고, 둘은 그걸 계기로 사랑에 빠지고, 애인 덕분에 오토의 음모를 알게 된 졸리는 더욱 정진해 올림픽 3관왕이 된다. 제목을 굳이 붙이자면 '침흘리지 맙시다'?]

이 시나리오를 아직 졸리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졸리의 이메일 주소가 내가 모르는 사이 바뀌었는지, 자꾸만 되돌아온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본다면 매우 기뻐할 것임을 확신한다. 모름지기 배우는, 자신을 알아주는 시나리오 작가, 감독을 만나야 한다. 나같은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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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ire 2004-05-3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분 중에, 시나리오 작가가 한 분 계시고, 그 분의 남편은 입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거 프린트해서 그분들께 물밑작업을 해보겠습니다... 제발 그쪽에서 배두나를 받아들여야 할텐데요...^^

책읽는나무 2004-05-31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배두나를 좋아하시는군요!!
전 처음 배두나가 연예계에 입성했을때...속으로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지요!!
저렇게 안생긴 애도 뜨다니~~했거든요!!
헌데 언제부터인가?? (아마도 영화계로 옮긴뒤부터였지 싶은데..) 그녀의 연기도 꽤 괜찮고...요즘은 물이 올랐나?? 얼굴도 상당히 이쁜얼굴이더군요!!..^^
로즈마리드라마에서도 배두나가 어느새 성숙한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기더군요!!...^^
이쁘다~~~ 라고 생각했습니다....물론 그예전부터 그런생각을 했지만요!!..^^
그래서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배역이 실은 배두나에게 먼저 갔었다는 얘기를 들었을때...아~~ 그렇지!! 배두나가 있었지~~ 했었습니다....배두나는 "고양이를 부탁해"를 찍는다고 거절했다고 하던데......ㅡ.ㅡ;;....그래도 전 그녀가 "고양이를 부탁해"를 선택한게 더 잘했단 생각이 드네요!!....^^

플라시보 2004-05-3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재기발랄한 시나리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연우주 2004-05-3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 배우는 배두나입니다...^^

sooninara 2004-05-3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졸리 아랫입술 너무 섹쉬하잖아요..주사로 주입하면 그렇게 된다해도..
원래 입술 두꺼운 여자 싫어하는데..졸리는 멋진듯...
배두나도 너무 작품성만 따지지 말고 흥행성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더 클수 있는 배우인데..흥행은 너무 참패하니까..복수는 나의것도 재미있었는데...

마태우스 2004-05-31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이레님/님만 믿고, 연락 기다릴께요.
우주님/아, 님도 배두나를! 반갑습니다! 님과 공통점이 하나둘씩 쌓여가는군요^^
수니나라님/사실 제가 이 글을 쓴 의도는, 배두나는 좋은 배우인데 안타깝다는 거구요, 졸리는 영 가망이 없으니 몸매를 보여주는 걸로 나가라, 이런 거였답니다.
책나무님/배두나가 키도 크고, 다리도 엄청 길더군요. 하여간 개성적인 배우에요.

로렌초의시종 2004-06-02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병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한편만 뜨면 그다음부터는 고속도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었어요. 너무 적나라한 표현이라서 그런가?
암튼 배두나는 저도 좋게 보는 배우에요. 어떤 배역을 맡아도 제 몫은 제대로 하는 배우인 것 같아요. 아마 마태우스님 시나리오로 영화를 찍으면 대박 나겠네요. 그런데 배두나에게 안이쁜 애의 배역은 안어울리지만 그래도 좀 맹하고 친절하면서도 왠지 터프한 역할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이런 묘사가 말이 되나?^^;) 전에 봤던 드라마 로즈마리에서 그런 편이었는데...... 암튼 저희 어머니는 제가 배두나가 좋은 배우같다니까 제 취향을 이해할수 없다고 하셨다는......

groove 2004-05-31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안젤리나졸리가 저의 우상입니다 오웁.

세시아 2004-05-3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두나 팬이라서 지나는 김에 한마디 거들고 갑니다. ^^; '고양이를 부탁해'는 저의 10대 한국영화 favorite 중의 하나거든요. 흥행은 쪼~끔 안되더라도 그녀가 앞으로도 그런 영화 많이 찍어 줬으면..

H 2004-06-01 0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두나를 위한 시나리오엔 알라딘이 제작시 한 몫 단단히 쏘셔야겠군요..^^

마태우스 2004-06-0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goist님/거듭 제 서재에 오시다니, 영광입니다. 저런 시나리오가 과연 만들어질지^^
세시아님/그래도 영화는 대중과의 소통이라, 좋은 작품인데 흥행이 안되면 안타까움이 더하더군요. 전 배두나 영화에 사람이 많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groove님/음...저와 같군요. 우상이 있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면, 비슷해진다는 설이 있답니다.
로렌초의 시종님/전 사실 팬은 아닙니다. 다만 좋은 배우라는 것, 좋은 시나리오를 못만나서 안타깝다는 거죠. 나이드신 분들에게 어필하는 얼굴은 아닐 겁니다. 배두나를 경계로 신세대와 구세대가 갈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그러면서 은근슬쩍 신세대로 편입되고자 하는 검은 욕망을...

노바리 2004-06-07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래드 피트의 마누라는 제니퍼 애니스톤이에용. 귀네스 "말라깽이" 펠트로가 아니라...
 

영화는 남들 볼 때 봐야한다. 특히 수백만을 동원한 영화라면 더더욱 그렇다. 나중에 비디오로 보고나서 그 영화 얘기를 해봤자, 다들 시큰둥해 할거니까. 그래서 철지난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는 데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뭔가 그럴듯한 얘기를 잡아 썰을 푸는 것. 난 한가인(은주)과 권상우(현수), 그리고 우식(이정진)의 삼각관계에 주목하고자 했다. 영화에서 은주를 본 현수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하지만, 현수는 싸움짱인 우식과 맺어진다. 하지만 가인은 날라리인 우식과 사사건건 다투고, 우식은 "쫑내!"를 선언한다. 그 틈을 비집고 현수가 대쉬하지만, 잘 될 듯 했던 둘의 관계는 은주가 우식과 잠적하면서 끝이 난다. 은주는 왜 현수를 거듭 버림으로써 그를 슬픔에 젖게 하는 걸까? 현수와 우식의 전력을 비교해 본다.

1. 공부
전학온 현수는 공부를 곧잘 했다. 하지만 사귀는 친구들의 영향 때문인지 성적이 떨어진다. 담임의 말이다. "20등이나 떨어져? 기록이다, 기록! 곧잘 하더니 왜그래?"
그래도 우식보다는 공부를 잘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영화에서 난 우식이 공부하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

2. 싸움
학생들에게 있어 싸움을 잘하는 건 대단한 권력이다. 우리반에도 깡패 같은 애들이 많아 이따금씩 공포 분위기를 연출하곤 했는데, 영화에 나오는 학교는 정말 좀 심하다. 특히 악의 상징으로 나오는 선도부장은 진짜 나쁜 놈이라, 선량한 애들을 괴롭히며 군림한다. 하지만 그도 우식에게 꼼짝을 못하는데, 3학년들도 손을 들 정도로 우식은 그 학교의 싸움짱이다.

태권도장 관장인 아버지를 둬서인지 현수도 싸움은 꽤 하는 편이다. 심지어 우식과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는 게 내 관전평이다. 선도부장과의 한판대결을 위해 몸을 만든 후에는 웬만큼 실력이 안되면 하기 힘든 다대 일의 싸움도 성공적으로 해냈다. 선도부장을 쌍절권으로, 그것도 뒤에서 가격한 것이 옥이 티긴 하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우식의 우세.

3. 매너
매너가 없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만난지 얼마 안되어 한학년 위인 은주에게 반말을 하는 우식은 은주로부터 "좀 무례하네요"라는 핀잔을 듣는다. 하지만 우식은 결국 은주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집앞에서 밤새 기다리는 고전적 수법을 쓴 결과다. 벽을 주먹으로 치면서 이렇게 말했단다. "널 위해선 죽을 수도 있어!" 블루스를 출 때는 터프하게 키스도 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고고장에 가는 걸 은주가 문제삼자 "니가 뭔데 간섭이야!"라고 하는 뻔뻔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주 컨셉이 터프다.

은주가 다니는 학원에 찾아간 현수,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걸 보면서도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한다. 친해지기 전까지 존대말을 썼고, 키스도 분위기가 무르익고 난 뒤에야 한다. 매너면에서 상대가 안됨에도 가인은 터프한 우식에게 가며, 좌절한 권상우는 떡볶이집 아줌마와 떡을 치며 우울함을 달랜다.

4. 용기 & 의리
버스에서 은주를 괴롭히는 3학년 선배에게 "그만하라"고 한 건 현수였다.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리라. 그는 선도부에게도 기죽지 않았고-눈 깔아, 그랬을 때 오래 버텼다-우식이 가인을 모독하자 그와도 맞장을 뜬다. 그의 짝인 햄버거가 야한 책을 권상우에게 떠넘겨 같이 벌을 받았을 때, 그는 짝을 원망하지 않는다. 우식을 비겁하게 물리친 선도부에게 복수를 하는 등, 의리와 용기 면에서 권상우는 높이 쳐줄 만한다.

우식의 의리는 단 한번 발휘된다. 버스에서 권상우를 도와 3학년들을 물리칠 때. 그것 말고는 별로 의리랄 게 없다. 나이트클럽에서 자기만 잽싸게 도망쳤고, 햄버거에게 야한 책을 빌려보다 걸리자 출처가 햄버거라고 고자질하기도 한다. 싸움 잘하는 것만 믿고 급우들을 괴롭혔고, 그건 결국 햄버거의 배신으로 이어진다. 주먹은 쓸 때 써야지, 맨날 그것만 믿고 설치면 밥맛이다.

5. 외모
몸매 하나로 2, 3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권상우의 몸매는 그야말로 짱이다. 막판에 몸을 만들며 벗은 몸을 노출하는데, 그것만 봐도 돈이 안아까울 듯 싶다. <천국의 계단>에서도 익히 보여줬던 우는 모습은 남자인 나도 껴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애처롭다. 우식도 그런대로 생기긴 했고, 키도 더 크지만, 현수의 압승이다.

6. 결론
그런데 왜 은주는 우식을 택했을까? 그건 아마도 고교생이라는 통제된 시절엔 터프함이 훨씬 더 어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시절에 이성을 사귄다는 건, 노는 애들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도 그래서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착각은 금물이다. 시대는 이미 바뀌었고, 이젠 고교생에게도 터프함보다는 유머와 매너가 훨씬 더 인기있는 덕목이 되버렸다. 이 영화를 보고 한 터프 하려는 사람들, 차라리 유머를 갈고 닦고, 여자에 대한 배려를 잘할 방법을 생각하는 게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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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5-30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 물장구치는 금붕어님에게 사진 사이즈를 줄이는 걸 배운 적이 있어요. 사진이 너무 커서 맘에 안들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줄여 봤습니다. 금붕어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진/우맘 2004-05-30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저도 얼마 전에야 비디오로 봤습니다. 울 서방님은 마태님보다 세 살 적고, 저는 울 서방님보다 여섯 살 적습니다.
남편에게는 영화 속의 모습이 기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 매 순간 키득거리며 "그 땐 저랬지..." 되뇌이더군요. 저는, 세대차이를 절감하며 "정말? 정말 저랬어?"하고 뻐끔거렸구요.
새삼, 마태님과 친구로 지내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할까....제가 삼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띠)동갑내기 친구로 지낼 수 있었건만! ^^;

진/우맘 2004-05-30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오해하실까봐 하는 얘긴데...결코 마태님의 나이를 음해하려는 공작은 아닙니다. (변명하고 나면 꼭 더 옹색해 지더라.-.-;)
그리고, 사이즈 잘 줄이셨습니다. 비율 조절에 실패해서 옛날 영화같이 얼굴들이 길쭉해 졌습니다만, 의도한 효과 같군요.(필경...의도했다 우기시겠지.^^)

마태우스 2004-05-30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도한 건 아니구요...사실은 조절이 마음대로 잘 안되긴 하더군요. 화살표라는 게 나타났다 없어졌다 하니까 맞추기가 영 어려워서 말이죠. 저도 님처럼 20대인 여성분과 친구로 지내는 게 기쁩니다^^ 님이 제 아성만 위협하지 않는다면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요! 하여간 오늘 저 맘 잡고 글 썼습니다. 하루가 알라딘에서 시작되어 알라딘으로 졌습니다. 참, 제 나이를 언급함으로써 절 음해하려 하신 거, 다 압니다!

작은위로 2004-05-30 0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는.. 보면서 왜... 은주가 현수를 버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는... 왜! 키스까지 해놓고는...ㅜㅠ
한가인저거뭐야! 했다는...쿨럭..쿨럭...
이 영화전에는 권상우라는 배우 그다지 관심없었는데 말이죠.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또 별루에요. 아아, 변덕이!

H 2004-05-30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도 며칠 전에 이 영화를 봤어요.
한가인 캐릭터가 이해가 안되긴 했답니다..-_-

그리고 남동생한테, 남자애들 저렇게 유치하게 노니? 라고 했더니
거의. 라고 말하더군요.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거라곤 권상우의 건강한 몸이랑
이 씹새가 눈 깔어.
이런 말 밖에 없네요..-_-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머털이 2004-05-30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 아직 영화 안 봤는데 제목 만으로 스포일이 돼버렸어요 T.T

sunnyside 2004-05-3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영화에서만 보면 왜 권상우보다 우식을 선택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보면 종종은.. 착하기만 한 남자보다는 약간 모난 성격의 소유자가 여성들에게 훨씬 어필하는 경우가 많이 있더군요. 저의 아주 가까운 주변에도 '착한 남자, 매력 없다'를 주장하는 젊은 여성이 여럿 있답니다. ^^;

sweetmagic 2004-05-3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가인..와 이뿌다 ~~
그냥 사귈 때야 우식이 재미있지 않나요 ? 다들..착한 남자 매력없다 매력없다 그래도
끝끝내는 또 착한남자 찾더라구요. 맘 편한게 와따야 라고 하면서,,

sooninara 2004-05-30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첫사랑은 아쉬운데로 지나쳐버리는게 좋을듯 싶네요..드라마나 소설에선 첫사랑의 여자때문에 목숨을 걸지만..그런건 현실에선 거의 없잖아요..
저도 이영화를 얼마전에 비디오로 봤어요..천국의 계단에서 권상우에 실망해서..안볼려다가..남편 보여줄려고(과거를 회상하라구^^) 빌려왔는데..남편은 바둑만 두고 그옆에서 저 혼자 다 봤지요..
그런데..권상우에게 뿅갔습니다..역시 다른분들의 칭찬이 이해가 되더군요..연기도 잘하고..역할도 딱이고..(뭐 벗어 제낀 상체에 넘어 간건 아닙니다..)
연애할때..개폼잡는 우식이..결혼할땐 현수처럼 삼돌이 스타일이...

ceylontea 2004-05-3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이 영화는 제목이 무엇인지요? 보고 싶어도 제목도 몰라서야...
<왜 한가인은 권상우를 버렸나>가 제목은 분명히 아닌 것 같은데..
마태우스님.. 철 지난 영화도 아직 비디오로도 못 본 사람도 있어요..

플라시보 2004-05-31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은 말죽거리 잔혹사 입니다. (근데 제가 대신 대답을 해도 되나요? 흐흐)

ceylontea 2004-05-31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영화가 <말죽거리 잔혹사>였군요.. 영화 이름만 알고 있었죠..
음.. 언제 기회가 되면 함 봐야겠군요.

superfrog 2004-05-31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진짜 옛날 영화 분위기로 길쭉하게 잘 줄이셨네요.. ^^

마태우스 2004-05-3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붕어님/다 님 덕입니다!!!
실론티님/실론티님같이 곱게 자라신 분이 보시면 놀랄지도 모르겠어요.
플라시보님/님께서 대신대답을 해주셔서 고맙습다. 제가 제목조차 안적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수니나라님/상체에 뿅간 건 정말 아닙니까????
sweetmagic님/그니까 매너있게 기다리고 있으면 결국은 여자가 찾아온다는 얘기겠죠?
서니사이드님/그런데 서니사이드님의 말씀을 들으니 터프함도 필요한 듯...
머털이님/어...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스포일러 같은 건 안키우는데... 워낙 오래전 영화고 해서요... 그거 말고도 볼거리가 많으니, 봐 주세요, 네???
작은위로님/저도 잘 이해가 안가는데요, 제가 남자라서 그런 줄 알았어요.
에고이스트님/영화가 미화해서 그렇지, 남자들은 실제로 더욱더 유치하게 놉니다^^

ceylontea 2004-06-01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저는 곱게 자라지 않았어요.. 나름대로 험하게 자랐다는... 아마도 마태우스님보다도 자라면서 세상 험한 꼴은 더 많이 봤을 것 같은데요...
저는 마태우스님 이야기를 보면.. 마태우스님이 정말 곱게 자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

노바리 2004-06-07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해가 가는데. 사실 우식이가 와서 아무리 벽을 뻥 치면서 '널 위해 죽을 수 있어!' 이러면.. 겉으로 감동받는 척해도 속으론 사실 키들거리죠. 근데 또 그러면서 붕 뜨기도 하고.
거짓말에 뻥이라도 사랑을, 담고 있는 사람보단 표현해주는 사람이, 그리고 내가 없어도 잘 살 것 같은 애보단 나 없으면 안될 것 같은 애가, 더 눈을 끄는 건 사실이죠. 게다가... 대한민국엔 착한여자 컴플렉스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뭐 제가 그렇단 건 아니지만. 호호. (나라면 당근 착하고 매너좋은 사람~ 겉멋 다 필요없어용.)
 

출처 플라시보> <진실 혹은 대담>

 

 

 

 

 

 

1. 나는 2인 이상의 이성과 동시다발성 데이트를 즐긴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부끄럽지만 있다. 내 어릴 적 별명이 일편단심 민들레였는데, 서른이 되고부터 타락했다. 원래 사귀던 여자가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옛 여인을 보곤 넋이 나갔다.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둘 다랑 잘 안됐다.
 
2. 나는 친구가 데리고 나온 애인에게 잠깐이나마 마음이 흔들린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이쁘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아직까지 없다.

3. 나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물었을 때 그 혹은 그녀의 존재를 숨긴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있다. 부끄럽다. 흑흑.

4. 나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아무리 해도 넘어오지 않아서 술로 어찌 해 보려는 심산으로 진탕 술을 퍼먹인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마음에 들고 안들고간에 난 술만 보면 나 혼자 진탕 퍼먹고 쓰러진다.

5. 나는 이성으로부터 모기장스런 속옷을 선물받은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망사를 말하는 것 같은데, 한번 입어볼 용의는 있다.

6. 나는 인터넷 상에서 만난 이성과 사귀어 본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있다. 인터넷이고 뭐고, 난 모든 만남에서 한번씩 연애를 해봤다. 써클커플, 과커플, 동네커플.... 인터넷도 예외가 아니다.

7. 나는 이성에게 ‘오늘 밤 만큼은 내 옆에 있어주면 안되겠니?’라는 멘트를 날린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대신 상대방이 하는걸 들어 본 적은 있다. 그래도 집에 갔다. 벤지 때문에...

8. 나는 내가 바람을 피면서 괜히 제발저려서 ‘바람피우다 걸리면 죽는다’며 상대에게 으름장을 놓은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제발이 저리는데 그런 말까지 할만큼 뻔뻔스럽지는 못하다.

9. 나는 사귀는 사람에게 여태까지의 연애횟수를 숨긴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있는 것 같다. 너무 많아서가 아니라, 적어서 늘렸다. 있어 보이려구.

10. 나는 내가 찜해둔 이성에게 관심을 가진 그 혹은 그에게 ‘내가 찜했으니 찝쩍거리면 재미없다’는 식의 경고성 발언을 한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난 나에 대해 자신이 없어서, 감히 그런 말을 하지 못했다.

11. 나는 이미 사귀는 사람이 있는 사람을 그 혹은 그녀로부터 빼앗아 본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빼앗았다기보다... 그녀가 자발적으로 빼앗긴 적은 한번... 쓰다보니 내가 참 나쁜 놈인 듯 싶다.

12. 나는 사귀는 상대방이 바람을 피운다는 물증을 잡아서 족쳐본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나는 상대가 바람을 피우는지 관심을 갖기엔 너무 술을 많이 먹는다.

13. 나는 바람을 피우는 애인의 상대방에게 찾아가서 놓아달라고 애원한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한번 돌아서면 내가 잡는다고 해도 맘을 돌리기 힘들다는 걸 너무 잘 안다. 내가 그랬으니까.

14. 나는 서로 친구사이인 그들 혹은 그녀들 사이를 몰래 오가며 데이트를 한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난 우정을 소중히 생각한다.

15. 나는 진심어린 그 혹은 그녀의 사랑고백에 속으로는 ‘웃기고 있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웃기고 있네는 아니구, 이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다. 오늘 얘랑 헤어진다면 다시는 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 응하지 못하는 게 미안하긴 했지만, 싫은 걸 어쩌냐.

16. 나는 따라 다니는 이성을 마음에 들지도 않으면서 그냥 옆에 붙여 둔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있다. 젊은 시절, 누구든지간에 여자친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17. 나는 사귀는 이성을 친구들에게 소개하기가 좀 창피하다고 생각 한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안이쁜 여자랑 잠깐 사귀었는데, 걔가 아주 이상하게 파마를 해가지고 와서 친구들 모임에 안갔다. 그것 때문은 아닌데, 얼마 후에 헤어졌다.

18. 나는 상대방의 질긴 구애에 지쳐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사귄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있다. 지금까지 후회하는 대목이다.

19. 나는 첫눈에 반한 이성을 쫒아가서 마음을 고백 한 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내게 그런 용기가 있었다면 이러고 있지 않지...
 
20. 나는 사랑이 아닌 그 혹은 그녀의 재력이나 능력등 기타 이유가 좋아서 사귄적이 있다.

1)있다. 2)없다.
없다. 내가 재벌이기 때문에, 구태여 재력가가 필요하지 않다.

21. 나는 지금도 술에 취하면 전화를 걸고싶은 그 혹은 그녀가 있다.
1)있다. 2)없다.

있다. 조선남자님에게 전화하고 싶다. 근데 전화번호를 모른다^^ <--이건 농담이구, 사실 전화하고픈 여자가 있긴 하다. 이 설문은 나의 과거를 반성하게 만들며, 앞으로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난 안다. 앞으로도 쭉, 기회만 주어진다면 난 나쁜 길을 택할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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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초의시종 2004-05-20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여기저기서 여러본 설문조사인데 마태우스님 것이 가장 재밌었던 것 같네요^^; 지금 학교 lab실인데 일찌감치 혼자 와서 보다가 몇번을 웃었다니까요~!^^;

마태우스 2004-05-2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감사합니다. 전 제가 파렴치한 놈이라고 자백하는 것 같아 쓰면서 계속 마음이 아팠다는.... 오늘도 님의 실험이 잘 되기를 빌께요.

sweetmagic 2004-05-20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수업끝나고 와서 해봐야지 ~

마태우스 2004-05-2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weetmagic님/안그래도 님의 설문에 기대가 큽니다^^

로렌초의시종 2004-05-20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운을 빌어주시는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실험이 아녜요~ 저 오늘 피씨와 인터넷 강의들으려고 잠깐 들른거에요^^; 저 기계치인걸요^^; 그리고 누차 말씀드리지만 마태우스님의 글에서는 파렴치함이나 거북함보다는 왠지 진솔함과 그 진솔함에 대한 저 자신의 존경심(?)이 느껴진다는...... 사실 대부분의 우리들은 마태우스님께서 부끄럽다고 하시는 그런 방식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아닐까요? 다만 우리는 저마다를 감추고 완벽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말 못하고 있을뿐이겠죠^^;

플라시보 2004-05-20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이거 너무 착한남자 버전 아니오? 흐흐^^ 그나저나 맨날 남들꺼 퍼와서만 하다가 직접 만들어서 해 보니 재미가 쏠쏠합니다. 님도 하나 만들어 보심이..^^

마태우스 2004-05-20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초의 시종님/아, 전 랩이라고 해서 다 실험하시는 줄 알았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조금 더 떳떳해지는 느낌이...
플라시보님/저를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두 이에 필적하...지는 못할지라도 하나 만들어 보겠습니다.

2004-05-20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aire 2004-05-20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 님이 만들 '그것'... 얼마나 재밌을까요? 기대, 무척, 됩니다!!

마냐 2004-05-2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넘 재밌는데...벤지 땜시 '그 밤'을 놓치셨다는건..정말 흑흑. 제가 다 아쉬운건 또 뭡니까.

진/우맘 2004-05-2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벤지 땜시 그밤을 놓쳤다는 말...이상하게 믿기질 않는걸요?
(아무래도 휴전이라도 해야 하려나? 요 근래 저는 왜 이리 마태님을 못 믿는 걸까요? 우정의 베이스는 신뢰이건만....반성하다 갑니다.^^)
....아무리 반성해봐도 그건 좀 안 믿긴단 말이야....-.-
(벤지는 핑계고...혹여 팬티를 3일째 안 갈아입었다던가, 저녁을 과하게 먹어 배가 심하게 나왔다던가...그런 이유 아니었을까요?!=3=3=3)

2004-05-20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파리 2004-05-20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헐~ 입어보실 의향이 있으시다길래... (웅~ 혹시 알라딘에서 추방되는건... 아냐 누드도
허용되는 알라딘인데... 속옷에 짤리겠어. 음훼훼훼!)

마태우스님 선물임다. 휘~릭~

                        글고 덤으로 가방꺼정 드리겠음다.(요따 잘 넣어서 가세요.)

 

 

 

 

 

 

난 타란티노의 <킬빌>을 보지 않았다. 1편을 보고나면 2편이 기다려질까봐서다. 얼마 전, <킬빌 2>가 개봉되었다. 그래서 난 지난 일요일 비디오로 킬빌 1을 보고, 영화로 2편을 보자는 깜찍한 아이디어를 세웠다. 하지만 시간이 안맞는 바람에 영화 보는 건 다음으로 미루고 1편만 비디오로 봤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 안봤으면 후회할 뻔했다. 타란티노.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그의 영화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우마 서먼, 남들은 그녀가 몸매가 죽이니, 미모가 뛰어나니 하는 말들을 하던데, 난 잘 모르겠다. 눈이 풀려 보이는 여자는 안젤리나 졸리로 족하다. 그녀 대신 난 미녀삼총사에 나왔던 루시 류를 더 좋아하는데, 악당 두목으로 변신한 그녀는 여전히 이뻤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남들이 한번씩 다 썼을테니 딱 한 대목에 대해서만 쓰겠다. 보스의 윤리에 관한 거. 복수를 위해 루시 류의 회식자리에 온 우마 서먼, 그녀의 목적은 단지 루시 류를 죽이는 거였다. 류는 처음에 보디가드들을 잔뜩 내보내지만, 우마서먼의 현란한 칼솜씨에 모두 쓰러진다. 실력이 보통이 아닌 걸 알았다면 자신이 나서야 할테지만, 류는 자신의 에이스 보디가드인 고고를 내보낸다. 표정부터가 심상치 않은 고고는-<배틀로얄>에서도 나왔다고 하는데, 분위기가 있어 보인다-쇠공을 휘두르며 우마서먼을 위기로 몰아넣지만, 마무리가 부족해 역습을 당하며 죽고 만다. 이 대목이 아쉬운 부분이다. 루시 류가 그토록 아꼈다면 혹시라도 자신이 질 가능성에 대비, 살려뒀어야 하는 게 아닌가. 류가 죽고 나서도 조직은 굴러가야 하니까. 좋다. 이것도 그냥 이해하자. 루시 류한테 우마서먼이 한판 뜨자고 할 때, 차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나더니 류의 부하들 수십명-한 88명은 되어 보였다-이 떼로 몰려온다. 초고수에게는 인해전술이 통하지 않는다는 건 상식적인 얘기, 진정한 보스라면 '너희들 상대가 아니야. 물러서!'라고 했어야 한다. 하지만 류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부하들의 족수를 믿어 버리는데, 결과는 물론 전멸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죽음은 개죽음일 뿐이다. 류만 죽인다면, 어쩔 수 없을 때만 살생을 하는 것으로 전형화된 주인공인 우마 서먼은 그들을 내버려두고 자신의 갈길을 떠날 것이었다. 바퀴벌레가 쎄다지만 아무리 떼로 몰려와도 나한테 당해낼 수는 없다.....아니다. 바퀴벌레는 좀 그러니 개미로 바꾸자. 개미 300마리가 몰려온다 해도 내가 눈하나 까딱할까? 한번에 수십마리씩 열 번 밟으면 끝난다. 이런 허무한 죽음, 루시 류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조직을 절딴내 버린 것이다. 보스는 이래서는 안된다. 힘을 빼게 해서 싸울 때 좀 유리해 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겠지만, 그 조그마한 실리에 비해 희생이 너무 크지 않았는가? 자신의 안위보다 조직의 안전을 더 생각하는 보스, 그런 보스야말로 제대로 된 보스인 것이다.

킬빌 2를 본 사람 중 호평을 쓴 사람이 별로 없다. 어떤 분의 말에 의하면 킬빌 2에서, 주인공이 복수를 결행한 동기나 그밖의 일들이 너무 보잘 것 없어 웃음만 나왔다고 한다. 속편이 1편보다 재미없는 일은 너무 흔한 얘기지만, 이 영화만큼 그런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매트릭스 2>가 재미 없다고 안볼 수는 없는 노릇, 보잘 것 없는 동기라 할지라도 난 보고야 말 생각이다. 학문적 호기심을 이렇게 가졌다면 운명이 달라졌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만 집착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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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ide 2004-05-19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마태우스님 말씀 들으니 일리가 있군요. 조직에 위해한 말 한마디를 했다는 이유로, 부하의 목을 베어버리는 보스였건만. 훨씬 큰 위협 앞에선 부하들을 모조리 희생시켰네요.
허나 영화 만드는 타란티노로선 어쩔 수 없었을 거에요. 그의 영화는 마치 전자 오락 같거든요. 끝도 없이 몰려오는 잔챙이 적들을 죽여야 겨우 보스가 나오는 겜을 한 판 할 수 있습니다. 중간 보스가 나오는 겜을 몇 판 더 끝내야 겨우 '빌'을 만날 수 있겠죠. ^^

sweetmagic 2004-05-19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킬빌을 못 봤습니다. 무삭제판 구하면 그때 보려구요 ^^ 가위질 된 거 싫어요.
특히 킬빌 한국판은 가위질이 많이 되었다던데.... 일본판이라도 구해 보려구요...자막도 같이..언어가 자유롭지 못 한게 참 한스러워요....학문적 호기심을 이렇게 가졌다면 운명이 달라졌겠지만에 처절한 동감 ㅠ.ㅠ;;;;;;;;;;;;;;;;;;;;

마태우스 2004-05-19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nnyside님/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영화라서 그런 것 같군요. 하여간 어찌나 피가 튀고 그러는지, 속이 좀 울렁거리기까지 했어요.
sweetmagic님/어머나, 제 서재에 와주시다니. 반갑습니다. 전 무삭제판은 못볼 것 같습니다....

H 2004-05-3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쿠리야마 치야키... 그녀

배틀로얄에서
내 존재를 걸고 널 부정하겠어 라고 말한 육상부 애 아니였나요???